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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칼럼]당파성과 진영정치

    [경인칼럼]당파성과 진영정치 지면기사

    민주화 이후 갈등축 추가 '이념 대결' 복잡 1997년 이후 '수평적 정권교체' 이뤄졌으나 반헌법적 세력과 단절 못한 보수는 '4연패''진영 타파' 정당이 2년 후 대선 승리할 것정당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당파성을 띨 수밖에 없다. 좌파와 우파의 균형 위에서 정당정체성을 발전시켜 온 서구에서조차 당파성이 없을 수 없다. 조선정치에서 과도한 당파성은 학연과 혈연, 지연 등으로 얽힌 붕당정치로 이어지고 이는 상대를 증오하고 살육하는 극단정치를 불러왔다. 물론 붕당의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았지만 부정적 면이 극명하게 노출된 것을 부정할 수 없다.군부정권은 자신의 정당성을 보전하기 위해 안보이데올로기를 동원했고, 유신정권 때는 정치적 억압과 인권탄압은 물론 노동 배제를 통해 군부와 재벌, 관료의 삼각동맹을 형성했다. 이들이 한국보수의 기원이다. 이에 저항하는 지식인 그룹을 중심으로 민주진영이 또 한편의 극을 형성하면서 한국정치에서 진영정치는 이념 대결 프레임을 완성시켜 나갔다. 이러한 진영정치는 민주화 이전의 민주 대 반민주 정당구도를 지나, 민주화 이후에는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를 쟁점으로 하는 갈등축이 추가되면서 이념 대결이 복잡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민주화 이후에는 지역주의가 한국정치의 기본변인으로 등장하고 시민사회 내부의 동력을 바탕으로 한 운동의 정치가 제도권 정치와 맞물리면서 보수와 진보의 진영대결은 구조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념 갈등에 기반한 진영정치와 극단적 지지층에 기댄 팬덤정치는 절정에 다다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정치에서 진영대결은 박정희 군부 시대의 민주 대 반민주의 대립의 수위를 넘는 단계까지 와 있다. 당파성을 동원한 진영정치는 적대적 정치를 결과함으로써 갈등의 조정을 통한 사회적 합의의 지향이라는 정치의 본령을 뿌리째 흔들어놓기 일쑤다.민주화 이후 1990년의 3당합당은 보수세력의 통합을 가져왔고, 1997년 김대중 후보의 승리 이후 보수와 진보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주기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2016년의 20대 총선, 201

  • [경인칼럼]'배달의 민족' VS '배달의 명수'

    [경인칼럼]'배달의 민족' VS '배달의 명수' 지면기사

    '명수' 군산시 공공앱 지자체 벤치마킹 러시민간영역에 지자체 끼어드는 모양새 '괴이'개발·운영비 시민 혈세로… 경쟁력도 의문배민 헛발질에 뭇매 토종플랫폼 죽이기일뿐'배달의 명수'는 군산시가 운용하는 배달서비스 앱이다. 70~80년대,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에 어울리는 작명(作名)이다. 1억3천만원을 주고 민간업체에 맡겨 올 3월 출시했다. '수수료 없는 공공 앱' 신분이다.남서쪽 중소도시 앱이 주목받은 건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헛발질을 해서다. 지난 4월, 수수료 체계를 바꾼다고 해 공분을 샀다. 과도한 수수료 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표는 사과했고, 며칠 뒤 철회했다.이재명 경기지사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라고 각을 세운다. '경기도 형' 공공배달 앱을 내놓겠다며 군산을 찾아 협약을 맺었다. 다른 광역·기초 지자체도 줄지어 가세했다. '명수'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급부상한 것이다.배민은 정액을 정률로 변환하면서 수익 증대를 꾀했다. 꼼수 인상이다. 시기도 적절치 않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자영업자들은 죄다 문 닫기 직전이었다. 시장 독점 논란에 여론은 더 나빠졌다. 요기요·배달통 운영사인 외국자본과의 합병 이슈도 악재가 됐다.배민 형제가 우아하지 않다고, 시장·군수가 배달통을 둘러메는 건 괴이하다. 민간 영역에 공공이 끼어드는 모양새다. 기업이 잘못한다고 정부가 대신 나서야 하는 건 아니다. 소비자가 공짜라고 진짜 공짜가 아니다. 개발비가 들고, 운영비를 내야 한다. 명수도 유지비가 1억5천만원이다. 시민 혈세다.경쟁력도 의문이다. 공공 앱은 서비스 질에 태생적 한계가 있다. 소비자 니즈(Needs)를 따라잡는 속도 경쟁에 불리하다. 배민의 간편 결제 시스템과 리뷰 빅데이터, 배달기사 연동망, 이용 편의성은 함부로 넘볼 수 없다. 10년 업력(業力)의 충적물이다. 시스템 개선과 유지비용이 수백억원을 넘는다.공공 앱의 민낯을 보자. '제로페이(Zero Pay)'는 2018년 서울시가 '수수료 제로'라며 출시했다. 박원순 시장의 야심작이다.

