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인칼럼] 장터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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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장터자본주의 지면기사

    풍부한 자본·노동력 결합한 'C커머스'중국,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 장악 우려플랫폼 기업들 '자릿세'로 막대한 이득자본주의 독점화 될수록 민주주의 위험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쿠팡이 저렴한 가격과 신속한 배달로 전통의 강호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을 제치고 국내 유통업계 1위에 등극한 터에 초저가를 내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 중국 e커머스(C커머스)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다. 초저가란 신상품이지만 버려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을 뜻한다.온라인 쇼핑몰의 올해 1분기 월평균 이용자는 1위 쿠팡 3천26만명, 2위 G마켓(옥션 포함) 835만명, 3위 알리익스프레스 807만명, 4위 11번가 745만명, 5위 테무 660만명, 6위 티몬 367만명 순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금년 1분기 월평균 이용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고, 테무는 진출 첫 달인 작년 8월 52만명에서 지난달 829만6천485명으로 16배 늘었다. 알리와 테무는 지난 1년간 한국에서 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쿠팡 매출액(30조6천억원)의 10%이나 간과는 금물이다.중국은 미국의 경제제재에 따른 돌파구로 중국 동해 연안의 막대한 자본과 기술 그리고 내륙지방의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결합해서 초저가 상품 양산 및 새로운 수출 루트를 모색 중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전자상거래 국가로 물류시스템까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어 C커머스에 안성맞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온라인쇼핑 시장규모는 227조원인데 JP모건은 2026년에는 3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우리나라를 교두보로 동남아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해 한국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K커머스와 C커머스의 대회전이 불가피하다.중국발 디플레이션 수출로 인한 피해가 확인된다. 지난해 폐업 신고한 온라인 유통업은 총 7만8천580곳으로 역대 최대인데 올해는 2월까지 두 달 동안에 폐업한 곳이 2만4천35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9% 늘었다. 폐업한 업체들 중 상당수는 중국에서 의류, 신발, 잡화 등을 들여

  • [경인칼럼]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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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 지면기사

    이재명·조국·이준석 '4년 중임' 개헌 의지'대통령제 변경이 해법' 본질 파악 못한 것의회·행정부 교착 푸는 내각제 고려할 때협치·연정이 필수… 현재 결함 보완 가능제22대 총선에서의 여당 참패(여당 108석, 야권연합 192석)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21대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참패는 야당으로서 패배한 선거였다. 한국 의정 사상 여당이 패배한 선거 자체가 찾아보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꼽는 선거가 2000년 김대중 정권 때의 집권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의 패배를 꼽지만, 이번 선거에서의 국민의힘 참패와 비견되기 어렵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했지만 야당인 한나라당이 133석, 새천년민주당은 115석이었다. 자유민주연합이 17석이었기 때문이다.1987 체제를 마감하기 위한 개헌에 대한 당위성은 늘 강조돼 왔고 유력 대권주자나 대선후보들도 공언해왔다. 그러나 정치적 변수와 여야의 정쟁이 일상화된 상태에서 개헌 논의는 탄력을 받을 수 없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개헌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임기 내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5·18 민주화 운동과 환경위기 대응 책임을 명시하고, 경제적 기본권을 포함한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며 지방자치 강화, 감사원 국회 이관 등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의 개헌에 도움이 된다면 필요한 만큼의 임기 단축을 수용하겠다"고 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육아친화, 지방분권, 탄소 중립, 과학기술, 평화공존, 국민소환제' 등을 제시했다. 개혁신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 '결선투표제'를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밖에도 '국무총리 지명 단계부터 국회와 협의 의무화' '대통령 사면 대상과 기간 제한'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그러나 87체제의 종료에 긴요한 내용은 권력구조 변경을 통한 명실상부한 제7공화국의 출범이다. 대통령 4년 중임제가 권력형태의 변경이라고 하지만 과연 대통령 4년

  • [경인칼럼] 솔직함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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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솔직함의 용기 지면기사

