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국회 선진화법
    참성단

    국회 선진화법 지면기사

    ‘악법도 법’이 소크라테스의 말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학계에서는 로마의 법률가인 울피아누스가 “이 법은 지나치게 심하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기록된 법이다”고 한 말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 말이 소크라테스의 말로 와전된 건 1937년 일본 극우주의 법 철학자 오다카 도모오가 출간한 ‘법철학’에서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든 것도 실정법을 존중했기 때문”이라며 “악법도 법이므로 이를 지켜야 한다”고 했던 글 때문이다.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회선진화법 85조 2항은 대충 이렇다.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 또는 소관 상임위 위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꾀한다는 명분에 따라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이다. 신성한(?) 국회에서 몸싸움이나 난투극을 일소하고 날치기와 같은 후진적 국회문화를 척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이라고도 한다.이 법 덕분에 국회의 일상적인 풍경이었던 난투극이 사라졌다.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던, 쇠망치가 등장하고 소화기가 뿌려지고 급기야 최루탄까지 터지는 폭력국회도 온데 간데 없어졌다. 그렇다고 국회의 품위가 높아졌다고 생각하면 그건 큰 오산이다. 물리적 충돌은 사라졌지만 선진화법으로 국회가 파행된 사례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지난해 4월 임시국회는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부딪치면서 국회 전체를 마비시켰다. 방송법 하나가 120여개 다른 법안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이 법으로 지연되자 선진화법 개정요구가 거세게 불었다.요즘 국회선진화법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국회선진화법이 ‘망국법’이냐, ‘악법’이냐 논란이 일 때마다 국민들은 이렇게 서로 딴죽 걸며 국회를 파행시키느니 차라리 검투사처럼 목숨을 걸고 싸워 이기는 쪽 손을 들어 주는 게 낫다고 탄식한다. 법 앞에 ‘선진(先進)’이라고 명명한 것은 협상과 타협을 통해 한

  • 브라질야구와 중국축구
    참성단

    브라질야구와 중국축구 지면기사

    축구 왕국 브라질이 야구는 젬병이고 중국 또한 거의 모든 스포츠에 뒤지지 않지만 축구만은 글렀다. 하지만 근년 들어 사정이 꽤 달라졌다. 브라질은 일본계 이민을 중심으로 야구 레벨이 상승,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선수까지 생겼고 지난 3월 상파울루 시내 야구장에선 U18(18세 이하) 브라질 대표 팀과 일본체육대 팀의 친선 야구경기가 벌어졌다. 결과는 브라질 승리였다. 처음부터 브라질이 리드, 일본이 추격하자 관중석 열기는 달아올랐고 막판에 무사만루의 핀치를 극복한 브라질이 3대2로 이겼지만 그건 전적으로 일본인과 일본계 이민 덕이었다. 그날 경기의 쿠로키(黑木豪) 일본체육대 코치부터 브라질 U18대표 팀을 지도한 바 있고 조르지 오쓰카(george·大塚) 브라질 야구연맹 회장도 일본계일 뿐 아니라 야구 선수 60~70%가 일본 출신이다.축구를 족구(足球:쭈치우)라고 부르는 중국은 어떤가.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이 이란 42위, 일본 53위, 한국 56위인데 중국은 83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개최국의 예선 면제 덕분에 중국이 첫 출전했지만 전패했고 그 후 월드컵 근처에도 못 갔다. 그런데 중국 족구와 족구운동원(축구선수)은 왜 기를 못 펼까. 중국에도 프로리그는 일본과 같은 시기인 1994년 출발했지만 승부조작이 만연, 2013년엔 33명의 선수가 영구 추방되는 등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 선수들을 대거 영입, 드디어 광저우 헝따(廣州恒大) 팀이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를 제패했고 이번(올해)에도 그 팀은 서울을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위대한 중화민국 실현의 중국 꿈(中國夢)에 축구 강국 또한 포함된다’고 강조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축구를 초·중등 필수과목으로 두는 등 지난 2월 말 중앙개혁 전면심화 지도자대회에서 축구발전의 전면적 개혁을 선언했다.장기 목표는 월드컵 유치와 우승이다. 그리되면 중국 축구의 세계 제패와 함께 브라질 야구 또한 세계 정상으로 뛰어오를지도 모른다. 중국의 축구 제패라! 쉽지는 않을 게다.

