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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개천에서 용(龍)나긴 역시 어렵다 지면기사
안산에서 전국 최초로 시행하려던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윤화섭 시장은 최근 올 하반기부터 장애인·저소득층 가정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 50%를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관내 모든 대학생들의 등록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지원금은 우선 본인 부담금의 50%이며, 연간 지원금은 최대 200만원으로 정했다.시는 올 하반기 우선 지원 대상 3천945명에 대한 지원금 29억원을 추경예산안에 편성, 즉시 시행할 방침이었다.하지만 최근 안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안산시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시행을 보류했다. 7명의 시의원 중 4명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조례안 심의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가 제출한 조례안은 2일 열릴 정례회 본회의에 상정할 수 없어 이번 회기 내에 처리가 불가능해졌다. 조례안 재심의는 이르면 오는 8월 임시회에나 가능해질 전망으로, 올 하반기부터 시행하려던 시의 반값등록금 지원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무상급식에 이어 무상교육 등의 보편적 교육복지가 정부차원 등에서 추진되고 있는 만큼 고등학교까지는 학업에 대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은 적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의 경우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해 상당수가 등록금을 대출받아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 막대한 빚을 지고 시작하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윤화섭 시장이 전국 최초로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지원사업을 추진하려 했던 것이나, 예산 부족과 포퓰리즘 논란 등으로 제동이 걸리게 된 것이다.물론 시 재정은 적재적소에 쓰여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가정형편에 따라 교육이 차별되는 사회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곳에도 역시 투입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용(龍)이 나올 수 있는 개천이 아예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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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류현진의 호투에 들썩이는 대한민국 지면기사
2019시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활약이 대단하다.올 시즌에만 류현진은 25일 기준으로 평균 자책 1.27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를 수상한데 이어 시즌 시작과 함께 13경기 연속 선발 등판해 2실점 이하로 막은 역대 메이저리그 두 번째 투수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경기가 있는 당일 신문과 방송에는 반드시 류현진의 기사가 앞다퉈 실리는가 하면 주요 인터넷 포털에는 자체 분석 자료와 함께 류현진의 일상과 관련한 글 등으로 도배된다. 특히 류현진이 상대 타자를 완벽한 호투로 제압한 날에는 각종 모임 자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골 대화 소재가 되고, 경기가 없는 날 또한 류현진의 다음 선발 등판 일정 등을 확인하는 글이 주요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다. 미국 현지의 주요 스포츠 매체들이 최근 발표한 팀별 '파워랭킹'을 보면 류현진의 이름은 어김없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PSN는 휴스턴에 이어 다저스를 파워랭킹 2위에 위치시키며 "류현진의 쇼는 계속된다"고 썼다. 야후스포츠도 "류현진의 시즌 전 계약(1년 1천790만 달러)은 거의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다. 류현진이 지금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정말 꺾기 어려운 팀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류현진이 '지독한 아홉수'에 걸려 메이저리그의 '탑' 투수까지 되는 과정에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 올 시즌 10승,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50승을 채우면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단독 선수로 올라가게 된다. 아울러 시즌 중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수상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만약 류현진이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되면 '아시아 선수 최초'란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다. 현재 동료들의 예상하지 못한 실수와 실책들이 이어지고 있어 난항이 예상되지만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반드시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들썩이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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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천시 공직사회 전반 강력한 쇄신 필요 지면기사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인천시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강력한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이번 사태의 종합적인 원인은 수돗물을 관리하는 공직자들의 무능, 부실 대응, 무책임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진 '100%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급수 과정을 바꾸는 수계 전환 과정에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매뉴얼은 무시됐고, 사고 후 피해 시민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알리고 초기 사태 수습에 책임을 다해야 할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은 책임회피와 축소 보고 등으로 일관했다. 