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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참전 용사 터키 할아버지 지면기사

    터키를 여행 중이다. 지난 4일 새벽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한 이후 다시 비행기로 동남부 도시인 가지안텝을 거쳐 산르우르파에 와있다. 산르우르파는 아브라함이 태어난 도시로 성경에서 구약이 시작되는 곳이다. 아브라함은 기독교에서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인 동시에 이슬람에서도 이슬람의 선조인 이스마엘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래서 인근 하란과 함께 1년 내내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최대의 성지다. 산르우르파는 터키에서 가장 더운 도시 중의 하나로 오전에도 영상 40도를 넘는다.가지안텝에서 산르우르파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만난 터키 청년은 우리를 낯선 도시로 안내했다. 버스터미널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어리둥절했을 우리에게는 고마움 그 이상이었다. 아들과 동갑인 26살이라는 그 청년의 반갑게 맞아주는 미소에는 으레 관광객을 향해 보여주는 형식적인 것 이상의 애정이 묻어났다. 그 청년 덕에 아브라함이 태어난 동굴과 아브라함의 연못 등 유적지들을 쉽게 돌아볼 수 있었다.며칠 전에는 배낭을 멘 채 도시를 걷다가 해가 저물어 길을 잃었다. 택시조차 보이지 않고 간간이 다니는 버스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히잡을 두른 젊은 여인이 다가왔다. 아내를 포함한 3명 분의 버스비를 내주고 호텔이 많은 시내까지 우리를 안내해줬다. 일일이 우리들이 마음에 드는 호텔을 선택할 때까지 같이 기다려주었다. 간호사로서 야간 교대근무하러 가다가 길을 헤매던 우리를 만났던 것이다. 터키인들을 보면서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따스한 마음을 똑같이 나눠 가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엊그제는 호텔에서 나와 도시를 걷고 있었다. 자그마한 가게 앞에서 물 한 병씩을 사서 마시고 있는데 중년의 신사가 다가왔다. 자신의 승용차로 제법 멀리 떨어진 큰 공원에 데려다준 그는 퇴근 후 우리들을 또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공원을 산책하고, 케밥으로 점심도 때우고 터키 어린이들과 사진도 함께 찍으며 그를 기다렸다. 약속시간인 6시에 공원 앞에 나타났다. 집으로 우리 가족들을 데려갔다. 1남3녀를 둔 단란한 가정이다. 한국의 빌라와 비슷한 건

  • 똑같구나! 똑같아

    똑같구나! 똑같아 지면기사

    정치는 피도 눈물도 없다. 어제의 적이 오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는 내일 반드시 적이 된다. 국가의 미래도, 국민의 안위도 안중에 없다. 자신들의 그 알량한 정치생명, 그걸 지키기 위해 위기의 순간만 넘기면 된다. 시간이 흐르면 물러터진 국민들이 모든 것을 하얗게 잊어버린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번 NLL 파문으로 누가 공격을 더 잘하고 누가 역풍을 맞는지 그래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국민들이 속으로 골병이 들고 있다는 것. 세상에 비밀은 없어 언젠가 밝혀진다는 것. 정치인은 다 똑같다는 것. 그래서 상처는 국민만 입는다는 것.국론은 이미 분열을 시작했다. 대선이 끝나고 잠시 멈칫했던 국론은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을 기점으로 균열 조짐을 보이더니 NLL 논란으로 완전히 쫙 갈라졌다. 인터넷상에서는 이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내전이 진행중이다. 보수와 진보 사이트간에 목숨을 내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슈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는 저 수많은 저주의 댓글들. 여기에 언론들이 가세하고, 학자를 빙자한 정치교수들이 뛰어들고, 정치인들이 싸움을, 갈등을, 증오를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로 수세에 몰려있던 정국을 NLL 논란을 통해 공세로 바꾸려다 역풍을 맞는 새누리당,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바닥까지 추락했던 분위기를 NLL 논란을 통해 극적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민주당 친노파, 밀리면 안철수 신당에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을 돌파하기 위해 '갈 데까지 가보자'며 몸부림치는 민주당 비노파. 이 혼란을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렇게 꾸역꾸역 판을 키웠는지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NLL 파문으로 새누리당 지지율은 41%에서 37%로 떨어졌고, 민주당도 반짝 상승 후 다시 18%까지 하락했다. 양당 모두 지난 대선 이후 최저다. 그러나 지지 정당 없는 무당파는 대선 이후 최고치인 41%까지 올랐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패자고 정치에 무관