  • 김정은 우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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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우상화 지면기사

    북한 교사용 교재의 김정은 우상화는 이렇다. ‘3살 때 총을 쐈고 3초 이내에 10발을 명중, 100% 통 구멍을 낸다. 자동차 운전도 3살 때 했고 8살에 도로를 질주했다. 6살 때 야생마를 기마수 보다도 잘 탔다. 피아노 등 여러 악기를 누구보다도 잘 연주한다. 스포츠도 못하는 종목이 없다. 10대에 정치 경제 철학 역사 수학 물리 군사 외교 등 높은 경지에 도달했다’ 등. 김정은 우상화는 세습 전부터였다. 2010년 10월 평양 군사퍼레이드를 본 오익제 조평통 부위원장은 ‘천리혜안의 영지(英智), 해박한 식견, 신비의 판단력, 무비(無比)의 담력, 대를 잇는 절세의 위인’이라고 찬양했다. 게다가 ‘영 독 불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중 일 러시아어까지 학습 중이며 정치 경제 문화 역사 군사에도 정통하다는 게 그 해 10월 16일자 중국 언론 보도였다. 그게 사실이면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천재가 강림(降臨)한 거다. 우상화(idolize)의 ‘偶’는 ‘허수아비 우’자다. 목석, 금속 따위로 만든 불상이 우상이고 미신 대상물도 우상이다. 그렇다면 그의 헤어스타일처럼 세상의 모든 우상 중 가장 독특한 우상이 아닐까. 하지만 CNN은 솟구친 그 헤어스타일이 그의 파워 표출과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지난 2월 20일 CNN TV엔 그의 모습과 함께 ‘Kim Jong-un shows off new, power haircut’ 자막이 떴다. 그럼 그의 독기(毒氣)가 그 머리카락에서 뻗쳐오른다는 건가? 올 들어서도 15명의 고위층을 소총이 아닌 중화기로 그야말로 박살을 냈다는 거 아닌가.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주인공 랜들 박이 흉내를 내 보기도 한 그 별난 헤어스타일을 뉴욕타임스는 또 ‘Joey Essex haircut’이라고 했다. 영국 동남부 주(州)의 캥거루새끼 같다는 거다. 짧은 머리가 또 crop이지만 농작물 말고 새의 멀떠구니라는 뜻도 있다.아무튼 한반도의 미래가 그 청년 머리에 걸려 있다는 건 지독한 난센스고 막심 막대한 민족의 비극이다. Google이 선정한 최고 미래학자에다가 미

  • oh!월 oh!일
    참성단

    oh!월 oh!일 지면기사

    oh!월 oh!일5월 5일은 감탄사 oh!가 겹치는 ‘oh!월 oh!일’인가. 낙엽 져 헐벗은 채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온 산의 나무들이 일제히 녹색 이파리를 피워내고 온갖 꽃들이 경염(競艶)하듯 만발하다니! 온 들에도, 공원에도, 집 뜰에도…. 저건 기립박수 감 아닌가!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기립, 손뼉을 쳐대며 새 풀 옷에 꽃 장식 왕관을 쓴 계절의 여왕에게 목청껏 환호성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 꽃 축제, 신록(新綠) 축제는 다음 차례다. 영어권 국가에선 5월을 백화가 만발한다고 해서 may flower(5월 꽃)라 찬미 찬탄하고 그 많은 꽃 중에서도 암리(岩梨) 또는 암당자(岩棠子)라 부르는 산사(山査)나무의 눈부신 백화를 제일로 꼽는 까닭은 may가 바로 산사나무를 뜻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아예 ‘5월 꽃’이 개척한 나라다. 영국 청교도가 아메리카 개척 길에 오른 배가 may flower호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Mayday(5월祭)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거다.또한 may가 그리스신화의 봄과 풍요와 증식(增殖)의 여신인 마이아(Maia)에서 왔듯이 5월은 풍요와 증식을 상징한다. 들판의 푸르러 가는 농사도 그렇고 어린이들의 환성으로 가득한 oh!월 oh!일 오늘 어린이날도 그렇다. 그러나 금년 어린이날 축제와 환호 뒤엔 어두운 그림자가 어린다. 심각한 출산율 저하 때문이다. 1980년 570만이던 초등생이 작년엔 300만이었듯이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어린이날 어린이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oh!월 oh!일 감탄사 옥타브도 점점 내려갈 거고 끝내는 제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리와는 반대로 중국의 두 번째 출생 아이는 출생신고도, 호적에 올리지도 못한다. 그 존재감 zero의 유령 아이를 막기 위해 해외 원정 출산이 많다는 거다. 또한 전 세계 어린이의 23%는 교육도 받지 못한다. 우리 땅에도 가난과 결손가정 아이, 고아, 가정폭력과 학대, 왕따 등 불행한 어린이는 많다. 어린이 교통사고도 5월이 많다고 했다. 5월 5일 만이라도 조난 신호 Mayday

