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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모두를 위한, 노후를 위한 집과 마을

    [수요광장]모두를 위한, 노후를 위한 집과 마을 지면기사

    고령 1인가구 급증 '노년 삶' 위험다수 사는 곳 안떠나 '사회적 고립'삭막한 도시는 이웃 잃었기 때문멋진 건물보다 공동체 회복 중요'따로 또 같이 삶' 가능한 공간 필요"아~ 이렇게 혼자 오래 살 줄 몰랐어…" 격동의 세월 속에서 그래도 믿을 것은 가족밖에 없다고 굳게 믿으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 이제 홀로 꾸려나가야 하는 노년의 삶이 점점 버겁고 이러한 자신의 존재가 자식들은 물론 이 사회에도 짐이 된 것 같아 서글프다고 하시는 어르신의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2014년 어느 날의 기억이다.독거노인, 나이 드신 부모님을 자식이 부양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과거에 돌봐줄 가족이 없는 소수의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독거노인'이 일부 취약계층을 의미하지 않는다. 혼자 살다 혼자 죽어야 하는 '무연사회'가 우리에게도 이미 다가왔다. 노후준비, 돈만 있으면 아무 문제없을 것으로 착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노년의 관계빈곤과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홀로 사는 노년의 삶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제 더 이상 자식의 부양을 기대하기 힘들며, 사별, 이혼, 졸혼, 비혼, 직장, 경제적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 1인 가구에게는 외로움, 건강악화, 안전, 사회적 소외와 배제 등의 위험이 노년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건강한 자립생활이 가능할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어르신들은 70대 중후반을 넘어서며 서서히 어려움에 봉착하기 시작한다. 개인적 질환 또는 노화에 따른 체력의 저하로 조금씩 일상생활의 통제력을 잃어 가기 시작하지만 가끔씩 다녀가는 자녀들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기 힘들다. 연로하신 어른들은 당신들의 참여가 타인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활동의 범위를 제한하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런저런 사회 활동에서 배제되기도 한다. 자신의 의지대로 삶이 통제되지 않

  • [수요광장]악플 문제, 댓글 폐지보다 근본적 해법 찾아야

    [수요광장]악플 문제, 댓글 폐지보다 근본적 해법 찾아야 지면기사

    디지털 공론장 활용하는 소비자 건전한 이용과 노력은 필수요소 뉴스 유통망 장악하고 있는 포털획기적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언론과 불평등 관계 재정립 해법최근 댓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15일, 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69.5%가 댓글 실명제 도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수치는 댓글 폐해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조사가 실시된 바로 전날 악플에 시달리다 유명을 달리한 연예인의 비극적 사건이 우려와 자성의 분위기를 촉발한 셈이다. 실제로 이 사건을 계기로 포털 사이트 '다음'은 연예기사 댓글 폐지라는 방침을 내놨고, 이 외에도 댓글 관련 법안 발의와 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어 악플 근절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사실 악플의 위해성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악플 피해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어서 새삼 강조하기도 진부해 보인다. 이 문제는 악플로 인해 피해를 당한 당사자와 악플러의 문제로 풀기 보다는 악플을 양산하는 거대 포털과 언론의 생태계에 대한 인식과 접근이 필요하다. 악플러 뒤에는 자극적인 제목을 미끼로 클릭을 유도하며 먹이를 던지는 언론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이 제일 큰 문제라면 저널리즘 자체에 대한 지적에 반박하기 힘든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 정보량은 폭증하고 가짜뉴스가 넘쳐난다. 선정성과 오인성 넘치는 제목으로 뉴스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 소위 클릭을 유도하는 낚시성 제목으로 이용자들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 특히 연예인 등 사회적 저명인사와 관련해 이슈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더 강하게 작동한다. 그 결과, 선정적 뉴스가 양산된다. 즉 포털의 실검과 언론의 클릭장사라는 악순환이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언론 생태계와 악플 확대 재생산에 용이한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 [수요광장]전세계 탁구인의 축제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수요광장]전세계 탁구인의 축제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지면기사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회 개최성공 위한 홍보·예산·인력 부족지름 40㎜ 무게 2.7g 작은 공으로대한민국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필요탁구는 일정한 규격의 탁구대에서 작고 가벼운 공을 라켓으로 주고받으며 경쟁하는 경기로 좁은 장소에서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라켓 스포츠이다. 스포츠 중 가장 작은 공(지름 40㎜) 그리고 가장 가벼운 공(2.7g)으로 즐기는 스포츠이지만 국제탁구연맹(International Table Tennis Federation, ITTF)은 전 세계의 국제경기연맹 중 가장 많은 회원국(226개국)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핑퐁외교,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결성 및 우승 등 작은 공으로 무게감 있는 굵직한 외교활동에도 앞장서 온 종목이다.탁구 경기는 총 7개의 세부종목으로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 남녀단체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88서울올림픽에서 처음 4개의 세부종목(남녀단식, 남녀단체)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2020년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는 혼합복식이 추가로 채택되면서 5개의 세부종목(남녀단식, 남녀단체, 혼합복식)으로 성장하였다.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올림픽 다음으로 가장 큰 세계대회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1926년부터 열렸으며, 1957년부터 2001년까지는 2년마다 개최하여 7개 세부종목(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 남녀단체)을 치러냈으나 너무 많은 경기수와 선수보호차원에서 2001년 후부터는 격년제로 짝수연도에는 단체전, 홀수연도에는 개인종목을 치러내고 있다.대한민국 탁구는 역대 올림픽 금메달 수 3개(88서울올림픽 여자복식- 양영자·현정화, 88서울올림픽 남자단식- 유남규,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유승민)로 중국에 이어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렇게 탁구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이웃나라 탁구 강국인 중국(5회)과 일본(7회)이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했지만 우리나라는 단 한 번의 경험이 없었다. 오는 2020년 3월 드디어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부산에서 개최된다.

