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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향 지면기사

    갑신년 정월. 신년휴일과 설이 한달내에 들어있다. 그래서 그런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가 더욱 주름진 한달이다. 재래시장은 물론이고 영세 상인들은 요즘 같이 장사가 안돼 보기는 아마도 처음인 것같다고 이구동성이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도 대형 유통센터는 나름대로 수지를 올리고 있는 듯하다. 민족 고유 명절을 맞아 작지만 귀향길에 어른들에게 선물이라도 장만하는 모양이다. 토요일이 낀 5일 연휴는 달콤한 휴식을 꿈꿀 수 있는 대박(?)이다. 지금쯤 많은 국민은 고향길을 재촉하며 저마다 차량에 올라 있을 것이다. 꿈같은 설 휴가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돌이켜 보면 지난 한해는 참으로 혼란스러운 해였다. 수년간 온 국민의 촉각을 곤두세웠던 북 핵문제는 별다른 해결점 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언제라도 한반도의 위협이 될것인 양 크나큰 그림자로 남아있고, 대선이후의 정치권 혼란은 아무도 원치않는 이념의 양상을 띠며 우리 사회의 갈등을 증폭시켜 왔다. 최근들어 불법대선자금과 대통령 주변 비리 사건이 합세한 점입가경은 국민의 불만을 한층 높여 극에 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지난해는 우리사회의 세태를 반영하는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 육이오(65세까지 일하면 오적), 삼팔선(38세 퇴직), 이태백(20대는 태반이 백수) 등 참으로 무수한 듣도 보도못한 절묘한 신조어를 창출해 내는 한해였다. 국립국어연구원은 2003년 일간지와 방송에 사용된 신조어를 모아 일명 '2003년 신어'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얼핏 살펴보면 내용으로는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새로 탄생한 단어 하나 하나에는 결코 재미만을 느낄 수 없는 개인에 따라서는 피와 고름을 짜는 너무도 가슴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음을 쉽게 간파할 수가 있다.그런 반면에 검사스럽다, 로또공화국, 반통령 등으로 시대성을 조소어린 희극화로 풍자한 용어도 난무했다. 하지만 신조어의 백미는 역시 코드라는 단어였다. 여러 뜻을 갖고 있는 외래어인 코드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서며 갑자기 회자된 '서로 뜻이 같다'는 개념으로 쓰여졌다

  • '올 인(All in) 정치' 안된다 지면기사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 인사들에게 4·15총선은 그들의 정치 운명을 가를 '대박'과 '쪽박'의 기로가 될 모양이다. 그들 사이에서 '총선 올인(All in)'이 날마다 강조되고 있으니 그렇다. 이해는 간다. 이번 총선에서 취약한 집권기반을 전복하지 못한다면… 그들로서는 끔찍할 것이다. 금과옥조인 개혁은 표류하고 자신들은 소수 개혁결사체로 전락할 것이라고 생각할테니 말이다. 그래서 올인이다. 청와대와 정부 할 것 없이 당선의 싹수가 있어 보이는 인사는 무조건 징발하고, 대통령의 재신임도 연계시켜 보고….그런데 정치는 올인의 게임이 아니니 문제다. 올인이 무엇인가. 도박꾼이 자신의 판돈을 다 걸고 나서는 최후의 승부수 아닌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건다는 의미는 그 한판으로 게임을 포기하려는 자학이 아니면 상대방의 모든 것을 다 가져오겠다는 심보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안정된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가진 국가에서 올인 정치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갈라진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정당들이 견제와 타협으로 국민 의사를 통합해 최선의 국가이익을 실현하는 정치제도에서 올인 정치란 생각도 할 수 없는 반동적 언어다.문제는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당의장이 이끄는 열린우리당이 '총선 올인'의 각오를 나날이 새롭게 다지고 있는 점이다. 노 대통령이 솔선수범이다.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돕는 것”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총선 공간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수시로 외부에 전달되고 있다. 정 의장도 당의장 선출 직후 “법률적으로 대통령 임기와 총선은 관계가 없지만 정치적으로 정당지지도에서 우리당이 1등하면 재신임된 것이고, 반대로 야당이 과반수 정당이 되면 엄중한 사태가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통령직을 건 총선을 예고한 셈이다. 그리고 “이번 총선이 차떼기 정당(한나라당)과 지역주의 정당(민주당), 개혁주도 정당(열린우리당)을 심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이렇게 해선 안된다. 여당이 아무리 총선에 올인을 해봐야 국민으로 부터 얻어낼 지지율은 한계가 있다.

