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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진관의 날씨이야기]건강과 날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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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진관의 날씨이야기]건강과 날씨이야기 지면기사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이 되면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과 면역력 저하로 오는 갖가지 질병으로 고생하기 쉽다. 겨울철 지나쳐버리기 쉬운 건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봄에만 찾아오는 줄로만 알았던 황사와 미세먼지가 가을·겨울 안가리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11~2015년 도내 월별 미세먼지 오염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는데, 계절적으로 겨울에 해당하는 12월부터 2월까지의 수치가 다른 계절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12월 57㎍/㎥, 1월 66㎍/㎥, 2월 71㎍/㎥ 이런 수치는 겨울 난방을 위한 연료사용과 건조한 지표면 영향 등 여러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입자가 10μm 이하로 아주 작기 때문에 코점막을 그대로 통과해 기관지염,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 쉽고, 심장과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중국 공업지역의 알루미늄이나 구리, 납 등 해로운 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중금속이 몸속에 쌓이게 된다. 미세먼지와 황사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호안경, 마스크, 긴소매의 옷 등으로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마스크는 규격표시가 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지나간 후엔 실내를 환기 시키고 외출 후에는 깨끗이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쨍하던 여름햇살이 부드러워지고 불어오는 찬바람에 낙엽이 떨어지면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것을 넘어 심경변화가 잦아지고 무기력해지거나 심하면 계절성 우울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신체적인 증상과 관련이 있는데 가을, 겨울에 일조량이 줄어들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적어지면서 신체 리듬이 깨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 부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시로 야외활동을 하며 일광욕을 하면 자연스레 치유될 수 있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비타민D

  • [월요논단]주역(周易) 창에 비친 시국(時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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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주역(周易) 창에 비친 시국(時局) 지면기사

    탄핵국면, 택화혁의 괘상에 해당연못속에 불을 품고 있는 형상연못은 백성, 불은 열기 등 상징혁괘는 잠겨있던 민초 전면 등장그 속에 밝은 문명 기운이 일어나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휘둘린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결의가 통과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절차가 속행되며 국가 명운이 비상한 국면에 들어섰다. 국회의 탄핵 결의 이후에도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와 이를 반대하는 맞불 시위도 등장하여 온 나라가 큰 변화의 진통을 겪고 있다. 이 변화의 국면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한국 정치문화의 혁신과 국가 재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잘못하면 나라가 위태로운 곤경에 처할 위기이다.만학의 제왕 주역은 동방성인 공자가 마지막 심혈을 바쳐 연구 주석한 인륜과 천하경륜의 경전으로 음양상대성 변화 원리에 바탕한 근본과학이다. 주역괘(周易卦)의 괘상(卦象)에는 세상의 천문(天文), 지리(地理), 인사(人事), 물상(物象)의 원리와 흐름이 함축되어 있다. 촛불처럼 흔들리는 현 시국을 주역괘(周易卦)에 비추어 본다. 국가나 개인의 흥망성쇠 변화나 자연계의 순환을 64괘의 음양 이치로 푼 것이 주역학(周易學)이다. 8가지 소상괘(小象卦) 즉 천(天 하늘), 지(地 땅), 택(澤 연못), 산(山), 화(火 불), 수(水 물), 뇌(雷 우레), 풍(風 바람) 괘 중 두 괘씩 아래위로 짝지으면 모두 64 대상괘(大象卦)가 된다. 64괘 대상괘 중 왕조가 바뀌거나 계절의 전환 같은 혁명적 변화의 상(象)이 49번째 택화혁(澤火革) 괘로 표현된다. 현재의 대통령 탄핵 국면은 택화혁의 괘상에 해당하며, 연못 속에 불을 품고 있는 형상이다. 연못은 어린 소녀, 백성, 민초, 기쁨 등을 상징하고, 불은 문명, 밝음, 열기 등을 상징한다. 혁괘는 평소 아래에 잠겨있던 민초 즉 국민이 전면에 등장하고 그 속에 뜨거운 열기 또는 밝은 문명의 기운이 일어나 혁명적 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이다. 택화혁 괘에서 택(澤, 국민)을 상괘(上卦)로 하여 상수(常數)로 고정시키고, 아래에 내재된 하괘(下卦)인 화(불,