  • [수요광장]외솔 최현배의 시조

    [수요광장]외솔 최현배의 시조 지면기사

    일제강점기 민족의식 발견과 깨침엄혹한 역사·생애 작품마다 녹여내해방후 고향·나라·한글사랑 더깊어이승만·박정희정부 가차없는 비판제언 마다않던 민족·민주주의자였다한글날을 맞아 외솔회 주관으로 '집현전 학술대회'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문학과 한글'이라는 이색적인 주제를 다루어 청중들 호응이 퍽 컸다. 한용운, 윤동주, 방정환 그리고 최현배의 문학과 한글 관련성이 논의된 자리였다. '외솔회'는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을 기념하는 모임으로서, 외솔의 손녀 최은미 이사장과 유명 국어학자 성낙수 회장이 정성껏 이끌어가고 있다. 선생의 뜻을 이어 국어 연구와 교육과 운동으로 사회에 기여하고자 외솔 돌아가신 1970년에 창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외솔의 고향인 울산에서는 한글날부터 나흘간 '한글, 미래를 꿈꾸다'라는 주제로 한글문화예술제가 열려 선생 탄생 125주년을 기념하였다. 그리고 18일에는 울산 중구청에서 외솔시조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는데, 이날에는 이지엽 시인이 수상을 함으로써 외솔과 시조가 눈부시게 결합하는 순간을 창출하였다. 외솔시조문학회 한분옥 회장의 정성과 노력이 이러한 결실을 얻어낸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사들은 모두 '한글날'이라는 민족의 축제에 '외솔 최현배'라는 거목을 연결한 성과들이었던 셈이다.외솔 선생은 국어와 한글을 한 축에, 민족 독립과 문화 발전을 한 축에 놓고 평생을 살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은 잘 알면서도, 선생이 시조 백여 편을 남긴 시인이었다는 점은 전혀 모르는 듯하다. 선생의 시조는 외솔회에서 펴낸 전집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에 쓴 시조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견고한 수납, 민족의식의 발견과 깨침, 형무소에서의 옥고를 통한 스스로의 정체성 확인 같은 주제로 쉼 없이 흘러갔다. 이 땅의 엄혹한 역사와 궤를 함께한 선생의 생애가 작품 편편마다 실감 있게 녹아 있다. 해방 후에 쓴 시조에는 고향과 나라와 한글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목소리가 깊이 있게 담겨 있다. 그 목

