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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구원이 되지 못하는 종교 혹은 진리 지면기사
신천지·집회 주도 전광훈 목사진리 정답으로 알고 죽음 몰라'구원 약속… 야외 무감염' 장담진리·이념보다 삶의 가치 우선땐코로나19 극복할 동력 만들어낼 것대한민국 건국을 앞둔 1948년 상반기 문단에서는 김동리와 조연현의 논쟁이 벌어졌다. 김동리는 문학이란 구경적(究竟的) 삶의 추구라고 견해를 피력했던바, 이에 대하여 조연현이 종교와 문학의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던 것이다. 김동리의 답변은 이러했다. 종교란 기원하고 귀의해야 할 신(神)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까닭에 의존적인 반면, 문학은 스스로 사색하고 상상하면서 신을 찾아 나서는 행위인 까닭에 주체적일 수밖에 없다.김동리의 논리는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종교는 종종 진리(眞理)를 내세워서 다른 가치를 억압하곤 한다. 절대자에 의존하다 보니 결과론에 치우치는 경향을 드러낼 때도 있다. 예컨대 복덕(福德)을 기원하거나 현재 벌어진 사태를 신의 징벌로 수용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반면 문학은 주체적인 면모로 인하여 일리(一理)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또한 아무리 멀리 나아간들 작가는 결코 신과 하나가 되지 못한다. 작가에게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하게 주어진다는 것이다.종교가 극단으로 치우쳤을 때 문학의 자리에서 그 한계를 적극적으로 심문했던 작가로는 알베르 까뮈를 꼽을 수 있다. '이방인' 말미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신부(神父)에게 쏟아 부었던 발언이 대표적이다. 전염병이 창궐한 도시 오랑을 배경으로 삼는 '페스트'의 주동인물 리유 또한 마찬가지다. '페스트'에는 파늘루 신부가 등장하는데, 작품 앞부분에서 그는 페스트의 창궐을 죄의 대가라고 강연하고 있다."이 재앙이 처음으로 역사상에 나타났을 때, 그것은 신에게 대적한 자들을 쳐부수기 위해서였습니다. 애굽왕은 하느님의 영원한 뜻을 거역했는지라 페스트가 그를 굴복시켰습니다. 태초부터 신의 재앙은 오만한 자들과 눈먼 자들을 그 발아래 꿇어앉혔습니다. (중략) 반성할 때가 온 것입니다. 여러분은 주일에 하느님을 찾아뵙기만 하면 나머지 시간은 자유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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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검은 장막을 거두어 지면기사
바이러스 원인 생태계 파괴한 인간사람 구원한다는 '맹목적 신앙'신의 아름다움을 공포로 팔아공동체 해체 죽음으로 몰아지금이야말로 지성적 성찰 필요새벽같이 와닿은 호소문은 '대구 경북을 살려내라'고 외치고 있었다. 진보운동 가운데 가끔 얼굴을 마주했던 동료 교수의 글이다. 초중등 교육을 대구에서 마쳤고, 지금도 많은 친척과 지인이 대구에 살고 있기에 그 호소가 참 가슴 아프다. 그 안에 담긴 정부를 질타하는 매서움이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다른 한편 이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온몸을 던져 일하는 분들과 그럼에도 장악 가능한 상태에 놓인 현 상황을 돌아보면 나름의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바이러스는 우리 몸을 해치고 심하면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생물학적 바이러스가 생명을 위협한다면, 사회적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해체시킨다. 그러나 그에 대한 두려움은 더 많은 증오와 탓을 만들어 우리 삶과 마음을 파괴한다. 중세 흑사병 사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진실을 담고 있다. 알지 못하는 죽음의 그림자는 맹목적인 신앙과 증오를 부추기고, 이웃에서 마녀를 찾는다. 심지어 있지도 않은 자신의 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침내 몸이 무너지고 마음이 파괴된다. 있지도 않은 죽음의 유령이 존재를 파멸시킨다. 알지 못하면 두렵고 그 두려움은 알지 못하는 그만큼 커진다.바이러스에 백신이란 치료약이 있어야 하듯이 무지의 바이러스에는 지성의 백신이 필요하다. 증오와 음모의 사회적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이웃 사람에 대한 신뢰와 공동체를 위한 공감의 백신이 있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몸의 요구와 정신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몸이 생리적 조건을 채워야 살아갈 수 있듯이 마음과 정신은 그에 걸맞은 지성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지성은 전문지식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정신의 기본적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성이라 부르는 마음과 정신의 기능이 작동한다. 여기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없으며, 그 크기만큼 사람의 크기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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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코로나19와 동물의 역습 지면기사
