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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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지면기사
왕따등 끊이지 않는 청소년 문제그들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일까입시 위주의 교육이 가져온 병폐범람하는 영상매체 영향도 심각사랑의 마음 절실한 요즈음이다학창시절을 되짚어 보면 그 시절 친구는 참 소중한 존재였다. 좋은 일이 있으면 친구를 떠올리며 친구와 함께 하고 싶었고, 어려움이 있을 때에도 해결해줄 아무 능력도 없었지만 함께 슬픔을 나눴다. 한번은 어떤 친구에게 부모님에게 받은 귀한 물건을 선물로 주었다. 그때 내 엄마는 나의 머리를 맨주먹으로 아주 세게 쥐어박았다. 눈물이 찔끔 나왔지만 마음은 왠지 슬프지 않았다. 그 정도는 참을 만했던 것 같다. 왜냐면 그때는 친구가 참 좋았고, 모든 것을 함께 나눌 것 같은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옆에 있었으니까. 그만큼 친구라는 존재는 중요했다. 그 시절은 그거면 되었다. 요즘은 청소년들 사이에서의 학교폭력, 집단폭행, 왕따, 자살 등 청소년 문제가 끊이지 않고 보도되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 한 남학생이 또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뒤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은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를 부모로 둔 학생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목격자들의 증언과 사진이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거기에 가해 학생이 경찰서에 소환되었을 때 죽은 아이의 외투를 입고 출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여름 인천 모 중학교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투신자살의 이유를 살펴보면, 아는 오빠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그 사실을 같은 학교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다. 아마도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 위로나 어떤 대책을 바라며 얘기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던 남자친구는 오히려 그것을 빌미로 성폭행을 했다. 그 사실이 유포되면서 또 다른 남학생이 또 성폭행을 했다. 이러한 아픔을 안고 그 15세 여중생은 아파트에서 죽음을 택했다. 그 과정들을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친구란 어떤 존재인 건지 궁금해진다.이번에 죽음을 맞은 소년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그의 어머니를 생각했다. 러시아에서 힘들게 한국이라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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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지금 한국 사회의 교육에 대하여 물어야 할 것 지면기사
한유총, 비리근절방안 거부 '생떼'이에 호응하는 정치 세력도 있어중국, 박사학위 관련 교육부 항의대학 사회 요동치는데 묵인·방조중'대입 평가방식만 교체' 변화요원얼마 전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려웠다고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교육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다소 생뚱맞을 수 있겠으나, 바로 그 자리에서 나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시간대 여러 사건들을 겹쳐서 보게 된다. 그래야만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교육 문제의 실체가 비로소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먼저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사례를 보자. 감사 결과 사립유치원 운영자가 유치원비로 명품백, 성인용품 따위를 샀다는 등의 문제가 알려졌다. 자, 이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한유총은 비리 근절 및 투명성 확보 방안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유치원은 사유재산이라는 게 근거다. 기실 이는 전혀 말이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가 자유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옹호하는 것은 맞지만, 타인 또는 사회 영역에 해악을 끼치는 경우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질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런 식의 생떼 쓰기는 극히 한국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가관인 것은 이에 호응하는 만만찮은 정치 세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아교육법 개정안 통과에 딴죽 거는 자유한국당을 겨냥하여 홍문종, 나경원, 장제원 의원의 실명을 거론한 바 있다. 사학재단 집안 출신인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한유총의 주장하는 바가 일치하기에 옹호하는 게 아니냐는 힐난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두 가지 물음을 던지게 된다. 첫째,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이들이 어째서 자유민주주의의 논리 근거에조차 무지할 수 있을까. 둘째, 어떤 명문대를 졸업했든 간에, 공익과 맞서는 사적인 이익을 국가 운영의 원리로 내세우는 이들을 과연 지식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인터넷 실시간 검색에 '조선일보 손녀'로 올라있는 사건 또한 퍽 상징적이다. 국·영·수 교과목 과외뿐만 아니라, 글짓기와 성악, 싱크로나이즈, 발레 등 상류층 엘리트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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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촛불이 꺼진 뒤 지면기사