  • [수요광장]한국의 인권현실… 산업재해 사망은 고작 1점

    [수요광장]한국의 인권현실… 산업재해 사망은 고작 1점 지면기사

    이주노동자들 일터에서 다치거나죽는 경우 하루평균 '18.4명' 달해사업장 평가지표 점수도 '모욕적'現 고용허가제 사고 절대 못 줄여정부, 최소한의 생명권 지켜줘야20년이 다 되어 가는 이야기다. 필자가 일하던 외국인인권단체에서는 주된 주말 업무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상담 그리고 장례식을 치르는 일이었다. 이주노동자들은 일주일이 멀다 하고 허망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2006년에는 네팔사람들과 병원기록들을 수소문해가며, 한국에서 사망한 네팔 이주노동자들을 찾고 기록하는 일을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먼 타향에서 죽어갔는지에 대해 기록조차 제대로 없던 시절이었다. 긴 조사 끝에, 60여명의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의 사망을 찾고 기록할 수 있었다. 이주노동자들은 병으로, 각종 사고로, 산업재해로 그리고 가혹한 조건 속에 스스로 목숨을 잃었다. 이들도 당연히 누군가의 소중한 부모 형제였고 아들과 딸이었다. 네팔로 찾아가서 만난 유가족들은 비탄에 빠져 있었고, 대부분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조사결과로 충격에 빠졌다. 유가족들의 애끓는 절절한 이야기는 아주 작은 책자로 묶여져 나왔다. 이후, 한국에서 기록조차 없이 죽어간 이들을 위한 위령제가 열리기도 했다. 그 후로 십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덧없이 죽어가는 이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예전의 참혹한 시절의 옛이야기면 좋겠다. 그러나 모두에게 불행하게도, 매일같이 예전보다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2019년 10월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실에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발표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사망자 실태 자료는 충격을 넘어 정신이 아득해지기까지 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체 산업재해 사고로 인한 사망자 총 971명중 11.14%인 114명이 외국인노동자였다. 산업재해로 인한 전체 사망자수도, 내국인의 경우 2014년 1천765명에서, 2018년 2천6명으로 13.65% 증가하였는데, 이주노동자의 경우 2014년 85명에서 2018년 1

  • [수요광장]소유의 종말, 공유의 몰락

    [수요광장]소유의 종말, 공유의 몰락 지면기사

    스마트폰·정보통신기술 발달로누구나 '접속' 가능한 시대 열려빠르고 효율적 플랫폼 경쟁 시작자본이 독점하면서 곳곳서 충돌기업권리만 주장 사회적책임 외면'10월 유신, 100억불 수출, 1천불 국민소득'.초등학생 시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이야기다. 당시에는 저 숫자가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국민소득 1천불'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80년대를 맞이하고 국민소득이 1천불을 넘어서면 모든 국민이 자기 차와 집을 가질 수 있다고 희망찬 미래를 제시했었던 기억. 그 기억은 우리의 의식을 지배했고 우리는 '마이 카, 마이 홈'을 향하여 치열하게 소유의 경쟁을 벌여왔다. 그 희망찬 미래, 우리는 다 이루었다. 대다수 국민들이 자기 차를 소유하고,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으며, 자가보유율도 60%가 넘는다. 국민소득은 무려 3만불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상하다. 다 가지고 다 이룬 지금, 우리의 모습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터인지 '소유' 대신 '공유'라는 낯선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공유는 빠르게 우리 일상에 퍼져나갔다. 옷, 공구를 비롯한 다양한 물건에서부터 자전거, 차와 같은 이동수단, 집과 사무실, 동네부엌 등 부동산과 공간에 이르기까지 보이는 것은 물론 지식과 기술, 시간까지 이른바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책 '소유의 종말'에서 더 이상 '소유'는 필요하지 않으며, '접속'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소유하지 않고 임시적으로 접속하고 이용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접속'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저성장시대를 맞이하면서 그의 예언대로 '공유경제 전성시대'가 펼쳐지는 듯했다. 사람들은 고장 난 자본주의 속에서 과거 '국민소득 1천불'과 같은 희망을 공유경제에 품기 시작했다. 모두가 공유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제 소유를 이야기하면 구시대적이고 공유는 무조건 좋은 것이란 사회적 착각이 작동했다. 그러자 선의와 호혜를 기반으로 했던 공유에 변화

