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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성단]'불효자는 옵니다'

    [참성단]'불효자는 옵니다' 지면기사

    추석(秋夕)은 중추절(仲秋節)·가배(嘉俳)·가위·한가위라고도 한다. 중추절이란 명칭은 가을을 초추·중추·종추로 나누는데, 음력 8월이 중간이라 붙은 이름이다.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날·한식·중추·동지 중 으뜸으로 친다. 문헌상 기원은 삼국시대로 추정된다.정부는 1949년 음력 8월15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1986~1988년에는 추석 당일과 다음날까지 이틀 연휴가 됐다. 1989년 이후 3일 공휴일이 시행돼 현재에 이른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추석 연휴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드립니다'란 제목의 청원이 등장했다. '전 국민 이동 벌초 및 추석 명절 모임을 금지해주세요'란 청원은 3만5천563명의 동의를 얻었다. 코로나 19 재확산을 막으려면 연휴를 없애고 성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올해 추석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명절이 될 전망이다. '불효자는 옵니다'는 시골 거리 현수막은 암울한 시대 상황을 유쾌한 위트로 담아냈다. 동네 맘 카페에는 '우리 시어머니가 올해는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는 글에 '좋아요'와 공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고 한다.정부는 연휴 기간, 친지 방문·여행 등 이동 자제를 호소한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와 졸음 쉼터 등에 출입구 동선을 분리하고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지루한 귀성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맛보는 간식거리의 유혹도 참아내야 한다. 차 안에서 먹는 어묵과 떡볶이는 따끈하고 쫀쫀한 매장의 그 맛이 아닐 것이다. 대목을 날리게 됐다며 상인들도 울상이다.제주에서는 '추캉스' 족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자 아예 여행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수많은 제주 도민들도 육지 방문 계획을 취소 또는 연기했다"며 "20만명이 한꺼번에 제주도를 찾는 것은 해롭다. 국가 차원에서 금지 조치해달라"고 주장했다.명절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직업과 세대, 지역,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총각 처녀의 결혼이 아니라 '회사 어떠냐'가 금기어가 됐다. 날씨도 사나울 전망이다. 추석 당일인 다음 달 1일 전국이 흐리고

  • [참성단]국민의 권리, 국가의 의무

    [참성단]국민의 권리, 국가의 의무 지면기사

    대한민국 헌법을 다시 읽는다. 헌법 제2장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국민의 권리와 이 권리를 보장할 국가의 의무를 밝혀놓았다.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은 '생명'이다. 생명이 없고서야 인권도 없다. 헌법 제66조,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국민 개개인의 생명이 국가와 국가의 원수(元首)이자 대표인 대통령에게 보장받아야 대한민국은 헌법 제1조의 나라,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이 된다.대한민국 국민이자 국가공무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서해에서 표류하다 북한 영해에서 북한군에게 사살됐다. 고인은 소중한 생명을 잃고도 모욕당했다. 북한은 그의 시신을 불태웠고, 대한민국 군 당국은 그를 자진 월북자로 몰아갔다. 북한은 사과 전통문을 통해 시신 소각을 부인하고, 그가 대한민국 국적자임을 밝혔다고 했다. 자진월북 혐의는 무색해졌지만 시신 실종 주장은 믿기 힘들다.단 하나 분명한 건 그가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발견돼 북한 단속정에 사살되기까지 6시간 동안, 국가의 조력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만일 그날 우리 군함들이 문제의 해역 북방한계선에 집결해 표류 공무원과 북한 단속정을 향해 일제히 서치라이트를 집중시키고 경고방송만 했더라도 공무원을 향한 사격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과의 친서교환 라인이나, 북한의 사과 전통문 수신 라인을 국민 목숨 구하는 데 쓰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 차마 그럴 줄(죽일 줄) 몰랐다는 국방부 장관의 국회 답변은 군대의 언어로 볼 수 없다.주말을 지나면서 통 큰 계몽군주 김정은의 신속한 사과를 정체된 남북관계의 전화위복으로 해석하는 여권 인사들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북한은 시신을 찾으면 돌려 줄테니 자신의 영해에 얼씬거리지도 말라 한다. 헌법에 의해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대한민국 국민의 주검이 의문의 바

  • [참성단]통합과 분도(分道)

