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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줄 타는 사회의 위기 지면기사
우리의 민속놀이판에 가보거나 외국의 서커스를 시청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종목이 줄타기이다. 허공에 걸린 외줄 위에서 광대나 곡예사가 벌이는 아슬아슬한 기예는 지켜보는 사람의 간을 졸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곡예사들이 허공의 외줄을 그냥 걷던가. 하나 같이 몸의 균형을 잡아줄 도구를 사용하게 마련이다. 우리의 광대들은 주로 한 손에 부채를 활짝 펴들고 균형을 잡고, 외국 곡예사들은 기다란 균형대에 의지해 빌딩 사이사이를 오간다.한국 사회는 지금 외줄을 타고 있다. 그것도 균형을 유지해 줄 부채도 균형대도 없는 위험한 줄타기이다. 너도 나도 서로의 주장을 허공에 줄로 매어놓고 위험한 줄타기를 자청하고 있으니 웬 소란인지 모를 일이다. 여기저기서 위험을 알리는 고성이 터지고 지켜보는 국민들은 간담이 서늘할 지경이다.조흥은행 파업 타결의 전말을 지켜보면 외줄타기의 구조적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와의 합병을 반대한 조흥은행 노조는 예금인출 사태와 은행전산망 마비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파업이라는 외줄에 올라탔다. 요구안 관철아니면 공멸의 추락이라는 양자택일의 줄타기를 벌인 것이다. 결국 3년간 독자경영, 임금인상, 통합이후 고용보장을 관철해냈지만, 합병대상 기업에게 독자경영은 물론 임금인상까지 약속하는 비상식이 관철되자 국내 경영인이나 외국인 투자가 모두 '난센스'를 합창하고 있다. 이 뿐인가. 인천을 비롯한 대도시 지하철 노조, 민주노총, 버스·택시 노조 등 외줄을 타거나 걸어놓은 노조가 줄줄이 대기중이다.그러나 외줄은 노조만 타란 법은 없는가 보다. 노조의 외줄타기에 분기탱천한 경제 5단체가 23일 “정부가 법대로 안하면 기업이 법대로 하겠다”며 외줄을 매달고 나섰다. 노조의 불법에 민·형사 책임을 묻는 등 법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안되면 기업들은 회사문을 닫거나 해외로 이전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노조에 대해 법보다는 대화를 앞세웠는지, 노무현 정부의 친노(親勞) 경향이 지나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영자들의 인식은 '그렇다'는 것이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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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덜사모'와 재미있는 대통령 지면기사
프랑스 제3공화정(共和政) 제4대 대통령 카르노(Carnot) 때 얘기다. 파리의 어느 손꼽히는 부호가 조야의 명사들을 초대해 잔치를 벌였다. 물론 카르노 대통령도 참석했다. 그런데 자리에 앉으려고 상석으로 다가간 카르노는 자신의 육안을 의심했다. 최고의 상석엔 철도회사의 기사장(技師長)이 버티고 앉아 있고 다음 자리엔 유명한 문학자, 그리고 대학 교수 순서에다가 겨우 16번째 자리에 가서야 '대통령 카르노'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는 게 아닌가.얼굴이 노래진 대통령을 대신해 좌중의 한 사람이 '몹시 부당한' 좌석 배치의 연유를 항의하듯 물었다. 그러나 주인은 자신감 넘치는 톤으로 말했다.“상좌의 기사장으로 말할 것 같으면 누구도 그 사람을 대신할 수 없는,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 전문적인 기량을 평생 쌓아올린 분입니다. 그 다음의 문학자, 화학자도 같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무엄한 말씀 같지만 대통령이야 당장 그만두신다 해도 대신할 분들이 줄을 서 있지 않습니까.”물론 이 전설 같은 얘기에 코웃음을 치지 않을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 전·현직을 통틀어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을 두 번 만나는 동안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한 번밖에 만나 주지 않았다고 해서 '빌 C'보다는 '빌 G'가 더 세다는 세속의 입방아에도 클린턴은 힝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더구나 래리 피플스라는 한 사내가 술집에서 “클린턴과 그 마누라는 미국의 조상과 우리에게 수치스런 존재다. 그들을 없애버릴 것이다”고 소리를 치다가 '국가원수모독죄'로 체포, 기소(94년 1월14일)가 되는데도 말리지 않은 그였다.그런 별난 죄는 아직도 도처에 있다. 프랑스의 르 몽드지가 95년 '모로코의 하산 2세 국왕(99년 사망) 측근들이 마약 밀매에 관련됐다'는 기사를 썼다가 모로코 정부의 항의를 받은 프랑스 정부에 의해 '국가원수모독죄'로 기소를 당한 사건만 해도 그렇다. 그러나 유럽인권재판소는 작년 6월25일 “1881년 제정된 '국가원수모독죄'는 시대착오적이며 언론자유와 관련된 권리를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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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정신으로 다시 뭉치자 지면기사
