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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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김대중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지면기사
탄생 100주년 여야 떠나 업적 주목사람·이념에 대한 균형있는 태도국가와 세계 전체 아우르는 안목주위 사람과 함께 나누는 생활인현재의 정치적 문제 해결 나침반올해는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김대중만큼 논란이 많고 극단적인 평가를 받아온 정치인이 없지만, 최근에는 대통령이자 정치인으로서 그의 면모와 업적에 여야와 좌우를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현직 대통령이나 정치권의 무능과 문제점을 지적할 때 참고해야 할 모범으로 제시되곤 한다.평생 민주화와 남북평화를 위해 헌신해 온 김대중의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은 독보적이다. IMF 위기를 조기 극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했고,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으며, 건강보험 도입·의약분업 실시·국민연금 보편화·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입으로 생산적 복지국가의 토대를 다졌다. 또한 IT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정보통신 산업을 육성했고, 문화예술 분야에 적극 투자해서 BTS, 봉준호 등을 보유한 문화강국이 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김대중 이후 5명의 대통령이 나왔지만 그만큼 우리의 삶과 국가의 위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뚜렷한 업적을 남긴 대통령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그와 이후의 정치인들 사이에 아득한 격차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물론 국내외의 정치적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 큰 요인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정치인, 더 나가서 한 인간으로서 그릇의 크기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다 나은 정치를 위해서 김대중의 삶과 정신을 계승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먼저, 사람과 이념에 대한 균형 있는 태도다. 그는 자신과의 친소관계를 떠나 사람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려고 했다. 자신을 핍박했던 박정희든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장면이든 그들의 공과와 장단점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우유부단하고 위기 앞에서 나약했던 장면이나 영속적인 권력을 탐하다가 비운에 간 박정희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둘째, 국가와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이다.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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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곁이 되는 인문학 지면기사
노숙인 인문학 명맥 오직 시민의 힘어떤이는 자존감 회복 꿋꿋이 자활찾아와 곁이 돼주는 사람 있다는것돈·잠자리 없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다정한 말동무 돼주는것 알리는 일전남 순천시의 노숙인 재활시설(디딤빌)을 필두로 24년 사단법인 인문공동체 책고집에서 주최하는 전국 노숙인시설 인문강좌의 막이 올랐다. 올해의 강좌는 성남 '안나의집'과 광주 다시서기센터, 인천 '내일을여는집', 원주 '다시서는집' 등 7개 기관에서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다.지난 8월30일, 순천 디딤빌에서 첫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 전 순천시 공무원들과 만나 함께 시설로 향했다. 워낙에 외진 곳에 터를 잡은 시설이어서 초행자로선 찾아내기 힘든 곳이었다. 이후 외부에서 오는 강사들은 시설직원이 순천역으로 나가서 모셔 오기로 했다.이번 강좌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선의에 선의가 더해졌다. 작년에는 전국 12개 시설에서 진행했지만 올해는 지원이 끊겨 강좌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고심 끝에 모금 운동을 전개했는데 불과 한달만에 200명에 가까운 시민이 참여해 3천여만원을 모았다. 덕분에 7개 시설에서 강좌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실로 다양한 분들이 모금에 참여했다. 책고집 회원의 참여가 많았고 그 외 다양한 분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지역의 기자와 지방의원, 작가, 주부, 직장인, 공무원, 심지어 어린아이까지. 울림이 큰 사연이 많지만 그중 두 가지만 소개하려 한다.무려 1천만원을 보내준 분이 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었다. 사연인즉 "'가난할 권리'를 읽은 뒤 책고집 후원을 결심했고 마침 모금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뒤늦게 책고집을 방문해서는 "좋은 책 써줘서 고맙다"는 말로 눙치려 했다. 돈이 많은 분인가 상상했는데 막상 대화해 보니 그런 분이 아니었다. "귀농해 농사지으며 살고 있을뿐이며 나눔을 실천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을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할뿐이었다.또 하나의 감동 사연이 있다. 지역의 재활시설(디딤빌)에서 강좌를 연다는 소식을 접한 순천시 공무원들이 모금에 동참했다. 참여 인원이 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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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여론 재판과 불신 사회 지면기사