    유정복 참모 8명 출마 최종 2명 본선 참패대권꿈 호사가들 가십일뿐 '시정동력 잃어'싹조차 못틔운 임기내 마무리 공약 수두룩판단력 부재·기획력 상실 '혼종' 변함없어지난해 9월이었다. 옛 직장동료의 혼사에 참석했다가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개중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가까운 이도 있었다. "10월 말까진 다들 사직서를 내라고 하네요." 표정이 어두웠다. 아직 출사표를 던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 자리에 눌러앉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한달 뒤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 조용균 정무수석, 손범규·박세훈 홍보특보 등 시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4명이 총선에 나간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렇게 시작된 '유정복 사람들'의 출마는 연말까지 쭉 이어졌다. 고주룡 시 대변인, 김세현 대외경제특보, 정승환 청년특보, 그리고 3년 임기 중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난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까지 모두 8명이나 됐다. 이웃한 경기도에서 '김동연 사람들' 중 출사표를 던진 이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1년4개월 동안 경제부지사를 지낸 염태영 전 수원시장 단 한 명뿐인 것과 대조를 이뤘다.결과는 다 아는 바다. 그나마 경선을 통과해 본선까지 올라간 사람이 2명이었는데 모두 대패했다. 남동구갑 선거구에서 손범규 후보는 현역의원인 맹성규 후보에게 16.7%p 차로 완패했고, 신설된 서구병 선거구에 출마한 이행숙 후보 역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청년비서관 출신인 모경종 후보에게 17.97%p 차로 참패했다. 앞서 실시됐던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보다는 그래도 줄어든 수치가 이랬다. 잘라 말하면 처음부터 경쟁력이 없었다는 얘기다.2년 전, 유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뒤 참모진을 구성하는 과정을 지켜보던 지역의 호사가들은 유 시장이 대권을 꿈꾸는 게 아니냐고 했다. 다수의 참모가 직전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의 크고 작은 자리를 맡았던 이력을 가진 게 도드라졌다. 대변인과 공보관을 따로 두는 것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다. 일반적인 사안은 공무원이 공보담당관의 직책으로 맡고, 유 시장과 관련한 정무적 영역은

  • [경인칼럼] 여당 참패는 반정치의 부메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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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여당 참패는 반정치의 부메랑이다 지면기사

    尹, 집권후 잇단 참사 '대처 미흡' 국민 분노사법기관 과잉정치화… 결국 정치실종 불러韓 선거전략도 집권당 대안 대신 포퓰리즘與, 정치회복 못하면 내부로부터 붕괴 파국총선이 끝났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과 범야권 192석, 국민의힘 108석으로 집권 여당 최악의 참패로 끝났다. 여당이 개헌 저지선을 가까스로 지킨 참패는 역대 초유의 사건이다. 여당의 참패는 곧 민주당의 압승이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대부분 국힘당의 참패를 말한다. 대통령의 '대파' 발언이 선거판을 흔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상론이다. 대파발언이 물가고와 경제정책 실패를 환기하는 도화선이 되었을 수는 있겠지만 해프닝에 불과했다.여당의 참패는 예고된 결과였다.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황상무 전 시민사회 수석의 식칼 테러 위협 등의 사건도 하나의 이슈였을 뿐 본질적이라 할 수 없다. 물밑 여론을 본다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한 낮은 지지율, 불경기, 그리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있었다. 그렇다고 공천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도 내지도 못했으니 이길 수 없는 선거였음이 분명하다. 집권 이후 연이어 발생한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해병대 1사단 채상병 사망사고 등을 생각해보라. 국민 생명과 안전과 관련된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국민적 실망과 분노는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태였다.더 근본적인 것은 정치의 실종이다. 정치는 사법화하고 사법기관이 과잉 정치화하는 반정치 현상이다. 야당지도자나 비판세력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정치를 대신했다. 항간에는 '검찰 캐비닛'이 정치를 대신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엄정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감사원과 같은 사정기관도 정치로 오염되고 있어 국가기구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범죄혐의자를 찾아 기소하고 피의자가 유죄임을 법정에서 증명하는 역할로 살아온 특수부 검사로서 의회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집권한 탓일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여당 검찰

  • [경인칼럼] 플라톤 '국가'와 임금피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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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플라톤 '국가'와 임금피크제 지면기사