  • 눈덩이 국가채무와 정치

    눈덩이 국가채무와 정치 지면기사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즈음해 국가부채 문제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작금들어 각국의 나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미국은 시퀘스터의 적용으로 향후 10년 동안 총 1조2천억 달러의 재정지출을 줄일 계획인데 천문학적인 재정적자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미국의 정부부채는 작년 말 현재 16조4천억 달러로 국가부도지경인 법정 상한선을 돌파한 것이다. 기축달러국의 지위를 이용해서 달러화를 남발한 것이 화근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기부양을 구실로 해마다 1조 달러 이상씩 빚을 불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일본은 국가부채가 970조엔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세계최고(205.3%)여서 재정파탄 내지는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 눈치이다. 아소 다로 재무상의 "엔화를 찍어서 빚을 갚으면 된다"는 발언이 시사하는 바 크다.지난 4월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마련을 목적으로 17조3천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한국은행 잉여금 2천억원과 세출감액 3천억원, 세계(稅計)잉여금 3천억원을 제외한 15조8천억원은 국채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마이너스통장의 대출한도까지 융자받은 것이다. 덕분에 중앙 및 지방정부, 국민연금 등의 빚이 2003년 165조원에서 10년만에 3배 가까이 증가, 부채규모가 480조4천억원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36.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02.9%에 한참 못미친다.정부는 우리나라의 부채수준이 양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연구원 조성원 박사의 "한국과 네덜란드 등 소규모 개방경제국들은 정부부채비율을 35.2%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된다. 경제규모가 작고 금융시장이 개방된 국가일수록 외부 충격에 취약한 만큼 부채비율을 낮게 유지해야 하는 탓이다. 부채증가속도가 빨라지는 점도 걸림돌이다. 시티그룹의 경고에 눈길이 간다. 새정부가 복지예산을 늘리는 대신 사회간접자본 지출을 줄이기로 한 것은 정부부채를 더 키울 수도 있어 주의가

  • 벤처는 한국경제의 첨병이다

    벤처는 한국경제의 첨병이다 지면기사

    한국 경제는 중소기업에 관한 몇 가지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그 문제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과정에서 잉태되어 고착된 문제들로서 해결책이 그리 만만치 않다. 첫 번째 문제는 중소기업의 낮은 혁신성 문제이다. 중소기업의 혁신을 높이려고 해도 자체적인 혁신 능력이 부족하고 자원 확보 역량도 떨어지는 편이다. 두 번째 문제는 대·중소기업 사이의 구조적 문제이다. 오랜 하청 관행이 굳어져서 중소기업이 스스로 성장을 계획할 수 없다는 한계가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문제는 한국 경제의 성장모델이 통했던 '표준화' 시대 이후에 대한 대비 문제이다. 표준화 시대에서는 반도체 및 자동차를 비롯한 조립 산업에서 성공하고 있지만, 미래 시대가 요청하는 창조 경쟁에 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이 과제들은 공통적으로 중소기업의 혁신 능력이 강해질 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우리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중 99%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한국 경제의 성장 역사에서 잉태된 구조적 문제들로 인해 혁신 능력을 좀처럼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어떻게 중소기업의 역할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중소기업을 경제 중심에 세우기 위해서는 무언가 새로운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선도 종(種)이 필요하다. 생태계 전체를 변화시키는 종을 생물학에서는 '생태공학자'라고 부른다. 생태공학자는 생태계 구조를 바꾸거나 다른 종들의 생존조건을 바꾸는 기능을 맡는 종자(種子)이다. 구체적으로, 한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변경시키면서 생태계 전체의 운명도 바꿀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생태공학자이다. 사막의 다습성 식물, 초원의 들쥐, 북태평양 연안의 해달, 땅속 공간의 지렁이 등이 잘 알려진 생태공학자들이다. 한 생태계는 생태공학자에 의해서 존립 기반이 굳어지고 미래 진로를 개척한다. 이렇듯 생태공학자는 생태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공헌한다.현재 한국 경제에서 생태공학자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업은 바로 벤처기업군(群)이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넓혀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판도를 바꾸려고 전선에 나서는 첨병이 필요한

