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학파와 독서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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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학파와 독서경영 지면기사

    20세기는 프랑스 인문학의 전성기였다. 레비스트로스·미셸 푸코·들뢰즈·라캉·데리다·바르트·알튀세르·보드리야르·부르디외 등 세계적인 학자들이 프랑스에서 쏟아져 나왔다. 천재 인문학자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그랑제콜이라는 프랑스 특유의 엘리트 교육이 뒷받침되어 있었기 때문이지만, 학파(school)나 세미나 같은 응집된 연구와 연구 풍토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알렉상드르 코제브(1902~1968)는 러시아 출신 철학자로 프랑스에 헤겔연구가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934~38년 그의 헤겔 강의와 세미나는 인문학의 전설로 통한다. 코제브가 진행한 '헤겔 세미나'에 수많은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들었다. 언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의식과 주체를 탐구한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도 코제브가 진행하는 헤겔 세미나에 참여했다. 이 세미나가 라캉이 세계적인 학자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코제브의 헤겔 세미나는 다시 라캉 세미나로 이어졌다. 라캉의 후계자이자 사위였던 자크 알랭 밀레가 개설한 '라캉 세미나' 또한 '헤겔 세미나' 못지않은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마르크스와 라캉을 활용한 비판이론가로 유명한 슬라보예 지젝(1949~)이 바로 '라캉 세미나'의 수혜자이면서 자크 알랭 밀레의 제자다.지난 6~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이 극우 RN에 참패하면서 프랑스의 정치적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고물가와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난에 이민문제까지 겹치면서 대중들의 '우클릭'이 현실화한 것이다. 지금 세계는 정치인들의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치와 대중들의 욕망의 정치가 결합하면서 돈을 푸는 양적 완화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문학의 쇠퇴가 정신과 도덕성의 위기를 가져왔기 때문이다.우리는 학교는 있어도 '학파'가 없다. 학파가 없거나 약하기에 인문학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성과가 나오기 어렵고 사회적인 영향력도 약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기업, 기관을 대상으로

  • [참성단] 한-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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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한-러 갈등 지면기사

    세계 전쟁사를 일별하면 평화의지는 전쟁의지 앞에 무력하다. 1938년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은 국민에게 독일에서 체결한 뮌헨협정을 '우리 시대의 평화'라고 선언하고 "집에 돌아가 편안하게 주무시라"고 했다. 체코슬로바키아 영토 일부를 떼어주는 대신 독일 나치 정권의 영토 팽창주의를 종식시켰다는 평화외교의 업적을 자랑한 것이다. 하지만 1년 뒤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해 2차세계대전의 막을 올렸다.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전세계가 전쟁의 기압골에 갇혔다.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미국·나토회원국에 맞서 러시아는 중국·북한과의 협력 강화로 맞섰다. 러시아의 전쟁외교는 다극화 전략으로 미국의 주도권을 제한하는데 집중했다. 약화된 미국 일극체제의 허점을 파고든 셈이다. 그 중심에 핵보유국 북한이 있었고, 이는 대한민국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국내외 경고가 잇따랐다.경고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개최된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김정은에게 북한의 무기고 개방을 요청했다. 김정은은 그 대가로 정찰위성, 핵탄두 소형화,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 이전을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그런데 불과 1년도 안돼 지난 19일 열린 평양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을 맺었다.조약 4조가 위협적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무력침공을 받으면 양국은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가 1996년 대한민국의 경제원조에 대한 대가로 폐기했던 조·소동맹의 사실상 부활로 봐도 무방하다. 한·미동맹과 조·중동맹이 맞서는 한반도 정전상태에 북한과 동맹급 관계로 러시아가 등장한 것이다. 남북을 맺은 동맹급 당사국 중 합법적인 핵무장국인 미·중·러와 불법적 핵무장국인 북한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은 유일한 비핵국가이다. 미국의 핵우산은 북한 핵무장이 고도화될수록 작동이 불확실해진다. 핵무력 역학상 한반도 냉전외교에서 대한민국의 '말발'은 점점 약해질 일만 남았다. 우리 정부가 우크

