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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료시카 인형과 '이야기'의 힘

    마트료시카 인형과 '이야기'의 힘 지면기사

    [경인일보=]마트료시카는 둥근 모양의 목각 인형이다. 이 인형을 열면 그속에 작은 인형들이 겹겹이 들어 있는데 보통은 네 개에서 아홉 개, 많게는 수십 개에 이르는 인형이 인형의 몸통 속에 차곡차곡 들어차 있다.러시아어로 마트료시카는 어머니를 뜻하는 '마티'에서 유래했다하니 러시아인들은 이 인형을 통해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민속신앙을 상기한다.1891년 예술가 세르게이 말루틴이 디자인하여 발표한 뒤 일약 러시아의 상징이 되다시피 한 이 인형의 기원에 대해서는 일본 목각인형 '다루마'(達磨)나 '시치푸쿠친'(七福神)이라고 보는 견해가 주류다.백년 남짓한 세월동안 이 전통인형은 러시아의 어느 거리나 상점에서도 만날 수 있는 대표적 문화상품이 되었다. 제작 방법에 따라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저가 상품과 장인이나 예술가가 고객의 주문을 받아 직접 제작하는 고가의 애호가용으로 나뉜다. 그 종류도 다양해, 러시아 전통적 머리수건을 쓴 홍안의 농촌 여인을 기본으로, 기독교 성인들, 러시아 혁명 영웅 등이 대종을 이루었으나 점차 시대상을 반영해 비틀즈나 세계적 스포츠 스타, 미국 대통령, 심지어는 오사마 빈 라덴의 모습을 묘사한 것도 있다.미국의 한 수집가는 6천종의 마트료시카를 소장하고 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종류가 제작되었는지를 가늠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생산이 최고조에 달했던 1980년 한해에 1천만 세트가 제작 판매되었다고 하니 요즘 말로 '대박' 문화상품임이 분명하다.그런데 이 목각 인형이 러시아인과 외국인의 관심을 받는 문화상품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 하나는 외래문화를 러시아적 전통문화와 지혜롭게 융합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인형의 형상은 외국에서 빌려왔으되 거기에 러시아 신화를 윤색함으로써 고유한 문화로 만든 것이다.이것은 모든 문화의 생성원리다. 외래 문화에 토착문화를 적절히 가미할 때 새로운 문화가 창조된다는 것이다.두 번째 특징은 다양성이다. 마트료시카 인형은 둥근 목각의 재질만 유사할 뿐 그 형상은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인형을 모으면 시사만화가 되고, 역사 인물전이 되고, 대중적 스타의

  • 벌써 때가 왔단 말인가

    벌써 때가 왔단 말인가 지면기사

    [경인일보=]벌써 '때'가 된 모양이다.아직 선택의 날은 1년이 넘게 남았는데 선량(選良)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손으로 별 따기라고 할 정도로 지역구내에서 좀처럼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 국회의원들도 요즘 종종 눈에 띈다. '철새'들도 돌아왔다. 선거때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철새'들이 좀 일찍 왔다. 돌아온 용팔이처럼 그 활보가 심상치 않다. 동창회나 신년 모임은 물론이고, 지역의 각종 행사에도 기웃거린다. 감투욕도 노골적이다. 역시 '때'가 가까이 오고 있다는 방증이다.따져보니 그 시기가 예년에 비해 좀 빨라졌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내년 총선은 파동이 클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변혁과 물갈이가 극심할 것이고, 민심 또한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를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19대 총선은 대선과 맞물려 그 변화의 파장은 현재 시계 제로다. 그래서 현역들의 불안감이 더 역력하다. 공천은 공천대로, 지역의 표심은 표심대로,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역주민들의 정치 불신도 이전보다 훨씬 심화됐고, 현 정부 여당에 대한 불만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상대적으로 여당이 많은 인천의원들은 스스로가 '위험수준'이라고들 말한다. 그래서 일까. 연초부터 아예 지역구에 내려와 지역주민들과 스킨십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원들이 부쩍 늘었다.연초에 경인일보 등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조사한 여론조사를 보면 내년 총선때 현 국회의원을 지지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률이 38.1%로, '지지할 것'의 36.7%보다 높았다. 사실상 부정의 답에 가까운 '모르겠다'고 답한 경우도 25.3%나 됐다. 이 조사결과만 봐도 현역들의 조바심은 엄살이 아니다. 이런 낌새를 챘나. 역시 '정치 철새'들의 눈치는 고수급이다. 정치 9단쯤은 못돼도 이젠 몇 단쯤은 됐나 보다. 선거를 치른 뒤 몇 해가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던 이들이 갑자기 연초부터 안부 메시지를 보낸다. 또 각종 모임장소에선 얼굴을 마주치기 일쑤다. 주민들과의 스킨십 강도도 예사롭지 않다. 수십년 째 반복되는 '다람쥐

