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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추칼럼]평양 황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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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평양 황소이야기 지면기사

    일반 한우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 내는 올레인산·유리 아미노산 많을것으로 추정남북관계 화해무드 조성돼 대량 증식으로평양냉면 감칠맛 같이 평화로 이어지길…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후 뜻밖의 '평양냉면' 열풍이 불고 있다. 회담 만찬 메뉴에 평양 옥류관에서 직접 공수한 냉면이 올랐기 때문이다. 평양냉면의 맛은 무엇보다도 육수가 중요하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평양의 황소를 이용한 육수는 단연코 최고라 일컫는다.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평양냉면 전문점들은 모두 최고의 한우를 이용한 육수를 이용한다고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한우의 품질은 음식의 고유한 맛을 유지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예전의 문헌들을 살펴보면 평양에는 이른바 '평양 황소'라 불리는 품종의 소가 존재하였다고 한다. 이 평양 황소의 뛰어난 육질과 맛이 평양냉면을 지켜온 비밀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이중섭 화가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황소도 북한의 대황소를 표현한 작품으로 북한의 소는 매우 친숙한 동물이었으며, 북한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민속씨름경기에도 대황소를 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사례들은 아마도 북한의 대황소는 그들의 정서와 민족성을 대변하는 일종의 고향과도 같은 느낌을 주는 동물일 것으로 생각된다.필자는 이번 평양냉면의 이슈를 접하면서 북한의 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일본의 조선대학 교수에게 평양 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그 교수는 이미 정년을 한 후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노(老)교수로, 북한을 자주 드나들며 북한의 희귀동물에 대해 연구한 학자이기에 북한 내부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평양 인근 지역에서 꽤 유명한 황소를 키우는 지역이 있는데, 이를 북한에서는 평양 황소라 부른다'고 하였다. 북한에는 농경을 담당하는 일소와 고기를 제공하는 고기소가 있는데 이 중 평양 황소는 고기 맛이 뛰어난 고기소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이 소를 일본으로 데려가 지금의 화우 품종을 만들고 뛰어난 맛을 지니도록 하는데

  • [춘추칼럼]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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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면기사

    삶이 요구하는건 거창하고 대단한게 아냐잘 찾아보면 그러한 근거는 무수히 많다지긋이 바라보고 잘 듣고 조용히 일하는것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다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인기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나 스토리의 신선함을 넘어서는 무언가에 있다고 본다. 그 무언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잃어버린, 혹은 목말라 하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인정이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회복되어야 할 것들이다. 아저씨 박동훈(이선균)과 이지안(아이유)의 관계는 평범한 직장 상사와 하급자의 관계가 아닌 전혀 다른 관계로 나타난다. 그 동안 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계가 주는 낯설음과 신선함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힘이다. 권력을 가진 강자가 그렇지 못한 약자를 배려하는 것도 아니고, 나이 많은 유부남 남성이 젊은 여성에게 느끼는 사적 혹은 이성적 감정의 산물도 아니다. 예를 들면, 내가 살아가는 동안 어느 누구도 나라는 존재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 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누군가가 내 앞에 나타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온통 나를 부정해야만 살 수 있는 시대에 '나의 아저씨'는 진짜 치유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주는 이야기를 담았다.'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시대는 어쩌면 행복한 시절이었다. 이제 우리는 존재 자체를 부정 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여성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누구의 아내 혹은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는 것의 핵심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 당한다는 점에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꿈과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꿈과 욕망을 채워주거나 보완하는 존재로서 살아가게 된다. 일종의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비단 여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직장을 다니는 노동자들 대부분 자신의 생각이나 꿈보다는 기업 '총수'의 꿈을 채우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한진 사태는 그 결정판이다.)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세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투명인간을 넘어 '잉여'로 취급당하고 있는 시대이다. 아이들이나

  • [춘추칼럼]재산권의 근본적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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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재산권의 근본적 중요성 지면기사

