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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북부지역 법원관할의 개편논의

    경기북부지역 법원관할의 개편논의 지면기사

    [경인일보=]전국이 행정구역 개편논의로 후끈 달아올라 있다. 경기도는 안양 군포 의왕시, 성남 하남 광주시, 안산 시흥시, 수원 오산 화성시, 의정부 양주 동두천시, 남양주 구리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은 강제가 아닌 자율적 통합이다. 찬성론과 반대론이 팽팽하다. 아울러 지방행정체제 개편 관련 특별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결과가 어찌되든 간에 논의의 출발점은 인구와 생활권, 지역특수성 등을 감안해 행정의 효율성과 지역경쟁력 강화, 지역주민들의 복리증진을 하자고 외치고 있다. 이러한 점은 법원관할도 맥을 같이 한다.행정구역과 법원의 관할구역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법원의 관할구역의 기준이 되는 행정구역의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관할구역 변경의 소지가 있다(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그리고 인구 및 사건수 등의 변동으로 인하여 시·군법원의 관할구역의 조정을 할 수도 있다(동법 제5조 제2항).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행정구역 개편이 미치는 영향은 법원관할 변경에도 영향을 미친다.경기도 전체는 별론으로 하고, 경기북부지역은 10개 시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법원관할은 의정부지방법원과 고양지원으로 나누어져 있다. 고양지원은 파주와 고양을 관할구역으로 하고, 의정부지방법원은 의정부시를 비롯한 경기북부 8개시군과 강원도 철원군까지 관할하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의 법원관할 구역면적은 의정부지방법원이 4천90.3㎢, 고양지원은 939.8㎢로 의정부지방법원의 관할면적은 고양지원에 비해 지나치게 넓다.이는 전국 각지원(지원으로 구분되는 지방법원 포함)의 관할구역 평균면적이 474.86㎢인 것을 감안하면 의정부지방법원의 관할구역 면적은 평균면적의 8.61배에 달하고 고양지원도 1.98배에 달한다. 경기북부지역의 법원 관할인구는 2009년 현재 의정부 지방법원이 168만6천571명이며, 고양지원이 122만8천670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각 지원(지원으로 구분되는 지방법원 포함)의 관할인구 평균은 23만4천6

  • 평생학습시대, 새로운 학습문화 필요

    평생학습시대, 새로운 학습문화 필요 지면기사

    [경인일보=]우리나라 학생들이 각종 국제학업성취도비교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주관하는 2003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한국은 문제해결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를 차지하였다. 3년 후인 2006년 PISA의 결과에서도 과학 성적이 2003년에 비해 약간 낮아지기는 하였지만, 다른 영역은 여전히 최고 수준을 유지하였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에서 주관하는 국제학력평가인 TIMSS에서도 2003년 한국은 수학 2위, 과학 3위를 기록하였으며, 2007년에는 수학 2위, 과학 4위를 차지하였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랑스러움의 한 구석을 씁쓸하게 하는 또 다른 평가 결과가 있다. 요컨대 한국 학생들의 성취도는 높지만 흥미나 자신감 등의 정의적 영역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2003년 PISA에 참가한 40개국 중에서 한국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는 31위, 동기는 38위를 기록하였다. 같은 해 TIMSS의 교과에 대한 자신감에서도 수학은 38위, 과학은 25위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높은 학업성취도를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낮은 흥미와 동기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교과에 대한 흥미나 내적 동기 없이 외적 요구나 압력에 의하여 학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와 같이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얻으려고 하다 보니 독특한 학습방식이 형성되는데, 그것이 소위 '벼락치기'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체화된 학습법이라 할 수 있다. 평소에는 공부를 하지 않다가 시험을 며칠 앞두고 단기간에 집중력 있는 학습을 함으로써 높은 성적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 '벼락치기'인데, 학습에 대한 동기와 흥미가 부족하면서 좋은 성적을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것이 합리적인 학습법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벼락치기 학습은 상당한 긴장과 인내를 요구하는 과정으로 집중력과 체력의 바탕 위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나이 든 사람들이 이를 행하기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른다. 많은 사람들이 벼락

