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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광장]이름 있는 집

    [수요광장]이름 있는 집 지면기사

    어린시절 부흥주택 문패 기억 또렷전세난민 늘며 도시 익명 공간으로캐슬·팰리스… 공동주택 이름 난해욕망대상·상품화로 자의적 조어법공간 걸맞은 의미부여 '건축의 완성'청량리 부흥주택, 1960년대 초 홍릉 서편에 서울의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한주택영단('LH'의 전신)에서 공급한 2층 연립형 국민주택단지다. 나는 그곳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1학년까지 살았다. 200호가 넘으니 당시로는 적지 않은 규모의 집들이 골목을 마주하여 어깨를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크지 않은 집이었지만 작은 마당도 있었고, 옆집과는 낮은 울타리로 경계를 삼았지만 늘 열려 있는 문이 있어 자유로이 왕래를 했던 기억이 있다. 부흥주택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 그 집과 골목 마당이 작다고 하는 것은 4년 전 우연히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다닥다닥 붙어있는 협소한 집과 골목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당시 '아직도 서울에 이런 곳이 남아있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여러 가지 정보를 유추해보니 바로 그곳이 내가 살던 곳이었다. 어린 시절 그곳은 나에게 절대로 작지 않은 우주와 같은 공간이었다.이제는 흐릿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지만 또렷이 남은 기억이 하나 있다. 바로 문패. 아버지의 이름이 한자로 새겨진 직사각형 나무 문패가 대문 기둥에 반듯하니 걸려 있었다. 문패는 그 집을 떠나 이사를 간 수유리 집에도 당당히 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 후 집안 경제사정의 악화로 전세난민의 삶이 시작되면서 문패는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고 다시 빛 볼 날을 기다리며 집 안 어딘가에 숨어 있어야 했다. 그러다 결국 어느 순간부터는 영영 찾을 수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문패가 필요 없는 익명의 공간들로 도시가 채워진 것이다.이름 없는 집 또는 무슨 뜻인지 모를 난해한 이름과 숫자로 호명되는 집이 익숙한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는 집에 의미 있는 이름 하나 붙이지 못한다는 것은 못내 아쉽다. 내가 사는 마을의 이름은 '절골마을'이다. 천년고찰을 품은 산과 계곡이 어우러져 있는 아름답고 조용한 마을이다. 우리 마

  • [수요광장]어느 작은 단체의 소통 지혜에 대하여

    [수요광장]어느 작은 단체의 소통 지혜에 대하여 지면기사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둘러싼 의혹청문회서 어떠한 결론이 나더라도언론등 사회갈등 유발 책임 못피해반면 기자로 활동 발달장애인 '감동'그 나름의 노력을 우리가 배워가야 요즘은 TV를 켜고 싶지가 않다.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온통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를 둘러싼 의혹 보도뿐이다. 도무지 뉴스를 보고 싶은 욕구가 안 생긴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넘쳐나는 의혹에 더는 실망감과 허탈감을 맛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엄청난 기세로 미디어를 점령, 국민적 관심사가 돼버렸다. 어쩌면 관심사 수준을 넘어 그야말로 온 나라를 들끓게 하는 분노와 갈등의 기제로 작동하는 것 같다는 말이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위에 지친 여름의 끝자락을 다시 또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듯해 갑갑하다. 조 후보자에 자격 논란과 의혹은 내달 2~3일 청문회를 통해서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 확정단계는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 매체는 긴급 여론조사를 통해서 조 후보 반대 여론전까지 가세하는 것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 문제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더 큰 문제는 따로 또 있다. 조 후보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거나 혹은 반대로 의혹 내용과는 다른 결론이 난다 해도 정치권에 대한 이미지 손상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점이다. 불신 속에서 국민들이 입었을 상처 또한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조 후보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와 여당, 야당과 의혹 보도에 열을 올린 언론까지도 사회적 갈등 유발에 무죄일 수는 없을 것이다. 불필요하게도 과도한 국민적인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아무튼 조 후보에 대한 의혹 보도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유난히도 길고 힘든 여름처럼 느껴진다. 일본의 경제보복 등 현재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교 관련 복잡하고 무거운 이슈, 조 후보의 의혹에 대한 여야의 대립 등 온통 소통의 부재로 불거진 일이다. 물론 외교 문제는 국가 간 복잡 미묘한

