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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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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지만 지면기사

    ‘北 DMZ지뢰 도발’ 도끼만행 사건과 닮은꼴軍 ‘대북 확성기 방송’ 상응 조치인지 의견분분엄중하고 단호하되 극도의 인내심도 필요하다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미루나무 절단작업 중이던 미군 2명을 북한군이 도끼로 살해한 ‘도끼 만행 사건’은 분단 이후 북한이 자행해온 수많은 도발 중에서도 대표적인 반인륜적 범죄로 꼽힌다. 당시 사건을 보고받은 박정희 대통령이 ‘당장 군화와 철모를 가져오라’며 일전불사의 결의를 보였다고 하고, 실제 특전사 대원들로 구성된 결사대가 북한군 초소 4개를 파괴하는 즉각적인 보복 응징 작전도 이뤄졌다. 당장에라도 전면전으로 번질 뻔했던 사건은 우리의 단호한 대응과 미국의 대규모 무력시위 계획에 위축된 북한이 뒤로 물러서며 일단락 됐지만, 이후 북한이 한동안 준전시 상태를 풀지 못한 채 남북 긴장이 지속되는 등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분노한 국민들의 감정과 맞물려 오랫동안 유행어처럼 회자되기도 했다.지난 4일의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사건은 도끼 만행 사건이 발생한 지 꼭 39년여 만에 재연된 닮은꼴 도발이다. 희생규모에선 차이가 있지만, 두 사건 모두 그 의도와 수법의 잔혹성에서 체감 충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국민’(국민 중에는 자작극 냄새가 난다거나, 우리 군 대인지뢰에 의한 사고라는 등의 괴담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들이 분노했고, 또 그 중 ‘많은 국민’들이 한쪽만 속절없이 당하는 남북현실에 분개했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응징’ ‘보복’ ‘단호한 대응’ 등 말 잔치는 풍성했지만, 정말로 상응하는 대응이 이뤄졌던 기억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이번에도 그랬다. 우리 군은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한 만큼 우리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고, 국방부장관 역시 장병들에게 “적이 도발하면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힘주어 지시했다. 그 상응의 조치로 이뤄진 것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다. 대북방송이 북한 정권에서 노이로제 반응을 보일 만큼 위력이 대단한 우리 군의 대표적 심리전 수단이라지만,

  • 고질민원 강력하게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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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질민원 강력하게 대처해야 지면기사

    공공기관 업무 상습 방해·행패 ‘행정력 낭비’ 심각경찰, 악성민원인 ‘동네조폭 규정’ 강력 처벌 방침전문가들 “억지성 차단 제도마련 시급” 한목소리고질적 억지 민원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다. 이런 억지 민원은 공공기관의 행정력 손실은 물론 기업활동의 위축을 불러온다. 경인일보는 최근 ‘억지민원 이제 그만’이라는 기획시리즈를 보도했다. 취재과정에서 억지 민원에 ‘속앓이’ 하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접하고 적잖이 놀랐다. 민원인의 반복적이고 꼬투리 잡기식 ‘집요한 민원 제기’에 놀랐고, 이에 대응하는 공공기관과 기업의 ‘무력한 대응’에 놀랐다. 고질민원인을 전담하는 담당자를 두거나 2~3명의 팀을 꾸린 자치단체도 있다. 민원 담당 공무원은 대부분 욕하면 듣고, 때리면 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민원현장에서 정당한 민원인과 담당 공무원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의무를 다할 수 있을까.본보 보도내용 중 인천국제골프장 소유 부지를 불법 점유해 식물과 물고기를 키웠다는 한 민원인의 사례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는 수년간 10여 차례에 걸쳐 각급 기관에 골프장을 고발했다. 불법폐기물 매립과 그린벨트 훼손, 환경오염물질 배출 등이 그 이유다. 고발기관은 검찰과 경찰은 물론 구청, 시민사회단체와 환경단체, 언론사까지 다양하다. 오염물질 배출로 자신이 키운 난과 물고기가 폐사해 1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고 그는 주장한다. 골프장은 모두 11차례에 걸쳐 민원인의 주장대로 오염된 폐토양·폐수 등에 대해 국가기관에 성분검사를 의뢰했지만 한결 같이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이 민원인은 지금까지 자신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이상 없음’ 판정을 내린 국가기관을 믿을 수 없다며 같은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본보가 ‘억지민원 이제 그만’ 시리즈를 보도한 이후 인천경찰청은 ‘공공기관의 민원 행정을 상습적으로 방해하거나 공무원에게 행패를 부리는 악성 민원인을 동네 조폭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악성 민원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지자체 민원 부서 실무자를 통해

