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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논단] 음악, 인간으로 가는 문

    [월요논단] 음악, 인간으로 가는 문 지면기사

    부평에 만들어지는 '음악도시'특정 장르나 몇몇 사람들의복안에 의지할게 아니라저마다 꿈·희망 모으는 과정 필요소원은 남이 이뤄줄순 없기에…음악과 인간 어우러진 공간 기대올초 재개봉했던 1994년 영화 '쇼생크 탈출'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다시 보게 되는 영화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앤디는 짓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면서도 감옥 환경을 개선하고자 자신의 능력을 다해 교도소장을 위해 일한다. 그러나 교도소장은 앤디의 무죄를 알고도 정의를 외면해 결국 앤디는 감옥을 탈출하고 교도소장의 죄상을 폭로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동아시아의 적강신화(謫降神話)나 '구운몽'처럼 '몽'자로 끝나는 설화와 비슷한 구조이다. 어떤 신선이 천상에서 죄를 짓거나 억울한 모함을 받아 지상으로 쫓겨났다. 신선은 지상에서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이를 이겨내고 한층 더 성숙한 존재가 되어 천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기본 모티브이다. 이같은 구조를 염두에 두고 보면 외딴 바닷가에서 낡은 보트를 수리하고 있는 앤디와 그 너머로 펼쳐지는 짙푸른 태평양이 우리가 돌아가고 싶은 본향인 셈이다.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 떠오르는 로망의 장소인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러한 설화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자신을 잘 모르던 주인공이 꿈이나 도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내력을 이해하는 순간이다. 고통에 휘둘리던 존재가 고통을 넘어서는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도 같은 장면이 있다. 바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3막에 등장하는 백작부인과 수잔나의 '편지이중창 - 저녁 산들바람은 불고'가 울려퍼지는 장면이다. 오페라에서 이 노래는 백작부인 로지나의 결단을 보여준다. 자신의 시녀 수잔나를 넘보는 남편 알마비바 백작의 바람기를 잡으려고 로지나는 여러 방법을 쓰지만 실패하고 결국 자신이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로지나는 스스로 수잔나로 변장하고 남편이 외도하는 현장을 잡으려고 수잔나에게 편지를 쓰게 한다. 저녁

  • [월요논단] 인성교육진흥법 시행 1년, 얼마나 달라졌나?

    [월요논단] 인성교육진흥법 시행 1년, 얼마나 달라졌나? 지면기사

    사람 됨됨이 가르치는 인성교육교원단체간 시각 달라 안타까워협의와 협력통해 적극 지원해야요즘 학교 다양한 교육기능 수행되레 전통적 역할 공부·人性교육소외받고 있다는 사실 '아이러니'사회생활에서 지능지수(IQ)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덕지능(Moral Intelligence)과 공존지수(Network Quotient), 쉽게 말해 '인성'이다. 요즘 들어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자식이 부모를 폭행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등 인성 붕괴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도 처남이 매제를 흉기로 살해하는 등 재산다툼이나 모욕, 가치관 차이 등으로 인한 사건들이 발생했다.우리나라는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해 2015년 7월부터 시행했다. 이 법 제2조에서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인성교육의 목표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8가지 '핵심 가치·덕목'을 설정했다.인성교육의 현주소그렇다면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인성교육의 현황은 어떠할까. 인성교육 목표로 정한 8가지 '핵심 가치·덕목' 중에서 우리사회에 가장 긴요한 것은 다른 사람, 공동체 및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배려를 기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원활하게 소통·협동하며 커닝과 가짜 학위 및 불량식품이 없이 정직하게 공부하거나 사업하는 것, 자신의 일에 책임지는 것. 하지만 이러한 인성 덕목을 기르는데 시간을 투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에서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교육, 진로체험교육, 소프트웨어교육 등을 추가하니 인성교육을 강화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인성교육의 시기와 주체가 모호하다. 인성교육은 10살 이전에 집중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사람다운 행동을 하게 만드는 도덕적 추론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前頭葉)은 이 때 발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능력을 배우고