인천시 수뇌부 또한 이들의 말만 믿고 문제의 심각성을 빨리 깨닫지 못했다. 사태 초기 주민들 눈앞에선 붉은 수돗물이 쏟아져 나오는데도 관련 직원들은 '수질엔 문제없다. 마셔도 상관없다'는 식의 안일한 대응으로 주민들의 화를 돋웠다. '일주일이면 사태가 종결된다', '정수장 수질엔 문제없다(조사결과 오염된 것으로 확인)'는 축소·허위 보고는 문제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붉은 수돗물 사태가 그동안 누적돼온 인천시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주의의 종합판이란 얘기도 나온다.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공직사회의 성과주의와 혁신을 강조했다. 연공서열이 아닌 성과중심의 인사와 시정 전반에 걸친 혁신으로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게 취임 일성이었다.하지만 박 시장의 이런 시정 철학은 구호로만 그쳤을 뿐 직원들에게 깊숙이 침투하지 못한 채 물과 기름처럼 겉돌기만 했다. 시장이 자신의 이런 철학을 시정 전반에 걸쳐 구현해낼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실질적으로 조직 자체의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사태 수습 그 이후가 중요하다. 사고 원인이 인재로 확인된 만큼 가장 확실한 재발 방지책은 인천시 조직 전체에 대한 쇄신이 돼야 할 것이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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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스포츠혁신위가 놓친 '현장의 목소리' 지면기사
문화체육부 산하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연일 뜨겁다. 정부 기관이 뜨거운 감자가 되는 것은 대체로 나쁜 정책을 내놓을 경우다.체육계를 취재하며 체감한 것은 저마다의 불만은 있지만 대체로 참는다. 비교적 '나'를 위함이 아닌 '우리'를 위해 견딘다는 의미다.스포츠혁신위는 지난 4일 권고안을 통해 학생들의 주중 대회 금지와 특기자제도 수정, 운동부 합숙소 폐지, 소년체전 폐지 등을 제안했다. 어처구니없는 권고안이기에 체육계의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선거철도 아닌 상황에서 이번만큼 전·현직 국가대표 출신 체육인 등 스포츠 관련 7개 단체는 이례적으로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위의 권고안을 재검토하라고 강력 촉구했다.그간 엘리트(전문) 체육 육성을 억누르고 있는 현 정부와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에도 체육계는 일단 침묵했다. (성)폭력을 휘두르거나, 금품 등을 요구해왔던 과거의 그릇된 행적을 반성하는 뜻에서다.현장에서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시·도체육회와 교육청은 이들 지원에 불철주야 노력한다. 취재진도 이들의 지척에서 기사를 작성한다.그러나 익산에서 열린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는 KBS와 중앙지 등 언론의 무관심 속에 진행됐다. 이에 체육계 일각에선 "KBS마저 소년체전을 등한시하고 있는 판인데, 생활체육대회와 같이 소년체전을 운영하라는 권고안은 체육계를 향한 정부의 무관심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는 제2의 손흥민과 이강민, 류현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푸념했다.국민들에게 정치·사회·경제·문화·체육 중 무엇이 가장 빠르고 이해하기 쉽게 삶의 희망을 주는지 생각해봐야 할 시기다. 혁신위는 현장의 체육지도자들에게 많은 의견을 수렴해 과거의 적폐를 도려내면서 동시에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체육계 스타 육성을 위한 권고안을 내놓아야 한다. 체육정책이 이대로 이어진다면 올림픽과 월드컵 등은 다른 나라의 대잔치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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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밑바닥 국민성 이대로 좋은가 지면기사
이강인 선수의 이름 석 자가 2002년 월드컵 열기를 회상케 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 경기가 열린 지난 16일 경기도내 곳곳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연상케 하는 거리응원이 이어졌고 대표팀의 축구 실력과 응원전은 세계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민들의 생활습관(버릇)은 여전했다.쓰레기통이 부족했다는 반문도 나올 수 있겠으나, 곳곳에서 버려진 쓰레기는 비난받아 마땅했다. 누군가 버리면 그곳이 쓰레기통이 됐고, 누군가 흡연을 하면 그 자리가 흡연장소가 됐다. 준우승의 아쉬움에 마신 술병은 도로에 깨진 채 나뒹굴고 담배꽁초 또한 곳곳에 흩뿌려졌다. 대한민국의 기초질서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이다. 문제는 이런 생활습관도 문제지만, 아무런 죄책감 없이 반복적으로 저지른다는데 있다. 또 "나만 괜찮으면 돼"라는 무서운 의식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그렇다고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대놓고 '훈계'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 됐다. 훈계하는 어른에게 "왜 남의 일에 참견이냐"는 식의 사고로 훈계를 폭행으로 되받아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기초생활질서는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 됐다. 더욱이 이러한 기초질서가 무너지고 있음에도 딱히 대안이 없다. 단속도 시들하다. 이에 "강력한 단속을 통해서라도 기초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거리에 넘쳐난다는 것은 그 나라의 국민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U-20 월드컵을 통해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그들의 눈에 '밑바닥' 국민성은 보여주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이를 '과잉단속'이라 욕하지 말고 나부터 반성하자. /김영래 사회부 차장 yrk@kyeongin.com김영래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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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통학차량 안전 불감증 더는 안 된다 지면기사