  • 전통시장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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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의 앞날은? 지면기사

    온누리 상품권 활용도·편의성 널리 알려져야베이비부머 세대 전통시장 소비행태 변화 기대명절냄새 풍기는 추석장보기로 추억 회상 하길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흔히 나라 경제의 척도가 되곤 한다. 서민 경기를 반영한 보편적 정서의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 상인들의 생계문제와 직결된 전통시장의 경기 흥망(興亡)이 항상 사회적 논쟁거리로, 단골메뉴로 부상했던 이유가 아닐까.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의 전통시장은 전국적으로 1천4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곳에서 점포 등을 운영하며 생계를 잇는 상인 숫자만 34만명이 넘는 규모라고 한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이란 공룡 자본의 출현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전통시장에 아직 100만명 이상 서민들의 생계가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아직은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민심의 잣대로, 심리적 경기 지표로 충분히 활용될 만한 가치가 되는 까닭이다.지난해 세월호 사건부터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국내 전통시장이 너무나 큰 타격을 입었다. 다양한 분야 가운데서도 사람 접촉이 많은 전통시장이 받은 충격은 실로 컸다. 시장 상인 대부분은 인적이 거의 끊긴 최악의 바닥경기에 속절없이 마음만 졸여왔다. 이 같은 바닥경기의 심각성을 모를 리 없는 정부가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까지 소비 진작을 위한 ‘인공적(?) 연휴’를 만들어 내수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경기도의회도 최근 ‘시장 마케팅 지원책’을 마련해 지역경기에 힘을 보태는 등 간만에 솔깃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30억원의 예산을 메르스 사태 직후 별도 지원을 받은 평택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에 균등지원한다는 내용. 고유의 예산 편성권을 활용해 자신을 뽑아준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배려한 간만의 움직임이 훈훈하다. 중소기업청은 아예 전통시장과 함께 공동 할인행사를 계획해 의욕이 꺾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편한 속내를 달래는 등 시장을 살리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전통시장은 우리 마음의 정서적 고향과 같은 존재다. 기성세대라면 부모 등과 연결된 소소한 추억도 있을 것이다.

  • 현대산업개발 정몽규회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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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산업개발 정몽규회장 앞 지면기사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순수한 기부 아닙니다혈세로 매입 부지에 ‘브랜드 명칭’ 기업이미지 걱정천문학적 세금으로 운영… 시민들 불편할 겁니다먼저 일면식도 없는 회장님께 고언을 드리는 심경, 착잡합니다. 난데없는 공개서한을 접하고 몹시 난처할 회장님 입장을 생각하면 미안한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나 회장님만이 해결할 수 있는 시급한 사정이 있는지라 실례를 감행합니다. 다름 아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문제입니다. 수원시 최초의 시립미술관이 오는 10월 개관 예정입니다. 회장님의 현대산업개발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공공건축물입니다. 경인일보는 지난해 11월부터 이 신생 미술관의 명칭에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가 포함된 것이 부당하다는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이후 의식 있는 문화계 인사들이 경인일보 보도에 호응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파크 명칭 반대활동을 펼치는 중입니다. 우선 이런 사정을 아시는지요. 제 생각엔 아이파크 명칭 반대 이유와 명분이 회장님께 소상히 전달됐다면 지금과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으리라 믿습니다. 혹시라도 회장님의 위치가 너무 높아 이 문제가 실무진 수준에서 허술하게 다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는 얘깁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지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사태는 회장님과 현대산업개발이 결코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닙니다. 재벌과 대기업의 나쁜 기부의 대표 사례로 기억되고 회자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첫째, 현산이 건축 중인 수원시립미술관은 기부채납시설입니다. 순수한 기부가 아니라는 것이죠. 저희는 현산이 수원에 총 7천962세대 규모의 아이파크시티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대신 수원시에 미술관을 기부채납한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보도했습니다. 특정 기업이 특정 지역에서 막대한 수익사업을 벌일 때 그 반대급부로 수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에 환원하는 기부채납은 엄밀한 의미의 순수 기부와는 다를 겁니다. 수원시와 수원시민에게 미술관은 당연히 환급받아야 할 수익이고, 이 수익에 현산의 브랜드인 아이파크 브랜드를 매달 이유가 없습니다.둘째, 기부의 규모로

