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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지면기사
우리나라의 2월은 1월보다 상대적으로 평균기온이 높으나 이번 겨울에는 거꾸로다. 추위의 절정기인 1월 중순 서울 기온은 섭씨 0도로 평년(-2.4도)보다 높았지만 2월 들어서는 수은주가 평균치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가장 추웠던 날도 작년은 1월 16일이었으나 올해는 2월 7일로 한랭시즌 자체가 뒤로 밀린 느낌이다. 3월이 코앞인데도 봄을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이다.올봄의 경제 기상(氣象)도 날씨처럼 변덕스러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의 재정위기 강제수습시한이 초읽기에 돌입한데다 이란발 긴장고조가 점입가경인 때문이다. 금년부터 미국의 국방수권법이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세계 각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EU가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수입 전면금지를 선언한 터에 이란석유 최대수입국이자 심정적 동조국인 중국까지 가세할 조짐이니 말이다. 중동에서 또다시 전운(戰運)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미국정부의 고민이 가장 크다. 유럽발 경제부진이 점차 가시화되는 터에 중동전쟁이 재발하면 오바마 대통령의 연말 재선은 물 건너갈 수도 있는 탓이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만 끌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매파인 공화당의 정치공세가 점증하고 미국 군부까지 우유부단한 행정부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사회에 영향력이 큰 유태인 유권자들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은 묵인하면서 이란은 불용(不容)하는 미국의 이중잣대에 대한 국제적 시비우려도 걸림돌이다. 더 큰 골칫거리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정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란에 대한 군사대응을 천명한 것이다. 미국주도의 경제봉쇄가 기존 핵시설 이전 등 이란에 시간만 벌어줄 뿐만 아니라 자칫 이란이 핵무장할 경우 무력화(無力化) 비용이 훨씬 더 클 것이란 판단이다. 이르면 3~4월중에 이란 핵시설을 파괴할 움직임마저 간취된다. 미국의 동의가 선결과제이나 낙관은 금물이다. 이란과 이스라엘간의 요인암살경쟁이 첨예화되는 터에 이스라엘은 지난 2007년에도 시리아의 핵 원자로를 임의로 공습한 적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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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은 '차별화'로 자란다 지면기사
한국경제에서는 왜 실리콘밸리와 같은 '작은 기업 성공사례'가 없을까? 서구(西歐) 학자들에 의하면 창조적인 혁신은 작은 기업에서 나오며, 대기업들은 과거의 성공방법을 믿고 자만하여 오히려 창조적 혁신에 뒤떨어진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하버드 대학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 현상을 지목하며, 많은 대기업이 작은 벤처기업의 혁신에 의해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여전히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대기업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한국경제가 가진 특유의 수수께끼이다.이 수수께끼의 답은 한국경제의 성장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경제는 추격(catch-up) 전략으로 성장했다. 즉, 표준화된 제품시장에서 선두기업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빠른 추격을 통해 그 선두기업을 밀어내어 시장지배자의 위치에 올라서는 전략으로 성장했던 것이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업종들인 철강, 반도체, 휴대전화, TV, 조선 등 모두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는 이런 표준화 상품의 조립생산에서는 혁신역량이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뛰어난 판단력, 대규모 투자, 빠른 추진, 철저한 경영 등이 중요할 뿐,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에서 느끼는 제품의 혼(魂)과 같은 혁신적 창조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세계시장이 혁신이라는 무기로 싸우는 전쟁터로 변모하면서, 표준화 제품의 조립생산에서 확보한 강점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의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서구의 '작은 기업 성공론'에 주목하여 혁신에 강한 중소기업 육성을 본격화할 시점으로 생각된다. 당장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맏형님'의 의젓함을 보이지 못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쌓은 대기업의 경쟁력이 무너져도 좋다는 생각은 미숙한 생각이다. 한국경제를 키워온 수출(輸出)만 보더라도, 당장은 대기업 없이 현재 실적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경제의 미래는 현 실력자인 대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혁신역량이 강한 중소기업들을 선별해서 육성하는 방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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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과 '날개' 지면기사