매일 아침 아파트와 주택가 곳곳에선 노란색 어린이 통학차량에 아이를 태우고 차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별 탈 없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 오후 시간이 되면 태권도학원이나 영어학원 등으로 가기 위한 어린이 통학차량으로 학교 앞은 장사진을 이룬다. 아이들은 이르면 저녁 무렵이 돼서야, 혹은 밤이 돼서야 통학차량을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어린이 통학차량은 이미 아이들의 일상이 돼 버렸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어린이 통학차량은 그래서 더욱 안전해야 한다.하지만 며칠 전 경찰의 단속 현장에서 어린이 통학차량의 민낯을 고스란히 접할 수 있었다. 단속에 적발된 한 통학차량에 타고 있던 3~4명의 초등학생 아이 중 한 아이는 "(통학차량을) 타고 내릴 때 따로 도와주는 사람이 있던 적은 없다"고 했다. 관련 규정상 어린이 통학차량은 아이들의 승하차를 도와주는 보호자를 두도록 하고 있다. 보호자가 없을 경우엔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아이들의 승하차를 도와줘야 한다. 하차확인장치(하차벨)를 설치하지 않아 단속에 적발되는 경우도 많았고, 어린이보호차량으로 관계 당국에 신고하지 않거나, 하차확인장치 설치를 하지 않은 경우도 여럿이었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경찰 단속에서 어린이 통학차량 10여대 가운데 절반 정도가 관련 법규 위반으로 적발됐다. 경찰의 앞선 단속에선 운전자나 아이들이 안전띠를 하지 않거나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등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반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지난달 꿈많은 아이들이 큰 희생을 치른 인천 송도 축구클럽 승합차 사고는 벌써 잊힌 듯했다.단속에 적발된 한 통학차량 운전자는 "학생들 시간 맞춰 가느라 바빠 죽겠는데, 갑자기 웬 단속이냐"고 경찰에 따지듯 말했다. 통학시간을 맞추는 일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게 먼저라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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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항상 그곳에 있었다 지면기사
"벌써 6월이네."요즈음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다. 2019년의 절반이 지나갔다는 의미일 것이고 그만큼 자신의 시간도 빠르게 지나갔다는 의미일 것이다.흔히들 아침에 출근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 식사 하시죠", "아직도 10시야" 또는 주 중 수요일 즈음이면 "이번 주도 끝이네", "주말은 언제 오죠?" 그리고 월 중순이 되면 "벌써 한 달이 다 지났네", "아직도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니 우리들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다.사람들은 저마다 시간을 다르게 받아들인다. 시간은 초, 분, 시, 일, 달, 연 등으로 구분된다. 일상 생활에서도 누구는 시간이 빠르다고 말하고, 누구는 시간이 안 간다고 하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다. 이 말은 절대적인 시간을 사람들마다 다르게 느낀다는 것이다.벌써 여름 휴가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터넷을 통해 국내·외 관광 명소의 사진을 보며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위안을 받을 것이다. 계획을 세우면서 관광 명소 사진을 보면 대부분은 "저런 곳이 있었어?", "예쁘다"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러나 인터넷 설명을 보고는 "진짜?"라는 의구심에 실망하기도 한다. 늘 다니던 출근길 혹은 가끔 일상에서 봤던 공간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그런데 왜 실망의 느낌이 커야 할까? 그것은 늘 우리가 보고 있었지만, 그 아름다움(?)을 마주할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것은 일상의 여유가 없었다는 다른 의미일 것이다.우리가 보고 싶은 아름다움은 언제나 우리 곁에 늘 있었다. 아니 지금도 있다. 다만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바쁜 일상에 시달리다가도 우연히 바라본 하늘을 통해 뭔가 막힌 것이 뚫리는 느낌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름답다', '기분 좋다'란 느낌을 받고 싶다면, 지금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스트레스, 고민을 잠시 놓아보자. 그러면 생각지 못했던 일상의 행복이 보일 것이다. 그것은 늘 거기에 있었으니까./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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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참물'의 조건 지면기사
물을 마실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색(無色)·무미(無味)·무취(無臭)다. 투명하고 아무 맛과 냄새가 나지 않아야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이번 인천 서구에서 발생한 수돗물 '적수(赤水)' 사태는 이런 물의 3대 원칙 중 하나가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했다.일각에서는 별거 아닌 일로 일부 주민들이 호들갑을 떨어 일을 크게 벌였다고 비판하기도 한다.그러나 우리 집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여전히 붉은 빛이 도는데 아무리 수질이 기준치 이내라 해도 믿고 마실 주민은 없다.물이 가득 든 잔에 우유가 몇 방울 떨어졌다 해도 먹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할 수 있지만, 희뿌옇게 흐린 물은 어딘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유해 화학물질에 일부러 색을 넣고 냄새를 입히는 이유도 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그래서 이번 적수 사태는 발생 초기부터 인천시와 상수도사업본부가 시민의 눈으로 사태를 판단하고 대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시중에서 구매해 달아 놓은 필터가 몇 분 만에 붉게 물드는 상황에서 앵무새 인양 수질 검사표만 들이댔으니 주민들이 화가 날 법도 하다.