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월요논단]조국 장관 관련 단독보도,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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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조국 장관 관련 단독보도, 문제 많다 지면기사

    한달간 14개 신문·방송 286건 달해정보출처, 검찰·업체·병원 등 다양특종경쟁 매몰돼 '의혹'만 던져줘직접취재·팩트·논리적 제시 필요진실추적 의무 소홀 뉴스 자제해야'조국 정국', '조국 블랙홀'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모든 이슈를 조국 장관 후보자의 검증보도, 가족보도가 빨아들였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수십만 건의 기사를 쏟아 냈다는 조국 관련 보도는 우리 언론에서도 보기 드문 사건이었다. 조국 장관과 가족들이 현미경 검증취재를 받아야 하는지는 차분히 따져 봐야 할 문제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임명됐지만 언론은 여전히 조 장관과 가족에 대한 전례 없는 보도를 계속 하고 있다. 검찰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국 장관과 가족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일이 전례가 없었고 언론보도는 그것을 반영한 것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미 조국 검증 보도는 넘치고 있었다. 검찰이 범죄 혐의가 있는 사안을 수사하고 언론이 장관급 공직자의 정책 전문성과 도덕성에 대한 검증을 하는 일은 당연하다. 그러나 검찰과 언론, 정당의 관계망 속에서 양산되는 조국 보도는 우리 언론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조국 장관에 관련된 '단독보도'가 특히 문제이다. 단독보도 열풍은 신문, 방송을 가리지 않는다. 공영방송도 단독보도 열풍에 한 몫하고 있다. 시민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미디어모니터 결과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9월 9일까지 7개 종합 일간지의 조국 관련 단독 보도가 185건이나 됐다고 한다. 방송도 단독보도가 100건이 넘었다고 한다.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신문과 관련 종편들이 압도적이었지만 다른 매체들도 적지 않은 단독보도를 쏟아냈다고 한다. 모니터대상 14개 신문·방송에서 한 달간 286건이 넘는 단독 기사를 냈으니 하루에 10건씩 내놓은 셈이다. 단독보도의 정보출처는 신문은 자유한국당과 검찰, 방송은 검찰과 자유한국당이 많았다고 한다.21일 나온 조국 관련 단독보도 몇 가지를 살펴봤다. [단독]추석 전 입원 후 퇴원… 병실 홀로 쓰며 '쉬쉬', '[단독]"정경심 처음

  • [월요논단]느리게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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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느리게 걸어가자 지면기사

    문명의 이기들 편하고 필요하지만얽매여 살아 정작 중요한것을 잃어인터넷 없이 살고 종이·연필 쓰며걸어서 마트가기·채소 키워먹기…소소한 일로 삶은 더 단단해질 듯도서관 사무실이 새로 지은 옆 건물로 옮겨가면서 인터넷 이전 신청을 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나 가능하다고 하여, 인터넷 사용이 필요할 때면 이전 건물을 왔다갔다 하면서 업무를 봤다. 불편했지만 일주일 정도는 참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일주일 후 인터넷을 이전 설치하러 온 기사는 기존에 사용하던 인터넷 선로를 사용할 수 없고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니 다른 담당자를 연결해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버렸다. 대규모 공사라는 말에 당분간은 인터넷을 편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함이 느껴졌다. 그런데다 때마침 태풍 링링이 왔다. 강화도 전역은 정전되었고 빠르게 복구된 곳도 있지만 우리 마을은 6시간 정도 정전이 이어졌다. 정말 무인도에 고립된 느낌이었다. 막막한 상황에서 전화도 불통이 되었다. 전기, 인터넷, 전화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은 인터넷도 전화도 없던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는 처음 맞닥뜨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도서관 프로젝트로 매년 방문하고 있는 라오스 오지에서도 이런 경험은 하지 못했었다. 어둠 속. 익숙하고 편리한 문명들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무심코 '커피라도 한잔 마셔야겠다.' 생각하고 일어섰으나 그것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 멍하니 앉아있으니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됐다. '이런 상황이 길어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나는 제일 먼저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이런 생각들을 이어가다 보면 더 답답해질 것 같지만 의외로 알 수 없는 해방감 같은 것도 느껴졌다. 문명의 이기들이 우리에게 편리함을 안겨주고 있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거기에 얽매여 살아가며 정작 진짜 중요한 것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정전과 통신 두절 속에 잠시 머물면서 그림책

