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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정치선동가들의 세상 지면기사
인터넷·SNS 검증되지 않은 정보 쏟아져기업 돈벌이·정보 조작이 사회분열 초래사실보다 신념이 여론 주도 탈 진실시대유권자, 진실 홀대할수록 선동가만 득세"이것은 사과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바나나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들은 '바나나, 바나나, 바나나'라고 계속해서 외칠지 모릅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이것을 바나나라고 믿기 시작할 겁니다. 그러나 이것은 바나나가 아니고 사과입니다."한때 미국 CNN이 막간에 방영했던 공익광고 내용이다. 중국 진(秦)나라를 들어먹은 내시 조고(趙高)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연상된다.광우병 파동은 2008년 4월18일 이명박 정부의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 발표에서 비롯되었다.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 수입만을 허용한 2006년의 수입위생조건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국민의 건강은 뒷전이고 검역주권까지 포기했다며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정부가 오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3개월여의 혼란으로 한국은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광우병 파동 12년이 흘렀지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광우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세계도처에서 넘쳐나는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미국 트럼프 대통령 탄핵재판 때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당선되었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증거부족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러시아 첩보원들이 2015년 6월과 2017년 8월 사이에 8만건 정도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미국 유권자의 절반 정도인 1억2천600만명이 이 게시물들을 보았을 것이라고 의회에서 발언해 충격을 주었다. 당시 트위터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대량으로 확인되었다.인터넷과 소셜미디어들이 검증되지 않은 각종 정보를 마구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터키, 이란, 중국, 북한 등의 '인터넷 트롤(internet troll)' 공장에서 가짜뉴스들이 대거 쏟아져 나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번개 같은 속도로 전 세계로 퍼진다며 걱정하고 있다. 인터넷 트롤이란 온라인에서 선동적 혹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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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코로나19의 정치사회학 지면기사
콜센터 집단감염서 드러난 노동자 현실 등위급시 리더십 발휘는커녕 정치적 이용만정당들의 과도한 비판 사태해결 도움 안돼진정·차별성 가지고 임해야 표심 움직일것21대 총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코로나19가 진압될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팬데믹(대유행)이 선언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촘촘히 연결된 세계화 시대의 위기감과 불안감도 날로 증폭되고 있다. 팬데믹은 보건학적으로 생명의 사망 뿐만이 아니라 국제정치나 국제안보의 차원에서도 주목받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안보위협을 넘는 마약거래, 사이버 테러, 초국경 인신매매, 테러 등 점증하는 불안요인은 국제질서와 인류의 안녕을 위협하고 있다. 미증유의 감염병 확산이 사회의 얼개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며 국내상황도 이의 연장에서 파악할 수 있다. 재난과 참사, 전쟁 등은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한 법이다. 코로나 사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에 국한한 일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의학과 과학의 영역 이외에서 한국사회가 정치체계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가를 드러내고 있다. 콜센터 상담원들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재난에 취약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콜센터는 고객 대응 전문 외주업체가 운영한다. 회사 측은 코로나 사태 이후 상담 중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지만 마스크를 쓴 채 오랜 시간 통화가 어려운 상담원들의 현실을 살피지 않았다는 게 노동계의 지적이다.노동계의 원청과 하청업체간의 관계라는 구조적 요인은 하청업체들이 노동자의 건강보다는 비용이나 고객서비스 질 문제 등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다. 비단 콜센터 뿐만이 아니라 정부가 권장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직군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유급휴직과 가족돌봄, 재택근무 등에서도 사회적 양극화는 어김없이 작동한다.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마스크 복지도 대기업·공공부문과 열악한 직종간에는 현저한 차이가 존재한다. 용역과 파견 등의 비정규직 등이 재난에 쉽게 노출되는 '위험의 외주화'는 비단 코로나 사태 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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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국난극복 명분 삼아 국정 설계 새로 할 때 지면기사