BTS 슈가 전동 스쿠터 음주 '송치'과한 돌팔매질·호들갑 돌아볼 필요해외언론들 '지나친 여론재판' 비판"왜 집요한지 이해 어렵다"는 반응우리는 언제 관용·균형 다가설지…음주 상태에서 전동 스쿠터를 몬 혐의로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24일 만에 검찰로 송치됐다. 슈가는 지난 한 달여 가까이 여론의 주된 관심사였다. 돌아보면 세계적인 그룹 멤버가 관여됐기에 관심을 가질만했구나 싶다가도 지나친 여론재판은 아니었나하는 불편함에 미친다. 전동 스쿠터 음주 운행을 감싸자는 것도, 유명인이기에 관대하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과도한 돌팔매질이자, 알권리를 빙자한 호들갑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멀쩡한 병무행정까지 꼬투리 잡고 불신사회를 조장하는 이들은 경계해야 한다.많은 이들은 슈가를 둘러싼 여론 흐름을 보면서 얼마 전 삶을 마친 배우 이선균을 떠올렸다고 한다. 사실을 넘어선 추측성 보도로 인해 그동안 많은 연예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마다 비판 목소리는 봇물을 이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질적 보도행태는 반복됐다. 당시 그악스러운 보도가 이씨를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았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한 번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 삭막한 곳으로 변했다. 대신 지나친 도덕적 기준을 강요하거나, 아무 말이나 던지고 엿보는 관음증 사회가 됐다.해외언론은 한국사회를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라마다 사회적 분위기와 정서가 다르기에 그들 주장을 마냥 수긍하는 건 아니다. 허나 상당부분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인도 매체 '인디아투데이'는 "이 사고로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슈가의 무조건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슈가와 소속사 사과에도 불구하고 '증오의 행렬'은 가라앉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어 "슈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 이용권을 준 것이냐"며 과도한 여론재판을 비판했다.또 '엘르 인디아'는 한국 사회가 K팝 아이돌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할리우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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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지면기사
근무지 이탈 악덕브로커 악행 원인개입 차단 위해 국가간 협약 필요결혼이민자 4촌이내 친인척 초청송출국 지자체 MOU보다 안정적통합 제도·관리시스템 구축 시급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크게 두 부류이다. 먼저 고용허가제를 통한 이주노동자이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한 계절근로자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특히 농어촌에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2015년 시범적으로 시행되었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계절근로자의 수는 2017년 1천547명으로 시작하여 2021년 8천184명, 2024년 상반기 6만7천711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렇게 계절근로자가 급속히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농어촌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그런데 우리는 종종 보도를 통하여 몇 명의 미등록 외국인이 검거되었고 몇 명이 추방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는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이 왜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여 스스로 미등록자가 되었는가의 원인을 안다면 이주노동자를 좀 더 이해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힌두교 신자인 노동자가 도축장에서 일하다가 근무지를 이탈한 사례도 있지만, 대개는 더 나은 조건과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더하여 계절근로자의 근무지 이탈은 브로커의 악행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그 심각성이 더하고 있다. 여권을 빼앗는 것은 물론 임금통장을 관리해준다는 명목으로 근로자의 임금을 착취하는 구조이다. 브로커의 악행은 인신매매 수준이라고 한다.이러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 농림축산식품부가 202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이다. 그간 계절근로자는 농가의 직접 고용만이 허가되었다. 그렇다 보니 농가도 행정도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농가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농업은 작목(作木)에 따라 몇 개월씩 고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지속해서 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니 이주노동자와 계절근로자를 여러 농가가 함께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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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정치 검찰과 민주주의의 위기 지면기사