  • 야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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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이야기 지면기사

    포스팅 통해 메이저리거 된 야수1호 ‘강정호’자신과의 싸움서 승리… 예상 뛰어넘고 맹활약경제난·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 큰 희망 선사요즘 잘 나가는 메이저리거 강정호 얘기를 해보자. 그는 한국 야수 중 처음으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선수였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국내 선수의 영입 순위로 투수를 택해왔다. 정교함을 앞세운 일본에 비해 힘과 정교함을 동시에 겸비한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투수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수 1호 박찬호를 비롯해 김병현, 서재응에 이어 지금의 류현진까지 투수들이 마운드를 점령해왔다.현재 추신수가 야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한 뒤 2000년부터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마이너리그(2군)를 거쳐 메이저리그(1군)에 진입한 사례다. 그렇다면 강정호는 어떨까. 강정호는 아마추어가 아닌 한국 프로야구 야수 중에서 처음으로 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한 국내 야수 1호다. 물론 국내 야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 언론들은 강정호를 평가 절하했다. 이들의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투수들의 스피드 차이였다. 한국 야구는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들이 간혹 있지만, 메이저리그는 150㎞를 넘나드는 투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정호의 배트 스피드가 그들의 빠른 공을 쳐낼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하지만 강정호는 그들의 예상 성적을 크게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주며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팀 타선의 핵심인 4~5번 타자를 넘나들며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고, 유격수와 3루수 등 어느 포지션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강정호는 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도 8호 홈런을 날렸다. 시즌 타율 0.299를 기록하며 3할 타율을 앞두고 있고, 타점은 35개를 기록했다. 특히 강정호는 7월 타율에서 0.379, 출루율 0.443, 장타 13개 등 최근 13경기 가운데 11경기에서 안타를 쳐냈다.애초 MLB닷컴은 시즌 전, 강정호의

  • 죽산 조봉암과 인천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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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산 조봉암과 인천의 가치 지면기사

    초대 농림부장관 역임 농지개혁 등 업적 남겨이승만 정권 맞선 대통령후보… 간첩죄로 희생市 재평가 구상 미흡… 온전한 죽산의 부활 기대7월 말이면 꼭 생각나는 이름이 있다. 죽산 조봉암. 일제강점기에는 공산주의자이면서 독립운동가로, 해방 직후엔 극적인 전향과정을 거쳐 대한민국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 활약했고, 이후 절대 권력을 휘두르던 이승만 정권에 맞선 유력 대통령 후보로 떠올랐던 그가 1959년 7월 31일 전격적으로 사형을 당했다. 정권은 그를 간첩죄로 옭아맸다. 누구도 그 올가미를 벗겨주지 못했다. 사법부조차도 권력의 시녀 노릇을 했다. 푹푹 찌던 한여름 그의 주검은 문상조차 제대로 받지를 못했다. 강산이 다섯 번이나 바뀌고도 남을 시간인 지난 2011년, 죽산을 그렇게 보냈던 우리 대법원은 그의 간첩죄가 억울한 누명이었음을 자인했다.1965년 7월 언론인 수십 명과 대학 교수 몇이 모여 ‘해방 20년’이란 책을 냈다. 말 그대로 해방 이후 20년간 벌어진 굵직한 사건 사고를 정리한 것이다. 내용 중에 ‘진보당 사건-죽산 사형’이란 제목의 글이 있다. 사건 전말을 풀어내면서 말미에 ‘…이리하여 조봉암은 가고, 조봉암 없는 진보당은 명맥조차 유지할 수 없이 깨어지고 말았다’고 썼다. 직접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진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또 죽산이 만든 진보당의 강령과 조봉암의 이력을 자세히 싣고 있다. 이 책의 다른 부분에서는 보이지 않는 대목이다. 집필진은 이 글을 통해 죽산에게 최대한의 예우를 다하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죽산 사형일을 이틀 앞둔 29일, 죽산이 해방 이후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인천시 중구 참외전로 244번길 옛집 주변은 그저 썰렁하기만 했다. 죽산은 일제가 주택개량 사업으로 이 동네에 지은 부영(府營) 주택에 산 적이 있다. 지금으로 치면 ‘시영(市營) 아파트’ 정도 된다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터를 다진 똑같은 양식의 집들이 5~6채가 죽 늘어서 있었다. 일제 시기 주택의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골목이었다. 그런데 그 집들이 몇 채 남