  • '언론군대'가 정부를 포위했다? 지면기사

    노무현 대통령의 새해 첫 화두(話頭)가 “공직사회가 언론에 포위돼 있다”였고 “그 포위선에 의해 국민과 분리돼 있어 극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포위'라는 군대 용어를 써가며 언론을 공직사회, 즉 정부를 공격하는 '언론군대'로, 특정 신문들을 A신문사단, B신문부대, C신문특전사 쯤으로 여기지 않나 싶다. 그런 그의 시각과 '극복'이라는 말엔 '언론군대' '신문부대'를 정부와 국민 사이에 끼여 마치 모세가 일으킨 기적의 파도처럼 양편으로 갈라놓으면서 전자 쪽만을 공격하기에 여념이 없는 성가신 존재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배제해야 할 적(敵)으로 여기는 의중이 다분히 배어 있다.그는 그의 뇌리에 어떤 극적인 장면을 띄워 올리며 그런 말을 했을까. 혹시 거대한 철옹성의 함락이냐 수성(守城)이냐를 놓고 방금 수천 수만 대군이 성을 포위한 채 격돌 직전에 있는 조선시대 역사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렸던 건 아닐까. 그럼 그 철통같은 성문 꼭대기 드높은 망루에 늘어선 장수들 한가운데 떡 버티고 선 눈부신 장수, 금빛 용 비늘이 번쩍이는 갑주에 지휘봉을 꼬나든 그가 바로 노무현 왕이고 그 아래 성을 에워싸고 방금 떨어질 '공격하라! 돌격하라!” 호령만을 기다리는 대군이 '언론군대'란 말인가.그렇다면 뼈저리게 궁금한 게 있다. '언론군대'가 정부를 포위하고 모세의 기적 파도처럼 권부(權府)와 국민을 갈라놓았다면 함락이냐 수성이냐의 대전을 관망하는 국민은 어느 편에 손뼉을 칠 것인가 하는 그 점이다. 정부를 포위한 '언론군대'를 그르다고 여긴다면 저 권부의 성을 에워싼 그들에게 권율장군의 행주치마부대처럼 돌팔매라도 던져 공격을 막아야 마땅치 않겠는가.또한 20%대로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도 정부를 포위하고 공격만을 일삼는 '언론군대' 탓이고 작년 11월28일의 대통령 TV 대담 시청률 7.3%도 '언론군대'가 가가호호 전화라도 걸어 시청하지 말라고 말리기라도 했다는 것인가? '언론군대'도 아닌 대학교수들이 평가한 2003년의 '우왕좌왕'과 경제인들이 내다본 '오리무중'은 또 어떤가. “사사건건 트집만 잡는

  • 거짓없는 세상을 바라며 지면기사

    또 한해를 보낸다. 태풍 매미, 대구 지하철 참사, 500억원이 넘는 불법 대선자금, 로또 광풍, 이라크 전쟁과 후세인 체포 등 숱한 사건들로 점철됐던 한 해가 말없이 흘러간다. 심심하면 터져나온 대통령직 내놓겠다는 가슴답답한 충격.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현실과 정치·사회적 불안속에서 민초(民草)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좌불안석(坐不安席)이지만 그래도 계미년(癸未年)의 한 해는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져 간다. 그러나 이는 비단 누구 한 개인의 잘못도 아니요, 마땅히 우리가 받아야 할 삶의 인과응보가 아닐까? 말이 씨가 된다는 옛말도 있듯이 우리에게 닥친 어려움과 충격들은 과거의 생각이나 행위가 씨가 되고 입이 되어 그에 걸맞은 결과를 불러오는 것이다.재신임을 묻겠다던 허무맹랑하기까지 했던 국민과의 약속은 없었던 일(?)로 끝나버리게 돼 한 편의 코미디로 지나버렸다. 노 대통령측의 불법 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1을 넘으면 대통령직을 내놓겠다던 약속도 엊그제 검찰의 수사결과에서 60억원이 넘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또다시 논란거리다. '눈앞이 캄캄했다'는 노 대통령의 고백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진정 눈앞이 캄캄한 것은 국민들이다. 올해 대학교수들이 꼽은 사자성어인 우왕좌왕(右往左往) 그대로다. 좌충우돌, 지리멸렬하면서 지난 1년을 보낸 것같아 답답하기 그지없다.노자(老子)의 도덕경에는 '천망회회소이부실(天網恢恢疏而不失)'이란 말이 나온다. '죄를 짓고 인간사회의 그물은 빠져나올 수 있어도 하늘의 그물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정치지도자나 국민 모두가 되새겨야 한다. 거짓말을 한다거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는 또다른 불신을 낳게 마련이다. 새해부터 우리는 그동안 씻어내지 못한 불신과 부정의 앙금을 모두 털어내고 투명한 사회를 건설하는 결연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투명한 사회는 부정·부패가 없는 사회, 원리·원칙이 존중되는 사회다. 결국 투명한 사회는 밝고 맑은 사회인 것이다. 그런데 투명한 사회는 공직자는 물론 모든 사회 구성원이 투명한 인간이 돼야 이룩되는 사회다. 우리는 이런 조건을 갖추