  • [참성단] 별별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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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별별 야시장 지면기사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현지인의 삶을 들여다보기에 시장만큼 좋은 여행코스는 없다. 중국 베이징 왕푸징은 이색 먹거리 천국이다. 전갈·지네부터 불가사리·굼벵이·해마까지 꼬치의 행렬이 도전DNA를 자극한다. 태국 방콕에는 매끌렁 기찻길 시장이 유명하다. 기차 통과 안내방송이 나오면 순식간에 차광막을 걷고 매대를 치우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 보케리아 시장은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 등 다양한 식재료로 인기다. 스페인식 만두 엠빠나다·하몽은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프랑스 파리의 생투앙 벼룩시장의 다양한 앤티크 제품 쇼핑을 하다보면 특별한 빈티지 감성에 빠져든다.올해 1~4월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486만5천670명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87%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지갑은 시원하게 열리지 않았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천63달러로, 지난해 1천858달러에 못 미친다.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기간도 1분기 6.5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일 감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이 참여한 활동 중 식도락 관광이 80.3%를 차지할 정도로 K푸드 사랑은 여전하다.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을 전통시장의 먹거리 전략이 필요한 대목이다.바가지요금 홍역을 치른 전통시장을 살릴 '별별 야시장' 소식이 반갑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1월까지 경기·인천지역 20여 곳을 포함해 전국의 전통시장 100곳 이상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다. 용인중앙시장·군포역전시장·광주 경안시장·인천 간석자유시장은 맥주축제 콘셉트다. 북수원시장은 캠프파이어야시장으로 변신하고, 평택 송탄시장은 구이축제와 연계한다. 하남수산물전통시장의 수산물 체험부스, 동두천큰시장의 통큰 바자회 장터도 눈길을 끈다. 전통시장의 매력을 뽐내고 지역경제를 살릴 절호의 찬스다.서울 광장시장의 모둠전 바가지,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의 꽃게 바꿔치기는 선량한 상인들까지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상처를 남겼다. 이미지 타격을 입은 전통시장은 분골쇄신을 선언했다. 바가지요금 신고센터, 실

  • [참성단] 박세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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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박세리 기자회견 지면기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 박세리의 기자회견이 화제다. 지난 11일 재단이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는 충격적인 뉴스에 여론은 경악했다. 박세리가 누군가. 1998년 극적인 US오픈 우승으로 IMF사태로 주눅든 나라와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준 골프여제다. 운동권 가요 '상록수'가 그녀의 맨발투혼 영상에 흐르자 제2의 애국가가 됐다.골프 영웅 박세리는 자신의 영웅으로 늘 아버지 박준철을 지목했다. 육상선수였던 딸의 골프 재능을 발견해 혹독하게 훈련시키고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였다고 했다. 박세리는 LPGA 투어 첫 우승 직후 아버지에게 전화해 "아빠 좋지"라고 자랑했고, 박준철은 은퇴 경기를 마친 딸을 꼭 안아주었다. 박세리가 한국 골프 역사를 창조한 영웅이라면, 박준철은 미국 언론도 대서특필한 한국 골프대디의 효시였다.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통찰은 언제나 무섭다. 침묵하던 박세리가 18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고소를 주도했다고 인정했다. 아버지의 빚을 수차례 변제하며 남 몰래 속을 끓였던 심정도 밝혔다. 아버지의 개인 빚이라면 계속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버지가 선을 넘었다. 공익재단의 인감을 위조해 국가 공공기관의 사업을 기만했다. 딸이 아니라 공익재단의 대표로서 아버지의 범죄 행위에 대응해야 했다.박세리는 기자회견에서 LPGA 무대를 지배했던 멘탈을 보여줬다.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과 심경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밝혔다.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할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아버지로 인한 또 다른 사건과 피해 방지를 위해 부녀간의 경제적인 분리를 선언했다. 그런 박세리가 "이런 일로 이 자리에 나와 있는 박 프로의 모습이 참 안타깝다"는 기자의 질문에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질문이 아니라 박세리의 기막힌 처지에 대한 위로에 가까웠다. 그녀를 위로하는 시청자들의 댓글이 쏟아졌다.이날 박세리 기자회견은 성공적인 공인의 기자회견 사례로 남을 듯하다. 이제 언론과 대중의 차례다. 공적인 지위 때문에 아버지를

  • [참성단] 수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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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수포자 지면기사