우리 경제는 성장 부족이 아니라'구조적 불평등'이 더 큰 문제권력·이익 독점세력 특권 더욱강화이 구조 깨지 못하면 파행은 지속정권이 안 바꾸면 시민이 바꿔야 촛불이 꺼진 뒤 우리 사회는 다시금 어둠 속으로 급속히 빨려들고 있다. 촛불을 딛고 정권탈환에 성공한 이 정부는 미시적 정치공학의 논리에 빠져 그들의 정치권력이 자신의 힘으로 얻은 듯 착각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20년은 더 집권할 수 있을 듯이 말하지만, 그들이 결코 촛불을 들었던 민중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고 있음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 총선까지 자신의 정치적 독점이 이어지리라 생각하지만, 그야말로 커다란 착각이다. 수구 세력의 퇴행적 행보가 민주당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정치적 배경이 된다면 그야말로 너무도 한심하지 않은가. 여전한 수구 언론과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세력이 민주주의와 자유의 적이란 사실은 분명하다. 시민이 촛불을 든 것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불평등과 불공정을 해소하고, 지대를 독점한 이들의 배타적 권력을 보장하는 왜곡된 사회 구조를 바꾸라는 외침이었지만, 아무런 울림이 없는 것은 역시 이 정권도 그런 구조와 체제에서 이익을 얻기 때문이 아니란 말인가.담대하게 구조적 개혁에 집중해야 할 때, 그들은 권력의 허상에 빠져 자신이 지닌 특권에 만족하고 있다. 촛불을 든 시민은 분명히 이 시대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경제 민주화와 공정을 원하는 이들에게 공허한 성장 담론으로 대답하는 정부, 입시지옥을 벗어나길 원하는 데 정시, 수시 비중 차이로 대답하는 교육부, 학문의 죽음을 초래하는 재정지원과 평가정책에 기본역량진단 사업으로 대답하는 정부, 사법 농단에 침묵하고 배타적 특권을 옹호하는 정부가 어떻게 시대정신을 읽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촛불의 동력을 다만 정치권력 체제 변화로만 받아들인 그들, 공공성을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는 정권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촛불이 꺼진 것은 협치 부족 때문이거나 수구적 야당의 훼방 때문이 아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한 기업 회계 부정과 아시아나 항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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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우리의 입시제도는 공정한가 지면기사
시험지 유출·교수 자녀 공동논문 등대학입시 불공정·위법 갈수록 진화도쿄대 부정·하버드대 亞계 차별…日·美서도 계속되는 '공정성 논쟁'관련자 재량폭 줄여 정의 회복해야11.15.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간절한 마음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사찰에도, 교회에도, 성당에도 수험생을 위한 부모님의 소원이 가득하다. 성공한 자녀교육을 좋은 대학입학으로 판단하는 우리의 현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하지만 그 진입을 위한 대학입학제도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숙명여고 사태는 현행 대학입시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보여 주고 있다. 시험문제 유출과 성적, 교수와 자녀의 공동논문, 각종 표창과 허위 실적 조작에 이르기까지 불공정과 위법의 사례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그것은 입시의 불공정을 넘어 우리사회의 근간을 훼손하는 우려할 만한 사건들이다.입시가 공정한가에 대한 논쟁은 일본과 미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일본은 도쿄 의과대 입학부정 사건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도쿄 의과대가 여학생이나 3수생과 4수생 등에게는 가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불합격시켰다. 외국학교 출신자나 검정고시 출신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년의 입시에서 대학의 부정한 점수 조작에 의해서 101명이 불합격했다. 문제는 81개의 일본 의과대학 중에 최소 6개 대학에서 불공정한 입학전형이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가 입학 사정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입학 지원자들을 지속적으로 차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은 하버드대가 학업성적 이외의 지표인 주관적 개인평가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낮은 점수를 부여하여 입학 심사에서 아시아계를 차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아시아계는 개성평가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2013년의 경우 학업 성적만을 따지면 아시아계 미국인의 비율이 전체 입학자의 43%가 되어야 하지만 다른 평가 요소를 도입하여 19%로 떨어졌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학업성적과 시험점수가 우수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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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정부·여당의 지역신문지원 확대를 촉구한다 지면기사