  • [수요광장]스포츠인들의 방송 진출

    [수요광장]스포츠인들의 방송 진출 지면기사

    다양한 예능프로서 재능·끼 '발휘'신선함·재미 선사 시청자와 '소통'종목 호기심 유발 저변확대 효과도선수들 인정받는 '스포테이너' 위해꾸준한 운동·분야별 자기계발 필요요즘 TV를 틀면 그라운드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스포츠스타들의 예능프로 출연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두 곳의 프로그램이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스포츠스타들은 다양한 재능과 끼를 발휘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더불어 많은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과거만 해도 운동선수는 운동에 집중하고 TV프로그램에 나오는 건 겉 멋들고 운동을 등한시 한다는 말이 있었다. 특히 TV 출연 후에 성적이라도 안 좋아지면 많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스포츠스타들이 TV에 자주 등장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운동선수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운동 경기에 뛰어난 재주가 있거나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하지만 운동선수라고 운동만을 해야하고, 운동만 할 줄 아는 것은 아니다. 예전과 달리 선수들이 운동이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여겨진다. 스포츠에서의 이런 변화된 모습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기도 한다. 시합을 할 때의 엄숙하고 강한 모습만이 전부가 아닌 부드럽고 유머러스한 인간미 넘치는 모습도 보여주며, 이미 스포츠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과 더불어 TV를 통해 스포츠스타를 만난 시청자들과 한발 더 가까워질수 있다. 결국 운동경기도 내재되어있는 끼와 능력을 발산하여 시합에 승리하고 팬들을 즐겁게하는 서비스업종이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운동선수들의 TV출연을 통한 인기상승은 당연지사라고 생각된다. 또한 스포츠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친숙해지고 저변이 늘어나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TV를 통해 익숙해진 선수들을 통해 스포츠 종목에 대한 새로운 호기심도 유발 할 수 있다. 실제로 종영이 된 '우리동네 예체능'이라는 예능과 스포츠를 접목한 프로그램 이후에 많은 종목들의 저변이

  • [수요광장]그들 속의 우리, 우리 속의 그들

    [수요광장]그들 속의 우리, 우리 속의 그들 지면기사

    日, 식민지배 사과·우경화반대 존재국내도 아베의 속내 지원자들 있어이번 사태 한일간 단기적 갈등아닌역사에 얽힌 오랜 저항의 싸움인 셈과정 고통스럽지만 지면 안되는 이유최근 한일 간의 갈등이 공식적으로 발생하고 번져가면서 둘 사이의 오랜 역사를 깊이 생각하고 따져보는 지적 흐름이 커졌다. 관계 서적도 많이 팔리고 있고,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도 다양하게 제출되고 있는 듯하다. 말할 것도 없이, 그동안 일본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해묵은 역설로 곧잘 그려져왔다. 지리적 인접성과 오랜 교섭 경험에서 발생한 근린성이 가까움이었다면, 둘 사이에 엄존하는 역사적 적대감은 오랫동안 서로를 멀게 했던 정서적 실체였다. 또한 일본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근대의 표본 노릇을 하곤 했다. 우리는 일본식 자본주의의 핵심을 간취하고 활용하였고, 일본식 행정 직제나 경제 시스템을 선진적 전범으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로 표현되는 침략과 지배와 폭력의 엄연한 역사는 그러한 경험과는 정반대 쪽에서 항일 혹은 극일(克日)의 정신을 요청했던 것도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하나의 민족은 그것을 구성하는 물리적이고 실체적인 여러 조건과 함께 민족의식이라는 주관적 측면이 맞물려 형성된다. 그 점에서 우리가 절실하게 공유하고 있는 민족 경험에서 일본은 언제나 완강한 적대감 속에 위치해 있었다. 중세기 전쟁으로부터 비롯된 반일의식은 근대 식민지시대를 경험하면서 한층 더 증폭되었고, 우리에게 일본이란 언제든지 우리를 침탈할 수 있는 폭력의 근원지로 암암리에 인식되어왔다. 이러한 한일 간 양가적 교섭 양태는 우리에게 선망과 혐오라는 이중의 정서적 반응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왔던 것이다.모든 주체에게는 자신을 개진하기 위해 부단히 마주 보면서 검색 및 수정을 할 수 있는 타자가 필수적이다. 타자는 본래 자신의 반성적 거울이자 자신 안으로 들어온 능동적 의식의 촉발자인데, 우리로서는 일본을 그 자리에 놓을 때 역사적 적실성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해석의 주체가 비록 우리 자신이지만, 일본을 통해 우리 스스로 해석의 대상이 되