    [참성단]통합과 분도(分道) 지면기사

    조선 시대 기본 행정구역은 8도(道) 체제다. 1895년 23부로 변경됐으나 혼란을 초래하자 도 체제로 복귀했다. 다만 경기·강원·황해를 뺀 나머지 5개 도를 남북으로 나눠 13도가 됐다. 해방 후 남한은 8도(황해도가 경기도로 편입)로 유지되다 현재는 17개 광역자치단체가 됐다.광역지자체는 사람 숫자와 상관관계다. 주민이 늘면 행정수요가 늘고, 임계점을 넘으면 분리하는 식이다. 하지만 호남과 영남에서 인구 100만명 남짓한 지자체가 광역단체로 승격하면서 '정치가 개입했다'는 등 뒷말이 많았다.최근 전국 광역지자체들의 행정 통합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구와 경북이 선두주자다. 지난 21일 학계·기업계·시민단체가 참여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올해 말 주민투표, 내년 6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2022년 7월께 통합이 마무리될 것이란 예상이다. 지역에서는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등 위기를 돌파할 묘책이라고 기대한다.광주와 전남도 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묶는 '메가시티'를 만들어 제2의 수도권으로 육성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그런데, 경기도는 반대 방향이다. 의정부시의회는 이달 초 '경기북도 설치 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 경기도는 즉각 의정부시에 재의 요구를 지시했고, 시는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 도는 이에 불응할 경우 대법원에 제소한다는 방침이다.광역지자체들의 통합 목적은 인구 500만~800만명 급의 '슈퍼 지자체'를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자는 거다. 통합이 실현되면 중복 사업을 피하고 예산을 집중해 규모의 경제를 꾀할 수 있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지역내총생산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경기북도 신설 공약은 1980년대 후반 처음 제기됐다. 이후 2010년대까지 여러 차례 제안됐고, 2017년 국회에 '경기북도 설치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분도의 명분과 당위성은 옅어졌다. 이미 의정부에는 도청 북부청사와 교육청, 소방안전본부

  • [참성단]'독감 백신' 배달 사고

    [참성단]'독감 백신' 배달 사고 지면기사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인류. 유일한 희망은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인 '네이단 제임스'호다. 함정엔 북극에서 채취한 바이러스 원형으로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여성 과학자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영화채널에서 재방송 중인 미국 드라마 '더 라스트 쉽'의 내용이다. 드라마에서 기관고장으로 함정의 전원이 나가자 비상이 걸린다. 함정 내에서 개발 중인 백신 샘플들이 온도가 올라가면서 사멸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결국 백신을 수온 5도인 깊은 바다에 담가 위기를 모면한다.에드워드 제너가 천연두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 백신은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천연두는 이제 박멸됐다. 소아마비, 홍역, 장티푸스, 콜레라, 뇌수막염 등 수 많은 전염병 바이러스는 백신 앞에 맥을 못 춘다. 이런 백신도 약점이 있다. 상온에만 노출돼도 효과가 사라진다. 물 백신이 되는 것이다.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 백신과 관련 '물 백신' 논란이 일었을 때, 수입 백신의 효능이 도마에 올랐지만 접종 과정에서 백신을 상온에 장시간 노출시킨 관리 부실도 원인으로 거론된 바 있다.올해는 유난히 독감 백신 접종이 중요해졌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창궐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하면, 증상이 비슷한 두 질병을 감별하느라 의료체계가 붕괴되면서 백신 없는 코로나19 희생자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통신비 지원 대신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접종 주장에 여론이 호응한 이유다. 정부·여당이 4차 추경에서 통신비 지원을 줄이고 취약계층 105만명의 무료접종 예산을 편성한 배경이다.그런데 정작 독감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는 바람에 국가 무료 접종 사업이 중단됐다. 백신 박스들이 가을 햇살에 달궈진 땅바닥에 쌓여 유통됐다는 제보에 질병관리청이 해당 백신 접종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500만명 접종 분량의 백신을 검수 중이다. 하지만 이미 접종을 완료한 백신들은 문제가 없단다. 백신 유통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관행이 있을 것이다. 상온 유통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단언하기 힘들다는

  • [참성단]끝나지 않은 비극 '천안함 폭침'