우리는 근대사에 있어 국민이 한 덩어리가 된 감격적인 순간들을 두 번 경험했다. 한번은 88 서울올림픽이었고 또 다른 한 번은 지난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월드컵 축구대회였다. 88서울올림픽이 한국인의 저력을 지구촌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면 월드컵 축구는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실력 그리고 그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킨 기회였다. 더욱이 남북으로 갈라진 분단 한반도에서 해냈다는 데 더 큰 보람과 감격이 있었다. 특히 월드컵 4강 신화의 감격은 지금도 가슴에 용솟음치고 있다. 전국을 붉게 물들인 응원 물결은 너무나 감격적이었다.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라는 함성은 한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의 가슴을 감동시켰다. 그것은 진실로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었다. 온 사회는 하나로 통합되었고 젊은이들은 한국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고 너나 할 것 없이 좋아했다. 우리 생애에 그처럼 환희에 찼던 한 달이 또 있게 될지 의문스러울 만큼.지난해 이 무렵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이 그토록 엄청난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이었다. 세계 축구의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보면서 경기장에서, 거리에서 서로 얼싸안고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응원하던 시민들은 주체할 수 없는 환희의 물결 속에 춤추고 노래했다. 한·일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이념과 지역, 계층간 갈등을 넘어 국민대통합을 이루었다. 전국에서 수백만의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지만 훌리건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폭력적인 응원과는 극적으로 대조되는 질서정연하고 열광적인 모습의 응원은 해외 언론들이 극찬했고 우리 스스로도 놀라운 체험을 했던 것이다. 지금도 코 끝이 '찡'할 정도다.그래서 당시 정부는 어려워진 경제현실과 국내·외 여건들을 풀어나가는 방법의 하나로 '포스트 월드컵'대책을 세우고 월드컵을 통해 얻어진 '코리아 브랜드'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 국민의 결집력을 경제,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의 1년을 되돌아보면 착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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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침범은 어리석은 행위다 지면기사
▲09:54=북 경비정 1척 NLL 월선 ▲09:54=해군 고속정 '퇴각' 경고방송, 고속정 2척 대응기동 ▲10:01=북 경비정 또 1척 NLL 3마일 월선. 해군 고속정 2척 대응 ▲10:15=해군 고속정 4척, 북 경비정에 근접 퇴거 시도 ▲10:25=NLL 3마일 월선 북 경비정 선제사격. 해군 고속정 1척 피격 ▲10:25=해군 고속정 2척 응사 ▲10:35=해군 고속정 2척 교전지점 증원 ▲10:43=북 경비정 1척 화염발생 ▲10:50=북 경비정 NLL 북상중 계속 사격 ▲10:56=남북한 사격중지, 상황종료. 지난해 6월29일 당시 남북 해군 경비정간 숨막히는 서해교전 31분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내용이다. 이날 교전으로 우리측은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고속정 1척이 침몰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북측 경비정 1척도 대파된 상황이다. 서해 연평도 서쪽 북방한계선(NLL) 근해에서 지난 99년 6월 이후 3년만에 남북한 해군 함정이 총격전을 벌인 것이다. 그 때의 참상과 전사자 유가족의 슬픔을 우리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금 또 다시 그곳에서는 서해교전 시점과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우리 군당국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채 무력충돌 예방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어느 때보다 높은 위기 의식에 대한 경계는 철통같이 이뤄지리라는 것은 짐작하고 남음이 있겠으나 작금의 북측 태도는 여간 우려되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 모두가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다. 그러나 하늘은 그들의 운명을 갈라 놓았다.' 당시 서해교전에서 살아남은 전우들은 아픈 가슴을 부둥켜 안고 꽃같은 젊음이 허망하게 지는데 대한 분함을 감추지 않았는데,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악몽을 되새기는 일련의 상황 전개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자칫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비화될수 있는 한반도 정세를 악용하는 북측의 무모한 도발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우리 해군은 99년과 2002년 두차례에 걸친 서해교전을 치르며 북측의 NLL 침범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26일 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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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춘칼럼]노대통령 100일의 문제점 지면기사
