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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9 벤처붐! 지면기사
지난 과거를 돌아볼 때 특별한 감동을 주는 대목이 있다. 대체로 엄청나게 일이 잘 풀렸던 시기이거나, 혹은 혹독한 역경을 겪었던 시절이 그런 대목이 된다. 최근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이 적신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그 코드를 정확히 짚었다. 그 드라마는 1994년에 대학에 입학한 청년들의 사랑과 낭만을 그리면서 20년 전 시대상들을 담으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IMF 경제위기 시절과 같이 어려웠지만 지나고 보면 낭만적인 과거들을 회상시키며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집중하게 했다.한국 중소기업의 역사에서도 이렇게 뭉클하면서도 기묘한 시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1999년, 즉 벤처붐이 절정이던 시기이다. '벤처붐'이라고 말하는 시기는 1999년과 2000년 상반기까지 약 18개월 정도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기는 인터넷 버블과 닷컴 열풍을 기반으로, 벤처업계로 엄청난 투자금액이 몰리고 코스닥시장이 급성장했던 시기이다. 이때 벤처 인프라들이 정상적인 기대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가 추락했기 때문에 그저 거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벤처붐 시절의 숨겨진 효과들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그 시절에 엄청난 원천기술이 잉태되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지금 '다이얼패드'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독자 분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현재 너무도 익숙한 '인터넷 전화'라는 분야에서 최초로 상업화를 성공시킨 기업이 바로 '다이얼패드'였다. 지난 1999년 새롬기술의 자회사로서 실리콘밸리 동북부 포천 드라이브에서 창업했던 '다이얼패드'는 잠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현재 인터넷 전화의 최강자 자리는 '스카이프(SKYPE)'가 차지하고 있지만, 그 원천기술은 우리 기업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1999년이 특별한 이유는 다이얼패드 외에도 다른 몇 가지 원천기술들이 탄생했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기술도 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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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사회의 기반을 주목할 때 지면기사
인류의 문명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징후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제3의 물결'이라 칭한 정보화 사회를 넘어 전개되는 우리 시대를 흔히 '창조화'사회라고 부르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경제와 사회를 지배하는 시대에 도달하였다고 보는 관점이다. 도시의 비전을 '창조도시'로, 기업 경영의 비전도 '창조'가 강조되고 있으며, 우리정부도 국정 과제로 '창조경제'를 내세우고 있다.'창조화 사회'라는 개념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지만 대량생산형 공업사회에서 탈공업사회로의 전환은 선진국의 보편적 현상임은 분명하다. 선진국의 경우 서비스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컴퓨터와 IT관련 직종, 카피라이터, 변호사, 회계사, 연구자 등의 직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여러도시에서 영화와 음악 그리고 애니메이션과 연극, 미디어 아트 등의 문화산업이 침체일로에 있는 제조업을 대신하여 지역의 성장과 고용을 견인하는 사례도 많다. 문화산업의 발전은 그 자체로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원동력이지만, 도시문제에 대한 창조적 해결방식을 제공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며, 친환경적이며 고유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점이다.창조화 사회의 도래를 알리는 몇 가지 사례를 보자.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가 불과 26세의 나이에 불과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프로그램인 페이스북을 개발하여 불과 6년만에 230억 달러 가치의 기업인 페이스북 닷컴의 최고 경영자가 되었다. 현재 주커버그의 개인 재산만 약 7조8천억원에 달한다.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신화의 주인공이다. 교사출신의 가난한 프리랜서 작가였던 롤링은 판타지 소설의 성공으로 일약 1조130억원의 재산을 가진 부호가 되었으며 10년 후에 롤링의 재산 총액은 64조원에 도달한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해리포터시리즈라는 판타지 서사가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출판 등의 문화 산업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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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주의, 서열화 만을 추구하는 사회 지면기사