    거부 케팔로스 '노년 견디는 건 돈' 단언"남을 속이거나 거짓말 하지 않아도 돼"한국은 정년후 능력무관 재취업 어려워초고령화 시대엔 임금피크제 폐지 마땅서양철학사는 플라톤의 주석의 역사이자 그 영향 아래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플라톤의 저술은 26편(27편으로 보기도 한다)으로 모두 대화 형식이다. '국가(Politeia)'는 플라톤의 사상이 집약된 대표작이다. '국가'는 '정체'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루소는 '국가'를 "인간교육에 대한 세계 최대의 논문"이라 극찬한 바 있다. '국가'는 '정의(올바름)'·예술론·인식론·윤리학·정치사상·교육학 등 거의 모든 주제를 망라해 다루고 있다. 자신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5명의 인물과 주고받는 대화 형식인데,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인지 그도 아니면 두 사람의 말이 함께 섞여 있는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그야 어찌 됐든 '국가'가 후대에 끼친 영향은 일일이 거론할 수가 없을 정도다. 플라톤 이후의 거의 모든 정치철학이 '국가'의 자장 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플라톤은 사유재산의 폐지와 재산과 처자(妻子)의 공유를 주장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아이디어는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나 칼 맑스의 '자본론'과 '공산사회 이론'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후대의 문학작품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국가'의 제2장 '올바름과 국가의 기원'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작은 형인 글라우콘이 등장하여 대화를 주고받는다. 글라우콘은 올바름에 대해 설명하면서 리디아 사람 기게스(Gyges)의 반지에 대해 언급한다. 기게스의 조상은 리디아의 왕을 섬기던 양치기였는데, 우연히 금반지 하나를 얻게 된다. 이 반지는 신비한 능력이 있어 안쪽으로 돌리면 반지를 끼고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되고 바깥쪽으로 돌리면 다시 반지를 낀 사람이 나타나게 되는 권능을 가지고 있다. 반지의 주인은 왕비와 사통한 다음,

  • [경인칼럼] 인공지능과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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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인공지능과 양극화 지면기사

    美 로보택시 저지 시위 '21C 러다이트운동'혁신시대… AI 가세 노동의 미래 더욱 불안IMF총재 "선진국 일자리 크게 위협" 우려'새로운 사회경제적 패러다임' 실효성 의문1811년 3월부터 잉글랜드 중부 노팅검의 소도시 아놀드(Arnold)의 방직공들이 수십명씩 떼로 몰려다니며 공장의 기계들을 파괴했다. 이들은 기업주와의 협상에서 저임금 해소를 요구했으나 실패하자 다시 법률에 호소했음에도 별무성과여서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이후 요크셔, 랭커셔 등 신흥공업지대로 확산되어 8개월만에 무려 1천대 이상의 방직기들이 파괴되었는데 이것이 유명한 러다이트(Ludditte)운동이다. 산업혁명에 따른 기계화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려던 절박한 사건이었다. 이 운동은 자본가들과 결탁한 정부의 강경 대응, 산업자본주의의 외연 확대 등으로 종식되었다.지난해 8월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운행을 전면 허용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세이프 스트리트 레벨'이란 명칭의 한 시민단체가 로보택시에 고깔모양의 주황색 '러버(고무) 콘'을 얹어놓는 방식으로 운행을 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차량의 전면에 부착된 자율주행 센서에 콘을 씌워놓으면 로보택시가 운행하지 못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자율주행택시가 교통혼잡 유발은 물론 심지어 보행자를 치어 사망케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우버 등 공유업체 운전자들은 로보택시가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인근에서 한 무리의 군중들이 로보택시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세이프 스트리트 레벨 관계자는 자신들의 시위가 인공지능(AI)에 대한 최초의 물리적 항의라며 '21세기판 러다이트 운동'으로 칭했다.기술적 실업이란 기술진보에 따른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기계화)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마르크스실업이라고도 한다. 마르크스는 기계화를 하면 기술 진보가 수반되는데 그 결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노동절약적 생산이 보편화되면서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을 구축(驅逐)한다는 것이다. 소위 산업예비군론의 이론

  • [경인칼럼] 사적탐닉의 도구로 전락한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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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사적탐닉의 도구로 전락한 선거 지면기사