  • [수요광장]'통합 메시지' 아예 없는 편가르기 세상

    [수요광장]'통합 메시지' 아예 없는 편가르기 세상 지면기사

    조국장관 임명 '긍정-부정' 갈려의혹 위법·윤리 본질보다 '진영논리'갈등만 보이고 '합의 노력' 안보여분노·분열보다 냉정 찾는게 바람직'네편-내편' 싸움 폐해 국민들 몫최근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부부가 재임 시절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다. 휴먼다큐 '아메리칸 팩토리'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수상하며 영화사들의 찬사 속에서 '융합'이라는 메시지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다큐 내용은 미국 내 중국 공장 얘기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놓인 국경과 문화 차이로 갈등이 있지만 이를 뛰어넘는 융합을 다루고 있다. 다큐는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에 신선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편가르기식 정치로 인한 갈등과 분열을 우려하는 이들이 많은 시기에 이런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던진 융합메시지가 전 세계에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치의 갈등은 이와 전혀 다른 양상인 것 같아 씁쓸하다. 사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통합에 대한 신념과 노력은 이미 재임 시절에 높게 평가받았다. 실례로 재임 당시 이라크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갈라지는 심각한 갈등 상황에서도 오바마는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국민을 감싸안았다. 갈등을 부추기는 대신 통합에 이르는 연설로 그렇게 했다. "우리 미국에는 두 부류의 애국자가 있다. 하나는 이라크전에 찬성하는 애국자이고, 또 하나는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애국자다." 대통령의 이 연설은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으고 통합으로 가는 힘을 발휘했다.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관련,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갈등 상황은 어떤가. 어느 정치인이 신념을 가지고 통합을 향한 노력을 보여줬던가? 조국 장관 혹은 정치권의 누군가를 비난하는 대신에 통합 메시지로 국민을 설득한 이가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질 않는다. 신념을 내세우며 정치인들의 삭발 릴레이가 있었지만, 통합 메시지와는 거리 먼 퍼포먼스였을 뿐이었다. 더구나 야당의 행보는 '발목잡기식'으로 보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상대를

  • [수요광장]전국체전 100주년, 대한민국 스포츠 축제로 거듭나길

    [수요광장]전국체전 100주년, 대한민국 스포츠 축제로 거듭나길 지면기사

    최초 개최지 서울서 열려 '상징성'민족화합·체육발전 중추적 역할항상 국민에 희망·자부심 안겨줘국민들 경기장 찾아 많은응원 필요'역사·권위있는 행사' 관심 가져야올해로 100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산실인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가 이제 10일 앞으로 다가왔다(2019. 9. 24. 기준). 요즘 서울시내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100년을 맞이하는 전국체전을 알리는 홍보깃발과 현수막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오는 10월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일간 진행되며 야구, 농구, 수영, 탁구 등 올림픽 종목부터 씨름, 택견, 궁도 등 한국 전통 스포츠까지 총 47개 종목(정규45, 시범2)에서 17개 시·도 3만여명의 선수단이 열띤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전국적으로 매년 개최되는 종합 스포츠 경기 대회인 전국체전은 1920년 7월 13일 조선체육회가 창설된 후 항일운동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던 행사로, 그해 11월에 배재고보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야구대회를 기원으로 삼는다. 전국체전은 일제강점기 말기의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그리고 6·25전쟁으로 중단된 것 이외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100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올해는 제1회 대회 개최지인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은 전국체전 최초 개최지로서 100년의 상징성을 기리고 한국체육 발전의 전환점이 되는 미래 100년의 출발점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또한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체육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균형발전 및 세계 스포츠 중심 도시로의 재도약을 준비하는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전국체전은 스포츠를 통한 민족 화합의 역할뿐 아니라 스포츠 참여 증대 및 저변 확대, 우수 지도자 및 선수 발굴, 스포츠 시설 확충 등 그동안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감격을 안았던 필자를 포함한 수많은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전국체전은 국제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계기와 발판이 되었다. 또한 피겨여왕 김연아, 역도의 장미란

