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문학구장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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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문학구장이 즐겁다! 지면기사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인천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2년 연속 '100만 관중' 달성이 목표다.며칠 전 SK 구단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한 간부를 만났다. 요즘 서울에서 소위 '뜨고 있다'는 명소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몇 군데 둘러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SK의 온·오프라인 팬 서비스는 올 시즌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팬심을 사로잡고 있다.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문학구장(SK행복드림구장) 안팎은 먹고 즐길 거리로 넘쳐난다.SK는 6월 1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문학구장의 2만3천석이 꽉 들어찼다.시즌 초반만 해도 SK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무엇보다 중심 타선의 부진이 심각했다. '홈런 군단'이란 수식어가 머쓱할 만큼 SK의 거포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4번 타자' 제이미 로맥은 4월까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쳤다. 간판타자 최정도 기나긴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SK는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다. '에이스' 김광현 등 탄탄한 선발진과 한층 강화된 불펜의 호투를 앞세워 타선의 부진을 메웠다. 새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의 승부수와 짜임새 있는 경기 운용이 이와 잘 맞물려 돌아갔다.움츠려 있던 거포들도 기지개를 켰다. 로맥은 지난달에만 홈런 7개를 몰아쳐 이 부문 2위(12개)로 올라섰다. 최정, 한동민, 정의윤 등 거포들의 부활에 홈 팬들도 신이 났다.새 얼굴들의 활약도 반갑다. 올 시즌 합류한 외야수 고종욱은 득점권 타율 1위(4할1푼5리)를 달리는 등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자원이다. 미국·일본에서 외야수로 뛴 '늦깎이 신예' 하재훈은 투수로 변신해 시속 150㎞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강속구를 선보인다.홈 팬들의 성원에 힘입은 SK는 현재 '선두'(37승1무20패)를 질주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즐거운 문학구장이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 [오늘의 창]'NO!'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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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NO!'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인 지면기사

    지난달 하남 감일지구 내 위례북측도로 방음터널 일부 구간이 방음벽으로 설치되는 것을 놓고 B7 블록 입주예정자들이 하남시청을 찾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이날 밤늦은 시간까지 논쟁을 벌였지만 뾰족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얼핏 보면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얼마만큼 불안하면 그렇게 했겠느냐고도 보이지만 내면을 보면 그렇지 않다. B7블록 앞 위례북측도로는 처음 방음벽으로 계획됐지만, 소음 피해를 우려한 민원으로 인해 방음터널로 변경됐다. 다만 방재등급 상향 등의 문제로 300m 중 천마산 터널 입출구쪽 30여m만 방음벽으로 남겨지게 됐다. 소음문제가 해결되자 이번엔 방음벽 구간에서 나오는 매연이 주민들의 건강권을 해친다며 천마산터널까지 방음터널 연결을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나 하나. 앞서 지난 3~4월 미사강변도시 자족시설용지 내 아우디정비센터 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법에 따라 정당하게 신축 중인데도 명확한 근거도 없이 왜곡된 자료로 발암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허가취소를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호도됐다. 생각도 대안도 없이 무조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내쫓으라는 식이었다.미사, 감일지구뿐만 아니라 신도시가 들어서는 지역마다 집단 민원으로 몸살을 앓는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것도 있지만, 지역 이기주의식 집단민원도 끊이지 않는다.오히려 정치인들이 앞장을 서서 집단이기주의를 부채질하는 일도 허다하다. 집단민원에 앞장을 서면 마치 일을 열심히 하는 정치인처럼 보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인 듯하다.그때마다 나오는 지지와 인기는 그저 착시현상에 불과하고 'YES!'만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얻을 수 있는 표는 신기루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 [오늘의 창]수능 감독관에게 앉을 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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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수능 감독관에게 앉을 곳을 지면기사

    매년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수험생만큼이나 긴장하고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 수학능력시험에 감독관으로 차출되는 일선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다.수능시험 감독관 업무를 두고 교사들은 '고문'이 따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제자리에 꼼짝없이 서서 온종일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예민한 수험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해 감독 내내 정자세로 견뎌야 한다. 수능 감독관 업무가 힘들다는 사실은 실제 경험해본 교사가 아니라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당장 내 앞에 일생이 걸린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시험 감독관이 힘든지 살필 겨를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그래서인지 감독업무에 나서는 교사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예비고사·학력고사·수능 등 우리나라 대입시험 역사에 감독관을 위한 의자가 마련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보자며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수능 감독관 의자를 마련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감독관 의자를 마련하라는 교사들의 요구에 현장 교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수능감독 기피 현상을 없애는 가장 명쾌하면서도 효과적인 아이디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일부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교사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찬성 분위기가 지배적이다.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사업주는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기회가 있으면 해당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의자를 갖추어 두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교육부가 교사들의 요구를 가벼이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 [오늘의 창]윤후덕 의원, 3기 신도시·GTX 노선변경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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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윤후덕 의원, 3기 신도시·GTX 노선변경 '사면초가' 지면기사