    3.14159265358979… 원주율(π)만 떠올려도 머리가 빙빙 도는 수포자(수학 포기자). 사실 수포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도 교실마다 "수학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을지 모른다. '수포자 코스'는 오래전부터 대물림되고 있다. 초등학교 때 분수라는 허들을 넘으니, 중학교 때 루트(√)가 가로막고, 고등학교 때 함수와 미적분을 만나면 결국 좌절한다는 슬픈 이야기다. 수포자=대포자(대입 포기자)라는 입시경쟁 등식은 무시무시하다.지난해 고2 학생 6명 중 1명은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2 수학 기초학력 미달률 16.6%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본집단 평가로 전환된 2017년(9.9%) 이후 가장 우려스러운 수치다. 중3 학생의 13%도 수학 기초 미달이었다. 코로나19 여파가 회복되지 않은 탓이라는 교육당국의 분석은 안이하게 들린다. 전문가들은 미달 비율이 10%를 넘는 자체가 경고신호라고 말한다.수학은 고대 문명과 함께 태동했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인도·중국 등에서 초기 수학적 개념이 등장했다. 0과 20진법을 사용한 마야인은 엘 카스티오 피라미드의 계단 그림자를 쿠쿨칸(깃털 달린 뱀) 형상으로 만들어냈다. 신라시대 세워진 국보 31호 첨성대는 27단의 동심원과 정(井)자 형 돌 한 층으로 28수 별자리를 상징한다. 놀라운 수학 원리와 과학적 탐구정신을 엿볼 수 있다.과학은 수학을 발판으로 물리학·화학·생물학·지구과학 등 다양하게 분화, 발전하고 있다. 뉴턴의 운동법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미적분과 기하학이 바탕이다. 만약 수학이 없다면 세상을 지탱하는 전 분야의 시스템은 마비되고 통제불능이 될 것이다. 당장 손안의 휴대폰은 물론 컴퓨터, TV도 사라진다. 병원·은행·경기장 등 일상에서 누렸던 많은 것들이 존재하기 힘들다.영국은 수학문맹자들이 정보와 기술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수학 의무교육을 확대했다. 일본도 이공계 대학생의 비율을 5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학이 곧 과학·기술이자 많은 분야의 기초가 되기 때

  • [참성단] 기후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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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기후와 예술 지면기사

    기후는 인류의 역사와 문명뿐 아니라 예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6~18세기 무렵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1.5℃나 낮아져 이 시기를 소빙하기로 분류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때는 기후 조건이 나빠 식물의 생장은 물론 농작물 수확량이 매우 적어 사람들의 영양 상태가 매우 부실하여 페스트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 수많은 유럽인들이 목숨을 잃는 이유가 됐다. 이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첫 장면에도 드러나는 바, 성루를 지키는 초병들이 춥다는 최상급의 표현을 거듭해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반면 망외의 성과도 있었는데, 세계적인 악기로 꼽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 같은 추위가 만들어낸 명품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크로아티아 지역의 단풍나무로 만들었는데, 혹한의 시기에 생장한 나무인지라 나이테의 밀도가 이례적으로 촘촘하여 다른 바이올린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음색을 낼 수 있었다.화산 같은 재해가 문명과 예술에 미친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3천500년 전 모세의 출애급 당시 산토리니에서 발생한 화산폭발로 크레타문명이 종언을 맞는가 하면, 베수비오 화산폭발로 찬란했던 폼페이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그로테스크란 말은 벽화·도자기·건축물 등에 새긴 그림 그로트(grotto)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로트는 동식물 등 다양한 그림을 복잡하게 구성한 이미지들을 가리킨다. 폼페이 유적에서 발견된 다양한 항아리 유물의 그로트들이 대표적이다.1815년에 분화하여 지구 생태계와 기후에 엄청난 영향을 준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은 유럽엔 길고 지루한 장마와 북미 지역엔 난데없는 6월 폭설을 몰고 왔다. 이 같은 불안한 상황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최초의 SF인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다. 그리고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섬의 화산폭발은 세기말 상황과 겹치면서 여러모로 영향을 주었다.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한참 전시 중인 뭉크의 그림이 그러한데, '절규'는 개인사적 불행과 불안의식에 세기말의 상황을 잘 대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요즘 6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폭염

  • [참성단] 강화도 산불과 '오물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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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강화도 산불과 '오물 풍선' 지면기사