    비주류 배제·제거위한 공천제도 혁파 절실입당 한달도 안돼 등판 정치 빙자 '권력놀음'사법리스크 '정치적 방탄' 방치… 與 책임 커적대적 공생구도 강화… 정치 너무 꼬였다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의 우세다. 보름 동안 어떤 변수가 돌출할지 알 수 없지만 여당은 다 이긴 선거를 놓치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막말과 여권의 악재를 일거에 해소한다면 승패는 또 다시 갈릴 수 있다. 어느 측이 이기든 22대 총선은 21대 국회 못지 않은 증오와 적대의 정치를 잉태하는 최악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선거기간 내내 의정갈등이 지속됐지만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등 어느 정당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지난 주말에야 관심을 보였지만 지지율 정체를 면하기 위한 생색내기용이었다. 여야 정당과 후보들에게 선거는 국가적 현안보다 사적 욕망을 충족하는 정치 행사일 뿐이다. 무엇이 문제일까.첫째, 선거는 민주주의의 핵심 정치과정이다. 한편으로는 권력투쟁을 동력으로 선거는 진행된다. 그래서 공천에 일정 부분의 소란과 부조리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명징하게 특정 정파의 이익과 개인의 권력탐닉이 지배적 동기로 작동한다면 이는 민주주의 파괴로 이어지는 게 자명하다. 공천은 선거의 반이상을 차지한다. 그래서 상향식 경선이니 국민참여경선이니 하는 제도가 나왔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형해화됐다. 전략공천, 우선추천, 단수추천, 지역구 돌려막기, 자파 정치인 내려꽂기 등 갖은 형태의 공천이 등장하면서 공천은 권력을 가진 주류세력의 전리품에 다름 아닌 과정으로 전락했다. 정치의 속성이 권력투쟁이라 하더라도 이에는 유권자 일반이 납득할 수 있는 경계 안이어야 한다. 조선시대 서인과 남인의 대결 구도가 갖은 편법과 모략으로 얼룩지고 결국은 상대방을 살육하는 참사로 이어진 붕당정치의 폐해를 재연할 게 아니라면 오늘의 공천제도는 대대적 수술을 통해서 개혁해야만 한다. 시스템 공천으로 치장한 공천제도가 비주류를 배제·제거하기 위한 수단이 되지 않으려면 공천제도의 혁파가 절실하다.둘째, 후

  • [경인칼럼] 초식동물 같은 인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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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초식동물 같은 인천 언론 지면기사

    인천공항公 항공MRO 직접수행 법안 폐기부산·경남 지역언론 '사천 청신호' 보도발전 기대 적극 호응… 결기 가득한 바람인천 언론, 쟁점 불구 싸울 의지도 안보여3월, 남녘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의 결이 사납다. 소름이 돋을 정도다. 지난 13일 부산·경남지역 언론이 불러일으킨 바람이 그랬다. 부산일보는 '인천공항 정비업무 수행 법안 폐지…사천 항공MRO 탄력?'이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기사를 게재했다. '경남 사천시의 항공기 정비(MRO) 산업 육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항공 MRO 직접 수행을 담은 관련 법안이 폐기됨에 따라 관련 산업이 사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같은 날 경남일보도 '사천 항공MRO사업 도약 탄력 받나' 제하의 기사를 이렇게 실었다. '사천 항공MRO 사업이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그동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항공MRO산업에 뛰어들기 위해 추진해 온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 법안 중 항공기정비업 및 항공기취급업의 직접 수행 부분이 담겼던 법안이 사실상 폐기됐기 때문이다'.이외에도 인터넷 매체를 포함한 많은 언론이 유사한 제목과 내용의 기사를 이날부터 싣기 시작했고, 블로그들은 열심히 퍼서 날랐다. 전날 사천시가 배포한 보도자료가 바탕이 됐을 것이다. 사천시는 생뚱맞게 왜 그 시점에 그런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뿌렸을까.부산·경남지역 언론이 일제히 '인천국제공항공사 MRO법안 폐기'를 보도한 바로 다음날, 인천 영종도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대한항공 신(新) 엔진 정비공장 기공식이다. 2016년부터 대한항공이 운영 중인 영종도 엔진시험시설 인근에 오는 2027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엔진정비단지가 들어선다. 완공되면 대한항공의 정비 가능 엔진 대수는 연간 100대에서 360대로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국내 항공사 정비 물량은 물론이고 아시아·태평양지역 항공사 물량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없던 고부가가치산업의 새로운 활주로가 펼쳐지는 것이다.앞서 지난 7일에는 인천 MRO의 이륙을 뒷받침하려는 정부의

  • [경인칼럼] 아름다운 것과 '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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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아름다운 것과 '실한 것' 지면기사

