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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추칼럼] 여성들이여, 능력을 보여주세요

    [춘추칼럼] 여성들이여, 능력을 보여주세요 지면기사

    국가는 남녀 구분없이 인재 적재적소 활용여성들도 잠재된 자신감·천재성 발휘해야세밀한 통찰력으로 다방면에서 제역할 담당불평등을 평등하게 바꾸려는 노력 '혁신 시작'법무부 대검 대변인과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에 모두 여성이 발탁됐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했다. 검찰의 중간 간부 인사에서 여성 검사들이 약진했다는 것이다. 남성 지배적인 구조를 보여 온 법무부에서 이런 변화가 있었다니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1980년대 필자가 대학을 졸업한 후 요리사가 되겠다고 중국음식점 주방을 자원해서 들어갔다. 조리사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환영해 주기를 바라지는 않았어도 들어가서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주방에 들어가는 첫날부터 그들은 텃세를 부리기 시작했다.주방보조 자리라서 무엇이든 씻고 닦는 일을 해야 하는 나에게 수도꼭지를 만지지 말라는 것이다. 왜 그러는지 이유를 묻자 "어디 여자가 주방엘 들어오느냐. 더욱이 대학을 나온 여자가 왜 남자들의 밥그릇을 빼앗으려고 하느냐"고 했다. 그들은 주방을 남성들만이 누릴 수 있는 벼슬자리 정도로 생각하는 듯했다.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한 과를 대표하는 학회장은 거의 남학생이었다. 어쩌다 여학생이 학회장에 출마하려고 하면 교수님께서 딸이 똑똑한 것은 좋지만 똑똑한 딸로 인하여 아들이 치이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걸 보면 교수님의 생각도 한 학과의 장은 반드시 남자가 맡아야 하는 것으로 인지하고 계셨다.3천년 전 '시경·소아·사간'에는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마루에 누이고 옷을 제대로 입히고 장난감을 줘라. 우는 소리가 우렁차면 장차 귀한 사람이 될 것이니 빛나는 홍색 옷을 입혀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게 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땅바닥에 누이고 장난감 대신 깨진 그릇 조각을 갖고 놀게 하여라. 아이가 자라면 복종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술 담그는 것과 밥하는 것을 의무로 여기고 조속히 배우자를 찾아서 시집을 가서 부모님의 근심거리가 되지 않게 하라'고 하였다. 남자와 여자의 역

  • [춘추칼럼] 치맥 축제를 기다리며

    [춘추칼럼] 치맥 축제를 기다리며 지면기사

    치킨, 전기구이 이어 프라이드·양념 변신끼니·간식·안주 삼위일체 '대표 국민음식'코로나로 '대구 치맥축제' 올해도 못 열려빨리 대유행 끝나 다같이 모여 즐겼으면…"치킨 시켜라. 쿠폰 모아라. 이젠 치킨 타임. 벨이 울린다. 치킨이 왔다. 다린 내꺼다. 목은 니꺼란다."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를 패러디한 '판타스틱 치킨송'이라는 노래다.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출, 모임이 어렵다 보니 음식 포장, 배달이 급격히 늘어났다. 요즈음 어지간한 음식은 다 배달이 가능하지만 그중 가장 많은 것은 치킨이 아닐까 한다.치킨, 찜닭, 삼계탕, 닭개장, 닭갈비, 통닭, 닭볶음탕, 닭튀김, 닭발, 닭똥집…. 닭이 없었다면 우린 뭘 먹고 살았으며 맥주는 뭐랑 마셨을까 싶을 정도로 닭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절대 식품'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10억마리 이상 닭이 도축되어 국민 1인당 한 해 평균 약 20마리의 닭을 먹는다. 세계적으로도 닭은 가장 많이 사육되고 도축되는 동물로, 매년 660억마리가 도축된다. 2~7위(오리, 토끼, 돼지, 양·염소, 칠면조, 소) 다 합쳐도 닭의 4분의1도 안 된다.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 후 닭의 희생은 훨씬 더 많아졌을 것이다.닭은 동남아시아 일대에 서식하던 야생 조류로 기원전 8000~6000년경 인류는 달걀을 얻기 위해 이 새를 마당에 들였다. 가축이 되면서 포식자로부터 보호받게 된 닭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알 낳기에 쏟아부어 인류의 '달걀 자판기'가 되었다. 만성 단백질 부족에 시달리던 인류에게 닭이 전파되면서 닭은 인간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지만 귀해서 닭고기는 알 못 낳는 폐계를 잡아먹는 정도였다. 그래서 프랑스 앙리 4세는 "백성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닭고기를 먹을 수 있는 태평성대 나라로 만들어라!"라고 하였고, 1928년 미국 대통령 후보 허버트 후버는 '모든 가정 냄비에 닭고기를'이라는 구호로 선거운동을 펼칠 정도였다. 하지만 1960년대 복합사료공장이 들어서고 기업형 닭 사육이 시작되면서 한 마리를 푹 삶아 약간의