'모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구절은 독일의 여류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작품 '잔치는 끝났다'의 한 구절이다. 사실 이 시의 구절은 '지금은 대추야자씨가 싹트는 시절'이라는 행에 이어져 있어서 문맥적 의미가 무엇인지는 분명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투어처럼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아마도 추락하는 것들이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역설적 표현이 주는 효과 때문일지도 모른다. 날개가 있는데 왜 추락하느냐는 의문이 들지만 날개가 없는 존재는 날지 않기 때문에 추락할 수도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추락하는 것은 반드시 날개를 지닌 존재여야 한다는 말을 수긍하게 된다. 날개를 가진 존재는 언젠가 추락하게 될 운명인 것이다. 물론 도도새처럼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한다면 추락할 염려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도도새가 멸종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인간이나 포식자들이 다가와도 날지 못한 탓도 있었을 터이니 그들은 추락보다 더 큰 비극을 겪은 셈이다.그런데 조류가 아닌 우리 인간에게 '날개'란 무엇일까? 날개는 흔히 자유를 환기하는 기호이지만 상징적 의미는 욕망과 관련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로스의 이야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노스왕의 노여움을 사서 미궁에 유폐되어 있던 다이달로스는 아들인 이카로스에게 새들의 깃털을 모아 날개를 붙여서 탈출하게 만든다. 그런데 미궁을 탈출한 이카로스는 태양 가까이 가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하늘로 계속 날아 올라가다가 결국 날개를 붙여놓은 밀랍이 녹는 바람에 추락해 죽고 만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이카로스의 날개는 인간의 지나친 호기심이나 과도한 욕심은 화를 초래한다는 교훈적 의미로 사용된다.흑룡의 해라고 불리는 올해 총선과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의 장래가 결정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북한의 권력이 교체되거나 교체 중에 있으며, 유럽에서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또 러시아와 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세계적인 권력 재편의 해다. 이 과정에서 승천하려는 용들의 일대 격전이 벌어지고 승천하는 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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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부(殺生簿)와 아름다운 퇴진 지면기사
요즘 한 종합편성 채널의 연속극 '인수대비'가 인기다. 종편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바닥 시청률인데 비하면, 이 드라마는 꾸준히 일정 비율의 시청률을 보인다고 한다. 수양대군의 집권 과정, 그의 며느리인 인수대비의 집요한 권력욕이 시청자들을 끄는 모양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정치 계절인 요즘 시대와 맞물려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더 든다.요사이 전개되는 드라마 인수대비의 핵심은 살생부(殺生簿)다. 수양대군이 자신의 집권을 반대할만한 신하들을 죽이기 위해 작성한 명부다. 살생부에 이름이 올랐던 영의정 황보인, 좌의정 김종서, 이조판서 조극관, 좌찬성 이양 등이 참혹한 죽음을 맞는다. 이를 주도한 이가 바로 한명회이고, 이 난이 계유정난이다.인류 역사에서 정치적 위험 인물이나 라이벌을 제거하는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살생부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특정인을 추방하기 위해 실시한 오스트라키스모스(ostrakismos)가 비밀투표를 통해 좀 민주적으로 정적을 추방했다면, 살생부는 미운 털이 박힌 자를 맘대로 정해서 손보는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점에서 더 잔인한 방법으로 통한다.우리 역사에서도 살생부는 정권을 차지하거나 유지하는데 늘 등장했다. 조선시대만이 아니다. 최근 정권에서도 살생부는 예외없이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시절엔 출처 불명의 '민주당 살생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민주당 의원 94명을 특1등 공신에서 역적 중 역적에 이르기까지 7등급으로 나눠 나돌았다. 살생부는 정치권에만 있는 게 아니다. IMF 환란위기 때는 퇴출기업을 지칭하는 '기업 살생부'가, 2002년 한일 월드컵때는 대표선수의 선발을 놓고 '히딩크 살생부'가 등장하기도 했다.최근 4·11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그 말 많은 '공천 살생부'가 또 등장했다. 그것도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먼저 나왔다. 민주통합당에서도 언제 나올지 모른다. 출처가 명확치는 않지만 한나라당의 공천 탈락 살생부에는 인천 4명, 경기도 9명 등 13명의 경인지역 국회의원이 포함됐다고 한다. 명단에 오른 인물의 면면을 보면 나이가 많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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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거부하는 구태 지면기사