  • [월요논단] 한가위에 느껴보는 가족공동체

    [월요논단] 한가위에 느껴보는 가족공동체 지면기사

    최근 번거로운 전통 차례상 대신성묘겸 간단한 묘사 대신 하기도생활패턴 달라지니 명절 풍속도바뀔 수 있겠지만 조상 기리고부모 공경하며 자식 사랑하는근본가치 흔들릴까 걱정이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하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에 복귀한다. 추석을 앞두고 오랜만에 고향 선산의 선대 묘소 10여 위를 차례로 찾아 성묘하였다. 재작년에 돌아가신 아버님은 문중 선산에 새로 마련한 납골 묘원에 모셨는데 봉분없이 비석으로만 표시된 묘소를 찾아 꽃과 술잔을 올리고 참배하였다. 수풀 우거진 언덕길을 더듬어 윗대 산소를 차례로 참배하다 보면 혈족의 강줄기 속에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조상님의 은덕과 보살핌 및 이 시대의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추석 당일 장남인 필자는 제주가 되어 도포를 차려입고 지방을 써 붙이고 추석 차례를 주제한다. 맏며느리인 처가 여러 날 시장을 보고 전통식으로 정성껏 장만한 제수를 차리고 아들과 동생 가족 더불어 단란하게 차례를 올린다. 대학원생인 아들은 제 어머니가 여러 날 장을 보아 전통식 상차림으로 제수를 마련하는 것이 힘들어 보였는지 생선 지짐과 야채전 대신 자기가 피자를 만들어 제상에 올리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제수를 진열하는 전통적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의 상차림 예법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옛 성인도 시절 풍속을 따른다 하였으니 상차림의 옛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없겠으나 돌아가신 아버님은 생전에 손자들과 피자를 가끔 드셨으니 싫어하지 않으시겠지만 수십년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피자 구경도 못 하셨을 터이니 어떠실까? 조상은 내 존재의 뿌리이니 이를 기리는 차례는 돌아가신 이를 존중하고 정성과 예를 다함이 근본이라 산 자의 편리보다 조상님의 입장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답변해 본다.요즈음 명절 스트레스 증후군이 회자된다. 명절 연휴가 지난 후 정신건강 의학과를 찾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이 많고 최근 몇 년간 추석 지난 다음 달에는 평균 이혼 건수가 10% 가까이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고등교육을 받고 취업하여 부부가 대등한 맞벌

  • [월요논단] 사외이사제도 필요한가

    [월요논단] 사외이사제도 필요한가 지면기사

    정권 잡으면 '들러리' 공모절차로우수한 인재들 지원조차 안해엽관주의 인사를 해야하기 때문 대권 꿈꾸고 국민 삶 걱정한다면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 막을근본적 제도개혁 먼저 다뤄야사외이사제도가 올바른가. 감사제도가 올바른가.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운영·감시하는데 어떤 제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 2010년 11월 일본 고베에서 개최된 국제상거래학회의 발표회장은 매우 뜨거웠다. 당시 공공기관의 사외이사 경험을 토대로 논문을 발표했다. 일본학자들 특유의 성실함과 관심이 증폭되면서 매우 진지하게 진행되었다.일본 학자들은 양 제도의 장단점은 물론 한국의 운영 경험에 대해 관심이 컸다. 나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감사제도의 강화가 올바른 선택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한국의 사외이사제도에 관심이 있었을까. 일본에서도 낙하산 인사가 문제가 되고 있었다. 그것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그것이 고민거리였다.돌이켜 보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대한 개혁은 정권마다 큰 관심사였다. IMF의 뒤처리를 해야 했던 김대중 정부는 38개 공기업의 민영화와 11개 공기업에 대한 통폐합을 하였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물리적 통합보다 286개에 달했던 기관의 운영과 관리에 치중하였다. 그러나 정권마다 성과주의나 개혁을 핑계로 자기 사람 챙기기에 더 바빴다. 당연히 최고의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요소들에 의해 좌우되었다. 각종 선거공신이라는 명함을 매달고 한자리를 뜯어내는 전리품의 대상이 되었다. 사장, 상임이사, 상임감사 그리고 사외이사와 비상임감사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낙하산으로 채워진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최근 박근혜 정부에서는 주인 없는 기업들이 운영과 관리조차 되지 않았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대표적이다. 모두가 알맹이가 없는 맹탕 청문회라고 난리들이다. 그러나 낙하산 인사와 감사실 폐지의 문제점을 지적한 증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감사실을 폐지하면서 내부통제가 무너졌고, 청와대가 인사에 개입한 것이 결국 부실의 근본적

