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김 여사 리스크, 대통령 리더십 공백 초래할 수 있다
    사설

    [사설] 김 여사 리스크, 대통령 리더십 공백 초래할 수 있다 지면기사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법안들을 다시 재발의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등 야당은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태세이고, 여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미 만성화된 데다가 어차피 11월 15일과 25일의 1심 선고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따라서 김 여사가 연루된 각종 의혹들이 국감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이에 대처하는 여권, 특히 대통령실의 입장은 안이하기만 하다. 김 여사 특검과 채 상병 특검은 각각 2번, 3번째 발의되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에 의해 부결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명품 가방 수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이 야당의 특검 주장에 명분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의 '공천개입설'과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 등 새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여사 문제는 '정치 블랙홀'이 되고 있다.지난주 표결에서 2개의 특검법 모두 표결에 참여한 의원 300명 가운데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무효가 2표였다. 야당이 거의 찬성했다고 가정하면 여당의 108명 의원 가운데 이탈표가 최소 4명이 있었다는 의미다. 앞으로 법안이 재발의되면 더 많은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여권은 민심 이반을 직시해야 한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불기소 처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야당은 공식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지는 않지만 김 여사 관련 의혹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 탄핵이 구체화되지 말란 법도 없다.국감에서 이른바 '공격사주' 논란과 관련된 다른 녹취록이나 메신저 대화 내용 등 또 다른 의혹이 불거질지 알 수 없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서도 김 여사를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하려는 로비가 있었는지도 핵심 의혹 중 하나다. 상황이 이런데

  • [사설] 인천시 제2청사 입주 지연은 '시민혈세' 망각의 결과
    사설

    [사설] 인천시 제2청사 입주 지연은 '시민혈세' 망각의 결과 지면기사

    지난 2022년 9월, 인천시는 서구 가정오거리 일대에 건설 중인 대규모 재개발구역 '루원(樓苑)시티'의 공공복합용지에서 제2청사인 루원복합청사의 착공식을 치렀다.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1천6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 2층, 지상 13층의 업무동과 지상 5층의 교육동 등 2개 동 연면적 4만6천466㎡ 규모로 세워지는 제2청사의 준공 시점을 2025년 1월로 알렸다. 청사가 건립되면 인천시 산하기관인 인재개발원과 인천연구원을 비롯해 도시철도건설본부, 인천관광공사, 인천시설관리공단, 서부수도사업소, 미추홀콜센터, 인천사회서비스원 등 9개 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들 시 산하기관들의 입주가 인천의 숙원인 루원시티 개발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고, 인천 서북부지역의 균형발전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하리라 기대를 모았다.그런데 루원복합청사의 준공 시점이 내년 5월로 당초 계획보다 4개월여 늦춰지는데다 예정된 기관들의 입주 또한 제때 이뤄지지 않아 청사 준공 이후에도 반년 이상을 빈 공간으로 남겨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이 확정된 기관도 인천도시공사, 인천시설공단, 인천환경공단, 미추홀콜센터, 서부수도사업소, 아동복지관 등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들어설 공간에 대한 내부 실시설계와 공사 발주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공유재산심의회 개최, 기관 간 건물 매매계약 및 소유권 이전과 같은 행정절차의 이행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각 기관들의 입주는 청사 준공 이후 7개월이 지난 시점인 내년 12월이나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일반 가정에선 어림도 없는 일이다. 보통의 시민들도 새집으로의 이사를 위해 미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일정을 세운다. 신축 아파트라면 준공 이후 아무리 늦어도 두 달 안에는 잔금을 내고 입주를 마쳐야 한다. 정말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들어가야 할 집을 반년 이상 빈 공간으로 비워두는 일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다. 그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루원복합청사 입주를 앞둔 인천의 공공기관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될 판이다. 내 월급에서 나