무감어수 감어인(無鑒於水 鑒於人). 물에다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비추어 보라고 했다. 거울이라는 표면에 비친 모습에 집착하지 말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라는, 인생에 대한 교훈이다. 즉 자신의 모습이든, 자신이 일구어낸 그동안의 성과이든 사람들에게 비추어 자신을 보라는 뜻을 담고 있다.중앙 정치든 지방 정치든 정치인들을 보면 나라 경제와 국민 복지에 대한 의지는 있는지 걱정이다. 말과 행동에 차별을 두고 있다. 말로는 국가와 지역, 지역민과 국민을 걱정하면서 행동은 자기 자신에 맞춰져 있는 듯 해서다. 비근한 예로 국회 예산정국이 그러했고, 진행형인 당쇄신도 대치형국이다. 시·도발전의 견인차와 시·도정 감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달라며 한 표를 호소한 광역의원들이 총선 출마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거울이라는 표면에 비친 자신에 집착하는 모습으로 보여 착잡하다.2012년은 선거 정국이다. 12월19일 대통령을 뽑게 되며, 4·11총선이 앞서 치러진다. 연초부터 '나요 나'를 외치며 적임자임을 자임(自任)하는 인물들이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속에는 광역의원들도 버젓이 한자리 한다. 시·도민들로 부터 선택을 받아 의회에 입성한지 2년도 안돼 풍운(風雲)의 뜻(?)을 가슴에 담고 떠나는 의원들이 한 둘이 아니다. 위(爲)하고 발전시킬 대상이 시·도민과 시·도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으로 바뀌는, 그들에게는 역사적인 날임에 틀림이 없을 터다. 경기도만 해도 이러한 분들이 11명이나 된다.쇄신만이 살길이라며 여·야, 보·진 진영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다. 인물도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진보정당 및 시민사회단체 등은 '구태정치'를 외친다. 총선 출마를 위한 지방의원의 사퇴에 대한 쓴소리다. 풀뿌리 지방자치를 외면하고 지방의원직을 총선 출마용 징검다리로 여기는, 생각과 행동의 구태가 그대로로, 중앙당의 용인(容認)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의회 입성때 부터 옮겨타기 위해 물타기 기회만 엿본 것은 아닌지, 도민으로서 심히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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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불감증사회 지면기사
'민나 도로보데스'. '모두가 도둑'이란 뜻의 일본말이다.1982년 3월부터 방영된 MBC의 인기드라마 '거부실록'에 등장했던 충남 공주 갑부 김갑순(1872~1960)이 읊조린 대사의 한 구절이다. 김갑순은 1930년대 말에 공주와 대전 일대에 총 3천341만3천550여㎡의 토지를 소유했던 전설적 인물로 대표적인 친일파 자산가였다. 당시 대전시 전체 면적의 40%가 그의 소유였다.60년 만에 맞는 흑룡의 해 벽두부터 사방에서 구린내가 진동한다. '영일대군', '방통대군'으로 회자되던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측근들의 잇단 비리가 불거지는 와중에 이번엔 박희태 국회의장이 '돈봉투' 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심지어 야당인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유사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당사자 모두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수는 없는 법이다. 권력의 중심부가 이런 지경이니 어딘들 온전하겠는가.지난해 말 검찰은 1년여 진행한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수사를 통해 불법대출 6조315억원, 부당대출 1조2천283억원, 분식회계 3조353억원, 위법배당 112억원 등 총 9조780억원의 금융비리를 밝혀냈다. 유사 이래 최대의 금융범죄로 2만여명의 서민예금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에만 2차례에 걸쳐 저축은행들이 무더기로 영업정지를 당한 만큼 저축은행 비리는 훨씬 더 클 예정이다.그런데 또다시 유사사건들이 발생했다.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전국의 단위농협 54곳은 200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출금리를 조작, 168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어 임직원들의 성과급잔치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위농협 본점수만 1천167개에 달하는 터여서 춥고 배고픈 농민들의 지갑을 터는 파렴치한 범죄들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박정부 치적거리 중 하나인 미소금융에서도 이상 징후가 포착되었다. 검찰이 지난 1일 서울 청진동 미소금융중앙재단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이다. 수천억원대의 기금을 저신용자들에 대출해 주는 만큼 부정의 소지가 상존했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빙산의 일각으로 판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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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인력문제 이대로 둘 수 없다 지면기사