    기업들 해외 진출 자연스런 현상이지만문제는 경제적 판단아닌 정치적 이유라는것정부, 요즘들어 세금 가파르게 올리고시장영역 깊숙이 개입 자유경제활동 막아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근자에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고 정부는 베트남을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 선전한다. 아직 기억이 생생한 월남전에서 서로 치열하게 싸웠던 사이에선 대단한 변화다.이런 변화는 두 나라가 경제적으로 빠르게 가까워졌다는 사정에서 나왔다. 작년 한국은 베트남에 477억 달러의 물품을 수출했다. 이제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베트남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므로, 베트남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터이다.자연히 우리 기업들이 점점 많이 베트남에 진출한다. 베트남에 너무 쏠린다고 걱정하는 소리도 들린다. 중국에서 겪은 일들을 언젠가는 베트남에서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베트남도 중국과 같이 공산주의 국가이므로, 이런 걱정은 기우라 할 수 없다.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오래 견디지 못한 근본적 이유는 중국에선 재산권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공산주의 사회에선 개인들이 직접 재산을 소유하지 않는다. 사회 전체의 공동 소유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소유할 따름이다.재산권의 부재는 필연적으로 압제를 부른다. 사회의 공동 재산을 공산당이 관리하니, 권력이 공산당에 집중된다. 자기 재산이 없는 개인들은 재산을 관리하는 공산당 간부들에게 매인 목숨들이 된다. 게다가 공산주의 사회의 명령경제 체제는 개인들이 스스로 결정할 여지를 없애서, 개인들은 중앙 당국이 할당한 목표를 달성하는 존재로 전락한다.이런 상황이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처럼, 재산권은 법의 지배와 경제적 자유가 만나서 피우는 꽃이다. 재산권이 없으면, 인권도 없다.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일에서 요체는 재산권을 확고하게 세우는 것이다.명령경제 체제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중국은 1978년 이후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치 분야에선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해서, 공산당이 국가보다 높다. 이런 모순을 품었으므로,

  • [춘추칼럼]이제 한미동맹이 평화를 만들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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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이제 한미동맹이 평화를 만들때다 지면기사

    미국과 동맹관계로 한반도 안보 유지산업화와 민주화 달성할 수 있었다남북정상회담에서 마련한 역사적 순간들북미정상회담 성공적으로 이어지길 기원예전에 독일인들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필자는 통일을 이룬 독일인들에게 통일에 가장 기여했던 인물들을 열거한다면 누구이겠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독일인들의 대부분은 고르바쵸프와 콜 총리를 언급하였다. 그러면서도 꼭 함께 거론하는 인물이 있다. 그것은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샬플랜을 통해 서독을 경제강국으로 부상시켰다. 서독은 '나토'라는 안보 우산 속에서 이른바 '라인강의 기적'을 일구어 냈다. 미국의 강력한 뒷받침을 통한 정치·경제적 자신감은 반세기 후 독일 통일의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독일 통일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의 가장 큰 역할은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을 통한 탈냉전 질서를 재편하였다는 데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 통일이 임박했을 때 가장 중요한 난관은 영국·프랑스·소련 등 전승국들의 반대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인 1989년 12월 부시 대통령은 고르바쵸프 서기장과 몰타 정상회담을 통해 독일 통일에 대한 고르바쵸프의 생각이 부정적이라는 점을 감지하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직후 이어진 나토 정상회담에서 독일 통일이 민족 자결권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고 통일이 유럽의 안정을 위해 평화롭고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1990년 2월 부시 대통령은 콜 수상을 미국으로 초청(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하여 독일 통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의사를 재확인하였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독일 통일에 대해 가장 반대했던 대처 영국 수상을 설득하는 임무를 자임하였다.미국은 공산권 붕괴의 큰 시대적 흐름을 읽었고 하나의 독일이 세계 평화와 유럽 통합에 기여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1980년대 말 상황을 되돌아보면서 새삼 지금 한반도를 지배하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절감하게 된다. 물론 당시의 상황이 지금과는 다르지만 강대국의 역할, 지도자의 현명한 판단, 도전을 헤쳐 나가는 통찰력과 상상력

