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수요광장]양이 사람을 잡아먹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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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양이 사람을 잡아먹기 전에 지면기사

    우리는 아이들에게 로봇에 대해경쟁력 있는 인간이 되라고 한다4차 산업혁명이라는 담론어떤 의도로 유포되는지 물어야더 나은 삶 이끌지, 더 많은 인간이새로운 양들의 먹이가 될건지…양은 돈이 되었다. 털과 젖과 고기를 주었던 양은 방직산업이 발달하자 신사 숙녀들의 고급 모직코트가 되었고 더 많은 돈을 벌어다 주었다. 더 많은 양들이 필요했다. 양을 먹일 더 많은 목초가 필요했다. 지주들은 농토를 목초지로 바꾸었다. 사람의 먹거리가 양들의 먹거리가 되기 위해 갈아엎어졌다. 땅주인들은 양들에게 땅을 주기 위해 사람들을 쫓아내고 울타리를 쳤다. 삶터에서 쫓겨난 농민들은 도시로 흘러들어 노동자가 되었다. 토머스 모어는 1516년 '유토피아'에서 당시 영국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 정말로 양이 사람을 잡아먹었을까. 그 때 땅주인들은 양들과 함께 사는 또 다른 짐승들을 보았다. 실은 그들이 보기에 '짐승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돈이 되지 않았다. 그동안 그들의 노동이 자신들을 먹여 살려 주었음에도 이제 양들만큼의 값어치도 없어 보였다. 그들은 잡아먹을 수도, 가죽을 벗겨 구두로 만들 수도, 털을 깎아 양복을 만들 수도 없다. 가죽이 벗겨지도록, 일을 시킬 수는 있지만 그도 쉽지만은 않았다. 양들과 달리, 그들은 말을 할 줄 알고, 생각도 할 줄 알고, 죽기 직전에 이르러서는 대들 줄도 아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칼을 갈 줄도 알고, 낫을 쓸 줄도 알았다. 돈 버는 신기술에 일찍 눈을 뜬 혁신가들에게 울타리를 부수는 그들은 중차대한 '산업혁명'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일자 무식꾼에, 골칫덩어리인 인간들이었다. 지주들은 기업가가 되었고 무역상이 되었다. 새로운 산업의 개척자인 그들은 '앙트레프레너(창업가)'라고 불렸다. 그들은 돈을 많이 벌어 점점 더 많은 방적기계를 샀다. 기계는 돈이 되었다. 기계는 쉬지 않고 돌아가며 돈을 벌어다줬다. 그 때 그들은 기계 옆에 부속된 또 다른 기계를 보았다. 실은 그들이 기계처럼 다루던 인간이었다. 그러나 그 기계는 원천적으로

  • [수요광장]도시 발전과 철도 지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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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도시 발전과 철도 지하화 지면기사

    지상엔 공원 조성 환경질 높이고기형적 교통동선 해결 소통 원활낙후된 철도 주변 공간 개발로지역경제 활성화 세수확보 기여코레일·정부 개발의지 없다면민간사업 시행도 좋은 방법우리나라에 철도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118년 전인 1899년 서울 인천 간 경인선이 개통되면서이다. 그 동안 철도의 총연장길이가 약 3천500㎞가 넘어설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고, 우리나라의 교통은 물론 도시와 산업발전에도 이바지한 바가 적지 않다. 특히 KTX와 SRT가 도입된 이후 지역 간 교통수단에 대변혁을 일으키면서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790년 제임스 왓트의 증기기관 발명, 1803년 트레비식의 증기기관차 발명으로 산업혁명은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철도는 도시화와 함께 교통과 산업분야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철도의 부설로 도시공간은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되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 당시 도시로 몰려든 하층 노동자들의 집단거주지 철거를 조건으로 철도회사에 철도부설권을 양도하였지만, 외곽으로 쫓겨났던 노동자들이 도심부로 되돌아오면서 철도변과 철도역 주변은 다시 슬럼화하기 시작했다. 세계의 대도시 철도변과 철도역 부근이 거의 대부분이 오늘날까지 우범지역이거나 낙후지역으로 남아있는 것도 아마 이 같은 오랜 역사적 배경이 아닌가 싶다. 철도 강국이던 유럽이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자동차가 급속적으로 보급되면서 1980년을 전후하여 철도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철도의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철도산업은 대표적 부채공기업으로 전락하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정부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기획해왔으며, 2004년 서울-동대구 구간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고속철도시대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당초 대전,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진입구간을 지하화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부족한 예산을 핑계로 지상철도로 건설하여 도시공간을 두 쪽으로 쪼개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말았다. 일찍이 서울의 경우 경인선이 들어오면서 수도권 최대의 공업지역으로 자리를 잡은 영등포는 급격한

