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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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장인수 의장 '특권 내려놓기' 특별해 보이는 이유 지면기사
공직사회에서 '수행'은 가장 고된 직무 중 하나다. 이들이 모시는 고위 공무원이나 선출직들의 시계는 좀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라는 한정된 시간에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모시는 분(?)의 스케줄이 곧 자신의 일정이다. 새벽 출근은 물론 저녁 일정 등을 고려하면, 밤 10시 이후 퇴근도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수행'이라는 직무를 맡으면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워라밸'이 강해진 요즘엔 대표적 기피 직무가 됐다. 이 같은 고된 패턴은 운전직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산시의회에서는 수행직의 고된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8대 의회 들어서 생긴 변화다. 장인수 의장은 항상 자신의 차로 출근하고 퇴근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한다. 대부분의 저녁 일정도 관용차와 수행 직원을 대기시키지 않고 대리운전을 불러 집에 갈 정도다. 관용차와 기사는 정말 관용(官用)으로만 사용한다. 이 때문에 수행 및 의전 차량 운전자는 별다른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시에 퇴근하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더 많아졌다. 의회 전체가 움직여야 할 때도 개인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동료의원 및 공무원들과 함께 움직여 수고를 덜하게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행동 같지만, 오산시 공직사회에서는 '신선한 변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최연소 기초의회 의장인 장 의장은, 안민석 국회의원의 비서관 출신이다. 그는 "바른 정치인은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을 안 의원에게 많이 배웠다"며 "시의회 의장이지만 지역에선 많은 분들의 동생이고 후배다. 의회 밖에선 시민이 위임해주신 권위를 내려놓고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따지고 보면 오산시의회의 특권 내려놓기는 지난 7대 의회에서도 있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 당선자라는 기록을 남긴 김지혜 전 의원은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 중 하나인 해외연수를 시민의 혈세를 정직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매년 해당 비용을 반납했었다. 요즘 '진보 꼰대'·'꼴통 보수'의 반칙과 특권 논란이 한창이어서, 오산 젊은 정치인들의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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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흘린 땀방울' 존중받는 스포츠문화 정착되길 지면기사
스포츠선수들의 가장 큰 목표는 국가대표다. 이를 위해 학생 선수들은 일찍부터 '경쟁'이란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놓여 숫자와 색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가대표가 되지 못한 선수들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에서 학생 선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학생 선수들은 성장하며 점차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자본이 없으면 운동을 이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성적이 좋은 선수, 즉 일부 선수에 한해 국가의 장학금이나 기업의 후원 등을 받을 수 있다.하지만 자본은 하나의 수단일 뿐 운동하는 데 있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는 스포츠계 인사들도 많다.학생들 스스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실력이 쌓여 자신이 추구한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선수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다. 은퇴 이후 방송인 등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이봉주는 자본이 아닌 실력으로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다수의 국제 대회 메달을 휩쓸었다.그러나 이봉주 선수가 만약 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그의 인생도 현재와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스포츠 관계자들도 많다. 그들은 성공의 척도를 숫자와 메달의 색상으로 평가한다. 2와 3보다 1을, 동색과 은색보다 금색을 높은 시상대에 올린다. 높이 올라간 만큼 사회적 관심과 지위도 덩달아 높아진다. 