    지난 9~10일 인천 강화군 세 곳에서 연이어 산불이 발생했다. 9일엔 삼산면(석모도) 야산에서, 10일엔 강화본섬의 하점면 봉천산과 양사면이다. 발생지 사이의 거리를 감안하면 방화로 보기 힘들고, 실화나 자연발화로 보기엔 이틀 동안의 우연의 일치가 통계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다.경인일보 기자가 세 군데 산불에서 공통적인 현상을 취재해 보도했다.(6월 14일자 1판 1면) 북한의 오물풍선이다. 삼산면과 양사면 산불은 발화 원점 반경 5m(특정발화구역)내에 오물 풍선 잔해가 불에 탄 채 발견됐고, 하점면 봉천산 산불 현장 곳곳엔 오물 풍선 잔해들이 흩어져 있었던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지난 5월 28일 밤 개시된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는 모두 네차례 실시됐다. 우리측 민간단체들이 북측에 날려 보낸 대북전단을 사상적 오물이라 비난했던 북한은 진짜 오물로 보복전을 감행한 셈인데, 문제는 풍선에 매달린 타이머와 기폭장치이다. 오물 투하 시점을 맞추기 위한 자폭 장치인데, 북한이 2016년 살포한 대남 삐라 풍선에서 처음 발견됐다.군 당국은 강화 산불 현장에서 기폭장치나 인화물질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산림청도 오물 풍선과 산불의 인과관계 판단에 신중하다. 다만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다른 산불 발화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발화 원인에서 오물 풍선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일 오물 풍선 중 하나가 부천시 대장동에 주차된 트럭 근처에서 폭발해 차량 운전석과 타이어가 불에 타기도 했다.2018년 스리랑카 노동자가 불을 붙여 날린 풍등이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의 유류탱크를 폭발시켰다. 버려진 풍등을 심심풀이로 날린 결과로 초대형 휘발유 탱크가 터져 수도권이 아수라장이 됐다. 하물며 자폭장치를 매단 수천개의 북한 풍선이 남한 전역의 상공에서 낙하했다. 위험시설이 가득찬 도심지역은 물론, 영동의 울창한 산림지역에서 상상을 초월한 재난을 일으킬 수 있다. 부천 차량 화재를 일으킨 폭발 정도면 충분하다.관계당국은 강화 산불과 대남 풍선의 인과관계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부천 차량 화재에

  • [참성단] 스마트 경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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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스마트 경로당 지면기사

    동네마다 자리잡고 있는 경로당은 몇 곳이나 될까. 전국의 경로당은 지난 2022년말 기준 총 6만8천180개로 5년새 2천576곳 늘었다. 무시로 드나드는 편의점(2023년 말 기준 5만5천800개), 동네슈퍼(2023년 3월 기준 2만7천247개)보다도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 노인공동체가 촘촘하고 일상에 가까이 들어와 있다는 얘기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일 부천형 스마트 경로당 성공사례를 전국 지자체 노인정책 담당자들과 공유했다. 부천형 스마트 경로당은 화상플랫폼을 이용한 실버로빅, 밸런스 워킹, 치매 예방 맨손체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여러 경로당을 동시에 원격으로 연결하니 강사비 절감 효과도 크다. 경로당에서 혈압·혈당·체성분·체온을 측정하면 데이터가 관내 보건소로 전달돼 건강수첩에 기록된다. 건강 이상이 감지되면 보건소에서 상담까지 받을 수 있다.경로당 앞 자투리땅 텃밭농사도 스마트로 혁신했다. 적정온도와 조명이 원격 관리되는 스마트팜에서 상추와 고추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확한 농작물로 점심식사도 함께 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니 경로당 가는 길이 즐겁다. 스마트 경로당은 일자리도 창출한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소외감을 해결해 줄 스마트 경로당 관리사가 등장했다. 스마트 경로당 관리사는 내년에 부천시에서만 37명이 일하게 된다.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던 어르신들도 이제 음식 주문·은행 업무·택시 호출도 문제없다.한국사회는 3대 인구구조변화(저출산·고령화·인구감소)가 고질적인 사회문제다. 2023년말 기준 총인구는 5천132만5천329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18.96%(973만명)다.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런 추세면 내년에 만65세 이상이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7%)에 진입했고, 2018년 고령사회(14% 이상)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화사회가 되는 셈이다.고령인구가 늘어나니 행복한 노후를 위한 관심과 노력은 자연스럽

  • [참성단] 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지역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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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지역 불안 지면기사