  • '걸어다니는 도서관'과 마을 만들기

    '걸어다니는 도서관'과 마을 만들기 지면기사

    도서관 관련 검색을 하다보니 '걸어다니는 도서관'사업을 확대한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새로운 방식의 이동도서관으로 지레짐작했는데 실은 주민들이 집에서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마을 도서관을 건립하는 사업이었다. '걸어' 다니는 도서관이 아니라 '걸어서' 다니는 도서관이었다. 요즘말로 '낚인' 셈이다.진짜 '걸어다니는 도서관'은 노인들이다.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진 것이다"라는 소말리아 속담이 있다지 않은가? 노인을 도서관에 비유한 소말리아 속담은 사람이란 사람에게 배우고 사람에 기대어 산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만든다. 사람이야말로 지식과 지혜의 원천인데, 갑년(甲年)을 넘기고 살아온 분들이 온축한 경험과 지혜야말로 생생한 책이다. 꼭 공부를 많이 한 박식한 노인이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도서관'이라고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온 분들의 삶과 경험도 소중하다. 오히려 소박하게 살아온 분들의 삶과 꾸밈없는 이야기가 오히려 감동적인 경우가 많다.전통사회에서 노인은 갈등의 조정자요, 난제를 해결하는 해결사였다. 설화 속의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했을 경우 '수염이 허연 백발 노인'이 나타나 해결의 실마리를 주는 경우가 많다. 마치 일상생활에서 할머니가 만능해결사였듯이. 지혜의 상징이었던 노인에 대한 존경이 급격히 옅어진 것은 농경 공동체가 해체되고 성장 만능주의사회로 바뀐 탓이다. 노인 대신 '어르신'이라고 부르자는 제안이나 고령(高齡)이라는 대신 '실버'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도 기실 노인에 대한 관념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그런데 몇 년 사이 '욕망의 도시'에서 중요한 성찰의 흐름이 일고 있다. 투자의 수단으로 여기던 집과 투기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땅을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만들어 보려는 움직임이다. 아직은 침체된 부동산 경기 때문에 재개발의 대안으로 선택한 고육지책인 경우도 있

  • 국어사랑은 나라사랑 지면기사

    "버카충은? 솔까말 화떡녀 근자감 깜놀!"어느 청소년이 휴대전화로 대화한 문자의 내용이다. 얼핏 봐서는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버스카드 충전은?(버카충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솔까말) 화장 떡칠한 여자의(화떡녀) 근거없는 자신감(근자감)에 깜짝 놀랐어(깜놀!)"라는 뜻이란다. "엄마가 문상 10만원을 주셨어." 나는 어떤 어머니께서 나이 어린 학생에게 문상을 가라고 10만원씩이나 주는지 놀랐다. 그런데 '문상'이 문화상품권이라는 말에 또 한 번 놀랐다. '문상'이라는 단어가 상품광고에서도 문화상품권의 줄임말로 널리 쓰이고 있었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의 잘못된 띄어쓰기는 아예 옛 이야기가 됐다.설명 없이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해괴망측한 줄임말이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널리 쓰인다. 이 같은 줄임말을 쓰지 않으면 서로의 대화에서 소외된단다. 오히려 시험볼 때나 대화할 때 원래 말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공공기관에서 우리말을 홀대하는 풍조도 여전하다. 2002년 'Hi 서울'로 영문표기를 시작한 이후 지자체마다 '다이내믹(Dynamic) 부산', '컬러풀(Colourful) 대구', '프라이드(Pride) 경북' 등 영문으로 된 구호 일색이다. 인기 드라마의 제목 '차칸 남자'가 논란을 빚은 끝에 '착한 남자'로 바로 쓴 적도 있다. KT, KB로 시작된 회사 이름의 영문표기에 따라 농협이 NH로 탈바꿈한 것에는 실소가 터졌다. 우리말과 글의 훼손 상태는 심각한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우리말의 뒤틀림 현상은 더 있다. 커피전문점에서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했더니 종업원은 "7천원이십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진하시면 물을 더 타 드리겠습니다"라고 한다. 상대방을 높여야 할 것을 물건인 커피를 높이고 말았다. 병원에서 혈압을 잰 간호사가 "아버님, 혈압이 높게 나오시네요"라고 한다. 누구의 아버님이라는 건지 아무한테나 '아버님'이라 하고, 또 혈압이 높게 나오신단다. 보험회사 광고에서도 "벌금이 나오셨다고요?"라고