최근 각종 세계대회와 전국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 특히 경인지역 선수들의 금빛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 뒤에는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 외에 치열한 스포츠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끊임 없는 도전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따라서 도전자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도록 '1'과 '금색' 보다 흘린 땀방울의 값어치가 높게 평가될 수 있도록 하는 스포츠 문화가 사회에 뿌리내리길 고대한다. /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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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경술국치일 태극기 지면기사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얼마 전 경술국치일 태극기 얘기다.지난달 29일 인천시 산하 기관인 상수도사업본부 청사 게양대엔 조기(弔旗)가 걸려 있었다. 반면 바로 옆 정부인천지방합동청사엔 태극기가 정상적으로 게양돼 있었다. 1910년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일을 맞는 지자체 기관과 국가 기관의 국기 게양 방식이 서로 달랐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의아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이날 지자체 청사와 국가기관 청사의 국기 게양 방식 차이는 다른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천시 산하 공기업, 동 행정복지센터 등의 경우 조기를 게양했지만, 국가기관인 인천지방경찰청을 비롯한 지역 파출소, 환경부 산하 공기업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남인천세무서 등 청사엔 태극기가 정상적으로 걸렸다.경술국치일 국기를 어떻게 걸 것인가에 대한 지자체와 국가기관의 규정 차이가 이런 이상한 상황의 배경이 됐다.인천시의 '시 국기게양일 지정 및 국기 선양 등에 관한 조례'는 경술국치일에 조기를 걸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 관계기관 청사들엔 조기가 게양됐다. 국가기관의 '대한민국국기법'엔 조기를 게양하도록 한 날이 '현충일·국가장 기간 등 조의를 표하는 날'로 정해져 있다. 경술국치일 조기를 걸라는 규정이 없으니 국가기관 입장에선 오히려 정상 게양이 맞는 것이었다.경술국치일에 조기를 거는 건 그런 치욕을 잊지 말자는 의미와 함께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열의 넋을 기리자는 의미가 크다. 인천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광역단체는 물론, 일부 기초단체들이 경술국치일 조기를 걸도록 하는 조례를 둔 이유일 것이다.경술국치일 국기 게양 방식의 차이에 따른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지금이라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치일은 하난데, 국가기관과 지자체의 국기 거는 방식이 달라야 하는 이유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내년 경술국치일은 올해와는 다른 모습이었으면 한다. /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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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사(人事)가 만사(萬事) 지면기사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이 있다. 인사(人事)는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을 말하고, 만사(萬事)는 만가지의 일, 모든 일을 뜻한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등 대부분의 조직에서 인사를 하고나면, 기분이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불평불만을 갖는 사람이 반드시 생겨나고, 이는 조직의 균열을 만들고,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리게 된다.공무원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상·하반기로 나눠 실시되는 정기인사를 비롯 결원 등의 요인으로 하는 비정기 인사, 승진인사 등이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학연, 지역 등을 운운하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직원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렇게 중요한 인사의 기본 뼈대는 조직구조에서 나온다. 조직구조에 따라 인재를 배치하게 되고, 구조를 개편하면, 직원을 새롭게 배치해야 하고, 기존 자리에는 또 다른 직원을 배치하는 등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자치단체의 경우 선출직 시장의 임기에 따라 조직이 수시로 개편된다. 자치단체장의 공약사항과 관심도에 따라 조직개편이 실시되면서, 대대적인 인사가 불가피해지고, 직원들의 인사배치는 출렁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곤 한다.