    [참성단]끝나지 않은 비극 '천안함 폭침' 지면기사

    "772함 나와라/ 온 국민이 애타게 기다린다…작전지역에 남아있는 772함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2010년 3월26일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영해를 수호하던 포항급 초계함 PCC-772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피격돼 침몰했다. 수병 104명 중 58명이 현장에서 구조됐고, 46명이 전사했다. 전사한 아군을 인양하는 동안 국민은 단 한 명이라도 생환하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하나 된 국민의 소망을 담아 한 의대 교수가 해군 홈페이지에 시를 올려 '즉시 귀환' 명령을 내렸지만, 끝내 6명은 지금껏 혼백으로 서해를 표류하고 있다.지난 3월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서해도발로 희생당한 순국장병 55명을 추모하는 국가기념일, 문 대통령의 참석은 취임 3년 만이었다. 분향하는 대통령에게 한 유족이 다가가 읍소했다. "대통령님. 이게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 가슴이 무너집니다." 천안함 순국자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였다.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입장이 있다"고 답했다.온 국민이 수병 한명 한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무사 귀환을 명령했던 비극적인 사건을 추모하는 국가행사에서 대통령과 유족 사이에서 민망한 장면이 벌어진 이유가 있다. 민군합동조사단과 국제조사단은 천안함 폭침 원인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공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진보진영 논객과 개인방송들은 좌초설, 미군잠수함 충돌설 등 각종 괴담을 주장했다. 핵심은 북 잠수함 공격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천안함 병사들이 자작극의 희생양일지 모른다는 괴담에 유족들의 한은 깊어졌고, 민 상사의 어머니는 대통령에게 다가선 것이다.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자인 인기웹툰 작가 주호민이 최근 천안함 폭침 사건을 희화화한 자신의 작품에 대해 "북한이 한 게 맞다. 내가 틀렸다"며 "큰 사과밖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어젠 조성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정부의 공식 조사결과를 수용한다며 천안함 유족에게 사과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에

  • [참성단]탁현민 비서관의 SNS

    [참성단]탁현민 비서관의 SNS 지면기사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9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BTS의 노래와 춤을 모두 좋아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담은 동영상은 500만 뷰어를 넘어섰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 비서관은 다음날 페이스북에 "2039년 제20회 청년의 날을 연출할 연출가에게"라고 시작하는 글을 통해 BTS 청와대 행사의 소회를 남겼다. 그는 청년의 시작 나이 '19세'를 상징하는 19년 후의 미래에 보내는 형식을 빌려 글을 썼다.그가 행사기획을 자신이 했다고 밝히자 야권 인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나르시즘이 도를 넘었다"며 "탁 비서관에게 대통령의 의전은 여전히 자신을 위한 쇼로 이용될 뿐인가 보다"라고 했다. 허 의원은 SNS를 통해 "나르시즘의 신화를 만든 나르키소스는 결국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어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며 "제발 정신 좀 차리길 바란다.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안타깝게 생각된다"고 비판했다.지난주 문 대통령은 충북 오성 질병관리청을 찾아 정은경 초대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대통령이 차관급 인사에게 청와대 밖으로 나가 임명장을 준 건 이례적이다. 이 역시 탁 비서관 작품으로 확인됐다. 이 행사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총리에게 "문 대통령이 11일 임명장을 수여할 때 100여명의 사람들이 밀접접촉한 상태로 있는 등 방역 수칙을 어겼다"며 "탁현민 비서관에게 규정대로 300만원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탁 비서관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다. 청년의 날 행사도, 정 청장 임명장 수여식도 그의 기획이라고 스스로 드러냈다. '역시 탁현민이다'는 탄식과 '대통령이 들러리가 됐다'는 비판이 갈린다.비서관은 흔히 그림자에 비유된다. 자신의 존재감을 감추고 음지에서 주군을 보좌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느 유명 정치인이 검찰에 출두하면서 "비서는 입이 없다"고 했다. 위기에 처한 주군을 대

  • [참성단]호부견자(虎父犬子)