  • 대학생의 의사소통 능력

    대학생의 의사소통 능력 지면기사

    [경인일보=]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대학생들의 기초 의사소통능력이 기대 이하로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을 발견하고 놀라게 된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우리말과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 면에서는 거의 균질하게 낮은 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글쓰기 수준이 더 심각하다. 발표와 토론에 곧잘 참여하는 학생들도 막상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능력은 크게 떨어진다. 초라한 글쓰기 결과물 앞에서 당황하는 학생들에게 나는 자주 "여러분들 탓이 아니니 부끄러워 하지 말라"고 말하곤 한다. 일단은 학생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중요한 이유는 학생들의 능력 수준이 많은 부분 지금까지 거쳐온 교육 시스템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단적으로 말해, 우리 사회에서 독서와 글쓰기 교육은 초등학교 시절에 끝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이란 숙달했다는 뜻이 아니다.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중단된다는 의미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독서와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은 학교와 가정에서 크게 강조되고 실행된다.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는 학부모들의 구미에 맞게 사교육 시장 역시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초등교육 단계에서 형성된 학생들의 기초 글쓰기와 독서 능력은 더 이상 중급, 고급 단계로 향상될 기회를 갖지 못한다. 'How to read a book'을 쓴 애들러에 의하면, 독서 능력은 크게 4단계로 나누어진다. 먼저, 교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1단계이다. 초등 교육 단계의 독서 능력은 여기에 해당된다. 두 번째, 정해진 시간 동안 일정한 분량을 읽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단계이다. 대부분 대학생들의 능력은 2단계 언저리를 맴돈다. 세 번째, 책의 내용을 분석하고 저자의 논증을 재구성하거나 비평할 수 있는 단계이다. 대학생 정도의 학력이라면 적어도 3단계 이상의 수준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관련 저서나 주제를 서로 비교하거나 연관시키며 읽을 수 있는 4단계 수준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고객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고객 지면기사

    [경인일보=]'"여러분의 고객은 누구입니까?" 라고 물어보았다. 지난해 3월 나의 새로운 고객이 되었던 대학생들에게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는 질문을 했다. 의아해 하며 나의 젊은 고객들은 말했다. "우린 아직 고객이 없어요. 미래의 고객은 있겠지만…" "현재 우리의 고객을 굳이 말한다면 부모님이나 교수님이 되나요?"' 그런데, 한참 뜸을 들인 뒤에 나의 매우 도전적인 한 고객이 소리쳤다. "나 아닌 모든 사람이 나의 고객인 것 같아요"라고. 고민 끝에 뱉은 자기의 대답이 꽤 만족스러운 듯 조금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그래요? 그럼, 그 고객 명단에서 빠져버린 '나'는 어떻게 하고?" "에이, 총장님도 참! 그럼 나도 그 누군가의 고객이 되면 되지 않아요?" 그렇다. 언젠가는 운 좋게 찾아오거나 어쩌면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를 누군가의 고객이 될 기회를 마냥 기다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나의 고객명단에서 조차 빠져버린 엄청나게 소중한 나를 오늘 나의 새로운 고객 명단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숨가쁘게 돌아가는 일터에서도 집에 있는 가족생각을 한 순간도 잊는 일이 없으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불편한 일들을 모두 속으로 삭이면서 세계평화부터 쇠고기 개방, 신종플루까지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는 빼놓지 않고 다 받는, 그래서 어쩌면 조금은 슬프기까지 한 불쌍한 고객.그러나 하릴없이 갑작스레 걸려온 옛 친구의 전화 때문에 문득 보고 싶어진 또 다른 친구에게 밤늦도록 전화를 걸고, 1주일에 한번쯤은 동네 다방의 커피가 아닌 헤이즐넛, 카푸치노, 에티오피아 커피든 뭐든 이름만큼이나 맛도 어쩐지 다를 것 같은 그런 한 잔의 커피를 용기 있게 시도해 보는그런 고객.이름 모를 고상한 클래식 음악에 가슴 깊은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이따금씩은 동네 노래방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목청껏 고래고래 소리 높여 부를 만한 비장의 노래 한곡씩은 숨겨두고 있는 그런 평범한 고객.가족과 친구를 끔찍이도 사랑하지만 그 간단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 도무지 서툴러 이따금씩은 난처한 지경에 빠져버리기도 하는 그런 고객.길