  • [수요광장]가정위탁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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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가정위탁제도 지면기사

    너무 적은 양육보조금 현실화나이 따른 단계적 차등 지급 필요일반가정위탁에 더 주는 방안도각종 서류발급 엄격한 기준 정해위탁자가 진짜 부모로서의 역할제대로 다할 수 있도록 해줘야민수(가명, 남)의 어머니는 20대 초반에 40대 초반의 남자를 만나 민수를 임신했다. 그러나 곧 정신분열증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고, 민수 아버지는 사기죄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민수 외할머니는 신용불량자로 폐지를 주워 생활하고 있고, 민수의 이모는 미혼인 직장인이다. 이런 경우 민수는 누구 손에서 자라게 될까. 가정위탁은 친부모의 사정으로 친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할 수 없는 경우, 일정기간 위탁가정을 제공하여 보호하고 양육하는 아동복지제도 중 하나다. 친부모가 있기는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연락이 두절 되었거나, 있어도 아동학대 등의 소견이 있거나 질병, 경제적 형편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양육하기 어려울 때 고아원 등 시설보다는 친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보호하며 친부모의 양육능력이 회복되면 친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정 기간이라는 것은 친부모가 자립할 때까지의 시간을 말하나, 고교졸업까지 장기위탁이 되는 경우도 있고, 대학졸업까지 연장보호가 되기도 한다. 가정위탁의 세 가지 유형은 혈연관계가 없는 일반인에 의한 '일반가정위탁'이 가장 대표적이지만 조부모에 의한 '대리양육가정위탁'이나 조부모를 제외한 고모나 이모 등 '친인척가정위탁' 도 위탁부모로 지정하는 신청을 할 경우 가정위탁에 포함된다. 위에서 말한 민수의 경우 이모나 외조부모에 의해 양육된 것이 아니라, 생후 6개월부터 8세가 다 되도록 일반가정에 장기 위탁되어 보호되고 있다. 아동복지법에 따른 위탁가정의 요건은 위탁아동을 양육하기에 적합한 수준의 소득이 있어야 하고, 위탁아동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인정,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양육과 교육이 가능하여야 하며, 위탁부모의 나이가 25세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위탁아동과의 나이 차이가 60세 미만이어야 하고, 자녀가 없거나 자녀(18세 이상 제외)의 수가 위탁아동을 포함하여

  • [수요광장]대한민국 광복과 우리 방송의 주권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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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대한민국 광복과 우리 방송의 주권 회복 지면기사

    90년전인 1927년 2월 16일'경성방송국' 첫 라디오 방송 송출해방후 '서울중앙방송'으로 변경1947년 9월 3일 ITU로 부터 HL이란 독자 호출부호 처음 받아 사실상 자주적 방송시작 계기 마련어제는 대한민국이 광복 72주년을 맞은 뜻깊은 날이었다. 72년 전 8월 15일 정오 히로히토 일왕의 "나는 미국, 영국, 중국, 소련에 포츠담 선언을 수락한다는 뜻을 전했다"라는 항복 방송을 접하며, 우리 민족은 비로소 광복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1920년에 창간된 양대 신문인 동아와 조선은 1940년 8월 11일자로 일제에 의해 강제 폐간된 상태였기에 안타깝게도 지면을 통해 해방의 소식을 접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방송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90년 전인 1927년 2월 16일 오후 1시에 "여기는 경성방송국입니다. JODK"로 시작하는 첫 라디오 방송이 송출되었다. 세계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인 미국 피츠버그 KDKA가 출범한 지 7년, 일본 도쿄에서 라디오 방송국이 개국한 지 2년 만의 일이었다. 'JODK'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일본에 할당한 호출부호(콜사인) 'JO'에 도쿄(AK)·오사카(BK)·나고야(CK)에 이은 4번째 방송국이라는 뜻의 'DK'를 결합한 것이었다. 경성방송국은 초기에 일본어와 조선어를 7대 3의 비율로 방송하다가 조선인의 불만이 커지자 같은 해 7월부터 일본어와 조선어의 비율을 6대 4로 조정했고, 1933년 4월부터 연희송신소를 세워, 900㎑의 경성 제1방송(일본어)과 610㎑의 경성 제2방송(조선어)으로 나눠 운영했다.방송이 시작되자 신문과 완전히 다른 형태의 뉴 미디어인 라디오에 대해 관심이 쏠렸지만, 정작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시에 쌀 한 가마니 값이 5원 정도였는데 월 청취료가 2원이고, 수신기 가격은 보통 40∼100원대였다고 하니 서민들은 엄두도 내기 힘들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라디오를 들으려면 경성방송국과 계약을 맺어야 했고, 수신 계약자는 청취

