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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백신 전쟁' 지면기사
'2020 코로나 대침공'. 2020년 새해 벽두 세계를 기습 침공한 코로나19에 인류는 속수무책이었다. 인류는 이동을 멈추고 언택트 사회에 갇혔다. 셧다운을 반복한 거대도시들은 활기를 잃었다. 미국은 노마스크(공화당)와 마스크(민주당)의 정치적 내전으로 내상이 심각하다. 지난 1년 6천688만여명이 감염됐고, 154만여명이 사망했다. 우리의 희생도 컸다. 확진자는 4만명에 육박했고, 556명이 사망했다.(질병관리청 12월9일 현황)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가 얼마나 활보하는지 파악조차 힘들다.다행히 인류는 2020년이 가기 전에 희망의 등대를 밝혔다. 백신을 무기로 코로나19에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지난 8일 90세 영국인 마거릿 키넌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최초로 접종했다. 백신 대량 접종이 개시된 것이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자본을 모았고 까다로운 임상시험 조건을 완화했다. 제약사들은 백신 시장을 겨냥해 속도경쟁을 벌였다. 일찌감치 팬데믹을 예상한 빌 게이츠도 민간에서 백신개발을 독려했다.코로나 침공에 맞선 지구연합 작전 결과 새로운 종류의 백신이 개발됐다. 유전자 백신(mRNA백신)이다. 인체에 유전자를 심어 코로나19와 유사한 단백질을 형성해 면역력을 만든다. 화이자와 모더나사의 백신이다. 비싼 가격과 초저온 유통이 단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존슨사의 백신은 코로나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심어 면역력을 만든다. 가격이 싸고 유통도 쉽지만 효과는 떨어진다.백신 개발로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반격이 개시됐지만,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백신 확보 전쟁이다. 개발 전에는 최빈국을 배려해 백신 평등론을 논의하던 선진국들이 백신을 선점하기 위해 난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이자 백신 수출을 제한하고 나섰고, 프랑스는 화이자에 공급계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우리 정부도 뒤늦게 4천400만명 분의 백신 선구매 계획을 밝혔지만, 본격적인 대국민 접종은 내년 하반기 정도로 계획한 모양이다. 외국의 접종 동향을 살펴 백신의 안정성을 검증하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3차 대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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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K방역의 위기 지면기사
한해가 저물어가는데도 코로나19 악몽은 절정을 치닫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3차 대유행은 2월 1차, 8월 2차 대유행을 압도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1일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더니 하순부터는 500명 이상으로 확대되고, 이달 들어서는 600명을 돌파했는데,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연말이면 1천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2월 대구 1차 대유행과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자 뒤늦은 봉쇄조치와 방역정책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았지만, 정부는 신천지교회를 방탄조끼 삼아 1차 대유행 위기를 가까스로 막아냈다. 자발적인 봉쇄를 결단한 대구시민과 의료진들의 헌신으로 이루어낸 기적이었다. 덕분에 4월 총선을 앞둔 정권에게 전대미문의 악재가 전무후무한 호재가 됐다. 슈퍼 여당이 탄생한 것이다. 1차 대유행 이후 K방역은 정권의 소프트파워가 됐다. 국경봉쇄 없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한 K방역을 칭송한다는 외신이 국내언론을 통해 홍수처럼 쏟아졌다. 정부는 K방역의 요체인 3T, 신속한 검사(Test)·역학조사(Trace)·격리치료(Treat)를 코로나 대응 국제표준인 듯 자찬했다.하지만 3차 대유행으로 3T가 균열이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속항원검사 도입을 지시했다. 가짜 음성 진단을 받은 보균자가 마음 놓고 돌아다닐까봐 정부가 무시했던 검사다. 대통령은 군과 경찰을 역학조사에 투입하라고도 했다.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동나고, 경기도에만 자택 대기 중인 확진자가 400명 가까이 된다. 겨울 대유행 경고에도 불구하고 10월12일 거리두기 2단계를 1단계로 낮추었던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국민은 어처구니없다. 정부의 K방역 지침에 따라 죽을 고생하며 두 차례 대유행을 극복했는데, 3차 대유행이 터지자 진단장비는 허접해지고, 역학조사 인력이 모자라고, 치료병상이 고갈됐다니 말이다. 수십조 코로나 추경이 무색한 일이다. 국민의 인내심도 바닥났다. 자영업자는 생존투쟁형 영업을 위해 규제의 빈틈을 찾아내기에 여념이 없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지난달 설문조사에서 국민 절반 정도는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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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일본의 '우주 굴기' 지면기사