  • 우울증

    우울증 지면기사

    [경인일보=]전의경의 부대 이탈행위와 자살 등 극한 방법으로 세상을 등지는 일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원인은 상급자(집단생활 부적격자)의 구타와 가혹행위다. 국가가 젊은이들을 불러 모아 사회의 질서를 지키게 해놓고, 이들의 생활근거지에서의 무법적 행위를 방치한 결과다.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환자가 양산되면서 불미스런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근무를 시민들과 같이 하면서 집회 시위를 막으려면 그 긴장감의 강도는 분명 군인과 다르다. 이들은 항상 긴장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만으로도 압박에 의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과도하다. 그래서 내무생활은 긴장감을 풀어줘 다음 업무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는 인간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물론 긴장감을 일정 부분 유지하기 위한 규율은 필요하다. 이를 구실로 한 선임병의 괴롭힘은 또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강박관념에 억눌려 늘 불안감을 안고 생활하는 공간이 되고 만다. 폭탄의 안전고리가 빠져 터지기만 기다리는 불안정한 상태다.전의경 선임자의 구타와 가혹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사건이 발생하면 으레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약속해 왔다. 최근에는 구타 가혹행위자와 관리감독을 태만히 한 지휘요원에 대해 형사 입건하고 인권교육과 전의경 인권침해신고센터를 만드는 등 그동안 나온 근절 매뉴얼 중 가장 강력한 대책을 발표했다. 결과는 판정패다. 경찰청의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며칠 지나지 않아 구타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후임병들이 근무지를 이탈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경찰청장이 진화에 나섰다. 관련 부대 해체라는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더이상 나올 대책이 없어 보인다.기강 해이가 실제 시위현장에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선임병이나 지휘관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쇠파이프나 죽창 등으로 무장한 폭력적인 시위대와 맞서는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으면 병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긴장감 유지는 필요하며, 엄격한 규율이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지휘관들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정신을 번쩍 차리라는 의미에

  • 방관과 실기(失機)가 키운 전세난

    방관과 실기(失機)가 키운 전세난 지면기사

    [경인일보=]전셋값이 무려 93주 연속 상승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2009년 4월 첫주 이후 1년9개월 가까이 매주 상승한 것이다. 그동안 전국의 집값은 4.9% 오른 반면에 전세금은 무려 14%나 인상되었다. 작년말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009년보다 22% 늘어난 12조8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중이고 금리 또한 작년 5% 내외에서 올들어 6%대 후반까지 올라 세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전세 대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서히 잉태되었다. 2000년대 들어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저금리 체제가 장기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점진적으로 전세를 월세로 돌린 때문이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전국적인 도시재개발사업은 설상가상이었다. 서민주택들이 한꺼번에 대량으로 사라졌으니 말이다. 차제에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매진했으나 역부족이었을 뿐만 아니라 민간임대주택사업도 활성화되지 못했다.2008년에 불거진 글로벌 금융 위기는 또다른 복병이었다. 공교롭게도 주택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대폭 줄인 때문이다. 그나마 신규 물량도 중대형 중심이어서 전세 수요가 많은 85㎡미만의 중소형은 상대적으로 적게 공급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을 대거 공급한 것도 전세난을 부채질했다. 셋집을 전전하면서도 '무주택요건'만 채우면 언젠가는 싼 집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매매 대기수요가 전세로 전환된 것은 '옥상옥'이었다.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않은 상황에서 굳이 집을 구입할 이유가 없었던 탓이었다. 정부의 수수방관은 더 큰 패착이었다. 23년 전부터 전세난이 예견되었음에도 정부는 집값 잡기에만 올인했을 뿐 전세 문제는 등한시했던 것이다. 작금의 전세난은 공급 부족과 저금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나 정부의 소극대응 탓이 더 컸다.새해들어 정부가 서둘러 전세대책을 마련했다. 9만7천 가구의 공공 소형 분양임대주택의 경우 공사기간 단축을 통해 조기에 공급하고 올해중에 공급 예정인 매입임대주택 2만 가구도 가능한 상반기에 조기 매입해서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에 제공할 예정이다