  • [춘추칼럼]디자인 펫과 동물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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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디자인 펫과 동물복지 지면기사

    '반려동물' 이익에 혈안 인기 품종만 생산자칫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야위생·생명권 보호 법적 보장 강화됐지만'감각있는 존재'로 인식하는게 가장 중요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많은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선택에 있어 매우 다양한 의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반려동물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반려견을 예로 들어 보면, 보호자들의 품종 선택사항은 첫 번째가 외모이고, 두 번째가 성격을 꼽는다. 그 중 외모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보호자들은 매스컴이나 유명 연예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명한 연예인의 반려견은 외모가 특이하거나 수려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보고 품종을 선택해 한동안 동일 품종이 입양대상으로 급부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반려견 번식업자들은 인기견의 생산에 집중하고 또한 경매시장에 내어 놓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도 단시일 내에 사라지게 되고 또 다른 품종이 인기 견종으로 부상하게 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과 반려동물 간 교류의 관점에서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결과의 형태로 동물애호에 대한 보호자들의 심리적 특성과 이에 따른 사회적 모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반려동물 대중화가 심화될수록 동물 보호 및 애호사상에 대한 편입된 사실에 대한 사회적 권고가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최근 시베리안 허스키와 포메라니언의 교잡종인 일명 '폼스키'가 유행한 적이 있다. 허스키의 외모와 포메라니언의 작은 체구를 특징으로 하고 있어 '앙증맞은 허스키'라는 표현으로 인기를 끌었었다. 얼마 전 일본의 방송사에서 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해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푸들과 라브라도 리트리버의 교잡종인 '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왔었다. 이는 10여 년 전 호주에서 맹인안내견의 털 빠짐을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번식을 시행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는 품종이었다. 하지만 미국 아이돌그룹 원 디렉션(One Direction)과 전 부통령 존 바이든이 기르던 개라는 이유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두들은 대체로 성격이 온화하고 털이

  • [춘추칼럼]휩쓸리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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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휩쓸리지 않는 삶 지면기사

    최근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새로운 시대 향한 피할 수 없는 진통건강한 개인·조직 만들기 위해선출발전 어디로 갈것인지 공부해야 할때"나는 제안한다. 한정된 것, 즉 유한한 범위에서 가만히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고. 무한히, 정보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파도에, 동조에, 그저 휩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지바 마사야의 <공부의 철학> 머리말에 나오는 말이다. 저자는 철학자 질 들뢰즈의 이론을 기반으로 이 시대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방향이나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인식론적 혹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강조하고 있는데, 나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빠르고 복잡하다. 타인의 아픔과 상처 역시 빠르게 지나간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일은 각각의 상황에 어울리는 형식으로만 존재한다. 때로는 액수가 정해진 부의금과 조문으로, 때로는 슬픔에 공감하는 공통적인 표현의 댓글로. 나의 상처와 고통만 오래 남는다. 타인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것들은 우리 안에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은 공격적이고 억압적이다. 한편에서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그 마저도 압박으로 다가온다.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이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단순한 처세술을 넘어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이에 대해 지바 마사야는 '중단'과 '한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유한성을 깨닫는 일과 시대가 강요하는 흐름에서 벗어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의 한계는 물질성에서 비롯된다. 그 누구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데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유한성을 넘어 무한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지금 타인이 방문한 장소와 맛보는 음식은 그만의 유한성에서 가능한 결과이다. 문제는 그 모든 것들이 내 것이 될 수 있고, 내 것이 되어야 한다는 왜곡된 믿음이다. 이 믿음을 벗어나는 일은 어렵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을 멈추는 일이다.