2013년 개봉한 미국영화 '그래비티(Gravity)'는 지구 600㎞ 상공에서 사고로 미아가 된 우주인의 생환과정을 그렸다. 우주공간에서 바라본 지구의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장면 연출이 인상적이다.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촬영상 등 7개 부문을 쓸어담았다.극 중 "우주에 있으면 무엇이 가장 좋아?"라는 조지 클루니의 말에 산드라 블록은 "고요함"이라고 한다. 둘이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는 장면에 숨이 멈춘다. 정말 조용한 우주의 장엄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새 우주에 무중력 상태로 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신비롭게 빛나는 푸른 지구의 잔상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일본의 무인 탐사선 하야부사 2호가 채집한 소행성 토양 시료가 지구에 도착했다. 지난 2014년 지구를 출발한 이후 6년 만의 귀환이다. 하야부사 2호는 송골매란 뜻인 하야부사 1호에 이은 두 번째 소행성 탐사선이다. 2003년 발사된 하야부사 1호는 규소질 소행성인 이토카와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하고 10년 만인 2013년 지구로 돌아왔다.하야부사 2호는 2014년 12월 미쓰비시중공업이 함께 만든 우주로켓 H2A에 실려 발사됐다. 6년 동안 지구와 류구(Ryugu·지구 근접 소행성) 사이를 왕복하면서 52억㎞를 비행했다. 3억4천만㎞ 밖 류구 궤도에 도착해 흙과 암석 시료를 채취했다. 캡슐을 떨어뜨린 하야부사 2호는 다시 우주로 비행한다. 앞으로 11년 동안 100억㎞를 더 비행하며 다른 소행성 탐사에 나선다. 탄소질 소행성의 시료를 지구로 가져온 최초의 탐사선이 됐다.지난해 발사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는 2023년 지구 귀환을 목표로 내년 3월 소행성 궤도를 떠난다. 중국도 달 표면의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를 착착 진행 중이다.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까지 '우주 굴기(굴起)'에 나선 것과 달리 대한민국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이미 운용했어야 할 달 궤도선은 2022년, 착륙선은 2030년으로 미뤄졌다. 우주 개발이 정치 논리에 밀려 오락가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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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민방위군 유정수의 일기 지면기사
경인일보는 지난 6월부터 국민방위군을 재조명하는 보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 국민방위군의 일기를 입수한 것이 발단이 됐다. 고 유정수(1925~2010)씨가 남긴 일기다. 1950년 12월23일부터 다음해 3월10일 사이에 작성된 76편의 일기는, 60만 국민방위군이 감내한 죽음의 행진을 담은 76장의 다큐멘터리 슬라이드 필름과 같았다.남침을 감행한 북한군은 남한 점령지에서 수십만 청장년을 의용군으로 징발했다. 의용군은 전쟁터의 총알받이나 각종 부역에 동원됐다. 이 사실을 기억하고 있던 남한의 이승만 정부는 중공군의 개입으로 서울을 다시 내주어야 할 형편이 되자, 청장년 소개(疏開) 작전을 펼친다. 북한이 이들을 전쟁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국민방위군 창설과 소집명령의 배경이다. 국민방위군 대다수가 삼남(충청, 경상, 전라도) 이북의 서울·경기지역 청장년들이었다.60만명이 넘는 국민방위군은 사령부 장교들의 인솔에 따라 경상도에 산재한 교육대로 일제히 출발했다. 하지만 국민방위군을 소집한 나라의 관리들이 이들을 먹이고 입힐 예산을 몽땅 횡령했다. 남으로 향하는 이들의 행렬은 순식간에 죽음의 행진으로 돌변했다.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전염병에 걸려 죽은 사망자가 속출했지만 집계 조차 안 됐다.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으로 추산될 뿐이다. 1951년 3월 국민방위군이 사실상 해체될 때까지 단 4개월여만에 벌어진 참상이다.1951년 국민방위군 예산을 폭식한 군 간부 일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없었다. 