  • 환경오염 대책은 내일이 없다 지면기사

    인천지역의 땅·물·공기, 이 모든 것이 환경공해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더욱이 니켈, 구리, 납 등 중금속이 토양에 녹아있는 수치는 전국의 평균치를 웃도는 한편 하천 및 해양수질 또한 이대로 방치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일부 하천의 오염도는 환경 기준치의 5~6배까지 나타나고 있다.물론 하천과 대기의 오염을 방기할수는 없으나 중금속의 토양오염은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 아닐수가 없다. 그만큼 중금속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중금속의 환경오염은 인류재앙이라는 표현을 쓰기에 조금도 주저치 않는 것이 사실이다.지난주 인천시 발표에 따르면 인천지역 토양에 존재하는 니켈은 19.0ppm으로 전국 평균치 13.8ppm을 초과하고 구리와 납의 경우도 전국 평균치에 비해 무려 5~3배 이상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30곳에 이르는 하천의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2003년 현재 35.6㎎/ℓ로, 환경기준치인 10㎎/ℓ보다 3~4배나 높고 특히 굴포천은 73.9㎎/ℓ로 환경기준치에 비해 7배, 승기천도 60.1㎎/ℓ로 6배나 많다고 한다. 해양수질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도 1.23ppm으로 1등급 기준치(1ppm)를 넘어 2등급 정도에 머물고, 인천의 대기질(2002년도 기준)은 이미 전국 7대 광역시 중 중하위권 수준이다. 그나마 매년 악화되는 양상이다. NO₂(이산화질소)는 0.027ppm으로 서울, 부산에 이어 5위권이며 오존, 미세먼지, 아황산가스 등도 4위에 머물고 있다. 대기질이 상황에 따라 환경기준치 이내지만 도심내 공단의 영향은 시민들의 시각적 오염도 및 체감환경이 나쁜 상태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인천이 공항과 항만, 공단 등 특정지역을 끼고 있어 그다지 좋지 못한 환경상태에서 지속적인 도시개발이 주요 이유가 된다. 따라서 환경기준치를 훨씬 넘어서고 있는 인천지역의 환경오염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히 지적되고 있다. 인천시는 향후 세계속에 허브도시를 꿈꾸며 각종 도시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더욱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조치가 다급한 것이 현실임이 틀림없

  • 내년 총선에서 갈아치우자 지면기사

    얼마전 서울에서만 2년반 동안 나흘에 한 번 꼴로 가정집을 털어 수억원을 챙긴 뒤 이를 주택 건축비용으로 써온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이렇게 훔친 돈으로 은평구 응암동에 다세대 주택 2채를 지어 분양했으며 은평구 신사동에도 10세대 규모의 4층짜리 빌라를 짓고 있는 중으로 밝혀졌다. 낮에는 건축업자로서 지역유지 행세를 하고 밤만 되면 흉기를 들고 가정집을 침입, 강도로 돌변하는 이중생활을 해온 이 남자를 보며 요즘의 정치판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어르고 협박해 재계로부터 차떼기 등의 수법으로 돈을 긁어 모으고 그 돈으로 다시 대선자금이라는 이름아래 사복을 채우면서 지구당에 배분했던 야당이나 대통령측근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이용, 어두운곳에서 손내밀고 돈챙겨 공식적인 곳에 썼다는 노무현후보 대선캠프 관계자들 모두 이중생활을 해온 40대남자와 무엇이 다른지 혼란스럽고 종잡을 수 없다. 아무리 권력과 돈에 적당하게 순치되는 것이 현실정치라고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당사자인 정치인들은 바뀌려하지 않고 있다. 야누스의 두얼굴 처럼 자신을 가린 채 돈과 정치의 상관관계를 필요악이라고 스스로 변명해가며 부패의 연결고리를 점점 독버섯처럼 만연시켜오고 있다. 언제까지 이러한 정치권에 국민들은 분노해야 하는것인가.물론 정치권이 변화를 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아 그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불법 대선자금관계가 불거졌을때 몇가지 정치개혁안이 나왔지만 정파간의 싸움에 휘말려 국회 상정도 해 보지도 못하고 표류하고 있어서다. 정개특위와 중앙선관위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정치개혁 제안인 지구당 철폐, 선거공영제, 후원회 폐지,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봇물을 터뜨렸던 각종 개혁안이 그렇고 국회의원불체포특권에 관한 법률, 정치자금법개정안 등도 마찬가지다.그렇다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철저하게 국민을 배신하는 정치인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거를 통해 바꾸는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의 진로 선택이 그들의 몫이듯 정치인 심판은 유권자 몫이기