  • [경인칼럼]재난을 극복하는 예술적 응전

    [경인칼럼]재난을 극복하는 예술적 응전 지면기사

    모든 생명체에 질병은 피할 도리없는 운명조지훈作 '병에게'선 삶을 비추는 거울 사유그러나 감염병은 인류 사회성 자체를 공격이후는 공존시대… 더 튼튼한 연대 구상을인간에게, 모든 생명체에게도 질병은 피할 도리가 없는 운명이다. 조지훈 시인이 '병에게'라는 작품에서 질병을 정다운 벗, 공경하는 친구처럼 대하며 살아가겠노라고 노래한 것도 그 숙명에 대한 수긍이다.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어두운 음계(音階)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질병은 회피할 수 없는 운명이니 차라리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여기는 전복적 사유를 보여준 작품이다.그러나 개인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과 지역, 국가와 세계를 위협하며 다가오는 감염병은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코로나19는 문명의 약한 고리, 사회의 빈틈을 정교하게 파고든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이뤄진 자본주의 생산체제를 공격하고 있으며, 인류의 서식처가 된 도시의 인프라와 인간의 본질인 사회성 자체를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가족과 이웃마저 감염원으로 여기게 하고 각자도생을 강요한다. 밀실이건 광장이건 심지어 일터마저 바이러스가 점유하여 시민들은 가택연금 상태를 견디고 있다.'유마힐경(維摩詰經)'에서 유마가 설파한 대승적 보살행이 그것이다. 문수보살의 병문안을 받으면서 일체중생(一切衆生)이 병들어서 자신도 병들었으며, 일체중생의 병이 사라지면 자신의 병도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보카치오(G. Boccaccio)의 소설 '데카메론(Decameron)'은 유럽을 덮친 흑사병에 대응하는 중세인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페스트를 피해 피렌체 교외의 별장으로 피신한 7명의 숙녀, 3명의 신사들이 2주일 동안 격리 생활을 하며 나눈 100가지의 이야기가 소설의 내용이다. 중세 이탈리아 풍속도와 같은 다양