  • [춘추칼럼] 이준석 이후

    [춘추칼럼] 이준석 이후 지면기사

    어렴풋하던 2030정치 모습 서서히 드러나이들은 신자유주의경쟁체제서 교육 받아승자독식엔 부정적이고 공존과 공생 원해기성사회의 대응에 한국정치 지형 달라져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예상대로 이준석이 대표로 당선되면서 2030정치가 현실화 되고 있다. 그와 함께 어렴풋하던 2030정치의 모습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30대 야당 대표 선출에 대해 국민의힘 뿐 아니라 민주당도 새로운 정치상황에 적응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이어 국민의힘 대표 경선까지 휩쓴 쓰나미라고 표현되는 2030정치의 실체는 무엇인가? 실제 2030세대의 유권자 수는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가 되지 않는다. 베이비부머 민주화세대가 2030세대였을 때는 2030세대만으로도 50%를 훌쩍 넘겼다. 따라서 당시에는 2030세대가 50%가 넘는 숫자의 힘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정치판을 흔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2030세대는 30%도 되지 않으면서도 과거 민주화 세대의 2030시기와 같은 큰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가는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준석 이후 한국정치는 어떻게 될까?결론적으로 말하면 현재 2030정치의 영향력이 큰 이유는 유권자 수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2030세대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들의 생각이나 가치관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관은 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도층의 생각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2030세대는 대체로 초중고와 대학시절을 신자유주의 경쟁체제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다 보니 2030세대는 경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경쟁을 받아들인 2030세대들은 경쟁에서의 공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경쟁으로 인한 승자독식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설사 그 경쟁이 공정하다고 해도 승자가 모든 것은 갖는 그런 결과를 원하진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공존과 공생하는 사회를 원한다.2030세대들은 정치적 화법도 다르다. 2030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주도학습으로 성장한 세대로 문제의 도출과 그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

  • [춘추칼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춘추칼럼]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 지면기사

    살기 팍팍하고 괴로운 순간엔 '꿈이었으면'반대로 달콤함을 꾸는동안 '현실이길' 바라살다보면 '꿈 같고 생시 같은' 찰나 겪게 돼꿈은 또다른 생과 이면의 삶으로 안내하는것앙리 루소의 '잠든 집시'(1897)란 그림을 좋아한다. 화면 오른쪽 상단 푸르스름한 밤의 창공에 하얀 달이 떠 있다. 지평선 아래 갈색의 대지에는 집시가 악기를 옆에 둔 채로 곤하게 잠들어 있다. 잠든 집시에게 수사자가 다가온다. 이 기이한 환각 같은 집시의 꿈을 묘사한 단순한 구도의 그림에 내 무의식은 자극을 받는다. "비가 개인 날,/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내려와서/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녹음이 종이가 되어/금붕어가 시를 쓴다."(김광섭, '비 개인 여름 아침') 이 맑고 깨끗한 여름 아침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꿈이 아닐까? 꽃 피고 새 울며, 못 속에 금붕어가 노니는 이 평화로운 아침에 맞는 오늘이 우리가 꾸는 긴 꿈 중 일부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빠진다.우리가 자는 동안 최소한 다섯 번 이상의 꿈을 꾼다고 한다. 기억하는 꿈은 극히 작은 일부다. 깨어나기 직전에 꾼 꿈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수면 중 뇌에서 일어나는 일들 가운데 하나인 꿈은 '그림의 연쇄'로 이루어진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꿈은 뇌라는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화다. 이성의 영역이 아니라 비이성이 지배하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꿈은 논리나 맥락이 없는 이야기로 무의식에 웅크려 있던 격정과 본능적 욕망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꿈의 재료는 낮 동안 활동할 때 겪은 경험들, 일화 기억들(episodic memory)이다. 때때로 영혼에 숨은 무의식적 힘들이 생생한 현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우리는 잠들지만 뇌는 잠들지 않는다. 우리가 잠에 빠진 동안 뇌는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간다. 수면은 기억 중추 영역인 해마에 기억을 응고시켜 고착시키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걸 '기억 굳힘'이라고 한다. 꿈은 수면 중 감각기관에서 온 각종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생리학자들에 따르면, 해마는 낮에 수용한 정보를 선별하

