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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市長'으로 불려져야

    '교육 市長'으로 불려져야 지면기사

    [경인일보=]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의 공약내용을 살펴보면 예전과는 달리 교육에 관한 내용들이 많았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획기적인 예산 투입, 학교 폭력, 사교육, 준비물 부담 없는 3무 학교 만들기, 양질의 방과 후 학교 운영 및 1인 1기 교육 지원, 노후 책걸상과 화장실 완전 교체, 교육 기자재 확충 및 원어민교사 지원 등 학교 인프라 개선,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 초등학교 등하교 안전시스템 구축 등 내용이 다양했고 언뜻 보면 교육감후보들의 공약과 구분이 잘되지 않는 내용들도 있었다. 인천광역시의 송영길 시장도 교육과 관련하여 교육지원예산 1조원시대와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공약으로 내세웠었고 얼마전에는 시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 추진을 발표하였다.일반 행정과 분리된 교육청이 독립기관으로 운영되고 교육에 관한 사무는 교육감이 관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지역주민들 중에는 이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교육자치영역에서는 생각하기에 따라 고마움에 앞서 오히려 긴장할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어쩌면 자신들의 영역이 침범 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것도 요즈음 교육계를 둘러싼 환경변화 중 하나다.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시·도지사의 직무범위·권한·위상 등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성공하는 시장 또는 지사가 되고 재선과 더 넓은 정치적 미래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주민 서비스의 폭을 확대하고 질을 향상시키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시·도지사가 중점을 두어야 할 일들 중에는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주민복지의 향상 부문에 못지않게 교육서비스의 증진이 중요한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자치를 지방자치와 분리하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운영되어 왔으며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두 영역의 관계성은 보다 더 깊어지고 시·도지사를 비롯한

  • '참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참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지면기사

    [경인일보=]근래 방송을 통해 해괴한 공익광고 한 건을 접하게 되었다. 해맑은 외국인 여자 아이가 등장하여 대한민국이 '참 이상한 나라'임을 온 국민의 뇌리에 각인시켜 주는 광고다.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제작했고, '비영리성ㆍ비상업성ㆍ범국민성을 지향하는' 공익광고라 하니 '우리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자'는 의도를 의심하고픈 마음은 없다. 그러나 '참 이상하다'는 문구는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마음에 걸린다. '이상하다'는 말은 '정상이 아니다, 제정신이 아니다, 미쳤다' 등등 여러 가지 내포적 의미를 갖는다. 물론 근래 들어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면에서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비약적인 성취를 이룬 것이 사실이고, 그것 때문에 사석에서는 더러 '이상한 나라'라는 말들이 오갈 수는 있다. 그러나 방송에 대놓고 '놀라운 나라' 대신 '이상한 나라'라는 표현을 쓴다면, 참으로 듣기 거북하다. 그런데, 북한으로부터 두 번씩이나 도발을 당하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떠올린다면, 비로소 그 '이상한 나라'라는 표현이야말로 마땅히 들어가야 할 적소(適所)를 찾았다고 할 만하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는 야수 앞에서 스스로 무장해제를 한 채 희희낙락 살아왔으니 참으로 이상한 나라일 수밖에 없다. 육안으로도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늘어서 있는 적군의 포진지들을 단 6문의 대포로 막아보겠다는 배포, 수만 명의 적군이 눈 깜짝할 사이에 건너와 덮칠 수 있음에도 '평화수역' 운운하며 병력 감축의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온 정부의 어리석음,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대신 '윗돌 빼서 아래쪽에 고이듯' 다른 전선의 무기를 임시방편으로 옮겨오는 치기(稚氣)어린 아마추어리즘, 매사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군과 정부, 정치권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등. 이런 속에서 근근이 목숨을 부지해온 것 자체가 기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보기에 대한민국은 '참 이상한 나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현란한 수사(修辭)로 포장 혹은 모면될 사안이 아닐 뿐 아니라 의견의 불일치를 보일