한국경제의 도약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창조적인 중소기업들의 증가다. 혁신성이 강한 작은 중소기업들이 창조경제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경제는 대기업 주도의 경제활동에 익숙했던 탓에 정작 이 중대한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중소기업의 창조역량은 그들이 보유한 우수인재에서 나온다. 그러나 현실의 중소기업들은 인재확보에 사투를 벌인다. 취업난을 호소하는 젊은 인력들이 많지만, 정작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의 열악한 임금수준과 낮은 사회적 이미지 때문이다. 이는 엄청난 엇박자(mis-match)인데, 오랫동안 해결기미가 없어서인지 중소기업들에겐 만성적인 문제로 인식되는 실정에 이르렀다. 또한 중소기업의 인력문제에는 단순히 인재확보의 문제를 넘어서, 이미 확보한 인재들의 반복적인 이직(移職)문제도 고질적인 병폐로 고착화돼 있다.중소기업에 우수인재가 몰리게 하려면 어떤 처방이 필요할까. 첫째,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의 85%는 최소한 돼야 하며, 욕심을 낸다면 90%선은 돼야 한다. 그래야 대기업 임금과 차별성을 덜 느끼게 된다. 그런데 임금을 이런 수준으로 주려면 문제는 돈이다. 회사가 그것을 감당할 수익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수익이 늘면 주문을 주는 대기업쪽에서 납품단가를 줄이려 하는 관행이 있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수익은 다시 줄어들고 임금수준도 높이기 어렵게 됐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인식전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중소하청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자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생(共生) 신념'으로 전환돼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들의 책임감도 필요하다. 대기업이 허용한 수익증가분을 반드시 인재확보 용도로 사용한다는 사명감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약속을 정립하는 것도 초기에는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둘째, 우수인재들의 이직을 막는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필자의 분석에 의하면 수도권 중소기업 입사자들의 5년이내 퇴직률은 약 45%에 달한다. 그들이 꼽는 가장 결정적인 퇴직 이유는 개인적인 승진 비전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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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역설적 상징 지면기사
흔히 겨울을 네 계절의 끝이라고 말한다. 이는 계절의 순환을 인생이나 생명현상에 빗대어 생각하는 문화적 관습일 뿐 실제로는 가을과 봄 사이의 계절로 24절기로 보면 입동부터 입춘 전까지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기후로 볼 때는 12월에서 2월까지가 겨울이다. 어원을 따져보면 겨울의 어원인 '겻'이나 가을의 '갓', 여름의 '널', 봄의 '볻'은 모두 해(태양)와 관련되는 고유어로 짐작된다. 우리 조상들은 계절의 변화가 태양의 움직임과 기온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왔던 것이다. 겨울은 가을에 거둔 곡식을 저장하는 '秋收冬藏' 계절이다. 이때 저장한 곡식은 겨우내 먹을 식량이면서 봄이 되면 파종할 종자이기도 하다.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시간인 셈이다.문명의 발달로 계절의 변화는 농경사회에서와 같이 우리의 일상을 좌우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달력의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1, 2월은 새해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겨울은 추위와 눈과 얼음의 계절이다. 추위와 얼음은 자연의 생명활동을 중단시키거나 위축시키지만. 인간에게 혹독한 추위는 생명의 의지를 더욱 강렬하게 자극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조선조 선비들의 시조나 문인화에 나타난 겨울 이미지는 생명의 '봄'을 부각시키는 대조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조선후기의 가객 안민영은 '매화사'에서 "바람이 눈을 맞아 산창에 부딪히니/ 찬 기운 새어 들어 잠든 매화 침노한다/ 아무리 얼우려 한들 봄뜻이야 앗을소냐"고 노래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또 눈 속에 서 있는 소나무나 대나무, 매화를 유배자나 은둔지사의 지조를 표현하는 상징으로 삼았던 것이다. 설경도(雪景圖)에는 하얀 눈과 먹빛의 선명한 대비를 통해 생명을 얼어붙게 하는 냉기와 이를 견디는 나무와 꽃의 비장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설죽도나 설송도 가운데 가장 빼어난 작품은 완당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중에 그린 '세한도'이다. '세한도'에 나타난 세 그루 송백의 늠름한 자태, 고통스러운 세월의 무게와 비바람을 견디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고 있는 한 그루의 노송, 그 가운데에 자리잡은 한 채의 낡은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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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인천의 자화상 지면기사