  • [월요논단]조국 논란을 바라보는 한 기회주의자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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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조국 논란을 바라보는 한 기회주의자의 한탄 지면기사

    몇주간 찬반 명확히 갈려 '격렬논쟁'딸의 대학입학과정 '옹호 VS 분노'모두 옳아 입시체제·정책 손질 필요각종의혹 견딜만한 사람 얼마나될까정치는 최악 선택 피할 수밖에 없다지난 몇 주간 어느 자리를 가든지 온통 조국 얘기였다. 어디서든 찬반이 명확히 갈려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런 와중에 나에게도 파편이 튀곤 하였는데, 파편이 날아든 방향은 언제나 두 갈래였다. 한 가지는 너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물음이었는데,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나로서는 그 물음이 어느 편인지 밝히라는 요구로 느껴지곤 했다. 여기에 대해서 나는 은근슬쩍 미끄러져 빠지는 방식을 취했다. 가짜뉴스가 워낙 날뛰고 있는 판이니 지금으로서는 지켜볼 도리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내 태도였다.기회주의로 내몰릴 위험이 있었으나, 기실 뜨거운 대결 구도 속에서 너무나 많은 말들이 검증되지 않은 채 정제되지 못한 방식으로 쏟아지지 않았던가. 예컨대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국 딸의 한영외고 재학 당시 영어 과목 등급을 들어 논문 영역(英譯)이 가능한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의혹이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다행히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밝혀졌다. 동양대 총장상을 둘러싼 사실관계는 공수가 바뀌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발언은 오보이며, 동양대 측에서 정정보도를 요청하였다는 내용이 인터넷에 떠돌았으나, 오히려 이러한 정보가 가짜뉴스였다. 다행히 이 사실도 반나절 내에 드러날 수 있었다.또 다른 한 가지 물음은 자식 교육에 대한 것이었다. 결혼을 늦게 하여 큰 아이가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이니, 다행스럽게도 여기에 대해서는 여유가 허용되었다. "나중에 문체부장관 후보가 될지 모르니 자식 관리 잘해라." 이러한 농담은 웃음으로 끝맺어졌으나, 어쩌면 농담 속에 생각해봐야 할 주제가 감춰져 있을 수도 있다. 대학교수는 기득권이며, 기득권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펼쳐놓을 비장의 카드를 몇 장 쥐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자식 관리란 그 카드를 사용하지 말라는 조언이라고 나는 받아들였다. 조국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딸의

  • [월요논단]무엇을 위한 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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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무엇을 위한 개혁인가 지면기사

    기소권 독점·수사권 장악한 검찰저급한 과장 쏟는 황색 저널리즘입시 함몰된 중등교육 개선 전무밖으론 개혁 흉내 안으론 특권욕온갖 위선사회 혁신 시대적 요구자신의 눈에 갇힌 말이 칼이 되어 허공을 떠돌고 있다. 수없이 많은 허망함이 사람을 찌르고 되돌리기 힘든 상처를 입힌다. 그 가운데 누군가는 시나브로 죽어간다. 무엇을 위한 개혁인가? 기소권을 독점하고 수사권을 장악한 검찰이 저질렀던 사회적 폭력은 법의 허울을 입고 떠돌았다. 절차적 정의를 장악한 법이 칼이 되어 현란하게 춤출 때 시민들은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이 현란함과 거짓된 법적 정의를 개혁하라고 외쳤다. 그래서 검찰개혁과 사법농단 처벌을 말했지만, 그 요구가 또 다른 칼춤이 되어 우리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 하이에나 같은 황색 저널리즘이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감춘 채 저급한 과장과 거짓된 혀를 마음껏 휘두르고 있다. 사회적 자산을 기반으로 학벌의 특권을 독점한 이들이 공정이란 외피로 더 많은 특권을 향해 양양거리고 있다. 탐욕과 상대적 박탈감이 공정의 옷을 입은 채 혐오와 독설로 난무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개혁이며,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가. 지금 우리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밖으로 일본과 미국을 통해 주어지는 압박이 새로운 동북아 체제를 추동한다. 어쩌면 전쟁 이후 처음으로 한국은 동북아에서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담대하고 깊이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다시금 굴종의 위치로 떨어질 것이다. 반대로 이 시간을 자율과 자존의 담대함으로 대처한다면 이 위기는 우리를 평화와 자주의 길로 이끌어갈 것이다. 지금의 '조국' 논쟁은 저급한 언론을 개혁할 절호의 기회다. 자신의 정파적 이익을 감춘 채 한 줌의 특권과 절차적 공정만을 되뇌는 무뇌아 언론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제대로 된 언론이란 표징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봉하에서, 드루킹 의혹에서 칼춤을 추던 언론은 다시금 과거의 행태를 반복한다. 정파적 이익과 황색 저널리즘의 진수를 여실히 보여주