'삼성식 대학순위' 교육부에서 또 발표할까 걱정'일류대 합격·일류기업 입사' 1등인생 보장안돼더 성숙한 사회되려면 1등주의·서열문화 버려야1990년대 중반이니 한 20년쯤은 됐나 보다. 교육 분야를 주로 취재했던 기자시절이다. 사회적으로 고교 서열화 논란이 가열되고 '1등주의 심리'를 우려하던 때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고교와 대학을 서열화하지 않겠다는 기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수능 수석합격자, 각 대학의 수석합격자, 고교별 대학합격자 수, 지원가능대학 분포 등을 앞으로 보도하지 않겠다는 자율실천강령이 있었던 것이다. 사실 언론에서도 '1등, 최고, 전국 최초, 세계 최초'라는 단어는 기자들이 가장 좋아한다. 독자들의 입맛에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그 이후 수능 수석과 대학 수석합격자가 발표될 때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일이 없어졌다. 수석합격자의 학교와 집을 찾아다니며 앞다퉈 취재경쟁을 벌이는 수고도 사라졌다.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이같은 현상이 사라지고 말았다. 국내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1등 서울대가 1996년 이후 10년간의 고교별 합격자 현황을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이 화근이었다. 서울대의 의도는 지역균형 선발로 합격자 배출 고등학교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알릴 의도였다지만 기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보충취재에 들어간 기자에 의해 지난 10년간 서울대에 진학시킨 고교와 합격자 수가 낱낱이 공개됐다. 그 기자 역시 1등을 자처하는 신문사 소속이었다. 10년간 서울대 합격자의 고교별 현황에 목말라하던 일부 독자들의 갈증을 씻어준 것이다. 그 기자는 교육부 기자실 1년 출입금지 조처가 내려졌음은 물론이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해프닝이었다.이후 서열화를 없애는데 보탬이 되자던 기자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지금 언론에는 온통 서열화 아니면 1등만이 존재한다. 서울대를 비롯해 사법시험 합격자의 고교별, 대학별 숫자가 큰 관심이다. 외국어고 출신이 사법시험 수석합격자를 독차지하고 있다는 기사는, 내 자녀의 1등주의에 빠진 학부모들을 외고나 특목고만을 고집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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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이… 지면기사
존재감 알리려고 쏟아낸 발언 아쉬움만분명한건 정치인들만 냉정한건 아니다이젠 유권자도 아주 독해졌다는 사실정치판은 피도 눈물도 없다. AI가 창궐하고, 전 국민 개인정보가 탈탈 털려도 정치판은 6·4 지방선거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중이다. 정치인은 피도 눈물도 없다. 어제의 적이 오늘 동지가 되고, 오늘 동지가 내일 적이 된다. 손바닥 뒤집는 건 다반사다. 얼굴이 두껍지 않으면 정치를 하지 말라는 성현의 말을 곱씹어 보는 요즘이다.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어느 모임에서 박근혜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현장에서 직접 들었던 기자가 귀를 의심했을 정도였다니 보통 강도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김 지사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민주화의 이름하에 귀중한 취임 초기 1년을 허송세월했다"며 "작년 한 해가 매우 중요했는데 임기 초반 대통령이 내내 답답했다"고 말했다. 기초선거 공천제에 대해서는 "공천권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정치개혁의 첫걸음"이라며 새누리 당론과 정면배치되는 발언도 쏟아졌다. 이런 김 지사의 발언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직설적 발언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김 지사의 발언에 대해 "박 대통령이 아니라 김 지사 본인이 자신의 임기말을 허송세월했다고 이야기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뜻이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스스로 자극적인 자해적 발언을 통해 큰 선거를 앞두고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유의 직설화법 때문에 숱한 설화(舌禍)를 남겼던 김 지사다. 2년전 소방서 119 전화(電禍)사건은 수십건의 패러디로 재생산돼 인터넷상에서 회자됐다. 김 지사는 최근 경기지사 불출마 입장을 밝힌 뒤 정부와 여당을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일각에선 이같은 행동이 당내 기반이 없는 김 지사가 당 복귀를 앞두고 존재감을 보이려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정치의 한 단면이라는 견해도 있다.이날 발언의 압권은 김 지사의 자화자찬에서 정점을 이뤘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지난해 매우 어려웠지만 우리는 빚을 한 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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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의 경우 지면기사