  • [수요광장]가로환경과 도로안내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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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가로환경과 도로안내표지판 지면기사

    도시의 첫 인상 결정하는 '길'가로수·간판등 문화수준 가늠돼대형 초록색 도로안내표지판담당기관·설치시기 '제각각''비효율적 점용' 가로경관 해쳐체계·디자인 개선 필요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길이다. 도시민들의 생활은 길 위에서 하루가 시작되고 끝이 난다. 길은 바로 도시민의 생활의 터전이자 중요한 장소이며, 도시민들의 생활의 한 부분으로 도시민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소중한 공공공간이다. 우리는 도시의 길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과 접하게 되고, 길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경험하며 도시의 가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면서 그 도시의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 도시의 문화를 알려면 바로 그 도시의 길을 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도시의 길이 얼마나 매력적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가로환경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가에 따라 그 도시의 문화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도시의 길은 어느 정도의 문화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도시가로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 한 번쯤은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길은 사람이나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로와 길의 차이를 굳이 전문가적인 견해를 빌려 말하자면 도로는 길의 물리적 공간 자체를 말하고 길은 그 공간에 담겨진 모든 것, 즉 사람의 활동을 비롯하여 가로변에 들어선 건물과 간판, 그리고 가로수, 가로등, 각종 표지판과 버스 승강장은 물론 가드레일과 소화전, 쓰레기통 등 우리가 길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장소라고 일컫는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어떤 도시가 매력적인가를 이야기할 때 그들은 도시의 어떤 특정 건물이 아름답다거나 음식 맛이 좋다거나 아니면 도시의 분위기가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무엇보다 도시의 첫인상은 그 도시의 길이 결정해준다. 몇 년 전부터 도시전문가와 일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운동을 펼쳐오고 있으며, 보행전용도

  • [수요광장]가정폭력·데이트폭력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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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가정폭력·데이트폭력 어디까지 왔나 지면기사

    상대방을 맘대로 다뤄도 되는소유물로 여긴다는 공통점초기대처 제대로 못해 재발 높고피해자 자존감 심각하게 훼손가정폭력에 오래 노출된 아이들성인되면 대물림 가해자 되기도"변호사님, 저는 남편이 술 마시고 늦는 날에는 청바지를 입고 자요. 신발은 담장 밖에 숨겨놓고요. 언제든지 도망치려면 그렇게 해야 해요." 가정폭력 피해자다. 남편이 술에 만취할 때마다 괜한 시비를 걸면서 폭행을 하자 그 여인은 처음엔 동네 창피하여 숨소리도 못 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점점 폭행 강도가 심해지다 보니 만신창이가 되는 것보다는 맨발로라도 뛰어 도망가야 했던 한 여인의 절규다. 팔, 다리뿐 아니라 눈과 코가 부어 오른 피멍든 사진은 차마 평정심을 가지고 보기 어려워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흐린 날인데도 상담실 안에 들어온 후, 문이 닫혀야 겨우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선글라스를 벗는 손님의 눈 주위도 빨갛다. 가정폭력은 아직까지도 이혼 소송의 주된 이유이다. 대부분은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는 경우지만 요즘은 여성도 남성을 폭행하는 경우도 있고, 시부모가 며느리를, 장인 장모가 사위를 폭행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대부분의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처음 폭행을 당했을 때 112신고를 하기보다는 친구나 부모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혼자 삭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폭행은 처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후 지속될 수도 있고, 근절될 수도 있어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정서는 아직도 가정 내의 폭행을 생판 모르는 타인으로부터 맞은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대부분 신고를 꺼려한다. 처음이 어렵지 두세 번째가 되면 가해자는 죄책감을 찾기보다는 합리화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가정폭력이 상습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통상은 112신고를 하면 경찰이 수분 내로 출동하여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한 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어떤 가해자는 경찰이 도착 전 자리를 피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가정일에 웬 간섭이냐고 큰소리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찰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 [수요광장]대입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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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대입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쟁점 지면기사