국방예산 비리 사건으로 일단락한 채 국가의 명령으로 자행된 '죽음의 기록'은 묻힌 채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피해의 증언은 넘쳤지만, 피해자의 진술과 기록은 없었던 탓이다. '유정수 일기'가, 거시 역사를 드러낸 미시사의 걸작으로 손색없는 이유다.경인일보가 유씨 일기를 공개한 이후 국민방위군 관련 저서와 증언, 기록들이 속속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월 '2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시작됐다. 2010년 해산한 1차 위원회는 기록의 희소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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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군 면제와 평발 지면기사
'공포의 삼겹살' 김형곤은 1980년대 '유머일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탱자 가라사대' 등의 풍자 개그로 대중스타가 됐다. 2006년 3월 화장실에서 쓰러져 46세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의료계는 무리한 운동으로 120㎏이던 체중을 90㎏까지 감량한 게 화를 부른 것 같다고 했다.그가 스무 살 되던 해 징집영장이 나오자 살을 찌워 군(軍)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한동안 죽기 살기로 먹어댔다. 평소에도 과체중이던 몸이 110㎏을 웃도는 뚱보가 됐다. 역시나 신체검사에서 바라던 면제 처분을 받았다. 돼지처럼 먹고 마시고, 잠만 잔 보람이 있었다. 사람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던가.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판정관의 면제사유는 엉뚱한 데 있었다. 평발 때문이란다. 그가 TV 대담 프로그램에서 밝힌 유머러스한 군 면제 사연이다.비만과 평발(편평족), 시력 관련 병역판정 신체검사 기준이 완화됐다. 뱃살이 파도를 치고, 돋보기를 쓰는 지독한 근시라도 군 생활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평발도 완전무장을 하고 구보를 뛰어야 한다. 호랑이에 독수리, 코브라 뱀으로 온몸을 도배했어도 현역 판정을 받게 됐다. 국방부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을 입법 예고했다.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달 등 의료환경 변화에 따라 신체등급의 판정 기준을 개선해 병역 판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였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입영 문턱을 확 낮춘 찐 사정은 자원부족 때문이다. 지금 기준은 2015년 현역병 입영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이 잣대로는 적정 병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예측에 따라 5년만에 2014년 이전 기준으로 되돌리게 됐다.당장 군 전력이 약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관심 병사만 늘게 생겼다고 걱정한다. 예비 당사자들은 불만에, 실망스런 반응이다. '이참에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해 직업군인들이 병역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 평등 말만 하지 말고 여성들도 병역의 의무를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불과 수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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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여당의 말폭탄 지면기사
이런 일이 앞으로 또 있을까 싶다. 여당이 스크럼을 짜고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작금의 현상은 전무후무하다. 아무래도 윤석열 총장의 캐릭터를 오판한 탓이 크다. 예전 총장들 중엔 개인비리를 흘리기만 해도, 임명권자의 불신임으로 받아들여 자진사퇴했다. 그런데 윤 총장은 인사권을 빼앗기고,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하고, 처가를 향한 재수사와 기소에도 버틴다. 정치권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검찰총장이다.그래서일까, 윤 총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쏟아내는 말폭탄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황운하 의원은 역사와 왕조시대를 소환해 "역사의 법정에서 '대역죄인'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을러댔다. 김용민 의원은 윤 총장을 '대한민국의 트럼프'라고 조롱했다. 김남국 의원은 "대권 욕심에 눈이 멀어 검찰조직과 대한민국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가세한다. 