  • 입양에 대한 법제도 정비

    입양에 대한 법제도 정비 지면기사

    [경인일보=]우리나라 입양의 역사는 1961년에 제정된 고아입양특례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25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고아들의 입양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고아수출국(?)이란 오명을 남긴 법률이기도 하다. 그후 1976년 12월 입양특례법으로 개정되었고, 1995년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으로 전문개정된 뒤, 2008년 2월 29일 법률 제8852호까지 9차례 개정되었다.입양에는 국내입양과 국제입양이 있다. 국내입양은 민법과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입양으로 나누어져 있다. 현실적으로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입양보다는 민법에 의한 입양이 절대적으로 많아 입양아동들에 대한 보호가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특히 민법상의 입양은 아동의 친생부모와 입양부모와의 개인간 동의로만 입양절차가 이루어지고 있고, 입양도 신고만 하면 되도록 되어 있어,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절한 가정에 입양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입양의 입양법 구분으로 인한 문제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반면에 국외입양에 대하여는 종래 국가가 일부 방치내지 묵인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국외로 입양된 아동이 16만명을 넘으며 아직도 1천300여명의 아동들이 매년 국외로 입양되고 있다. 과거 6·25 직후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많은 아동들이 국외로 입양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입양에 대한 국민들의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인식, 국내입양 양부모의 까다로운 입양대상 아동선정, 국내입양에 대한 홍보부족과 입양기관의 해외입양 선호방침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국외입양의 경우 아동보호 및 기관운영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은 국외입양 부모로부터 받는 입양비로 충당되고 있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국제사회는 1960년대 이후 국제입양 건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입양이 남용되는 등의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데 비해, 이를 조정할 국제적 법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을 하면서, 1993년 5월 국제사법에 관한 헤이그 회의에서 '국제입양에서 아동보호 및 협력에 관한 협

  • 저출산ㆍ고령화 시대, 교육이 희망이다

    저출산ㆍ고령화 시대, 교육이 희망이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출산 억제를 외치던 정부의 캠페인 소리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데, 이제는 '각 가정에서 적어도 둘 이상의 자녀를 꼭 낳아주십시오'라고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저출산의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은 2005년도에 합계출산율이 1.08명으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세계적인 저출산국가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한국은 2305년에 인구 500명만 남게 되어 한국이라는 국가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편, 이러한 저출산 추세 속에서 한국인의 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50년이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7.3%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략 10명 중 4명이 노인이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와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가 2050년이 되면 72.0%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205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4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하기 위해 조세와 사회보장비를 부담해야 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가능한 한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출산과 양육을 위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를 독려하고, 경제활동에서 물러나는 시기, 즉 은퇴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다. 또한 입직 연령(최초로 직업을 얻는 연령)이 높은 우리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군병력의 감축, 조기취학, 수업연한의 단축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어느 정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동시에 또 다른 문제점과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구 증가 정책을 마냥 추구할 수는 없다. 또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60%에 근접하는 상황에서 이를 높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은퇴 시기를 늦춘다고 하더라도 고령으로 인한 생산성의 감소는 불가피하며 무리하