  • [춘추칼럼]이념적 무지가 부른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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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이념적 무지가 부른 재앙 지면기사

    두 전직 대통령, '이념' 제대로 알지 못해하릴없는 지식인들의 외침으로 인식하고공산주의자 부의 평등 '경제민주화'로 공약권력 놓고 처절하게 다투다 결국 함께 몰락전 정권과 전전 정권의 지도자들이 함께 감옥에 갇힌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짓누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심 공판에서 24년 징역과 180억원 벌금을 선고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이 나라는 더 깊이 분열되고 침체될 것이다. "오늘 이 순간을 가장 간담 서늘하게 봐야 할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야당 대변인의 논평이 섬뜩하다.두 지도자들은 자신들만이 아니라 보수 세력 전체를 몰락으로 이끌었다. 이제 대한민국을 높이고 지키는 보수 세력은 힘을 잃었다. '어찌하다, 이 지경이 되었나?' 하는 물음이 도처에서 들린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은 중요하다. 그 괴로운 일을 정직하게 수행해야, 보수 세력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두 지도자의 몰락엔 물론 여러 요인들이 작용했다. 그러나 우파 정권이 좌파 정권으로 바뀐 것이 몰락의 계기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역시 근본적 요인은 이념적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 이념적 분열이 깊고 북한의 이념적 공세에 오랫동안 노출된 우리 사회에선 이념의 영향이 유난히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두 지도자들은 이념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했고 그런 이념적 무지가 끝내 화를 불렀다.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념을 넘어서 실용으로'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념을 철 지난 것으로, 하릴없는 지식인들이 들먹이는 것으로, 마음만 먹으면 가볍게 버릴 수 있는 것으로 여긴 것이다. 기업인으로 성공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기회를 준 자유시장에 대한 고마움도, 재산권의 소중함도, 시장과 재산권을 거센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지키려 애써온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존재도 몰랐다는 얘기다. 평생 '이념적 무임승차자'로 살아왔음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박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서 '경제민주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경제민주화는 원래 19세기 후반에 영국 공산주의자들

  • [춘추칼럼]포괄적·단계적 접근과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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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포괄적·단계적 접근과 한미동맹 지면기사

    미국, 한반도 문제 한국입장 수용하고한국, 글로벌 이슈 美지지 자세 필요정부정책 모든 상황 반영한 현실적 해법양국, 의견 조율땐 동맹관계 더욱 강화일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북핵해법은 핵동결을 입구로 하고 핵폐기를 출구로 하는 2단계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북핵문제 하나만 놓고 보면 동결과 폐기의 2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강조하고 북한은 불가역적인 체제보장을 요구한다. 한국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역설한다. 비핵화·체제보장·평화정착 등 세 가지 문제를 하나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경우 포괄적·단계적 접근이 현실성을 지닌다.일부에서는 지난 3월 26일 북중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조치를 언급했다고 주장한다. 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이 평화실현을 위해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취한다면 비핵화 문제 해결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계적·동시적 조치의 주체는 북한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이다. 김 위원장의 언급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한국과 미국이 평화실현을 위해 한 방(원샷)의 조치를 취하면 비핵화도 한 방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미국의 매파들은 '선 비핵화, 후 보상'이라는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한다. 핵능력·체제안정과 관련해서 리비아와 북한의 비교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리비아는 16kg 정도의 핵물질을 가졌지만 북한은 16개 정도의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리비아의 카다피 체제는 내전으로 체제위기가 임박했지만 북한 김정은 체제는 안정성을 지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정책을 모두 실패로 규정한다. 클린턴 정부의 제네바합의, 부시 정부의 9·19 공동성명,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 등을 전형적인 실패작으로 비판한다. 역사는 과거의 좋은 점은 계승하고 미흡한 점은 개선하면서 발전한다.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정치가의 몫이 아니라 학자의 몫이다.일부 언론에서 북핵문제에 대한 제3의 해법이 흘러나온다. 한 방에 핵폐기를 하는 일괄타결은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렵고, 살라미 전술이 내포된 단계적