  • 백령도에서 생각해본 해양설화들

    백령도에서 생각해본 해양설화들 지면기사

    지난주에 예술인들과 함께 백령도를 다녀왔다. 이번 백령도 기행은 분쟁의 현장이 된 서해의 섬들을 평화의 섬으로 전환시키려는 정부와 인천시의 사업에 예술인들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두무진의 절경과 콩돌해안의 잔자갈, 사곶해변의 탄탄한 모래밭은 서해의 파도와 해풍이 창조한 백령도의 관광자원이다.백령도의 새로운 명물인 심청각은 소설 심청전과 그 근원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관광콘텐츠이다. 맹인 심학규의 딸 심청은 아버지가 공양미 삼백석을 시주하면 눈을 뜨게 해주겠다는 화주승의 말을 믿고 시주 약속 때문에 중국 뱃사람들의 제물로 팔려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 용왕의 도움으로 용궁에서 죽은 어머니를 만나고 연꽃으로 피어나 인간계로 환생하여 황후가 되고, 맹인잔치를 베풀어 재회한 아버지가 소원대로 눈을 뜨게 된다는 이야기이다.백령도의 심청각은 효행으로 맹인이 눈을 뜨게 된다는 맹인개안(盲人開眼)이야기를 강조하여 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지는 모습의 조형물을 세우고 전시실에는 여러 효자효녀 관련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심청각의 콘텐츠는 효행의 교훈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여운은 적었다. 그것은 심청설화의 중요한 모티브인 해저 세계를 다녀온 용궁설화(龍宮說話), 그리고 저승으로 갔던 사람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는 환생설화(幻生說話)를 간과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백령도가 가진 스토리텔링 자원은 신라 진성여왕 때의 괴물 퇴치담인 거타지(居陀知) 설화와 고려 태조 왕건과 관련되는 작제건(作帝建) 설화이다. 거타지 설화는 '삼국유사'에 실려 있다. 거타지는 신라 진성여왕 때 사신으로 당나라로 가던 아찬 양패의 호위 무사 가운데 한 명이었다. 신라 사신 일행이 당나라로 가던 중 풍랑이 심해져서 백령도(鵠島)에 머물고 있던 중 서해의 해신인 '약'(若)이 승려의 꼴을 한 괴물에게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타지는 해신을 죽이려는 사미승을 쏘아 죽인다. 해신은 은혜의 보답으로 딸을 꽃으로 변신하게 해 거타지에게 준다. 당나라에서 무사히 돌아온 거타지

  • 부(富)의 대물림 심화

    부(富)의 대물림 심화 지면기사

    '공시파차이(恭喜發財)''부자 되세요'란 의미로 중국인들이 요즘 가장 많이 쓰는 인사말이다. 모든 이들이 친소(親疎)를 불문하고 상대방에게 건네는 덕담인 것이다. 1970년대만 해도 '식사하셨어요?'를 뜻하는 '치판레마(吃飯了 )'가 일반적이었는데 중국경제가 상당히 성장했다는 방증이다.국내적으로도 '부자 되세요'란 표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새해맞이 인사로 특히 압권인데 젊은층일수록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다. 부자는 저승사자(?)까지 부릴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부(富)야말로 현대판 로망이자 메시아인 것이다. 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세인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블룸버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세계 10대 거부들을 선정했는데 1위는 멕시코의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이다. 1940년에 레바논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슬림은 26세에 부친에게서 받은 40만달러로 사업에 착수해서 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이 되었다.기부천사 빌 게이츠가 2위, 스페인 국적의 인디텍스 회장 아만시오 오르테가가 3위를 기록했다. 오르테가는 가난한 철도원의 아들로 태어나 13세부터 셔츠가게 사환으로 사업과 인연을 맺은 이래 자수성가해서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ZARA)'를 세계 1위로 키웠다.4위인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은 1956년에 단돈 100달러로 주식투자에 나서 미국최고의 갑부로 등극했으며 자린고비로 유명한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17세에 사업계에 투신한 이래 조립식(DIY) 가구 생산으로 5위에 올랐다. 코크인더스트리즈의 코크형제가 각각 6위와 7위, 시스템 개발업체인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8위를 기록했다.'루이비통'으로 유명한 프랑스 LVMH의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와 미국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의 상속녀 크리스틴 월튼이 각각 9위와 10위에 랭크되었는데 세계 10대 거부들 중 골드스푼을 들고 태어난 경우는 미국 석유재벌 코크형제와 크리스틴 월튼 등 3명에 불과하다

