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춘추칼럼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춘추칼럼]사람 나이 50쯤이면 지면기사
구분지어 살순 없지만 이전과 다른 삶 필요인생 족적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 가져야누군가의 한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한 나'독립된 개체로 살아가는 기간 반드시 올것사람이 나이 50살쯤이면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좀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공자님은 사람의 나이 50을 일러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라고 하셨다. 지천명이라? 공자님 당신께서 50 나이에 이르러 하늘의 명령, 하늘의 뜻을 헤아려 알게 됐다는 말씀이다.글쎄, 보통 인간들도 50쯤 나이가 되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될까? 어림없는 말씀이시다. 그것은 오직 공자님이니까 그렇게 아신 것이다. 이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대놓고 자기 나이가 50이 됐으니 지천명의 나이라고 말하는 것은 망발 가운데 망발이다.나이 50과 관련지어 생각나는 사람은 또 러시아의 소설가 톨스토이다. 톨스토이는 50세 이전까지는 아주 자유롭고 호기롭게 산 사람이었다. 작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누릴 것은 모두 누리며 산 사람이었다. 건강과 돈과 명예와 사랑이 모두 그와 함께 있었다. 모든 일을 가능한 일로 알고 살았던 톨스토이. 그는 50세에 이르러 자신의 인생을 스톱시켜 놓고 회심(回心)의 기회를 갖고 통렬히 반성하고 나서 그 이후의 삶을 완전히 바꿔 살았다 한다. 지금까지 산 인생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산 인생이었다면 그 이후의 인생은 남을 위한 인생이었다. 비로소 자기가 쓰고 싶은 작품을 쓰면서 자기가 얻은 재화를 자기가 아닌 타인, 세상을 위해서 사용하면서 나머지 인생을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32년. 참으로 장한 인생이고 보통 사람은 꿈꾸기조차 어려운 아름다운 인생이다.인도 사람들은 또 어떻게 인생을 경영했을까? 인도의 힌두교에는 인생 4단계론이 있는데 25세까지를 학습기(學習期), 50세까지는 가주기(家住期), 50세를 넘어 75세까지를 임서기(林棲期), 75세가 넘으면 유랑기(流浪期)라 한다고 한다. 참 특별한 인생 경영이다. 어쨌든 인생살이에서 50살은 매우 중요한 나이이고 계기로 보인다. 50살이 돼 무언가 이전의 삶과 다르게 살 수만 있다면 얼
-
[춘추칼럼]어두운 터널을 건너는 법 지면기사
'코로나'라는 끝 보이지 않는 답답한 현실 긴장감 점점 높아지고 감정은 날카롭기만 우두커니 있지말고 서로 묻고 듣고 생각하자아무것도 안하면 미래에 볼 수 있는건 없어지금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기차를 타고 '코로나'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을 지나가는 중이다. 도착지는 서로 다를 수 있다손 치더라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암울한 나날이다. 잠시 출구가 보이는가 싶더니, 다시 어두운 터널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세대, 모든 공간에서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 답답한 심정만 토로할 따름이다. 남아 있는 것은 터널을 달리는 규정 속도와 안전 수칙뿐이다. 기차 객실을 나와서 돌아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최소한의 이동만 가능하다. 객실에서 웃거나 떠들 수도 없고, 음식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긴장감은 높아지고, 감정은 날카롭다. 무언가를 해보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설프게 제안하거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모두의 견제를 받게 된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고는 '언제쯤이면 이 터널의 끝을 만날까?' 정도이다. 아무도 알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질문만 붙잡고 하루하루 살아간다.더 큰 문제는 달리는 기차 안에도 다양한 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상황에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누군가는 생존 자체가 위태롭고, 답답하지만 그럭저럭 살아가는 이도 있다. 경제적 불평등에 따른 삶의 질적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터널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편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의 상태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우두커니'라는 단어가 아닐까. '우두커니'라는 단어는 사전에 '넋이 나간 듯이 가만히 한자리에 서 있거나 앉아 있는 모양'으로 정의되어 있다. 처음에는 외부의 요인에 의해 우두커니 있었다면, 지금은 우두커니 있는 모습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언제 나올지 모를 출구를 기다리면서 마냥 '우두커니' 있을 것인가. 혹여 지금 지나고 있는 터널의 끝을 만날 수 있겠지만, 만약 또 다른 터널이 그 앞에 놓여 있다면 어떻게 해