인간·경제우선주의가 불러온 사태중국을 '세계의 공장' 치켜세우며 도넘는 자연파괴·동물착취 부추겨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져'생명체 대한 새로운 야만' 자성할때'코로나19'. 마귀의 짓인가. 하나님의 심판인가. 우리들의 삶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가 종교적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특정 종교 활동을 통해 급속히 환자가 늘면서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정 종교에 대한 비판은 물론 유사 종교 간 비난도 거세다. 그 시작은 형체도 냄새도 없는 바이러스였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끝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새로운 불안감이 갑자기 확대되면서 우리들을 더 위축시키고 있다. 졸업식도 취소되었다. 사진 몇 장으로 대학생활을 마무리하는 젊은이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짠하다. 중국 유학생들로 대학캠퍼스는 긴장하고 있다. 식당도 거리도 한산하다. 한때 일본 크루즈 사태와 관련하여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를 우려했다. 하지만 우리의 4·15 총선이 제대로 실시될지 걱정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글로벌 체제에 연계된 중국 시장의 마비가 가져오고 있는 경제적 충격도 일파만파다. 조만간 사태가 진정이 되지 않는다면 헌법 제76조 1항의 대통령의 특별한 권한들이 발동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재정경제상의 위기타파를 위한 긴급명령뿐만 아니라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들이 실시될 수도 있다. 시시각각 늘어나는 환자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생각한다. 도대체 이 사태의 근본원인은 무엇인가. 종교적 차원에서는 마귀와 하나님 논쟁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전문가들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팬데믹(pandemic)이 주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해왔다.중국은 즉각 부인했지만 실험실의 동물로부터의 발병 가능성을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중국의 발표처럼 야생동물의 식용과정에서 발생했을 수도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실험동물이든 식용의 과정이든 동물이 관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들은 동물을 인간과 다른 차원에서 취급해왔다. 호모사피엔스에 기반을 둔 인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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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혐오를 넘어선 정확한 코로나19 보도를 기대한다 지면기사
이미 세계로 번진 '위험의 일상화'일부언론 메르스의 교훈 잊었는지대응력 부족하면 비판 마땅하지만확인안된 허위정보 인터넷등 전파中혐오·근거없는 정부비판도 문제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29명 중 9명이 완치되어 격리 해제됐다. 16일 29번째 확진자가 발생했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의 동향도 심상치 않다. 중국은 이미 지역사회 유행이 진행됐고 일본도 의심받고 있다. 2015년 5월 20일부터 시작된 메르스 사태는 우리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최대 유행지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해 12월 23일 상황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환자 186명, 사망자 38명이 발생했다. 당시 정부 대응은 심각하게 부실했다. 위기상황에서 소통 부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신종 감염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데도 정부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정부와 일부 언론은 확진자 이동경로와 관련 병원 정보를 공개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집중 비판하기도 했다. 2016년 발행된 보건복지부의 '메르스 백서-메르스로부터 교훈을 얻다'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대부분이 병원에서 감염됐고 감염자 중 의료기관 종사자는 13.4%였다. 감염자의 역학조사와 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정부의 메시지는 실제 상황과 달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5년 메르스 경험을 바탕으로 신종 감염병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2018년 8월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했을 때, 이 시스템으로 신속 대응한 바 있다. '2018년 메르스 중앙방역대책본부백서'에 따르면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고 허위정보에 대응하기 위한 메르스 팩트체크 Q&A가 제작됐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지난 신종 감염증 사태의 경험을 잃어버린 것 같다. 코로나19를 정부 비판의 계기로만 인식하는 것 같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부의 코로나 대책을 비판하다가 일본 정부의 크루즈 봉쇄를 칭찬한 어떤 신문 사설은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도 일부 언론은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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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무엇이 우리를 지켜줄까 지면기사
