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김준혁의 역사산책] 개성 벽란도(碧瀾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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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혁의 역사산책] 개성 벽란도(碧瀾渡) 지면기사

    개성은 예로부터 송도(松都)라고 불렀다. 소나무가 많은 도시라는 의미이다. 개성의 주산인 송악(松嶽) 역시 소나무가 너무도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개성은 한편으로 개경(開京)이라고도 한다.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고 이곳을 수도로 삼았기 때문에 서울을 열었다는 의미로 개경이라 했다.이처럼 여러 이름을 가진 도시 개성은 고려시대 세계적인 도시였다. 중세시대 유럽 최고의 도시인 베네치아의 인구가 겨우 10만 명이었는데 개성의 인구가 20만 명이었으니 개성은 정말 세계적인 도시였다. 이 도시가 이처럼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무역항 벽란도(碧瀾渡)가 있었기 때문이다. 벽란도는 개성에서 서해로 흘러가는 예성강 끝자리에 있는 포구였다. 서해와 바로 만나는 지점에 있는 벽란도는 말 그대로 푸른 물결이 넘치는 곳으로, 밤도 낮처럼 환하게 밝혀진 곳이었다. 이곳은 중국 상인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멀리 아라비아 상인들과 유럽의 상인들도 교역하러 왔다. 지중해에서부터 고려의 벽란도까지 무역하러 올 정도로 개성에는 없는 물품이 없었다.당시 송나라에서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벽란도 일대가 인파로 뒤덮였다. 1014년(현종 3)부터 1278년(충렬왕 4)까지 모두 120여 차례, 총 5천여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입국했다. 벽란도에서 개경까지는 삼십 리(12㎞)였는데, 외국 사절들은 벽란도에서 하루 유숙한 뒤 다음날 도성으로 향했다. 벽란도에는 중국인을 상대하는 술집이 따로 있었고, 개경에는 청하관, 충주관, 사점관 같은 전용 숙소까지 있었다. 송나라 사절의 한 사람으로 고려에 왔던 중국인 서긍(徐兢)이 쓴 책 '고려도경'에 따르면 당시 개성엔 화려한 저택이 즐비했고 외국인 전용 숙소도 여럿 있었다. 여성은 물론 남성도 비단으로 치장했다. 기름·종이·말(馬)·돼지의 시장이 각각 있을 정도로 상업이 발달했다.벽란도가 국제 무역항으로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뛰어난 지리적 여건과 세심한 외국인 배려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외국 사신이 들어오면 벽란정으로 안내해 우벽란정에 조서(詔書)를 안치하고

  • [기고] 당신의 흡연,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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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당신의 흡연,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지면기사

    '후두암 1㎖ 주세요, 폐암 하나 주세요, 뇌졸중 두 갑 주세요.'최근 지상파 방송의 공익광고를 보면 시대가 참 빠르게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불과 십 수년 전만해도 거리에서 거리낌없이 행해지던 흡연은 이제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원인, 사회악 취급을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흡연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매년 600만명이 조기에 사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매년 약 6만명이나 되는 흡연자가 조기에 사망하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이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 방대한 빅 데이터를 통해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이나 폐암에 걸릴 위험이 6.5~2.9배 높으며,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은 6.5배, 폐암은 4.6배, 식도암은 3.6배로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한다. 아울러 여성의 경우에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은 5.5배, 췌장암은 3.6배, 결장암은 2.9배나 걸릴 위험이 높게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흡연으로 인한 진료비가 연간 1조7천억원이 소요된다고 하는데, 이는 모든 국민이 납부하는 한달치가 넘는 보험료이며, 4대 중증질환을 추가 부담 없이 보장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한다.이렇듯 담배가 인간을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이유는 담배의 유해성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데, 담배연기에는 일산화탄소, 타르, 니코틴, 벤젠, 비소 등 발암 및 유해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담배 제조업체는 담배에 순한 맛과 중독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암모니아를 첨가하거나 담배엽 혼합의 물리적, 화학적 구성품을 관리 하는 등 흡연자들의 금연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수많은 경고와 금연홍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흡연인구는 2013년도 기준으로 남자는 42.1%, 여자는 6.2%이며, 특히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개인이나 국가의 미래에 있어 심히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조기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흡연, 그 중독성으

