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기고] 물과 함께하는 시화나래 수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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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물과 함께하는 시화나래 수변도시 지면기사

    올해 경기도 송산 단독주택으로 이사 온 회사원 이모씨는 주말이 기다려진다. 주말마다 가족 나들이를 위해 꽉꽉 막히는 고속도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집 근처에서 사랑하는 아내, 초등학생인 아들·딸과 함께 시화호 주변을 산책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회사원 이모씨는 쾌적한 단독주택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물놀이도 즐기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다양한 테마로 조성된 시화호 주변 산책로를 거닐며 친환경에너지 생산 현장을 체험하기도 한다. 해외의 유명 도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경기도 시화호 일원 시화나래 개발사업을 통해 조성하는 수변도시 이야기이다.시화지구 개발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가 경기도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가 포함된 '시화호'에 약 12.6km의 방조제를 건설하여 인공호수를 조성하고 그 주변에 생긴 간석지를 활용하여 수도권의 인구 및 산업기능을 분산하고자 산업 및 도시용지로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방조제 축조로 생성된 북측간석지는 수질, 대기 등 시화지구의 환경개선대책비용 조달을 위한 첨단산업용지로, 남측간석지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따른 새로운 주거 및 여가공간 확보를 위한 관광레저주거 기능의 복합적 도시용지로 개발하게 된다.시화호가 지금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메카이자 경기도의 소중한 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와 함께 풍력, 태양광 등 미래의 전력을 담당할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의 상징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연간 15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안산의 '제1경'으로 부상했다. 시화호 북측간석지는 IT, 첨단, 신소재, 연구/벤처기업 등 기존의 공단과 차별화된 무공해 업종의 산업공간을 도입하고 국내 최고의 산학융합지구 조성을 통한 교육과 산업이 복합된 산업공간으로 기존 산업단지와는 차별화된 높은 녹지율과 시화호변의 경관 이용을 높이기 위한 수변 산책로, 상업공간을 함께 계획하여 수변도시에 최적화된 복합산업공간을 개발 중이다.또한 시화방조제에 밀물, 썰물의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친환경에너지(연간 발전량 5억5천200만kwh

  • [자치단상] 현장 행정 변화에서 '섬김행정'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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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단상] 현장 행정 변화에서 '섬김행정' 시작된다 지면기사

    일상생활 가장 밀접한 업무 洞 주민센터로 이관인천최초 저소득 주민에 한시적 생계비 지원 성과음식쓰레기 처리 공개경쟁 입찰방식 투명성 확보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방행정은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20여년이 지나도록 시대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 도입 목적은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나 애로사항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동안 생생한 지역 주민의 소리를 듣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현장의 중요성을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현장에 답이 있다. 즉, 구민이 뽑아준 공복(公僕)으로서 구민을 섬기는 행정을 하기 위해선 구민과 가장 가까운 곳, 동 현장행정 강화가 답이라고 보았다.이에 금년부터 구민의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장업무를 동 주민센터로 이관하였다. 가장 큰 변화는 전국 최초로 복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전달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즉, 사회복지급여를 신청하면 조사와 관리를 동 주민센터에서 원스톱 통합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인데, 복지대상자의 사정을 정확히 현장에서 파악하여 적합한 복지급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인천에서 최초로 지방자치단체 개별 복지서비스인 남동형 기초생활보장사업을 실시하여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생계비를 지원하고 일자리를 연계하는 맞춤형 복지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하겠다.청소환경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꾀했다. 인천시 기초지자체에서 처음으로 생활 및 음식물쓰레기 처리대행업체 선정방식을 종전 수의계약방식에서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전환하여 투명성 확보와 대행처리비용 19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는 물론, 당초 주4회 수거방식에서 주5회 수거로 확대함에 따라 주민편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청소와 도시환경 정비체계를 촘촘히 다졌다. 환경미화원의 소속을 구에서 동으로 전환하여 지역실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동장의 책임하에 지역 환경이 정비되도록 체계를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정년 보장과 보수가 안정적인 공무직 57명을 신규 채용하여 각 동 주민센터에 배치함으로써

