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참성단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참성단]'축구 영웅' 마라도나

    [참성단]'축구 영웅' 마라도나 지면기사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1986년 멕시코월드컵 8강전. 후반 6분, 잉글랜드 문전에서 골키퍼 피터 쉴튼과 공중볼 경합을 벌인 마라도나 선수가 선제 헤딩골을 넣었다. 쉴튼은 신장 185㎝, 마라도나는 165㎝. 더구나 골키퍼는 손을 쓸 수 있어 헤딩슛은 불가능해 보였다. 비디오 판독 결과 마라도나가 손을 쓴 장면이 확인됐다. 세계를 뒤흔든 '신의 손' 사건이다.'악마의 골'을 넣은 마라도나는 5분 뒤 중앙선부터 수비수 6명을 따돌리고 질주한 끝에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네트를 흔들었다. 당시 외신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골과 가장 추한 골이 동시에 나왔다"고 평했다. 잉글랜드는 게리 리네커가 만회 골을 넣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서독을 3대 2로 누르고 FIFA 컵을 차지했다. 대회 5골을 넣은 마라도나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외신이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두부 외상 후에 출혈이 생겨 뇌수술을 받고, 1주일만인 11일 퇴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즉각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마라도나는 펠레와 함께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힌다. 펠레는 '축구 황제'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얻었지만, 그는 '축구 악동'이라 불렸다. 거침없는 언행과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과 미움이 엇갈렸다.1960년 10월 30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3남 4녀의 첫째로 태어났다. 빈민가에서 성장했으나 천부적 축구 재능을 인정받아 16살 때 프로에 데뷔했다. 아르헨티나의 명문 보카 주니어스를 거쳐 FC 바르셀로나, SSC 나폴리, 세비야 FC에서 뛰었다. 마라도나를 영입한 이탈리아 나폴리팀은 1987년 사상 첫 리그 정상에 올랐다. 1989년 유럽축구연맹(UEFA)컵 우승, 1990년 리그 우승 등 전성기를 보냈다.현역 은퇴 이후 대체로 불운했다. 약물 복용과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모국의 국가대표팀과 프로팀 감독을 지냈으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취재 기자에게 총을 쏴 유죄 판결을

  • [참성단]'그래미' 노크한 'BTS'

    [참성단]'그래미' 노크한 'BTS' 지면기사

    코로나19와 후진 정치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방탄소년단(BTS)은 해피 바이러스다. BTS가 어제 또 한 번 낭보를 전해왔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선정된 것이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그래미 어워드는 알려진 대로 가장 권위있는 음악시상식이다. 클래식부터 대중음악을 망라하는 시상분야도 압도적일 뿐 아니라, 2만장 이상의 음반과 트랙이 참여할 만큼 수상 경쟁도 치열하다. 시카고 교향악단 지휘자인 게오르그 솔티가 클래식 음반으로 31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받아 최다 수상의 영예를 지키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래미의 백미는 대중음악 분야 시상이다.전세계 대중음악 뮤지션들이 그래미의 축음기 트로피를 염원하는 건, 철저히 음악성만 따져 수상자를 가리기 때문이다. 우선 심사위원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 1만3천여명들 자체가 아티스트, 제작자, 녹음전문가 등 쟁쟁한 음악 전문가들이다. 팬들의 투표와 지지에 바탕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나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는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그래미 수상은 동시대의 뮤지션들의 인정을 받은 아티스트로 공인받는 통과의례인 셈이다.BTS가 지난 9월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뒤 그래미상 수상을 희망하는 소감을 밝힌 것도, 그래미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미도 아카데미 영화상과 마찬가지로 백인과 미국 중심 시상으로 '화이트'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영국 백인 아델이 미국 흑인 비욘세를 누르고 수상했을 땐 '너무 하얀 그래미'라는 팬들의 비난이 일었고, 일부 흑인 아티스트들은 그래미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AP, 로이터의 대서특필은 BTS의 그래미 후보 선정이 얼마나 대단한 사건인지 보여준다. 특히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본상 후보에 지명됐어야 했다며 "BTS가 주요 그래미상 후보를 강탈당한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본상이 아닌 팝 분야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그친 걸 비판한 것이다.하지만 아시아 뮤지션에겐 철옹성이던 그래미의 문화적, 인종적 장벽을 허물고

  • [참성단]'노무현 국제공항'