  • [시인의 연인]역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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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역사 앞에서 지면기사

    만신滿身에 피를 입어 높은 언덕에내 홀로 무슨 노래를 부른다.언제나 찬란히 틔어 올 새로운 하늘을 위해 패자의 영광이여 내게 있으라.나조차 뜻 모를 나의 노래를허공에 못 박힌 듯 서서 부른다.오기 전 기다리고 온 뒤에도 기다릴영원한 나의 보람이여묘막渺漠한 우주에 고요히 울려가는 설움이 되라.조지훈(1920~1968)좌절 속에서 역사는 반복된다.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동력은 안정과 평화 속에 있지 않고, 혼란과 불안 속에서 작동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희망의 불꽃은 위기에 빠진 '패자'의 집단적 분노에서 붉게 타오르며 절규하는 함성으로 펼쳐진다. "찬란히 틔어 올 새로운 하늘을 위해" 실패한 현실을 방관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온당한 저항'으로 타파하려고 하는 의지야 말로 '위난의 시대'를 구명하는 일이다. 다가올 미래를 아는 자가 없듯이 "나조차 뜻 모를 나의 노래를/허공에 못 박힌 듯" 맹목적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불확실한 시대의 진실을 거짓으로 덮어버린 절망 앞에서 '새날의 노래'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새날은 "오기 전 기다리고 온 뒤에도 기다릴" 영원한 '패자의 영광'으로부터 있기에. 지금도 위기를 당면하고 있는 '우주에 고요히 울려가는' 우리 민족의 힘이기에./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조지훈(1920~1968)/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춘추칼럼]느려도 법치주의를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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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느려도 법치주의를 따라야 한다 지면기사

    엄중한 '대통령 탄핵' 헌정사적 불행 우리 눈앞에가결땐 헌재심판 과정서 많은 의혹 사실여부 가려져대통령·여야, 정략적 판단 계산기 두드릴때 아냐박근혜 대통령의 검찰수사 거부에 비판이 쏟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검찰수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약속을 어긴 게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누가 강요했던 것도 아니다. 국민 앞에 공표한 담화에서 스스로 밝힌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법치주의의 요구 때문이다. 대통령도 법 앞에서는 일반 국민과 다를 바 없다는 국민의 법감정을 무시한 것이다. 법치에 대한 요구는 이처럼 국민의 생각 속에 스며들어 있다. 최고 권력자도 법에 따라야 한다는 법치주의 사상은 기실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경우는 더구나 그렇다. 나와 같은 대다수 장년층은 헌법마저 장식에 불과했던 엄혹한 시기를 몸소 겪었다. 복잡한 심경으로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는 것도 그래서이다. 매일 같이 경쟁하듯 박 대통령과 관련된 이상한 소식이 쏟아져 나온다. 더 듣고 싶지도 않은 내용 들이다. 급기야 청문회 석상에서 '최순실-박근혜 공동정권' 얘기까지 나왔다. 차은택씨가 최씨에게 장관과 수석을 추천하니 그대로 되는 걸 보며 이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다고 증언한다. 정말 이럴 수가 있나. 분노, 자괴감, 배신감, 허탈함에 휩싸인 사람이 대부분이다. '사실이라면' 당장이라도 대통령직을 내려놓는 게 마땅하다.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파면이 정당화되는' 기준을 이렇게 설정했다. "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얘기들만 보면 이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는다.문제는 아무것도 '확정된 사실'은 없다는 점이다. 수많은 국정농단 사례들을 보면서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법치주의의 관점에서 언론보도는 여전히 의혹 수준이다. 아직 법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검찰수사 역시 마찬가지다. 법의 문턱을 겨우 넘었지만 갈 길이