-
[춘추칼럼]'이낙연 정치'로 협치하고 혁신하라 지면기사
결국 '어대낙'… 민주당 전대 이변은 없어핵심과제는 대통령과 당·청관계 새로 정립'野와는 닥치고 협치' 미움 받을 용기 필요이념·진영 벗어난 실용과 디테일로 성과를이낙연 의원이 8·29 전당대회에서 60.8%의 압도적 득표로 민주당 신임 대표로 선출되었다. 결국 '어대낙'(어차피 당 대표는 이낙연)' 이변은 없었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코로나 전쟁 승리, 국민의 삶 지키기, 코로나 이후 미래 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 등 "5대 명령을 이행하는 데 역량을 쏟아 넣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시급한 건 "코로나19 극복"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에게는 이에 못지않은 중대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이낙연 독자 정치'를 펼쳐야 한다. 핵심은 대통령과 당·청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이 공언한 '민주당 정부'는 사라지고 오직 청와대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청와대 정부'만 존재했다. 청와대는 민주당을 수직·통치했고, 민주당은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으며 청와대가 집권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는 정치 적폐가 지속되었다. '엄중 낙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대표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역력하다.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두드러진다. 통상 대통령과의 관계는 크게 일체화, 독자화, 차별화로 구별된다. 이 대표는 현직 대통령과 섣부른 차별화를 했다가 실패한 2002년 새천년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이낙연 대표가 6개월 남짓한 임기 동안 대통령과 철저하게 일체화하면서 친문에 얹혀가려고 한다면 이재명 지사와의 경쟁 구도에서 밀릴 수도 있다. 국민들은 '문재인 시즌 2'를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범주류였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일체화 되기 보다는 독자화 노선을 걸으면서 성공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둘째, 인식의 대전환을 통해 '용기 있는 협치'를 실천해야 한다. 이 대표는 "
-
[춘추칼럼]남북교류협력법은 남북관계 비전 담아야 지면기사
노태우 정부시대 법제화후 30년만의 개정정보화시대 '北주민 접촉 완화' 삭제 의문외교부 '대북 제재 고려 수정안' 안타까워우리현실 맞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 절실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교류협력법)' 개정안이 입법예고(8월27일) 되었다. 30년 전인 1990년 제정된 교류협력법을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여 개정한다고 한다. 1988년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7·7선언)', 1989년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등 노태우 정부의 시대전환적 대북정책을 법제화한 것이 1990년 교류협력법 제정이었다.하지만 남북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 지켜본 입장에서 이번 교류협력법 개정안과 관련해 두 가지 상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우선, 개정안에 꼭 반영되기를 희망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지난 5월 공청회때 공개된 개정안에는 접촉신고를 대폭 완화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는데 이번 입법예고안에 빠진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해당 조항이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 접촉은 방북, 교역, 협력 사업과 같은 다른 교류협력 행위의 전제가 된다. 현행 교류협력법과 같이 모든 북한 주민 접촉 행위를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해외여행 중 우발적인 북한 주민과의 만남, 이산가족이나 북한이탈주민의 재북 가족·친지와의 단순 연락, 순수 학술 목적을 위한 연구활동 등 모든 접촉은 현행법상 신고의 대상이다. 법이 제정될 당시인 1990년에는 모든 접촉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보혁명시대이다. 인터넷으로 북한의 노동신문을 읽거나 북한 주민의 유튜브 채널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것까지 위법 여부를 고민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 오늘의 현실을 법률에 반영하는 차원에서 접촉신고의 완화 또는 폐지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교류협력법 개정을 추진하는 통일부의 접근이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이에 대해 우리 사회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 발전의 비전을 갖고 주무부처가 선도적으로 길을 만들어 나가
-
[춘추칼럼]마당을 쓸었습니다 지면기사