또 한 해가 저문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상투적인 말이 낯설지 않은 시기다. 며칠 후면 신묘년(辛卯年)은 가고 새로운 흑룡(黑龍)의 해 임진년(壬辰年)이 다가온다. 그래서 이때쯤 되면 금년보다는 새해를 얘기한다. 해를 넘기는 아쉬움보다는 빨리 잊고 싶은 마음이 더 큰 모양이다. 그만큼 한 해가 힘들었다는 방증이다.그렇다고 한 해를 그냥 보낼 수야 없지 않은가. 일단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맞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개인적으론 물론이고 기업, 사회단체, 각 공공기관들도 마찬가지일 게다. 과연 올 한 해 맘먹고 한 일이 얼마나 성과를 냈을까. 미진한 부분은 무엇이었고, 잘해서 더욱 발전시킬 것은 어떤 분야인가. 꼼꼼히 따져보고, 잠시나마 생각에 잠겨보고, 반성도 해보는 것이 요즘 시기에 있을 법한 광경이다.그렇다면 올 한 해 나라 전체로 보면 어땠을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딱히 신나는 일이 별로 없었던 한 해였다는 데 비중이 간다. 정치적으론 여야 싸움판이 더 커져 짜증이 더욱 심해졌고, 경제적으로도 굳이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참 힘겨운 한 해였다. 직장을 못 구해 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을 보면 새해를 맞기가 두려울 정도다. 좀 좋아질 것이라는 연초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결국 속이고, 속임을 당하는 한 해였다. 그래서 이 연말에 엄이도종(掩耳盜鐘·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오지 않았는가.인천은 어떤가. 인천도 힘겹긴 마찬가지다. 한때 인천시의 재정위기설까지 나돌 정도로 발전보다는 현상 유지가 더 힘들었던 한 해였다. 대형 사건의 발생도 예년 못지않았다. 물론 지난해에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폭격 등 역사에 남을 사건이 많았지만, 올해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경인일보가 선정 발표한 2011년 인천의 10대 뉴스만 봐도 분쟁이 유독 많았던 한 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수도권매립지의 매립기간 연장문제다. 매립지의 악취피해가 청라국제도시까지 번지면서 매립기간의 연장불가라는 여론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 사장은 인천시민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매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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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평화 지면기사
나흘이면 크리스마스다. 또 일주일 후는 2012년 임진(壬辰), 흑룡(黑龍)의 해 첫 날이다. 지금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으로, 한해를 시작하는 연초 만큼이나 중요한 때다. 나름의 계획에 의해 알찬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연말이다. 시간을 할애, 봉사하거나 기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등 천사들이 부쩍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혼자사는 노인, 편부·모, 조손가정 등 돌봐야 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다. 한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온기가 덜하다.매년 이맘때면 정리가 되지않는 분도 분야도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밤잠을 설치며 완수해야 하는 국회 예산작업이 매년 정해진 기일을 넘긴다. 밤새워 고민을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 대상이 다르다. 올해는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 ISD 등 굵직한 내용들이 포진돼 있다. 개혁으로 당을 바로 세우고, 통합당을 만들고,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등등. 가장 우선시 해야 하고 그들이 때만 되면 되뇌이는 서민과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의 살길찾기는 말뿐 행동에는 없다. 방패와 칼이 부딪치면서, 모순(矛盾)을 만들어 내는 시기가 늘 이쯤이었다.승리하는 것은 승리의 조건을 모두 만들어놓고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고, 패배하는 이들은 전쟁을 시작한 후 승리를 찾는다. 손자병법의 얘기다. 하지만 완벽은 없어 선택과 집중을 해 실행하고, 계획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그것은 준비되지 않은 것이다. 승리하고 싶으면 착실히 준비하는 길밖에 없다. 준비하고 승리하는 것은 상생과 평화를 위해서다. 내가 살고 상대가 죽으면 평화는 없다. 전쟁후 승리를 찾는 꼴로 상처뿐이다. 상생의 길도 막막하다.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상대를 죽이기 위한 싸움으로, 상생과 평화를 위한 준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가 사는 길이 보살펴야 하는 이웃과 나라가 사는, 승리를 위한 준비의 한 행태로 여기며 의기양양(意氣揚揚)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이 싸우는 동안 이웃이 더욱 궁핍해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통계청의 '2011년 사회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