  • [풍경이 있는 에세이]우리가 한번은 만나야 한다면
    칼럼

    [풍경이 있는 에세이]우리가 한번은 만나야 한다면 지면기사

    기억에서 너무 멀게 느껴지는 봄폭염으로 고통스러웠던 여름경주 지진으로 두려웠던 가을부도덕한 정권 규탄하는 겨울촛불로 현실 외치는 사람들 볼때난 광장이 넓어지고 있다고 생각우리가 한 해 동안 만나거나 스쳐 지나간 적이 있을까. 2016년을 찬찬히 떠올려보면 유독 봄이 어떠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것이 별일이 없었기 때문인지 혹은 너무 바빴기 때문인지, 원래 봄이 그러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봄은 한 계절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대편에서는 또 저 멀리에 있는 끝의 시간이라서 일 년을 살고 나면 그 시간이 너무 아득해지는지도. 그래서 또다시 겨울이 되면 봄을 기다리게 되는지도 모른다. 막상 봄을 겪고 나면 다시 봄을 잊을 것이면서 말이다.여름은 너무 길고 고통스러웠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거리를 나서면 어떤 자비도 없는 고온의 햇볕이 쏟아지곤 했다. 그 무렵 나는 일이 늘어서 노상 카페에 앉아 글을 써야 했는데 매장은 에어컨 때문에 추울 지경인데 유리창을 뚫고 들어서는 햇살만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날카롭게 뜨거웠던 기억이 난다. 기력을 잃었고 사망자도 발생한 기상 관측 이래의 최대 폭염 속에서 '누진세'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요구들이 빗발치자 정부는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지만 아직 개편안을 발표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여름에 우리는 더위 앞에 무기력한 채 지하철에서 스쳐지나가거나 밤의 공원에서 서로를 인식하지 못한 채 앉아 더위를 잊어보려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유명한 냉면 가게에서 그 찬 것을 먹으며 겨우 속을 달래거나, 때아닌 감기 같은 것에 걸려 병원에서 함께했을지도. 아주 피로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더위였다. 그렇게 시작된 가을에는 또 지진이 있었다. 경주에서 발생한 5.8의 지진은 우리가 겪을지도 모르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지진이 있던 날에도 나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나도 전화기를 들었다. 흔들렸었어? 하고 묻고 다행이야,라고 맺는 통화였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을

  • [발언대]정치후원금, 깨끗한 정치문화를 위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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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정치후원금, 깨끗한 정치문화를 위한 희망 지면기사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따뜻하고 북적이는 크리스마스에 구세군의 종소리와 빨간 자선냄비는 하나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에서 구세군 사관의 종소리를 들으면 비로소 한해가 끝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구세군 자선냄비의 유래는 1891년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근교 해안에 배가 좌초돼 생긴 1천여명의 난민과 도시 빈민을 위한 모금활동 중 한 구세군 여사관이 쇠 솥을 거리에 놓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는 문구로 기금을 모은 것이 시초로 알려진다. 이후 매년 성탄이 가까워지면 실시하는 이웃사랑을 위한 모금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이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격려를 해주는 것은 그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이러한 희망은 우리나라 정치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국민의 자율적인 기부를 통해 희망의 정치를 만들기 위한 정치후원금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정치후원금 제도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을 기부하고자 하는 각 개인으로부터 이를 받아 일정한 요건을 갖춘 정당에 지급하는 제도로서, 이는 정치자금의 기부자와 기부받는 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청탁 등의 폐해를 예방함으로써 건전하고 깨끗한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한 제도다. 이 제도는 국회의원 개인에게 직접 기부하는 후원금과는 다른 것이며,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공무원이나 사립학교 교원도 기부가 가능하며 신용카드 포인트로도 기부가 가능하다. 또한 정치후원금 기부 시 연말정산에서 최고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 1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비율에 따라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납세자가 자신이 내는 세금 가운데 3달러(약 3천원)를 정치자금으로 지정하는 미국의 '3달러 체크오프' 제도처럼 우리나라의 정치후원금 제도는 부담 없는 소액 다수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공식적인 정치자금 모금 통로를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깨끗한 정치를 향한 국민의 관심과 희망을 각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 [기고]우리들의 고독한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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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우리들의 고독한 시간들 지면기사

