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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집값' 걱정 없는 집, 공동체주택

    [수요광장]'집값' 걱정 없는 집, 공동체주택 지면기사

    전셋집 옮겨 다닐땐 늘 마음 불안내집 없는 서민들 난민되는 현실 주거·자산 분리해야 악순환 탈피좋은 이웃 함께하는 '공동체주택'살 곳 걱정 안 해도 인생 짐 덜어내나는 '여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주택(흔히들 '코하우징'이라 말하는)에 살고 있다. 여백은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제각각인 10가구가 모여 함께 지은 집이다. 우리는 힘들고 불안한 도시의 주거 문제를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기 원했던 사람들이 모인 생활 공동체다. 공동체주택을 위해 처음 만난 우리는 그 꿈을 이루고자 서로를 알아가며 조금씩 공동체를 이루어갔고, 집짓기를 병행한 끝에 2016년 8월 지금의 집에 입주하게 되었다. 나는 50대 중반이 훌쩍 넘어 처음으로 내 명의로 된 집에 살게 된 것이다.지금의 공동체주택에 자리를 잡기까지 나 또한 여러 차례 전셋집을 옮겨 다녔고 하염없이 오르기만 하는 집값과 전셋값에 마음은 늘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돈을 모아 다음엔 꼭 집을 사겠다고 다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돈을 모으기도 힘들 뿐 아니라 모아놓은 돈보다 집값 전셋값이 훨씬 더 많이 오른다. 이사를 안 가려면 힘들게 모아 놓은 돈에 더 돈을 보태 보증금을 올려 주거나 일부 월세로 전환을 하여야 한다. 그것도 감당이 안 되면 결국 집의 크기를 줄이거나 더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다 이룬 이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내 집을 소유하지 못한 다수의 서민들은 난민이 되어 떠돌아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다.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은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았고 그 후 상당시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 시기에 소위 전문가들 사이에는 상승론과 하락론이 팽팽히 맞섰고 대부분의 서민들은 심정적으로 하락론을 지지하며 빚내어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살이를 유지했다. 그러나 정부는 서민의 주거안정보다 경기부양을 선택했다.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에 버티다 못한 다수의 시민들이 매수 대열에 뛰어들며 집값은 다시 한 번 폭등을 하였다.부동산시장은 지금 또다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과연 앞으로

  • [수요광장]'SKY캐슬'의 언어적·비언어적 폭력성과 배양효과

    [수요광장]'SKY캐슬'의 언어적·비언어적 폭력성과 배양효과 지면기사

    인기 고공행진 중 종편채널 드라마 부·명예 물려주고픈 일그러진 욕망잦은 폭력적장면·가치관 왜곡에도시청자 비판보다 공감 압도 놀라움현실과 동일시 현상 경각심 요구돼최근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SKY캐슬'이라는 드라마의 인기가 고공행진 중이다. 연일 자체 시청률을 갱신하더니 지난 주말에는 21.3%를 기록했다고 한다. 실은 필자도 인기에 동참해서 매회 열심히 시청한 터라 대단한 기록 경신에 한몫했다.'SKY캐슬'은 고급스러운 동네에 살면서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갖춘 이들과 그 자녀들이 겪는 입시 전쟁을 다루고 있다. 극 중 부모들은 자녀에게 부와 명예를 물려주기 위해 그야말로 안간힘을 쓴다. 자녀를 서울대 의대에 합격시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악행을 일삼는다. 한마디로 일그러진 욕망을 다루고 있다. 폭력적 장면도 많다. 첫 회부터 서울대 의대에 아들을 합격시킨 극중 인물 영재 엄마가 엽총으로 자살하는 장면은 매우 자극적이다. '아갈머리를 찢어버린다'며 극중 예서 엄마, 곽미향(엄정화분)이 주변 사람들에게 내뱉는 말마디는 섬뜩하다. 이 짧은 대사가 매회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그때마다 매번 깜짝 놀라게 된다. 어떤 욕설보다도 더 폭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언어적 비언어적 폭력 장면이 넘쳐난다. 마치 서울대 의대에 합격하지 못하면 살 가치가 없는 것처럼 가치관의 왜곡도 난무한다. 철학책을 읽고 토론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력만 뛰어나면 그만이라는 극중 전교 일등 예서의 왜곡된 해설과 주장이 당연한 것처럼 지지받는다. 특히 로스쿨 교수라는 사람은 자녀들에게 피라미드 꼭대기를 강요하며 보이는 집착적인 행동은 가히 코믹적이다.극에 등장하는 청소년 중에서 가장 반듯한 인성을 가진 우주는 살인범으로 몰린다. 불평등과 폭력이 난무하는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미디어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사뭇 궁금했다. 어쩌면 궁금증보다는 우려스럽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다. 미디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미디어 이용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이용 흔적이 나타나게 된다