올해는 인천에 상수도가 도입된 지 111년을 맞는 해다. 인천 상수도의 역사는 1908년 10월 송현배수지 준공을 시작으로 하고 있다. 이후 한강(노량진)과 연결하는 수도관 공사가 마무리된 1910년 인천 시내에 수돗물이 통수(通水)됐다. 붉게 변했던 물은 언젠가 투명함을 되찾겠지만, 더 중요한 건 이미 나락으로 추락한 인천시 상수도에 대한 신뢰를 되찾는 문제다.'참'은 사실이나 이치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것을 뜻한다. 인천시 수돗물이 브랜드 이름처럼 무색·무미·무취의 '참물'이 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하다가는 100년 넘게 쌓아올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데 더 오랜 기간이 걸릴 수도 있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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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안전의식혁명 지면기사
며칠 전 정부가 올해 전국 16만1천588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안전대진단 결과를 내놨다. 내용을 보면 현장 시정 9천218개소, 보수·보강이 필요한 시설 1만5천319개소, 행정처분 2천263개소 등으로 집계돼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부는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파악, 조치함으로써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세밀하게 실시했다. 올해는 모든 대상시설을 합동 점검하고 점검결과 공개 및 점검실명제를 확대해 점검의 실효성을 높였다. 특히 처음 도입된 자율 안전점검 및 결과 게시 실천운동을 적극 펼쳐 국민들의 안전의식을 개선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얻었다. 또한 관리주체의 자체점검을 없애고 모든 시설을 합동 점검 방식으로 실시함에 따라 민간 전문가 참여 비율이 늘었다.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 공사·공단 직원, 안전단체 회원 등 무려 28만여 명이 참여했다. 진단 결과 과태료 부과를 비롯한 행정 처분이 두드러진 분야가 건설공사장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건설공사장의 경우 해마다 똑같은 이유로 행정처분을 받고 있지만 전혀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만 해도 신도시 개발 및 재개발 추진에 따라 도심지 내 건설공사장이 셀 수 없이 많은데 인부 추락사고 및 자재물 낙하사고, 시설물 붕괴사고 등을 위한 조치는 여전히 미흡하고 심각성도 매우 크다.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반드시 모든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안전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스스로 안전관리에 나설 때만이 고귀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일본 한 작가의 '안전의식혁명'이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초보운전자보다 운전 경력이 긴 사람이 더 큰 사고를 내는 이유, 프로선수처럼 스키를 잘 타는 사람이 다치면 크게 다치는 이유는 이것'. "별일 있겠어?" "늘 하던 거니까"라는 생각에 기반을 둔 안전불감증 때문이다. 안전은 습관이다. /이성철 정치2부(서울) 차장 lee@kyeongin.com이성철 정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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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문학구장이 즐겁다! 지면기사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인천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2년 연속 '100만 관중' 달성이 목표다.며칠 전 SK 구단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한 간부를 만났다. 요즘 서울에서 소위 '뜨고 있다'는 명소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몇 군데 둘러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SK의 온·오프라인 팬 서비스는 올 시즌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팬심을 사로잡고 있다.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문학구장(SK행복드림구장) 안팎은 먹고 즐길 거리로 넘쳐난다.SK는 6월 1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문학구장의 2만3천석이 꽉 들어찼다.시즌 초반만 해도 SK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무엇보다 중심 타선의 부진이 심각했다. '홈런 군단'이란 수식어가 머쓱할 만큼 SK의 거포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4번 타자' 제이미 로맥은 4월까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쳤다. 간판타자 최정도 기나긴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SK는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다. '에이스' 김광현 등 탄탄한 선발진과 한층 강화된 불펜의 호투를 앞세워 타선의 부진을 메웠다. 새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와 짜임새 있는 경기 운용이 이와 잘 맞물려 돌아갔다.움츠려 있던 거포들도 기지개를 켰다. 로맥은 지난달에만 홈런 7개를 몰아쳐 이 부문 2위(12개)로 올라섰다. 최정, 한동민, 정의윤 등 거포들의 부활에 홈 팬들도 신이 났다.새 얼굴들의 활약도 반갑다. 올 시즌 합류한 외야수 고종욱은 득점권 타율 1위(4할1푼5리)를 달리는 등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자원이다. 미국·일본에서 외야수로 뛴 '늦깎이 신예' 하재훈은 투수로 변신해 시속 150㎞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강속구를 선보인다.홈 팬들의 성원에 힘입은 SK는 현재 '선두'(37승1무20패)를 질주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즐거운 문학구장이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