    [참성단]'노무현 국제공항' 지면기사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총리실 검증을 명분으로 김해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고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기정사실로 밀어붙일 때만 해도, 논란의 주제는 여당의 선거 '포퓰리즘'이었다. 그런데 난데 없이 국민의힘 부산 출신 의원들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선수치고 나서면서 '야당 무용론'으로 번지더니,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대구·광주신공항 특별법까지 제안하고 나섰다. 오거돈의 성추행으로 인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문지른 '선거 램프'에서 신공항들이 쏟아져 나오는 나비효과라니, 넋이 나갈 지경이다.지도에서 가덕도를 아무리 유심히 살펴봐도 동남권 관문공항의 입지로는 부족해 보인다. 접근성에서 김해 신공항을 이길 도리가 없다. 부산 시민 상당수도 김해 공항 이용이 수월한 형편이다. 입지상 부산 남부공항이나 다름 없다. 가덕도 신공항이 가능하다면, 경기남부 신공항은 벌써 개항했어야 한다. 경기남부 대도시와 충청권 중소도시의 배후 인구 730만명의 수요와 인천·김포공항 보조 기능만으로도 공항신설 조건은 차고 넘친다.역대 정권이 순전히 표를 구걸하려고 설치한 지방 국제공항이 즐비하다. 하지만 애초에 항공수요는 도외시한 정치공항들이니 유령 공항으로 전락한 게 태반이다. 항공사들은 취항을 사양했고, 빈 공항은 예산만 잡아먹었다. 지금은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무안공항 활주로에 고추 말리던 시절도 있었다. 정치공항에 대한 야유와 조롱이 쏟아졌다. 백미는 유령공항에 대통령 이름 붙이기다. '노태우공항'(청주공항), '김영삼공항'(양양공항), '김대중공항'(무안공항)은 국민혈세를 표로 바꾼 실책에 대한 은유다. '김중권공항'(울진공항), '유학성공항'(예천공항)도 있다.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가덕도 신공항 명칭을 '노무현 국제공항'으로 짓자고 제안했다. 좋은 생각이다. 진보진영에겐 '성인' 반열에 오른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을 붙일 정도라면, 가덕도 신공항의 성공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반증일 테다. 반대로 천영우 전 청와대경제수석 말대로 멸치나 말리는

  • [참성단]'연평도 포격' 10주년

    [참성단]'연평도 포격' 10주년 지면기사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께, 북한군이 연평도에 포탄 170여 발을 퍼부었다. 검은 연기와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섬마을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 해병대는 즉각 대응사격을 가했고, 국군은 서해 5도에 이어 전군에 '진돗개 하나'를 확대 발령했다. 해병대원 2명이 전사했고, 중경상 16명, 민간인 사망자 2명, 중경상 3명의 인명 피해와 각종 시설·가옥이 파괴됐다.고(故) 서정우 하사는 이날 휴가를 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G20 행사 등으로 미뤄졌던 군 생활 마지막 휴가를 떠나는 길이었다. 전역을 꼭 30일 남긴 시점이었다. 배에 오르기 전 포격이 시작됐다. 서 하사는 동료들과 함께 부대로 복귀하던 중 북한의 포격으로 전사했다. 현장에는 그의 해병대 모표가 박힌 소나무가 남았다. 쓰고 있던 모자에 부착된 모표가 포격의 충격으로 떨어지면서 소나무에 꽂혔다고 한다.'연평도 포격'은 휴전 협정 이후 북한군이 대한민국 영토를 직접 타격해 민간인이 사망한 초유의 사건이다. 국제 사회가 공분했으나 북한은 정당한 군사 대응이었으며 오히려 책임은 남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군과 미군의 육·해·공군 연합 호국훈련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위협을 실행하는 구실로 삼은 거다.연평도 포격은 같은 해 3월 천안함 폭침과 함께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후계 세습을 굳히기 위해 저지른 만행이다. 당시 북한은 김 위원장을 '포병 술의 대가'로 선전했다. 포격을 지휘한 김격식 4군단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인민무력부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 공격한 북의 태도는 10년이 지나도 변한 게 없다. 최근에는 민간인인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의 권력교체기를 맞아 북이 기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를 뒤흔들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에서다.포격 직후 이명박 정부는 북에 대한 대규모 응징작전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의 설득에 밀려 실행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와

