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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질을 장려한다? 지면기사
“소도리 행 댕기지 말라. 들어도 못 들은 척 속심행 다니곡. 속 어신 사람처럼 와리지랑 말고 다니라. 놈덜 싸움 만들곡 이녁 모심만 막아져부러.” 제주도 사투리를 모은 한 사이트에서 퍼올린 글이다. 내용은 “고자질 하지마라. 들어도 못 들은 척 입 다물고 다녀라. 생각없는 사람처럼 부산떨지 말고 다녀라. 남들 다툼 만들고 자기 마음 상한다”라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모진 풍파를 겪은 탓인지 제주도 어머니들이 요즘까지 자식들에게 가장 많이 당부하는 말이라고 한다. 아마 고자질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정서를 잘 대변하는 대목인 것 같다.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 포상금제가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는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 제도는 지난 2000년에 쓰레기불법투기 신고 포상금제가 사실상 원조격이다. 그후 교통법규 위반차량신고제, 수입농산물 불법유통신고제, 야생동물 밀렵 및 거래신고제, 노래방 탈법영업신고제, 부동산 중개수수료 과다청구신고제, 심지어 구제역 의심가축신고제까지 이루 열거할 수 없을만큼 다양하다.최근에는 지방 및 대선을 의식한 중앙선관위마저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한 시민신고를 적극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선거범죄 신고포상금을 신고내용에 따라 최고 30만원이던 것을 무려 1천만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또 경기도는 가짜 경기미를 유통시키는 행위자를 신고하거나 검거할 경우 1건당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조례를 개정, 다음달부터 시행키로 했다.신고 포상금이 이처럼 거액으로 부풀려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겠으나 아무리 이해하려해도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목 좋은 곳'에서 진을 치고있던 전문 고발꾼들에 의해 적발당한 수많은 운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억울해하면서도 마땅한 항변도 못한 경험이 한두차례씩 있었을게다. 이들의 심사가 어떠했을지는 미루어 짐작이 간다. 애매한 교통신호체계 앞에서 먹이 감을 집어삼키듯 사진찍는 현실은 취지가 어떻든 웃지못할 우리사회 오늘의 자화상이다.이래서 이 제도를 현정부의 대표적 '고자질 장려정책'으로 꼽는지도 모른다. 단순히 교통사고가 줄어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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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경고 지면기사
최근들어 '거품경고'가 자주 나오고 있다. “거품(버블)경제의 위험이 있다” “가계 거품이 문제다” “부동산 버블 경고”등등. 이러한 거품경고의 중심에는 아파트가 있다. 태풍의 핵에 부동산이 있는 셈이다. 거품경고가 나오게 된 것도 집문제 때문이다. 집값 폭등과 아파트 시장의 투기열풍으로 거품경고가 시작됐다.서울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값은 하늘을 찌를듯이 치솟았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1천대 1을 넘는 일이 생겼다. 서울에는 평당 매매가격이 4천만원이나 하는 아파트까지 등장했다. 지난 3월1일 기준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시세를 조사한 결과 나온 기록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10평형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4억원이나 됐던 것이다. 이 아파트는 재건축될 주공 저층아파트다.이 아파트는 올초만해도 평당 3천만원이었는데 사업승인을 받은 이후 두달만에 1억원이나 오른 것이다. 재건축을 하면 10평 아파트가 몇평이나 더 커지고 가격이 얼마나 뛸지 알수 없지만 일반 서민들은 꿈도 못꿀 엄청난 값에 놀랄뿐이다. 이밖에도 평당 2천만원 이상으로 팔리는 아파트가 서울에는 수두룩하다고 한다.이러한 아파트 시세는 지난 3월6일 정부가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등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하기 전에 조사된 것이다. 대책발표이후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지 궁금하다.아파트값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지만 두고볼 일이다. 과거에도 아파트값이 폭등할 때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일시적으로 주춤하다가 곧바로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른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어쨌든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의 이상과열 현상이 지속되자 거품경고가 뒤이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주택가격의 상승률(9.9%)과 아파트값 상승률(14.5%)이 명목 경제성장률(4.3%추정)의 2배를 웃돌았다”고 지적, 거품발생을 경고했다. 금융연구원도 은행의 주택담보 가계대출이 계속 늘어나가다 나중에 담보물 가치가 떨어지면 은행들도 부실채권 증가로 위기를 맞을수 있다고 지적했다.지금처럼 금리가 싸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집을 사거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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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선제라는 실험 지면기사