  • [경인칼럼]벚꽃 말고 이팝나무

    [경인칼럼]벚꽃 말고 이팝나무 지면기사

    봄날 전쟁이 일어난 듯 온천지가 '벚꽃세상'감염병도 잊은채 '닌텐도 새게임' 출시 불티가는 곳곳 '일본풍' 정신 혼란·찝찝 했는데하얀 이팝 꽃뭉치 보며 대체나무 발견 수확벚꽃의 개화는 거의 총궐기 수준이다. 길가에 도열한 모든 벚나무들이 어느 봄날 전쟁이라도 일으킨 듯 일제히 꽃잎을 일으켜 세우고 구름처럼 무리를 짓는다. 절정에 이를 때면 도무지 현실세계 같지 않다. 세상천지 오직 벚꽃만이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벚꽃이 연출하는 장관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끝끝내 정신이 산란하고 마음이 어지럽다. 너무나 '일본적'인 풍광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일본풍(日本風)이다. 일본의 문학과 예술에서 벚꽃은 사무라이를 상징한다. 눈보라처럼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은 사무라이의 충정과 지조를 의미한다. 일본 전통 단시 하이쿠도 벚꽃을 단연 으뜸의 소재로 삼지 않았던가. "너와 나의 생, 그 사이에 벚꽃이 있다"고 노래했다.올해는 정신이 산란하고 마음이 어지러운 정도가 유난히 심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회사 닌텐도가 최근 출시한 콘솔게임 탓이었을 게다. 이 기업의 나이는 무려 131살. 일본 초대 내각총리 이토 히로부미의 뒤를 이어 구로다 내각이 들어서고, 소위 메이지헌법이라고 하는 일본제국헌법이 공포된 1889년 그해 개인상점인 닌텐도 곳파이가 화투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게 효시다. 회사 역사가 일본 근현대사의 축약이기도 한 닌텐도가 만든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 열풍이 코로나19로 패닉상태에 빠져있는 지구촌을 덮쳤다.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프라인 매장엔 감염의 공포를 무릅쓰고 게임을 구하기 위한 긴 줄이 섰다. 출시 열흘 만에 1천200만장이 팔렸고,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게임으로 떠올랐다.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예약판매가 시작된 3월12일 판매처 웹사이트 서버가 다운됐다. 발매 당일인 20일 용산의 현장판매처에는 3천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특히 어린이날을 10여 일 앞둔 지난 달 24일에는 제품판매에 나선

  • [경인칼럼]고령사회 위협하는 재산기준 건보료

    [경인칼럼]고령사회 위협하는 재산기준 건보료 지면기사

    2주택 소유 등 소액 임대수입 은퇴 노인들월평균 소득은 152만원 피부양 자격도 상실엥겔지수 하위층인데 과부담… 대출 급증세경제난 가중속 '은퇴 확대재생산' 더 큰 문제종합소득세 납부시즌이 도래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발발로 종소세 납부시한을 8월 말까지 연장해주어 시간을 벌었지만 월세로 용돈이나 생활비에 충당하던 노인들은 개운치 않다. 연간 임대수입이 2천만원 이하여도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6월1일부터 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자식들의 건강보험에 얹혀있는 2주택 소유 노인들은 더 난감하다. 피부양자인 고령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수입 중 각종 비용 등을 공제한 후의 소득이 1원이라도 발생하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잃는 것이다.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면 임대소득세보다 더 많은 건보료를 내야한다. 월세 50만원 이하 집주인들이 피부양자 자격에서 배제되면 손해일 개연성이 크다. 어르신들은 벼룩의 간까지 빼먹는다며 정부를 성토한다.은퇴자들은 건보료 부담에 특히 불만이다. 어느 정도 재산은 있지만 소득이 직장 다닐 때보다 크게 줄어든 탓이다. 통계청의 '2018년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은퇴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52만원으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3분의 1수준인데 그나마 식비, 주거비, 의료비로 50% 이상을 지출한다. 엥겔지수를 기준하면 생활수준이 하위층이다. 2017년 기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 비율은 51%로 2008년 대비 20.3% 증가하는 등 갈수록 의료비 지출이 늘고 있다. 식구들 중에 암환자라도 있으면 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6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대출규제 강화에도 60대 이상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9.9%이다. 같은 기간 40대(3.3%), 50대(4.4%)는 물론 30대 이하(7.6%)에 비해서도 월등하게 높다. 2018년 기준 60대 이상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12.6%이며 대출비중은 전체 가계대출의 18%이다.고령자들은 노