  • 대통령,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결단을 지면기사

    2003년도 어느덧 저물녘이다. 연말이면 하지 말았어야 할 일과 해야 했는데 못한 일 들로 인해 누구나 심란한 상념에 젖기 마련이다. 그러나 새해가 있어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용기를 얻는다. 송구(送舊)의 상념과 영신(迎新)의 희망이 해마다 교차하면서 사람은 성숙해지고 역사는 발전하는 것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도 '송구의 상념'이 특별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2002년 12월 대통령선거 당선자로 영신의 희망이 그 누구보다 컸을테니 그렇다. 또 그 희망은 노 대통령의 것이자 국민 모두의 것이었다.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향한 희망의 대열에서 열외를 외친 국민은 거의 없었다.그러나 노 대통령이 1년 남짓 임기를 보낸 지금 많은 국민들이 열외를 자청하고 있다. 대통령 주가가 이를 증명한다. 취임 직후 90%에 달했던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최근에는 30%대로 급락했다. 위험한 낙폭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으로서는 심기일전의 기회를 마련하지 않을 수 없는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대통령의 일생에서 송구의 상념이 그 어느 때 보다 깊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시중에서는 현 정권을 'NATO(No Action Talk Only) 정권'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소리만 요란하지 하는 일이 없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재임 중 '물(水) 태우'라는 별명을 달았던 노태우 전 대통령 까지도 이 농담을 인용해 정권의 안위를 걱정했다니 희극이 아닐 수 없다.임기 초반의 대통령으로서는 유례없이 저조한 지지율과 시중의 희롱거리가 된 정부의 무기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대통령의 연말 국정운영 구상, 즉 송구의 상념은 바로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집중돼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탓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반성은 본인 탓부터 하는 것이 순서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 대통령은 적대적인 정치를 해왔다.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주문한 여론을 외면하고 개혁 순혈주의에 집착해 모든 정치세력을 적으로 돌린 것이다.그 중에서도 집권 기반이었던 민주당을 분할 한 것은 가장 큰 실책이었다. 민주당을 개혁

  • 늪에 빠진 호랑이 떼 지면기사

    조선왕조 효종∼숙종 때의 선비 홍만종(洪萬宗)의 평론·속담집인 '순오지(旬五志)'를 보면 '포호함포(咆虎陷浦)'라는 말이 나온다. '개펄에 빠진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듯 시끄럽기만 하고 되는 일, 성취하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지금 이 나라가 꼭 그런 형국, 형세가 아닌가 싶다. 아니, 한 마리의 호랑이도 아닌 숱한 호랑이 떼가 늪에 빠져 온통 뒤죽박죽 엎치락뒤치락 으르렁거리는 꼴이다. 대외·대내적인 숱한 난제들이 처녑(천엽)에 똥 쌓이듯이 쌓여 있고 떼어내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홍수 지난 뒤의 시냇가 버드나무 가지에 너덜너덜 걸려 있는 비닐 조각 같거늘 그래도 '나는 몰라라' 어느 지도자 있어 쾌도(快刀) 한 자루 꼬나들고 나서는 사람 없고 뾰족한 대책 하나 들고 나오는 사람 없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도대체 '인간이 인간에게 늑대(Homo homoni lupus)'처럼 싸우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으로 난마처럼 마구 뒤얽힌 이 사회상, 이 나라꼴을 언제까지 방치하고 있을 것인가. 소크라테스가 즐겨 쓰던 그리스어에 '아포리아(aporia)'라는 말이 있다. 뚫고 나갈 통로와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사유(思惟)가 궁하고 말라 도무지 해법이 없는 난관, 도저히 방치할 수 없는 논리적인 난점이 아포리아다. 지금 우리 사회가 바로 아포리아 사회, 이 국가가 다름 아닌 아포리아 수렁이다. 다시 말해 질서와 통제력을 상실한 무정부 상태, 선장도 없이 항해하는 무(無) 대통령 국가를 방불케 하지 않는가. 무정부, 무대통령 국가의 '비근(卑近)'한 예가 아니라 '비원(卑遠)'한 예가 바로 유고슬라비아 연방인 세르비아다. 지금 그 나라는 1년 3개월째 정부 부재, 대통령 부재의 무정부, 무대통령 사태에 빠져 있다. 밀로셰비치 정권 붕괴 3년이 지났는데도 극성스런 정쟁과 경제 혼란, 국민의 정치 무관심에 빠진 세르비아는 작년 9월 대통령 선거를 치렀지만 투표율 50%에 못 미쳐 무효가 됐고 석달 뒤의 같은 선거도 마찬가지 결과였다. 그래서 지난 11월 16일 세르비아 민주연합의 미추노비치 등 6명이 입후보한 채 제