  • [월요논단] 바른 생각과 판단을 위하여

    [월요논단] 바른 생각과 판단을 위하여 지면기사

    예전처럼 정보를 제한하여속임수 쓰는게 쉬운일 아니건만거짓 정보·본질 호도 책략 여전많은 방송·온라인 통한 말 홍수로신중해야 할 요즘 더 각박해지고불신풍조로 '깨어있는 사고' 절실'증삼살인(曾參殺人)'이니 '삼인성시호(三人成市虎)'니 하는 말이 있다. 전자는 어질고 효성 깊기로 유명하던 증자(曾子)와 이름이 같은 증삼이란 자가 살인을 했는데, 사람들이 세 번이나 연속해서 증자의 어머니에게 아들이 살인했다고 전하니 처음에는 믿지 않던 증자의 어머니까지도 결국은 아들을 의심하고 베틀에서 내려와 숨었다는 내용이고 후자는 세 사람이 시장통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 없건만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연속하여 전하니 이치를 따져 믿지 않던 사람도 결국은 믿게 되었다는 말이다. 틀린 말도, 헛소문도 계속되면 믿지 않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긴 '반복'만큼 힘센 것이 있으랴. 일상적으로만 보아도 듣기 싫게 반복되는 말씀을 '잔소리'라고 하여 저마다 질색이지만 생각해보면 '잔소리'는 결국 습관이 되고 규칙을 만들기 마련이다. 그러니 선악 시비, 말로 결정되는 판단이야 말할 것도 없다. 세 번이 아니라 30번, 300번도 불사하며 같은 소리를 방출하는 대상을 앞에 놓고 그 생각을 거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고사성어가 실린 '전국책(戰國策)'이란 책이다. 전한(前漢)시대의 학자 유향(劉向)이 기원전 6년경에 편찬한 책으로 전국시대에 대륙을 누비며 세 치 혀로 세상을 움직이던 소진(蘇秦), 장의(張儀) 등 대단했던 책사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외교관의 변설과 권모술수를 기록한 것이다. '전국시대'란 중국에서 진(秦)나라, 초(楚)나라, 위(魏)나라 등 일곱 제후국이 서로 패권을 다투던 시대이니 이제는 많은 세력이 서로 주도권을 잡고자 다투는 시기를 전국시대라 칭할 정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를 주무르던 이들 외교관을 제자백가의 일원으로 삼아 종횡가(縱橫家)라고도 하니 '합종연횡(合從連橫)'이란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요컨대 '전국책'이란 전국시대의 책략이란 뜻이다.

  • [월요논단]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월요논단]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지면기사

    나라가 바르면 민심 순후하고관청이 맑으면 백성 편안해지듯국민들이나 공직자 모두가법률 위반여부 따지기 전에밝은 양심과 청렴한 소신선공후사의 정신 지키는게 중요2016년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 소위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우리나라 최초 여성대법관 출신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2011년 제안해 2015년 3월 제정 공포된 이 법은 공무원·언론인·사립학교 교원 등을 포함하는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을 주고받는 다양한 행위유형을 금지하고 위반자를 벌함으로써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시장경제를 바탕 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공직 수행의 청렴성 못지않게 일반 국민의 자유로운 언론·집회·교류 특히 대관(對官) 업무에서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부정청탁금지법에 명시된 금지행위 유형과 처벌 조항은 포괄적이면서도 세세하고 엄격하여, 경우에 따라 국민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교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까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가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청구의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는 2016년 7월 28일 부정청탁금지법의 모든 쟁점에 대해 합헌 판정을 내렸다. 쟁점 조항은 법 적용대상인 공직자에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포함한 조항, 부정청탁의 개념과 유형을 규정한 조항 및 그 예외사유를 규정한 조항, 배우자 금품수수 신고의무 조항, 처벌기준을 시행령에 위임한 조항 등이다. 주요 쟁점 중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 포함 여부에 관해서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그 파급효과가 커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반면 원상회복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공직자에 포함시키는 조항이 헌법에 합치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법률 상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나 사회단체가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 정책운영 등의 개선에 관한 제안과 건의 등 공익적 활동은 예외적으로 허용하는데, 이는 국민의 고충민원 전달창구로서