  • [수요광장]위험의 외주화, 위험의 외국인화

    [수요광장]위험의 외주화, 위험의 외국인화 지면기사

    열악한 작업현장 시스템 개선 대신기본 안전교육 조차 제대로 못 받은이주노동자 대거 투입 산업재해 속출더이상 맨몸으로 당하는 일 없도록실태조사·보호조치 반드시 선행돼야영국의 작가 '존 버거'는 유럽의 이주노동자들에 관한 책 '제7의 인간'에서 이주노동자의 삶을 표현하며, '도시화된 국가의 경제에 관한 한 이민노동자들은 불사의 존재, 끊임없이 대체 가능하므로 죽음이란 없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태어나지도 않으며, 양육되지도 않으며, 나이 먹지도 않으며, 지치지도 않으며, 죽지도 않는다. 죽음이란 없는 존재들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성 자체가 부정되고 그저 부족한 인력을 메워주는 커다란 기계의 대체 가능한 부속이 된 이주노동자를 표현했다. 지금 한국사회의 이주노동자의 삶도 바로 이렇다. 며칠 전, 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가 농촌에서 작업 준비를 하던 중, 일을 하기 위해 장갑을 달라고 했다가 한국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되었다. 그리고 7월 31일 비가 아주 많이 내렸던 서울에서는 6명의 가족 생계를 책임지던 23살 미얀마 청년이 폭우가 내릴 때 서울시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빗물 펌프장 안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죽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국가재난에도 이주노동자가 최일선을 맡고 있다. 가축에게 전염병이 발생하는 경우, 몇백만 마리에 달하는 가축을 도살하거나 생매장하면서 겪는 정신적 트라우마와 전염성 질환 등에 대한 위험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다. 그래서 초기에 많이 투입되던 관계 당국의 공무원은 점차 줄었다. AI가 가축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는 수인성 전염병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후, 군인들도 동원하기 어려워졌다. 더 이상 위험한 현장에 누구도 가기를 원치 않는다. 정부는 위험을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외주화를 했고, 이 외주화의 현장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위험의 외주화를 넘어 외국인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사회는 현장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바꾸는 대신, 그곳에 언제든 대체

  • [수요광장]50 이후 더 나은 삶을 위한 '전환의 기술'

    [수요광장]50 이후 더 나은 삶을 위한 '전환의 기술' 지면기사

    대접받던 어제의 기억은 지우고…하루빨리 독립생활자 능력 갖춰야기존 인맥 대신 '느슨한 관계' 구축돈 잘 못 벌어도 의미 있는 일 하기걸으면서 생각하고 글로 옮겨보자대기업 정년퇴직예정자 대상 강의 기회가 있었다. 휴양지의 화려한 호텔에서 진행되는 교육이었지만 참석자들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못했다. 퇴직 후 계획에 대해서도 대부분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막연한 상태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중장년세대들은 주된 일(자리)을 떠나 새로운 일과 삶을 준비해야 한다.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도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변화는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전환의 기술이 필요하다. 너무 급하거나 무리한 전환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한번 살펴보자.# 나는 자연인이다지위와 역할로 대접받던 어제의 기억은 하루빨리 지우자. 그리고 당장 뭘 해야 한다는 조급함과 부담도 내려놓자. 이제 나는 뭐든 할 수 있고 꼭 잘하지 않아도 된다. 명함이 없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다.# 혼자서도 잘해요자연인의 자유도 무조건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나를 위해 그림자노동을 감당해 왔던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하루빨리 독립생활자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무슨 일을 하든 스스로 일을 완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듯한 말만 하면 알아서 척척 해내는 훌륭한 직원들은 이제 내게 없다. 누구나 언젠가는 홀로 남는 시대,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는 살림의 주체가 되는 일은 그 무엇보다 절실한 생존의 기술이다. 사회혁신도 좋지만 스스로 1인분의 삶을 감당하는 자기혁신이 우선이다.# 관계능력 강화인맥에 메이지 말고 느슨한 연결의 관계망에 어울려 보자. 혈연 지연 학연은 물론 다양한 명분의 끈으로 이어진 사람들, 이해관계가 앞서고 알게 모르게 경쟁과 서열이 작동하는 그 인맥들, 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에게 신뢰와