자칭 반미주의자도 미국정치와 선거의 절차적 민주성만큼은 부러워한다. 민주·공화 양당이 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예비선거에서부터 선거인단 투표까지 거의 1년에 걸친 대선과정은 지구상의 가장 흥겨운 정치페스티벌로 비쳐진다. 물론 재작년 부시-고어 대결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더 많이 받은 고어가 선거인단 수에 밀려 재검표 소동 끝에 고배를 마시는 바람에 미국 대선도 어딘가 결함이 있다는 의혹이 널리 고개를 들긴 했지만 말이다.한데, 미국의 역사를 공부해 보면 이렇듯 모범적인 미국의 대선절차가 사실은 '반민주적인'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흥미로운 해석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독립을 이끈 지도자들,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들은 주로 지주와 부르주아 계급 출신으로서 신생합중국의 권력이 머릿수에서 압도적인 서민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온갖 머리를 짜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침내 지금과 같은 간선제 방식의 복잡한 대통령선거제를 정착시켰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출발이야 어쨌든 미국인들이 지난 200년 동안 자신들의 대통령선거를 대대적인 정치축제로 발전시켜 온 것만큼은 틀림없다. 그 광활한 땅에서, 그 많은 인구가, 그 긴 기간의 선거를 치르는데 적어도 우리같은 추잡한 진흙탕싸움 돈선거 시비는 없지 않은가. 만약 그랬다가는 첫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뉴 햄프셔에서부터 당장 고발당해 이후 레이스에 명함도 못내밀게 된다고 한다.우리도 드디어 국민이 참여하는 경선제 실험에 돌입했다. 여당인 민주당이 이미 제주와 울산에서 첫 경선을 치렀고, 야당인 한나라당도 준비중이다. 각 당 모두 대선후보 선출 뿐만 아니라 6월 자치단체장 후보도 주민이 참여하는 경선을 계획중인 곳이 많다. 헌정사상 54년만에 주요정당들이 미국식 모델을 본떠 정당의 민주화, 선거의 선진화를 향해 발걸음을 뗀 것이다.물론 국민경선제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초장부터 '국민경선제가 잘 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악담까지 등장했다. 아니나 다를까 경선을 앞둔 곳마다 인력동원, 돈선거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더욱이 상대방의 국민경선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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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점 열풍인가 지면기사
초등학교 시절, 학교 가는 지름길에 점을 보는 집이 있었다. 그 집을 통해 가야 적어도 10분 정도 학교를 빨리 갈 수 있었지만, 울긋불긋한 천이 걸려 있는 그 집 앞을 지나기가 무서워 일부러 멀리 돌아서 가곤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몇몇이 그 점 집 앞에서 누가 오래 있는지 내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간 큰 녀석이라고 해도 5분을 견디지 못했다. 이상한 글씨가 쓰여 있는 대문 앞에 서있는 것도 그렇거니와 그 집안에서 스멀스멀 풍겨나오는 묘한 냄새가 역겨웠으며 더욱이 누군가 대문을 열고 나와 잡아가지나 않을까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무서웠던 것이다.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초여름의 어느 날로 기억된다. 혼자 점집 앞을 꼭 지나가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그 집의 창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겁이 유난히 많았던 내가 그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호기심이 발동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다. 어쩌면 그 안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결과를 우쭐한 마음으로 애들에게 뽐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침을 꼴깍거리며 까치발로 어렵게 들여다본 나는 거의 기절할 뻔했다. 순간 보였던 방안의 기괴한 그림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아!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그 방 주인과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던 것이다. 며칠동안 꿈속에서 고통을 느껴야했던 그 서늘했던 여름의 기억을 어찌 필설로 다 할수 있으랴. 지금이야 실실 웃음이 나오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친구들이 아무리 ‘겁쟁이’라고 놀려도 난 그 집 앞을 단 한번도 지나가 본 적이 없다.점, 한때는 미신이라고 업신여기던 역술의 열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대략 현재 활동중인 무속인이 20만명, 역술인이 15만명, 운세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1천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점집이 기업화, 대형화되고 있으며 운세관련 700 유료전화서비스가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옛날 골목의 한 귀퉁이 혹은 산 어귀에 은밀하게 숨어있었던 역술집을 대로변에서 보는 것도 이제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유명 역술인의 연 수입이 억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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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민주사회를 향하여 지면기사