인생 후반기 많은 교훈을 준 김기평 선생님정년 퇴임후 사서삼경 완역 무욕의 삶 실천고령에 몽당비 들고 대문밖 나선 모습 감동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다나는 어려서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로부터 별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였다. 학력이라야 고작 고등학교 졸업. 12년 동안 나를 특별하게 귀여워해 줬다든가 사랑해준 선생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키가 작고 말썽을 부리는 아이가 아니었으므로 특별히 미움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그저 그런 아이였고 별로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런데 어른이 돼 교직 생활을 하면서 한 선생님을 나는 다시 만나고 그분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름 아닌 김기평 선생님. 그분은 내 고등학교 시절인 공주사범학교 학생 때 국어 선생님이셨던 분이다.1979년 30대 초반의 나이로 공주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할 때부터이다. 그 학교로 내가 갈 수 있었던 것도 선생님의 추천 덕분이다. 선생님은 당시 공주교육대학의 교무과장 직책에 있으면서 내가 그 학교로 갈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주셨다.그로부터 40년 세월이다. 나는 선생님을 지근거리로 만나면서 인생의 후반기 많은 교훈을 얻었다. 먼저 온유한 성품이다. 선생님은 어떤 경우에도 말소리를 크게 내지 않았고 그 누구에게든 겸허하게 인격적으로 대우하시는 분이었다. 몸에 밴 인품이었다.그다음은 호학(好學)과 성실함이었다. 선생은 65세 대학에서 정년 퇴임하신 뒤 26년 동안 혼자서 공부해 중국의 고전인 사서삼경을 완역해 주해서를 출간하셨다. 인생 후반부의 삶과 노력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란 것을 몸소 실천해 보여주신 실례다.그리고 무욕의 삶이다. 선생님은 식사나 일상생활, 대인관계에도 일말의 사심이 없었고 무엇이든지 줄여서 조그만 인생을 사시려고 애썼다. 그리고 부지런하셨다. 90대에 들어서 시력이 극도로 나빠지신 후에도 선생님은 하루하루 무언가를 하시면서 부지런히 사셨다.어쩌다 선생님 댁을 방문해 보면 무슨 일이든 일을 하고 계신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책을 읽지 못하니까 정원의 꽃들을 살핀다든지 텃밭에
-
[춘추칼럼]내가 살고 싶은 동네 지면기사
부동산·주식, 더 나은 물적 자원 확보 욕망'더 나은' 이라는 상대적 비교 그치지 않고'모든'이라는 절대적 목표 추구하는게 문제자본주의 시장 유혹 이기는 힘 동네서 찾자코로나19와 장마, 부동산과 주식.만약 지금 한국사회를 표현한다면 이 4개 단어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 단어들이 함축하는 바와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에 따라 전혀 다를 수 있다. 이 단어들을 구분하자면, 코로나와 장마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큰 영역이라고 한다면, 부동산과 주식은 개인의 선택과 관심, 조건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다.예를 들어, 코로나 확산을 개인위생과 방역을 통해 어느 정도 막을 수는 있지만 코로나의 발생과 소멸을 인간이 통제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장마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520억원짜리 슈퍼컴퓨터를 갖고 있는 기상청을 비난하지만, 사실상 오늘날 기후변화는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가깝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일은 더 자주, 더 강하게 닥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부동산과 주식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 온 나라가 부동산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다양한 조건들을 제외하고 보면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욕망의 격전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다양한 생활문화시설 등 인프라를 갖춘 시설 등 더 나은 주거환경을 추구하는 동시대인의 욕망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주식은 또 어떤가. 요즘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주식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물론 주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닐 테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탐욕의 리그가 안타까울 뿐이다. 적절한 노동과 그에 따른 보상, 그리고 공동체와 사회 등 온전한 삶이 불가능해지고 있다.결국 인간의 삶은 욕망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부동산과 주식이라는 영역을 놓고 보면 더 나은 돈과 환경 등 물적 자원을 확보하려는 욕망의 결과이다. 문제는 '더 나은'이라는 상대적 비교에 그치지 않고 점차 '모든'이라는 절대적 목표를 추구한다는 데 있다. 필자 역시 어렸을 때는 삶이 모든 것을
-
[춘추칼럼]찰나의 권력으로 오만에 빠지면 실패한다 지면기사