  • [수요광장]건강한 신체활동이 건강한 미래를 만든다

    [수요광장]건강한 신체활동이 건강한 미래를 만든다 지면기사

    도교육청·WKBL, 학교체육 활성화 협약학생 건강한 삶·스포츠 복지 실현 골자스마트폰 중독등 갈수록 신체활동 줄어협동·배려심등 습득하면 사회서도 도움지역·국가 전체에 신선한 영향 줄 것기해년 새해를 맞이하여 경기도 체육계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경기도교육청과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이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해 협약식을 맺었다는 소식이다. '학생들의 건강한 삶과 스포츠 복지 실현'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골자의 이 협약식은 최근 어려워지는 학교체육 환경과 일반학생들도 스포츠를 즐기면서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의미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우선 농구라는 종목에서 국가대표 선수들과 일반학생들이 함께 농구를 즐기며 스포츠를 이해하고 신체활동을 함으로써 건강한 학창생활을 하고 그중에 소질을 발견하면 특기자로서 육성하는 것이 생활체육과 학교체육 그리고 엘리트 체육의 순환구조의 밑바탕이 될 거 같아 체육인으로서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갈수록 학생들은 신체활동이 줄어들고 스마트 폰 중독이나 비만 등 각종 안 좋은 영향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지난 6일에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이재정 교육감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스포츠 클럽 및 학교 체육발전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워하시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특히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에는 뜻이 같았다.필자는 스포츠 활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교육으로서 협동심·배려심·판단력·체력 등 많은 부분들이 스포츠를 통해 실제 몸으로 습득이 돼서 사회활동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말을 인용한다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더욱더 치열해진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갈수록 기계가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이 머리로 습득하는 것은 기계를 이길 수가 없다.기계가 할 수 없는 감정이 담긴 음악·미술·체육을 가리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그렇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기계가 해주고 사람들은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

  • [수요광장]시간이라는 절대권력

    [수요광장]시간이라는 절대권력 지면기사

    흥분했던 새로운 세기 벌써 20년째여전히 한해 소망·베풀 자비 기원빠름은 '창조' 동시에 '폭력' 되기도우리사회 점점 맹목적 가속만 붙어올해엔 세심함·사려 깊음 빌어본다공자는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흘러감이란 과연 이와 같구나. 밤낮으로 쉬지 않는구나(逝者如斯夫 不舍晝夜)"라고 말했다. 그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감을 강물의 비유를 들어 강조한 것인데, 아마도 공자는 인생에서 시간의 의미를 깊이 생각한 이로서 첫 손에 꼽히고도 남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콜롬비아 소설가 마르케스는 "흐르는 시간은 모든 것을 황폐화한다"라고 말했다. 빠른 속도로 흘러간 시간 뒤에 남는 것은 절대적 무상(無常)이요 폐허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속도의 양감(量感)을 통해 차가운 잔해를 남기면서 흘러갈 뿐이다. 영화로 만들어져 설경구의 빛나는 연기를 기억하게 해주었던 김영하의 장편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주인공은 "무서운 건 악(惡)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것을 이길 수 없거든"이라고 말하는데, 이 역시 시간만이 가진 절대권력을 고백하는 순간인 셈이다.한 해가 가고 오는 것은 매번 맞는 평범한 이치이겠지만, 새로운 세기가 왔다고 흥분했던 시간도 벌써 20년째를 맞으니 감회가 없을 수 없겠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던 자유와 평화와 이미지로부터 인류는 여전히 역주행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사람들은 한 해의 소망을 마음에 품고 저 냉혹한 시간이 베풀 자비를 염원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른바 '파시스트적 속도'를 동반한 숨 가쁜 성장 리듬을 통해 비약적으로 전진해왔다. 뒤돌아볼 겨를 없이 질주해온 이러한 아폴론적 활력은, 문명과 테크놀로지의 획기적 발전과 함께 인류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과학적 예견까지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그것이 남긴 어둑한 그늘도 만만치 않아, 우리는 깊은 존재론적 소외와 상실을 목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디오니소스적 이면을 꿰뚫는 혜안을 통해 새

