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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잔인한 4월, 그리고 '환상의 빛' 지면기사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T.S.엘리엇의 장시 '황무지' 첫 구절)이라 했던가. 내게도 4월은 아픈 달이다. 제주 4·3이나 세월호 참사의 상흔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내가 겪은 고통의 기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그해 4월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그는 아무 말도 없이 훌쩍 세상을 떠났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던 친구이고, 후배였다. 캠퍼스의 4월은 따스한 봄기운과 청춘의 열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싱그러운 달이다. 그 시절 그와 나는 자주 잔디밭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곤 했다. 온종일 사물놀이패의 사물 소리가 요동치던 그날도 함께 술을 마셨고, 거나하게 취한 그는 가방을 메고 홀연히 캠퍼스를 빠져나갔다. 그렇게 그는 회기역에서 휘경역까지 죽음의 선로를 걸어갔다. 정작 괴로웠던 건 그의 죽음 때문만이 아니었다. 도대체 그가 왜 스스로 죽음의 선로를 걸어갔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혔다.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트라우마는 지워지지 않는다. 시인 진은영이 말했던가. 트라우마는 그 일을 겪기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처라고.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아무 말없이 훌쩍 세상 떠난사랑했던 친구이자 후배안 잊으려 발버둥 칠수록 더 틈입 스물다섯의 유미코는 첫사랑이었던 남편의 자살에 충격을 받는다. 더 큰 충격은 자신이 그 죽음의 원인을 유추할 아무런 단서를 갖지 못했다는 자책감 혹은 남편에 대한 배신감이다. 이후 상실과 불안, 가난을 끌어안고 견뎌야 했던, 유미코는 불현듯 혼잣말을 시작한다. 떠났으나 떠나보낼 수 없는 남편을 붙잡고, 남았으나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없는 힘없는 목소리로 묻는 것이다. "당신은 왜 기차가 달려오는 선로 위를 걷고 있었나요. 도대체 무엇이 당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요."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집 '환상의 빛'을 읽었다. 어느새 우리에게도 친숙해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장편극영화 데뷔작의 원작 소설이다. 읽는 내내 흉통에 시달렸다. 반짝이는 은판처럼 반짝이는 바다, 파도와 파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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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귀인(貴人)과 귀인(歸因) 지면기사
살면서 마주하는 '귀인'이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을 의미하는 '귀인'(貴人)이고 또 다른 하나는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을 귀속시키는 의미의 '귀인'(歸因)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귀인은 스스로의 인식이나 선택에 따라 사뭇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동일 인물이나 같은 결과일지라도 자신이 어떻게 접근하고 느끼느냐에 따라 때로는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타협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귀인에 대해서는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진가, 관점 달리하면 보여주변 귀인들 만날 확률도 높아져 이와 관련 첫 번째 귀인(貴人), 즉 소중한 사람은 어디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인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 그동안 그 사람의 진가(眞價)를 몰라봤기 때문이다. 진가는 강점이나 장점으로도 일컬어질 수 있다. 이는 미래의 행복만을 꿈꾸며 현재의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는 파랑새 증후군(Blue Bird syndrome)의 대상이 사람으로 바뀐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의 진가는 상대방이 아무리 보여주려고 해도 정작 보는 사람의 관심이 없을 경우에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보는 사람이 자기 중심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주변에서 귀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되고 주변을 벗어나 귀인을 찾는 것은 더욱 묘연해진다. 반면 보는 사람이 관점을 달리하면 주변 사람들의 진가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귀인들을 만나게 될 확률도 높아진다. 이는 논어에서 언급된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에서도 찾을 수 있다. 겸손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게 되면 그 속에서 자신의 귀인을 만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귀인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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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조강(祖江)을 아시나요? 지면기사