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안산시가 경기도 최초로 조직개편 및 기구증설을 위한 조직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기존 자치단체장의 개인의지 또는 부서의견 수렴 등 다소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하던 조직개편과 직원관리를 위원회 운영을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조직관리위원은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됐고, 직원들이 함께 활동하며, 일방적이고, 밀실적인 인사관리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벌써 안산시 조직관리위원회는 시민복지 향상을 위해 복지전담국을 신설하는 등 민생현장분야를 강화하는 2020 안산시 조직개편 및 기구증설 작업에 착수했다. 보다 많은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안산시의 조직개편과 인사배치를 기대해 본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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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하남시청 남자핸드볼 논쟁 지면기사
1년 전인 지난해 7월 30일 국내 남자 핸드볼 6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하남시청'. 그러나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경기도 대표 일반부 선발전'에서 경희대에 무릎을 꿇으면서 전국체전 출전이 좌절됐다.절대로 질 수 없는 한 수 아래인 대학팀에, 그것도 전반전에 이기다가 후반 졸전 끝에 역전패한 것도 문제지만, 이러한 사실을 2개월 넘게 아는 사람만 알고 묻어버린 사실은 '정말 하남시가 운영하는 실업팀이 맞는가?'라는 의문까지 갖게 한다.그뿐만 아니다. '하남시 핸드볼 참사'라는 지적엔 "지난 대회(2018~2019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서 부상자가 속출해서…", '선발전 기록확인 결과 국가대표 주전들이 출전했었다'는 반박엔 "주전들이 부상으로 5~10분밖에 못 뛰고 교체돼 팀워크(손발)가 맞지 않아서…", "부상 주전들이 전·후반 모두 출전했던데?"라는 재반박엔 "전·후반 모두 잠깐밖에 뛰지 않아서…"라는 식의 부연설명이 더해졌다.그날 정말 주전들이 부상으로 얼마 뛰지 못했을까? 평가전을 관람한 핸드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니다'이다. '주전들이 뛰었냐? 못 뛰었냐?' 문제는 선발전 경기 영상만 공개하면 깔끔하게 종식된다. 전국체전 출전이 좌절된 마당에 '주전들이 뛰었냐? 못 뛰었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그렇지만 하남시 핸드볼 참사, 코치 없는 훈련, 거짓 해명 등에 대해선 분명히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로이 제기될 의혹에 대해선 하남시가 책임회피를 위한 해명이 아닌 팩트로만 답변해주기를 바란다. 스포츠계에서는 실업팀을 아마추어가 아닌 '세미 프로(semi-pro)'라고 부른다. 세미 프로도 엄연히 '프로'다. 프로는 오직 성적으로만 말을 할 뿐,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오는 11월이면 2019~2020 SK핸드볼코리아리그가 시작된다. 하남시의 체육브랜드로 '하남시청 남자핸드볼'이 우뚝 서기 위해서 새 판 짜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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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인천시 2030 청사진, 전임시장 캐비닛부터 열어보라 지면기사
인천시가 2030년까지의 중·장기 발전 전략인 '인천 2030 미래 이음' 정책을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하순까지 11차례에 걸쳐 내놓겠다고 발표했다.박남춘 시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통상 민선 시장들은 임기 말이 되면 선거를 의식해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여러 정책을 부랴부랴 만들어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민선 7기는 인천 발전의 큰 그림을 그려 놓고 그 틀 안에서 각계각층과 소통하며 내실 있게 각종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이런 중·장기 계획의 실현 여부는 정책의 연속성과 이에 따른 실질적 사업 예산 반영에 달려 있다. 하지만 4년마다 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을 뽑는 현 지방자치제도 구조상 중·장기 계획이 말 그대로 계획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임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 정권이 추진했던 여러 정책들은 용도 폐기되고 새로운 청사진이 제시된다.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인천의 청사진은 '캐비닛' 속에만 있다는 인천시 공무원들의 자조 섞인 얘기도 나온다. 2002년 출범한 민선 3기 인천시도 2020년을 목표로 한 '인천미래발전계획'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때도 복지, 환경, 교통 분야 등 11개 분야별 전략과제를 도출하고, 과제별 세부 시책 58개를 개발해 발표했다. 17년 전 만든 계획이지만 구도심 균형발전과 섬 활성화, 노후 기반시설 정비 등 현 박남춘 시장이 주요하게 추진하려는 정책과 맞닿아 있는 것들이 많다.민선 7기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는 '협치'의 중요성도 민선 3기 미래발전계획에 담겨 있다.박 시장이 추진할 인천 2030 미리 이음 정책이 성공하려면 캐비닛 속에 묻혀 있는 전임시장들의 인천 미래 청사진을 꺼내 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획기적이고 새로운 계획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이어갈 것은 이어가고 새로운 것은 더해 '버전 업그레이드'를 시키는 일이 인천 청사진 마련의 핵심이 돼야 할 것이다. /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boq79@kyeongin.com김명호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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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매미소리 지면기사