인류 위협해 온 '바이러스 공포''신종 코로나 사태' 전세계 불안감염 우려 모든 일상생활 변화위생 철저·예방수칙 준수 중요성숙한 시민의식도 뒤따라야지구의 역사를 보면 인류와 함께 다양한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들이 존재해왔고 바이러스는 인류를 지속적으로 위협해왔다. 먼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도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는 이미 조류독감,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을 경험해 알고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치료제나 백신을 만들기 전에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한다. 그렇게 바이러스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며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의학이 발달하고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현시대에 감기증세와 비슷해 보이는 질병의 백신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바이러스를 다룬 SF영화처럼 바이러스가 인류를 멸망위기까지 몰고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엉뚱할 수도 있는 앞선 걱정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현재, 세계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중국은 확진자수가 급속하게 늘고 있으며 사망자도 700명을 넘었다. 이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까지 28개 국가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확산방지 및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신종코로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통해 사태를 주시하며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학교 졸업식 풍경이 달라졌고, 많은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다. 학원, 식당, 마트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휴업에 들어간 곳도 많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졌다.다행스러운 소식은 우리나라의 경우 확진 환자 대부분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으며 몇 명은 완치되어 퇴원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우리들의 불안과 걱정을 조금은 덜어주고 있다. 백신도 없으며 치료제도 없는데 어떻게 호전되어 퇴원을 할 수 있었을까? 국립중앙의료원측에서는 치료제가 없는데 어떻게 좋아졌냐는 물음에 '자연적으로 치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작동해 저절로 치료가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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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이상문학상 논란의 향방과 작가들의 안티조선 운동 지면기사
좋은 소설 골라 상 주면 그만이지어떤 조항 붙는다면 문학상 불순해져1926년 12월 창립 조선문예가협회소속작가 스스로 정신노동자 규정소시민 결벽성 탈피 경제투쟁 결의얼마 전 이상문학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우수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씨가 불공정한 조항을 지적하며 수상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수상자는 수상작의 저작권을 이상문학상 운영 출판사인 문학사상사 측에 3년간 양도해야 한다는 조항. 좋은 소설을 골라내서 상을 주면 그만이지, 여기에 어떤 조항이 따라붙는다면 그 순간 문학상은 불순해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논란은 출판사의 불공정한 처사도 문제이겠고, 작가가 가지게 마련인 특유의 자존심을 자극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논란이 불거졌을 즈음 이기영에 관한 논문을 읽고 있었다. 이기영은 1926년 12월 25일 창립된 '조선문예가협회'에 참가하였다. 조선문예가협회는 잡지, 신문, 출판업자를 상대로 원고료 최저액을 결정하고자 했던 일종의 작가조합이었다. 조선문예가협회가 창립된 지 두어 달 지나 잡지 『현대평론』이 당국에 압수되어 삭제 처분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잡지사는 이를 이유로 여기 게재된 이기영의 「호외」에 대한 원고료 지급을 거부하였고, 조선문예가협회는 모든 회원의 『현대평론』기고 중지를 선언하며 맞섰다. 『현대평론』 측은 결국 조선문예가협회가 성명을 발표한 열흘 뒤 원고료 지급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문예가협회에 새삼 주목하게 되었던 까닭은 그네들의 지향이 현재 작가들에게 시사하는 바 있으리라 싶었기 때문이다. 조선문예가협회 소속 작가들은 스스로를 정신노동자로 규정하면서 소시민적 결벽성에서 탈피하여 경제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하였다. 그러니까 작가는 금전 문제로부터 초연해야 한다는 재래의 통념을 소시민적 결벽성으로 규정, 배격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김억과 현진건을 제외한 조선문예가협회 발기인들이 모두 카프 소속 작가였다는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즉 그네들은 노동자로서의 당파성을 명확히 되새기는 계기로써 조선문예가협회 창립에 나섰던 셈이다.기실 우리 사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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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2020년, 돌아서야 할 시간 지면기사