  • 평등하지 않은 친밀감

    평등하지 않은 친밀감 지면기사

    [경인일보=]책상머리 앞에 붙여 놓은 빛바랜 메모지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평등하지 못한 친밀감의 문제'라고 적혀있다. 날짜를 보니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 집에서 DVD로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 감상후기다. 몇 년 가야 영화관 한 번 갈까 말까한 내가 어쩌다 끝까지 졸지 않고 본 긴 영화 한 편에 사회과학도로서 문제의식이 발동한 모양이다. 영화의 바탕인 마가렛 미첼의 원작 소설은 역사성이나 서사의 거대함,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개성 등 모든 면에 있어 가히 미국판 '토지'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못지않게 내 관심을 끈 장면들은 남북전쟁 전 흑인 노예와 남부 귀족 백인 농장주들 간의 관계였다. 물론 노예제의 비참함과 불평등이야 거론해 무엇하랴마는 그래도 양자 간의 관계는 비록 소설 속 이야기지만 우리가 흔히 상정하는 그런 흑백논리를 뛰어 넘어 생각보다 친밀하고 인간적이었다. 소설의 배경인 남북전쟁 발발 후 노예제가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정확히 100년이 지난 1960년에도 미국의 흑백차별이 같은 식당에서 밥을 못 먹고, 같은 버스를 타지 못하는 지경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영화의 장면들은 사뭇 경이롭기까지 하였다.1860년과 1960년 미국의 흑백문제를 비교하다가 문득 '동물농장', '1984년'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인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문제의식을 떠올렸다. 그것이 경제, 사회적 지위든 혹은 인종에 따른 피부색이든 개인적으로는 친밀하고 훈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지만 함부로 넘기 힘든 구조적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을 오웰은 "평등하지 않은 친밀감"(intimacy without equity)이라 하였다. 한 때 제국의 경찰로서 그가 피식민 버마인들에 대하여 느꼈던 감정, 선량하고 지적인 남부 농장주와 흑인 노예의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모순적 관계는 기실 우리네 삶의 곳곳에서도 쉽게 목도된다. 특히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계층 간 격차가 확대일로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정(情)의 문화'가 지배적인 우리네 경우 오웰의 문제의식은 사뭇 의미하는 바 크다.사원은

  • 우리 시대의 자랑스러운 영웅들

    우리 시대의 자랑스러운 영웅들 지면기사

    [경인일보=]대~한민국! 짝짝 짝짜짝!!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선전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있다. 아시아 45개국에서 1만4천500여명의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여 42개 종목에서 464개의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루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이틀 전 한국 남녀 골프 대표팀은 골프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쓸었다. 고등학생인 김민휘와 김현수가 남녀 개인전에서 우승하여 2관왕이 되었다. 단체전에서 한국 남자는 최종 합계 22언더파로 인도를 무려 32타차 앞섰고 여자 대표팀도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2위 중국을 11타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렇게 압도적 우세를 보이며 골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하였다. 해외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높이고 있는 운동은 골프다. 국내에서는 골프가 이런저런 이유로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2016년부터는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다. 전남 완도 출신 촌사람 최경주 선수는 맨땅에 헤딩하듯 미국프로골프(PGA)에 도전하여 골프 한국의 선구자로서 길을 뚫었다. 그의 도전 정신과 불굴의 의지는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다. PGA 투어 7회, 유럽 투어 1회, 아시아 및 일본 투어 6회 등 14차례 우승을 했으며 이제껏 상금으로만 2천200만달러를 벌었다. 그는 3년 전부터는 자신의 꿈이었던 '최경주재단'을 설립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양용은 선수는 2006년 11월 유럽 프로골프투어 HSBC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이기고 우승했다. 2009년 8월 17일 제91회 PGA 챔피언십에서 타이거 우즈를 꺾고 역전 우승하며 아시아 남자 골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타이거 우즈는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만 14승을 올렸는데 특히 3라운드 이후에 선두로 나섰던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양용은은 이런 역전 불패 우즈를 맞아 조금도 주눅들지 않은 당당한 플레이로 전세계 골프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호랑이 조련사(Tiger Tamer)