    파주 운정신도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파주시 갑) 의원이 제3기 신도시 발표와 수도권광역철도(GTX)-A 기지창 노선 변경에 따른 주민 반발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운정 주민들은 "고양 창릉신도시는 2기 운정신도시를 죽이는 정책"이라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성토하고, GTX-A 기지창 노선이 지나는 교하 주민들은 "민간사업자의 이익에 주민 생명이 볼모로 잡혀있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운정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2일부터 일산신도시연합회, 검단신도시연합회와 매 주말 운정·일산·검단에서 '3기 신도시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교하 주민들은 주민대책위를 꾸려 매주 화요일 윤 의원 사무실 앞에서 "주민 안전은 무시한 채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노선변경 철회하라"며 윤 의원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3기 신도시는) 사전에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고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책임 회피성 입장을 밝히면서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2019 국가재정전략회의에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 자격으로 참석, 김현미 장관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운정 주민들의 분노를 전했고, 지하철 3호선 예비타당성 면제 등 2기 신도시 생활인프라 대책의 신속 추진을 강력히 요구했다"며 '3기 신도시는 이제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운정 주민들은 윤 의원의 말을 '진실'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동안 윤 의원이 운정신도시 현안을 두고 기재부, 국토부 등과의 긴밀한 관계를 밝혀왔듯 이번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가담(?)했을 것으로 의심하면서 내년 '총선'을 벼르고 있다. 다만 광역교통 등 운정신도시를 살리는 생활인프라 전반의 종합대책이 곧바로 시행될 경우 윤 의원의 '결백'은 입증된다. /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 부장 dolsaem@kyeongin.com이종태 지역사회부(파주) 부장

  • [오늘의 창]이천, 이제 성숙한 시위문화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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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이천, 이제 성숙한 시위문화 보여줄 때 지면기사

    '사업의 백지화', '원천무효', '공권력의 횡포' 집단투쟁 문구들.요즘 이천의 초등학교 학생들도 무슨 내용인지 알만한 단어다. 길거리에 나부끼는 현수막의 문구내용에 대해 "왜 그러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없다.과거 SK하이닉스 증설 불가방침 반대, 군부대 이전 반대 집회 당시 전 시민들이 나선 집회는 규모나 방법이 그럴싸했다.그러나 하이닉스 앞의 건설노조 집회, 신하리에서 열리는 화물노조 집회, 단결투쟁 차량들. 거기에 부악공원 개발사업 반대, 구만리뜰 공원 반대 등 잇따라 열리는 소규모 집회는 '관심 밖의 단체 행동'으로 치부되고 만다.한 시민은 "관심을 끌기 위해선 단체 행동이라는 방법으로 '떼로 하면 된다'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한다. 화합과 소통은 없고 점차 늘어만 가는 길거리 투쟁에 시민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그렇다면 시장 권한의 낡은 프레임을 싹 뜯어내고 시민의 의견에 중점을 둔다는 시장이 문제인가? 무엇이든 떼로 하면 해결된다는 시민의식이 문제인가?'떼법'에 비상식이 상식으로 변하는 사회를 막으려면, 이제는 소통의 공간도 마련해봐야 한다.예로, 매월 한 번 정도 필드에 오르기 전 시위를 하려는 시민들과 관련 부서들이 공공장소에 모여 막장 토론 후 '전장'에 나서도 된다. 시위 전 집행부의 충분한 설명으로 오해 충돌의 소지를 없애고 행위자 또한 직접 참여해 무엇이 현명한가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여기에 시민들 관중을 더해 판단은 시민의 몫으로 한다면 '양자 간의 소통 부재, 불통행정' 소리는 면치 않을까.이천 시민들은 굵직한 현안으로 많은 집회를 해본 '선수'다. 이제는 시위도 피로감만 쌓지 않고 품격있게 해봄이 어떨까. /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sib@kyeongin.com서인범 지역사회부(이천) 차장

  • [오늘의 창]'곽상욱표 그린웨이' 이재명 지사 마무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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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곽상욱표 그린웨이' 이재명 지사 마무리를 지면기사