선거환경은 집권당 새누리가 유리하게 보여지방권력까지 싹쓸이 견제심리 발동예상 변수정치엘리트들 입신위한 선거로 전락해선 안돼6월 지방선거의 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느냐는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인이다. 정권안정론 대 정권심판론 중 어느 어젠다가 유권자에게 투영되느냐가 선거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다. 물론 지역과 인물도 승패의 주요 요인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 중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선거구도다. 선거단체장 선거가 실시된 이후 치러진 다섯 번의 선거는 2회 지방선거가 실시된 1998년의 김대중 정부 때를 제외하곤 모두 여당의 패배였다. 그래서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단 2회 지방선거는 정권 출범 후 불과 3개월 남짓이 지난 시점에서 치러졌다. 그리곤 모두 2년 3개월 이상 지난 후 실시됐다. 김대중 정부때 여권이 승리한 것은 대선의 후광효과가 컸기 때문으로 보이며, 정권심판론이 작동되기 어려운 시점이었다. 결국 2회 때를 제외하곤 중간평가론이 작동된 결과로 보아야 한다.올해 지방선거는 어떨까. 우선 시기적으로 정권견제론이 형성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중간평가적 성격이나 정권심판론이 작동되기엔 정권 출범 후 1년 3개월 남짓이라는 시점의 애매성이 있다. 세대별 차이가 있겠으나 전반적인 선거 분위기에서 유권자들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정권심판론보다는 더 크게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게다가 현재 정당지지율에서 볼 때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정당요인과 후보요인이 동시에 반영되는 것이 선거의 기본 동인이지만 지방선거에서는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더 지배적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거시적인 요인에서는 이렇듯 민주당에 비해 새누리당이 선거환경 측면에서 유리해 보인다. 또한 안철수 의원측이 새누리당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면 선거공학적 차원에서 새누리당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반대논리도 가능하다. 현재 행정부 권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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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많은 지방대 육성법 지면기사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경기인천지역 대학생들이 매우 실망하는 분위기이다. 지방대 살리기는 당연하나 너무 지나쳤다는 반응이다. 경인지역 대학생들은 학벌에서는 '인서울' 학생들에 치이고 취업에선 자칫 지방대에 밀릴 수도 있어 참담하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지방대 출신이란 이유로 원서조차 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방대출신 채용할당제 도입이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된 배경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초에 공공부문 신규 채용의 30% 이상을 지방대 출신자로 충원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방대육성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한해 종래 5급 공무원에만 적용되던 지방인재 특별채용제를 7급까지 확대, 해당지역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전체 채용인력의 최소 20% 이상을 선발하고 총장 추천을 받아 채용하는 인원수도 지난해 80명에서 2017년까지 12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인 민간기업도 일정비율 이상을 지역인재를 채용하도록 강제하기로 했다. 삼성 등 대기업이 작년에 지방대생 채용비율을 크게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현재 수도권 고교출신이 대부분을 점하는 지방대의 의대, 한의대, 치대, 약대, 로스쿨 등에 대해서도 해당 지역 고교출신 신입생을 일정비율 이상 뽑는 '지역인재전형'을 부활하기로 했다. 지방대는 해당 지역 학생들을 우대하는 전형방식으로 작년에만 68개 대학이 총 8천834명을 선발했었다. 그러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원자격을 특정지역 출신으로 제한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취약하다고 판단해서 2014년에는 중지했던 것이다.박근혜정부는 지방대 살리기를 위해 재정지원도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올해부터 매년 2천억원 규모의 '지방대학 특성화사업'을 시행, 향후 5년간 총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상의 내용들을 무리 없이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했던 탓에 지난해 7월 새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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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성장 사다리를 놓자 지면기사