  • [춘추칼럼] 지역 문화원과 귀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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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 지역 문화원과 귀명창 지면기사

    지역별 다양한 문화자산 있어야 국가경쟁력 향상정부·지자체, 특성 맞는 프로그램 계발·보급 필요기업이 원하는 특허 스토리텔링 등도 지원해 줘야판소리 용어 가운데 귀명창이란 말이 있다. 명창은 국악에서 노래를 특출하게 잘 부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귀가 명창이라니? 귀는 소리를 듣는 역할을 할 뿐 발성기관이 아니다. 한자어와 고유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역설의 미학을 보여주는 조어다. 단순한 애호가의 차원을 넘어 일정한 식견을 갖춰 판소리를 제대로 향유할 줄 하는 사람을 명창에 버금간다고 해서 귀명창이라 부르지만 실은 명창을 뛰어넘는 역할을 한다. 아무리 훌륭한 소리꾼의 노래라도 이걸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소음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문화는 특출한 소수에 의해 비롯되지만, 이를 즐기는 다수의 소비자에 의해 정착되고 확산된다. 단순한 소비 차원을 넘어 우리 일상에 파고드는 생활화 과정을 통해 문화는 꽃이 핀다. 귀명창의 성원에 힘입어 문화가 파급되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귀명창 경험을 해 볼 기회가 사실상 없다. 모든 문화 행사가 중앙 위주인데다 서울에서 흥행에 성공한 것만이 지방 순회공연을 기획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단체에서 주관하는 각종 축제도 사실상 먹자판이 대부분이다. 고급문화 체험을 통해 감성 근력을 키울 기회가 거의 없는 셈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그러다 보니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문화의 문외한이 될 수밖에 없다. 문화의 귀(耳)도 운동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훈련을 해야 감응력이 향상된다. 문화를 향유하는데도 트레이닝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모든 것이 중앙집권적이기 때문에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이런 기회 자체가 박탈된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러나 지방문화는 중앙에 종속된 영원한 변방문화가 아니다. 또 하나의 다른 중앙문화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지역의 정체성을 근간으로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방문화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지방자치 단체도 긴 안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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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 소리] '안매켜소 운동' 난폭·보복운전 추방 지면기사

    예전에는 운전 중 고의로 특정인에게 상해, 폭행, 협박, 손괴 등을 가하는, 일명 '보복운전'만 형사처벌 대상이었으나 이제는 보복운전이 아니더라도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교통상 위험을 발생시키는 '난폭운전'도 형사처벌이 되고 면허정지 및 취소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난폭운전 유형을 살펴보면 신호 또는 지시·속도위반, 중앙선침범, 횡단·유턴·후진금지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변경·급제동 금지 위반, 정당한 사유 없이 소음발생 등이다. 이중으로 두 가지 이상 위반하거나 하나의 위반행위를 지속·반복해 타인에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하는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 진다. 난폭운전을 예방하려면 우선 경기지방경찰청에서 추진하는 '안매켜소 운동(운전시 안전띠를 매면 사망사고 위험이 12배는 감소하고, 주간에 전조등 켜면 교통사고가 19% 감소하며, 방향 지시등을 켜면 보복운전을 48%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의 통계에서 산출된 교통안전정책 운동)'을 실천해 운전자간 무언의 소통을 한다면 난폭·보복운전도 없을 것이다.현재 경찰청에서는 스마트 국민제보 앱 '목격자를 찾습니다'에 난폭 보복운전 신고 센터를 마련해 휴대전화나 운행기록장치(블랙박스)로 촬영한 동영상을 신고접수 받아 처리하는 등 도로교통법 개정에 맞춰 3월 말까지 난폭·보복운전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이제 곧 봄이다. 운전자들이 '안매켜소 운동'을 생활화해 난폭·보복운전을 추방하고 안전교통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이영재 (화성서부경찰서 양감파출소 경위)