검찰이 업무용으로 수집했다는 판사세평을, 김태년 원내대표는 '검찰의 불법사찰'이자 '직권남용·불법행위'로 단정했다. 김두관 의원은 윤 총장을 아예 전두환급으로 격하했다.여당 의원들이 말폭탄에 담은 핵심적인 메시지는 '정치검사 윤석열'인 듯하다. 그래서 대역 죄인이자 트럼프이며, 대권 욕심에 불법사찰을 자행한 전두환 같은 사람이라는 얘기다. 윤 총장이 정말 미워서 한 말이고, 정치적 수사일테다. 하지만 과장이 과도하고 논리가 뜬금없으면, 메시지 전달은 실패한다. 황운하 의원이 울산시장 선거개입 혐의로 현실의 법정에 서야 할 피고인이고, 김남국 의원이 윤석열 정국에 판사 참전을 요청했다는 대목에 이르면 더욱 그렇다. 북한이 정부나 대통령을 비난하는 막말 담화를 쏟아내 봐야, 말 같지 않고 말 주인이 북한이라 무시당하는 이치와 같다.만화는 대사를 말풍선에 가둔다. 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정권 전체가 들고 일어난 현 정국이 만화 같고, 만화 같은 정국에 여권 인사들의 말풍선이 가득하다. 추미애 장관과 여당이 정치검사로 낙인찍는 말풍선을 쏟아낼 때마다, 윤 총장의 차기 대선 지지도가 올라가니 이 또한 만화 같다.총장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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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데스크]수험생 좋은 결과 기원 '간절한 마음' 지면기사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사찰을 걷다 석탑 하단에 놓여 있는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흰 휴지로 정성스럽게 감싸 살포시 놓아둔 꽃은 어느 불자의 소원이 가득 담긴 마음일 것으로 다가왔습니다. 부처님께 기도하고도 석탑에 꽃을 놓으며 기원하는 이의 마음은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능을 앞둔 학부모의 마음일 수도 있고 가족들의 건강을 소망하는 어머니의 마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전에 없던 일상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들 중에서도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더욱더 힘든 한 해를 겪어야 했을 것입니다. 오늘(3일)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입니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상황 속에서 마음조이며 시험을 준비해온 고3 수험생들 모두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한 송이 꽃을 석탑에 놓아둔 이의 마음처럼 우리 모두 수험생들을 위해 기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글·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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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국토의 막내 '서해5도' 지면기사
" 장백(長白)의 멧부리 방울 튀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중략) 지나 새나 뭍으로 뭍으로만/ 향하는 그리운 마음에…" 청마 유치환이 읊은 '울릉도'다. 문학 속에서 섬(島)은 대개 소외와 고립의 상징으로 은유되고 그리움과 동경의 발원이자 대상이다. 하지만 청마 시절 서정의 끄트머리엔, 뭍에서 떨어진(落) 바람에 형편없었던 낙도(落島) 사람들의 팍팍한 삶이 매달려 있었다.이제는 섬을 향한 관념적 서정도 메마르고, 섬사람들의 생활도 훨씬 나아졌다. 섬과 뭍을 꼼꼼하게 이어주는 연륙교 덕분이다. 지난해 개통된 전남 신안군의 '천사(千四)대교'가 압권이다. 목포와 연륙교로 연결된 압해도와 암태도를 이어 붙였다. 암태도엔 자은도, 팔금도, 안좌도, 자라도가 연륙교로 매달려 있었다. 5천800억원 짜리 천사대교로 연륙된 섬들은 수백만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고, 1만명이 채 안 되는 섬사람들의 삶은 달라졌다.전라남도뿐 아니다. 부산 경남에도 수많은 연륙교가 섬을 육지로 만들었다. 1조4천억원 짜리 거가대교는 거제도를 부산 생활권으로 만들었고, 부산 가덕도는 신공항 혜택까지 받을 모양이다. 연륙교의 대부분이 전남과 부산·경남에 집중된 걸 보면, 정권을 탄생시킨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결과인 듯 하나 단정할 순 없는 노릇이다. 울릉도에도 2025년에 공항이 생긴다니, 청마의 애틋한 시정(詩情)이 여객기 소음에 묻힐 날도 머지않았다.청마가 애달파한 국토의 막내라면, 이젠 서해 5도(백령·대청·소청·연평·우도)가 유일하지 싶다. 북방한계선 바다에 흩어진 서해 5도는 정서적으로 행정적으로 여전히 낙도다. 백령도 앞바다에서 천안함이 침몰당했고, 연평도는 북한 포사격으로 불바다가 됐으며, 중국 해적어선들이 어장을 독차지한 서해 5도 국민의 삶은 전쟁이다. 그런데 보상이 없다. 백령도 공항은 지지부진하고, 연평도 포격피해 보상 특별정책자금 9천억원은 절반도 못썼다. 연평도 주민이 온라인 쇼핑을 하려면 전국에서 가장 비싼 배송비를 지불해야 한다."조기를 담북잡아 기폭을 올리고/ 온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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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K리그 멤버 수원FC 지면기사