  • [참성단]'윤성여씨'의 명예회복

    [참성단]'윤성여씨'의 명예회복 지면기사

    유대인 프랑스군 포병대위인 알프레드 드레퓌스는 독일 스파이 누명을 쓰고 군사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2년 뒤인 1896년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진범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재심요구는 거부당했다. 당대의 지성 에밀 졸라가 총대를 멨다. 1898년 대통령에게 드레퓌스 구명을 요구하는 공개편지 '나는 고발한다'를 '로로르'(L'Aurore, 여명)에 게재했고,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 지성이 드레퓌스 구명에 뛰어들었다.프랑스 군부는 생사람 잡은 '유죄'를 집요하게 회피했다. 재심을 열었지만 날조된 증거와 위증을 근거로 드레퓌스의 무기형을 10년으로 줄여주는데 그쳤다. 전세계에서 프랑스 보이콧 운동이 벌어졌다. 에밀 졸라도 나섰다. 다급해진 프랑스 군부는 무죄 대신 사면을 제안했다. 드레퓌스가 이를 수용했다. 그러자 그를 위해 구명에 나선 지식인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무죄 투쟁을 포기하고 사면 제안을 받아들인 드레퓌스에게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지옥 같은 감옥에서 벗어나고픈 드레퓌스의 간절함도 이해 못할 건 아니다. 당시 그는 감옥 생활로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였다고 한다. '드레퓌스 개인이 아니라 정의로운 조국을 위한 투쟁'이라는 지식인들의 명분은, 하루 하루가 악몽이었던 그에겐 '지적 허영'이거나 '감당할 수 없는 사명'에 불과했을 수 있다. 분명한 건 죄 없이 생매장 당한 사람의 심정은 당사자 아니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점이다.지난 19일 수원지법 법정에서 검찰은 한 피고인의 무죄를 구형한 뒤, "검찰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고인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의 범인으로 조작돼 20년 동안 감옥에 갇혔던 윤성여씨의 재심 공판에서 벌어진 장면이다. 윤씨는 2009년 출소했지만, 지난해 진범 이춘재가 자백하기 까지는 살인·강간 전과자였다. 시국사건 희생자도 아니니, 드레퓌스식 정치·사회적 구명운동은 아예 가능하지도 않았다. 윤씨가 자신을 범인으로 만든 경찰들마저 용서할 뜻을 밝히고, 모든 걸 '운명' 탓으로

  • [참성단]호텔 개조 임대주택

    [참성단]호텔 개조 임대주택 지면기사

    2000년 이후 중국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요우커(遊客)가 급증한 2010년대 초반, 수도권과 제주 등지는 숙박시설이 절대 부족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모텔까지 동원했으나 태부족이었다. 눈치 빠른 부동산 업자들이 숙박업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텔 운영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피하려 수익형 모델을 장착했다. 투자자가 객실을 구분 등기할 수 있고, 운영사가 매월 임대수입을 주는 구조다.객실이 부족한 데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자 투기꾼이 몰렸다. 순항하던 호텔 업계는 2014년 사스가 유행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017년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이후 3년간 요우커가 30% 급감했다. 지난해 회복세이던 관광업계는 올 초 시작된 코로나 19로 다시 치명상을 입었다. 전국 관광호텔 상당수가 극심한 운영난에 숨만 붙은 '좀비' 상태다.이낙연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전세난을 말하면서 호텔 객실을 활용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주 관훈 토론회에서 부동산 대책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다. 이미 국토부가 엠바고(보도 유예)로 예고한 내용을 미리 흘린 것이다. 어설픈 누설이다.반응은 더 실망스럽다. 전국에서 지탄이 쏟아졌다. 야권은 비판을 넘어 어린아이 놀리듯 조롱한다. 야당 대변인 입에서 '초등학교 학급 회의 수준의 대책'이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전세 난민에서 월세 난민으로 밀려난 국민에게 호텔을 개조해 전셋집을 만들어 준다는 정부는 국민을 '일세 난민'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서울시가 숭인동 호텔을 개조한 청년 주택은 난방과 창문 구조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숙박용과 주거용 건물의 차이를 간과한 때문이다. 입지 여건도 썩 좋지가 않다. 입주자들은 주변보다 임대료가 월 10만 원 정도 싸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고 불평한다.국토부가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전세난 타개를 위해 2022년까지 전국 11만 4천 가구, 수도권 7만 1천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 [참성단]백령도공항과 동남권신공항