  • [춘추칼럼]어느 의사의 따뜻한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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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어느 의사의 따뜻한 슬픔 지면기사

    여성 난임의 경우 '원인불명' 46.3%나 달해국가 미래·운명 걸린 저출산 대책 해결 시급정부, 난임치료 지원 위한 기술개발 연구도얼마 전 어느 병원의 산부인과 의사와 난임 극복에 대한 국가과제를 준비할 때의 일이다.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난임 환자의 치료방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던 중 그의 가슴속에 묻고 있었던 한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들었다. 28살의 젊은 부인이 임신사실을 알고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자궁에 심한 염증이 생겨 결국 유산을 하고 말았단다. 그런데 치료 이후에도 자궁에 유착이 생기고, 회복이 불가능하여 불임판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의사선생은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젊은 부인의 간절한 소망을 잘 알기에 끝까지 치료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회복에 도움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어서 난임 관련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난임 치료와 관련된 이번 미션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공동연구에 임하는 의사선생의 마음엔 그녀와 같은 환자가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과 각오가 담겨있다. 또 이러한 문제나 욕구를 갖고 있는 환자들을 돕는 전문가로서 그의 따뜻하고 슬픈 고백이 연구진 모두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게 됐다. 따라서 진행하려는 연구를 성공시켜서 그녀와 같은 아픔을 가진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연구에 매진하려고 한다. 이러한 연구는 개인의 행복과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는데 특별한 역할을 담당하여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기여가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최근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해 기준 출생아 수는 35만7천여 명으로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 1.05명으로 통계작성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중 30대 초반의 출산율이 전년대비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사회현상에 따른 결과겠지만 우리나라 산모의 출산연령도 점점 고령화되어 30%에 가까운 산모들이 35세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고령의 초임은 난임과 불임으로 이어져

  • [춘추칼럼]'공유성북 원탁회의'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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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칼럼]'공유성북 원탁회의'를 아시나요? 지면기사

    150여개 단체 300여명 다양한 활동 인정단단한 조직보다 유연한 플랫폼에 인접동네이야기로 웃음꽃 피는 공동체 모습서울시 성북구에는 '성북 명예의 전당'이라는 것이 있다. 2010년부터 매년 지역을 빛낸 인물과 사업을 기리기 위해 지역사회발전, 선행봉사, 미풍양속, 문화체육, 모범청소년 등 각 분야별로 수상자를 선정하고, 이를 기념하여 구청 건물 내부에 '성북 명예의 전당'이라는 별도 공간을 조성해왔다. 2017년 '성북 명예의 전당' 문화예술분야에 '공유성북원탁회의'라는 지역문화예술네트워크 단체가 선정된 것은, 그동안 명예의 전당 헌액이 주로 개인의 몫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매우 이례적이고 상징적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아니라 약 150개 단체와 3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지난 4년여 동안 지역사회에서의 다양한 활동의 결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공유성북원탁회의'는 2014년 2월 25일 14개 단체 27명으로 첫 모임을 한 이래 지금까지 40회의 전체모임을 진행했다. 이 네트워크의 강점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할 뿐만 아니라 문화기획자와 마을활동가 등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공통의 가치를 발견하고, 경험을 축적하고, 지역사회의 현안과 의제를 다루는 등 문화예술의 개별적 활동을 넘어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 공유와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를 꾸준하게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에는 운영 내규를 마련하면서 '자율성, 민주성, 연대성, 다양성'이라는 네 가지 운영 원리를 제시했고, 공동운영위원장 2인과 25명 내외의 운영위원회를 두고 있다. '공유성북원탁회의'의 특징은 운영위원 및 위원장 선출과정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운영위원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참여할 수 있고 운영위원 중에서 공동위원장 1인은 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나머지 1인은 '사다리 타기'로 선출한다. 장난처럼 보이는 이 선출 방식은 내부적으로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투표로 선출된 위원장보다도 더 찬사를 받는다. 매년 새로운 공동운영위원장을 2인씩 선출했지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