여름 한 철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귀청을 따갑게 한다. 듣는 이에 따라 낭만이 될 수도 짜증이 될 수도 있는 매미 소리.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매미가 운다고 표현할까? 매미는 5년에서 17년 동안 땅속에 있다가 2주 정도 삶을 산다고 한다. 매미의 일생을 알고 나면 매미 소리는 삶을 더 살고 싶은 절규의 소리일 수도 있고, 짝짓기를 위해 구애자를 찾는 세레나데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다시 매미 이야기로 돌아가서, 매미는 다른 곤충과 달리 이슬을 먹고 살기 때문에 나무는 물론 다른 생명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옛 선비들은 매미에게 5덕이 있다고 여겼다. 문(文) 매미의 머리 모양이 선비의 의관과 유사해 '선비의 덕', 청(淸) 맑은 이슬만 먹고 살아 '청순의 덕', 염(廉) 작물을 해치지 않는 '겸손의 덕', 검(儉) 자신이 살고자 하는 집을 짓지 않는 '검소의 덕', 신(信) 때를 보아 왔다가 때를 보아 사라지는 '믿음 덕'을 지녔다고 생각했다.여름 한철 들을 수 있는 매미의 소리와 삶을 통해 선비들은 5덕을 찾아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게 매미 소리는 어떤 의미일까? 어린 시절 시골에 가면 들었던 추억의 소리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짧은 삶에서 구애자를 찾기 위해 온몸을 진동하며 내는 매미 소리는 어쩌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내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매 순간 열정을 강요당하며 살지만 정작 되돌아오는 보상은 맘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매미처럼 미련없이 떠날 수도 없는 것이 우리 내 삶 아닌가?이제 곧 매미 소리가 잦아들면 가을이 올 것이다. 매미처럼 일상을 벗어날 수 없겠지만 그들에게 배운 미덕으로 지친 삶의 여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mirzstar@kyeongin.com최규원 지역사회부(안양·과천)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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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가고 싶은 섬'을 만들려면 지면기사
총선이 다가오다 보니 인천지역도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역 곳곳에 개발 소식을 알리는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하나둘 내걸렸고, 예산을 얼마 따왔느니 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뿌려지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사업이나 제2경인선 같은 초대형 철도 사업은 사업 진행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주민 설명회까지 열리고 있다. 공무원들이나 쓰는 행정 용어 중 하나였던 '예타(예비타당성조사)'도 어느새 일상 언어가 돼버렸다. 정부도 나서서 예타 면제, 연내 완료 등을 드러내 놓고 얘기하고 있다.그런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바다 이야기는 없다. 갯벌을 메워 만든, 원래는 섬이었고 바다였던 어느 땅의 개발 이야기뿐이다. 인천 인구 300만명 가운데 옹진군의 인구는 고작 2만명에 불과하기 때문일까. 다리가 놓인 일부 섬을 제외한 옹진군 주민들은 여객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툭하면 안개로 배가 결항하기 일쑤고, 물 때에 따라 출항 시간이 들쑥날쑥하다. 소규모 항만 시설의 현대화와 대형 여객선 취항, 여객선 준공영제 도입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늘 예산과 경제성의 벽에 가로막힌다. 수조원짜리 철도 사업의 예타 면제를 쉽게 외치는 정치인들은 그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사업에는 인색하다.올해 처음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섬의 날(8월 8일)의 슬로건은 '만남이 있는 섬, 미래를 여는 섬'이다. 정부는 올해를 '섬 발전 원년'으로 삼아 발전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신도시를 만들 때 항상 따라 붙은 사업은 광역교통망 구축 사업이다. 정부가 올해를 섬 발전의 시작으로 삼고, 섬을 변화시키려면 교통망 개선 사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 해상 교통망뿐 아니라 열악한 섬 내부의 교통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다.옹진군의 인구는 2만 명이지만, 바다의 면적은 무려 1만5천260㎢로 인천 행정구역 면적(1천63.1㎢)의 14배에 달한다. 인천시와 정치권은 눈앞의 '표' 대신 미래를 봐야 한다. /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mj@kyeongin.com김민재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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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청년들이여, 경기도에서 귀어촌 새삶을 지면기사