    찬성입장은 사교육 줄이고 지나친 입시과열 현상막아보자는 취지이지만변형된 대학별 자체 시험 부활사교육 비중 되레 커질수 있다는우려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교육부는 며칠 전 '대입 단순화 및 수능개편 추진 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번개편안의 최대 쟁점은 대입 수능 절대평가 도입과 적용범위로 요약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이미 과도한 입시경쟁을 줄이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능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 및 취임식에서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 제도의 첫 적용 대상은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고, 이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내년부터 도입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새 교육 과정의 핵심은 '문·이과 통합 과정' 교육이다. 요약해 보면, 1학년 때에는 공통과목(국어·영어·수학·한국사·통합사회·통합과학·과학탐구실험)을 이수하고, 2·3학년 때에 문·이과 구분 없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일반선택·진로선택)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2021년 대입에서 절대평가 제도가 본격적으로 선 보이게 될 예정인데,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수능 절대평가를 긍정적으로 본 이유로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가 가장 많았고, '학생들 입시부담 완화', '다양하고 내실 있는 교육활동이 가능해짐', '사교육비 경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부정적인 생각을 밝힌 응답자들은 '변별력 확보가 어려움'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고, '변별력 확보를 위한 대학별 새 전형방법 도입 우려', '내신이 불리한 학생의 대학진학 기회 축소', '정시모집 위축 우려' 순이었다.찬성의 입장을 정리해 보면, 현재 고교 교육이 수능에 맞춰져 있기에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수능 부담을 줄여야 학생이 진학하고 싶은 학과와 진로를 탐색하는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대 입장의 경우

  • [수요광장]인공지능시대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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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인공지능시대의 교육 지면기사

    '4차산업혁명' 회의적이지만기술발전이 인간의 기계화와기계의 인간화 점점 촉진할것그때는 생명과 교감하는농사야 말로 인공지능 시대의인문학이 될지도 모른다"손해가 크시겠어요." 연일 오는 큰비가 야속해서 걱정을 하고 있으니 손해가 얼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귀촌해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는데 지금 6월말부터 7월까지가 한창 수확기다. 열매가 달릴 때는 가뭄으로 애를 태우더니, 이제 열매를 따야하는 데 큰 장마가 졌다. 비는 오고, 제 때 따지는 못하니, 베리는 떨어지고, 달린 것은 달린 채로 과육이 물러지고 있다. 하지만 베리를 따지 못하면 '손해'라서 이 장마비가 괴로운 것이 아니다. 이익과 손실로 사물과 사태를 파악하는 것은 투자자의 관점이요 상인의 자세다. 농부들의 심성은 그에 매여 있지 않다. 물론 농부의 경제에도 손익계산서는 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생명을 지키지 못하여 괴로운 것이다. 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열매를 보는 것이 괴로운 것이다. 하나라도 살려보려 애쓰는 것은 그걸 잃어버리는 것이 하늘에 짓는 죄 같아서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들은 '손해가 크겠다'는 소리가 달갑지 않았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보다 무엇이든 쉽게 화폐적 가치로 환산하는 사유방식이 먼저인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이다. 가뭄에는 물을 대주고, 큰 비가 오면 물을 빼주고, 눈이 오면 어린 가지의 눈을 털어주며 동고동락해온 나무들이다. 내가 나무를 키우기도 하지만 나무도 나를 농부로 키워준 시간. 그 시간성의 관계가 어떻게 손익의 대차대조표로 정리될 수가 있겠는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뺄셈과 덧셈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고 깊어져가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도,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도.교육도 농사와 같은 일이다. 그것은 상품 생산과는 질적으로 다른, 생명을 돌보고 키우는 일이고, 사람이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니 교육의 장은 시장이 아니라 텃밭과 같은 곳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상품에 대하여 생산자나 판매자는 인격적 관계를 맺

  • [수요광장]부동산투기대책,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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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광장]부동산투기대책,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지면기사