코로나19 '정권 향한 퍼펙트 스톰' 현실화통합당의 비례정당 모욕·고발했던 민주당비례정당 창당 위해 그럴듯한 명분 삼을것'만들면 그만'… 국민아닌 자기편 향한 구실지난 번 칼럼 '정권을 향하는 퍼펙트 스톰'을 출고했던 2월 4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16명이었다. 신종 바이러스가 외교, 경제로 번져 총체적 재앙인 퍼펙트 스톰이 될까 걱정했다. 정권과 여당이 이에 대응할 충분한 밑천을 가지고 있길 바랐다. 우려였고 희망이었다. 한달 여가 지난 지금 세상이 변했다. 인구 대비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을 추월한지 오래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조직적으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중국언론과 인민은 한국을 조롱한다. 북한은 위로친전과 미사일을 번갈아 배달 중이다. 민간 경제는 질식 상태다. 100여개 국가가 한국을 향해 문을 닫아 걸었다. 마스크는 없고, 대구·경북은 고립됐고, 신천지는 표적이 됐다. 전세계가 코로나 발 대공황을 걱정한다. 퍼펙트 스톰은 현실이 됐고, 희망의 빛을 밝혀야 할 정권의 역량은 빈약해 보인다.바이러스 보다 정치가 더욱 독한 것인가. 코로나 사태에 가렸던 총선 정국이 요란하게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갑자기 뜨거워졌다. 비례정당을 창당한 통합미래당을 멸시하고 모욕하고 검찰에 고발했던 민주당이다. 대중은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창당하려야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식점에 모인 민주당 5인 실력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명분이야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명분을 만드는 중이다.일각에선 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면 민주당이 못만들 이유가 없다고 한다. 권력을 추구하는 정당이 가만히 앉아 패배하는 것은 정치생리상 불가능하며 지지세력에 대한 배임이라는 논리는 그럴 듯 하다. 하지만 양시양비론적으로 뭉개기엔 여야의 비례정당 창당 명분의 차이가 너무 확실하다. 통합당은 범여 연합 4+1의 연동형비례대표제에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반대논리로 비례정당 난립을 경고했다. 하지만 제도는 통과됐고, 황교안 대표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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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재림예수'의 손목시계 지면기사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의도적 연출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측 "가짜"… 야 "정치 공작"교회 폐쇄·모임 방지 "종교적 핍박" 불평'코로나 사태' 현실직시 의지 보이지 않아 이만희 신천지교회(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스스로 영원히 사는 사람이라고 자처하고, 그동안 신천지 교회 내에서 '재림예수'처럼 군림해왔을지 모르나 기자들 앞에 나타난 그는 쇠약하고 어눌한 평범한 노인에 불과했다. 회견내용도 부실했다. 코로나 사태가 국가적 재앙이 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큰절을 두 번이나 하면서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구체적으로 신천지교회가 무엇을 사과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측근이 전달해주어야 했을 뿐 아니라 그가 귀띔한 그대로 답변하기도 했다.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손목시계가 더 큰 화제다. 의도에 대한 추측들이 제기되자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가짜라고 반박하고, 야당의 한 의원은 야당연관을 환기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신천지교회 측에서는 큰절 퍼포먼스로 국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여론을 엉뚱한 데로 돌려놨으니 망외의 소득이라고 기뻐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대통령 손목시계는 반팔 셔츠 착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의도적으로 연출한 소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자회견장의 신천지 홍보부장이 중고가 1천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차고 있다고 제보한 한 네티즌의 제보를 참고하면, 교주가 평소에 차고 다닐 시계는 아니다. 그는 2015년 국가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국가가 당한 '환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천지 교단이 가진 '인적· 물적 자산'을 총동원하여 '지원'하고 있다는 과장과 자신이 국가유공자임를 환기하는 시계는 잘 조응하는 '디테일'이다. 국가유공자 표창과 관련된 인사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부수 효과도 있을 것이다. 회견 도중 느닷없이 꺼내든 옛날이야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옛날 '왕거'라는 왕이 무서운 병이 돌아 자기의 군대까지 다 죽게 되자 적으로 싸웠던 나라의 왕에게 가서 절을 하고 그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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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코로나19'를 뚫고 나가는 인천e음카드 지면기사