민주사회의 기본은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 공정하고 합리적인 틀, 신뢰받는 지도층,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이런 기본 요소들이 우리들 스스로의 무질서와 맹목적인 집단의식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앞서기 보다는 그냥 무덤덤하다. 왜 일까. 약간의 비약일 수 있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느끼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우리는 외환위기라는 초유의 경제난국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잃은 것도 너무 많다. 이런 사고를 균형감각의 상실로 돌리기에는 왠지 너무나 혼란스럽다. 그러면서도 이런 난제의 해결 과정에서 성숙한 의식이 시민들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내면을 느낄 때는 우리도 어느덧 선진 시민사회에 접어들고 있다는 희망을 엿볼 수 있어 혼란이 기우가 아닌가하는 판단을 하게한다.지난 주말부터 이어졌던 철도, 발전, 가스 노조의 연대 파업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뒤로 하고라도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한 메가톤급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파업이 장기화 할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생각할 때 파업이 빠른 시일내에 타결된 것은 그나마 큰 다행이다. 파업 장기화 우려를 씻고 대화를 통해 타협을 이끌어낸 노사 양측의 노력을 높이 살만하다.예전 같으면 공권력 투입에 이은 농성 노조원의 강제해산과 이에따른 폭력 시위등 악순환의 연결 고리가 이번 파업에서는 없었다. 이와 더불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큰 혼란없이 차분히 대응한 시민들의 말 없는 행동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성급하게도 우리의 의식이 다른 이해 집단의 행동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에 빠져들게 한다. 물론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고 비약일 수도 있으며 아니면 아예 냉소와 체념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돌려 버릴 수도 있다.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김동성선수의 금메달 강탈 사건에 이은 미국 NBC투나잇쇼 진행자 제이 레노의 한국인 비하 발언으로 촉발된 국민의 분노를 삭히는 과정에서 보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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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美감정과 국익 지면기사
지난 일요일 저녁의 일이다. 모처럼 온 가족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보고 있었다. 무슨 종목인지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미국과 네덜란드 선수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대학생인 아들녀석과 딸이 박수를 치며 네덜란드선수를 열심히 응원을 하더니 끝내 미국선수를 제치고 우승하자 벌떡 일어나 환호했다. 마치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딴양….올림픽의 기본정신은 페어플레이다. 그래서 선수나 임원 심판 등 모든 참가자들이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하겠다는 선서를 한다. 그렇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은 미국민외 전세계 어느나라 국민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우리 김동성 선수가 출전한 쇼트트랙 남자 1천500m 결승전만해도 누가 보더라도 분명한 오심이었다. 전세계 수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보았으며 느린 동작으로 반복해 보아도 심판판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이것은 국수주의적 애국심과는 결코 다르며 반미감정만도 아니다.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 지켜지지 않은데 대한 항의이며 불만의 표출이었다. 물론 경기에서의 심판판정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심판도 인간인지라 순간적으로 그르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이번 대회의 판정시비는 초반부터 꼬리를 물더니 급기야 공동 금메달수상이 나오고 순위가 뒤바뀌는 물의를 일으켰다. 오죽했으면 김동성 선수와 나란히 승부를 다투던 이탈리아 선수마저 '판정이 잘못됐다'고 했을까. 국제올림픽 위원회의 홈페이지가 우리 네티즌들로부터 쏟아진 항의메일이 폭주하는 바람에 마비됐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특히 이번 대회는 미국의 오만함과 텃세가 판을 쳤고, 심판들의 그릇된 애국심은 담합판정과 오심으로 이어져 되레 나라망신을 자초한 결과를 초래했다. 개막전부터 뇌물스캔들로 일그러지기 시작하더니 '9·11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는 뜻으로 찢어진 성조기를 들고 나온 것도 그렇다. 결국 세계인의 축제를 자신들만의 안방잔치로 스스로 전락시킨 추악한 선례를 남긴 꼴이다. 그런데도 미국 전역에 방영되는 NBC방송의 토크쇼 진행자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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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이상 우대" 지면기사