  • [경인칼럼]흑역사, 그리고 진실

    [경인칼럼]흑역사, 그리고 진실 지면기사

    필자 고교시절 시험때 소설읽다 커닝 낙인사실을 말하려다 혼날까 포기했던 기억 소환출근길 라디오에서 야한책 보다 체벌 상심투신중학생 사연… '침묵 당하는 진실은 毒'부끄러운 '흑역사'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의고사를 치를 때다. 내신성적에 반영 되지 않는 시험이어서인지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에 임했던 것 같다. 그게 화근이었다. 당시 필자는 김홍신의 소설 '인간시장'에 푹 빠져있었다. 시험 종이 울렸는데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시험문제 빼곡한 시험지 아래 책상 밑에서는 의협심 넘치는 청년의 통쾌한 무협 판타지가 펼쳐지고 있었다. 결국 그 판타지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시험 시간 내내 몰래 소설을 뒤적이는 모험을 감행하고야 말았다. 교단에서 보면 전형적인 부정행위로 비쳤을 게 뻔하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후방으로 접근하는 존재를 인식할 겨를도 없이 뒤통수에 초강력 스매싱이 꽂혔다. "이 놈이 감히 시험시간에 커닝을 해?" 불호령에 이어, 강도는 약해졌지만 스매싱이 몇 차례 이어졌다. 그 와중에도 잔머리를 굴리며 위기를 모면할 방법을 찾았다.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덜 맞을까?' 가장 먼저 떠오른 방법이었지만 선생님의 표정을 보는 순간 포기했다. 선생님이 "오! 그러니? 너 책을 정말 좋아하나 보구나. 앞으로도 책 많이 읽고 훌륭한 사람이 되려무나!"라며 부드러운 어조로 다독여줄 리 만무했다. 십중팔구 "이 놈이 감히 시험시간에 소설을 봐?"식으로 단어 몇 글자 바꾼, 처음과 동일한 반응이 나올 게 뻔했다. 아니 '신성한 시험을 모독했다'며 더 맞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학교에서 필자는 부정행위자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다른 반 친구 녀석이 쉬는 시간마다 찾아와 "너 커닝하다 들켰다며?"라고 놀리고 도망가는 통에 나중에는 녀석이 '출몰'하는 순간 던질 칠판지우개까지 준비한 적이 있다. 명중했을 때의 분필가루 비산(飛散)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번도 아니면서 칠판을 지우는 자원봉사(?)까지 했다.시험 시간에 소설책을 본

  • [경인칼럼]총선 결과 해석에 보수의 명운이 달렸다

    [경인칼럼]총선 결과 해석에 보수의 명운이 달렸다 지면기사

    거대 정당의 탄생은 정치지형 재정렬 의미유권자, 통합당 대안부재 맹목투쟁에 응징민주당도 코로나 변수 없었다면 패배 인식 '승패 수습·추경·공수처 대처' 시금석 될듯21대 총선 이전과 이후의 한국정치는 어떻게 달라질까. 민주화 이후 1990년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218석의 민주자유당의 거대여당 이후에 180석을 지닌 공룡정당은 존재하지 않았다. 여대야소 정국에서도 17대 총선 152석, 18대 153석, 19대 152석으로 과반을 갓 넘겼을 뿐이다. 비례정당을 제외해도 163석의 거대정당의 탄생이 보수와 진보의 적대를 더욱 강화할지, 양 진영이 정치복원을 위한 정치력을 발휘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당장 통합당의 패배 수습이 어떤 수순과 형태를 띠느냐와 추경 편성에 대한 여야의 태도가 일차적 시금석이 될 것이다. 7월에 출범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지명에 여하히 대처하느냐도 향후 여야관계를 가늠할 시금석이다.정당의 승패는 병가지상사다. 패배한 정당은 분발하면 될 일이고, 승리한 정당은 다음에도 우위를 이어가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절차적 민주주의로서의 주기적 투표권 행사라는 의미를 넘는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라고 해석할 수 있다. 중대선거란 정치지형을 일거에 바꾼다든지 선거기간을 관통한 쟁점으로 정당체제의 재편이나 재정렬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21대 총선을 중대선거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보수진영의 폭망에 가까운 역대급 패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선거에 불리한 요소들이 즐비했고 이는 코로나19라는 대형변수 앞에 잠복했다. 이번 선거에 여러 관전포인트가 있으나 이러한 정치적 쟁점들이 유권자의 판단의 논거로 얼마나 작동했느냐가 쟁점이다.민주당에게는 친문의 기득권화와 연관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 진영정치와 조국 사태가 가져온 중도층의 이반, 경제난 등이 정권평가론과 맞닿아 있었다. 통합당에게는 야당심판론이 작동하고 있었다.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보여줬던 대안부재의 맹목에 가까운 강경투쟁, 극단적 주장과 구호를 일삼는 '아스팔트 우파' 및