  • [경인만평] 마지막 승부
    만평

    [경인만평] 마지막 승부 지면기사

  • [참성단] '흑백요리사'의 공정성 논란
    참성단

    [참성단] '흑백요리사'의 공정성 논란 지면기사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저명한 스타 요리사 20명과 익명의 재야 요리사 80명이 맞짱을 뜨는 프로그램은 공개하자마자 글로벌 시청률 1위를 질주 중이다. 이름이 공개된 '백수저' 요리사들의 저명성과 스타성은 독보적이다. 이에 맞선 80명의 '흑수저' 요리사들 중에도 유튜브 등 SNS 스타들이 적지 않지만 백수저들의 명성을 인정하며 익명을 감수했다.주류와 비주류 요리 고수들을 맛으로 충돌시킨 프로그램의 초반 시리즈는 공정한 평가로 박진감이 넘쳤다. 흑수저 80명은 백수저 20명과 맞짱 뜰 자격을 얻으려 예선전을 벌였다. 백수저들의 업적과 평판을 '공정한 현실'로 인정한 것이다. 흑백 요리사 20 대 20명의 대결에 등장한 '안대 심사'는 공정의 절정이었다. 미슐랭 셰프들을 비롯해 명성이 자자한 백수저 요리사 9명이 줄줄이 탈락했다.개인전에서 빛을 발했던 공정성이 흑백 혼합 팀전부터 흔들리더니 레스토랑 미션에서 거센 논란으로 확산됐다. 흑백 구분 없이 공정하게 뽑아 놓은 요리 고수들의 개인 역량을 억지로 팀에 가둔 것 자체가 공정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었다. 특히 5명씩 3팀의 대결로 구성됐던 레스토랑 미션은, 각 팀에서 방출된 인원 3명이 따로 팀을 꾸리도록 한 막장급 규칙 변경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흑백요리사'를 대한민국 계층 갈등 현장에 대입해 보면 냉온탕을 오가는 시청자 반응에 공감하기 쉽다. 금수저 20명에 도전할 흙수저 80명의 경쟁이 가능한 계층간 이동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 예체능 입시와 선관위 채용 비리에서 보듯이 허울뿐인 '블라인드 공정'이 허다한 세상이다. 반면에 법은 국민과 권력 사이에서 차별적으로 작동한다. 서민에겐 신속하고 엄정한데 권력 앞에선 지체되고 관용적이다.'흑백요리사'의 공정한 흑백간 실력 대결과 안대심사는 비현실적인 판타지다. 레스토랑 미션의 규칙을 마음대로 바꾼 '흑백요리사' 제작진의 전능한 권력이야말로 매일 체감하는 현실이다. 판타지에 열광했던 시청자들이 현실에 분노하며 흑백

  • [오늘의 창] 국제대회 이후 애틀랜타와 인천의 다른 행정
    오늘의 창

    [오늘의 창] 국제대회 이후 애틀랜타와 인천의 다른 행정 지면기사

    최근 업무차 미국 애틀랜타를 방문했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에 애틀랜타올림픽 개·폐회식 장소로 사용된 '센터 파크 스타디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올림픽이 열린지 28년이 지난 현재에도 해당 경기장에선 계속 운동 경기가 열리고 있다. 올림픽이 열린 이듬해부터 애틀랜타 지역 메이저리그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홈구장으로 썼고, 현재는 조지아 주립대학교 미식축구팀이 시합하고 있다.올해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린 지 딱 10년이 됐다. 인천아시안게임이 인천에 남긴 것은 인천 곳곳에 세워진 경기장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아직 경기장 활용법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개·폐회식이 열렸던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만 해도 콘서트 등 일회성 행사나 단순 공간임대용으로 전락했다. 인천 북부권에도 종합경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건설된 것 치고 현재 상황은 매우 초라하다. 다른 경기장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애초 인천시는 각 경기장 특성에 맞춰 스포츠 테마파크나 공연장, 오토캠핌장 등을 운영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으나 대부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애틀랜타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센터 파크 스타디움을 야구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계했다. 다른 종목으로 용도를 변경하기 쉽게 지어졌기 때문에 201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신축 경기장으로 이전할 때에도 곧바로 미식축구 경기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은 다른 경기장들은 애초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는 철거할 계획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현재는 부지가 모두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제대로 된 경기장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애물단지'라는 소리를 듣는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과는 다른 모습이다.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경기장을 10년 동안 방치해 둔 것은 제대로 된 행정이 아니다. 애틀랜타처럼 애초 세운 계획이 제대로 실행됐으면 좋았지만, 인천은 그렇지 못했다. 이제라도 경기장을 제대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 [기고] '항공난류' 예측·감시로 안전한 하늘길 안내
    칼럼