  • 교육자치의 발전방향

    교육자치의 발전방향 지면기사

    [경인일보=]지난 6·2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교육감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한지 몇 달이 지났다. 무상급식실시, 학생체벌금지,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 민감한 선거공약의 내용과 당선된 교육감들의 성향을 보면서 당시 우려하였던 일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 된다. 교육감들이 선거공약의 이행과 자신의 교육적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교육정책을 바꾸고 필요한 재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대립하거나 지방자치 영역과 의견이 충돌하는 일도 발생되고 있다. 교육감의 새로운 정책에 대해 교육계 내부에서도 이견 조정이 쉽지 않아 갈등이 표출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으며, 교육감을 직접 선출한 주민이나 이를 지켜본 관련기관과 언론 등에서도 새로운 교육감 선출방식의 적합성에 대해 주목하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교육감 주민직선제 선출과 더불어 교육위원회의 시·도의회로의 일원화 등 교육자치제도의 변화가 새롭게 시행되는 초기단계에서 성급하게 주요 문제에 대한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변화에 따른 민주화, 분권화, 지방화, 세계화, 경쟁의 가속화 등의 영향으로 교육에 관한 국민의 인식과 욕구가 많이 달라지고 있고 함께 협력해야할 지방자치부문에서도 지역경제와 주민복지 못지 않게 지역교육을 중요한 영역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교육수요자는 이제 양적 만족이 아닌 교육의 질을 따지고 있어 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면 교육발전이 지체되고 교육자치도 더 큰 위기를 맞게될 우려가 있다.돌이켜보면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교육 부문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학진학률이 84%를 상회하고 있어 교육의 기회 측면에서 본다면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으나 자녀를 좀 더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여 과열화의 양상마저 띠고 있다. 입시위주의 교육행태는 전인교육의 어려움과 공교육의 위축, 사교육의 열풍과 학부모의 부담 증가, 조기유학의 증가, 교육정책의 잦은 변경 초래와 정부에 대한 불신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최근 교육계에서 일어난

  • 시간강사와 지식사회의 그늘

    시간강사와 지식사회의 그늘 지면기사

    [경인일보=]자본주의가 극단으로 치닫고 신자유주의가 삶의 원리로 자리 잡을수록 사회의 소외지대가 넓어지고 있는 것은 '비인간화'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현실이다. 모든 분야에서 '만능의 열쇠'라도 되는 듯 경쟁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경쟁에서 도태되는 다수 구성원들을 철저히 외면하는 비정함 또한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다. 더구나 경쟁의 필수 전제조건이라 할 '공정함'의 결여에 대하여 애써 눈 감고 있는 의식의 원시성은 언필칭 '선진국 진입'을 외치는 우리 사회의 '아킬레스 건'일 수밖에 없다.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최근에야 공론화되기 시작한 대학 시간강사 문제는 소외와 관련된 우리 시대의 약점들이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위기의 뇌관이라 할 수 있다. 매주 정해진 시간만 강의하고 일정액수의 시간당 강의료를 받는, 전임 교수 아닌 지식인들이 바로 시간강사다. 말하자면 그들은 노동 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처럼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존재들이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새벽의 노동시장에서 선택되지 않으면 그날 하루 일당을 벌 수 없듯이, 강사들은 학기 초에 대학 혹은 학과로부터 선택되지 않으면 그 학기의 수입은 없다. 하루와 한 학기의 차이가 있을 뿐 일용직 근로자와 강사는 본질적으로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일용직 근로자들의 삶을 국가가 책임질 수 없듯이 학기 단위로 살림을 꾸려나갈 강사들의 삶 또한 국가가 책임질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형식 논리로 친다면야 그런 말도 나올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상 자체가 정책의 오류로부터 비롯되었거나, 적절한 방안만 강구하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국가나 사회가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 대학이나 지식사회 혹은 학자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대략적인 방향은 국가의 학문정책에 포함되어야 한다. 만약 우리 정부가 그런 학문정책을 세우기 위해 선진국 대학들의 제도를 벤치마킹해 왔다면 그런 나라들이 강사들에 대하여 어떤 처우를 하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강사를 포함한 국가의 인재들을 세밀