정치법 기술자의 통치 벗어나려면외면했던 보편적 가치 회복해야민주주의 없는 경제성장 결국 붕괴한줌 이익에만 몰두 사회전체 파멸시민 자유·평등·정의 유지 노력 필요미국의 민주주의 체계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분석한 책,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에서 저자는 극단적 우익이라는 소수가 지배하는 체제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우리의 민주주의 역시 극단적 소수에 의해 지배받고 있는 현실에서 이 책은 참고할 부분이 적지 않다. 지금 이 사회는 무능하고 부패한 일부 정치 검사들과 그에 동조하는 세력이 정치를 비롯한 사회체제 전반을 과도하게 지배하면서 지난 역사를 통해 힘겹게 이룩한 민주적 체계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 마침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전체의 위상이 급격히 후퇴하며, 국가 정체성과 민족 역사가 부정당하는 위태로움이 현실화되고 있다.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기득권과 특권을 독점한 소수가 나라 전체의 자본과 권력을 자의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아닌 재벌이 경제라는 이름으로 불평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정치화된 검찰 출신들이 법을 다만 절차적이며 형식적으로만 적용함으로써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을 지지하는 보수 세력에게서 공동체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찾아보기란 불가능하다. 가장 많이 경제적 성과와 민주주의의 혜택을 누리고 있음에도 자신이 누리는 그 혜택의 뿌리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무감각이 역설적으로 그들 자신이 누리는 풍요와 자유, 특권의 기반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한 사회의 이른바 주류 집단이 전제적인 극단주의를 용인하고, 이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할 때, 민주주의는 곤경에 빠진다. 민주주의 사회를 위해서는 법을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는 집단, 자본을 독점함으로써 집단적 사익을 추구하는 집단을 통제해야 한다. 법은 아무리 훌륭하게 설계되었다 해도 기술적인 차원에서 합법적인 형태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정치화된 이들 법 기술자들은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 법의 애매모호함, 잠재적인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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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는 시각 지면기사
'즉흥적 리더십' 파트너들 허 찔러합의된 결과 번복하기로 악명높아기술중심 경제·안보의제 확대될듯우리 핵심기술 보호 입법 서둘러야국익위해 플랜 A·B 철저히 준비를트럼프인가. 해리스인가. 최근 여론은 해리스가 우세하다. 그런데도 전 세계가 트럼프 2.0을 준비하는 이유는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리더십 때문이다. 지지율과 투표율이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불안한 요소이다. 미국 스팀슨 센터의 조엘 위트(Wit) 수석연구원은 출간 예정인 'Flashpoint'에서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의 비사를 전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통령 특사인 스티븐 비건과 북한은 치열한 협상을 벌였다. 양국이 고심했던 거의 모든 문제를 다룬 장문의 문서가 만들어졌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해결해야 할 두 가지 주요 의제, 즉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즉시 해체할 것인가와 그 대가로 미국이 얼마나 많은 제재를 해제할 것인지가 남아있었다.그러나 김정은의 요구는 트럼프가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참을성 없기로 유명한 트럼프가 돌연 정상회담을 끝내고자 했다. 미국 대표단은 트럼프를 따를 수밖에 없었고, 김정은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위트는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북한의 핵무기 등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본다. 만약 트럼프가 역사적인 합의를 이뤘다면 북미 관계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당시 김정은은 대대적인 경제현대화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북미 갈등이 곧 종식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랬다면, 김정은이 푸틴과 동맹을 재강조하면서 미국을 위태롭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위트는 진단한다.유럽외교협회의 이사인 레너드(Leonard)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비를 주문한다. 그는 트럼프가 제2기 대통령직을 준비하면서 미국이 유럽에 대한 핵우산은 유지하되 유럽에서 지상군을 철수한다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 트럼프는 유럽의 군사비용 분담은 당연하고, 나토의 확장을 중단하고자 한다. 트럼프의 핵심 전략은 미군을 유럽에서 중국으로 옮기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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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기회소득은 김동연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지면기사