  • "큰회사로 키우면 되잖아" 지면기사

    중소기업에 취직해 새내기 직장인이 된 청년이 동네 가게집 아저씨에게 인사한다. 조그만 회사라고 겸손해하지만 그래도 즐거운 표정이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며 '앞으로 큰 회사로 키우면 되잖아' 하면서 청년을 격려한다. 30여년 된 드링크제 TV 광고 '첫 출근'에 나오는 카피다. 큰 회사로 키우라는 아저씨의 당부는 요즘 우리 젊은이들의 취업관을 바로세워주고 취업의 희망을 주는 것같아 은근히 미소짓게 한다. 어떤 젊은이는 취업걱정에 마음이 무겁다가도 이 광고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요즈음 신문·방송을 들여다 보면 온통 '취업전쟁' 얘기로 떠들썩하다. 청년실업은 물론이거니와 40~50대 장년실업까지 걱정거리로 등장해 일자리 문제가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10월말 현재 정부가 추산한 실업자 70여만명 가운데 주당 18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불안한 취업자가 59만명, 아예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 10만명, 4년제 대학 휴학생중 군복무자를 제외한 23만명을 포함하면 전체 실업자수는 165만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년간 24만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그래서 신문에는 취업경쟁이 전체적으로 87대1이니, 어느 회사는 320대1이라는 기록을 세웠다고 대서특필한다.230여개 세계 여러 나라가 극심한 경제불황과 취업난을 겪고는 있다지만 현실만 탓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다. 정부나 사회, 기성세대들 모두의 잘못이다. 사정이 이렇다고 해서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주변을 잠시라도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아니, 눈높이를 낮추어본다면 취업이 그리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중소기업에서는 사람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소리도 들린다. 필자도 얼마 전 레미콘 공장장인 친구로부터 구직자 추천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4년제 대학 출신중 관리사원으로 키우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았지만 여러가지 조건을 다는 바람에 추천을 포기하고 말았다. 다른 중소기업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직업은 생계수단 뿐만 아니라 자신의

  • 온라인 게임중독 지면기사

    인터넷은 현대사의 총아요 문명의 최대 이기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할수록 이에따른 사회 병리현상 또한 만만치 않다. 인터넷의 사이버세계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혈맹, pk, 공성, 파티, 득템…등 언뜻 듣기에는 알것 같지만 생소한 게임단어들이다. 하지만 젊은층 사이에서는 이를 모른다면 좀처럼 대화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청소년 대중론이다.그런 가운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 인터넷 중독증이 심각한 사회 병리현상으로 떠오르고 있어 여간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젠 위험수위를 넘고 있음이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최근 청소년들이 게임에 깊이 빠져들면서 일부는 중독증세까지 보여 병원을 찾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개중에는 부모의 무지에서 병세를 심화시키는 반면 설사 병원을 찾아도 아직은 이들이 전문치료를 받을 만한 시설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가상의 게임 아이템이 실생활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ID도용과 사기, 폭행, 갈취 등 각종 범죄가 빈발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이 사이버 범죄의 온상이 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결국 중독증으로 인해 현실과 가상의 세계에서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크게 혼란을 겪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빠져드는 중독증 폐해의 내상을 당하고 있는 꼴이다.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3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2천7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4시간15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상자의 77%가 인터넷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시간도 하루평균 2시간이 넘는 것으로 밝혀져 부모들의 지도가 절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시간 소비에서 볼수 있듯이 부작용과 역기능이 시대 전환기적 통과의례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정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다.요즘의 온라인게임은 과거의 오락이라는 단순한 개념에서 바라보면 정말 시대적 착오일 수밖에 없다. 과거와는 달리 단계를 거치는 '스테이지(stage)형' 게임으로 스릴을 더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