  • 아베의 영어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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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의 영어연설 지면기사

    일본인은 영어가 서투른 니가테(苦手), 헤타(下手) 정도가 아니라 데키나이(不可)다. 그들은 ㄱ ㄹ ㅁ 등 자음 받침과 ㅓ ㅐ ㅡ 등 모음 표기, 발음을 못한다. prime minister의 prime이 푸라이무, president→푸레지덴토, politics→포리팃쿠스다. apple→앗푸르, Google→구구루, dollar→도루, 클린턴→쿠린톤, 네팔→네파루, 이집트와 베트남도 에지푸토, 베토나무다. 서울→소우루, 새누리당→세누리黨, 세월호→세오루號, 박근혜→바쿠쿠네 식이고 girl→가루, handbag→한도바쿠, gang→걍구, 빌딩→비루딩구, 트럭→토라쿠, rule도 ‘루루’다. 그러니 아베 총리의 엊그제 미국 의회 영어연설은 난센스다. 그 발음을 차마 귀를 열고 들어줄 수 없었다. 그런데도 킥킥 쿡쿡거리는 소리 하나 새지 않은 건 대단하고도 존경스럽다. 그러기는 커녕 몇 번씩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는 거다.미·일 밀월 무드야말로 더 이상 있을 수 없도록 끝내줬다고 했고 아사히신문은 ‘국보급(國寶級) 환영’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영어는 엉터리지만 일본인의 술 센스만은 가히 국보급이다. 만찬 건배주가 유명한 일본 전통주였고 정선된 원료로 오랜 기간 숙성시킨―긴죠(吟釀)시킨 ‘닷사이(獺祭)’였다고 했다. ‘닷사이(달제)’란 수달(獺)이 잔뜩 포획한 물고기를 늘어놓고 제사를 지낸다는 뜻이고 그 물고기를 달제어(獺祭魚)라고 한다. 시문을 지을 때 많은 참고서를 인용한다는 뜻의 ‘달제’라는 말도 그 ‘달제’에서 왔다. 그런데 이 말이 더욱 유명해 진 건 메이지(明治)시대의 유명한 시인이자 ‘하이쿠(俳口→일본 전통短詩)’라는 말을 처음 쓰기도 한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가 그의 거처를 ‘닷사이쇼오쿠(獺祭書屋)’라고 했고 그의 아호도 ‘닷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술 이름이 그 ‘닷사이’라면 멋지지 않은가.오바마 대통령이 그 건배주의 연유를 알았다면 감격에 겨웠을 게다. 그런 전통주 내력도 모르고 하이쿠를 읊었다면 헛일이다. 5 7 5의 17음 형식으로 제대로 읊었는지도 의문이고…. 일국의 총리와 대통령