    [기고] '항공난류' 예측·감시로 안전한 하늘길 안내 지면기사

    빈번한 여객기 사고 안전성에 중대한 영향항공교통본부와 협의 자료 신속 전파 계획'차세대 항공교통 지원 기술개발' 진행도'위험 기상' 정확도 높이는 역량 최선 다해최근 항공난류로 인한 항공기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22일 미얀마 상공에서 싱가포르항공이, 5월26일 튀르키예 상공에서 카타르항공이, 7월1일 브라질 상공에서 스페인항공이 항공난류를 만나는 사고가 발생해 연일 보도가 이어졌다. 항공기를 요동치게 만들어 기내 사고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항공난류는 항공 산업의 안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항공기를 크게 요동치게 하는 난류의 유형으로는 '청천난류', '산악파난류', '대류성난류', '저층난류'가 있다. 청천난류는 제트기류 부근에서 성층권 공기와 대류권 공기가 섞이며 발생하는 난류다. 산악파난류는 기류가 큰 산맥을 횡단하면서 발생하는 파동에서 나타난다. 대류성난류는 지면 가열로 수직 발달한 적란운의 내부와 그 주변에서 발생한다. 적란운 내부의 강한 상승기류로 발생하는 '대류 속 난류'와 적란운 주변에서 생긴 요란으로 발생하는 '대류 부근 난류'로 나뉜다. 최근 발생한 난류 사고는 대부분 대류 부근 난류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저층난류는 지표 근처 기류가 작은 산이나 건물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난류이다. 이 중 청천난류, 산악파난류, 대류 부근 난류는 구름이 없어서 기상레이더로 감지하기 어렵다. 항공산업계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난류라는 뜻에서 이 세 유형의 난류를 통칭해 청천난류라고 부르기도 한다.난류를 비롯해 착빙, 적란운 등의 기상현상을 예보하여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1980년대에 세계공역예보시스템(WAFS)을 구축하여 전 세계를 운항하는 항공기에 세계 최고의 기술이 적용된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 기상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해양대기청(NOAA)과 영국기상청(Met office)이 세계공역예보센터(WAFC)가 되어 기상현상들을 예보하고 있는데, 수치예보시스템으로 1~2일 전에 예측할 수

  • [송민형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보호자생활'] 우리집 댕냥이의 설사가 안멈춰요
    칼럼

    [송민형과 함께하는 '슬기로운 보호자생활'] 우리집 댕냥이의 설사가 안멈춰요 지면기사

    지속적인 구토·설사 반복으로식욕부진·체중감소 이어지기도원인없이 소화기 증상 보인다면감별진단 등 다른 접근방법 필요'만성 장질환 중점' 탐구 해봐야여름은 항상 더운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였다.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열대야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바람에 쉽게 지치고 식욕을 잃어 7, 8월은 물론 9월까지도 매우 힘든 시간을 견뎌내야 했다. 9월 말 되어서야 한여름의 열기가 빠져나가는가 싶더니만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느닷없이 밤공기의 서늘함이 찾아와 버렸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라고 하던데 올해는 너무도 길어져 버린 여름탓에 가을을 건너뛰듯이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져버리는 것이 야속하기만 하다. 기상학자들의 의견을 듣자면 이런 식의 이상 기상현상이 앞으로 더 심해지리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환경변화에 적응하여 건강을 지키는 일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해마다 여름이 오면 폭염시기에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성 대장염 발병이 빈발해져 점액성 설사를 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들이 많았다. 혹자는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실내에서 편히 지내고 있다 하더라도 폭염은 견디기가 쉽지 않으니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른듯하다. 콧물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들이 많아져 버린 것이다. 아마도 폭염을 피하기 위한 과도한 냉방 탓으로 이해된다.구토와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은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동물병원을 찾는 질환이지만 여름은 특히나 장염으로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이 많은 시기이다. 아무래도 고온 다습한 환경이 음식물의 부패를 촉진하고 병원성 미생물들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트레스성 대장염을 비롯하여 상한 음식물에 의한 식이성 장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한 장염들의 경우 대개는 급성으로 발병하여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발병 원인과 동물의 체력, 면역력 등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 병

  • [월요논단] 멧돼지의 난동
    월요논단

    [월요논단] 멧돼지의 난동 지면기사

    농작물 헤집고 마을까지 내려와생존권·생태계의 원리 지켜져야최고 권력·이익 독점 날뛰는 행동이제는 사회 공적 영역 무시 독주민주주의 붕괴 임계점 넘으면 침몰이맘때 농촌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멧돼지 난동이다. 애써 가꿔놓은 배추밭이며 각종 농작물을 헤집고 다니는 것은 물론, 마을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사실 멧돼지야 무슨 죄가 있을까. 먹이가 부족하니 그렇기도 하고, 새끼 멧돼지를 키우기 위해서도 필요하니 나름대로 돼지의 사정도 이해할만하다. 그렇지만 게걸스럽게 먹이를 찾거나 애꿎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멧돼지를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다. 서식처를 파괴당한 야생동물이 사람이 사는 영역으로 침입하면서 생기는 각종 문제를 무시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태가 된지 오래지 않은가. 인수공통 바이러스 문제로 초래된 코로나19 사태를 생각해보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야생동물의 생존권은 자연정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결국 서로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만 하는 생태계의 자연 원리를 지켜내는 것이 관건이다. '정의'란 말이 '각자에게 각자의 정당한 몫을 주는 데 있다'라는 오랜 철학적 규정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문제는 언제나 과도한 욕심과 지켜야할 자연규범을 어기는 무모함에 있다.멧돼지의 난동이 어디 생태계에서만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도 무모하게 날뛰는 멧돼지들이 너무도 많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있다.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으로 세계 최저의 빈곤상태를 넘어섰을뿐 아니라, 동시에 그 안에 담겨있던 개발독재를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뤄낸 그 힘이 지금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그 물질적 성공을 틈타 우리 사회의 최고 권력과 이익을 독점한 이들이 아예 이렇게 날뛰는 멧돼지처럼 행동하고 있다. 권력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거짓과 불법을 동원할뿐 아니라, 조작과 날조는 물론