  • [깨소금] 4·13 총선, 신뢰 회복의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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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소금] 4·13 총선, 신뢰 회복의 기회로 삼자 지면기사

    인류는 민주주의 실행을 위해 가장 기초적인 도구로 선거제도를 선택했으며 일정 연령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보통선거'의 원칙이 실현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피와 눈물을 필요로 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며 민주주의 실현의 근간이 되는 제도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선거를 통해 국민은 대표자에게 '공적 업무를 성실하고 공정하게 수행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한다.4·13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한 국가의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대한 정치적 행사다. 각 정당에서는 이번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공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유권자에게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선택의 순간을 앞두고 점차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선거구마다 여러 후보가 출마해 후보자의 면면을 국민이 세밀하게 알기 어렵다. 후보 개인의 역량보다 어느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인지가 선거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선거 규모나 열기에 관계없이 선거 제도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선거와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의 자기 이해와 준법정신이 필수적이다. 먼저 후보자는 '진정 자신이 국회의원직을 감당할만한 능력과 인품을 갖춘 인물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지도자로서의 인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임을 되새긴 후에는 준법 선거를 치러야 한다. 다른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불법적 또는 탈법적 수단으로 자신을 알려서는 안 된다. 그러한 행위는 선거 제도에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다. 또 후보자 스스로 국민의 신뢰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행위다. 각 후보자는 지역공동체와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십분 발휘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정책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고자 최선을 다해야 하고 결과가 기대와 다르더라도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유권자는 어떤 인물이 우리 지역의 후보자로 출마했

  •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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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미의 나무이야기]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 지면기사

    생명이라곤 도무지 없을 것 같았던 얼어붙은 땅에 살가운 온기가 배어나는 계절이다. 앙상한 가지가 아직 싹을 틔울 낌새도 보이지 않는 이맘때쯤 산에 오르면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는 나무가 있다. 회갈색 나뭇가지에 잎도 없이 노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는 우리 강산의 봄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전령사이다.생강나무는 한반도에 널리 분포하는 녹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강을 끼고 있는 산자락이나 계곡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크게 자라도 3∼4m 정도인 관목이다. 잎이나 줄기에 상처가 나거나 잘라 비비면 진한 향을 발산하는데 그 냄새가 마치 알싸한 생강냄새와 비슷하다고 해서 생강나무라 불린다. 이 향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일종의 소독제 같은 화학물질로 생강나무가 만들어 내는 방어물질이다. 생강나무는 다양한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녹차가 들어오기 전부터 어린잎이 돋아날 때쯤 이를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셨는데 참새의 혓바닥을 닮은 어린잎의 모양을 따서 작설차라고 했다. 또한 독특한 향 때문에 나름대로 풍미가 있어 잎을 쌈으로 먹고 장아찌나 부각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참죽나무잎과 함께 부각 중 최고로 손꼽힌다. 생강나무의 까만 열매는 예로부터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이나 등잔용으로 썼다. 생강나무 기름은 질도 좋고 향도 좋아 값비싼 동백기름을 구하지 못하는 중북부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대용품이었기에 산동백, 개동백으로 불렸고 심지어 강원도에서는 그냥 동백나무라고도 했다. 그래서 강원도 민요나 문학작품에 나오는 동백나무는 사실은 남쪽지방에서 겨울에 붉은 꽃이 피는 동백나무가 아니라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춘천이 고향인 김유정이 1936년 발표한 단편소설 '동백꽃'에는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노란 동백꽃'에 '알싸한 향'까지 바로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정선아리랑의 님 그리워 부르는 대목에도 등장하며, 가요 '소양강처녀'의 2절은

  • [시인의 연인] 사랑 산조散調―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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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연인] 사랑 산조散調―바람 지면기사