송도 유령도시화… 관광업계등 '개점휴업'소상공인들 경기불황 '재난'에 덮친 '재앙'市, 캐시백 요율 긴급 상향조정 검토 착수주력업종에 적용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이달 초 사람들이 말 그대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을 실제로 경험했다. 서울 송파에 거주하는 19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대형 쇼핑몰을 두어 시간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다. 방문했던 날로부터 이미 닷새나 지났음에도 현장은 물론 주변 일대가 갑자기 텅 비어버렸다. 정말 오래간만에 송도가 다시 '유령도시' 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이었다. 쇼핑몰이 있는 연수구의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긴급 휴원령이 내려졌다. 쇼핑몰과 가까운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도 주변 초·중·고교 6곳이 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일주일 동안 장비 대여 업무를 제외한 모든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적막한 센터를 직원들만 나와서 하루 종일 지켰다. 시내 곳곳 가게를 열어놓아도 휴업이나 폐점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언론은 '소상공인 피해 현실화'라는 제목을 달았다. 코로나19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신청 상담이 1천500건을 넘기는 등 중소기업과 상공인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경인일보 2월 21일 1면 게재). 관광호텔의 2월 객실 예약률이 한 달 전에 비해 70%나 감소했고 여행사를 포함한 인천지역 관광업계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대규모 전시·회의공간인 송도컨벤시아의 경우 4월까지 예약된 행사 100여 건 가운데 30건이 취소되고 11건이 연기됐다. 나머지들도 연기나 취소를 검토 중이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소상공인들이 무너지고 지역경제가 붕괴된다. 그렇잖아도 경기부진에 주52시간 근무제니 최저임금 인상이니 해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19는 엎친 '재난'에 덮친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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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노인도 이민 타령이니 지면기사
정부, 부동산투기 못잡고 집값 상승만 초래대다수서민들 근검절약으로 살집부터 마련노후위해 여윳돈 투자 집·땅 사서 임대소득대안없이 옥죄기만 하니 해외로 갈 생각뿐2012년 프랑스의 부자와 고급두뇌 엑소더스(해외 탈출)가 잇따랐다. 중도좌파의 프랑수아 올랑드가 그해 5월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제24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재정적자 보전을 들먹이며 연소득 100만 유로(13억 원) 이상 부자들에 최고세율 75%를 물리는 증세(부유세)를 단행했다. 슈퍼갑부인 루이비똥모에헤네시(LVMH) 그룹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과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벨기에 국적을 취득했다. 금융엘리트 5만여명은 런던으로 떠났다. 세금 낼 사람들이 사라지고 대규모 두뇌유출이 이어지자 당황한 프랑스정부는 부유세 과세를 포기했다. 2016년 12월 올랑드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했을 때 그의 지지율은 고작 4%였다.16세기 종교개혁 때 가톨릭교회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를 떠나 스위스에 안착했던 위그노(개신교신자)들이 연상된다. 영세중립국 스위스의 명품 시계는 전적으로 프랑스에서 탈출한 위그노 출신 시계기술자 덕분이다. 남한 면적의 절반도 안 되는 세계 최고 강소국 네덜란드는 종교개혁 때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정부 등의 박해를 피해 이주해온 유태인과 개신교도가 중심이 되어 건국한 나라이다. 서울 강북에 사는 70대 P사장은 지난해 말에 해외 이민을 가기 위해 모 외국 대사관을 찾았다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을 듣곤 충격을 받았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노인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이다. 이민선호도가 높은 다른 외국대사관에서도 유사한 현상들이 간취되었다. P사장은 한평생 동네 골목시장에서 식품가게를 운영하며 한두 푼씩 모은 돈과 은행에서 거액을 대출 받아 작년 초에 자신의 집을 헐고 원룸 여러 개의 건물을 새로 지었다. 갈수록 가게를 찾는 손님이 주는 데다 힘도 부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에 임대건물들이 늘어나면서 공실률이 크게 늘어 은행이자 갚기도 버거운데 건강보험료만 매월 백만원 이상이어서 스트레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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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정권심판론일까, 야당심판론일까 지면기사