    연천군 중면행정복지센터 앞에는 '북한군 발포 '고사기관총탄' 낙탄지'가 있다. 2014년 10월 10일 북한군은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기관총을 발포했다. 그 중 한 발이 복지센터 앞 마당 아스팔트에 꽂혔다. 기관총탄은 구형 탱크 장갑도 관통한다. 총격 도발의 빌미는 대북전단 풍선이었다. 이날 탈북민들이 주도하는 단체들이 접경지역 일대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날렸다. 파주시 임진각 인근의 대북전단 풍선은 공개리에, 연천군 대북전단 풍선은 은밀하게 떠올랐다. 접경지역 전역에서 비상대기 중이던 북한군은 연천에서 떠오른 풍선에 주저 없이 발포했고 우리 군도 즉각 응사했다.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질 뻔했다.우리 정부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전단 살포를 사실상 중단했다. 대신 탈북민들이 설립한 북한인권단체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자임했다. 자유를 찾은 사람들이 북한의 반인권체제를 규탄하는 심리전에 앞장선다는 명분은 선명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공개적인 대북전단 퍼포먼스로 명성을 얻었다. 연천 낙탄사건 이후 사정이 변했다. 파주시, 강화군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대북전단을 날리려는 박씨를 막아섰다. 충돌은 격렬했다. 대북전단의 위력은 북한의 대응으로 확인된다. 연천 총격도발 이후 대북전단 살포 단체와 우리 정부를 향해 말폭탄을 쏟아내더니 급기야 2020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대북전단을 핑계로 폭파했다. 그때마다 대북전단을 놓고 내부 갈등은 정치권으로 번져 심화됐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만든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헌재가 위헌판결로 무효화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북한의 오물풍선에 대북전단 단체들이 맞대응하면서 잠재됐던 갈등이 다시 솟구치고 있다. 그 배경엔 접경지역 국민들의 불안이 있다. 연천 낙탄지는 불안을 증명하는 실체다. 경기도는 접경지역 민심 안정을 위해 특사경을 출동시켰다. 하지만 헌재가 허용한 대북전단을 막을 방법은 없다. 대북전단을 둘러싼 남남갈등은 북한이 오물풍선으로 실현하려는 심리전 목표와 정확하게 일치한

  • [참성단] 학생 전용 통학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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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학생 전용 통학버스 지면기사

    통학차량은 오랜 시간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논란을 이어왔다. 학생들은 운행시간이 불규칙하거나 한없이 돌아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등교와 동시에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시간 낭비와 체력 소모 등 불만이 쌓이자 1980년대 들어서 통학 승합차가 등판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기아차 봉고 코치(1981)·베스타(1986), 현대차 그레이스(1986), 아시아자동차 토픽(1987) 등이 학생들을 실어 날랐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 도심 학교로 유학 온 학생들의 필수적인 등하교 수단이 됐다. 하지만 통학 승합차는 수십 년 동안 묵인해온 불법이었다. 불시에 단속이 뜨면 학교 정문에서 100~200m 떨어진 골목길에서 학생들을 내려줬다. 만에 하나 적발됐을 경우에는 "기사님은 학원 운영하는 친척이고, 무료로 탄다"라는 거짓 각본을 짜놓기도 했다.통합형 학생통학버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한두해 나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무상 교통수단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고, 버스 등 기존 교통수단과 이익 충돌로 제도 시행 전 시동이 꺼졌었다. 학교별 통학차량 운영도 한계에 부딪혔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경기도교육청의 학생통학 순환버스가 더 환영받는 이유다.파주시를 누비는 학생 전용 통학버스는 '파프리카'다. 작명이 재기발랄하고 친근하다. 어디든지 자유롭게, 안전하고 편리한 통학버스라는 의미가 담겨 파(Far)-프리(Free)-카(Car) 란다. 파프리카는 지난 3월 1학기 개학에 맞춰 한정면허로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운정신도시 중·고교 18곳을 순환하는데 배차 간격도 5~15분으로 짧아 지각 걱정도 덜어준다. 기존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요금도 마을버스 수준이다. 지하철 등과 환승도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 파주 '파프리카'에 이어 올 2학기 의정부·구리·광주·오산 통학버스가 어떤 기발한 이름으로 등장할지 주목된다.보건복지부가 지난 6일 발표한 '2023 아동(18세 미만)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보니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14점이다. 수면시간은 줄고 앉아있는 시간은 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