  • [수요광장]이민국가

    [수요광장]이민국가 지면기사

    日, 이주민 관련법안 진통끝에 통과유엔, 한국정부에 '난민 혐오 발언인종차별 강력조치 취할 것' 권고새해엔 그들이 기여한 만큼의 대우기본권 존중받는 '이민정책' 기대지난 12월 9일과 10일 이주민과 관련한 두 가지 중요한 소식이 해외에서 들려왔다. 12월 9일, 일본 국회는 이주민과 관련한 법안을 진통 끝에 통과시켰고, 일본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예고되었다. 10일에는 유엔 회원국들이 모로코에 모여 이주자의 권리보호와 노동시장에 대한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으로 담고 있는 이주에 관한 국제적 약속인 '글로벌컴팩트'를 채택하였다. 이번 합의에는 한국을 포함하여 164개국이 참여했다. 이주민에 관한 사항은 거의 모든 나라에 걸쳐진 매우 주요한 관심사이다. 유엔이 추산하고 있는 이주민은 현재 2억5천800만명이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3.4%에 달한다. 두 가지 소식 중 당장, 일본의 이주민 정책과 관련한 큰 변화는 한국사회에도 향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보도한 언론들에 따르면, 그간 소수의 고급기술 인력에게만 허용했던, 영주권을 단순기능인력 이주자에게도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기능실습생이나, 유학생을 사실상 이주노동자로 활용하면서도, 이민국가가 아니라며 이를 부정해 왔던 일본이 이번 정책을 통해 사실상 이민국가를 선언한 것이라며 일본 언론들은 이를 '일본 사회를 바꿀 역사적 전환'이라고 보도했다.또한 일본의 이주민 정책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변화의 배경 중 하나는, 아시아권의 양질의 노동력을 한국에 지속적으로 빼앗길 우려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이주민 유입국들 또한 더 좋은 조건을 내걸고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 매우 보수적인 일본 정부가 이런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따른 심각한 인력난이며, 더 이상 임시변통식 대응으로는 일본 사회를 유지 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외국인력을 착취하며,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지 않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았다. 기본적

  • [수요광장]여기 '독거중년'이 있습니다

    [수요광장]여기 '독거중년'이 있습니다 지면기사

    관계 단절된 작은 집과 방에서홀로 비싼 주거비 부담하며 살아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름 인정하고서로 포용하는 '사회적 우정의 시대'잃어버린 '함께 사는법' 다시 배워야여기 '독거중년'이 있습니다. 청년도 아닌 노인도 아닌 신혼부부도 아닌 다문화가정도 아닌 예술인도 아닌…. 그 아무것도 아닌 중장년 1인가구입니다. 기존 주택시장에서 공급되는 집들은 너무나 비싸고 마음에 들지도 않습니다. 비싼 집을 살 만한 여유도 없지만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지 않는 집을 사기도 싫습니다. 집을 소유하지 않으니 전세난민이 되었습니다. 공공임대주택과 사회주택의 그 촘촘한 입주자격조건, 신기하게도 나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주거복지제도, 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독거중년은 지금 관계가 단절된 작은 집과 방에서 홀로 비싼 주거비를 부담하며 살고, 아니 살아내고 있습니다.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혼자 살면 자유롭고 편하겠다고. 맞습니다. 그러나 불편함도 많습니다. 혼자 밥해 먹고 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간편식 위주의 식사가 반복되니 건강을 잃기도 쉽습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보호자가 어디 있냐고 묻습니다. 나는 나를 보호해야 합니다. 셀프로. 어느덧 노화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점점 무거워지는 삶의 무게가 이제는 버겁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이웃 하나 없는 속에서 모든 사람을 경계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택배 하나도 조심스럽고 배달음식도 시켜 먹을 수가 없습니다. 주위에 사람이 없어도 불안하고 낯선 사람은 더욱 불안합니다. 결국 집은 잠만 자고 나가는 온기 없는 공간이 되었습니다.내가 선택한 혼자의 삶, 당당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살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차별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전통적 가부장제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속에서 우리는 비정상 가족입니다. 4인 가구와 비교 시 3배 가까이 비싼 주거비를 부담하고,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지만 사회는 우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독립적