  • 경인일보 독자위 1월 모니터링 요지·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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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일보 독자위 1월 모니터링 요지·인천 지면기사

    쉼터·보육교사 문제 시의적절 다뤄 '신선'위안부 협상관련 전문가 의견 적어 아쉬움'제3연륙교 무료도로' 기획물 필요성 제기경인일보 1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가 지난 17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개최됐다.이날 독자위원회 회의에는 김하운 독자위원장(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과 조경숙(공익활동가·사회적 협동조합 동행 사무처장)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임성훈 문화체육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이달 독자위원들은 독자의 입장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는 '친절한' 기사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김하운 독자위원장은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교육청, 지자체, 교육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 <이슈추적/배다른 형제 유치원·어린이집 '한집 살림' 막장드라마>(8일 3면) 기사를 좋게 평가했다.그는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빚어진 논란과 그 배경과 진행 상황 등을 자세하게 정리해 소개한 점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제대로 된 소개로 경인일보 독자들이 이번 사안을 이해하고 판단하는데, 크게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인천시가 가치 재창조 일환으로 추진 중인 섬 프로젝트가 기존 사업의 재탕이 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점을 보도한 <섬 프로젝트 기존 사업 재탕되나>(29일 1면)도 호평을 받았다.조경숙 독자위원은 "문제가 되는 사업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담당 공무원의 인터뷰까지 소개해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게 잘 정리했다"며 "경인일보가 이 사업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하고 점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신선한 시각이 돋보이는 기사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는 평가도 나왔다.주요 정책이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받지 못해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문제를 들여다 본 기사<'낮에만 있는' 노약자 혹한기 쉼터(관내 주민센터·경로당 등)>, <'법에만 있는' 보육교사 고충상담(지자체 산하 육아종합지원센터)>(26일 23면)가 그랬다. 김 위원장은 "보육교사와 노약자 쉼터 등 법규와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

  • 경인일보 독자위 1월 모니터링 요지·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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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일보 독자위 1월 모니터링 요지·경기 지면기사

    '아동학대' 법적·사회적문제 짚어줬으면…누리과정예산 관련 실시간 보도 눈길끌어총선보도 공정성·계도성 원칙준수 당부1월 경인일보 독자위원회의가 지난 24일 경인일보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이민우(경기신용보증재단 영업부문 상근이사) 위원장, 박승득(전성철·박승득 법률사무소 변호사) 위원, 이귀선(수원YWCA 사무총장) 위원,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경인일보에서는 김성규 사회부장이 자리를 함께했다.회의가 시작되기 전에는 조영상 전국언론노동조합 경인일보지부 제19대 지부장이 회의실을 방문해 독자위원들과 인사를 나눴다.조 지부장은 "경인일보를 누구보다 꼼꼼히 읽고 모니터해주시는 독자위원들이 있기에 기자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취재활동에 열심히 임할 수 있다"며 "독자위원회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1월 독자위원회의는 장동빈 위원의 축하로 시작됐다.장 위원은 "먼저 경인일보가 올해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자로 11년 연속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며 "이는 경인일보가 경기인천지역 대표 언론으로서 지역 정체성과 지역문화 창달에 앞장서왔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도 언론사로서의 공정보도와 약자 대변이라는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라는 경기도민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인일보의 실천을 당부했다.장 위원은 또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선거보도와 관련된 당부도 잊지 않았다.그는 "기본적으로 선거보도는 공정성과 계도성을 원칙에 둬야 한다"며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보도에 대해 갖는 불만 중 하나는 불공정 보도 즉 편파성의 문제고 또 하나는 각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 자질 등 본질적인 정보보다는 피상적인 흥미 위주의 보도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미 경인일보는 20대 총선보도와 관련해 보도준칙을 마련했으니 보도준칙을 준수해 선거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원칙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자기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이