    어느덧 3선 시장이 된 곽상욱 오산시장은 오산을 교육도시로 키운 만큼이나 임기 내내 오산천 복원에도 공을 들였다. 오산천은 각종 공장의 폐수를 받아들이는 희생 속에 시민마저 등을 돌리는 하천이 됐다. 오산천에서 멱을 감으며 유년시절을 보낸 곽 시장은, 이 오산천을 회복시켜 시민에게 돌려주는 일을 숙명처럼 생각했다.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는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킨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했을 땐 주변의 비웃음도 있었다. 하지만 오산천 살리기를 통해 하천변 정화 활동과 생태교란종 제거 등이 이뤄지면서 이제는 하천에 토종 물고기가 살고 철새가 날아들며, 수달의 배설물 흔적까지 발견되는 친환경 하천이 됐다. 하천이 살아나자 오산천은 말 그대로 시민들의 젖줄이 됐다.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며, 주말이면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소풍을 즐기는 휴식처가 됐다. 특히 자전거 도로는 매년 수만 명이 몰리는 자전거 축제가 열릴 정도로 전국적인 명소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곽 시장은 이 자전거길이 오산에만 국한되는 데 아쉬워했다. 인근 도시인 평택·용인·화성·성남 모두 자전거길이 있는데 단절된 구간을 잇기만 하며 한강까지 논스톱 자전거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별 이해관계와 예산수립문제 등 난관에 부딪혔다. 곽 시장은 이웃 지자체를 설득하고 뚝심 있게 밀어붙여 일명 '한강~평택호 자전거도로(Green Way)'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렸다. 빠르면 내년 완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남은 숙제가 있다. 일부 미개설 구간에 대한 지자체 간 업무협의 과정에서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곽 시장은 물론 해당 지자체들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이를 직접 경기도 차원에서 마무리해 주길 요청하고 있다. 한강~평택호 자전거도로는 지난 지방선거 이재명 지사와 곽상욱 시장의 공동 공약이기도 하다. 곽 시장이 키운 이 꿈의 자전거 길을 이 지사가 잘 마무리하도록 지원해 주는 것도, 민선 7기 도와 시·군 상생의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 mrkim@

  • [오늘의 창]설악면 버스터미널, 공은 주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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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설악면 버스터미널, 공은 주민에게 지면기사

    가평군이 추진하고 있는 설악면 버스터미널 조성사업이 군의회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의회가 부지 선정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지난 1월 임시회에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 90일간의 활동에 들어가 최근 '사업 잠정 중단'이라는 결과보고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특별위원회는 같은 날 부지선정에 대한 타당성 결여, 주민 의견 소홀, 관련 업무 처리 부적정 등을 사업 중단 이유로 들며 시정 및 후속조치를 집행부에 요구하는 것을 끝으로 행정사무조사 활동을 마무리했다.표면적으로 드러난 집행부와 의회 간 수개월의 대립은 의회의 결과보고서 채택 등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논쟁의 불씨는 아직도 여전하다. 특별위원회는 '향후 통일된 합의안이 도출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과 신중을 기해서 버스터미널 사업을 추진하도록 요구한다' 등 다소 경계가 모호한 해결 방안 등을 제시했다.특별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출구전략으로 내놓은 의회의 문제해결방안 중 '통일된 합의안'에 대한 해석을 두고 지역사회는 문제 해결의 단초로 보는 긍정의 시각과 걸림돌로 보는 부정의 시각 등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주민들의 통일된 합의안 도출'이 필수조건이며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직시의 시각도 엄연하다. 다만 '현재 설악 주민들이 스스로 화합하여 합의점을 모색하고 갈등 해소를 위해 대화하고 있다'는 의회의 종합의견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이제 공은 집행부, 의회를 돌아 주민들에게 주어졌다. 주민들은 우선 내홍으로 시작된 작금의 현안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분석한 뒤 이에 따른 해결 방안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자신이 소속된 집단이 더 큰 혜택을 보길 바라는 핌비(PIMBY) 현상 등 지역 내 만연해 있는 이기주의, 개인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통일된 합의안' 문구에 매몰돼 대사를 그르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자칫 '통일된 합의안'이 부정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자충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늘의 창]경찰발전위, 투명성 확보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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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경찰발전위, 투명성 확보가 핵심 지면기사

    인천의 한 사업가는 최근 경찰로부터 '경찰발전위원회' 위원 해촉 통보를 받았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시간을 내어 성실하게 활동해 왔는데, 갑작스런 해촉 통보가 아쉬웠고 조금은 납득하기 어렵기도 했다. 경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버닝썬 사태'에서 비롯된다. 경찰과 경찰발전위 위원 간 유착 의혹이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불거지자 경찰이 이런 유착 고리를 끊겠다며 전국적으로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지역 경찰발전위 위원 중 개인사업가와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60~70%에서 40% 이하로 낮아지도록 재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발전위는 1999년 경찰청 예규가 규정되면서 공식 출범했다. '합리적인 치안정책 수립과 경찰행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덕망이 있는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를 경찰이 추천해 30명 이내에서 구성·운영돼왔다. 2~3개월에 1번 정도 경찰 지휘부와의 회의에서 치안 시책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는 게 이들의 주된 역할이다. 하지만 "경찰서장이 지역 유지들을 만나는 통로일 뿐", "특별한 기능도 없는 친목단체", "유착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조직"이라는 등의 지적이 경찰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버닝썬 사태 직후 경찰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경찰발전위를 폐지해야 한다"는 글은 상당한 공감을 얻기도 했다. 개인사업가와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고 한번 맡으면 장기간 활동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은 이런 우려와 의구심의 배경이 됐다.전문가들은 '주민 소통'이라는 경찰발전위의 순기능은 살리면서도, 위원 위촉·해촉의 선명성과 위원회 운영의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더욱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부분이 기존에 반영돼 있었다면, 위원 해촉 통보가 당사자에게 충분히 납득됐을 것이다. 경찰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경찰의 경찰발전위 재정비 작업은 이달 중 마무리된다. /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uplhj@kyeongin.com이현준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 [오늘의 창]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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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국민의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지면기사