  • [수요광장]'오로지 네 탓' 보다 '지지와 격려' 절실한 때

    [수요광장]'오로지 네 탓' 보다 '지지와 격려' 절실한 때 지면기사

    촛불혁명으로 출발한 문재인 정부국민행복 중심 정책 뿌리 내리는중소득주도성장·포용국가 향해 순항'어차피 불가능하다'는 비판 보다국민적 뒷받침과 호응이 필요하다요즘은 TV 켜기가 겁난다. 끔찍한 사건 사고가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또 시사프로그램 패널 등 전문가들은 어찌나 자극적인 언어로 일 방향적인 주장을 하는지, 시청자 입장에서 피로감만 느끼게 된다. 문제 발생 원인을 오로지 어느 한쪽으로 몰아가는 모습이 무섭다.종편과 일부 매체는 약속이나 한 듯 한국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며 남북문제 등 굵직한 정치현안에 대해 비판 일색 보도를 한다. 심지어 한국 경제는 지금 국가비상사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진단까지 하고 있다. 이렇듯 편향된 비판일색 보도와 극단적 부정 메시지는 많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일자리 문제 때문에 초조한 구직자들과 어려운 살림살이로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한다.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실업자 100만이 넘는 시대의 당연한 국민적 관심사이자 염원이다. 그런 만큼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포용국가를 표방하는 국정 목표와 가치를 인정하고 지켜봐야 한다. 또 언론도 이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공정하게 보도하고 평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국민적 관심과 긍정의 시선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성과를 내려면 국민적 지지와 온전한 관심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비판과 긍정적인 관심이 없으면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설령 수행을 해도 국민의 지지 없이 대통령의 노력과 호소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대통령의 담담한 국정운영 노력이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필자에게는 도무지 마음이 쓰여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지인이 있다. 그는 평범한 직장인 신분으로 발달장애인을 돕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수년째 운영하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은 일반인들과 행동양식이나 지적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이나 생활을 함께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는 발달장애인의 '다름의 능력'을 잘 살피고 활용해 이

  • [수요광장]스포츠 영웅들, '희망'의 상징에서 '실직자' 신세로

    [수요광장]스포츠 영웅들, '희망'의 상징에서 '실직자' 신세로 지면기사

    힘든 시기 이겨낼 용기준 선수들 투혼은퇴하면 영광 사라지고 재취업 힘들어59.9% 비정규직… 35.4%는 실업 상태체육인들의 제2의 출발 지원·기회 줘야1998년, IMF가 터지며 대한민국은 좌절감에 빠져있었다. 이때 우리 국민에게 다시금 용기를 갖게 한 사건이 있다. 바로 골프 박세리 프로의 세계정복이다. 호수에 맨발로 들어가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은 가슴에 불을 지폈다. 그것도 골프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세계제패였기에, 온 국민은 한 줄기 희망을 봤다. 스포츠와 우리 운동선수들은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투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은퇴를 하면 선수 때의 환희와 영광은 사라진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그 자리를 메운다. 김영주 국회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아 공개한 작년도 자료에 의하면, 은퇴 선수의 35.4%가 실업 상태이다. 취업한다 해도 59.9%는 비정규직이고, 월수입이 2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38%에 달한다. 한 분야에서 20~25년이나 활동해도, 재취업은 어렵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월수입은 최저임금 수준이라는 통계다. 이것이 체육인들의 현실이고 아픔이다.선수 생활은 어느 직종보다도 치열하다고 단언한다. 필자 경우엔, 8세의 어린 나이에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15세에는 본격적으로 선수촌에 들어갔다. 선수촌 생활은 군대를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새벽 6시에 기상해 시작하는 훈련이 야간 시간까지 빈틈없이 이어진다. 33세에 은퇴할 때까지 25년이란 세월을 온전히 운동에 쏟았다.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25년은, 일반적인 회사에 입사한 평사원이 승진을 거듭해 회사의 별인 임원이 될 때까지 필요로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수의 경력 끝에 임원 승진이라는 달콤한 열매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보통은 연차가 높아질수록 직급과 호봉, 연봉이 함께 오른다. 운동선수는 연차가 지날수록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기량은 쇠퇴한다.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전성기를 기다리며 버틴다. 전성기가 한번 온다 해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