  • [수요광장]강사 일자리 박탈하는 강사법의 역습

    [수요광장]강사 일자리 박탈하는 강사법의 역습 지면기사

    대학, 재정난에 해고·신규임용 제한과목 축소로 학점 이수 더 어려워져시행 앞두고 대책 내놨지만 역부족정부, 처우개선 위해 재정지원 우선누구를 위한 법인지 씁쓸한 느낌만오는 8월 1일부터 강사법이 시행된다. 강사법은 2010년 고달픈 시간강사의 비애를 호소하며 생을 마감한 조선대 강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그 이듬해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이 마련되었다. 이후, 전례 없이 긴 유예기간을 거쳐 드디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강사법의 핵심 내용은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 방학기간에도 급여를 지급하고 1년 이상의 임용과 3년 동안의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는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 개선을 담고 있다. 하지만 처우개선이라는 강사법의 취지에 맞게 강사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시행을 앞두고 강사들이 대량 해고되면서 강사법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사법 관련해서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강사를 직접 고용하는 사용자 측인 대학가는 가중되는 재정난을 호소하며 기존 강사들을 해고시키거나, 신규 임용을 제한하고 있다.피해는 강사뿐 아니다. 강의를 들어야 할 대학생들의 과목이 축소되어 수강 학점 이수가 어렵게 되었다. 심지어 졸업을 못하게 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올 학기 초 대학가의 수강신청 대란도 강사법이 만들어낸 풍경 중 하나다. 개설 과목이 줄어들어 수강신청이 어렵게 되자 학생들 사이에 수강신청 과목을 사고파는 일까지 생겼다. 한마디로 강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마련된 법이 이들의 일자리를 박탈시키고 있다. 이도 모자라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까지 일으키고 있어 강사법이 누구를 위한 법인지 그 모순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든다.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17개 대학의 올해 1학기 강의 수가 지난해보다 6천655개 감소했다고 한다. 대학들은 올 1학기에 2만여명의 강사를 해고하면서 발 빠르게 강사법 시행에 대응하고 있다. 과목을 통폐합하거나 대형 강의로 바꾸고 전임교원의 강의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강사 인원을 줄이고 있다. 이외에도 겸임

  • [수요광장]스포츠와 삶의 균형

    [수요광장]스포츠와 삶의 균형 지면기사

    현대인들 스포츠 활동 점점 늘어다양한 게임 즐기는 사람도 많아선의의 경쟁 통해 인간관계 형성'주 52시간 근무제' 여가시간 활용'워라밸'로 신체·정신적 건강 되찾자지난 2018년 7월, 고용노동부에서 시행한 '주 52시간 근무제'로 직장인들은 근무시간 단축을 이뤄냈다. 근무시간 단축 시행으로 한국 사회에서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중요시 되고 있다. 워라밸이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표현으로 1970년대 후반 영국에서 개인의 업무와 사생활 간의 균형을 묘사하는 단어로 처음 등장했다. 워라밸은 연봉에 상관없이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거나, 퇴근 후 SNS로 하는 업무 지시, 잦은 야근 등 개인적인 삶이 없어진 현대사회에서 직장이나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긴 근무시간 및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이를 적절히 해소할 시간조차 없었던 직장인들은 정부의 워라밸 제도를 통해 다양한 여가 및 취미활동을 하며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활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경기를 관람하는 등 스포츠 관련 활동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최근 전 국민을 하나로 모았던 U-20 월드컵 결승의 시청률은 30%를 넘은 것(닐슨코리아)으로 조사되었고, 이 외에도 MLB 경기 중계,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경기 시청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프로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많은 관중들은 여전히 경기장을 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통계청의 '국민여가생활 실태(2018)'에 따르면 사람들이 주로 즐기는 여가활동은 '스포츠'의 비율이 높았고, 그 중 배드민턴, 줄넘기, 체조 등 생활체육의 비율이 제일 높았으며 탁구, 축구, 야구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듯 늘어난 여가시간을 스포츠와 함께하여 진정한 워라밸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스포츠 활동으로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신체활동은 심리적 측면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신체활동을 통해 우울과 불안을 감소시키고, 스