2016시즌 K리그에서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맞붙었다. 이른바 '수원 더비'다. 서울FC와의 '슈퍼 매치'에 구름 관중이 몰리는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과 새내기 수원FC 더비는 일방적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매 경기 치열했다. 수원 FC는 전반기 1-2, 0-1로 연패했으나 후반기 첫 경기에서 5-4로 첫 승을 거뒀다. 비록 마지막 경기를 2-3으로 내줬으나 4게임 모두 1점 차 박빙이었다. 전력차이를 비웃는 라이벌전의 묘미다.프로축구단 수원FC가 2021시즌 K리그에서 팬들과 다시 만난다. 수원FC는 지난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K리그2 플레이오프에서 1대1로 비겼다. 무승부일 경우 정규리그 우선 순위팀에게 어드밴티지를 주는 리그 규정에 따라 수원FC가 극적으로 승격했다.후반 인저리 타임에 극장 골이 터지는 드라마 장면이 연출됐다. 수원은 전반 27분 상대 수비수 최준의 오른발슛이 굴절되면서 선제골을 허용했다. 파상 공세가 번번이 막히고 오히려 수차례 결정적 위기를 넘긴 수원은 후반 시간이 다 지나고도 만회 골을 넣지 못해 패색이 짙었다. 주심이 시계를 보는 순간 상대 진영에서 크로스 볼을 다투던 수원의 정선호 선수가 넘어졌고,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올 시즌 리그 득점왕 안병준이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오른쪽 골네트를 갈랐다. 5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하는 순간이었다.수원FC는 2003년 수원시 소속 실업팀으로 창단한 수원시청축구단이 전신(前身)이다. 2008년 재단법인으로 재출범해 2012년 프로로 전환했다.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 승격에 성공했다. 2016년 10승 9무 19패로 리그 최하위로 밀리면서 다시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팬들은 벌써 2021시즌 삼성 블루윙즈와 수원FC가 맞서게 될 '수원 더비' 장면을 그려본다. 영국 맨체스터시의 맨유와 맨시티 더비와 같은 명물 라이벌전을 기대하는 거다. 김도균 감독의 지휘 아래 강팀으로 도약한 수원의 전력은 1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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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중국의 '김치 침공' 지면기사
김장철이 한창이다. 전통적인 겨울맞이 통과의례인 김장문화는 지난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한국 문화의 정수이다. 지난 22일은 제1회 '김치의 날'이었다. 올 2월 김치산업 진흥법 개정으로 탄생한 법정기념일이다.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았다는데, 김장철이 한창인 때니 금상첨화다. 첫 기념일인 만큼 대형 김장축제도 있을 법했지만, 코로나19 탓인지 밋밋하게 넘어간 건 아쉽다.한국인과 김치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방금 무쳐낸 겉절이로 입맛을 돋우고 묵은지 김치찌개로 미각을 충전한다. 배추김치는 기본이고, 각종 무 김치에 갓김치, 파김치 등 재료와 숙성 정도에 따라 염장한 모든 채소는 김치가 될 자격이 있다. 한국인에게 김치는 영혼이다. 즐기지 않아도 김치 빠진 식탁은 미완성이니, 김치는 한국인의 영혼이다. 누구도 김치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 동네 전체가 김장 품앗이를 하고, 어려운 이웃에 김장김치를 나누어 주는 이유다. 김장 품앗이로 이룬 김치 공동체다.어제 중국 환구시보 뉴스가 기막히다. 중국이 김치산업 국제표준국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이 상임이사국인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지난 24일 중국이 제안한 김치제조 국제표준을 승인했다는데, 한국을 조롱하는 부연 설명이 뼈 아프다. 한국은 김치무역 적자국이며, 한국 김치 소비량의 35%를 차지하는 수입 김치의 99%가 중국 김치라며 '김치 종주국의 굴욕'이라고 보도했다.국내 반응은 대체로 차분하다. 민간기구인 ISO의 인증이 김치무역을 규제할 국가간 표준도 아니고, 표준 명칭도 '김치(kimchi)'가 아닌 '파오차이(paocai)'라서다. 파오차이(泡菜)는 절임 채소를 통칭하는 단어다. 한국 김치를 '파오차이'로 부르던 그대로 국제표준으로 올려놓고 김치 표준 운운한 것이다. 한국 김치는 중국이 파오차이로 둔갑시킬 수 없는 정체성이 뚜렷한 음식이다. 하지만 한복, 판소리, 아리랑을 자국의 변방문화로 종속시키려는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 도발이 김치에까지 이른 점은 경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