  • 배움이 무엇인고 하니…

    배움이 무엇인고 하니… 지면기사

    [경인일보=]"하루 공부한다고해서 현명함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지에서는 멀어진다. 하루 나태하게 군다고 해서 무지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명함에서는 멀어진다. 공부하는 사람은 봄 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자라는 바 있으나,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칼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나날이 닳고 있는 것이다." 작고한 소설가 이윤기가 '명심보감'의 한 구절을 스리 살짝 패러디한 문장이다. 너무 감동적인 문장이라 혼자 읽기 아까워 내 강의 수강생을 위해 전자 강의 노트에 올려놓았다. 클릭수가 꽤나 되었지만 아차 싶었다.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수준은 아니지만 젊은이들 사고 주파수에 통 맞지 않는 고답적인 교훈조의 발언임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동틀 녘 즈음하여 집 뜰의 낙엽을 쓸면서 도대체 공부는 무엇 하러 하나라는 생각을 하였다.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나는 아닌 척 하면서도 실제로는 먹고 살기 위해 공부한 객관적 징후가 농후하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공부 열심히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순진한 열정에 사로잡힌 적도 있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그야말로 학문이 '학문'이 아니라 '직업'이 되었다. 취업 스펙 쌓으려고 (내가 보기에) 별로 쓸데없는 토익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승진 논문점수 고려하여 편수 늘리는 교수나 뭐가 그리 다른가?한데 정년을 보장받는 운 좋은 반열에 들어서게 되어 학문의 호구지책 인센티브가 줄게 되자 공부의 또 다른 얼굴이 나타났다. 깨닫는 즐거움이 그것이다. '때로 배우고 익히면 어찌 즐겁지 아니하랴'라는 공자 말씀 근처를 때때로 서성이는 시간이 늘었다는 말이다. 이 글 첫머리에 소개한 문구에 혹하는 늦바람이 난 것이다. 그러나 공자 수준 근처에도 못가니 깨닫는 과정이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봄 뜰의 풀과 같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내가 무엇을 아는지 알 수가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그러다보면 철밥통의 편안한 유혹이 손짓한

  • 중국의 부상과 기회

    중국의 부상과 기회 지면기사

    [경인일보=]욱일승천하는 중국의 위세가 대단하다. 마침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앞질러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일본은 금년 4~6월간 GDP에서 중국이 일본을 능가했음을 발표하였다. 중국의 경제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되어 2030년 무렵이면 GDP상으로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달 센카쿠 열도 부근 해상충돌로 촉발된 중·일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은 일본의 무릎을 꿇게 했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역 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위안화의 대폭 평가 절상을 요구해 왔는데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여년 동안 덩샤오핑의 외교전략인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를 지켜오면서 조용한 외교정책을 구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 정치·경제 무대에서 갈수록 대담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손사래를 치지만 우리는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를 이끌고 있는 G2 시대에 살고 있다.중국은 1978년에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의 지도하에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면서 30여년 동안 연평균 9.9%의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다. 가히 상전벽해, 천지개벽이라고 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978년 95억 달러 수준이던 수출은 매년 1조4천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제1위의 무역대국이 되었다. 2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자랑하고 있으며 8천50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큰소리를 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이 되었다. 중국은 2009년에 전년보다 무려 46% 증가한 1천365만대의 자동차 판매량을 기록해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되었는데 올해는 2천만대의 판매량이 예상되고 있다. 1949년 35세에 불과하던 평균수명은 73세로 늘었고 농촌빈곤인구는 2억5천만명에서 1천400만명으로 감소되었다. 또 1949년부터 1978년까지 30년간 외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20만명에 불과하였으나 작년 한해동안 4천500