  • [월요논단] 월미도와 건국절

    [월요논단] 월미도와 건국절 지면기사

    북한의 인천상륙작전 역사 왜곡통일전에 바로 잡을 준비해야난데없는 '건국절 소동'광복절 대신 건국절로 하고 싶다면법률 아닌 개헌통해 실행해야헌법수호자는 국민이기 때문에월미도. 한국인이라면 책으로 배우거나 한 번쯤 방문하는 역사의 현장. 1950년 9월 15일 미군이 인천상륙을 한 지점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8일 월미도 그린비치를 방문했다. 해군첩보부대 충혼탑 등을 돌아보면서 관광 활성화를 강조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잊고 있었던 20년 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1996년 겨울 어느 날. 중국 유학생을 면접하기 위해 선양에 갔다. 우리 역사에 굴욕과 참패가 무엇인가를 알려준 청나라의 수도가 있었던 곳. 눈이 사정없이 내렸다. 짧은 일정인지라 시내 서점을 들렀다. 당시만 해도 한글로 된 중국 법령집이나 북한 책들도 있었다. 작은 만화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북한판 월미도'. 호기심에 펼쳐 보았다. 머리가 멍해졌다. 아니 이게 뭐지. 월미도에서 최후까지 저항한 인민군에 관한 내용이었다. 내가 배운 인천상륙작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월미도가 북한에서 일종의 전쟁 성지이자 영웅담의 장소로 교육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둘러보니 그런 유의 엉성한 책들이 여러 권 있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지라 만화책이라고 해도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당황스러웠던 것은 내가 즐겨 찾던 월미도가 전혀 다르게 북한에서 기억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북한으로서는 완전한 패배를 정당화할 구실을 찾고자 했을 것이다. 퇴각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 인민군을 미화할 방법도 마련하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엄연히 존재한다. 물론 '인천상륙작전'에도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다. 그러나 동일한 사실을 놓고, 전혀 상반된 평가를 하는 북한의 역사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월미도 만화책을 접한 후 심란했다. 통일 후 국민들의 정신적 혼란과 오해에 기인한 위험도 걱정이 되었다. 시험으로 대변되는 교육현장에서 혼동은 더 클 것이다. 통일 대박을 말하기 전에 북한의 왜곡된 역사에 대해 바로잡을 준비를 해야 할

  • [월요논단] 이간질의 정치를 넘어

    [월요논단] 이간질의 정치를 넘어 지면기사

    '사드'라는 '황금사과'가결국 한반도에 떨어지고 말아성주 주민-외부인 프레임 이분분열의 전쟁스킬 자국민에 사용그 본의 짐작하기 두려울 지경모든 말 모아 길 찾아야 할때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는 트로이전쟁의 이야기이다. 사람과 신이 두 패로 나뉘어 트로이가 완전히 초토화될 때까지 싸웠던 이 엄청난 전쟁의 시작은 '황금사과' 한 알이었다. '불화(不和)의 여신 에리스(Eris)는 인간과 신이 모두 모이는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하자 '가장 아름다운 여신께'라는 글씨가 씌어있는 황금사과 한 알을 연석에 던졌다. 이에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세 여신은 서로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며 다투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들의 분쟁은 양치기로 일하던 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튀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주었고 사과를 받은 쪽과 받지 못한 쪽은 트로이와 아테네로 나뉘어 전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신화는 인간과 역사의 진실을 대단히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명사는 당연히 '황금사과'요, 동사는 '받다'이다. '황금사과'는 비싸고 가치 있고 갖고 싶지만 이롭지 만은 않은, 말하자면 불화의 상징이며 이것은 '받다'를 결정하는 인간의 의지에 연속된다.'사드'라는 위력적인 '황금사과'가 결국은 한반도에 떨어지고 말았다. 일본의 군비확장도 예사롭지 않은 마당에 중국의 동태까지 불안한 조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정세에 앞서 한국사회의 분열과 불화가 더욱 걱정스럽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국민의 한 목소리를 성주 주민과 외부인의 프레임으로 이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인의 너머에 종북과 같은 색깔론이 이어지는 것은 자동옵션이다.그런데 본래 분열은 적을 교란하는 효과적인 기술이다. 흔히 '간계(間計)'라고 하거니와 이간질로 틈을 만들고 화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수행하는 자를 간자(間者), 세작(細作)이라고 하니 '간첩'이란 바로 적국의 화합과 안녕을 해치기 위해서 파견된 이러한 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실물로