  • 누가 창조경제의 주역인가

    누가 창조경제의 주역인가 지면기사

    창조경제의 주역은 누구인가? '창조' 능력을 가장 잘 갖춘 기업군(群)이 주역이 될 것이다. 지난 산업화 시대에서는 대기업군이 주역이었다. 그들은 선진국을 따라잡을 경제추격의 견인차로 선택되어 자원 집중의 혜택을 받았다. 이를 통해 빠른 속도로 경제 추격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제 추격 능력의 가치는 떨어지고 오히려 창조 능력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는 새로운 주역이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이 새로운 역할에는 '벤처기업'이 가장 적임자이다. 벤처는 혁신성으로 무장하여 신(新)성장동력에 도전하는 기업군으로서, 창조 개념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유형이다. 벤처가 본연의 능력만 발휘한다면 창조경제의 견인차로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과 같은 신흥 강자들 모두 벤처 출신인 것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선진경제에서는 벤처가 창조경제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이렇게 세계적으로 벤처의 중요성이 재인식되었지만, 우리 벤처가 이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이다. 양적으로 보면 벤처기업은 3만개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되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벤처 출신의 일류 기업은 아직 없는 실정이고, 또한 벤처생태계 조건도 좀처럼 기대하는 모습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뒤돌아보면 우리 벤처 영역은 적지 않게 변질되어 왔다. 현재 벤처기업 중, 과연 혁신 역량 측면에서 손색이 없는 기업이 어느 정도 되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 점이 바로 한국벤처에 '리셋' 수준의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여기서 '리셋'은 컴퓨터를 초기화하듯이, 초기 벤처의 원형으로 돌아가자는 뜻이다. 달리 표현하면 창조적 기술로 무장하고 도전정신이 충만한 기업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며, 또 이를 통해 벤처기업군을 진정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기업모델로 만들자는 제안이다.벤처 리셋의 출발은 무엇보다 벤처의 인증기준을 높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렇

  •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가 지면기사

    대기업이 운영하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을 폭행했다는 대기업 간부가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이 대기업 상무의 이력은 인터넷수사대에 의해 신상이 털려 그와 그의 가족은 큰 상처를 입었다. 이 사건을 빗댄 웃기면서도 서글픈 패러디물이 인터넷에서 홍수를 이뤘다. 유명 호텔 주차지배인의 뺨을 때린 제빵회사 사장 역시 끔찍한 신상털기를 당하고 결국 회사문을 닫았다. 그 회사 직원들은 사장의 실수로 인해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공교롭게도 최근 일어난 이 두사례를 들어 언론마다 '을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난리다.이제 마음을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 보자. 대기업 상무와 제빵회사 사장은 과연 갑인가. 앞에 잠깐 언급했듯이 공교롭게도 라면사건이 일어난 비행기 회사나 호텔은 우리나라 10대 재벌에 들어가는 회사들이다. 단 한번도 '을'일 수 없는, 늘 '갑'의 위치에 있었던 회사인 것이다. 이면에 비행기 안에서 라면 한 그릇을 시키는 바람에 험한 꼴을 당했던 대기업 상무는 비행기를 타기 한달여 전 상무로 승진했다고 한다. 어쩌면 상무로 승진한 후 첫 외국출장이었을지도 모른다. 부장시절에도 출장은 다녔겠지만 아마도 부장 신분으로는 사내 규정상 라면을 끓여주지 않는 이코노미석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상무 승진 후 첫 해외출장에 비즈니스석을 탔을 터이고 과연 말로만 들었던 비즈니스석에서 라면을 줄지 궁금했을지도 모른다.그런데 처음 먹어본 라면이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새로 끓여달라고 요구했을 것이고 그것이 반복되다보니 승무원 입장에서 약간 짜증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언성을 높였을 것이고 급기야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이다.제빵회사 사장도 마찬가지다. 한번 이런 가정을 해보자. 호텔에서 바이어 상담이 있었는데 그는 교통체증 때문에 늦었다. 겨우 호텔에 도착했는데 시간이 꽤 흘렀다. 아주 중요한 상담인데 주차가 문제였다. 기사를 데리고 오지 않은걸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그는 주차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