선거·검찰 개혁, 또다른 특권 방조언론, 당파성과 협소함에 빠져있어사회의 맹목성 추인하는 현장 헤매독점·당파적 이익은 파멸로 이끌어역사를 성찰하고 인간다움 모색해야독립국과 자주민임을 선언했던 담대함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100년 동안 우리는 길을 찾지 못했다. 이제는 아예 길을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시대의 흐름을 보지 않은 채 자기만의 세계 안에서 작디작은 이익을 추구했던 사회가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온몸으로 겪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돌려 그 틀을 벗어나 가야 할 길을 보려하지 않는다. 여전히 나만의 이익과 당파적 싸움에 빠져있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지겹게 겪은 야만과 폭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지금 보고 있는 이 불의와 불공정을 벗어날 길을 찾으려는 노력은 어디에 있는가. 선거제도 개혁과 검찰 개혁이라는 당위는 특권을 독점해온 반민주적 행태를 바꾸려는 노력이었지만, 그 뒤에서 또 다른 특권을 방조하려 한다. 검찰개혁이 이 사회에 공정과 민주적 법치를 강화하는 줄 알았는데, 새로운 독점 권력을 만들어 내거나 재벌의 금융범죄를 방조하는 쪽으로 흘러간다면, 그 역시 당파적 이익에 매몰되었던 지난 역사를 되풀이하는 길이 아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법적 결정은 이런 의혹을 가름하는 중요한 표지가 된다. 16세기 이래 변화된 시대상에서 그들만의 역사적 경험에서 만들어낸 유럽 근대의 세계체제는 19세기에 이르러 우리를 파멸적 고난으로 몰아세웠다. 그 고난에서 구미의 체제와 철학을 수용함으로써 나름대로 이룩한 성취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 풍요와 민주주의적 사회 환경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정치·경제 체제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표징은 흘러넘치고 있다. 이 경고는 근대의 실증적 체계를 극복하는 그 이상의 철학과 규범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그 좁은 물질적 달콤함에 빠져 그 체제가 전부인 줄 알고 있다. 실증주의와 자유주의 철학의 한계는 파멸적 미래의 표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위기, 과잉의 자본주의, 파열된 법치의 파행을 어떻게 넘어서려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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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요코하마와 오사카 그리고 인천의 드림촌 지면기사
요코하마, AI·로봇 첨단기술 활용복지·의료·관광·경제등 혁신 가속화오사카, 외국인 전문인력 문호 확대인천, 벤처공간 주민 반대로 '답보'젊은기술자 없는 인천미래 안보여경자년 인천의 미래. 박남춘 시장이 새얼아침대화와 인천경영포럼에서 새해 계획을 밝혔다. 인천의 오랜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취지. 박 시장은 난제 해결에 도움을 주었던 분들을 거명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했다. 행사 후 티타임에서 몇 분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진정성이 느껴진다'. '우연히 해결되는 과제도 있다는 말이 남는다'. 박 시장은 새해 과제 가운데 하나로 폐기물처리장의 문제를 꺼냈다. 그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요코하마와 오사카를 직접 찾아갔었다. 크게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리적 측면에서 요코하마와 인천은 서울과 도쿄와 같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오사카 역시 교토와 함께 간사이 권역의 핵심도시이다. 인구만을 비교하면 요코하마는 370만여명, 오사카시는 270만여명이다.그렇다면 요코하마와 오사카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일본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이 5년 혹은 10년 내에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의 현 단계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준비한다면 일본이 겪는 문제를 우리나라는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까지 지혜로운 대처를 하지 못했다. 사정이야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문제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당면할 저출산 문제와 제조업 위기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団塊)의 대거 은퇴가 가져올 과제들을 예측했다. 다양한 대책도 준비했다. 그렇다면 그 과제들은 해결되었을까. 요코하마의 시책을 보면 여전히 자신들을 둘러싼 과제들과 전투 중이다. 75세 이상 인구가 60만명이 되면서 정년연장, 의료, 간병 문제를 최대의 과제로 등장시켰다. 새로운 문제도 있다. 2019년 기준 외국인은 1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인이 4만1천156명, 한국인이 1만2천930명, 미국인 2천722명, 북한인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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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4차 산업혁명 인재상과 핵심역량의 올바른 접근은 지면기사