디지털 콘텐츠 유통혁신 지원할발전기금 규모·사업 모두 부족지역신문 역할은 지역의제 설정등사회의 공론장으로 확대되고 있어많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11월 2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하는 지역신문 콘퍼런스가 '지역신문, 새로운 시장을 향하여'란 주제로 열렸다. 지역신문의 '새로운 시장'이라니, 지역신문 콘퍼런스 자료집을 살펴봤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독자 참여형 기사나 지역주간신문 중심으로 진행된 미디어융합 이외에는 눈에 띄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로운 지역신문시장 창출이란 여전히 남아 있다. 지역신문을 읽는 사람을 만나보기 어려울 정도로 지역신문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지역신문의 위기는 지역의 위기가 함께 가기 마련이겠지만. 지역신문의 존재가 지역의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신문의 공적인 지원이 마련되곤 한다. 경기·인천 지역일간신문은 다른 지역일간지와 비교하면 인구나 경제 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갖지만 전국 일간지를 포함하는 신문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지역신문의 최대 위기는 종이신문 전반이 직면한 미디어환경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신문이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지역신문이 기획기사 등 뉴스 콘텐츠의 질을 제고한다고 하자. 뉴스 소비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 중심 뉴스유통환경 등을 감안하면 지역신문의 뉴스 콘텐츠 경쟁력이 온전히 발휘될 수는 없다.신문콘텐츠의 유통을 신문 배달과 같은 전통적인 시각으로 보는 시대는 흘러갔다. 지역신문의 콘텐츠가 온라인에 유통되어야 매체 영향력이 확대되고 광고 수입도 증대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역신문이 발굴해낸 특종들이 네이버를 거치고 전국일간지와 방송이 받으면서 원작자로서 가치가 사라지는 장면을 지켜보는 경우가 드물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얼마 전 지역 주요 일간지들이 공동으로 칼럼을 연재 한 바 있다. 지역언론 기사를 네이버 등 포털이 의무적으로 게재하도록 하는 포털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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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축제의 계절 지면기사
평소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설렘과 즐거움 안겨주는 행사일회성 아닌 지속 연구·발전시켜 '그 책 축제는 가볼만하다' 라는좋은 평가가 나와야 할 것이다매년 9월과 10월이 되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축제들이 열린다. 지역 특산물 축제와 가을의 풍광을 만끽하기 위한 축제들이 대부분인데, 최근 몇 년 사이 각 지자체들이 책과 도서관에 관심을 기울이며 전국 곳곳에서 책 관련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무엇보다 책을 주제로 하여 축제가 기획된다는 것은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일이다.그런데, 전국에서 열리는 책 축제들을 보면 특색 있는 기획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출판사 부스들을 줄지어 세워놓고 단순히 책을 전시·판매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지역의 책 축제를 그대로 들어다 다른 곳에 옮겨 놓는다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고,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기서 거기인 비슷한 행사들이 많다. 이 와중에 출판사라도 재미를 본다면 다행이겠지만, 책은 거의 팔리지 않아 고스란히 다시 가져온다는 이야기도 많이 전해 듣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보아야 하지 않을까?책 축제에 대해 아쉬움을 갖다보면 부산 국제영화제 같은 영화 관련 축제들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영화제가 있는데, 보통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특별한 장르의 영화를 수집해서 상영한다. 그리고 영화 상영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물론 책을 영화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지만, 영화제의 중심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영화 그 자체가 주인이듯 책 축제 또한 책이 주인이 되어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여러 출판사를 불러 모아 책을 전시하거나 책은 빠진 채 체험 행사들로 채워진 행사가 아닌, 지역문화와 어울리고 각자의 특색을 지닌 깊이 있는 책 축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몇년 전 프랑스에 살면서 책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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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혐오로 얼룩진 신조어와 뇌과학의 진단 지면기사