    [참성단]호부견자(虎父犬子) 지면기사

    그리스 신화의 영웅 오이디푸스는 신이 정한 운명의 거미줄에서 꼼짝 못하는 인간을 상징한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녀를 낳은 진실이 밝혀지면서, 아내이자 어머니는 자결하고 자신은 두 눈을 찔러 실명한 뒤 온 세상 사람들에게 모욕받는 유랑 끝에 숨진다. 납득하기 힘든 인간사를 신의 섭리에 맡겨 버린 고대 그리스인들의 인생관, 그 끝을 보여주는 비극이다.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 비극에 착안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이론적 용어를 창안했다. 어린 아들은 유아기에 최초의 이성인 어머니를 독차지하려고, 아버지를 경쟁 상대로 여겨 콤플렉스를 느끼며 증오하는 심리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아들들은 아버지를 향한 증오를 선망으로 바꾸고, 아버지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성장하면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한다고 봤다.프로이트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 아들들은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닮는다. '부전자전', '피는 못 속인다'는 부자관계에 대한 직관적인 속설이 이를 증명한다. 고대 그리스를 통일한 마케도니아 필리포스 2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는 아버지의 군대로 세계를 정복했다. 이성계는 조선을 창업했고, 아들 이방원은 수성에 성공해 조선 500년의 반석을 놓았다. '호부(虎父) 밑에 견자(犬子) 없다'의 사례다.하지만 오이디푸스가 보여주듯 인간사가 정석대로 전개될 리 없다. 호부 없이 개천에서 용이 된 인물이 수두룩하고, 호부를 두고도 견자에 그치는 자식들도 허다하다. 호부에 호자, 견부에 견자가 정석인 세상이라면 평등과 공정과 정의가 없는 전제세습의 나라일 것이다.그래도 아쉽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당한 김홍걸 의원 말이다. 아버지 김대중이 누군가.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자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다. 이런 김대중을 아버지로 둔 김 의원이 졸렬하게 부동산투기 문제로 '호부견자'라는 조롱을 받으며 소명조차 못한 채 당에서 쫓겨났다. 다름아닌 아버지가 창업한 당이다. 견자라는 조롱은 자신이 감당할 치욕이지만, 아버지를 견자를 둔 호부로 만든 불효는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궁금하다. 국민에게 정중

  • [참성단]'불황형 상품' 복권

    [참성단]'불황형 상품' 복권 지면기사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지고, 화장이 짙어진다'. 경제 불황에 나타나는 사회 현상을 꼽을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왜 치마 길이가 짧아지는지 잘 모르겠다. 원단 재료비를 아끼려는 의류회사의 꼼수 아닐까. 그렇다면 화장이 짙어지는 건 설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불경기가 이어지면 사람들의 수면시간이 늘고 여가활동이 늘어난다는 설도 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수팀이 2003~2010년 사이 미국인들의 생활 패턴을 조사한 결과다. 경제상태가 좋을 때보다 안 좋을 때 평균적으로 1일 수면시간이 10분 늘었다. 여가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은 21분이 증가했다. 교수팀은 이 같은 현상은 아주 단순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업률이 높은 만큼 노동시간이 줄어든 탓이라는 것이다.불경기에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으로 복권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올해 상반기 국내 복권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복권 판매액은 2조6천208억원으로 1년 전 동기보다 11.1% 증가했다.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상반기 기준 증가율도 지난 2012년(17.7%) 이후 최고치다.올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품별로 보면 로또 판매액이 2조3천8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인쇄식 복권이 1천863억원, 연금복권이 855억원, 전자식 복권이 408억원이다.올해는 시중 경기가 나쁠 때 호황이라는 경마와 경정이 수개월 간 열리지 않았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도 문을 걸어 잠갔다. 복권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5천60분의 1이다. 100분위로는 0.0000123%에 불과하다. 지나가다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복권방에 줄을 서는 건 '희망 고문'이다. 그래도 꿈을 잃은 사람들은 복권에 기댄다. 팬데믹은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2단계와 2.5단계를 오가는 사

  • [참성단]국가지정문화재 '팔미도 등대'