  • [춘추칼럼] 노인학대 예방의 날에 부쳐

    [춘추칼럼] 노인학대 예방의 날에 부쳐 지면기사

    비전문가인데 노모 모신 경험에 강연 수락늙음은 한마디로 수분감소 모든 게 작아져신체·경제·정신적으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일생의 경험 활용 좀 더 관대한 삶은 어떨까중년의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보니 '중년', '노년'을 내세운 단체에서 간혹 강연 의뢰가 들어온다. 이번에는 '노인학대 예방의 날'에 기념 강연을 해달라고 한다.내가 노인 전문가도 아니고 노인에 관해 연구한 적이 없어 한참을 고민하다가 한 번 해보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내 어머님이 70이 되셨을 때부터 90으로 작고하셨을 때까지 어머님을 모시고 목욕탕에 다니면서 어머님이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봤고 마지막 1년간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늙어감을 직접 봐왔기 때문에 노년에 대해서 몇 마디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늙어서 노인이 된다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나는 '수분감소'로 즉답할 것이다. 싱싱한 무가 수분이 빠지면서 구멍이 숭숭 뚫렸다가 결국 먹을 수 없게 되는 것과, 사람의 체중이나 머리의 크기가 늙어갈수록 점점 작아지고 줄어드는 현상은 결국 수분감소라는 현상에 의해 나타난다.구순이 되신 어머님은 내가 육십만 됐어도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해보겠노라고 노래를 하셨었다. 어머님은 가시고 그의 막내딸은 그가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 했던 육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 인생에 육십이라는 글자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숫자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늙는다는 것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칠간 내가 늙는다는 것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은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지,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하지, 기력이 없어져서 걸음도 못 걸으면 어떻게 하지 등등의 온갖 걱정과 불안이 엄습해 왔다. 학문적으로는 그러한 증상을 이미 노화불안이라고 칭하고 있는 것을 보니 늙음에 대한 불안은 나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나 보다.2025년에는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 [춘추칼럼] 아스피린

    [춘추칼럼] 아스피린 지면기사

    아픔을 줄여주는 치료는 인류의 오랜 염원 1899년 출시 아스피린은 가장 많이 팔린 약만만찮은 부작용에도 치료에 유익 커 선택AZ도 피한다면… 코로나19 못 벗어날지도아픔을 줄여주는 약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간절히 원했다. 옛사람들은 버드나무 껍질을 빻거나 즙을 내어 사용하면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기원전 1500년쯤 기록된 이집트 파피루스 문서에 그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출산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버드나무 잎 차를 산모에게 마시게 했다고 하며 히포크라테스도 버드나무 잎의 진통 효과를 알고 환자들에게 사용했다고 한다.하지만 버드나무 껍질은 맛이 쓰고 위장장애가 심하며 많이 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서 약 성분만 추출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 결과 19세기 초, 버드나무 껍질을 갈아서 생긴 침전물에서 약효의 주성분 물질을 추출하여 버드나무의 학명 살릭스(Salix)에서 가져와 '살리신'(Salicin)이라 하였다. 이후 더 순수하고 안정적이며 부작용 없는 약물 개발을 위한 연구 끝에 마침내 화학적으로 살리실산을 대량 합성하기에 이르렀지만 심한 위장장애와 고약한 맛 때문에 살리실산은 여전히 먹기 힘들었다. 1897년 독일 바이엘사 연구원 펠릭스 호프만은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위해 부작용과 역한 맛을 대폭 줄인 아세틸살리실산(Acetylsalicylic acid) 개발에 성공하였다. 아세틸의 'A'와 살리실산의 별명 스필산의 'spir'를 합하여 '아스피린'(Aspirin)이라고 이름 지었고, 1899년 특허 출시된 아스피린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약이 되었고, 바이엘사는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하였다.20세기 초 스페인 독감 대유행 때 아스피린은 독감 증상을 줄이는데 탁월한 효능을 보이면서 명약의 입지를 굳혔으며, 1969년 달착륙선 아폴로 11호 비행사를 따라 우주에까지 진출하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스피린이 왜 통증을 가라앉혀주는지도 모른 채 사용되다가 1971년 영국인 존 베인 박사가 작용 기전을 밝혀냈고 1982년 노

  • [춘추칼럼] 이번엔 야당 심판!