  • 新냉전시대
    참성단

    新냉전시대 지면기사

    닉슨 비평가로 유명했던 저널리스트 제임스 레스톤은 외교(外交)의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썼다. “외교는 인간관계와 같다. 그 관계는 끝이 없다. 한 문제를 해결하면 보통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 복잡하게 만든다.” 외교란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화해하며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견제하는 복잡한 인간관계와 같다는 뜻이다. 나폴레옹도 “외교는 화려한 복장을 한 정치”라고 말했다.미국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총리에 대한 미국의 대접이 극진한 모양이다. 행정수반에 불과한 그가 일왕(日王)같은 국빈 대접을 받고 있다. 백악관 공식 만찬때 오바마 부부는 백악관 현관까지 나와 아베 부부를 맞이했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외국정상을 위한 백악관 공식 만찬은 단 7차례에 불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정에도 없이 아베 총리를 ‘링컨 기념관’으로 안내했다. 지난 4월 15일은 남북전쟁 종식과 링컨 대통령 서거 150주년이 되는 날로 기념관 방문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아베는 이 자리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애칭(Ab)과 자신의 이름(Abe)이 비슷하다고 자랑했다. 생전에 정의와 통합 그리고 평화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던 링컨 앞에서 과거사에 대해 단 한마디 사과도 않는 뻔뻔함을 보이면서 말이다. 우리 입장에선 아베편을 드는 듯한 오바마에게 섭섭함도 느껴지지만, 외교란 그런 것이다.미국과 일본의 밀월 관계가 자칫 동북아 지역에서 북·중·러 연대를 대폭 강화시키는 빌미를 줄 수도 있다. 만일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면 북핵 6자회담이 유명무실해 지고, 북한의 핵무기가 암묵적으로 용인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약속이나 한 듯 중국과 러시아 모두 북한과 경협 확대를 통해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달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반파시스트 전쟁승리 70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여기에 북한의 김정은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3자가 회동해 지금 미국서 벌어지는 미·일 정상들의 화려한 퍼포먼스에 대해 반기를 들어, 신 냉전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렇듯 미국, 중국

  • 판사님의 눈물
    참성단

    판사님의 눈물 지면기사

    남자 어른이 찔찔 우는 거야말로 가관이다. 돈 배포깨나 큰 마당발 성완종은 자신은 MB맨이 아니라며 찔찔거렸고 이완구는 총리 인준 청문회 때 당한 설움이 북받쳐 눈물을 훔치더니 총리를 사임, 떠나가면서도 울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아랫입술을 한껏 깨물었다. 원래 정치인은 잘 운다. 특히 미국 대통령은 거의가 울보였고 눈물단지(tear bottle)였다.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도중하차 때(1974년) 울었고 카터는 1977년 대선에서 승리, 귀향해 펑펑 울었다. 포드와 레이건은 비극배우 뺨칠 정도로 툭하면 훌쩍거렸고 힐러리 남편 클린턴도 1993년 흑인교회 예배 때와 1997년 취임식 날 눈물을 훔쳤다. 호방하고 저돌적이고 안하무인의 술꾼인 처칠도 1941년 8월 로렌스 올리비에(Olivier)가 넬슨 제독으로 나오는 영화 ‘해밀턴 부인’을 보다가 넬슨이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 줄줄 눈물을 흘렸다.삼국지를 봐도 유비야 늘 심약하고 포근한 울보였지만 냉혹한 제갈 양까지도 일벌백계로 마속을 베고는 어깨를 들썩거렸다. 그게 이른바 ‘읍참마속’ 아닌가. 눈물 효과―읍소(泣訴) 효과라는 것도 있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기도―읍도(泣禱)를 해야 하나님 귀에 잘 들리고 울면서 간절히 청해야(泣請) 도척도 마음이 흔들린다고 했다. 무슬림(이슬람교도)처럼 땅에 엎드려 기도하며 울면(伏地流涕:복지유체) 알라신의 감응은 더욱 빠를지도 모른다. 가장 큰 눈물방울은 뭘까. 닭똥 같은 게 아니라 구슬 같은 눈물이다. ‘주루(珠淚)’라고 한다. 닭똥 같든 주루 같든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러시아의 푸틴, 북한 김정일은 울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그런데 판사가 울먹거렸다는 건 금시초문이다. 그것도 화장실에서 운 게 아니라 세월호 항소심 판결문을 읽던 광주고법 서 모 판사가 그랬다는 거다. 대폭 감형(선원들) 이유도 동정이었나? 재판중의 판사 대뇌는 영하 10도쯤 돼야 하는 거 아닐까. 차가운 이성이 감성화, 뜨뜻미지근해진 거 아닌가. 남자는 평생 세 번 운다고 했다. 태어날 때와 부모 별세 때다. 한 번