    가관(可觀).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대로 풀이하면 '꼴이 볼만하다는 뜻으로, 남의 언행이나 어떤 상태를 비웃는 말'이다. 요즘 국회 꼴이 딱 이렇다.지난 11일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 참다운 국회 정신을 되살리자'는 다짐은 어느새 온데간데 없다. 여야는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째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해 충돌하면서 국민 앞에 보여줄 수 있는 추태란 추태는 모두 보여줬다. 패스트트랙을 관철시키려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 간에 고성과 막말, 폭력, 고발 등이 난무했다. '동물국회'가 부활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이 기간 '금배지를 단 그들'에게서는 의회민주주의도 국민도 보이지 않았다. 여야 간 합의로 국정을 살피라고 국민이 명령한 의회민주주의 대신 당리당략이 앞섰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데 대해선 어느 누구도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려는 '네 탓 공방'만 치열했다. 최소한 국민은 여야 모두에게서 "죄송하다" 이 한마디쯤은 듣고 싶었을 것이다.그래서인지 요즘 국회 상황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면 "부끄럽다"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물어보는 족족 "꼴도 보기 싫다"고 한다. 그들이 피 터지게 싸우는 사이 이렇게 우리 국민들 사이에선 정치 혐오 현상만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외 경제상황에 적신호가 켜졌는데도 점점 고달파지는 국민의 삶은 뒷전에 놓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정치인들의 모습에는 실망과 함께 비난이 저절로 딸려온다.국민들은 이번 '동물국회'에 대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이 없다. 그때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적어도 국민 앞에서 패자다. 그들이 다시 선택받게 될 1년 뒤, 그들의 손에 쥐어질 초라한 성적표가 곧 국민의 심판이 될 것이다. /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kyt@kyeongin.com김연태 정치2부(서울) 차장

  • [오늘의 창]야외에서 즐긴 한·중·일의 거리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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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야외에서 즐긴 한·중·일의 거리공연 지면기사

    지난 주말 모처럼 가족들과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을 찾았다. '2019 동아시아 문화도시 인천' 행사 개막을 맞아 주말 내내 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는 한·중·일 대표 거리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열린 광장 축제'가 펼쳐졌다. 화창한 날씨에 거리 공연까지 이어지며 수천명의 인파가 몰린 주말 예술회관 야외광장은 프랑스 파리나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부럽지 않은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변해 있었다. 한·중·일 9개 팀은 코미디 드로잉 퍼포먼스, 광대 마임 저글링쇼, 아크로바틱 등 수준 높은 거리 공연을 광장 이곳저곳에서 선보이며 인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광장에는 별도의 무대가 설치돼 있지 않아 관객들은 바닥에 둘러앉아 예술가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어지니 시민들의 공연 몰입도는 더 높아 보였고 여기저기서 손뼉을 치거나 환성을 자아내는 등 호응도 좋았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물론 휠체어를 타고 봄나들이를 나온 복지시설의 장애인 학생들이 눈에 띄었고 동료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온 외국인 노동자들도 있었다. 양손에 철가방을 든 중국집 배달원 아저씨도 잠시 멈춰 신기한 듯 공연을 지켜봤다.광장 자체가 무대가 되고 주위를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관객이 될 수 있는,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공연이 주말 내내 광장에서 이어졌다. 유명 연예인이 나오지 않아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근사한 시설에서의 공연이 아니었어도 이날 예술회관 야외광장을 찾은 인천 시민들은 그 이상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집으로 돌아갔을 게 틀림없다. 주말 오후 내내 광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공연을 관람한 우리 가족은 너무 많은 공연에 깊이 빠져들었다. 무료로 보았다는 게 미안할 뿐이다. 내 집 앞 공원과 광장이 세종문화회관이 되고 예술의전당이 될 수 있는,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곁에 두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 인천이 지향해야 할 문화정책의 해답이자 열쇠를 지난 주말 예술회관 야외광장에서 찾았다./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김명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