  • [월요논단]꽃길은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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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꽃길은 어디에 있나 지면기사

    4차 산업혁명시대 가시밭길만 보여불안한 미래·실업 분노 주기적 반복로봇·AI발전 일자리 빠르게 사라져법원, 페북 방통위 과징금부과 취소일하고픈 청년들 생각한 판결인지"꽃길만 가세요." 하계졸업식이 한창인 대학가에 내걸린 플래카드. 다양한 사진과 문구가 합성된 플래카드로 졸업식 참석을 대신하기도 한다. 취직한 회사를 자랑스럽게 밝히거나 신입사원을 축하하는 회사들도 있다. 청년실업이 만들어 낸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캠퍼스를 한 바퀴 더 돌면서 살펴본다. 그곳에 20대의 고뇌와 희망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꽃길을 말하지만 더 험한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예감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입시에 시달렸고, 대학에서도 각종 스펙 쌓기에 골몰했다. 천신만고 끝에 취직을 했다고 해도, 비정규직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과연 언제 정규직이 되어 안정된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지. 제4차 산업혁명시대라면서 온갖 희망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이 어른거린다. 정규직 취업과 결혼, 안정된 가정과 자녀 교육과 같은 기성세대의 일상들이 청년들에게는 일종의 신기루에 가깝다. 기성세대와 체제에 분노하는 이유다.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이러한 불안한 미래는 도대체 왜 계속되고 있는가. 이 현상을 케이퍼(Keiper)는 불확실성의 체인으로 요약한다. '어떤 것을 상상할 수 있거나 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것이 일어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그것이 일어난다고 해도, 상상했던 방식으로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다. 상상했던 것처럼 그것이 일어나더라도, 의도하지 않은 혹은 예상치 못한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케이퍼의 주장처럼 불안한 미래와 실업을 둘러싼 분노는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 역사는 섬유생산의 기계화와 중앙집권화에 반대해 일으켰던 영국의 산업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돌이켜보면 산업혁명도 인터넷도 결과적으로는 우리들의 삶에 발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산업의 변화와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진행되었던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

  • [월요논단]진솔한 사과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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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논단]진솔한 사과를 듣고 싶다 지면기사

    홍보·위기관리 차원 언급한 사과문기업이나 기관 입장에서 본 것이지시민·국민위한 진정한 발언은 아냐이번 '일본 제품 불매운동' 과정도정치인·업체 때문에 마음의 상처 커실수도 문제지만 사과도 문제다. 매일 뉴스에 사과발언과 사과문이 등장하고 있다. 여자 연예인이 연인의 일을 폭로하고 연인이었던 연예인은 소셜미디어에 사과문을 올리는 일이 반복된다. 아프리카TV VJ의 심각한 방송 사고와 폭로전은 사과문과 사과영상 게재로 이어지는 하나의 패턴이 되고 있다. 연예인과 파워 VJ, 파워 유튜버를 광고모델이나 홍보대사로 영입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잠재적인 위협요소를 안고 있는 셈이다. 사생활 폭로와 검증의 주요한 수단으로 소셜미디어가 작동하고 사과문으로 마무리되는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문화계 미투, 연예계 미투·빚투에서도 사과문이 속출했다. 망언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의 공허한 사과 발언과 사과문도 빠질 수 없다. 사과 발언과 사과문의 진정성은 언제나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과할 사실의 확인은 모호하게 넘어가고 사법적 책임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도의적인 책임을 운운하면서 선을 넘으면 법적으로 문제 삼겠다고 한다. 법률가가 작성하거나 자문한 사과문이 대부분이다. 모호하고 기계적인 사과문이 대부분이고 진솔한 사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2012년 11월 개그맨 유병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다. 이 글은 '사실여부를 떠나=사실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내가 한 짓이다'와 같이 형식적이고 허구적인 사과문의 번역기 역할을 하고 있다. 잘못된 사과의 관행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선 일본상품 불매운동 과정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불매운동에 참여한 시민을 비판하거나 조롱한 뒤,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자 마지못해 나온 일본계 기업과 일부 한국 기업의 사과문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DHC코리아, 유니클로, 한국콜마 등 끊이지 않는다. 사과해야 할 사실을 제대로 적시하지 않고 본사와 지사를 넘어들며 사과의 주체를 모호하게 하는 등 잘못된 사과의 사례를 전시하고 있다.사과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 [월요논단]우리는 어디에서 살아야 할까?
    칼럼