중소기업, 중견기업 도약위한 통로 빨리 열려야대기업위주 성장 벗어날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대기업능력에 中企역량 갖추면 글로벌시장 호령창조경제의 원년이었던 작년은 중소기업들에 큰 감동을 남기지 못했다. 오히려 많은 중소기업들이 불편함을 토로한다. 창조경제 패러다임이 시작되면 중소기업에 큰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대체로 불발탄(不發彈)에 그쳤다. 특히 기업 세무조사가 강화되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역차별 정서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현실은 이랬지만 '경제민주화'와 같이 실체도 정확지 않은 개념을 놓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었다. 종합적으로 조금 실망스러운 한 해였지만, 우리는 지난 일 년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자 한다. 기차를 잘 달리게 하려면 선로(線路)를 놓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갑오년 아침, 중소기업의 희망 열차는 이제 달리고 싶다. 중소기업의 희망이란 다름 아닌,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또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소위 '성장 사다리'가 구축되어 차곡차곡 성장 통로가 열리는 상황을 말한다. 대기업이 선전하고 있지만 한국경제에서 허리가 약한 것이 단점인 상황에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통로가 빨리 열려야 한다는 것은 절대적인 과제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성장 사다리'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넓어진 것이다.그런데 많은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구분만 있을 뿐, 진정한 의미의 '성장 사다리'는 없다. 사다리를 사이에 두고 올라온 자와 올라가지 못한 자를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오르지 못한 자가 사다리에 몸을 던져 한발 한발 오르는 열정을 유인하는 것이다. 성장 사다리를 타고 오르려는 기업들의 열의에 대한 생각 없이, 사다리를 사이에 놓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구분을 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우리가 당초 '성장 사다리'에 대한 관심을 높였던 이유가 바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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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마을을 밝힌 예술가 이야기 지면기사
리우칸 마을 '인공 태양거울' 설치예술가 제안'청계천 생태복원' 소설가 故박경리 선생 제시기존 공간에 대한 관심과 창의적 표현력 강해지난해 가을 감동적 뉴스 중의 하나는 노르웨이 리우칸 마을 이야기였다. 화제의 마을은 주민 3천명가량의 작은 도시로 산간 협곡에 위치해 있어서, 해마다 9월과 3월 사이에는 해발 1천883m의 산그늘에 가려 어둠의 마을이 된다. 마을 주민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햇볕을 쬐기 위해 곤돌라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올라가야 했다. 햇볕을 쬐지 않으면 비타민 부족으로 구루병에 걸리고 우울증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2005년에 이 마을로 이사온 마르틴 안드레센이라는 설치예술가는 햇볕을 쬐러 산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산중턱에 거울을 설치하여 마을을 비추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처음 마을 사람들은 실현 가능성도 믿기지 않는데다 큰 예산이 투입되는 것도 탐탁지않게 여겨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차츰 안드레센의 아이디어에 대한 예술가들과 주민들의 지지가 늘어나면서 마침내 인공태양거울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기획단이 꾸려졌다. 리우칸 시장도 태양거울 프로젝트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약 9억원에 달하는 모금이 이뤄져 결국 실험은 성공하였고, 리우칸 마을은 어둠에서 해방되었다. 리우칸 마을의 인공태양거울 이야기가 노르웨이 국내는 물론 외국에까지 알려지면서 이를 보러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 어둠의 마을이 일약 관광명소로 바뀌어 거울이 주민 소득에도 보탬이 되는 일석이조가 된 것이다.리우칸 마을의 인공태양거울프로젝트는 한 예술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였지만 자신의 이웃과 삶터에 대한 배려와 고민의 결과이다. 이처럼 문화예술인의 상상력이 도시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상당수의 예술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과 장소를 관조하고 투시하면서 작업하기 때문에 도시 공학자만큼이나 자신의 삶터를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들이 도시와 마을 공간을 둘러볼 여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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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고향에 가지 못하리 지면기사