    20억 기독교인이 구원자라 믿는 예수는 당대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가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이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얻었다. 유대인들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고독할 때도 많았다. 처형되기 전날 밤 제자 세 명과 함께 마지막 기도를 위해 게세마네 동산으로 갔다. 밤이 새도록 기도하는 동안 같이 갔던 제자들은 잠이 들었고 고독과 죽음의 두려움이 그를 엄습했다. 기도의 시작은 죽음에서 건져달라고 간청이었지만 끝은 인류구원을 위한 십자가 죽음이라는 비장한 결단이었다.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기도가 없었다면 한 나라의 군주가 되 달라는 주변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석가모니는 홀로 보리수 아래에서 고행하며 성불했고 스님들은 한해에 수개월을 개인 선방(禪房)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묵상하며 진리를 깨우친다. 이순신은 가끔 한산섬 홀로 망루에 올라가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고 모차르트, 니이체, 칸트는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지혜로운 자에게 고독은 헛되고 무익한 것이 아니다. 나를 발견하고, 자신이 숭배하는 신과 교감하며 이를 통해 정제되고 단련된 정신이 창의력으로 승화하는 계기가 된다. 나는 지금 혼밥 생활을 하며 고독의 여정을 걷고 있다. 달포 전,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의정부 신한대학교 혼밥 대학생 14명과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김웅용 교양학부 교수, 김영성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기인 시인도 초청했다. 아이큐 210의 천재소년이었던 김웅용 교수는 여덟 살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지혜의 축복만큼 아픔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10년 동안 이역만리 타국의 한 조그마한 연구실에 홀로 앉아 수학계산을 했던 외로움과 향수는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을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그 상황에 마냥 갇혀있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초중고 검정고시를 거쳐 당당히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그 고독한 나날들을 이겨낸 결과였고 그 역경과 인내의 삶은 오늘 날 많은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고 있다. 지금도 청주의 가

  • [기고]수원을 빛낸 국가보물 조선최초 법전 '조선경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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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수원을 빛낸 국가보물 조선최초 법전 '조선경국전' 지면기사

    지난 2014년 방영된 KBS 1TV 드라마 '정도전'은 사극의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시기에 새 왕조 조선을 설계한 야심가 정도전(조재현 분)의 이야기는 당시 시청률 20%에 이르는 최고 인기 드라마였다. 조선의 창업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개국공신 정도전(1342~1398)은 1394년 국가 경영의 요체를 담은 '조선경국전'을 지어 태조 이성계에게 바쳤다. 이에 태조는 그 공로를 인정하여 유학으로도 으뜸이요, 나라를 일으킨 공으로도 으뜸이라는 뜻으로 '유종공종(儒宗功宗)'이라는 글을 직접 써서 하사했다.드라마에서도 정도전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조선을 반석 위에 올리고자 정치적 역경과 갖은 고뇌 속에서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담은 '조선경국전'을 찬술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고려 말의 암울함을 떨쳐버리고 백성과 함께 새롭게 일어서려는 의지를 천심에 담아 '조선경국전'을 저술하였던 것이다. 이 법전은 개인 저술이지만 조선왕조의 건국이념을 정리, 제시한 국가운영의 실질적인 설계도라 할 수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그 실물이 국내 유일본으로 수원화성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수원화성박물관 소장본 '조선경국전'은 1책으로 모두 79장이며, 목판본이다. 드라마의 선풍적인 인기로 인해 '조선경국전'은 2014년 5월 KBS의 대표 인기 프로그램인 'TV쇼 진품명품'에도 출품되어 그동안 출품된 고문헌 중에서 가장 높은 감정평가액인 10억원을 감정받아 장안의 큰 화제가 된 바 있다.사실 수원화성박물관에서는 한 해 앞선 2013년에 이미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신청을 하였는데, 다음 해 방송 출연까지 하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소개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학술적인 가치를 규명하고자 2014년 12월 역사, 서지, 법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삼봉 정도전과 조선경국전'이란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조선 최고 법전으로서 '조선경국전'의 가치를 재확인했다. 문화재청의 몇 차례 실사를 거친 후 수원화성박물관 소장 '조선경국전'은 드디

  • [경제전망대]앙시앵레짐(구체제)의 유혹과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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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망대]앙시앵레짐(구체제)의 유혹과 부활 지면기사