설날이 지났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나이야 이미 해가 바뀌면서 싫든 좋든 누구나 한 살씩 늘어났다. 하지만 설날 떡국을 먹어야 나이 먹은 것을 실감한다고 노인들이나 음력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겐 역시 설날이 지나야 한다.특히 이번에 나이를 한살 더 먹은데 따르는 감회가 남다른 계층이 있다. 64세에서 65세가 된 분들이다. 65세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국들이 노인층으로 분류하는데 기준이 되는 나이다. 65세 미만이면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생산연령층(15~64세)이고 65세부터는 일단 생산활동에서 제외된 계층으로 간주된다. 이른바 실버세대다. 노인으로 사회적 대접이 달라진다. 정부의 경로연금 수급대상자가 될 뿐아니라 지하철의 무료승차, 국립공원 등산로 입장 무료 등 혜택도 받는다.우리는 고령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의 노익장(老益壯)사례를 들어 새로 노인계층에 합류하게 된 분들을 위로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작곡가 베르디가 명곡 아베마리아를 작곡한 것은 85세때였다. 문호 괴테는 칠순에 파우스트를 완료했으며 아데나워는 88세때 서독의 수상을 지냈다 등등. 그러나 이러한 인물들의 활동은 뛰어난 건강과 정신력, 특출난 능력을 구비한 위대한 인물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다.반면 평범한 노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이 최근 국내에서 자주 들리고 있다. 정책당국이나 노인 복지를 염려하는 사람이면 관심을 가져볼 뉴스다. 청년들의 극심한 구직난 속에 '고령자 구인(求人)'의 새 풍속이 확산되고 있다는 신문보도가 자주 나오고 있는 것이다.서울 창동의 한 마을버스 회사는 운전자 58명중 44명(76%)이 60세 이상이다. 이 회사는 기사모집 공고에 '60세이상 우대'를 명시하고 있다. 할아버지 기사들은 경력이 풍부하고 사고율이 적은 반면 월급은 젊은 기사들에 비해 훨씬 적어 회사측도 만족하고 있다. 서울의 한 '지하철 택배'업체는 28명 직원의 평균 연령이 70세다. 최연소자가 64세, 최고령자가 81세다.경기도에서는 할아버지 주유원 붐이 일고 있다는 소식도 주목을 끈다. 지난해 통계지만 도내 1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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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 발언의 진의 지면기사
부시 미국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이라 규정했다. 그의 참모들도 연이어 대북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일촉즉발의 험악한 분위기다. '악의 축'과 지리적으로 붙어있고, 핏줄이 같은 우리로서는 그 진짜 속내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지금까지 제기된 설들을 검토해 보자.첫째, 유치한 이분법과 단순·무식·과격한 텍사스식 언행이라는 주장이다. 전쟁놀이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상대어는 '다른 나라'가 아니라 '나쁜 나라'다. 차이와 선악 조차 구별 못하는 소년기적, 아니 유아적 정신상태다. 세계최대국가의 지도자가 설마 이런 미숙한 지적능력밖에 안되랴마는, 9·11테러 직후 세계를 '미국편'과 '악의 편'으로 신속하게 재편성한 사례로 미루어 이게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의외로 이게 정답이라고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둘째, 궁지를 모면하려는 정치적 수사(修辭)라는 견해다. 엔론게이트라는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추문으로부터 국민들의 시선을 돌려보려는 고도로 계산된 언행이라고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도된 엔론과 부시패밀리의 관계, 연루된 각료의 숫자나 의원의 비율만 보더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엔론게이트가 활짝 열려 망신당하느니 '악의 축'을 응징하면 인기도 올라가고 '악'으로부터 지구를 지킬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 설의 변형으로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추정도 있다.셋째, 위기를 조장해 잇속을 챙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를테면 한반도에 위기가 닥쳐오고 있으므로 F-15 전투기를 비롯한 우리 무기를 잔뜩 사두라는 메시지로 보는 것이다. 우리 말 안들으면 진짜 위기상황을 일으켜 혼을 내주겠다는 뜻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미국이 우방을 상대로 그런 비열한 장사를 하겠느냐고 반문하는 순진한 독자가 혹시 있다면 '가자! 아메리카로'라는 리오 휴버먼의 미국사 책을 읽어보기를 간곡히 권하고 싶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작동원리가 아주 쉽고 재미있고 생생하게 쓰여 있다. 이 설은 가장 강력한 정답후보이며, 2월 중으로 정오(正誤)판별이 가능할 듯하다.넷째, 지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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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공천배제하라 지면기사