  • [풍경이 있는 에세이] '멋진 신세계'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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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이 있는 에세이] '멋진 신세계'를 넘어서 지면기사

    죽음마저 익숙해진 세상에서인간이 잃어버린 존엄성과 자유우리는 멋진 세상을 위해예술적 직관과 상상력,그리고 인문적인 통찰력그 축적된 힘 중요함 알아야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20세기 이후 인류 사회가 이루어갈 발전과 그 한계를 놀라운 상상력으로 암시함으로써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미래형 픽션이다. 작가는 테크놀로지가 질주해갈 미래 사회를 예견하면서, 활력 있는 문장과 풍부한 세목을 통해 인공 의존적인 사회의 부작용을 폭로하고 풍자한다. 이 작품은 처음으로 복제인간을 다룬 것으로도 유명한데, 조지 오웰의 '1984'와 더불어, 유토피아의 허상을 날카롭게 보여준 문학적 실례로 우리에게 남았다. 결국 헉슬리가 예견하고 통찰했던 '멋진 신세계'는 문자 그대로 테크놀로지의 맹목적 발달이 얼마나 큰 재앙과 참화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환기함으로써 탁월한 인문학적 성찰을 수행하는 이디엄이 되었다. 이 작품이 발표된 1930년대는 세계 경제공황과 파시즘 체제로 서구 사회에 비관주의가 팽배해지던 때였는데, 작가는 과학기술이 전쟁을 일으키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과학기술이 극단적으로 발전한다면 오히려 '반(反)유토피아'가 다가올 것임을 매우 선구적으로 그려낸 것이다.때는 서기 2545년, 장소는 영국 런던이다. 인간은 초고도로 발달한 테크놀로지로 인해 모든 재앙에서 자유롭다. 인류는 가난과 질병에서 이미 벗어났고, 죄나 고통 따위에 주눅 들지 않는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 사람들은 '소마'라는 약을 먹으면서 감정을 조절하고 행복한 마음을 유지해간다. 하지만 인간이 생겨나고 자라고 사라져가는 프로그램은 모두 인공적 시스템이 수행한다. 인간은 인공적으로 부화되고, 기계에 의해 길러지고, 또 획일적 속성을 부여받는 과정을 밟는다. 그러나 이 '멋진 신세계'는 곧 '우울한 세계'임이 입증된다. 이러한 시스템에 의해 생겨나고 길러진 인간에게는 부모나 고향이나 자기 기원(origin) 같은 것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사사로운 감정이나 고유한 편견, 고집, 주장 등도

  • [발언대] 안전문화 확산시켜 '국민 행복시대' 앞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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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안전문화 확산시켜 '국민 행복시대' 앞당기자 지면기사

    현대사회는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과 사건·사고가 빈발하고 있고 대응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소득 수준 향상과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이 시대는 안전에 대한 요구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재난상황이 발생하거나 예상될 경우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피해규모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이에 소방관서에서는 그 임무 특성상 현장대응능력을 강화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그러면 긴박한 사고현장에서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 국민 모두가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도의원, NGO·사회단체장, 이·통장 등 각계인사를 초청해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간담회와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얻은 결론 중 주목할 부분은 많은 사람이 단순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실제적인 체험교육을 희망한다는 것이다. 종전까지 어린이가 주 체험자였다면 이제는 청소년과 어른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귀로 들으면 잊기 쉽고, 눈으로 보면 기억할 수는 있겠지만 체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바로 능력이 된다. 체험이야말로 재난상황에 대처하는 유용한 방법이고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남양주시는 인구가 65만3천명이나 되는 대도시임에도 재난에 사전 대비를 할 수 있는 체험교육장은 한 곳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양주소방서는 시민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목표 아래 대회의실을 재난안전체험교육장으로 설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화재진압, 미로탈출 및 피난, 지진체험,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등 테마 별 안전교육과 함께 각종 재난체험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안전 사회로 나아가는 중심에는 국민이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 재난위험을 이해하고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분위기가 점차 하나의 의식을 개선하는 안전문화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체험을 통해 생활주변 위험요소를 줄이고