  • 휴가 다녀오셨습니까

    휴가 다녀오셨습니까 지면기사

    [경인일보=]"휴가 다녀오셨습니까?" 해마다 여름이면 흔히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주로 가족, 친지 단위로 휴가를 가고 여름 방학이 짧은 한국의 특성상, 7월말에서 8월 초순에 이르는 기간은 여름휴가의 절정을 이룬다. 지난 주말 광복절 연휴를 보낸 지금, 막바지 휴가철을 남겨 놓고 있다.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피서지 행렬은 실상 백년이 채 안 된 근대적 풍경이다. 1913년 조선 제1호 해수욕장인 부산 송도해수욕장 개장에 이어 인천 월미도, 몽금포 해수욕장, 당시 조선 거주 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휴양지였던 원산 송도원 해수욕장 등은 기차로 대표되는 근대적 교통수단에 의해 개발된 여름휴가 명소였다. 치료를 위한 해수욕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해수욕복'을 입고 즐기는 오락과 여흥은 가히 새로운 풍경이었다. 대성황을 이룬 그 광경에 대해 만화가 안석영은 "소위 해수욕이라는 게 구정물 속에서 맨살 부비는 것이다 입으나마나한 속속뒤리 다-비최이는 해수욕복을 입고"라고, 조소어린 스케치를 남기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운행을 시작한 피서 열차는 70년대 말 승용차 바캉스족의 등장으로 불황을 맞이하기 전까지 해마다 초만원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여비가 없어 그 행렬에 낄 수 없었던 사람들이 다수였을 것이다. 20~30년대, 그들은 왕복 버스 삯 십전이면 갈 수 있는 '피서 여행'을 떠났다. 한강인도교다. 경성 최고의 명소에 매달린 채 사람들은 하늘로 치솟는 불꽃놀이와 강바람에 취해 더위를 잊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왜 우리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어디론가 꼭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일까. 안석영은 경성의 도시 공간 변화와 가옥 구조를 통해 그 일단을 설명한다. 경성에 집은 늘어났지만 조선 사람의 집은 오히려 '오그라드는' 식민지 도시의 상황, 그 집마저 나무 하나 심을 뜰 없이 정체불명의 형태로 지어진 '근대 개량' 주택에서 폭염을 피할 방도를 마련하기는 어려웠다. 여름날,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휘황찬란한 도심의 스펙터클에 취해 스스로 스펙터클의 일부가 되었다.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 이른 아침 산에서 만나는 미달이

    이른 아침 산에서 만나는 미달이 지면기사

    [경인일보=]오늘 아침도 미달이를 만난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이름처럼 그리 화려하지 않은 남양주의 황금산은 웬만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을 산기슭에 숨기고 있어 마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30층 아파트 높이의 황금산의 정상 몇 발아래 떡갈나무 밑에서 강아지 미달이는 아침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 반갑게 사람들을 맞는다. 밤새 기다려온 것처럼, 그러나 꼬리를 흔들지는 않는다. 맞이하는 그의 인사에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한발이라도 다가가면 어느새 몇 발을 물러서고 만다. 그래서 그는 조금은 소심한 미달이다. 이런 미달은 문득 우리에게 어린왕자에게 한 사막여우의 말을 생각나게 한다. 참을성있게 서로를 길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조금도 더 가까워질 수 없어, 꽃이 너에게 소중하게 된 것은ㄹ 그 꽃을 위해 소비한 너의 시간들 때문이란다. 반년 전 어느 날 미달이는 혼자가 되었다. 쓸쓸한 그의 눈빛으로 우리는 그의 가족, 그와 함께했을 이름 모를 사람들에 관한 그 어떤 기억들을 짐작할 뿐이다. 그는 이제 그를 행복하게 했을, 아니 어쩌면 더 슬프게 했을지도 모를 그 어떤 사람들에 관한 기억들로부터 떠나 황금산 속에서 머물고 있다. 산에 사는 미달이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온 몸을 덮는 털로도 감출 수 없는 앙상한 갈비뼈나 굶주림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것은 외로움이었을 것이다. 쓸쓸한 미달의 눈빛이 그리 말한다. 앞에 보이는 사물을 바로 쳐다보지 않고 멀리 사물의 뒤쪽을 건너다보는듯한 그의 눈빛이. 미달은 그가 선택한 황금산이란 영역과 거기서 누리는 값비싼 자유를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어떤 소중한 것과도 바꾸지 않았다. 밤새도록 부시럭거리며 깊은 잠을 들지 못하게 하는 성가신 산속의 새 가족들, 털가죽을 뚫고 뼛속까지 젖게하는 차가운 밤이슬, 한줄기 별빛조차 허용하지 않는 숲속의 짙은 어둠도 미달을 결코 마을로 다시 돌아가게 하지는 못하였다.매일 아침 마음씨 좋은 몇사람의 지금동 아주머니들이 미달이 좋아하는 먹을거리와 물을 들고 산을 오른다. 우리 모두는 매일 아침 그의 산에 입산을 허락해주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