민주당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방 표결 통과헌법정신 무시 21대 국회 '통법부'로 전락정부·여당 '역풍'… 대통령지지도 데드크로스다수결 폭력 '오만'… 집권 4년차증후군 못피해민주국가 의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일방 표결로 통과시켰다. 지난 4일에는 세금 인상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3법(소득세·법인세·종부세법)도 표결로 일방 처리했다. 민주당은 국민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법안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회법(제58조)이 규정한 소위원회 법안심사, 축조심사, 찬반토론 같은 절차를 무시했다.21대 국회는 삼권분립 헌법정신과 국회법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오로지 청와대 하명에 따라 군사작전하듯 법안을 밀어붙이는 통법부로 전락했다. 통합당은 "입법독재의 완성"이라고 반발했고, 정의당조차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원의 입법권마저 침해했다"고 비판했다.현재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유신독재시절 박정희 대통령의 하명을 받아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했던 '유정회'가 떠오른다. 이런 와중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작심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은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작금의 '신종 독재'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당장 정부 여당에 역풍이 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도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고, 서울지역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통합당에 역전되는 현상마저 나타났다. 향후 정부 여당이 정책 실패에 무감각해지고 국민 공감 능력을 잃어 가면 이런 추세는 더 악화될 것이다.5년 단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 정치에서 경험적으로 입증된 이른바 '집권 4년차 증후군'이 있다. 절대권력을 누렸던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4년차로 접어들면서 예외 없이 국정 운영 리더십
-
[춘추칼럼]인사청문제도 보완 필요 지면기사
자질·능력 검증보다 신상털기·흠집내기로野 정쟁 수단·與 보호 급급 본래 목적 변질사전검증 없고 통과 못해도 임명… 무용론도21대 국회 능력·업무중심 제도로 변화되길인사청문회 제도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된 민주주의의 핵심 기제라고 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 제정 이전엔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국무총리나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을 임명해야 했지만 정작 국회가 이들을 검증할 수단이 없었다. 이러한 법적 불비를 보완하기 위해 2000년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었고 여러 차례의 개정을 통해 헌법상 기관뿐 아니라 각부 장관, 권력기관장들도 인사 청문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국가 권력의 남용을 막고 이를 사전에 통제할 수 있었다. 업무능력과 전문성뿐 아니라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도 심사의 대상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수십여 명의 고위 공직자 후보들이 부동산 의혹, 자녀 이중국적, 논문표절, 병역회피 의혹 등으로 낙마하기도 하였다. 공직후보자의 도덕성은 중요하다. 위법행위를 한 사람이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을 따르라고 할 것인가? 이는 중요한 검증기준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의 청문회 운영을 보면 답답한 마음뿐이다. 고위공직자 후보들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보다는 이들의 신상털기에 주력해왔고 후보 망신주기, 흠집내기로 변질되어 온 것이다. 특히 후보자 자신보다는 배우자와 자녀들의 신상까지도 무분별하게 털리면서 개인정보 보호 및 기본권 문제까지도 훼손할 우려가 있다. 가족정보들까지 필요하다면 비공개적으로 회의를 전환하여 따로 심의하면 될 것이다.이러한 선진적인 제도들이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정치의 선진화가 민주주의 제도의 선진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당은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인사청문제도를 통해 여당을 공격하는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야당은 언론에 후보자의 신상과 관련된 사항을 공개하면서 언론플레이를 하기도 한다. 여당 역시 국회차원에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여당 후보자를 보호하는데 급급하다. 이는 여야가 뒤바뀌
-
[춘추칼럼]회복기의 삶 지면기사