봄기운이 완연하다. 한강 하류 버드나무도 어느새 새싹이 움트고 있다. 춘분을 향해가는 절기에 쑥 향과 냉이 향이 나는 곳은 어디나 봄이다. 양화진을 나서는 순간 강 건너 공암 나루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양천도 예전엔 경기였다. 도성을 지킨 성곽이 한강 하류 양쪽에 있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는 물길이 어우러져 오늘도 힘차게 흐른다.호수와 같은 행호를 사이에 두고 행주산과 궁산이 있다. 궁산에 성곽을 쌓으니 이름도 낯선 궁산성이다. 궁산성은 한강을 끼고 행주산성과 임진강에 오두산성이 일직선상에 있다. 서해로 향하는 한강과 임진강 따라 높지 않은 산에 성곽이 3개나 있었다. 양천과 행주 그리고 파주에 강 따라 산 정상에 성곽의 흔적이 있다. 삼국시대부터 분단된 현재까지 이곳은 군사적 요충지다. 권율 장군과 수많은 의병들이 행주산성과 궁산성에서 승전보를 울린 조강이 눈앞에 보이는 행주나루터다.궁산성 남쪽은 안양천이 흘러 한강에 모이고, 북쪽은 창릉천이 한강에 모여 행주산성을 감쌌다. 한반도의 목구멍에 위치한 행주산성과 궁산성이 한강 하류에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궁산 정상에 오르면 군사를 지휘하던 장대 터도 있다. 개화산과 서해 그리고 문수산 너머 강화와 개성까지 보이는 천혜의 요새다. 개화산 정상 2개의 봉수대는 중요한 통신 역할을 하였다. 한강 너머 도성 밖 안산과 인왕산 뒤 삼각산도 한눈에 보인다. 300여 년 전 이곳에 과연 누가 왔을까? 삼국시대부터 여전히 군사 요충지권율장군, 행주·궁산성서 승전보궁산 중턱 해 뜨는 풍경은 '절경' 겸재 정선은 65세에 양천 현령으로 5년간 한강 풍경을 그림 속에 담았다. 양화진 건너 궁산 아래 양천향교와 관아 터가 그날의 흔적이다. 궁산 중턱에 앉으면 목멱산 해 뜨는 풍경은 절경이다. 목멱산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목멱조돈(木覓朝暾)' 그림을 그려 경희궁 안 영조에게 사진처럼 보여줬다. 양천현 관아 뒤 한강이 보이는 모든 곳이 겸재 정선의 그림터다. 높지 않은 산에 작은 정자가 소악루다. 한강에 해 뜨는 모습과 햇살이 비추는 양천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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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조강(祖江)을 아시나요?
봄기운이 완연하다. 산에 눈이 녹고, 강에 얼음이 풀려 아지랑이 춤을 춘다. 한강 하류 버드나무도 어느새 새싹이 움트고 있다. 파릇파릇한 쑥과 냉이가 방긋 웃는 듯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다. 춘분을 향해가는 절기에 쑥 향과 냉이 향이 나는 곳은 어디나 봄이다. 양화진을 나서는 순간 강 건너 공암 나루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양천도 예전엔 경기였다. 도성을 지킨 성곽이 한강 하류 양쪽에 있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교하는 물길이 어우러져 오늘도 힘차게 흐른다.호수와 같은 행호를 사이에 두고 행주산과 궁산이 있다. 궁산에 성곽을 쌓으니 이름도 낯선 궁산성이다. 궁산성은 한강을 끼고 행주산성과 임진강에 오두산성이 일직선상에 있다. 서해로 향하는 한강과 임진강 따라 높지 않은 산에 성곽이 3개나 있었다. 양천과 행주 그리고 파주에 강 따라 산 정상에 성곽의 흔적이 있다. 삼국시대부터 분단된 현재까지 이곳은 군사적 요충지다. 권율 장군과 수많은 의병들이 행주산성과 궁산성에서 승전보를 울린 조강이 눈앞에 보이는 행주나루터다.궁산성 남쪽은 안양천이 흘러 한강에 모이고, 북쪽은 창릉천이 한강에 모여 행주산성을 감쌌다. 한반도의 목구멍에 위치한 행주산성과 궁산성이 한강 하류에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었다. 궁산 정상에 오르면 군사를 지휘하던 장대 터도 있다. 개화산과 서해 그리고 문수산 너머 강화와 개성까지 보이는 천혜의 요새다. 개화산 정상 2개의 봉수대는 중요한 통신 역할을 하였다. 한강 너머 도성 밖 안산과 인왕산 뒤 삼각산도 한눈에 보인다. 300여 년 전 이곳에 과연 누가 왔을까?삼국시대부터 여전히 군사 요충지권율장군, 행주·궁산성서 승전보궁산 중턱 해 뜨는 풍경은 '절경'양천·통진향교, 뱃길 위치 최적역사·문화·생태 살아 숨쉬는 곳겸재 정선은 65세에 양천 현령으로 5년간 한강 풍경을 그림 속에 담았다. 양화진 건너 궁산 아래 양천향교와 관아 터가 그날의 흔적이다. 궁산 중턱에 앉으면 목멱산 해 뜨는 풍경은 절경이다. 목멱산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목멱조돈(木覓朝暾)' 그림을 그려 경희궁 안 영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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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MZ세대가 맞닥뜨린 일자리 (2부) 지면기사