  • [수요광장]단정하고 강한 항심(恒心)의 산문

    [수요광장]단정하고 강한 항심(恒心)의 산문 지면기사

    부드러운 표현·진솔한 고백 '산문'비평집엔 시큰둥하던 친구도 반색충격적 정보 '스캔들화' 하는 요즘과잉문장으로 사람들 내면에 상처산문 통해 한시적 소음 벗어났으면얼마 전 처음으로 산문집을 한 권 냈다. 그동안 펴냈던 비평서들이 워낙 전문적 내용을 담고 있어서 지인들에게 읽어보라고 대뜸 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과감하게 '자연인 아무개'가 간직하고 있는 섭렵과 경험의 기억들을 한번 읽어보라고 건네줄 수 있었다. 그렇게 글에는 전문성과 보편성 혹은 낯섦과 친숙함이 상대적으로 담기게 마련인데, 흔히 '산문'의 범주로 묶이는 것들은 대체로 부드러운 표현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려는 욕망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산문'의 반대는 '비평'이 아니라 '운문'이 아니었던가.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리듬에 언어를 대응시켜 낭독과 음송에 어울리는 형식을 입힌 글을 운문이라고 한다면, 산문은 그러한 외적 리듬보다는 내용상의 명료함과 서사성을 강화하다 보니 생겨난 줄글 형식을 말한다. 장르로 말하면 소설, 수필, 비평 등이 모두 산문이다. 사전에서는 "운문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리듬이나 정형성에 제약받지 않는 자유로운 문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산문에 무한정한 자유가 허락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그 나름의 장르적 관습(convention)과 함께 오랫동안 사람들이 그 장르를 통해 경험하고 또 기대해왔던 어떤 기율이나 원리가 없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근대문학사에서 산문을 가장 잘 쓴 작가들은 누구일까. 내 기준으로 본다면 가장 심미적이고 예술적인 개성을 담은 산문을 쓴 분은, 일제강점기만 예로 든다면, 정지용과 이태준과 이효석과 김기림과 이상(李箱)이다. 이분들은 본인들의 주력 장르였던 시나 소설이나 비평만큼 아름다운 산문을 우리 문학사에 남겨주었다. 아쉽게도 김소월, 백석, 윤동주는 그분들이 남겨준 탁월한 시적 성과에 비해 산문적 충격은 약한 편이다. 반대로 산문에서 일가를 이룬 변영로, 양주동, 김진섭, 이양하, 피천득 등의 수필가들도 어김없이 떠오른다. 그 점에서 근대문학

  • [수요광장]외국인 앞에서만 멈추는 공정성과 형평성, 건강보험의 경우

    [수요광장]외국인 앞에서만 멈추는 공정성과 형평성, 건강보험의 경우 지면기사

    6개월이상 머물땐 의무가입 법개정먹튀·재정적자 논란 연장선상 나와저소득에도 전체 평균 보험료 가혹부모·성년자녀도 부과대상 큰 부담빈틈없는 사회보장 형평성 담보부터지난 7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이제 국내에서 6개월 이상 머무는 외국인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차치하고 그간 많은 시민사회단체 및 국제사회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보편적이고 차별 없는 건강권이 실현돼야 한다는 취지에 동감한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내용과 과정을 살펴보면 본래의 취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작년 한때, 여론을 달구었던, 이른바 외국인의 건강보험 '먹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2018년 10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재외국민 지역가입자 건강보험 재정수지 적자액이 2017년 2천51억원에 이르고 지난 5년간의 누적 적자액이 약 7천억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어서 몇 십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몇 억원이 넘는 의료혜택을 봤다는 어떤 재외동포와 외국인의 사례가 크게 보도됐다. 여론은 매우 험악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2017년 건강보험 전체 재정수지 적자가 4조4천475억원에 달하는데, 외국인들이 부당하게 혜택을 받아간다는 점에 분개했다. 언론들은 먹튀 논란과 재정적자만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며, 외국인들이 부당한 혜택을 받아가고 국민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2017년 외국인의 직장가입과 지역가입을 모두 합친, 전체 외국인의 건강보험료 재정 수지는 오히려 2천490억원 흑자였으며, 2013년~2017년 5년간의 재정수지는 무려 1조1천억원의 흑자에 달한다는 사실이 곧 밝혀졌다.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임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외국인이 건강보험을 축낸다며 혐오와 차별의 근거로 사용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이러한 논란의 연장 선상에서 정부의 이번 건강보험 개편안이 나왔다. 그렇다면 건강권이라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인권 실현을 떠나, 보다 공정한 방향으로 건강보험이 변화됐을까?보건복지부는 외국인 등은 국내에 소득 및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