혁명위 권고안, 사회문제 논의 부족'창의융합형'→'미래인재' 교육혁신기계 대비되는 인간 고유역량 강조신기술과 노동의 인간화 중심으로비판적 사고력·소통·협업이 중요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키워드이다.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의 기술혁신을 통한 제조업 혁신전략이자 산업혁신전략인 '산업 4.0'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우리는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곤 한다. 이와 달리 독일은 '산업 4.0'에 이어 노동혁신전략인 '노동 4.0' 수립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기술혁신과 인간조직의 관계(노동의 인간화)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기술체계의 관점으로 접근했다. 2019년 11월 대통령 자문위원회인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발표한 '대정부권고안'은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에 의해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일자리와 복지 등 사회적 문제 논의는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이 대중적으로 체감되기 시작했다. 2017년 11월에는 정보통신과학기술부 등 관계부처와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공동으로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관련된 논의와 정책 제시는 교육계도 예외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상과 핵심역량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인재상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창의융합형 인재였다. 창의융합형 인재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역량으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역량, 심미적 감성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여섯 가지를 제시됐다.2017년 '미래 인재'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했다. 2017년 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간한 한 보고서에는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3대 핵심역량이 제시됐다. 기계와 차별화된 인간 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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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새해를 시작하며 지면기사
생명체들에게 중요한 것은 '공존'경자년엔 잘 보고·듣고·많이 웃고진실된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하며모르면 묻고, 화내지 말며남의 것 탐하지 않는 한해 살아보자2019년이 다 가고 며칠 남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연말행사, 송년모임, 공연, 시상식 등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매일 같은 해가 떠오르고 어제, 오늘, 내일… 연속되는 시간 속에 살고 있는데 우리는 왜 해가 바뀌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는 걸까?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우리가 뭔가를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하고, 이미 지난 일들은 괜찮다며 용서를 건네기도 하고, 더 이상 끝이 아니라는 희망을 주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365일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새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2019년에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일은 오랫동안 바라던 새 도서관을 지어 문을 연 것이고 그다음 순위는 그렇게 어렵게 만든 공간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 강렬하게 느끼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넓어진 공간에서 더 많은 이용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에도 어린아이를 데려오는 부모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 도서관 이용에 대한 예절, 타인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 대한 배려, 내 것이 아닌 공동의 것에 대한 소중함 등을 찾아보기 어렵다. 마구 뛰어다니고 생각 없이 책을 찢고 도서관 소품들을 던지고 망가뜨린다. 옆에서 책을 보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없을 뿐 아니라 사물에 대해 조심스럽게 살피고 대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내버려두는 부모들을 보면 어떤 때는 정말 화가 난다. 멀리 외딴곳의 도서관까지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의 열성을 보면 자녀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지만, 정작 삶에 필요한 것을 가르치지 않는 그들의 사랑방식은 참으로 안타깝다.새로운 시작 앞에, 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보면서 딱 맞는 그림책 하나를 발견했다. 그림책 '시작하는 너에게'(마에다 마유미 지음. 강방화 옮김/웅진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