    그대와 나 저승에선 바람이었을지도 모를 일머리 풀고 떠돌다 눈비 맞고 떠돌다 살과 살 다 섞은 후에 빈 몸으로 울었을 바람이지엽(1958~)사랑이 눈에 보이지 않듯 바람 역시 그 실체를 알 수 없다. 그것의 존재는 느낌으로 있는 것으로서 지금 삶에서 감각하는 것이다. 당신의 사랑도 바람이 불어오듯 저만치 오고 있거나, 이미 와 있거나, 어디쯤 당도하고 있다. 다양한 자질 가운데 사랑을 표상하는 바람의 특이성은 이승에서 저승으로, 다시 저승에서 이승으로 온다. 이 사랑은 삶과 죽음을 '떠돌다' 건너온 초월적 인연으로 유예되는 바, '그대와 나'라는 분리된 주체를 낭만적인 생명체로 합일시킨, '한줄기 바람'으로 도달하게 만든다. 이제 사랑은 무색채의 대상이 아니라 "머리 풀고 떠돌다 눈비 맞고 떠돌다" 피로한 '주체의 육체'를 드러낸다. "살과 살 다 섞은 후에 빈 몸으로 울었을" 당신도 바람같이 방황하다가 그곳에서 육체를 풀지 않았던가./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 [월요논단] 신문명을 예고하는 '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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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 신문명을 예고하는 '알파고' 지면기사

    바둑 최고수를 이긴 인공지능사람 언어·생각마저 해독·추론상상력·창의성까지 무한 진화부작용과 위험 극복하고미래 인류를 행복으로 이끄는 인간의 한 수, 신의 한 수 어디에…인공지능 바둑 컴퓨터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세계 최강 이세돌 바둑기사를 연파하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두뇌 스포츠의 대명사로 4천년 역사를 가진 바둑은 가로 세로 19줄×19줄, 361점의 반상 위에서 흑백 두 돌이 우주에 있는 원자 수만큼이나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로 펼쳐지는 게임으로서,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는 분야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딥마인드사가 개발한 초지능 컴퓨터 알파고는 바둑의 규칙과 무궁무진한 변화를 학습하여, 인간을 뛰어넘는 수 읽기 뿐만 아니라 직관과 형세 판단 및 게임 운영 능력까지 갖추어 세계 바둑최고수에게 완승하고 있다. 알파고의 개발자인 딥마인드의 허사비스나 많은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해치지 않고 인간복지의 질적 향상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스티브 호킹 같은 과학자와 여러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자가발전을 거듭하여 개발자인 인간까지 정복함으로써 인간 문명의 종말을 초래하리라 경고하고 있다. 20세기 초 발표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 바탕하여 개발된 원자력이 인류의 복지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고도화된 핵무기로 한순간의 오판과 실수로 전쟁에 사용되어 인류를 공멸의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첨예한 양면성을 지닌다. 알파고라는 이름은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1881-1955)의 오메가 포인트(Omega point, 극점)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스어 자모 중 알파(α)는 첫 글자이고, 오메가(Ω)는 끝 글자이다. 샤르댕은 진화론과 창조론을 융합하여, 혼돈 상태의 무기물에서 극적인 변화로 탄생한 유기물과 원시적 생명체가 장구한 시간의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쳐 질적 복잡화 고도화를 통하여 고등동물이자 지성체인 인간으로까지 진화하였으나, 오만한 인간 상호간 또는 인간과 자연간의 갈등과 부조화 상태로 전쟁과 환경파괴 같은 부조리를 반복한다고 하였다.

  • [열린마당] 공항에서 잊을 수 없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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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마당] 공항에서 잊을 수 없는 분들 지면기사