  • [사설] 지방교육재정 위기, 정부는 보고만 있을 텐가
    사설

    [사설] 지방교육재정 위기, 정부는 보고만 있을 텐가 지면기사

    경기도와 인천시 등 전국 교육청 재정이 정부의 대규모 세수 결손 영향으로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세수 결손을 이유로 전국 교육청에 배분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을 5조3천억원(올해 10~12월 치)이나 줄일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청들은 비상금에 해당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기금)으로 부족분을 충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교부금을 줄이면서 교육청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셈이다.경기도교육청과 인천시교육청이 추계한 올해 교부금 감액 규모는 각각 1조2천582억원, 2천600억원이다. 올해는 기금(경기 1조1천700억원, 인천 3천881억원)을 활용해 버틸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안정적인 재정 운용을 장담할 수 없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된 고등학교 무상교육 관련 특례가 올해 말 종료된다. 현재는 정부(47.5%), 교육청(47.5%), 지자체(5%)가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분담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교육청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고교 무상교육 예산으로 경기도교육청은 6천99억원, 인천시교육청은 1천3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도 사라진다. 담배소비세액의 43.99%를 지방교육세 재원으로 쓰도록 한 지방세법 조항은 올해 말까지만 유효하다. 이 조항의 일몰로 경기도교육청은 4천억원, 인천시교육청은 900억원의 세입 감소가 예상된다. 교육재정 위기가 교육환경 악화를 초래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 지난해에도 교육청들은 정부의 대규모 세수 결손 탓에 학교 신설 등 중장기 사업 추진 계획을 수정했다고 한다. 결국 교육재정 위기에 따른 피해는 학생 등 교육 구성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열린 총회에서 고교 무상교육비와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일몰의 문제점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상 고교 무상교육 관련 특례기간을 연장하는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됐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고 교육재정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해야

  • [사설] 북한의 소음공격에 인내심 바닥난 강화도 국민들
    사설

    [사설] 북한의 소음공격에 인내심 바닥난 강화도 국민들 지면기사

    정부가 북한의 소음공격에 대한 대응책에 나섰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소음공격의 피해를 겪고 있는 강화군 접경지역에서 소음 측정을 시작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8개 지점의 소음측정을 진행하고 주민피해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피해상황을 종합해 분석하고 소음 상쇄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합동참모본부도 소음공격과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소음공격은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에 시작된 대응 도발이다. 북쪽 접경지역에는 주민들이 거의 살고 있지 않는 데 비해 강화도를 비롯한 우리 지역에는 많은 주민들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다. 북한군에 대한 대북방송의 효과만큼이나 대남방송에 의한 남한 민간인 피해도 큰 셈이다.인천시도 지난달 30일 환경공학 전문가와 음향공학 전문가가 참여한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였지만 뾰족한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기술적인 대책 논의는 주민들의 고통에 비해 너무 한가롭다. 최근 주민들의 소음피해와 관련해 인천시·행정안전부·국방부뿐 아니라 국회 국방위원회도 현안 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피해지역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위한 법령개정이 논의의 중심이다. 보상도 필요하지만 문제는 당장 하루하루 생활을 할 수 없는 점이다.북한의 대남방송으로 강화군 주민들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북한 소음공격은 한강하구의 강화군 접경지역인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일대에 집중되고 있다. 3개 면 전체 8천800여명 가운데 약 52%인 4천600여명이 매일 소음공격 피해를 입고 있다. 북한의 소음공격은 8월부터 강도가 높아졌고 24시간 동안 방송과 멈춤을 반복하고 있으며 쇠를 깎는 듯한 음향을 비롯해 사이렌, 북·장구 소리 등을 남쪽에 흘려보내고 있다. 이 같은 소음공격으로 강화군 3개면은 주민들의 거주가 불가능한 지역이 되고 있다.소음공격이 두 달을 넘어서면서 정부와 군에 대한 주민들의 실망감도 임계치를 넘어선 실정이다. 북한의 소음공격 피해를 고스란히 강화주민들이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결국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고 대북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