'재정부담' 모든 이에게 지급 불가능노동방식 변화올지 학자들 부정적성과 논하기 이르지만 경기도 정책더 많은 도민들 체감하도록 알리고지금보다 더 과감히 재원 투자해야'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민선8기를 상징하는 핵심 개념은 뭐라 해도 '기회'일 것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반복적으로 국민이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를 누리게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민선8기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기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가?사실 기회라는 말은 우리가 자주 쓰면서도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선뜻 대답하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그것이 지자체의 도정 방향과 정책으로 사용될 때는 더욱더 모호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막연하게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기회는 나름대로 연원이 오래되고 또 정치권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왔다.먼저,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에 기회가 '기회균등(평등)'이라는 개념으로 명시되어 있다. 헌법 전문(前文)에 나오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라는 구절은 제헌헌법(1948년)에도 그대로 나오는데, 이러한 '기회균등'의 정신은 3·1운동으로 탄생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명확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제헌의회 의원들이 임시정부의 핵심가치로 생각하고 반영한 것이다.기회를 정부나 정당의 강령에서 강조한 대표적인 정치세력이 미국과 영국에서 '제3의 길'을 제창한 사람들이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신노동당'을 천명하면서 기회, 책임, 공동체, 민주주의를 제3의 길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하였고, 3번째 임기에 도전한 2005년에는 노동당 강령에 아예 '기회 사회'를 지향하겠다고 명시하기까지 했다. 미국의 클린턴 정부도 기회, 책임, 공동체의 가치에 기초한 시민-정부 관계를 요청하는 뉴올리언스(New Orleans) 선언(1990년)을 지도철학으로 삼아서 집권했다.결국 기회를 강조한 제3의 길의 특징은 사회정의와 평등 같은 진보가치를 달성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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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힐빌리의 노래 지면기사
밴스, 美 공화당 최연소 부통령 후보"왜 변하려 않는지" 비판만 할 뿐연민 있다면 변화 외칠게 아니라변할수 있게 도움 줘야하지 않는가트럼프 선거구호 전락 잘못된 선택초선의 상원의원 J.D.밴스가 미국 공화당의 역대 최연소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그를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것이다. 부통령 후보 지명과 함께 그의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흐름출판, 2017년)가 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힐빌리'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사는 가난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말이다. 러스트 벨트는 주로 북동부 5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장지대를 일컫는다. 쇠락해 공장설비에 '녹(rust)'이 슬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동부 뉴욕주와 펜실베이니아주를 포함해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시간, 일리노이, 아이오와, 위스콘신 등 중서부와 중북부 주들을 일컫는다.러스트 벨트의 한복판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태어난 밴스는 성장기를 줄곧 그곳에서 보냈다. '힐빌리의 노래'는 힘겨웠던 성장기를 담담하면서도 격정적으로 풀어낸 회고록이다. 성장기 밴스를 절망케 한 건 경제적 빈곤이 아니었다. 술에 의존해 사는 데다 수시로 애인을 갈아치우는 엄마의 폭력과 무관심 속에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낄 대상을 찾지 못했고, 목표 의식을 가질 수도 없었다. 그런 정서적 빈곤을 극복하도록 보듬어준 건 '할모'라고 부르는 외할머니였다. 덕분에 밴스는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에서 복무했고, 이후 오하이오주립대학교를 거쳐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가족과 고향마을에 대한 연민과 향수로 출발한 책은, 결국 변화하려고 하지 않는 그들에 대한 비판으로 귀결된다. 초반부에선 잭슨과 미들타운 사람들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린다. "잭슨 사람들은 지나가다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물론이고, 눈더미에 빠진 낯선 이의 자동차를 빼내기 위해 기꺼이 자기 시간을 내어줄 뿐 아니라, 운구차 행렬이 있을 때면 예외 없이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와 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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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선제적 갈등관리 시급한 군사훈련 지면기사