맘충·한남충·진지충·급식충 등혐오감 근거한 신조어 유통 촘촘돌발 사건 발생땐 '뇌 짜증' 감정공감여지 사라진 이해불가 유령스트레스 유발 스스로 발목 잡아자고 일어났더니 벌레로 변해 있더라는 설정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의 도입부 내용이다.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저마다 '변신'의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가 되어버린 것일까. 도처에 벌레가 득실대고 있으니 해보는 생각이다. 아이를 동반한 엄마는 맘충(Mom蟲)이며, 한국 남성은 한남충(韓男蟲)이고, 뭔가 곰곰이 따져보려면 진지충(眞摯蟲)이 되고 만다. 학교 급식을 먹는다는 이유로 10대 청소년에게는 급식충(給食蟲)이라는 딱지가 붙고, 늙기도 서럽거늘 노인이 되면 틀딱충(틀니 딱딱거리는 蟲)으로 내몰리고 만다. 벌써 맘충, 한남충, 진지충, 급식충, 틀딱충을 줄줄 늘어왔으니 이 순간 나는 영락없이 설명충(說明蟲)으로의 본색을 드러내고 만 셈이다.어디 벌레만 문제겠는가. 벌레 신분을 겨우 면했어도 찐득찐득 들러붙는 모멸을 피해내기가 또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성은 된장녀라는 틀에 갇히며, 데이트에서 더치페이를 요구하는 남자는 꽁치남으로 전락한다. 운전이 미숙한 여성은 그나마 실수한 근거가 드러났으니 김 여사라는 비아냥에 감지덕지해야 하는 걸까. 하다 하다 요새는 서로에 대하여 폭력 행사가 필요하다는 신조어까지 확산되고 있다. 여자는 삼일에 한 번은 패야 한다고 하여 삼일한이란 말이 만들어졌고, 이에 대응하여 한국 남자는 숨 쉴 때마다 맞아야 한다고 해서 숨쉴한이란 용어가 출현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도대체 누군들 이 촘촘하게 직조된 모멸적인 언사(言事)의 그물로부터 도망칠 수 있겠는가.혐오감에 근거하여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널리 유통시키고 있는 이들은 참신하고 발랄한 자신들의 감각에 내심 뿌듯해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네들은 결국 그 참신하고 발랄한 감각에 자신의 발목을 잡히고 말 터이다. 신조어를 즐기는 그네들은 벌레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뇌과학이 거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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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다른 욕망을 욕망하자 지면기사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 '욕망'현대는 뒤틀린·분열된 욕망에 허덕생각없는 좀비 아닌 삶·존재·공감,그들 아닌 나의 욕망을 길어올리자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욕망한다. 욕망은 인간의 본성 가운데 하나다. 욕망하는 본성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욕망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이며 인간 이상의 것도, 그 이하의 것도 아니다. 욕망의 선악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문제는 다만 어떤 욕망인가에 달려있다. 우리는 욕망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뒤틀린 욕망이나 분열된 욕망은 우리를 뒤틀리게 한다. 충족되지 않은 욕망은 우리를 결핍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한다. 과도한 욕망은 우리를 과도하게 만든다. 그러니 욕망하라, 다만 올바르게 욕망하라. 이것은 인간 본연의 일이다.철학자들은 이 욕망을 수많은 다른 말로 표현했다. 욕망이란 말이 추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여하튼 존재를 드높이려는 욕망, 이성의 욕망, 감춰진 욕망으로 욕망을 대신 말했다. 그런데 근대 이후의 문화는 보다 직접적으로 욕망을 말한다. 니체는 힘에의 의지를 말했다. 그 의지가 없으면 인간은 죽은 존재가 된다. 고대와 현대에는 다만 욕망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욕망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금 뒤틀리지 않은 욕망, 분열되지 않은 욕망을 말해야 한다. 생각 없는 욕망은 인간을 좀비로 만든다. 살아있으되 살아있지 않은 자, 그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 허덕이는 자이다. 뒤틀린 욕망은 뒤틀린 영혼을 만든다. 권력과 자본에, 명예와 탐욕에, 지배와 폭력의 욕망을 부나비처럼 쫓는 자들이다.다른 이의 욕망을 나의 욕망으로 착각하는 사람은 다른 존재를 나라고 생각하는 분열된 자들이다. 현대 문화는 뒤틀린 욕망과 착각하는 욕망, 채워지지 않는 욕망에 허덕이게 만든다. 다시금 욕망을 욕망해야 한다. 나의 욕망을, 생명의 욕망을, 존재의 욕망을 욕망해야 한다. 힘에의 의지는 생명의 힘일 수도, 죽음의 힘일 수도 있다. 그것이 파멸의 욕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인간다움에 달린 일일 것이다.남북 관계가 죽음의 욕망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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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김정은의 브랜드와 인천경제자유구역 지면기사