1972년 워터게이트사건으로 황폐화된 미국은 새로운 이상으로 도덕과 인권을 내세운 지미 카터를 새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러나 중앙정치에 무경험자인 카터는 처음부터 큰 착각을 했다. 도덕성 회복과 인권옹호만 외치면 국민들은 언제나 박수를 쳐 줄 것으로 오해했다. 백악관의 요직에 전문가들 대신 조지아주에서 어울리던 촌티나는 조지아마피아단을 두루 기용했다. 그러나 취임한지 100일도 안돼 경제가 요동을 치고 얼마 후에는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백악관은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집권 3년째인 1979년 엄청난 위기가 몰려왔다. 휘발유값 폭등과 인플레이션, 실업률 급증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카터는 캠프데이비드 산장에서 1주일동안 각계 전문가들과 만나 경제난 타개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카터가 내놓은 것은 에너지장관 교체 외에 일반적 대책이어서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주었다.이런 상황속에 이란의 팔레비국왕을 축출한 호메이니 과격파 일당은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을 점거, 150여명의 외교관을 억류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카터는 400여일동안 발만 구르다 물러났다.카터에게 실망한 미국 국민들은 새대통령으로 뽑은 레이건이 이란대사관의 인질들을 석방, 송환시키는데 안도하면서도 영화배우 출신의 그가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취임 몇달후 그의 능력을 테스트할 계기가 왔다. 민항기 조종사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전국의 항공교통이 마비된 것이다.레이건은 이들의 파업이 적법하지 않았음을 알고 해제를 명령했으나 듣지 않자 3군의 조종사들을 동원, 대체하면서 직장에 복귀하지 않은 조종사들을 무조건 파면조치케 했고 조종사들은 끝내 항복하고 말았다. 국민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합리적 국정운영, 작은 정부, 감세(減稅), 국민의 자유확대, 반공반소(反共反蘇)를 국가경영의 신조로 내세운 레이건은 모든 권한을 각부 장관 등에게 일임하되 위기가 닥칠 때는 언제나 선두에 서서 결단을 내림으로써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이런 업적으로 미국 국민들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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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와 '아노미' 지면기사
사람의 얼굴에 난 7개의 구멍은 아무렇게나 뚫린 게 아니다. 이목구비의 입지(立地) 조건에 의해 가장 적절한 자리에 뚫려 있고 각자가 가지런한 질서를 유지한다. 서로의 구실에 대해 참견하는 법도 없고 침해하는 일도 없다. 오직 각자의 위치에서 생래(生來)의 고유한 구실과 책임을 다할 뿐이다. 이런 상태가 가로되 '질서정연'이고 본형(本形)이다. 따라서 '얼굴의 무질서'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입이 이마로 올라간다든지 시각과 청각 기능이 뒤바뀐다든지 그런 뒤죽박죽 두루뭉수리 상태를 떠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얼굴의 혼돈이란 있을 수 없는 가정(假定)에 불과하다.고대 중국의 '혼돈(混沌)'의 신(神)도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다른 신들은 이목구비 7개의 구멍이 모두 뚫린 정상적인 모습으로 창조됐는데 반해 혼돈의 신만은 그 7개의 구멍이 만들어지는 일곱째 창조의 날에 그만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미처 정리가 되지 못한 두루뭉수리 얼굴이 되고 말았다. 이를 일본에서는 '놋페라보'라 이른다. 혼돈을 뜻하는 영어 '카오스(chaos)'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어 'Khaos'에서 온 '카오스'는 그리스 신화 또는 우주개벽설에서 일컫듯이 우주가 생성되기 이전의 원초적인 뒤죽박죽 무질서 상태를 가리킨다. 하늘과 땅이 열리기도 전의 상태, 해가 서쪽에서 뜰 수도 있던 상황이 즉 카오스 상태였다.그런 카오스 극복이 천지창조 신의 몫이었고 엉망진창 두루뭉수리 얼굴을 가진 혼돈의 신 또한 천지창조 신이 책임질 일이라면 인간 사회의 무질서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인간 사회의 무질서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시적인 무질서와 눈에 보이지 않는 그것이다. 전자가 거리와 공공장소 등의 무질서라면 후자는 사회 정의와 도덕, 규범과 기강, 진실의 질서가 무너진 상태에서 일어나는 온갖 부정부패와 문란, 해이(解弛) 등의 무질서다.국가 원수의 공식 행사길이 시위대에 막혀 뒷문으로 들어가고 5·18 영령을 추모하는 대통령의 조화가 무참히 짓밟힌다는 것은 극심한 사회적 무질서, 즉 아노미(anomie) 상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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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칼럼]골프장지어 경기부양이라니 지면기사