    [참성단]국가지정문화재 '팔미도 등대' 지면기사

    1950년 9월15일 새벽. 인천 앞바다에 집결한 유엔군 산하 8개국 261척의 함대가 월미도 북한군 진지를 향해 일제히 함포사격을 개시했다. 거의 미군 함정이었지만 손원일 제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해군함정 15척과 해병대도 상륙작전에 참여했다. 주력을 낙동강 전선에 투입한 북한군은 급조한 서해안방어사령부로 방어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이 지휘한 이날의 상륙작전으로 서울이 수복되고, 유엔군은 북진한다. 한국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팔미도 등대는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무모하면서도 결정적인 전투로 평가받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서해에서 월미도와 인천항으로 진입하려면 무의도와 팔미도 사이의 해로를 타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팔미도 등대가 아니면 칠흑 같은 밤바다를 수백척의 함대가 이동할 수 없고, 새벽 기습작전도 가능하지 않았다. 유엔군 사령부가 켈로(KLO)부대의 한·미 특공대원 6명에게 15일 0시 팔미도 등대 점등을 명령한 이유다. 등대는 14일 저녁 11시45분 불을 밝혔고, 유엔군 함대는 줄지어 월미도로 향했다.팔미도 등대는 대한제국이 1903년 6월1일 점등한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다. 조선이라는 국호를 버리고 출범한 대한제국이 근대 건축기술로 지은 최초의 콘크리트 건축물이기도 하다. 지름 2m, 높이 7.9m로 초라한 규모다. 대한제국은 결국 일본에 나라를 잃었지만, 팔미도 등대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셈이니 작은 등대가 간직한 역사적 의미가 묵직하다.문화재청이 지난 15일 인천상륙작전 70주년을 맞아 팔미도 등대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7호로 지정했다. "6·25전쟁 당시 수도 탈환의 성공적 발판으로 평가받는 '인천상륙작전'에서 연합군 함대를 인천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전쟁의 국면을 일시에 뒤바꾸는 데 이바지한 역사·상징적인 가치가 있다"고 지정 이유를 밝혔다.인천상륙작전 70주년, 정부가 주도한 기념식은 없었다. 해군이 주최한 전승기념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한민국을 존립시킨 결정적 전투였음

  • [참성단]'서부지검'과 '동부지검'

    [참성단]'서부지검'과 '동부지검' 지면기사

    브라질 연방판사 세르지오 모루는 2014년 브라질 권력의 부정부패를 세차하듯 말끔하게 소탕하기 위한 사정작업, 일명 '라바 자투(Lava Jato·고압 분사기)'를 주도했다. 검사, 경찰, 국세청 직원으로 구성된 드림팀은 성역없는 수사로 국민적 지지를 받던 룰라 전 대통령마저 법대에 세웠다. 2019년 취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지난 4월 그가 사임했다. 대통령 아들의 범죄혐의를 수사하던 연방경찰청장이 해임되자, 사표를 던진 것이다.모루 전 장관에서 영감을 주었던 이탈리아의 사정작업,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를 주도한 검사들의 뒤끝도 좋지 않았다. 권력의 반격은 잔인했다. 권력에 기생한 언론들은 '나라 말아먹는다'는 식의 여론전을 펼쳤고, 검사들의 사생활을 털었다. 지친 검사들은 줄줄이 사표를 냈다. 마니 풀리테를 이끌며 국부 가리발디 이후 최고 영웅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는, 부패수사 때 특정세력을 봐준 혐의로 기소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물론 법원 판결은 무죄였다.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사정기관의 수사는 어렵다. '반드시 부패하는' 권력의 속성만큼이나, 인사권과 친위언론으로 무장한 권력 앞에 무력한 사정기관의 한계도 분명해서다. 강골 검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손발이 다 잘린 채 직만 유지하는 '사정 현실' 또한 이 때문일 것이다. 여론은 두 번의 검찰 인사로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의혹 수사는 물 건너간 것으로 체념하는 분위기였다.엊그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윤미향 국회의원을 8개 중대범죄 혐의로 기소하자 많은 국민들이 '의외의 결과'에 놀라는 기색이다. 여당 지도부와 진보 여성 시민단체들이 감싼 위안부운동의 상징이자 현역 여당의원 윤 의원의 기소 자체가 '신선한 사건'처럼 보이는 분위기다. 성역없는 수사가 신선한 상황이 난감하다.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휴가 의혹을 8개월 넘게 손 놓고 있었던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이, 추 장관 아들과 보좌관 소환조사에 이어 국방부 압수수색까지 전광석화 같은 수사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부지검이 간단한 사실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