    [참성단]백령도공항과 동남권신공항 지면기사

    '공기수송'은 어떤 대중교통 수단이 이용하는 승객이 거의 없는 상태를 표현하는 조어다. 사람이 아니라 공기를 실어나른다는 얘기다. 지금 세계 항공업계는 노선과 운항편수를 대폭 감축하고도 텅 빈 비행기를 띄우는 바람에 경영 위기에 몰렸다. 돌발적인 코로나19의 기습으로 1년 가까이 공기수송을 이어 온 탓이다.하지만 공기수송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익과 국익을 위한 교통수단이 적지 않다. 국토균형발전이란 명분으로 개설된 공기수송 도로가 전국에 널려있지만, 불가피한 국책사업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의 숙원사업인 백령도 공항이다. 건설비용 1천700억원대의 소형공항이지만 서해5도의 고립을 풀어 군사·외교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국익뿐 아니라, 접경도서 국민들의 응급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공익이 큰 공항이다. 이를 정부는 경제성, 즉 공기수송을 이유로 막아왔다.최악은 수요예측에 실패해 '공기수송'으로 조롱받는 교통수단이다. 인근 농민들이 활주로에서 고추를 널어 말렸다는 무안국제공항이 그랬다. 양양공항, 청주공항도 한동안 공기만 수송하는 유령공항이라는 오명을 썼다. 역대 정권 마다 깃대 공약으로 지방공항 건설을 앞세웠다. 여객수요 보다는 지역 표를 겨냥해서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항들이 대부분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엊그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을 백지화했다. 부산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하기 위해 걸림돌을 뽑아버린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공약은 이명박 대통령 때 백지화됐고, 박근혜 대통령 때 프랑스 업체의 용역에 따라 동남권신공항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론났다. 당시 용역 결과 가덕도는 입지여건이 경남 밀양에도 뒤지는 것으로 판단됐다. 실제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려면 김해공항 확장사업비보다 6조나 더 들고, 접근성이 떨어져 여객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다. 대다수 언론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용 공항으로 보는 이유다.백령도 공항은 비용 대비 편익이 압도적이고 국익과 공익을 다 만족시키는 저비용 소형공항이다. 정부는 이를 경제성을 따져 오랜 세월 막아왔다.

  • [참성단]'현각'과 '혜민'의 야단법석

    [참성단]'현각'과 '혜민'의 야단법석 지면기사

    고승대덕들이 남긴 법문들의 결론은 대체로 무소유에 이른다. 소유에 대한 집착이 불성(佛性)을 방해한다는 이유일테다. 평생 누더기 승복 한 벌로 지낸 성철 스님은 "밥은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옷은 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면 된다"며 "사람들은 소중하지 않은 것들에 미쳐 칼날 위에서 춤을 추듯 산다"고 탄식했다. 속세의 대중들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성철의 법문엔 무릎을 칠지언정, 막상 '소유'를 포기하라는 실천행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법정 스님은 난초를 향한 집착과 각성을 통해 무소유의 화두를 깨달았다. 죽어서도 자신의 글에 자신이 갇히고, 사부대중이 자신의 글에 집착하는 걸 꺼렸던 걸까, 죽음을 앞둔 법정은 그의 '사유(思惟)' 마저 버리고 갔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모든 출판물의 '출판 금지'를 유언으로 남긴 것이다. 백석의 영원한 연인 김영한은 법정의 무소유에 감복해 요정 '대원각'을 시주했지만, 시주에 성공하기 까지 10년이 걸렸다. 법정은 결국 그 시주를 받아 길상사를 열었다. 속세는 천문학적인 시주에 놀랐지만, 정작 그녀에게 대원각은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한" 티끌이었다. 그 스님에 그 보살이 탄생시킨 '무소유의 명장면'이다. 불교는 여러 선사들이 남긴 무소유 만행(萬行)의 흔적에 의지해 명맥을 유지하는지 모른다.최근 현각 스님과 혜민 스님이 한바탕 야단법석을 피웠다. 혜민의 호화로운 거처가 방송된 것이 발단이었다. 현각은 혜민을 향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모르는 도둑놈"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으며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라고 일갈했다. 혜민은 즉시 "참회한다"며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수행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현각은 이튿날 "혜민은 내 영원한 도반"이라고 바로 화해의 메시지를 남겼다. 비판과 참회와 화해가 너무 돌발적이라, 두 스님의 대화가 과연 깨달음을 향한 불교적 논쟁인 '법거량'에 해당하는지 헛갈리고, 비판 여론도 많다.그래도 미국 국적에 하바드 동문인 두 스님이 부처님 말씀을 중심으로 전