    [월요논단]우리는 어디에서 살아야 할까? 지면기사

    일본 석탄재 들여와 제조된 시멘트유해물질 다른 나라보다 20배 넘어아파트 수명도 과거에 비해 짧아져기업, 국민건강·안전위해 자각 필요더 중요한건 사용자인 '우리의 변화'강화도에서 개인 도서관을 운영한지 6년째 되었다. 자꾸 늘어나는 책들로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이용자의 편의성을 생각하면서 도서관을 신축하기로 결정했다. 현재의 도서관이 목조건축물인데 계절에 따라 나무들이 움직이는 탓에 여름이면 습기를 먹어 문이 닫히지 않고 겨울이면 수축하여 틈이 생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건물은 아무래도 철근 콘크리트로 튼튼하게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단순히 철근콘크리트로 건물을 지을 때 그 건물이 가장 튼튼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건물의 수명, 관리문제, 경제적 상황, 친환경성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아주 많았다. 어떤 자재로 어떤 도서관을 지을지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철근콘크리트 건물의 주재료인 시멘트의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결국 다시 목조 건물을 선택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시멘트는 발암 물질뿐 아니라 납, 카드뮴, 구리, 수은 등의 유해 중금속 양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제일 높다고 한다. 오랫동안 우리나라의 시멘트 제조 과정과 그 성분의 유해성에 대해 조사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의 주장을 보면 그 심각성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여 시멘트 재료로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물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쓰레기를 소각하여 시멘트 재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나라는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이 다른 나라의 시멘트 성분보다 20배가 넘는다고 한다. 폐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고 그 시멘트로 우리가 사는 아파트를 짓고 하루 종일 근무하는 사무실을 만든다. 이렇게 우리는 쓰레기에서 나오는 발암물질 등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폐쓰레기로 만든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는 과거에 비해 수명이 짧아졌다. 거의 30년 정도 지나면 아파트는 재건축에 들어가고, 거기에서

  • [월요논단]콘텐츠 융합, 어디까지 해봤니?
    칼럼

    [월요논단]콘텐츠 융합, 어디까지 해봤니? 지면기사

    새로운 콘텐츠 발전 생활전반 변화VR·AR시장 2021년 1200억불 전망글로벌 선점 없는 '미래 산업 분야'장르형·기술기반 콘텐츠산업 융합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협업' 절실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이 용어가 처음 언급된 것은 2016년 세계 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이었는데 불과 4년 사이에 정보통신 기술 기반의 새로운 산업 시대를 말하는 대표 용어가 되었다. 이러한 기술의 변화는 우리의 생활에 어떻게 다가올까. 영국의 과학소설 작가인 아서 C. 클라크는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가상기술을 이어 '현실을 덧댄 현실'을 만드는 증강현실 기술은 각 분야의 경계를 넘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기술의 발전이 더해진 콘텐츠의 미래를 그려본다면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봤던 홀로그램을 사용해 상대방과 통화하는 모습이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이 착용한 AR글라스와 빅데이터로 채워진 모니터는 지금 막 시작된 VR과 AR의 미래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AR 기반의 홀로그래픽 통화 솔루션인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원격지 상대방의 모습을 보며 통화하는 솔루션)'를 선보였다. 고글을 쓰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추면 통화 상대방의 아바타를 마주한 채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주변에 가상 데이터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하니 미래의 기술이 어느새 우리의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기술이 가져오는 융합의 결과물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까. 경기도는 지난달 18일 '20