오늘은 하나밖에 없는 새날이자 첫날…죽을병 이기고 나면 조그만 일에도 감동아이 같은 마음 갖고 기대 수준 낮춰보길코로나 사태로 '일상'이 소중하지 않던가우리의 삶은 하루하루가 따분하고 지루하다. 그날이 그날 같고 신나는 일, 즐거운 일이 없다. 그렇지만 말이다. 여기서 한 번 생각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관점과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에머슨이라는 미국 사람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당신이 헛되게 불평하면서 보내는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렇게도 살고 싶었던 내일이다." 바로 이것이다. 오늘이라는 시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늘은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다. 오늘은 오직 하나밖에 없는 날이다. 우리 인생에서 가치 있는 날은 오늘뿐이다.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은 오늘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얼마나 놀라운 축복의 날인가!그래서 나는 오늘은 나의 생애에 남은 날 총량 가운데 오직 하나밖에 없는 새날이고 첫날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또 어떤 사람들인가? 그 오직 하나밖에 없는 새날과 첫날에 있어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첫 사람이고 또 새사람이다.이런 생각 하나만 바꿔도 세상은 갑자기 눈을 뜨는 세상이 되고 찬란한 세상이 된다. 부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루한 세상, 누더기같이 낡은 세상이라고 꾸중하지 말기 바란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의 세상만 그런 세상에 살게 되는 것이다.이쯤에서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보들레르의 말을 인용해보고 싶다. 보들레르는 시를 이야기하면서 시인은 회복기에 이른 환자와 같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회복기란 마치 어린 시절로의 회귀와도 같다. (…) 아이는 모든 것을 새롭게 본다. 그는 언제나 도취해 있다. 우리가 영감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어느 것보다도 아이가 형태와 색채를 흡수하는 기쁨과 가장 닮아있다."우리도 주변에서 가끔 이와 같은 사람들을 만난다. 암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시라. 그에게 세상은 오직 새롭고 아름답고 찬란한 세상일 뿐이다. 그에게 있어 무엇 하나 새롭지 않고 감사하지 않
-
[춘추칼럼]'문화도시'의 길 지면기사
'5년 예산 확보' 지자체 사업 선정 경쟁 과열준비하는 과정 초점·상향식 공모 고민 필요지역사회 네트워크 무시 나쁜 사례 걸러내야축제 증가·대형공연장 들어선다고 되진 않아'문화도시' 사업 공모 마감이 7월24일로 다가왔다. 현재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화도시 사업을 준비하면서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2018년 처음 시작된 '문화도시 사업'은 2022년까지 30개 문화도시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해에는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되고 1년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법정문화도시'로 최종 선정되면 5년에 걸쳐 최대 200억원(국비와 지방비 매칭 각 50%)이 투입된다. 올해에는 작년 말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된 7개 지자체(부천·원주·천안·청주·포항·영도(부산)·서귀포)가 사업을 시작했으며, 10개 지자체가 예비문화도시로 추가 선정되었다.그렇다면 전국의 지자체와 지역문화재단이 이처럼 문화도시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왜일까? 일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되면 5년이라는 기간동안 사업 예산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중장기 계획을 가질 수 있다. 열악한 지방 재정을 고려할 때 문화관련 예산은 항상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 사업은 충분한 매력을 갖는다. 다음으로 기초생활권 차원에서 문화영역은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정치인으로서 자치단체장 입장에서 괜찮은 손익계산이 되기도 한다.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문화재단 설립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현재 전국적으로 100여 개 내외의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되어 있고, 그 중 기초문화재단은 설립과정에서 많은 반대에 부딪히거나 설립 이후에도 재단의 방향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점에서 문화도시 사업은 지역사회에서 재단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셈이다.결론적으로 전국의 모든 지역이 '문화도시'가 되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다. 그것은 문화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의 궁극의 꿈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문화도시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