    인천공항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지인들을 만나게 된다. 고향 친구도 있고, 예전 세관에서 근무했던 동료들도 있다. 개중에 잊을 수 없는 분들이 있다. 다름 아닌 험지를 마다하지 않고 봉사에 매진하는 분 들이다.2014년 에볼라로 지구촌에 비상이 걸렸다. 급성 열성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치사율 60~90%, 예전의 전염병과는 확연히 달랐다. 정부는 그해 10월 서아프리카에 파견할 에볼라 대응 의료진을 모집했다. 하루가 다르게 죽어가는 생명을 두고만 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얘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적지 않은 분들이 응모하는 결단을 보면서 한국의 박애정신이 이렇게 위대하게 보인 적이 없었다.한 지인은 시흥의 모 병원 응급과장으로 여기에 동승하게 된다. 고민을 거듭했던 그분을 보노라면 누군들 그렇지 않았을까. 한 가정의 주부·아내로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간다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았으리라. 40도가 넘는 서아프리카의 더위, 실제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일, 거기다가 하루 12~13시간씩 근무한다는 것도 상상 이상으로 고역이었을 게다. 이런 노력들이 어우러져 환자들이 치유되고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또 한 분은 노숙자만 치료하는 특이한 케이스의 내과의사다. 인턴시절 우연히 노숙자들의 생활을 보며, 평소 낮은 자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맘 먹는다. 노숙자들은 거의 70%가 어릴 적 가정폭력에 시달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가정의 폭력은 어찌 보면 대물림 비슷한 현상을 보이는데 본인은 선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어느 땐가 자신도 모르게 가족들에게 부친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이런 분들에게 설상가상인 것은 복합질병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슬프게 한다. 경제적 여건때문에 병원진료가 요원하니 질병이 악화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다행인 것은 교회를 비롯한 여러 종교단체 등에서 진료 뿐만 아니라, 한끼 식사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따뜻한 사회의 일면을 보여 준다.며칠 전 필자에게 전화 한통이 왔다. 필리핀 오지에서

  • [춘추칼럼] 자남산 여관에서 받은 단풍잎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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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 자남산 여관에서 받은 단풍잎 한 장 지면기사

    남북고위급회담 등 수많은 교류 이뤄지던 곳정부, 핵·미사일 자금원이라며 폐쇄한 개성공단평화통일 향한 상징성 짓밟은채 시간 보내선 안돼"언니이, 기다릴게요~." "그래에, 곧 갈게에~."아니, 이것은 1961년에 만들어진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옥희 말투 아닌가. 60년대의 서울 말씨와 흡사했다. 잠을 깨어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있는 곳은 개성공단의 컨테이너 숙소였다. 잠결에 아련히 들리던 말소리는 개성공단의 여성 노동자들이 주고받은 대화였다. 전날인 2005년 6월 6일, 나에겐 기적 같은 일이 있었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저작권 사용료 지불 건으로 '임꺽정'의 저작권자인 작가 홍석중(저자 홍명희의 손자) 선생을 만나러 개성공단에 도착한 것이다. 그것도 늘 꿈에 그리던 대로 일행들과 함께 직접 봉고차를 몰고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지나, 비무장지대를 지나, 북측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절차를 밟고 개성공단까지 갔다. 가는 내내 벅찬 마음에 자꾸만 눈물이 솟구쳤다. 분단의 철조망을 치우고 홍석중 선생을 처음 만난 순간, 우리는 서로 뜨겁게 포옹한 채 말을 잃었다. '임꺽정' 저작료 지불은 제작 부수를 밝히는 일이 우선이었다. 그걸 증명해 보이려고 20여 년간 제작 상황을 일일이 손으로 기록해온 열 권의 장부를 협상 테이블 위에 꺼내 놓았다. 그러나 홍석중 선생은 "강대표의 말을 믿지 뭘 믿겠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그걸 들춰보지도 않았다. 신뢰의 끈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선죽교 근처의 자남산 여관 회의장에서 맺은 협상은 그렇게 우리 쪽 제안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다음 해인 2006년 6월 5일, 남북 최초로 북측의 저작권자인 홍석중 선생과 남측의 출판권자가 평양에서 만나 '출판권 설정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른 나라들과는 출판 계약을 자유롭게 하면서 정작 한 민족끼리는 저작물을 주고받을 수도 없었고 저작물 계약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동굴 같은 세월의 빗장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개성의 4층짜리 자남산 여관은 남북 고위급 회담은 물론 수많은 민간 교류 차원의 실무협

  • [풍경이 있는 에세이] 이와테현 일·한친선의원연맹 연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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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 이와테현 일·한친선의원연맹 연수회 지면기사