  •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지면기사

    [경인일보=]풀뿌리 민주주의가 다시 시작된 지 20여년 가까이 되고 있다. 이제는 지방분권도 많은 진척이 이루어지고 주민자치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 '지방자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시·도 광역자치단체와 광역의회, 그리고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를 중심으로 한 지방행정을 먼저 떠올리거나 이에 국한하여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지방자치법'에 의한 지역자치의 대상사무로 교육에 관한 규정이 정해져 있으며,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할 수 있는 규정에 의해 영역자치로서 교육자치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교육자치제도는 교육행정 과정에 대한 주민의 참여와 통제를 통해 지방자치의 틀 안에서 교육의 전문성 및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지역주민의 대표기구가 교육 관련 전문 인력을 활용하여 지역적 성격을 지닌 교육사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해 나가는 제도이다. 지방화 시대의 중심축인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는 동반자적 관계로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의해 교육감은 교육·학예에 관한 의안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의안을 시·도의회에 제출하고자 할 때에는 미리 시·도지사와 협의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시·도교육청은 '지방재정법'에 의해 교육비특별회계를 따로 편성 운영하고 있는데 자체수입 외에 정부로부터의 보통교부금과 특별교부금,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교육재정 지원금을 주요 세입원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시·도지사의 교육부문에 대한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교육은 모든 국민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며 사실상 우리 자녀들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창조화의 시대적 흐름속에서 교육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변화에 따라 교육정책의 내용과 방법도 많이 달라졌다. 지방화시대를 맞아 교육부문에 있어서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던 업무의 상당부분을 시·도교육청을 비롯한 지방교육자치 부문으로 이양하였다. 지역에 따라 교육 과정과 교육행정이 다르게 운영될 수 있고 교육의 질과

  • '노벨상' 강박증

    '노벨상' 강박증 지면기사

    [경인일보=]2010년 10월 7일 오후 8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는 시각이었다. 며칠 전부터 언론 매체들이 고은(高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을 확신하는듯 떠들썩하게 기대치를 높여왔던 만큼, 사람들은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흡사 고 시인의 노벨상 수상이 민족적 '비원(悲願)'이라도 된다는 듯, 사람들은 그 시각이 가까워지자 입을 모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쉽게도 올해 역시 그 예측은 빗나갔고, 기원은 허사로 돌아갔다. 다시 기다려야 할 1년을 지루하게 느끼며 사람들은 노벨상에 대한 관심을 접어둔 채 조용해졌다. 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일본이 화학 분야에서 공동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누구의 표현대로 '민족적 모욕'에 견줄만한 일이 벌어졌으므로, 우리는 쓰라린 가슴을 접어 눌러야 했다. 21세기에 접어든 이후만 해도 일본은 1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그들 모두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다. 우리가 물리학이나 화학, 생리학, 의학, 경제학 등은 꿈도 꾸지 못한 채 겨우 문학 분야 하나에만 목을 매다시피하고 있는데, 그들은 이미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와 오에겐자브로(1994년) 등 두 명이 문학상을 받은 바 있고, 기초과학과 평화상까지 합하면 총 1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간 해온 방식대로 올해도 몇몇 언론매체들은 일본과 한국의 교육을 비교하는데서 원인을 찾아 제시하는 것으로 전 국민적 실망감을 누그러뜨리고자 하는 듯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으로 끝이라는 점이다. 언론의 분석은 이유가 궁금한 대중들의 갈증을 우선 풀어줄 '한 컵의 물'일 뿐이다. 좀더 근본적인 요구는 국가 차원의 정책과 실천일텐데, 국가나 국민 모두 아마추어리즘의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이 우리의 한계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노벨상 보기를 집중적으로 대표선수 몇 명 길러 금메달을 따내는 올림픽 대하듯 한다. 사실 '올림픽의 금메달'이 스포츠의 최종적인 목적은 아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생활속에서 즐기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스포츠의 본질이다.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