  • 대통령의 체력
    참성단

    대통령의 체력 지면기사

    국가 원수가 졸도 실신 기절 혼절만 안 해도 그 국민은 다행이다. 2009년 9월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Peres) 대통령은 고령(86세) 탓일까? 텔아비브 회합에서 발언 중 졸도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대통령 격)도 78세 때인 2004년 10월 산타클라라 예술대학 졸업식에서 축사 도중 실신, 넘어져 무릎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2001년 7월에도 옥외에서 연설하다 기절했고 그 한 달 전에도 하바나 근교 집회에서 미국의 쿠바 적대시를 비난하는 사자후를 토하다가 혼절, 10분 후 연설을 재개했다. 그가 여러 번 졸도한 체력에도 아직 생존(89세) 중인 건 기적 아닐까. 철의 여인 대처도 늙으면 푸석돌이 되는 건지 68세 때인 1994년 3월 칠레 방문 때 연설 중 실신, 얼굴을 마이크에 부딪치며 쓰러졌고 부시 미국 대통령도 2002년 1월 미식축구를 보다가 과자가 목에 걸려 기절했다. 아버지 부시도 1992년 일본 만찬장에서 쓰러졌고….그런데 잠시 졸도는 문제도 아니다. 보리스 옐친(Yeltsin) 러시아 대통령은 폐 간 심장 신장 척추이상 등 ‘걸어 다니는 병주머니’에다가 알코올 중독이었고 존 F 케네디도 부신(副腎) 기능 이상 등 8가지 약을 달고 다녔다. 2001년 4월 탄핵으로 물러난 와히드(Wahid)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또 탄핵 충격 탓인지 뇌일혈로 왼쪽 눈이 멀었다. 그럼 가장 건강한 국가 원수라면 누굴까. 단연 러시아의 푸틴일 게다. 그는 60세 생일인 2012년 10월 국제유도협회로부터 유도 8단 인증서를 받았을 뿐 아니라 툭하면 웃통 근육질을 노출한 채 말을 타고 산악지대를 누비는 등 ‘러시아의 람보’에다 만능 스포츠맨이다. 우리 대통령들도 건강했고 겉보기엔 약한 MB도 꽤 건강한 편이었다. 자못 국민의 홍복―크나큰 복이 아닐 수 없다.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남미 순방이 너무 무리였던가. 과로와 만성피로로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반도의 대척점인 지구 정반대 쪽 남미 비행엔 24시간이나 걸린다. 웬만한 체력으로 3등석을 타기엔 엄두가 안 난다. 대통령