군사분계선 일대 주민들 안보 불안'감내하라'는 일방적 요구는 한계갈등 해소위한 효율적 예방책 시급지작사 '드론봇 페스티벌' 좋은사례대책마련 시점… '천천히 서둘러야'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는 최근 가파른 남북관계를 상징한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남한의 대북 확성기 재개로 긴장감은 최고조다. 다른 어느 곳보다 경기 북부 접경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걱정과 위기감은 상당하다.군은 지난 20일 대북 심리전 수단인 최전방 지역 확성기를 사흘째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16시간 동안 계속됐다. 앞서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맞서 지난 18일부터 대북 확성기를 틀었다. 북한은 지난 5월28일 이후 총 8차례에 걸쳐 오물과 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남쪽으로 보냈다. 대남 선전물에 대한 보복조치를 명분으로 내세웠다.남북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돌아선 건 윤석열 정부가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다. 정부는 지난달 5일, 9·19 군사합의 효력 전면 중지를 선언했다. 북한의 선제적 효력 정지에 맞선 것으로, 남북이 적대적 국면으로 전환했음을 알리는 상징적 조치다. 이에 따라 군사적 위기관리와 정부 대응 방식도 전면 수정될 수밖에 없다.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체결한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적대행위를 금지한다. 구체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군사훈련 중지, 감시 초소(GP) 시범 철수,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군사적 충돌 방지 등이다. 이에 근거해 지난 5년 동안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군사훈련 중단을 포함해 활발한 긴장 완화 노력이 전개돼 왔다.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연대급 이상 군사훈련 재개를 앞두고 가장 큰 복병은 경기 북부지역 주민과 갈등이다. 지난 5년 동안 군사훈련 중단에 따라 주민들은 군부대 이동에 따른 소음과 교통 체증, 분진, 생활 불편을 덜었다. 이 기간 동안 군 관련 민원도 급감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군사훈련 재개에 따른 민원 발생이 불가피해 선제적 갈등관리는 현안으로 떠올랐다.군은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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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국제결혼, 무엇이 문제인가 지면기사
사랑 전제된 결혼에 국가가 개입'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는 일혼인신고 하기전 의사소통 정도 문화프로그램 제공 등 점검됐으면다문화사회 준비여부 묻고 싶다'무능한 남편이 가출한 베트남 각시를 찾습니다'. 며칠 전 온라인에 게재된 글이라고 한다. 5월23일 입국한 아내가 6월3일 가출을 했다고 하니 남편으로서 얼마나 당황스러운 일이었을지 짐작이 간다.1994년 경상도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촌총각 국제결혼'을 추진하면서 인구감소를 겪고 있던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이 사업에 동참하였고 지원조례를 제정하였다. 그리고 2004년까지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총각들을 위해 중국 조선족을 대상으로 배우자감을 찾았었다. 그러나 급하게 추진한 정책이었던 만큼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불거지기 시작하였다. 말하자면 언어는 통하지만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고 체제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베트남 여성과의 결혼은 이러한 배경에서 추진되었다. 베트남 여성이 대안으로 생각되었던 것은 생김이 비슷하면서 온순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농어촌 총각의 결혼 상대 여성의 출신국이 베트남으로 확대되면서 2004년 무렵을 기하여 급격히 다국화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한국인 남성의 배우자 출신국가는 중국, 동남아시아뿐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등 매우 다양화되었다.그런데 결혼이주여성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문제 또한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의 하나가 이혼이다. 특히나 국적을 취득한 뒤에 발생하는 이혼의 경우 한국 사회의 또 다른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한국 여성이 가장 많이 결혼하는 외국인 배우자의 출신국이라는 글을 접하였다. 1위가 베트남이라는 글이었다.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다. "이게 무슨 말일까?" 한국 여성이 가장 많이 결혼하는 외국 남성이 베트남 출신이다? 짐작하는 바와 같이 베트남 출신의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하여 국적을 취득한 뒤 이혼과 사별로 혼자가 되어 자국 출신의 남성과 결혼한다는 글이었다. 만감이 교차하였다. 그간 관심사의 하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