'골프 만세 만만세' 소리가 날로 높아지나 보다. 경기가 나쁘다지만 골프장을 예약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단다.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단다. 그러다 보니 그 무서운 사스 바람이 몰아친다는 곳으로 비행기에 골프채를 싣고 나들이 가는 이들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노무현 대통령이 부인과 함께 참모진을 대동하고 골프를 쳤다고 해서 화제다. 서민 대통령답지 않게 골프를 쳤다고 말이 많은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소비진작을 위해 골프채를 들었다는 후문 때문이다. 대통령이 골프를 친다고 경기가 좋아진다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골프장은 이미 만원이라는데 말이다.노 대통령이 골프를 즐긴 데 이어 골프장 면적규제를 완화한다는 소식이 뒤따랐다. 정부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군·구별로 건설, 운영할 수 있는 골프장의 총면적을 지역별 임야면적의 3%에서 5%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의 면적제한도 없앤다고 한다. 또 스키장 부지가 전체 슬로프 면적의 200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도 폐지했다. 갑자기 산림훼손을 허용하는 정책이 나온 것은 경기부양을 위해서라고 한다.경기도에만 100개 이상의 골프장이 더 들어설 판이다. 그런데 군사보호지역, 개발제한구역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35∼40개를 새로 건설할 수 있다고 한다. 골프장 1개를 건설하면 800억∼1천억원의 투자효과와 함께 50억∼90억원의 세수증대가 기대된다고 한다. 이에 앞서 재경부는 국세청이 추진하던 골프장 및 룸살롱 등 이른바 향락성 접대비에 대한 손비처리 불허방침을 뒤집었다. 소비경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골프장은 돈 많은 서울 사람들이 드나들기 편한 경기도에 몰려 있다. 전국에 골프장이 210개인데 그 중에 절반에 가까운 102개가 경기도에 밀집해 있다. 여기에다 건설계획중인 골프장이 30여곳이나 된다고 한다. 그러니 정부가 면적규제를 풀기만 하면 경기도 곳곳에서는 산허리를 잘라내고 산중턱을 깎아내는 굉음이 요란할 듯하다.경기도에서 골프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1%나 된다. 전국비율 0.2%와 비교하면 5배나 높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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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의 성공조건 지면기사
신도시 건설이라면 우리나라보다는 영국이 저 만큼 앞서 간다. 영국도 처음에는 몇 개의 신도시들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다. 런던에서 버밍험 방향으로 80㎞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밀턴 케인스(Milton Keynes). 영국의 30번째 신도시인 밀턴 케인스는 주거와 산업이 함께 공존하는 '성공한 자족 신도시'로 꼽힌다.밀턴 케인스는 런던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1967년 영국 정부가 밀턴 케인스 개발공사를 설립, 3년의 계획수립기간을 거친 뒤 70년부터 건설이 시작됐다. 우리처럼 '뚝딱'하면서 만들지는 않은 것 같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 늪지대였던 밀턴 케인스는 12개의 인공호수를 갖춘 아름다운 도시, 수천개의 기업이 입주한 자족도시로 발돋움했다. 200여만평 규모에 격자형 도로망과 분산화된 도시구조, 그리고 도로변과 주택단지 사이에는 넓은 방음림이 조성돼 있어 자동차 소음을 차단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전체 면적의 12%인 318만평에 달하는 산업지역에는 4천500여개 기업이 입주해 고용을 창출하는 자족도시로서의 기능도 갖췄다.호주에 가면 또 수도 캔버라가 있다. 1901년 호주 연방정부가 출범하면서 1912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한 행정·정치 중심도시로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204㎞ 지점에 있다. 캔버라의 특징은 정치·행정 기능 이외의 주거·상업·업무시설 등 자족기능 시설을 위성도시로 철저히 분산, 완벽하게 건설했다는 점이다. 캔버라의 인구는 30여만명. 수십년 세월이 소요된 호주의 캔버라 뉴타운 개발. 캔버라는 그동안 수많은 계획수정이 있었지만 철저한 기능구분, 도시팽창 억제, 위성도시 육성정책에 힘입어 자연친화적인 인공도시로 성장했다.정부가 최근 김포(480만평 규모)와 파주(275만평)에 대규모 신도시를 건설키로 했다. 수도권에 주택공급을 늘려 서울과 수도권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강남발(發)' 집값 폭등세를 잡기 위한 대책의 하나다. 그러나 김포와 파주가 서울에서 30㎞나 떨어져 있는데다 위치도 서울 서북부에 편중돼 집값 안정에 기여할지는 미지수라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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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춘칼럼]구악과 잡초정치인 지면기사