MZ세대란 1980년에서 2004년에 출생한 밀레니얼 M세대와 1995년에서 2004년에 출생한 Z세대를 합친 용어이다. 이들은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구직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세대이기에 소비행태, 라이프스타일, 선호하는 직장 유형 등을 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 고용 시장에서는 일자리에 있어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미스매치가 심각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정말 MZ세대가 원하는 일자리는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MZ세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 다수의 보고서들은 일자리에 관한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 중 하나의 보고서(한국경영자총협회, 2022)에서는 MZ세대가 생각하는 '괜찮은 일자리'에 대해 조사하였는데 보고서를 요약하면 괜찮은 일자리란 3천만원에서 4천만원 사이의 연봉을 받고, 일과 삶의 균형이 있으며,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일자리였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한 결과 외에도 씁쓸했던 결과는 현존하는 전체 일자리 중 본인이 생각할 때 괜찮은 일자리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었을 때였는데 약 70% 이상의 응답자가 그러한 일자리는 단지 20% 이하일 것이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일자리를 얻었다 하더라도 근속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 이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본인이 이러한 일자리에 실제적으로 취업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 가라는 질문을 하였을 때는 그럴 확률이 '낮다'라는 비관적인 응답이 36.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보고서(중소기업중앙회, 2022)에서는 온라인상의 키워드 자료 추출을 통하여 'MZ세대의 중소기업 일자리 조건'에 대해서 알아보았지만 근무시간, 근무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최근 3년 동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중요시한다는 다른 보고서들과도 맥을 같이 한다.삶과 일 균형 맞추는 강한 욕구평생직장 이라는 개념 사라지고어렵게 취업해도 성장위해 '이직' 다시 말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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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이름을 알면 그리워진다 지면기사
해마다 3월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선운사 뒷자락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을 동백꽃을 놓칠까 안달이 나서 그런다. 꽃망울을 틔운 동백꽃처럼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펴보고 싶은 것이다. 어느새 2월은 가고 3월이 왔다. 성질 고약한 동백은 느닷없이 왔다가 난데없이 망울 째 뚝 떨어져 버린다. 야속하다. 그래서 애가 탄다. 선운사 동백꽃을 그리워하는 건 송창식의 '선운사' 노랫말이나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 때문만이 아니다. 이름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생명과 사물에는 이름이 있고, 이름을 알면 기다려진다. 동백꽃의 학명은 카멜리아(camellia)다. 이 꽃의 이름을 고민하던 식물학자 린네는, 문득 동양에서 선교 활동을 했던 카멜의 이름을 떠올려 동백꽃의 이름으로 정했다(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에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이가 운영하는 카페 이름이 카멜리아였던 이유다.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리움을 갖는 것이다. 이름 모를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이름을 알면 기다려진다.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매화가 언제 피는지, 복수초와 민들레, 산철쭉이 언제 피어나는지를 아는 사람이 그 꽃을 찾아 나들이에 나선다. 자목련과 동백, 쑥부쟁이가 반가운 것도 이름을 알기 때문이다. 오랜 기다림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하마, 사람도 마찬가지다.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물이로다" 너무 명징해서 눈물 봄이면 산에, 들에 꽃이 만발한다. 진달래나 벚꽃, 철쭉, 개나리, 민들레, 유채, 수수꽃다리, 붓꽃, 산수유 등이 봄에 피는 꽃들이다. 그중 내가 이름과 실제 모습을 구분할 수 있는 건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달맞이꽃과 괭이눈의 차이, 산수유와 생강나무를 구분할 줄 모른다.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틔우는 건 생강나무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은 고창 선운사의 붉은 동백이 아니라 누런 생강나무를 지칭한다. 피를 엉기게 하는 효과를 가졌기에 엉겅퀴다. 밤에만 피는 꽃이어서 달맞이꽃이다. 흡사하게 생긴 괭이밥은 고양이(괭이)가 좋아하는 먹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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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변화와 혁신을 위한 내면의 손 씻기 지면기사