민주당, 촛불혁명 초심잃고 기득권화·실정한국당, 철학 상실·반역사적 극우 심판전망안철수 국민당, 양극단 타파땐 중도세 규합바람이 판세 좌우하는 총선 예측불허 승패선거에는 인물, 정책, 정당, 선거구도, 돌발 악재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탄핵의 영향이 가시지 않은 시기적 요인이 작용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선거구도 즉 바람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선거에서는 인물과 정책 등 다른 요인들은 선거승패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지난 한 해 한국정치의 블랙홀이었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자유한국당은 강경 일변도의 장외투쟁과 원내협상에서의 정치력 부재로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 유권자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또한 태극기 세력 및 수구 세력과 연합전선을 형성함으로써 중도층은 물론 합리 성향의 보수 유권자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 이는 집권 4년 차 민주당 정권의 경제실적과 남북관계에서의 실적 부재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의 정당지지도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나타난 극단화된 진영정치 국면에서 한국당은 반전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당내에 체질화된 수구 DNA와 박근혜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원천적 한계는 한국당을 수구 정당으로 빠르게 복귀시켰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하락국면일지라도 여전히 한국당을 큰 차로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 이를 입증한다. 보수통합과 정당구도의 변화 등의 변수가 선거판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이유이다. 그동안 집권여당은 제1야당의 시대착오적 인식과 무능, 수구적 양태 등에 기인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남북문제, 경제, 민생개혁 입법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집권당이 한국당에 비해 안정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야당의 무능 이외에 설명하기 어렵다.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인사들의 기소가 이루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대립구도는 확연해졌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시작된 검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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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정권을 향하는 퍼펙트 스톰 지면기사
'신종 코로나 사태' 정부 능력 검증대 올라중국인 입국금지·여행제한 놓고 우왕좌왕반도체·자동차 생산차질… 자영업자 '허덕''최악' 우려로 그칠 충분한 밑천있길 바랄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먹자골목 거리는 썰렁했다. 단골 선술집도 대부분의 테이블이 휑했다. 울상인 주인장을 위로하고 시작된 수작도 좀처럼 흥이 돋질 않았다. 문득 한 친구가 "요즘 드라마 볼 맛이 난다"며 '김사부 시즌2'와 '검사내전'을 화제에 올렸다. 볼 맛이 난 이유가 의미심장하다. 드라마는 '병원이사장 대 김사부', '진영지청장 대 이선웅 검사'라는 대립과 갈등 구도로 서사를 펼친다. 친구 말로는 예전 같으면 정치적 필터링을 통해 병원이사장과 진영지청장은 보수, 김사부와 이 검사는 진보로 구분됐을 것이란다. 그런데 지금은 병원이사장과 진영지청장을 통해 진보 권력을 연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장담한다.친구의 해석을 재해석하자면 그동안 부패하고 무능하고 부조리한 기득권의 악역 전담배우였던 보수에게 진보가 새로운 경쟁자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기득권 대 개혁세력'의 이항대립은 가능해도, 이를 '보수 대 진보'의 이항대립으로 치환하는 '드라마 프로파간다'는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이제 진보도 혐오의 대상인 기득권이라는 결론이다. 친구는 검사내전의 진영지청장에게서 "살아있는 권력을 봤다"고 했다.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취임 1천일을 맞아 국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돌아보면 그저 일, 일, 일… 또 일이었다"고 과로의 고통을 고백한 뒤 "지금은 신종 코로나라는 제일 큰 일이 앞에 놓여있다"고 현안을 걱정했다. 그리고 "끊임없는 일들을 늘 함께 감당해주는 국민들이 계셨다"며 "취임 1천일을 맞아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참 미안한 얘기지만 '끊임없는 일들을 함께 감당해 준 국민'에 기꺼이 포함되길 바라는 국민이 있는가 하면, 거부하는 국민도 있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을 향해 영혼을 바치는 세력과 대통령에게 분노한 세력이 양분된 극단적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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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거리와 사이의 역설 지면기사