1961년 5월16일 새벽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박정희 소장 등 일단의 군부세력은 국민들이 선거로 뽑아세운 민주정부를 뒤엎은 이유와 명분으로 3가지를 들었다. 그것은 먼저 장면 정부의 무능으로 인한 사회혼란, 국가혼란을 들었고 다음 북한의 침략위협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겠다는 것을 내세웠고, 끝으로 부정부패한 구(舊)정치인들의 제거를 명분으로 삼았다. 특히 구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아예 혁명공약에서 구악(舊惡)으로 규정하고 깨끗이 일소시키겠다고 다짐했다.당시 기세등등했던 쿠데타 세력의 한 간부는 “구정치인들은 나라를 갉아먹은 박테리아-병균들”이라고 한술 더 떠 비난한 후 “나라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박테리아를 박멸시키겠다”고 큰 소리쳤다. 이를 실천하듯 얼마후 국가재건최고회의는 정치정화법을 제정하고 많은 구정치인들의 정치활동을 상당기간 금지함으로써 손발을 묶었다.근 1년반동안 금지됐던 정치활동이 1963년 연초부터 재개되면서 정화법에 묶이지 않은 구정치인들이 저마다 야당 재건을 서두르며 기세를 올리자 위협을 느낀 군사정부는 느닷없이 군정연장을 선언하여 국내외를 경악케 했다.야당과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박 소장은 4월초 윤보선 전 대통령 및 허정 전 과도정부수반 등과 연3일간 마라톤 영수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씨는 군정연장 절대불가론을 역설한뒤 “석탄만으로 만든 구공탄보다 석탄 외에 진흙, 톱밥 등 잡물을 섞어서 만든 구공탄의 화력이 월등 세다”면서 정치인들에 대한 규제를 즉각 해제하라고 요구했다.이에대해 박 소장은 구악론을 다시 주장하면서 깨끗한 정치와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며 일축했다. 그런데 박 소장은 그해 11월에 있은 6대 국회의원선거에 공화당의 신진들만으로는 승산이 어렵자 구자유당 구민주당 등 구정치인들을 영입해 후보로 내세웠다. 박테리아-구악-적과 동침을 한 것이다.잡초가 다른 식물 등에 영향을 주는 나쁜 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일반 농작물의 수확을 감소케하고 병·곤충의 서식처 역할을 하며 농작물의 품질을 저하시키고 인축(人畜)에 유해할뿐더러 수로 등의 물 이용을 방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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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교육계, 학생은 괴롭다 지면기사
교단 갈등이 갈수록 꼬인다.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자살 사건 이후 빚어진 교장협의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간의 대립과 반목이 교육인적자원부까지 가세되며 자칫 교육주체들 사이에 정면 충돌의 위기감으로 나타나고 있다.특히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에 반대해 온 전교조는 강경투쟁을 선언, 6일 단식농성을 시작으로 이달중 조합원이 참여하는 연가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반면 이에 맞서 전국 교장단도 11일 예정대로 전교조 반대집회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이처럼 대화와 타협이 멀어져만 가는듯한 분위기를 두고 '교육계의 5월 대충돌'로 비유되는 초유의 현 교육사태를 바라보는 전국 학부형, 학생들은 그야말로 괴로움의 연속이 아닐수 없다.이번 사건은 충남초교에서 한 기간제 교사가 처우의 부당성을 알리는 항변이 발단이 되었다. 교사 직분에 맞지 않은 차 시중을 시켰다는 사건이 일파만파되자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며 교장이 결국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교육계는 걷잡을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사실 진위를 떠나 사건 자체는 결과에 비해 여간 애처로운 것이 아니다.그러나 문제는 원인규명과 대책을 찾고 다시는 이런 엉뚱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야 하는 교육 주체들이 본질은 외면한 채 변질되어 극한적 기 싸움의 대립양상으로 번져가는데 있다.처음에는 서로가 교장의 죽음앞에 여론을 의식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교단 갈등의 원인을 제거하고 치유해 보겠다며 대화의 광장으로 조심스럽게 나섰던 이들이다. 이것이 시간이 갈수록 본말이 전도되고 서로의 또다른 입장만 확대 재생산, 불신의 폭이 증폭되면서 대화는 단절된 채 맞받아치기식 강경일변도로 치닫고 있다.마치 빌미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극한으로 치닫는 양쪽의 위협과 고압적 대응자세는 당위성을 넘어 안하무인격이다. 2세를 가르쳐 이 나라 백년대계를 꿈꾸는 교육이 돼야 할 교육현장은 학생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치려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교육이 돼야 한다는 각 단체의 주장을 도외시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