  • [경인칼럼]쌍용차가 가야할 길

    [경인칼럼]쌍용차가 가야할 길 지면기사

    마힌드라 그룹 투자포기로 다시 기로에 서만성적자 무작정 껴안을 착한 자본은 없어2015년 티볼리 흥행이후 성적부진 이어져본질은 경쟁력… '품질혁신'으로 답 찾아야2009년 여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은 전장(戰場)이었다.직원들을 밀어내려는 사(使)와 벼랑에 몰린 노(勞)가 처절하게 맞섰다. 이른바 '옥쇄파업'이다. 회사는 임직원 2천600명을 해고하려 했고, 노조원들은 공장을 점거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5월 춘투는 한여름까지 77일이나 계속됐다. 1천700명이 명예퇴직과 무급휴직, 강제해고 사유로 회사를 떠났다.다큐멘터리 영화 '저 달이 차기 전에'는 악몽 같은 투쟁현장을 전한다. 제목은 한 노동자가 '저 달이 보름이 되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갈 수 있다면…'이라고 독백하는 장면에서 따왔다고 한다. 강제해산 과정에서 노조원 64명이 구속되고 경찰 100여명이 다쳤다. 열명 넘는 노조원과 가족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앞서 그해 1월,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 법정관리를 신청했다.판매부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하자 경영권을 내놓은 것이다. 먹튀논란이 일었다.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며 2005년 대주주가 된 상하이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인수대금 5천900억원 중 3천900억원(66%)을 빌려서 충당했다.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생산규모를 늘리겠다는 구상은 허상이었다. 2007년 적자로 돌아서더니 2년 만에 법정관리 신세가 됐다.기술유출 의혹도 뒷맛이 쓰다. 새로 출시된 '카이런'의 제작기술을 240억원에 상하이차로 이전하는 계약이 성사됐다. 신차 개발비는 통상 3천억~4천억원이 소요된다. 헐값 세일이다. 상하이차가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우려에도, 정부는 중국을 찾아 투자계획을 논의했다. 국정원이 기술유출 혐의를 포착했다는 설이 돌았으나 상하이차는 이미 손을 털고 떠난 뒤였다. 2001년 렉스턴과 무쏘스포츠, 2003년 뉴체어맨을 출시하며 기세를 올렸던 쌍용차가 중국기업 인수 뒤 사정이 반전한 것이다. 해외매각은 패착이 됐다.2020년 봄, 쌍용차가 다시 갈림길에 섰다