    아름다움, 실용 가치서 기원했다는 주장현대적 美는 유미주의적 경향 더 뚜렷해경영자가 보는 아름다움은 곧 '상품성'오동통한 닭이 예쁘다는 할머니와 같아온라인에서 본 동영상 중에 시골 할머니가 닭잡는 행동을 재미있게 묘사한 것이 있었다. 한 할머니가 닭장에서 토종닭 한 마리를 붙잡아 품에 안고 나오면서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아이고, 아이고 이쁘다"하면서 쓰다듬는다. 안겨나오는 암탉도 다소곳하다. 늘 모이주던 할머닌데 무슨 일 있으랴는 듯이. 잠시 후 집 뒤꼍에서 돌아나오는 할머니 손에는 말끔히 손질한 닭 한마리가 들려 있었다. 이번에는 "아 그눔 참 실하다. 크다"고 말하면서 손질한 닭을 들고 부엌으로 걸어 들어간다.이 '짤'의 재미는 엽기반전 효과 때문이지만, 아름다움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는 가치도 있다. 그 할머니에게 '이쁜 것'은 '실하고 크다'는 것, 미의 실용적 기원설에 힘을 싣는 사례라 할만하다. 아름답다는 말이 실용적인 데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자 '미(美)'의 어원을 근거로 제시한다. 한자의 아름다울 미(美)자가 양 양(羊)자와 클 대(大)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하며,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름답다고 주장해왔다. 예술을 의미하는 영어권의 단어 아트(Art)가 생활용품이나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도 실용론의 한 근거이다. 실용기원설은 아름다움이 실용적 가치에서 출발했지만 차츰 심미적 가치로 바뀌어 왔다고 설명한다.그런데 한자의 미(美)자를 커다란 양의 모습을 그린 글자로 설명하는 사람은 요즘 드물다. 갑골문이나 금문에서 미(美)자는 양의 머리와 사람으로 이뤄진 글자로 보인다. 갑골문 연구가 깊어지면서 미(美)자는 뿔이 달린 양 모양의 장식이나 가면을 한 사람을 묘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큰 제사나 특별한 의식을 치를 때 제관은 모자나 특별한 장식을 한다. 머리에 양의 뿔이나 새의 깃털 장식을 한 사람과 그 모습에 대한 생각이 '아름답다'는 말의 기원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美는 본래부터 실용성이 아니라 심미

  • [경인칼럼] 다시 읽는 '내 고장의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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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다시 읽는 '내 고장의 맥' 지면기사

    경인일보 '비지정문화재' 특집기사 묶음집40년 전 출간된 책… '개정판' 필요해 보여신도시·인구유입 등 흐려지는 지역 정체성포천서 발견된 유산·새로운 문인 조명되길서가에서 장호원 출신의 작가 이인직의 '혈의 누' 영인본을 찾다 1984년 '경인일보'에서 펴낸 '내 고장의 맥'을 발견했다. 1990년대 초 수원의 헌책방에서 구입한 것이니 벌써 30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당시는 지역사·향토사에 관심이 많을 때였다. '황해문화'에서 진행한 신태범 인하대 의대 명예교수와 대담한 녹음테이프를 풀어 원고로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역사와 향토사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다. 내친걸음에 고일의 '인천석금(1955)'을 빌려 제본하고, 신태범 박사의 '인천 한 세기: 몸소 지켜본 이야기들(1983)'도 구해 읽었다. '내 고장의 맥'도 이 과정에서 읽은 책이다.'내 고장의 맥'은 '경인일보'·경기도가 공동으로 기획한 것으로 경기도 및 인천 지역에 산재한 '비지정문화재'를 찾아 정리한 특집 기사들을 한데 묶어 낸 책이다. 경기도 출신의 인물 또는 경기도에 묘역이 조성된 역사적 인물 54명과 비지정문화재 33건을 다룬 도전적인 기획물로 '경인일보'의 저력을 보여준 책이다.당시에는 매우 재미있게 읽고 또 큰 도움이 되었으나 세월이 지나 머리가 굵어지고 반백이 된 지금 40년 전에 나온 책을 다시 보니 이제는 '내 고장의 맥' 개정판을 펴낼 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4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인문학 분야의 연구가 상당 부분 진척이 되어 '내 고장의 맥'의 보완 작업이 필요해졌고, 경기도의 인문지리적 여건 변화로 새로운 관점에서 새롭게 추가되어야 할 부분이 생겨났기 때문이다.경기도 신도시들의 등장, 수도권 전철 노선의 확대, 외곽순환도로의 증대 등 교통 여건의 발달 그리고 수도권 인구집중과 김포·고양 등의 사례에서 보듯 경기도임을 포기하려는 도시들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과 인접한 도내 도시들이 서울이 된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변화 같은 것은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