  • [경제전망대] 우리 먹거리 휴대전화 사업, 반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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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망대] 우리 먹거리 휴대전화 사업, 반격 가능할까? 지면기사

    MWC에서 삼성과 LG전자는신제품 'S7'과 'G5' 선보였지만확장성과 팬덤 확보에 실패삼성, 혁신적 요소 거의 없었고LG는 절박함에 혁신 이뤄냈지만때 늦은감이 없지않아지난 21일 국내 두 휴대전화 사업자가 세계 최대의 모바일·통신 전시회 MWC에서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국내 언론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 경쟁에 주로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보다 중요한 문제도 제기된다. 밀레니엄 이후 지난 15년간 우리 경제의 먹거리가 돼 주었던 휴대전화 사업을 두 회사가 수성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반격을 가할 수 있을까?휴대전화 사업에서 우리 기업들에 주어진 전통적인 과제는 애플의 이익 독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삼성이 24%로 1위다. 애플은 15%대로 2위다. 그러나 영업이익이나 부가가치라는 면에서는 애플이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심지어 이익의 90%를 이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있다. 여기에 새로운 도전도 추가됐다. 중국 기업의 추격이다. 중국의 화웨이와 레노버, 샤오미는 각각 3·4·5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6위권으로 밀렸다. 포화 상태의 세계 휴대전화 사업에서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는 더욱 처참하다. 3년만에 삼성은 1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 2013년 31%였던 점유율은 8%로 곤두박질 쳤다. 그 기간 애플은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어도 시장점유율은 지켜냈다. 이대로 가면 5년 후 우리 기업들은 휴대전화 시장에서 노키아나 에릭슨, 소니의 운명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애플과의 비교를 통해 우리 문제를 파악해보자. 우리 두 기업은 휴대폰을 잘 만든다. 하지만 잘 만든 제품이 꼭 잘 팔리거나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 S7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전 제품들에 비해 혁신적 요소는 거의 없다. 제조와 생산 능력으로만 치자면, 애플의 하청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 기업들이 우리를 거의 따라잡았다. 문제는 제품을 재미있고 멋지게 만드는 혁신 능력에서 우리가 뒤처진다는 것이다.

  • [깨소금] 3일간의 투표 참여
    칼럼

    [깨소금] 3일간의 투표 참여 지면기사

    어느덧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예비후보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 공약과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선거구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지난 2015년 연말까지 확정해야 했던 자신들의 의무는 망각하고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였기에 선거가 두 달도 안 남은 지금 이 시점에서도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국민들의 선거에 대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점점 증폭돼가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선거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컸었지만 최근 정치권의 무능과 대결 구도에 지친 많은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선거와 정치권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언젠가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무서워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 기대를 충족할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도무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가면서 그에 따라 선거에 대한 무관심도 커져 가고 있다. 누굴 뽑아도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일꾼이 없다는 생각 등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국민들의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정치가 엉망일수록 국민들은 투표권을 행사해 우리의 준엄한 목소리를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불신과 불통의 모습에 국민들이 약간이나마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임기 만료 공직 선거에서 투표율은 60%가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은 54% 정도며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7% 정도였다.투표율이 60%도 안 되는 상황에서 다수 득표를 얻은 후보자가 해당 지역의 정치인이 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만 할까? 후보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과반 득표를 한다 해도 평균적으로 해당 지역 전체 유권자의 30% 내외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는 사람이 정치인이 된다. 약 70%의 유권자에게는 지지를 받지 못한 자가 당선인이 된다면 그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