인간이란 존재 거리와 틈이란 이중성 지녀사랑을 '인격의 결합' 정의한 헤겔 주장처럼남녀간 밀당 아닌 '인격체' 유지거리 필연적가족 의존 극복못하면 모성회귀적 퇴행 발현거리가 요긴할 때도 있다. 북한화가 황영준 전시회장에서 그의 조선화를 보면서 거리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선묘와 점묘법을 이용한 황영준의 채색 수채화는 조금 물러나서 보아야 진가가 드러난다. '능라도 소나무 습작' 같은 작품은 가까이 다가서면 붓질의 흔적 때문에 소나무의 자태가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구부정한 소나무의 등걸과 늘어진 가지, 푸른 솔잎들이 실물처럼 생동한다. 그가 만년에 그린 대작 '백두산 천지'를 비롯한 금강산의 폭포 그림들도 물러나 보면 그 생동감은 물론 물빛에 서린 서광과 신비감까지 오롯이 느낄 수 있다.그런데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물리적 공간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더 중요하다. 작품에 몰입하다 보면 작가의 작품세계나 주제의식을 놓치기 쉽다. 개별 작품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한 작가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에서 물러나 그가 추구했던 예술의식과 방법론이 무엇이며 시대나 사회적 맥락에서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리두기는 예술작품의 미적 가치를 제대로 향수하기 위한 마음의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히 미적 거리(aesthetic distance)라고도 한다. 미적 거리란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아니라 내면적 거리이다. 미적 거리는 미적 관조의 대상과 대상의 미적 호소로부터 감상자 자신을 의도적으로 분리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거리는 중요하다. 나의 한 지인은 '인간(人間)'이라는 용어가 함축하고 있는 동양적 인간관,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강조하는 관점을 주목하라고 일러주었다.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로 이루어진 사람의 손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여러 가지 도구를 잘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손바닥과 다섯 손가락으로 갈라져 있기 때문이다. '사이'를 함께 주목하는 이같은 생각은 개체의 존재와 개체와 개체 사이의 무(無)가 공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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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한국 정치는 '멀티 페르소나'를 모른다 지면기사
국민들은 다양한 정치서비스 요구하는데여야가 제공하는건 늘 획일적이고 단편적총선용 '쇼케이스' 일회용일뿐 변화 없어공약도 강요 다름없고 제3의 대안도 없다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어김없이 올해의 소비트렌드를 가늠할 수 있는 열 개의 키워드를 지난해 늦은 가을 내놓았다. 벌써 12년째 지속되고 있는 이 작업을 스스로는 '소비트렌드'라고 한정하지만 한국사회의 기저를 손으로 짚어보고,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함으로써 가장 가까운 미래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2020년을 관통할 것이라는 10대 키워드 중에서도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는 단연 으뜸이고 중심이다. 본디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라틴어인데 현대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칼 구스타프 융이 가져다 썼다. 개인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회가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취하게 되고 이것을 통해 자기 주변 세계와 상호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본래의 자아와는 또 다른 자아로서 외적으로 보이게 되길 원하는 자기 모습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멀티 페르소나'는 다중 자아, 복합 자아, 모듈형 자아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때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고급스러운 취향과 안목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력을 과시하고, '트위터'에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개진한다. '페이스북'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눌 때 쓰고, 가족과 연인과의 사적 대화는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이렇게 단수의 개인은 복수의 SNS에서 저마다 다른 얼굴과 목소리를 지닌 복수의 자아로 나타난다. 중국 3대 전통극 중 하나인 쓰촨성 천극(川劇)의 '변검'과 닮았다. 배우가 복합분장기법으로 극의 분위기에 따라 등장인물의 감정변화와 고유한 개성을 마치 가면을 바꿔 쓰듯 순식간에 얼굴에 바꿔 나타내는 것처럼 오늘의 소비자는 저마다 놓인 상황과 맥락에 따라 매 순간 변하고 그런 변화를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