  • [경인칼럼]문화예술의 위기와 온라인 콘텐츠

    [경인칼럼]문화예술의 위기와 온라인 콘텐츠 지면기사

    코로나로 영화 개봉연기·취소 50편 넘어전시·연극등 문화계 행사실종 '공황사태'해외선 무관중 중계·유튜브 활용 움직임우리도 '문예 전문방송국' 설립 서둘러야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온 국민이 열광했던 순간이 옛날처럼 까마득하다. 케이팝의 여세로 케이무비 시대를 열겠다는 기대도 잠시, 코로나19 위기는 영상산업부터 덮쳤다. 3, 4월에 개봉하려던 영화 가운데 개봉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작품만 50편이 넘는다. 5월에 열릴 칸국제영화제도 하반기로 연기되었다.가뜩이나 취약한 영화인들의 생존, 영상산업의 앞날은 캄캄절벽이다. 대중음악, 클래식과 뮤지컬, 연극 등 공연계도 관객과 만나고 소통하는 무대가 모두 사라지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했다.코로나19 위기로 연기·취소된 문화예술행사가 무려 3천여건에 가깝다니 그 직·간접 피해는 헤아리기도 어렵다.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휴관으로 인한 전시나 문화관련 행사도 부지기수이다. 평생교육원이나 민간분야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도 대부분 중단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문화계와 예술인들도 유례없는 공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예술인들의 긴급생활자금 융자를 위해 총 3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섰다. 이같은 지원은 주로 극장주나 단체를 위한 것으로 당분간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예술인에게 융자는 그림의 떡이다. 코로나19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자체의 문화예술인 긴급지원사업도 시작되었다. 인천문화재단은 인천 예술인 코로나19 피해지원TF를 구성하여 지원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생계지원을 위한 '인천예술인긴급재난지원금', 문화예술콘텐츠 영상제작을 지원하는 '온라인문화예술활동지원'이 그것이다. 또 인천 예술인 코로나19 피해지원TF를 구성하여 각종 피해를 접수하고 방역 및 소독 약제 등을 지원하는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코로나19로 조성된 사회적 위기는 깊고 긴 후유증을 남길 것이 분명하다. 공연이나 문화행사의 취소·연기에 대한 보상은 시급한 대증요법이지만 보상 위주의 지원책이 예술인들이 처한 위기의 근본

  • [경인칼럼]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경인칼럼]그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면기사

    말직임에도 '멍에 쓴듯' 두번 임기를 마쳤다미디어불모지 6년을 갈고나니 한결 홀가분기억에 남는 건 발달장애아 만났던 시공간비장애아 함께할 '공감 프로그램' 적용 기대두 번의 임기를 마쳤다. 개방형 직위인 방송통신위원회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장에 임용돼 꽉 차는 6년을 일했다. 누가 물었다. 섭섭하지 않으냐고. 천만에. 전혀 아니다. 시원하다. 미관말직이었음에도 지난 6년간 목에 씌워져 있던 멍에는 무거웠던 것 같다. 곧은 멍에든 굽은 멍에든 일단 그것을 짊어진 순간부터 겨리나 호리를 끌어야 했는데 인천은 갈아야 할 산비탈치곤 너무 그늘지고 가팔랐다. 서울의 음영지대, 미디어문화의 황무지, 특히 방송영상미디어의 불모지로 일컬어지는 곳 아니던가. 내려놓았을 때 봄바람처럼 느껴지던 그 홀가분함이란. 떠난 며칠 뒤 센터직원들이 전해준 2019년도 센터경영 평가결과도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주었다. 그동안의 쟁기질이 영 볼썽사납고 거칠기만 했던 건 아닌가 보다.또 하나, 이런 질문을 받았다. 누가 기억에 남느냐.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고 지우고 하는 사이 문득 스쳐 지나가는 얼굴들이 있었다. 나로서도 뜻밖의 인물들이다. 이제 고등학교를 다닐만한 나이가 되었을까. 2∼3년 전쯤 그 '아이'를 처음 봤을 때 그는 늘 어머니와 함께였다. 센터 한쪽에 마련된 화단에 걸터앉아 화장실에서 페트병에 담아온 물을 나무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물이 떨어지면 다시 화장실로 가 세면대에서 물을 담아 나무에 뿌려주는 행위를 되풀이했다. 그 곁에서 어머니는 말없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그러고 있는 아들과 스마트폰에게 교대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거의 매일,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던 청년이 흔적을 심하게 남겨놓아 불편하긴 했지만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아주 심한 경우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휴지로 훔치곤 했다.다른 한 '아이'는 나이가 더 들어 보였다. 어머니와 함께인 그 아이처럼 센터와 같은 건물에 있는 보건기관의 재활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듯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센터로 올라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