  • [수요광장]박두진문학관 특별전

    [수요광장]박두진문학관 특별전 지면기사

    안성서 출생 유년시절 보낸 20여년문학적 상상력·정서 길러줬던 시간1·4후퇴땐 산·해·돌 통해 생명 노래수백편 시·산문과 수석·글씨·그림고향에 대한 그리움 전시회서 웅성경기도 안성의 박두진문학관에서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박두진문학관은 박두진 선생의 문학사상을 널리 알리고 기리며, 박두진 관련 자료의 체계적 수집과 보존을 목적으로 작년 11월에 개관했다. 문학관은 상설전시 코너에서 선생이 펴낸 시집을 통해 그의 시적 생애를 조감할 수 있게 했으며, 선생이 남긴 수석과 글씨와 그림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결정(結晶)들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선생은 1916년 3월 10일 안성군 안성읍 봉남리 360번지에서 태어났다. 선생은 네 살까지 그곳에 살다가 안성의 가터, 양협을 거쳐 고장치기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안성에서 살던 20여년은 선생의 문학적 상상력과 정서를 길러주었던 시간이었다. 선생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경기도 안성의 '고장치기' 마을은, 들판 한가운데 스물 남짓한 오두막집이 엎드려 있는 쓸쓸하고 가난한 곳이었다. 그 마을에서 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박두진 형제들 정도였다. 선생의 집도 농가는 아니었지만 댓 마지기 남의 땅을 소작하며 가난한 생활을 했다. 방학이 되면 지게를 얻어 지고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가곤 했던 어린 박두진은, 새소리 물소리를 따라 혼자 산골짜기를 들어가며 소박한 자연에 대한 강렬한 애착과 신비한 교감을 얻었으며, 고독에 대한 강한 매혹과 영원한 나라에 대한 동경을 배웠다고 한다.선생은 청룡산의 높고 푸른 산줄기와 사계절 내내 부는 사갑들의 바람을 헤치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아침엔 모래 반, 흙 반의 신작로를 따라 안성읍내의 학교로 향했고 돌아오는 길엔 굽이쳐 흐르는 안성천을 지나 사갑들로부터 청룡산 줄기까지 풀숲을 헤치며 자연과 교감했다. 선생은 고장치기에서 일인 지주의 농토를 소작하면서 일제의 수탈을 경험했으며 기나긴 밤 등잔 아래서 독립운동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시선과 민족의식을 길렀다. 고장치기에서의 경험은 선생의 문학사상을 만들어준 토

  • [수요광장]차별 방관자, 기여자, 가해자

    [수요광장]차별 방관자, 기여자, 가해자 지면기사

    다름 공존·상생하는 '문화다양성'평화 화합하자는 전세계 협약인데구성원간 갈등·폭력 조장 일부언론곳곳에 혐오·차별 씨앗 뿌리는 세력대응 못하는 정치권… 모두 '가해자'며칠 전 너무나 노골적으로 인종 간 혐오와 갈등 그리고 폭력을 부추기는 한 인터넷 언론사의 기사가 있었다. 기사는 최근 인천시와 서울 일부의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으로 근래 국내에 급격히 유입된 '이슬람 난민' 중 일부 '극단주의자'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내용이었다. 근거로 제시한 것은 익명의 정보당국 관계자의 발언으로 "붉은 수돗물 사태 원인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테러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정보당국자라는 사람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지만, 같은 기사에서 다른 공공기관의 담당자는 그 가능성을 일축하는 가운데, 기사의 제목은 놀랍게도 '문래동도 붉은 수돗물… "일부 이슬람 난민 소행일 수도"' 였다. 매우 노골적이고 악의적으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다. 이 기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1923년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대학살을 떠올렸다고 한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지진 직후 퍼졌고, 당시에 학살된 조선인이 6천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끔찍한 대학살을 떠올리게 만드는 위 내용은 언론사의 기사가 아니라, 조직적으로 구성원간 혐오와 차별을 옮기는 혐오차별세력의 행동의 일환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그럼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한국사회 구성원간 불신과 혐오 및 갈등을 양산하는 악의적인 행위가 펼쳐지고 있을 때, 제도와 정치는 무얼 했을까. 제도는 부재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해야 하는 정부 및 정치권은 최근 부천시의 사례에서 보듯, 혐오세력의 반대에 매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는 문화다양성 조례를 오랫동안 지역의 여러 단위가 함께 준비해왔다. 하지만 기독교계중 매우 일부가 중심이 돼서, 문화다양성 조례가 통과되면 이슬람, 난민, 동성애가 확산된다며 조례제정을 적극 반대했다. 결국, 지난 6월 25일에 이들의 항의로 부천시 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