올해는 선거로 시작해 선거로 저무는 한해가 될것 같다. 여야는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이미 돌입했고 4대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선, 교육위원 선거,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선거 일정이 1년 내내 줄줄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구 뿌려질 선거자금과 정당 및 후보자간의 극한대결로 자칫 나라전체가 선거열풍에 휩싸여 회생기미가 보이는 경제기반마저 휘청거리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올해는 선거의 해 특히 대통령후보는 물론 지방선거도 경선을 거치는 바람에 정당별 자체행사가 늘어 올 한해는 선거의 해, 정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국가적대사인 월드컵 대회와 아시안 게임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사회적 안정이 어느때보다 절실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반면 기대와는 달리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도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기는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개입할 것이며, 그 결과는 과열 혼탁으로 이어질게 불 보듯 뻔하다. 그만큼 이전투구의 선거운동이나 불법 부정선거의 개연성이 높아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을게 분명하다. 또 지방선거는 입지자가 워낙 많은데다 유권자들과 직접연계되는 특성을 지닌 탓에 복잡한 선거전으로 전개될 것이 틀림없다. 광역 시·도지사 16명, 기초단체장 232명, 광역의원 690명, 기초의원 3천490명을 합하면 무려 4천400여명에 달하는 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줄잡아 3대1의 경쟁률이라 치고 후보 1인당 1억원씩 푼다고 해도 무려 1조3천억원에 달한다. 가뜩이나 허약한 경제의 짐이 될 것은 자명하다. 때마침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에는 장단점이 극명하다. 각 정당이 공직선거에 후보를 추천함으로써 국민이 정치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토록 하고 중앙당에 예속된 단체장을 통해 지방차원의 책임정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출마를 미끼로 한 공천장사, 중앙정치 폐습의 지방확산, 정당이 다른 단체장끼리의 불화 등 더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모든 지방선거에 정당 개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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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바로 거기에 있다 지면기사
턱에 수염도 안 난 아들녀석이 요즈음 TV 프로 '엑스파일'에 푹 빠져 있다. 지상파에서 방영하는 최신작은 물론, 몇 개의 케이블방송에서 재방영하는 프로에 이르기까지 1주일에 서너편씩 쥐잡듯이 섭렵하고 있는 것이다. 공부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하면 눈만 껌벅거리는 녀석이 엑스파일을 볼 때면 반짝거리는 눈빛을 하고 옆에서 뭐라고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어느날 녀석은 아주 심각하게 자신은 엑스파일의 주인공 멀더와 스컬리 처럼 FBI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자못 진지하게 '진실을 찾고 싶어서'라는 것이다. 과연 우주인이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불가사의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의 진실은 무엇인지 FBI 요원이 되어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어의가 없어 그건 드라마에 불과하다고 말했지만 이미 녀석은 그 길로 가야겠다고 내심 작정을 한 모양이다.장장 9년동안 200여편의 에피소드를 내보냈던 엑스파일이 오는 5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는 소식이다. 멀더역을 맡았던 데이빗 듀코브니가 중도하차 한 이후 시청률이 떨어지고 편당 400만달러에 육박하는 제작비를 제작사인 20세기 폭스는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프로가 처음 방영되었던 90년대 중반 전세계는 엑스파일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자연의 섭리대로라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사건들. 그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멀더와 스컬리, 반대로 그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정부 고위층의 음모, 알 듯 모를듯한 결론. 멀더의 몽환적인 분위기. 이런 것들이 어우러진 컬트드라마 엑스파일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각 나라마다 '엑스파일 신드롬'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결론이 분명하지 않은 이 프로에 열광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래서 그것이 명쾌하게 밝혀지면 사회사가 정확히 해독된다는, 즉 대중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엑스파일이 중요한 키워드 역할을 할 정도였다.엑스파일이 동호회가 만들어질 만큼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던 것은 제작자들이 프로그램 여기저기에 숨겨놓은 애매모호한 코드 때문이다. 퍼즐찾기 같은 그 코드란 다름 아닌 '진실'이다. 난해한 암호를 풀 듯이 드라마 속에는 교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