경기도 역차별 논란을 빚었던 귀어·귀촌제도가 경기도의 노력으로 '귀어학교'와 같은 필수 사업이 가능해졌다. 수도권 차별이 없어지면서 농·어촌에 정착하길 바라는 청년들에게도 희망이 생겼고, 도내 시골도 젊은 사람들이 유입될 수 있는 미래의 발판이 생겼다.그동안 정부는 도시민이 농어촌에 정착하는 '귀어촌'과 관련해 사실상 경기도에 역차별을 적용했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귀어를 원하고 있지만 정작 경기도 쪽으로 정착을 하고 싶어도 모든 지원에서 소외를 받고 있었다.귀어촌 지원 사업을 맡은 해양수산부가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사업 대상을 군·읍·면으로 제한해 뒀기 때문이다.다행히 최근 정부가 경기도에 적용됐던 귀어촌 지원 역차별을 해제하기로 하면서 도내 시골에도 젊은 귀어촌인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에 도는 내년도 예산에 귀어학교 설립을 위한 5억원을 반영하고 국비 매칭을 통해 10억원의 예산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도내 귀어촌인 유치 어려움으로 가슴앓이를 했던 경기도는 앞으로 이와 같은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 수 있게 돼 한시름 덜게 됐다.경기도는 도농복합 도시다. 특정 지역은 산업 도시로 발전을 하고 있지만, 상당수의 지역은 여전히 깨끗한 환경 속에 발전된 농어촌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특히, 경기도청 담당 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정부에 잘못된 역차별을 건의해 얻은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도농복합 도시를 유지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런 기회를 맞아 귀어귀촌을 원하는 젊은 어부, 농부들이 경기도를 찾고, 경기도도 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은 물론 지원을 아끼지 않길 바란다. /조영상 정치부 차장 donald@kyeongin.com조영상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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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광주수영선수권, 잘치렀나 되짚어봐야 지면기사
17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놓고 저마다 호평을 내놓고 있다. 194개국 7천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관하는 대회 중 역대 최다 출전국·출전선수 신기록을 남겼다. 홈에서 뛴 한국은 동메달 1개로 공동 23위에 머물렀다.첫 대회였던 여자 수구에서의 소중한 한 골, 다이빙에서의 희망 등 우리 선수들의 노력에 응원과 갈채를 보내는 게 마땅하나, 성적만 놓고 보면 편을 들어주기도 힘들다. 흔히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스포츠축제'도 아닌 '선수권대회'다. 김수지가 여자 다이빙 1m 스프링보드에서 다이빙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경영을 포함해 '마린보이' 박태환이 2011년 상하이대회 자유형 400m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두 번째 메달이다.중국은 금 16개·은 11개·동 3개로 종합 1위, 일본은 금 2개·은 2개·동 6개로 11위에 랭크됐다. 우리의 신체조건이 크게 다르지 않다. 약 15억명의 중국과 비교하는 게 어렵다면 일본과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지 대한수영연맹은 답해야 한다.광주대회 전부터 결과는 예상됐다. 양질의 지도자들이 대체로 서울에 집중돼있기에 선수들은 돈을 싸들고 경기도에서 서울로 적을 옮기거나, 서울에서 직접 스카우트에 나선다. 경기도체육회와 서울시체육회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인프라 구축과 함께 세계인들과 경합하면서 기술과 정보의 취합을 통해 '제2의 박태환'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에 인기몰이, 선수 빼먹기에만 급급하다.어디 수영뿐이랴. 육상에서도 10월 전국체전을 위해 일부 유명 인사들이 경기도에서 서울로 소속을 옮기는 등 일부 타 종목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파악됐다. 메달 개수로 스포츠를 평가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33개 종목이 치러질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땀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대한체육회가 중심을 잡고 제구실을 해줘야 한다. 개선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문화체육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