손을 씻는 행위가 지닌 의미가 있다. 위생상의 의미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손 씻기만으로도 상당 부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위생상의 의미를 넘어서면 무언가를 그만둔다는 중의적인 의미와 만나게 된다. 보통은 더 이상 자신의 과오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일례로 '나는 이제 그 일에서 손 씻었다'라고 이야기한다면 이제는 그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하고 그 분야에서 빠져나왔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른바 과거와의 단절이다. 그리고 이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일컬어 변화라고도 하며 혁신이라고 하기도 한다.이렇게 보면 변화와 혁신은 과거의 손을 씻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에게 있어 과거의 손은 낡은 패러다임일 수도 있고 선입견이나 편견이 될 수도 있다.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거나 고수하는 것 역시 과거의 손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손을 씻지 못한다면 변화와 혁신은 글자와 선언에 불과할 뿐 현실에서 마주하기 어렵게 된다. 부정·긍정적 측면 병행 자아성찰주위 사람들의 피드백도 구해야 그렇다면 어떻게 손을 씻어야 할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상황을 접목해보면 된다. 손 씻기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30초 이상은 씻어야 하는 것처럼 과거의 손을 씻기 위해서도 소정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종의 자아성찰을 위한 시간이다. 이때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 혹은 자신의 과오 등과 같이 부정적인 측면에서의 성찰만 하면 안된다. 스스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강점이나 장점 그리고 잘했던 것 등과 같이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성찰도 병행되어야 한다.다음으로는 객관적인 측면에서 접근해봐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쪽 손만으로는 손을 씻기가 어렵다. 그래서 과거의 손을 씻기 위해서는 자신과 관계가 있거나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의 손, 즉 다른 손길이 필요하다.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이들로부터 객관적인 의견, 즉 피드백을 구해야 한다. 피드백은 자신이 잘하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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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경기(京畿)의 유래는 언제부터일까? 지면기사
대한민국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나라다. 산과 산이 이어져 도시가 되고, 강과 강을 사이에 두고 도시가 발달하였다. 강이 없는 도시가 없고, 천이 없는 동네가 없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산과 강으로 이어져 있다. 서울은 삼각산과 관악산이 이어져 거대 도시가 되었고, 삼각산과 관악산의 물길이 한강으로 모여 수도를 지켰다. 서울의 중심은 한강이요, 한강을 만나야 비로소 서울이다. 한강의 물줄기는 한반도 동쪽인 금강산과 오대산에서 흘러 양평 두물머리(양수리)를 거쳐 서쪽인 강화도 서해까지 이어져 하나가 된다. 경기는 1천여 년 전부터 있던 도시다. 고려의 수도가 개경일 때 개경으로부터 500리 주변에 경현(京縣)과 기현(畿縣)이 모여 '경기'라 하였다. 다시 말해 개경을 중심으로 도성(내성·외성으로 이루어진 도읍지 성곽)과 그 주변 임진강까지 도시 즉 개성, 장단, 정주, 덕수, 강음, 송림, 임진, 임강, 적성, 파평, 마전이 고려시대의 경기다. 하지만 고려말 경기는 한강을 중심으로 좌도와 우도로 나누어져 남경(지금의 서울), 금주(시흥), 과주(과천), 당성(화성) 및 포주(포천)까지 경기의 범위가 넓고 거대해졌다.경기는 고려 이래 조선까지 수도를 품은 도시다. 600여 년 전 조선의 수도가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겨지며 한양도성 성저십리 밖이 경기가 되었다. 1천년전 고려 수도 개경으로부터500리 주변 경현·기현 모여 명명600년전 한양도성 성저십리 밖 북한산성이 있는 고양,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 한강 아래에서 남한산성까지 광주, 중랑천 건너 아차산성까지 양주가 모두 경기였다. 또한 경기 좌·우도는 경기로 합해지며 양주, 광주, 수원, 여주, 안성까지도 경기였다. 특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군사적 요충지인 유수부(留守府)에 군영이 설치되어 수도와 왕실·왕릉까지 지켰다. 유수부는 개성·광주·수원·강화로 관리영·수어청·총리영·진무영이 그 지역의 행궁과 성곽을 지키는 전략적 직할 도시로 경기였다.경기는 1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도시다. 한양도성을 벗어나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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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MZ 세대가 맞닥뜨린 일자리 (1부) 지면기사
