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 미국 해방의 날, 한국 탄핵심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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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미국 해방의 날, 한국 탄핵심판의 날 지면기사

    도널드 트럼프는 최근 SNS ‘트루스 소셜’에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친구와 적을 막론하고 전 세계 모든 국가로부터 이용당하고 착취당해 왔습니다. 이제 사랑하는 우리 미국이 그 돈의 일부를, 존경을 되찾아 올 때입니다. 신이시여 미국을 축복하소서.” 그날이 왔다. 트럼프는 2일 오후 4시 백악관에서 미국 해방을 위한 보검, 상호관세를 뽑아든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5시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예상대로 충격적이면 지금 언론들은 일제히 미국 발 경제공포를 쏟아내고 있을 테다. 캐나다와

  • [참성단] 지역특산물 삼켜버린 괴물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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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지역특산물 삼켜버린 괴물산불 지면기사

    송이는 예로부터 상서로운 선약(仙藥)으로 대접받았다. 고려 시인 이규보는 ‘신선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칭송했다. 향년 83세 조선 최장수 임금인 영조는 송이를 꿩고기·복어·고추장과 함께 ‘4대 별미’로 꼽으며 귀히 여겼다. “송이를 꿩고기와 함께 국을 끓이거나 꼬챙이에 꿰어서 유장을 발라 반숙에 이르도록 구워 먹으면 채중선품(菜中仙品)이다.” 당대 의관이던 유중림이 ‘증보산림경제’(1766·영조42)에서 송이의 음식궁합을 기록한 것은 우연이 아닐 테다. “3대째 송이 산을 운영해 왔는데 제 대에 와서 완전히 타버렸네요.” “평생 먹

  • [참성단] 진달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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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진달래 꽃 지면기사

    어릴 적 진달래꽃은 구경거리였다기보다는 먹을거리였다. 세끼 밥 이외에 먹을 게 많지 않던 봄철이면 동네 아이들은 산에 올랐다. 진달래꽃을 따 먹기 위해서였다. 진달래는 산 정상 부근 양지 바른 곳에 군락을 이루었다. 진달래꽃은 많이 먹는다고 배가 부른 것도 아니었는데, 아이들은 몰려다니면서 진달래꽃을 따 먹고는 했다. 그때 우리들은 아마도 진달래를 찾아 산을 타는 일을 하나의 놀이로 여겼던 듯싶다. 봄철 수도권 최대 꽃 축제 중 하나가 인천 강화군 고려산 진달래 축제다. 올해는 4월 5일부터 13일까지 예정돼 있었는데 강화군이 이

  • [참성단] 만우절과 ‘11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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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만우절과 ‘112’·‘119’ 지면기사

    지난 18일 오전 6시58분, 인천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로 ‘ㄴ’ ‘ㅇㄹ,야’라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신고 이유를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상황실 근무자는 신고자가 확인 전화를 안받자 위급상황을 의심했다.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해 즉시 출동해 선착장에 쓰러져 있는 30대 남성을 구조했다. 느낌만으로 위급상황에 대응한 112 출동으로 범죄를 해결한 사례들이 무수하다. 2023년엔 택시기사가 승객이 마약사범으로 의심되자 일상적인 통화를 가장해 112센터에 신고했고, 감 잡고 수원역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에 범인을 넘겼다. 한

  • [참성단] 반바퀴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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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반바퀴 혁명 지면기사

    제주도 도동리 양관식이 아버지, 할머니와 겸상하던 밥상에서 어머니와 아내 오애순과 딸 양금명의 밥상으로 밥주발을 들고 돌아앉았다. 양관식은 유교적 규범, 제주도에서 유별났던 남존여비 가부장 문화에 등을 돌렸다. 훗날 딸 금명은 상견례에서 예비 시부모에게 숭늉을 떠주면서 ‘그 시절 아빠의 반바퀴가 혁명’이었음을 깨닫는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한 장면이다. 혁명은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그런데 한바퀴 돌면 바꿀 수 없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탄생한 제1공화국은 왕정에 버금가는 반혁명 전체주의로 나폴레옹의 제정을 열었다.

  • [참성단] 서해수호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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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서해수호 영웅들 지면기사

    2002년 6월 29일, 한일월드컵 4강전이 열리는 날 아침이었다. 서해 연평도 근해에서 남북 간 충돌이 일어났다. 북한 함정이 NLL(서해북방한계선)을 침범해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정을 공격했다. 함포·기관포를 주고받는 치열한 격전으로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 등 6명이 전사했다. 북한군도 13명 사망, 25명 중상으로 피해가 컸다. 국방부는 2008년 4월 서해교전에서 ‘제2연평해전’으로 명명했다. 2010년 3월 26일 고요한 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업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침몰했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

  • [참성단] 환갑의 산불진화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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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환갑의 산불진화대원 지면기사

    도깨비불이 날아다니고, 능선을 따라 불길이 무섭게 번졌다. 신라고찰은 전소됐고, 마을은 화마에 포위돼 잿더미가 됐다. 신목으로 여기던 900살 은행나무도 까맣게 탔다. 화마는 주택·창고·공장 가릴 것 없이 모조리 삼켰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 이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 의성, 울산 울주, 경남 김해 등 23일 하루에만 31건에 달한다. 경기·인천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평·여주·화성·동두천·연천·인천 경서동 야산 등 곳곳에서 불이 났다. ‘초여름 같은 봄날씨’ 예보는 불길했다. 봄철에는 한반도 남쪽에

  • [참성단] 갈등 유발자 정당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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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갈등 유발자 정당 현수막 지면기사

    야당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이란 현수막을 붙이니 여당에서는 ‘내전선동 이재명 즉각 퇴출’이란 내용으로 반격했다. 거리 곳곳에 나붙은 정당 현수막이 가뜩이나 양쪽으로 쪼개져 싸우는 국민 갈등을 부추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정당 현수막이 거기 적힌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상대방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홧김에 정당 현수막을 훼손했다가 경찰 수사를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당 현수막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에 정해진 허가·신고, 금지·제한

  • [참성단] ‘민감국가’의 ‘사법 슈퍼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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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민감국가’의 ‘사법 슈퍼위크’ 지면기사

    지난 주말 안덕근 산업부장관이 미국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만났다. 한국을 ‘민감국가’(Sensitive Country) 후보국으로 올린 미 에너지부의 결정을 바꾸기 위한 회담이었다. 미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에 한국에선 자초지종을 살필 겨를 없이 난리가 났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핵무장론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친중·반미 노선과 줄탄핵을 원인이라 과장했다. 현상 파악과 대응에 육하원칙이 사라진 정치에 나라의 격이 무너졌다. 미국은 ‘민감국가’에 민감한 한국의 호들갑에 놀란 표정이다.

  • [참성단] 생계형 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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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 생계형 절도 지면기사

    지난 2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맨홀에 빠진 페루 여성의 영상이 해외토픽을 장식했다. 일주일 전 도둑들이 철제 맨홀뚜껑을 훔쳐가는 바람에 나무뚜껑을 임시로 덮어놓아 발생한 사고였다. 다행히 사다리로 여성을 구조했지만, 하마터면 생사람을 잡을뻔했다. 2000년대 한국에서도 경기불황 때마다 유사 범죄가 빈발했다. 맨홀 뚜껑은 물론이고 가로수 보호용 철제 덮개와 등산로 펜스도 표적이 됐다. 밤새 학교 교문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소방호스에 달린 구리도 손을 탔다. 유가가 치솟으면 화물차 연료 도둑이 기승을 부렸고, 차주들은 연료통에 자물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