  • [월요논단]이광수의 민족의식과 자유한국당의 청와대 비판
    칼럼

    [월요논단]이광수의 민족의식과 자유한국당의 청와대 비판 지면기사

    "靑과 생각 다르면 친일파냐" 항변'위안부 피해자 합의' 진행시킨 세력주장 듣다보면 '민족주의' 떠올라팔봉 김기진 조차 동의 못할 정도화이부동 가치 마땅히 존중되어야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와 조금이라도 생각이 다르면 죄다 친일파라고 딱지를 붙이는 게 옳은 태도냐"라고 항변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년 내내 '북한팔이'하던 정권이 이제는 '일본팔이'로 무능과 무책임을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무역 공세에 대응하려면 추가경정예산이 시급하게 통과되어야 할 텐데, 이러 저런 이유로 이를 가로막고 있는 측에서 하는 얘기라 설득력이 와 닿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네들은 2015년 국민의 반대에 맞서서 얼토당토않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합의'를 진행시킨 세력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이 논란의 단초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당시 조약을 체결하는 데 주체로 나섰던 이들의 후예라면 그 태도가 조심스러워야 한다.더구나 나경원 원내대표의 경우엔 비판할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다. 그는 2004년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전력이 있다. 행사장 입구까지만 갔을 뿐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게 나름의 항변인데, 항변의 근거가 퍽 궁색하다.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합의'가 체결되었을 때 즉각 나서서 잘된 협상이라 옹호했던 이도 나경원이며, 올 상반기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하여 국민이 무척 분열했다"라고 발언하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도 나경원이다. '나베 경원'이란 말이 괜히 나도는 게 아니다. 일본과 관련된 사안이라면 이처럼 그는 진작부터 국민의 반일 정서에 대립각을 세우며 활동해오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꾸준히 '일본팔이'를 유도해왔던 셈인가.이들의 주장을 듣고 있으면 이광수의 민족주의가 떠오른다. 민족을 위하여 친일하였노라, 이광수는 주장한다. 어쩌면 그러했을지도 모르겠다. 예컨대 일본 동경으로 제2차 유학을 떠나는 도중 그는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1916년 2월

  • [월요논단]새로운 체제를 향하여
    칼럼

    [월요논단]새로운 체제를 향하여 지면기사

    '한일갈등' 정치·경제 정략적 넘어'평화와 상생' 관점에서 해결 필요현재이후 '세계 체제' 관계로 설정성급한 갈등봉합 기득권세력 청산보편적 휴머니즘 지향등 함께해야일본이 초래한 수출규제로 인해 한일간의 충돌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일요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변화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지금까지의 형태로 볼 때 이 문제가 단순한 무역분쟁 정도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이 기회에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는 물론, 동아시아의 국제질서와 체제를 새롭게 구상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해서 이 갈등을 새로운 체제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전환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사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는 후기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정치와 경제 체제에서의 전환을 필요로 했다. 아쉽게도 그 직후 동아시아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역량이 이런 전환을 이뤄내기에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후 70여년이 흐른 지금은 동아시아의 국가적 역량은 물론, 시민성에서도 이제는 충분히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식민지시대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퇴행하는 일부 정치세력이 장애가 되고 있다. 이들은 이런 기회를 그저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여 좁디좁은 집단이익을 얻거나, 여전히 구미세계의 하부체제에 자족하려 한다. 그럴수록 지난 시대의 모순을 벗어나 새로운 동아시아 체제를 만드는 것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1945년 나치의 폐망과 함께 새롭게 출발한 독일은 충분히 청산하지 못한 과거와 전후의 폐허에 허덕여야 했다. 그들은 단지 이웃국가를 침탈했던 죄악뿐 아니라 나치즘에 동조했던 추악함에 엄청난 자괴감을 안고 있었다. 이때 독일 시민들은 세계시민주의를 통해 이 어리석은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면서 이 야만과 폭력, 자신 안의 맹목을 극복하려 했다. 헬레니즘 시대의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는 문화적 융합과 지성적 성찰, 인간성 발견을 통한 보편적 휴머니즘을 지향했다. 이 철학을 통해 그들은 야만의 과거를 극복하고 새로운 유럽의 질서와 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