    [춘추칼럼] 이번엔 야당 심판! 지면기사

    여당 삼킨 '재보선 민심쓰나미' 한달여만에 정신 못차린 야당 마저 쓸어버릴 분위기다이긴게 아니라면서 개혁 뒷전·기득권 강화 국민 더는 안속아… 대표 경선이 첫 심판대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지만 집권 여당을 집어삼킨 민심의 쓰나미가 야당마저 집어삼킬 분위기다.지난 서울·부산시장 선거 결과에 대해 대체적인 평가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달리 말해 야당이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선거 직후에는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다', '민심을 무겁게 느낀다', '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기에 국민 중 일부는 이번 서울·부산선거를 계기로 국민의힘의 변화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 변화는 국민의힘이 여의도 국회 기득권을 벗어나 야권통합이나 보수와 중도가 함께할 수 있는 개방적 정치혁신, 수권정당으로서의 정책대안과 국민과 소통하는 시스템 등이었을 것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선거 후 약 1개월 동안 국민의힘은 그렇지 못했다. 개방적 정당개혁보다는 정치일정을 들어 당 대표 선거로 직행했다. 그러면서 나오는 말이 개혁이 아닌 자강이다. 당의 종합적 정책대안보다는 중구난방 정부 때리기로 정치인 개개인 인지도 경쟁만 보인다. 소통도 달라진 것이 없다.서울·부산시장 선거 승리에 대해서도 자만까지 하기 시작한다. 분명 선거 직후 모두가 야당의 승리가 아닌 집권여당의 패배였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야당의 승리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그러면서 서울·부산선거에서 자신들의 공을 내세우며 마치 킹메이커인양 차기 대권 주자들을 얼차려까지 시킨다. 지난 4월26일 데이터리서치의 서울·부산시장 선거평가조사에서 국민의힘 승리에 가장 기여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오세훈·박형준 두 후보라는 응답은 22.1%, 안철수라는 응답은 17.0%, 김종인이라는 응답은 8.7%였다. 즉 선거에 승리했음에도 국민의힘 내부의 후보나 선거를 총괄했던 인물의 기여는 22.1%, 8.7%에 불과했다.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자 민심이 이번에는 여당보

  • [춘추칼럼]나이야 가라, 나이야 가라!

    [춘추칼럼]나이야 가라, 나이야 가라! 지면기사

    74세 윤여정 흰 머리칼·주름 아름답게 보여'늙음'이 추하다는 소문은 그저 헛소문일뿐청춘이란 영예 거저 얻지만 노년의 충만함완숙 경험 표상 백발은 공짜로 얻은게 아냐한 소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부른 노래를 감탄하면서 들었다. 어쩜 저렇게 노래를 잘 하나!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랫말에 홀린 듯 몰입해 들었다. 나이야 가라, 나이야 가라. 오늘 이 순간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다, 라는 가사로 유추하자면, 이 노래는 '안티 에이징'을 대놓고 주창한다. 나이의 제약은 걷어치우고 오늘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을 누리자! 나이가 아무것도 아니라지만, 우리는 나이에 따라 인생이 다른 시기로 옮겨가고, 나이를 먹으며 필연적으로 다른 형태의 삶을 겪는다. 나이와 생물학적 신체, 나이와 삶의 형태와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부정할 수 없다.늙음이 한물간 퇴적층이 아니다. 하지만 다들 나이 듦을 기피한다. 젊음이 늙음에 견줘 더 가치가 있다는 사회 통념이 늙음을 기피하는 태도를 부추긴다. 늙음은 인생이란 자산을 한 푼도 남김없이 거덜 낸 노름꾼이 아니건만 늙음에 대한 반감은 꽤나 넓게 퍼져있다. 본디 젊은이가 제 아버지나 교사를 상스럽게 낮춰 부르는 '꼰대'가 이즈막엔 나이 듦을 싸잡아 혐오하는 용어로 바뀌었다. 나이든 자는 다 꼰대 취급을 받는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고 늙음을 기피하는 세태를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과연 늙음은 수치고, 하찮음이며, 쓸모없음으로의 전락인가? '안티 에이징'은 현대 의학의 힘을 빌려 노화를 늦추자는 것이다. 늙음을 폄하하고 젊음을 숭상하는 세태가 '안티 에이징'의 유행을 낳는다. 동안(童顔) 숭배도 그 유행의 한 조각이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흑발에서 백발로 변한다. 이 자연스러움을 한사코 기피하는 세태가 우스꽝스럽다.물론 청춘은 풋풋하고 아름다운 시절이다. 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한 구절을 꿸 만한 지적 능력이 없더라도 젊은 생의 추동력은 눈부시다. 불의와 부조리에 반항하고,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젊음은 근력과 재능이 넘치