    민간·청소년·스포츠 교류 통해우호관계 유지 중요성 전달과국교정상화 50周 행사사진 소개일본청년 광화문 복판에서양국 국기로 프리허그 동영상의원들에 보여줬더니 '감동'일본에서 가장 사랑 받는 동화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고향 이와테 현에 다녀왔다. 미야자와 뿐만 아니라 이시가와 타구보쿠 시인, 스즈키 젠코 총리 등 일본 저명인사를 다수 배출한 지역으로 센다이 총영사관이 관할하는 동북 6현 중 일·한친선의원연맹이 있는 곳이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피해 3개 지역 중 하나이다.일본은 한국과는 달리 3월 말이 회계연도라 국회는 4월부터 내년도 예산심의에 돌입한다. 그럼에도 지난 1월 말 일·한친선의원연맹 회장인 이와테현 다무라 마코토의장은 연수회를 개최해 한국총영사에 한일관계에 대한 강의를 요청했다. 이와테현 거주 한국인은 약 2천명으로 재일본 대한민국민단 이와테현 지방본부는 총영사관과 함께 우리 국민 보호와 한일우호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다른 지역과 달리 이와테현 일·한친선의원연맹은 민단 제안에 따라 격년으로 한국의 지방 의회와 교류를 한다.다무라 마코토 회장은 연수회에 앞서 총영사와 대담자리에서 환영인사 첫마디가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한국정부의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한다"였다. 내가 부임하기 전 일이라 감사를 받는 것이 쑥스러웠지만 한국정부에 대한 감사표명이 내심 자랑스러웠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그 당시의 일은 여전히 진행형이라 아픔이 전해져 왔다. 아직도 가설주택 거주자들이 20만명이나 된다고 하니, 더구나 11일 지진 발생 5주기를 앞두고 모든 신문 방송이 특집을 앞다퉈 내보내고 있다. 당시 재난을 입은 사람들이 어떻게 복구하고 새삶을 일으키고 있는지 자세히 보도해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한 것이리라. 다무라 마코토 의장은 방한 때 크게 환영을 받은 기억이 있어서 자주 한국에 가고 싶지만 업무상 못 간다고 했다. 현 의원 중에는 한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하는 사람도 있고 이와테 민단이 주최하는 김치 강습회가 좋았다고 말하는 의원도 있다.이번 연수회는 의회 회기중 점심시간을

  • [기고] 도시관리의 패러다임 변화와 도시재생 방향
    칼럼

    [기고] 도시관리의 패러다임 변화와 도시재생 방향 지면기사

    고도성장기 도시의 물리적 수용 능력 확충을 위한 개발·정비사업이 도시정책의 주요 수단이 될 수밖에 없었다면, 저성장기에도 물적 기반 확충의 단선적 목표에서 탈피, 지역사회의 자생적 역량확충에 중점을 둔 새로운 도시정책이 마련돼야 한다.우리가 사는 현재의 도시는 고도성장 과정을 거치며 사업성 위주의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도시정비사업과 도시외곽 신시가지 개발로 시가지 대 구시가지의 불균형 및 도심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태이다. 기존 주민 커뮤니티와 원도심 상권도 붕괴되기 시작했다. 즉 원도심과 주변·외곽지역 등 도시가 본래 갖추어야 할 기능을 잃어가며 도시는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도시관리 패러다임이 압축고도 성장에서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원도심 상권을 살리고 주거지역의 커뮤니티를 회복하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도시재생을 먼저 경험한 외국의 정책과 제도 사례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방법과 방향성이 필요한 시점이다.2013년 12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도시재생 선도지역 선정 등 최근 우리나라에도 도시재생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문화 복지 고용 교육 등 다양한 부문의 유기적인 서비스 공급과 사업 프로그램이 필요하게 됐다. 결국 급변하는 현재 또 미래의 사회 경제 환경에 대비하면서 기존 쇠퇴산업의 활성화 상권 및 공동체 회복 등을 위한 새로운 도시관리 패러다임의 구축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도시재생이란 도시의 경제, 사회, 물리, 환경, 문화 등 모든 분야의 종합적 접근이면서 다양한 주체들의 거버넌스를 함께 만들어 추진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도시의 물리·경제·사회·문화적 환경 개선과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오랜 기간 준비하고 개선을 위한 다양한 도시재생기법과 사업이 돼야 한다. 수원시는 원도심의 도시 활력 증진사업을 르네상스 사업이라 명명하고 추진하고 있다. 그간 원도심인 행궁동 일원 생태교통 수원 2013과 연계한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