北, 2013년부터 '경제개발구' 추진한국 지렛대 삼아 다른 국가로부터외국인 투자·기술유치 전략 필요법 집행 공정성·제도적 차이 조정세제·관세등도 세심하게 정비해야'김정은 브랜드'는 무엇일가. 2015년 KDI 보고서는 그의 경제정책 브랜드로 '경제개발구'를 들고 있다. 물론 김정일 시대에도 경제특구 정책이 추진되었다. 1993년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2013년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여, 중앙과 지방에 차별화된 경제개발구 정책을 구체화하였다. 각 지역에 20여 개가 넘은 경제개발구가 추진 중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고강도의 대북제재가 실시되었음에도 올해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경제개발에 집중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북한은 경제건설에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조성하여 주변 국가들과 긴밀한 연계정책을 실시하겠다는 것을 대내외에 밝혀 왔다. 스스로의 변화에 의해 성장을 이룩할 것인가. 외부의 강제에 의해 조정을 당할 것인가. 북한은 전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한반도의 종전선언과 대북제재의 해제를 기대하는 주변 국가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같은 차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접경지대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제 11회 투먼포럼'이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연변대에서 개최된다. 최종자료를 보니 7개 분과에 중국, 일본, 남북한 그리고 러시아의 교수와 전문가 200여 명이 참여한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5개 대학의 총장과 국책 연구원장 등이 참여하고, 북한의 김일성종합대 부총장과 15명의 교수가 발표한다. 그동안 북한은 한국이 참여하는 각종 행사에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포럼에 대거 참여하는 것을 보니 북한의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경제 분야의 주제는 두만강 지역의 공동이익을 위한 방안과 전망, 법학분야는 인류공동체의 시각에서 본 동북아지역의 법제도 협력방안이다. 향후 중국과 북한 접경지대의 사업 참여를 염두에 두고,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운용경험이 창지투와 나선에 주는 법적 시사점'을 발표논문으로 제출하였다. 최근 중국은 지린 및 창춘과의 연계 강화와 산업의 전후방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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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지금 대중은 어떤 존재일까? 지면기사
'디지털대중' 상당한 정보력 갖추고사안에 따라 연대·분열 신속 대응정치·기업 마케팅에 휘둘릴 것인지공유하는 연결성으로 넘어설 것인지소셜미디어 역할 계속 주목해야정치인과 정당은 유권자, 기업은 소비자(고객), 미디어는 수용자(이용자)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의 영향은 막강하지만 요구와 성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각 기관과 기업은 데이터를 조사하고 분석해서 그 집단의 특성을 파악해 왔다. 이들을 통칭하는 대중은 근대 정치혁명 과정에서 엄청난 영향력과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에 엘리트는 대중을 통제하고 제어할 대상으로 여겨 왔다. 자본주의의 대량생산·대량소비·표준화 시스템 속에서 대중은 소비자로 자리 잡으면서 정치와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대중이 그들의 정치와 문화를 만들어내려고 하자 엘리트는 고급문화와 대중문화 이분법 등의 프레임으로 제어하려고 했다. 엘리트 입장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중들을 제어하고 통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이 매스미디어였다. 미디어 역사를 '방송(매스미디어) 시대'와 '디지토럴 시대'로 나누는 분석도 있다. 디지토럴은 디지털과 '구전·구두의'란 영어 단어의 합성어이다. 방송 등 전통적 미디어 시대는 백 년 정도 지속됐는데, 정보(스토리)를 제공하면 일방적으로 대중들이 받아들였다. 정보(스토리)가 자유롭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의 힘에 의해 좌우됐다. 반면에 디지토럴 시대에는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미디어가 존재하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스토리)를 내놓고 대중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정보(스토리)의 약육강식, 치열한 자유경쟁 시대인 것이다. 대중의 자율적 선택권이 확대됐다.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기관과 기업은 소비자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은 어느 때보다 많지만 친숙하기는 가장 어려운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기의 시장인 '마켓 4.0'에서 강조되는 것도 개인화 마케팅이다. 소비자 개인의 취향, 관심, 생활방식을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져 개인화된 상품과 콘텐츠 추천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