    '崔 게이트' 미르·K스포츠재단30년전 일해재단 데자뷰를 보며대기업들 세계시장 목표라면단연코 권력을 외면해야 한다전경련 같은 권력 창구 닫아'정경유착' 지독한 중독 벗어나야애초에 '좋은 뜻'이 있었다.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충복도 있었다. 그는 대통령의 선의를 팔아 재벌 총수들로부터 돈을 모금했다. 재단은 대통령의 충복과 그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그들은 당초 목적과는 동떨어진 용도로 자금을 썼다.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대비한 기구가 아니냐는 의혹이 흘러나왔다. 당초 모금의 강제성을 부인하던 재벌들은 권력 앞에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소연할 뿐이었다.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 된 미르와 K스포츠 재단만 떠오른다면 비교적 젊은 세대이리라. 중장년층이라면 5공화국 일해재단의 악몽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이 재단은 1983년 아웅산 테러 직후 순국사절 자녀들의 장학사업 목적으로 설립됐다. 우리 문화와 스포츠 융성을 내건 두 재단 못지않게 취지는 건전했다. 재단은 일사천리로 설립됐다. 기금 모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두 경우 모두 50여명의 기업인들이 600억~800억원을 갹출한 것도 비슷했다. 오늘날 재단 설립을 주도한 이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라면, 당시에는 장세동 경호실장이었다. 그는 1984년 본격적인 기금 조성에 나서며 장학사업 외에 외교 전략과 국가 발전을 연구 목적으로 슬그머니 추가했다. 조성된 기금으로 대통령 사저와 연못을 짓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에서는 더 큰 사익을 추구하기 전에 사단이 났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일 뿐이다. 일해재단은 6공화국 출범 후 5공 청문회가 열리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30년 전 스캔들의 데자뷰를 보면서, 경제라는 관점에서 진정 걱정스러운 것은 앙시앵레짐(ancien regime·구체제)의 부활이다. 한국 경제 옛 시스템의 본질은 권력과 자본을 독점한 소수의 내부 거래다. 끼리끼리 해먹는 구조다. 앙시앵레짐의 외양은 시대를 달리하며 바뀌었다. 고도 성장시대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외피를 썼다. 재벌들이 비대해지고 나서는 그들의 이해를 위

  • [특별기고]전국 최하위권 학력수준 누굴 탓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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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전국 최하위권 학력수준 누굴 탓하겠나? 지면기사

    최근 나라 안팎으로 정치·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위기상황 속에 온갖 비정상적인 것들이 난무하고, 오히려 정상적인 것마저 왜곡하려 드는 요즘의 세태를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임을 절감한다.필자는 민선 6기 인천 연수구청장이 된 이후 지금까지 구정 전반에 걸쳐 구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비정상적인 것을 바로잡아 정상화하기 위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운영비 분담 문제 또한 바로잡아야 할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2012년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에서 교육부의 공모신청을 통해 유치됐다. 문제는 인천시가 그해 10월 공모기한 마감이 임박해 영재학교 운영을 위한 재정적 부담으로 연수구에 학교 운영비의 25%를 지원 요청했고, 당시 불가피하게 서둘러 이에 대한 협약(MOU)이 체결된 것이다.인천시교육청과 과학예술영재학교 측에서는 이를 근거로 운영비 분담 문제에 대해 '전임 구청장의 약속 파기', '도서관엔 책이 없고, 운동장엔 골대도 없어', '학교운영 파행으로 학생들만 피해' 등 영재학교 개교 이전부터 최근까지 끊임없이 여론몰이만 일삼아 왔다.급기야는 최근 인천시교육청 최고위직 인사가 나서 언론 기고를 통해 영재학교 운영비 분담 논의를 "구청장 개인적 취향이나 생각의 다름으로 인한 번복"이라며 사실을 호도하고, 민선 자치단체장의 정책결정 방향을 헐뜯었다. 이것이 과연 인구 300만명의 광역시 부교육감의 언사란 말인가?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다.현재 연수구에 위치한 초·중·고 57개교에 연간 약 20억원의 교육경비가 지원되고 있다. 이를 평균적으로 나누면 학교 한 곳에 3천500여만원이 지원되는 셈이다.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한 해 운영비는 30억 원이며, 연수구에 7억5천만원의 운영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1개 학교에 지원되는 교육경비의 20배를 넘는 규모이며, 연수구 관내 초·중·고교에 지원되는 전체 교육경비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예산이다.인천과학영재예술학교 운영비 분담의 가장 큰 논란은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 문제이고, 영재학교가 소재하는 전국 6대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