  • 수원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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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을 아시나요? 지면기사

    삼성전자·부동산 개발 위력 ‘최대 자치단체 위상’오원춘·박춘풍 연이은 강력범죄에 이미지 추락CCTV 화면 밝기·기능 등 실질적 예방책 필요다음중 수원시 이미지에 가장 친숙한 답을 고르시오? 1-안전도시 2-세계문화유산 화성 3-삼성도시 4-전국 최다인구 기초자치단체 5-대한민국 최초 신도시 발원도시 6-오원춘·박춘풍사건 등 강력범죄도시 7-무방비도시 8- 전국 최대 외국인 만남도시. 질문대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 문제의 정답은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수원시 행정을 직접 담당하는 3천여 수원시 공직자와 대대손손 뿌리를 내리고 사는 토착 원주민, 외지에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사와 정착한 수원시민, 수원을 한두 번 다녀갔거나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내·외국인 등 대상에 따라 정답은 1개에서 8개까지 아니, 위에 언급되지 않은 또 다른 정답을 쏟아낼지도 모를 일이다. 분명한 건 수원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경기도 수부 도시로 널리 알려진 도시라는 사실이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서울의 위성, 변방도시 정도로 취급되던 수원시의 위상은 세계적 초일류기업 삼성전자의 연구 메카가 수원에 자리 잡고, 날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홍보 후광효과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아줌마부대들의 중요한 평가지표인 부동산의 위력도 만만치 않다. 성남 분당신도시 인기가 서판교로 이어지는 분위기에서 대규모 개발이 한창인 화성 동탄신도시가 인접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원 광교신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1위 자리를 넘보며 치솟고 있다. 경기도청 행정타운 이전을 둘러싼 난항이 완전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이전확정’이라는 카드 하나만으로도 공급 물량을 시장에 내놓기가 무섭게 높은 분양가의 불패신화가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도 광교신도시에 초대형 컨벤션복합단지 개발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1천여명이 한꺼번에 모일 컨벤션 공간조차 없던 수원시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명실상부한 최대 기초자치단체의 위상을 살리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정반대의 불명예 기록도 연이어 세우고 있다. 상상하기조차 두려울 정도의 강력범죄 오원춘(2012년 4월)·박춘풍(2014년 1

  • 원유철과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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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철과 이종걸 지면기사

    동시 ‘여야 원내사령탑’ 올라 경기도 정치사 기록원 ‘화합형’·이 ‘소신형’… 지역현안 탄력 기대감도민 ‘팔 안으로…’ 바라는거 못잖게 통큰 애정 중요원유철은 지방선거가 부활한 1991년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거대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도의원에 당선됐을 때의 나이가 겨우 28세, 최연소 도의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7천777표라는 당시 득표수도 화제가 됐다. 행운의 숫자라는 7이 네개나 들어가 뭘 하든 네 번은 될 거라는 덕담도 들었을 터, 실제 15대 총선에서 33세의 나이로 국회의원이 된 후 탄핵 역풍에 고배를 마신 17대를 제외하고 4선에 성공했다.겸손하고 온화한 성품이지만 아마추어 5단의 바둑고수답게 정치인으로서의 승부근성과 도전의식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17대 낙선 후 경기도 정무부지사로 새로운 경험을 쌓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도의원-부지사-국회의원을 두루 거친 스펙을 토대로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만큼 사퇴한 유 전 대표와 공동운명체였음에도 오히려 후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됐다. 2013년 출간한 그의 책 제목 ‘나는 오늘도 도전을 꿈꾼다’라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정치 이력이다.이종걸은 일제강점기 때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답게 정치 입문전부터 반 유신, 야학 운동, 인권변호사 활동을 해온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다. 16대 총선 때 안양 만안에서 당선된 뒤 내리 4선에 올랐고, 비주류·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면서도 선이 분명한 언행으로 야당 내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 국회에서 ‘장자연 리스트’ 실명을 공개해 해당 언론사와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고, 2012년에는 트위터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하 표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특유의 강직함 때문인지 4선 중진임에도 이렇다 할 당직을 맡지 못해, 민주통합당 시절 이해찬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지낸 것이 전부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원내대표 선거에서 모두 쓴 잔을 마셨다. 노무현