  • [참성단]소래포구와 새우타워

    [참성단]소래포구와 새우타워 지면기사

    소래포구는 연간 300만명이 찾는 명물 어시장이다. 일제는 인근에서 소금이 나자 1930년대 수원·인천을 잇는 협궤열차를 부설해 소래역을 만들었다. 한국전쟁 이후 월남민들이 정착하면서 새우젓 집산지가 됐다. 1970년대 새우 파시가 열리면서 수도권 대표 어시장으로 부상했다. 꽃게가 잡히는 5~6월과 김장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소래포구는 유난히 화재가 잦다. 2017년 1월 좌판상점 332개 중 220개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다. 일반 점포 41개 중 20개도 불탔다. 2010년 1월에는 좌판상점 25곳이, 2013년 2월에는 36곳이 화재로 피해를 봤다. 불에 약한 비닐 천막에 마구잡이로 끌어다 쓴 전선 줄이 도화선이다.소래포구가 화마의 악몽을 떨치고 새 얼굴로 손님맞이 채비 중이다. 핵심 사업인 어시장 신축공사 공정률이 90%를 넘어섰다. 사업비 181억원으로 연 면적 4천500㎡, 지하 1·지상 2층 신축 건물을 짓는 중이다. 1층은 어시장 상인들의 점포가 입점하고, 2층은 어시장 운영과 상권 활성화를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옥상에는 전망대 등 휴게 공간도 만들어진다.지난주에는 포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새우타워'가 개장했다. 대표 특산물인 새우의 모습을 본떠 만든 조형 전망대로, 옛 5부두에 높이 21m 규모로 조성됐다. 주변에는 2.5㎞ 길이의 산책로가 마련돼 인근 카페와 쉼터를 찾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한다.그런데 막상 일반에 공개되자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다. 일부 방문객은 과자 '새우깡'을 연상시키는 모습과 초라한 형태를 꼬집으면서 '흉물이 될 것'이라고 혹평한다. "10억원을 들였다는데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세금 낭비다"는 비판도 있다.한때 소래포구엔 '바가지 상술'이란 꼬리표가 달렸다. 제철 해산물을 사고 맛보는 명소이면서도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된 거다. 지자체와 시장상인들은 화려한 부활을 꿈꾼다. 새우타워와 현대식 어시장은 야심 차게 준비한 새 병기다. 하지만 바가지라는 인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수백억원 사업비도 무용할 뿐이다.'소래포구

  • [참성단]조두순 포비아

    [참성단]조두순 포비아 지면기사

    오는 12월 13일 조두순 만기출소를 앞두고 나영이(가명) 가족이 결국 안산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12년전 조두순에게 회복불능의 심신장애를 당한 나영이 가족 집에서 1㎞도 안 떨어진 곳에 그가 되돌아온다고 하자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나영이 아버지는 조두순에게 제발 안산으로 오지 말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조·두·순' 이름 석자가 공포인 나영이와 가족들에겐 그를 마주칠 수 있다는 상상 자체가 악몽이다. 그 곳이 어디든 그가 없다면 천국일테다.나영이 가족뿐 아니다. 조두순이 거주할 예정인 안산시와 동네는, "조두순이라는 범죄자가 안산으로 돌아오는 것 자체가 공포"라는 윤화섭 시장의 말 그대로 패닉 상태다. 안산시는 조두순 거주지를 중심으로 CCTV 71대를 설치하고, 24시간 순찰을 맡을 무도실무관급 청원경찰 6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조두순이 거주할 아파트 주민들의 피해는 이미 현실인 모양이다. 조두순과 한 곳에서 거주하는 심리적 불안감에 재산상 피해도 심각하단다. 아파트 평판이 나빠지면서 매매, 전세 거래가 끊긴 탓이다.한 범죄자의 만기출소가 빚어낸 불안한 소란의 원인은 아무래도 죄에 비해 터무니없는 벌을 내린 법원이지 싶다. 조두순은 나영이 사건 이전에도 강간과 살인 등 전과17범이었다. 강간죄로 3년을 복역했지만 살인죄로는 주취감경돼 2년만 살았다. 조두순이 8살 나영이에게 저지른 18번째 죄는 글로 옮기기 혐오스러울 정도로 끔찍한 악마의 폭행이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주취감경을 적용해 12년을 선고했다. 악마가 술에 취했다는 이유였다.조두순 사건 이후 아동 성폭행 방지를 위한 각종 제도가 생겼지만, 웬일인지 음주감경 규정은 그대로다. 인사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이 시행 중인 마당에 중범죄자의 음주감경이 여전히 가능한 건 어색하다. 완화된 음주감경 규정을 아예 폐지하자는 '조두순 방지법'이 연내에 처리될지 주목된다.너무 일찍 풀려난 조두순 때문에 스무살 나영이는 피난(?)을 떠났고, 교화 여부가 불투명한 조두순과 함께 살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