  • [월요논단] 해외에서 만난 한류의 뿌리

    [월요논단] 해외에서 만난 한류의 뿌리 지면기사

    카자흐스탄 거주 13만 고려인아리랑·도라지 불러 가슴 뭉클한국말·요리·음악 등 관심 높아무슬림이면서 다른 종교도 존중이해와 관용 정신 인상적우리민족 우수성 재발견 계기수원의 한 문화원과 국제 민간교류단체의 주선으로 휴가 기간에 가족을 동반한 20여명의 일행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의 최대도시이자 구 수도였던 알마티를 거쳐 현 수도인 아스타나 일대 주요 시설 기관과 현지 가정을 방문하여 만찬과 선물교환도 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해 카자흐인 64%, 러시아인 24%, 기타 등으로 구성된 대통령제 공화국이다. 국토면적 남한 27배, 인구 1천770만명, 1인당 국민소득 1만3천 달러, 가용소득 2만 달러를 상회하는 자원부국이다. 그 중 일제시대에 구소련으로 건너간 고려인(카레이스키)이 1937년께 카자흐스탄 평원에 강제이주해 정착한 고려인 2·3·4세대가 현재 카자흐스탄에 13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내 고려인 수는 전체인구의 약 0.6%에 불과하지만 정부 부처 고위관료, 주요 은행장, 전자, 건설, 유통업계 기업인 등 사회 상류층에 다수 진출해 있다. 고려인의 높은 교육열과 성실성, 명석함과 화목한 가정 등으로 백 수십 개 소수 민족 중 가장 존중받는 민족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한다. 알마티에서 한국 스님이 운영하는 한의원을 방문했을 때 만난 70대 고려인 할아버지는 손자손녀가 현재 서울의 대학교에서 유학중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즉석에서 스마트폰으로 필자와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50대의 한 아주머니는 한민족 특유의 명랑하고 구성진 표정으로 아리랑과 도라지를 불러주기도 했다. 낯선 무슬림 국가에서 고려인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지키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수도인 아스타나에 소재한 한국문화원장에 의하면 한국말과 요리, 음악 등에 관심이 높고 배우려고 하는 카자흐스탄 인들이 많다고 한다. 2017년에는 고려인 이주 80주년 기념으로 카레이스키의 활동 및 한류문화를 소개하는 기념행사가 펼쳐진다고 한다. 마침 2017년 6월부터 9월까지 카자흐스탄 수도인

  • [월요논단] 현직 변호사의 9급 응시와 신분제 파괴

    [월요논단] 현직 변호사의 9급 응시와 신분제 파괴 지면기사

    1%가 되기 위해 각종 위법을저지르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그것은 '직업서열을 조장하는그 어떠한 행위와 편견에도강력하게 반대한다' 는 1% 신분제타파 첫 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다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은 나향욱. 파면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가 뱉어낸 '개·돼지' 막말에 묻힌 단어. 바로 '신분제 공고화'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뿌리다. 그가 말한 사다리도 곳곳에 있다. 일류대학도, 각종 고시도. 그의 표현대로 라면 1%의 피라미드를 향한 신분상승 장치이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에서 1%는 무엇인가. 재벌이나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그렇다 치고. 개천에서 난 용이라던 일부 법조인들도 부패의 대열에서 뒤지지 않는다. 사법 권력도 부정부패와 권력남용의 상징이 된 지금. 이 장면을 보자. '부끄러운 정도를 넘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7급 공무원 시험에 불합격했다면 변호사 시험에는 어떻게 합격한 것인가. 로스쿨의 존재 이유 자체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지난 14일 사법시험 출신인 대한법조인협회가 발표한 성명서의 일부다.이에 대해 로스쿨 출신인 한국법조인협회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한 의도적인 폄하시도에 우려 한다'고 비판했다. 전국 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도 '변호사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그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인지 아닌지가 도대체 어떠한 이유로 문제되어야하는가'라면서 강력히 비판했다.그러나 7급에 이어 9급 공무원에 응시한 변호사가 사법연수원 출신임이 밝혀지면서 정정보도와 성명서를 수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그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이미 5년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변호사 시장이 더 악화될 것 같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경험삼아 봤다고 했다. 시험과목도 다르고, 준비기간도 짧았는데 일방적으로 매도해 화가 난다고 했다. 그런데도 시각은 나뉜다. '어떻게 변호사가 9급에 응시하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변호사가 철옹성이냐. 직업에는 귀천 없다'. 이러한 상호비방에는 우리사회에 뿌리내린 신분차별 인식이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