  • 정치권에도 올스타전을 만들자
    데스크칼럼

    정치권에도 올스타전을 만들자 지면기사

    KBO처럼 매년 인터넷·모바일 투표방식 이용나라 어려울때 스포츠보다 정치로 위로 받길 기대국민 마음 헤아리는 정치인 득표수 많았으면…야구·축구·농구·배구 등 프로스포츠를 보면 시즌 중간이든, 시즌을 마치는 시기에 ‘올스타전’이라는 이벤트 경기가 열린다. 팬들의 투표를 통해 해당 시즌에 가장 ‘핫한’ 선수들을 뽑고, 팀을 나눠 일종의 ‘팬과 함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올스타로 선발된 선수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당 분야의 최고가 됐음을 인정받는 순간이니까.스포츠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980년대 들어 프로가 출범하기 전부터 스포츠의 국가대항전은 언제나 국민적 화제였다. 프로스포츠가 출범하면서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 결과를 매일 매일 확인하고, 환호하는 현상은 이제 일상이 됐다. 프로선수들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고 막대한 부(富)도 차지할 수 있다. 1960~70년대만 해도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장래희망을 적는 항목에 정답처럼 써 있던 의사·판사·검사 등도 최근에는 ‘프로선수’가 가장 많을 정도라고 한다.예전에는 30대만 들어서면 은퇴해야 한다는 운동선수의 직업수명 때문에 운동에 소질이 있는 자식에게도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부모가 많았다. 지금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프로선수’가 되기 위해 엘리트과정을 시작하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것보다 몇 배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명예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의 바람처럼 이들이 프로선수가 돼서 꿈을 펼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스타가 된 선수들의 성장 과정은 그래서 보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어릴적부터 일상처럼 겪어야 했던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운동량과 그에 따른 고통, 반복된 부상. 꿈을 이루고 정상에 오른 뒤에도 쉼 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뼈를 깎는 노력 등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대단하다. 그래서 팬들은 그 선수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에 박수를 보내 주는 것이다. 올스타전은 그래서 관중들에게는 최고 선수들이 주는 최고의 서비스가 되고, 올스타에 뽑히지 못한 선수

  • 얼리버드와 최저임금
    데스크칼럼

    얼리버드와 최저임금 지면기사

    시급 ‘6천30원’… 노사간 관점 극명하게 엇갈려노동계 기대치 못미치는 공수표만 남발한 정부청년일자리 늘려 저임금·소득격차 해소 주력해야‘얼리버드’(early bird).이명박 정부 시절 특히 회자됐던 말 중 하나다.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얼리버드론은 ‘아침형 인간=성공’이라는 등식과 맞물려 있었다. 이 등식을 굳게 믿고 많은 직장인이 자신의 체질과 무관하게 새벽마다 벌떡벌떡 일어났다.여기에서 딴죽을 걸어본다.벌레 한 마리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꼬물꼬물 기어 다닌다고 치자. 그 벌레는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다른 벌레보다 먼저 새에게 잡아먹혀 버린다. 벌레 입장에서는 ‘아침형 벌레=사망’이란 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이렇듯 관점을 달리해보니 일찍 일어나는 것과 그 결과물, 다시 말해 인과관계에 엄청난 오류가 발생한다.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 시급을 올해보다 8.1% 인상된 6천30원으로 결정했다. ‘6030’을 바라보는 노사 간 관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마치 새와 벌레의 입장에서 각각 맞이하는 아침 같다. 인상률만 놓고 보면 2008년 8.3% 인상 이후 가장 높다. 경총은 이와 관련해 “고율의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물론 소규모 영세사업자 입장에서 볼 때, 최저임금 인상은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여력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당연히 수용해야겠지만 더 이상 허리띠 졸라맬 여력조차 없는 통닭집, 동네 점포 사장님들은 근심이 앞선다. 그렇다면 근로자 입장은 어떤가. “국민의 삶이 100원짜리 몇 개의 흥정으로 치환됐다”는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의 논평은 시급 인상분 450원에 대해 느끼는 근로자들의 체감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대학생들이 주로 뛰어드는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하루 4시간 일하고 받는 최저임금으로 식료품을 구매해보니 콩나물 한 봉지 더 살 수 있게 되더라는 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를 잘 부연해 준다. 이처럼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 간 시각차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양대 노총이 최저임금 결정에 이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