  • [춘추칼럼]매일 매일 새롭게 사는 방법

    [춘추칼럼]매일 매일 새롭게 사는 방법 지면기사

    작년부터 올 봄까지 20곳 오토바이로 여행'무모한 도전', 어느새 '무모한 자신감'으로달리다 보니 내안의 묵은 찌꺼기 싹 사라져'컴퓨터 리셋'처럼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내일 강원도 정선으로 스무 번째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다. 천명을 저절로 알게 된다는 오십이 되자 신체적으로 여기저기 조금씩 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더 이상 새로울 것 없이 그날이 그날인 채로 지내고 있었다. 쉰일곱이라는 나이에 훅 들이닥친 갱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몸 온도를 높였다.대중교통수단으로는 나의 열증을 식혀줄 수가 없었다. 유일한 해결책은 걷거나 자전거라도 타야 했다. 고심 끝에 작은 오토바이를 타기로 했다. 그러나 작은 오토바이는 강한 바람에 휘청이는 등 불안한 면이 있으니 좀 더 큰 오토바이에 도전하기로 했다.첫 번째 관문은 2종 소형면허취득이다. 8월의 뙤약볕에서 열 시간 동안 가다 서는 연습을 반복했다. 일보 일배하는 심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면허증을 거머쥐었다. 세계 챔피언이라도 딴 그것처럼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그리곤 바로 오토바이 대리점에 가서 내 몸무게보다 네 배나 더 큰 오토바이를 덜컥 계약해 버리고 말았다. 오토바이 대리점에서는 내가 오토바이를 사들인 최고령 여성 고객이었으므로 '조심해서 타세요!'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오토바이를 2천㎞쯤 타고 간신히 혼자서 좌로 가고 우로 갈 수 있게 되었을 즈음 한 방송국으로부터 국내 여행과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해줄 것을 제안해왔다. 음식에 관한 프로그램이 워낙 많다 보니 타 방송국의 유사 프로그램과 차별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나는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을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열세 지역을 달려보았고 올 봄 일곱 곳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 아닌가? 수도 없이 의심하였는데 무모한 도전은 어느새 '무모한 자신감'을 키워내고 있었다.부르릉하고 시동을 거는 순간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모든 여행자, 탐험가가 뇌리를 스쳤다. 당나라 사람으로서 서역에 다녀와 대당서역기를 작성

  • [춘추칼럼]화양연화 (花樣年華)

    [춘추칼럼]화양연화 (花樣年華) 지면기사

    韓배우 최초 미국 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받은 미나리의 '윤여정'데뷔 55년간 역할 가리지않고 늘 새로운 시도지금 '주연'인 그녀에겐 가장 '찬란한 순간'대중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빈센트 반 고흐 작품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이 최근 경매에서 약 175억원에 낙찰되었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고흐 작품치고는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자신을 치료해준 의사에게 치료비 대신 그려준 그림 '가셰 박사의 초상'은 1990년에 약 880억원에 팔렸다. 평생 900점 가량 그림을 남겼으니 고흐 그림 자산 가치는 천문학적이다.하지만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고흐는 평생 그림을 한 점도 팔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도 그 재능을 알아주지 않은 탓이다.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의 인생은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었다. 15살 때 중학교 자퇴 후 화랑 점원, 교사, 보조 목사, 서점 점원, 전도사 등 여러 일을 해보았지만 불안정한 정신상태와 과격한 성격 탓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시엔'이라는 매춘부와 동거 생활은 가족과 주위 사람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히고 그녀와 헤어진 후 평생 독신으로 살게 된다. 그림에 재능을 보여 화가의 길로 들어서지만 알아주는 이 없어 평생 동생 테오에게 경제적, 정신적으로 의존하였다. 자신의 귀를 자르는 등 불안정한 정신상태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던 비극의 절정기에 오히려 수많은 걸작을 남기고 권총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고흐의 삶이 오죽 불행했으면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흐란 사나이도 있었는데…"라고 노래했을까? 그렇게 천재는 살아서 불행했고 죽어서야 빛을 발했다. 비단 고흐뿐이랴.타임지 선정 20세기 최고 소설 중 하나로 손꼽히며 70년이 지난 지금도 매년 30만부가 팔리고 있는 미국 현대문학의 정수 '호밀밭의 파수꾼'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가 32세 때 쓴 소설이다. 젊은 날에 발표한 작품이 워낙 큰 성공을 거두다 보니 이를 뛰어넘을 후속작은 나오지 않고 작품 활동도 점차 뜸해지면서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