65년 길고 긴 고향길 그리다 돌아가신 큰아버지北 다녀온 두 전직대통령, 가족생사 확인 안해줘실향민 1세대 위로조차 못받고 지금도 세상떠나평생을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두 눈이 짓물렀던 백부께서 지난달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사실 갑작스러운 것도 아니다.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었고, 두 달 전 폐렴진단을 받아 병원치료중이었으며, 무엇보다 백부의 연세는 87세였다. 100세시대라는데 87세에 명을 달리 하신게 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은 늘 슬픈 법이다. 백부는 3년 전 기독교에 귀의했다. 젊은 시절 그때 지식인들이 그랬듯 마르크스에 심취하기도 했을 정도로 지적 욕구에 충만하던 분이었다. 교회에 그저 건성으로 나가지 않았을 것은 분명할 터, 마치 종교연구가처럼 성서를 탐독했고 '성서읽기'를 신앙의 의미로나 학문의 의미로나 꽤 충실하게 독파했다. 하지만 나는 백부가 백발이 성성한 늦은 나이에 교회를 찾아가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문을 외우고 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슬퍼보였다.백부는 임종시 "나 천국으로 먼저 갈래"라고 말했다고 현장에 있었던 목사가 말했다. 백부에게 문병을 왔다가 졸지에 임종을 지켜보게 된 목사는 절박한 순간에 그런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튼실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홍조띤 얼굴로 "기적이… 기적이…"라며 말했다. 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임종을 지켜본 사촌매형의 의견은 달랐다. 백부께서 '나 고향으로 돌아갈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귀향'에 병적이리만큼 집착했던 백부의 마음을 잘 알고있는 나는 어쩌면 사촌매형의 말이 맞을 줄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긴 천국이면 어떻고 고향이면 어떻단 말인가. 백부의 고향은 영변이다.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의 한 귀절 '영변의 약산 진달래 꽃'의 그 영변, 아니다. 남한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핵시설로 더 유명한 그 곳. 정확히 말해 평안북도 영변군 남송면 천수동 107.백부는 서울에 가고 싶었다. 1주일만이라도 도대체 남한의 분위기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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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대 프레임 지면기사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에서 많이 등장하는 용어 중 '프레임'이라는 말이 있다. 뼈대나 골격을 의미하는 프레임이 정치에서는 정치를 관통하는 기본 구조를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종북' 프레임, '안보' 프레임, '대선불복' 프레임 등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용어로서 '전쟁'이란 용어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예산' 전쟁, '입법' 전쟁 등이 그 예일 것이다. 정치의 정의가 갈등의 조정이고, 어느 학자의 말처럼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 할지라도 정치란 세력 대 세력의 쟁투 과정임이 분명하고, 종국에는 권력의 획득이 목적이다. 전자가 규범적 의미라면, 후자는 정치현실에서 권력정치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정치는 양자의 적절한 조화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정치에서 전쟁의 의미가 더욱 강조된다면 국민의 삶은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프레임은 객관적 의미에서 분석을 위한 틀로서가 아니라 정국의 핵심 쟁점을 호도하고, 정파적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유용하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프레임 전쟁이다.지난 대선을 전후해서 프레임의 대표 주자는 단연 안보 프레임이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대선불복 프레임임은 말할 것도 없다. 안보 프레임은 종북 프레임으로 연결된다. 이 프레임의 매개변수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이다. 일견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종북 논란이 무관해 보이나 국정원의 댓글 개입 의혹이 출발이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여부가 쟁점이었기에 직간접적인 연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고, 검찰 수사를 둘러싼 여야의 인식 차이, 지난 대선의 공정성 여부를 문제 삼는 일부 종교계의 비판과 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선언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주장 등이 얽히고 있다. 국가기관의 대선 관련 의혹의 얼개가 안보 관련 사안이며, 사이버 상에서의 유포와 게시가 의혹의 중심이고 보면, '종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