    '수요·공급 불균형' 투기 원인특정 지역·주택에 맞춘 정책 남발정부, 저소득층 문제 해결 총력중산층 이상 시장자율에 맡겨야제도·세제 너무 복잡 불·탈법 조장정책 제대로 만들고 제도 개혁 시급새 정부의 경제부총리와 국토부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꺼내든 카드가 부동산투기규제다. 지난 몇 년 새 서울 강남 4구의 아파트들이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이들 아파트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뛰어 오르고, 재건축이 완료된 아파트는 놀랄 정도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재건축으로 이사를 가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변의 아파트는 전세물건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요, 전세가격 마저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서울의 다른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가격이 들썩이는 것을 보다 못한 정부가 뒤늦게 칼을 빼든 모양새다. 부동산투기와 규제의 싸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70년대 초부터 불기 시작한 부동산투기열풍은 자그마치 50년이 가까워오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때로는 매서운 회초리로 또 때로는 어르고 달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을 길들여왔다. 88올림픽을 앞두고는 서울시가 나서서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기도 하였으며, 90년대에 들어서는 수도권 신도시개발을 성공시키기 위해 정부는 갖은 사탕발림으로 투기를 부추긴 적도 있었다. 어쨌든 지금까지 정부는 부동산투기를 잡겠다고 모르긴 해도 이 지구상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써보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와 처방은 약효를 잃어버렸고, 심지어는 부동산투기가 더 극심해진 적도 있었다. 이쯤 되면 정부의 관료나 정책을 수립하는 전문가들은 부동산투기의 원인과 성격을 꿰뚫어보고 있을 법도 한데 왜 똑같은 규제를 재탕 삼탕하고 있는지 참으로 의아스럽고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이번에도 정부는 약 1천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이 주택관련 대출이기 때문에 DTI와 LTV를 강화하고 금리를 올려 주택자금 대출을 억제하고, 분양현장에서의 투기행위를 적발하여 부동산투기를 막아보겠다고 한다. 최근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분양보증발급을 전면

  • [수요광장]말과 글은 자신을 드러내고 삶을 반영하는 것
    칼럼

    [수요광장]말과 글은 자신을 드러내고 삶을 반영하는 것 지면기사

    한 사람의 과거 글이나 말이현재의 그를 나타내진 않아언행이 쌓여 명성 만들어지는데한번 잘못 싸잡아 인생 매도 안돼그러나 스스로 되돌아본다면어느직 수행할지는 양심이 알려줘아주 오래전 알게 되었던 한 중년 남성분이 그 당시 자주 "여자들은 이래서 안 돼" "이래서 여자가 문제라니까"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곤 해서 당황하고 불쾌했던 적이 있었다. 그분은 늘 가부장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부끄러운지도 모른 채 자연스럽게 여성을 하대하는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그분은 아들만 둘 있었는데 만일 그분에게 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딸이 있어야 그나마 아무 느낌도 없이 내뱉는 여성비하 발언이 얼마나 여자들에게 상처로 다가오는지 이해할 수 있지 그렇지 않고는 누구도 그분의 여성관을 바꾸기 어려울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꼭 자신의 딸이 아니라도 자신의 어머니, 아내나 여동생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본인이 막말하는 상대방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어머니이고 사랑스러운 아내이며, 아끼는 여동생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이혼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여성관과 남성관에 대한 부부간의 극명한 입장 차이가 느껴질 때가 많다. 남편은 시부모님 생신이니까 아내가 직접 밥과 국을 해서 챙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장인 장모 생신에 자신이 못 가도 조금의 미안함도 없다. 반대로 시댁행사는 연례행사조차 무시할 정도로 소홀하면서도 친정에는 매주 가야만 하는 아내도 있다. 또한 맞벌이하는 아내는 남편이 '같이' 집안일을 하길 바라지만 남편은 이렇게 많이 '도와'주는데 아내가 매일 불평만 한다고 이야기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사위가 집안일을 많이 하면 딸을 위해주는 착한 사위고, 딸이 복 받아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아들이 집안일을 많이 하면 그 집 며느리는 남편 부려 먹는 나쁜 여자가 된다. 동일한 사람의 동일한 행동이 누구 입장에서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좋게도 때론 나쁘게도 평가되는 것을 보면 우리는 이중 잣대를 여러 곳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