지난 2021년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하반기 민간사업체의 구직자리 중 미충원 인원이 11만여 명에 달하였다. 미충원의 사유로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에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와 요구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 또는 학력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 교육부의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 통계조사에 의하면 최종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 취업률이 65.1%로 나타났으며 이는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러한 결과는 취업준비생은 제대로 취업을 못하고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적합한 인재를 뽑지 못하는 미스매치를 전형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이미 지난해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것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작년 대졸이상 취업률 65.1% '최악'직업 불만족 이직·실직 위험성 커져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2021년 한국경제원의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대졸자의 전공과 선택한 직업 간의 미스매치율이 50%에 달하여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하였고, 같은 해 통계청 조사에서도 일자리와 전공 불일치율이 52%로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전공과 불일치하는 일자리를 선택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 중에서도 매우 불일치한다는 응답이 40%로 나타나 그 심각성을 더한다. 뿐만 아니라 고학력자의 하향취업(자신의 학력이나 기술 수준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직업을 선택)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이 향후 직업에서 오는 불만족으로 인한 잦은 이직이나 실직의 위험성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일자리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미스매치의 결정적인 이유는 첫째, 대졸 인력의 증가율과 고학력에 맞는 소위 고퀄리티 일자리 증가율 간의 차이 때문이다. 실제로 대졸자의 비율은 연평균 3% 증가한데 반하여 고학력에 맞는 일자리는 연평균 1.3%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둘째, 산업구조가 급변함에 따라 기존의 취업처 자체가 감소하는 실정에 잠정적으로 제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일자리수가 감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 보험, 전문과학 기술의 분야도 미래 일자리 상실의 고위험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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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나는 회의한다, 고로 희망한다 지면기사
정치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숭고한 일이라 생각했다. 한동안 정치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다. 그게 아니었다. 정치는 너무나도 뻔하고 자명한 것을 아니라고 우기기 위해 패거리를 만들어서 싸우는 기술일 뿐이다. 작금의 정치 현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정치에 대한 회의가 쓰나미처럼 밀려들고 있다.사는 게 답답하고 회의가 들 때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프랑스의 회의주의자 몽테뉴다. 몽테뉴는 자신의 서재 천장에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만이 확실하다"는 문구를 붙여 놓았다. 그의 회의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무려 20년 동안 아무런 물리적 강요나 제약도 없는 상태에서 단 한 권의 책 집필에만 몰두했을 정도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에세(Les Essais)'다. 프랑스인들은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프랑스의 고유한 지적 계보를 형성한 작가와 사상가들을 모랄리스트(moraliste)라 불렀다. 그의 가장 앞자리에 몽테뉴의 이름이 있고, 그 뒤로 파스칼과 라 브뤼예르, 라 로슈푸코 등이 포함된다. 모랄리스트 몽테뉴의 정신은 이렇게 압축된다. "뒤흔들고, 의심하고, 따져 묻고, 어떤 것도 단정하지 않고, 어떤 것도 다짐하지 않는 것."(이환 '몽테뉴와 파스칼'에서) 정치혐오, 자체 부정하는듯 해도진영이라는 이름의 '패거리 산물'상대 불신·적개심 극대화 음모론 몽테뉴의 정신을 한마디로 말하면 회의를 통한 희망 찾기다. 일테면, 역설적 도그마다. 몽테뉴는 기본적으로 학자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학자들이 하는 말은 마치 새들이 모이를 맛도 보지 않고 새끼들의 입속에 넣어주는 것과 같다. 그들은 갈레누스는 잘 알지만, 아픈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들은 자신들의 머리를 법률로 가득 차게 하지만 소송의 요점은 모른다."(박홍규, '몽테뉴의 숲에서 거닐다'에서) 정권에 빌붙는 어용학자가 미디어를 활보하고,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폴리페서'가 들끓는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몽테뉴의 회의는 크세주(Que sais je, 나는 무엇을 아는가)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