  • [수요광장]현실 탐색과 지향으로서의 시

    [수요광장]현실 탐색과 지향으로서의 시 지면기사

    권력의 부당한 간섭 '저항' 일반화'억압' 현대시 중요 관심사 돼버려다양한 문제들과 끝없이 싸우면더욱 강력한 창작 모티브로 작용詩 역사뒤로 넘어야 할 산 아직 많아다시 현실의 시대다. 원래 '현실'이란 현재 실제로 존재하는 일이나 상태를 뜻한다. 그리고 '이상(理想)'이나 '허구'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가령 "대학생들의 취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라든지 "우리는 교육 현실을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같은 표현에서 그 용례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미학에서 그것은 사실로서 부여되어 있는 것 또는 실제로 존재하며 활동하는 것, 곧 상상이나 허구가 아닌 실제로 성립되어 있는 상태를 이른다.말할 것도 없이, 우리가 읽고 쓰는 시(詩)는 현실의 정보 전달에 목표를 두지 않는다. 물론 시라고 하여 현실의 정보나 사실을 전해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령 서양 문학사 최초의 작품으로 알려진 호메로스(Homeros)의 서사시 '오디세이아(Odysseia)'는 기원전 8세기 무렵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귀중한 정보들을 제공해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공주는 하녀들이 빨래하는 것을 손수 도와주고, 오디세우스 왕 또한 농사 때가 되면 밭갈이를 하고 목수 일에도 뛰어난 솜씨를 보인다. 호메로스가 살던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왕족 또한 육체노동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이로써 알 수 있다.하지만 시의 기능은 이러한 현실의 사실적 세부를 전달하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의미 있는 현실적 경험을 미학적으로 가공하여 그것을 정서적으로 전달하는 데 있다. 현실을 그대로 인지하기 위해서라면 시보다 차라리 다른 문헌을 살피는 편이 한결 더 나을 것이다. 물론 시가 인간이 살아가는 구체적 현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흔히 시를 '현실의 거울'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현실의 구체적 경험이 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시가 다루는 현실 속에는 수많은 권력의 양태들이 존재한다. 국가와 국가 사이에 개재하는 국가 간 권력 위계로부터 한 나라를 이끌

  • [수요광장]인종차별에 중립이란 없다

    [수요광장]인종차별에 중립이란 없다 지면기사

    경제난에 이주민·난민 혐오 확산사회불안 해결책 책임전가 하는지열악한 노동환경·폭력적인 단속정부의 방관자적 애매한 태도 등지적 겸허히 수용하고 바로 잡아야12월 3·4일 양일간 스위스 제네바의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의 인종차별철폐조약 이행상황에 대한 심의가 열린다. 이번 심의는 2012년에 이어 6년만에 진행되는 것으로,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전문위원이 한국의 인종차별 상황에 대해 심의를 예정하고 있다.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철폐에 관한 국제협약'은 1965년 UN총회에서 채택되었고, 현재 178개국이 가입하고 있으며, 한국은 1978년 가입했다. 유엔의 한국 인종차별 상황 심의는 국제기준에 맞추어 한국의 인종차별 상황이 어떤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제6조에 의하면,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실상이 그러한지는 여러 가지로 의문이지만, 법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다수의 공무원이 이번 심의에 대응하기 위해, 제네바로 갈 예정이라고 한다. 심의를 받는 것이 의무이기도 하지만, 위원회의 따가운 질책에 이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조금이나마 피해보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도 이에 맞추어 지난 1년간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시민사회의 별도 보고서를 발표 및 제출했고, 이번 심의과정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스위스 제네바 현지로 출국하여,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위원 및 유엔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의 인종차별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낼 계획이다. 한국의 인종차별은 확산 일로에 있다. 체류 외국인은 약 240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이주민에 대한 권리보장은 이주민의 증가와는 오히려 반비례하고 있으며, 인종차별과 혐오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이주민과 난민 등에 대한 혐오도 함께 커져가고 있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대우가 공공연하게, 정부의 주요인사에게서 공식적으로 언급되고, 몇몇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