  • 네팔 대지진
    참성단

    네팔 대지진 지면기사

    유럽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새하얀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과 석가모니→사카무니(Sākyamuni)가 태어났다는 룸비니 동산의 ‘근심 없는 나무’―무우수(無憂樹)까지도 빤히 눈에 잡힐 듯한 신성한 땅 네팔이 절망의 땅으로 돌변했다. 25일 정오 남한보다 약간 큰 네팔 왕국의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저승의 석가모니도 깜짝 놀라 깼을 대지진이 발생, 어제 1시 현재 3천200명이 숨지고 7천명이 다쳤다. 중국 CCTV는 진도가 7.8이 아닌 8.1이라고 했다. 그런 대지진으로 수도 카트만두와 주변 도시까지 폐허가 됐고 에베레스트에서도 눈사태로 17명이 죽고 61명이 부상했다. 세계문화유산 4곳도 무너지는 등 관광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난한 나라의 한탄이 뼛속에 사무친다. 이번 강진은 강력한 진파(震波)가 북으로는 중국의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까지, 남으로는 인도 북부까지 뻗쳐 각각 20여명과 80여명의 사망자를 냈고 26일에도 7.1의 여진이 계속됐다.네팔이라면 천수관음보살의 천 개의 팔이 아닌 네 개의 팔을, 수도 카트만두(Kathmandu)는 커트 만두를 연상케 하지만 Nepal의 영어 발음은 ‘니폴’이고 중국에선 ‘니보얼(尼泊爾:니박이)’이라고 부르지만 1934년 네팔 지진 때도 무려 1만700명이 죽었다. 이번 네팔 지진을 가장 열렬히 보도하는 언론은 CNN과 중국 CCTV다. CCTV는 어제 1시 뉴스도 장장 35분간 상세히 보도했다. 찬디가르 트리뷴 신문과 ‘DAY & NIGHT TV’ 등 인도 언론도 현장을 누볐다. 이웃사촌 국가에다가 인도의 젖줄인 갠지스 강 근원이 네팔이기 때문인가. 중국이 ‘加德滿都(가덕만도:지아더만두)’로 표기하는 수도 카트만두는 1596년 건립된 목조 사원인 ‘카트만두’에서 유래했다.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일본도 이번 네팔 지진이 남의 일 같지 않다. 30년 안에 일본 수도권인 칸토(關東)지방에 7.0 이상의 지진이 날 확률이 70%라고 했다. 지진 없는 나라, 단 한 가지만 해도 ‘대한민국 우리나라 좋은 나라!’ 소리치고 싶은, 눈물겹도록 좋

  • 死者의 후폭풍
    참성단

    死者의 후폭풍 지면기사

    불교에선 죽어서 다음 생을 받기까지, 그러니까 저승에 안주(安住)할 때까지 七七日 걸린다고 했다. 그 49일을 중유(中有) 또는 중음(中陰)이라고 한다. 고인에게 49재를 지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아직 저승 가는 도중이겠지만 그의 사후(死後) 폭풍이 되우 거세다. 죽음으로써 완전히(完) 종(鐘)을 쳐 끝낸(終) 게 아니라 조종(弔鐘) 울림은 계속되고, 이래저래 죽어서도 대단한 사람이다. 그를 ‘죽은 제갈 양이 산 중달을 달아나게 했다(死諸葛走生仲達)’ 고사에 비유하면 어떨까. 제갈 선생이 오장원(五丈原)에서 병사하자 라이벌 사마의(중달)가 천문을 보고 제갈의 죽음을 감지, 촉군을 맹추격한다. 그런데 거기까지 예견한 제갈 양이 자신의 모습을 목상(木像)으로 만들어 세우자 멀리서 바라본 중달이 제갈공명이 여전히 살아 있는 줄 알고 혼비백산했다는 삼국지 고사다. 망원경 없던 시절의 희극이라고나 할까.“날 죽여? 어디 네X들 두고 보자! 이완구 너부터!” 식으로 남긴 유서 ‘성완종 리스트’가 일파만파다. 도대체 그의 금력이 권력, 금융계 등과 얼크러진 인맥 암호지도가 어디서 어디까지 그려진 건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지경 아닌가. 과시 돈 모으는 데 천재였고 사방팔방 로비, 인맥 구축에 귀재였다. 그런데 그에게 제갈공명처럼 사후까지 내다본 안목이 있었다면 ‘사면 로비, 사면 거래, 사면 시장’이라는 웃지 못할 말까지 도처에서 불거지는 등 대통령의 사면권까지 웃음거리로 만들 것이라고는 내다보지 못했을까. 참으로 가증스러운 건 또 안 봐도 빤한 걸 잡아떼는 후안무치다. 이석기 같은 내란 음모, 국가 전복까지 기도한 자까지도 사면, 금배지를 달아준 집단 아닌가.선의의 피해자가 안타깝다. 대출 관련 은행권, 금융회사 손실은 그렇다 치고 법정관리, 상장 폐지로 개인 투자자 손실만 수백억이라고 했다. 또한 경남기업과 계열사가 짓는 아파트만도 전국에 수도 없다. 그게 모두 중단된다면 날벼락 아닌가. 웰 빙보다 웰 다잉(well dying)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사리잡놈도 그 죽음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