  • 인천 제조업을 다시 생각한다

    인천 제조업을 다시 생각한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최근 인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인천지역 제조업 구조변화 분석' 보고서는 인천경제에 드리워진 위기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1999년 이후 10년간 인천경제를 진단한 결과, 인천은 여전히 제조업 중심경제이지만 기계·자동차 등 전통업종 중심이고 IT·반도체와 같은 지식기반 제조업의 비중은 아직 약하다는 현실을 드러낸다.또한 제조업체들은 생산성 향상에 실패하여 낮은 성장세에 허덕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300인 이상인 중견 기업수가 10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결과가 말해 주는 것은, 인천경제는 지식경제시대에 적합한 업종전환에 실패했으며, 중소제조업의 메카이지만 성장통로가 막혀 있거나 혹은 성장기업들이 지역을 떠난다는 문제로 집약할 수 있다. 이 현상들은 '경제수도'를 목표로 하는 인천시의 경제정책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인천 제조업의 지속적인 부진에서 파생되는 가장 큰 부작용은 인천경제의 중심축을 서비스업 쪽으로 옮기자는 견해와 맞서야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인천경제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지만, 제조업의 성장속도가 지지부진하다 보니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을 축적해 왔다. 인천은 지역특성상 항만과 공항 등 물류 인프라가 강하기 때문에 서비스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은 단견에 불과하다.본질적으로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생산성이 낮은 편이며, 서비스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없다. 또한 서비스 상품은 교역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능력이 약하다. 서비스는 본래 동일 지역에서 거래가 발생하는 상품이다. 협소한 내수시장 때문에 언제나 경제활동의 돌파구를 해외시장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던 한국경제를 생각할 때, 수출이 어렵다는 것이 얼마나 큰 한계인지를 실감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인천경제가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지식산업화만이 진정한 해법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할 때이다.인천경제는 남동산업단지로 대표하는 제조집적지로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경제의 성장과정에서

  • 사회적 기업과 '마켓 3.0'

    사회적 기업과 '마켓 3.0' 지면기사

    [경인일보=]사회적 기업이 대안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들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행 사회적기업육성법은 사회적 기업을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 목적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딘가 밋밋하지만 사회적 서비스 확충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실현시키자는 대안에 사회적 합의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실상 사회적 기업이란 말은 동어반복이라 할 수도 있다. 기업은 사회적일 수밖에 없으며 대부분의 기업이 '사회적 기여'를 설립 목적으로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점에서 '사회적 기업'이란 말은 역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추구해야할 사회적 사명보다 이윤추구에 급급해 왔다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도 된다.기업의 사회적 성격과 관련된 일련의 지각변동을 불러오는 진앙지가 바로 소비자들의 의식변화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의식변화는 기업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 문화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새로운 소비자들은 사회적 이슈에 민감하며 사회적 이슈들을 대안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기업과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제 상품의 기능을 중시한 시장(마켓 1.0), 상품의 감성적 성격을 중시한 시장(마켓 2.0)을 넘어 소비자의 정신과 영혼에 호소하는 가치중심의 시장(마켓 3.0)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제 단순한 상품소비의 대상이 아니다. 환경과 에너지 위기와 같은 공동체의 이해와 관련된 상품, 소비자의 참여와 공유가 가능한 상품, 감정이입이 가능한 '이야기'가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주체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사회적 기업의 성공은 그 주체들이 새로운 시장의 변화가 의미하는 요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선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는 정부와 지자체의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을 고용창출의 새로운 수단 정도로 바라보아서는 성공할 수

  • 사자성어로 본 새해 다짐들

    사자성어로 본 새해 다짐들 지면기사

    [경인일보=]신묘년(辛卯年)의 토끼는 어떤 동물일까. 영리할까, 약삭빠를까. 해가 바뀌자 여기저기서 '토끼타령'이다. 엄밀히 말해서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로 한해를 나누는 것은 양력이 아닌 음력이 기준이지만 요즘은 양력으로 적용하는 것이 통상적이 돼 버렸다. 어찌됐든 유달리 올해는 '토끼타령'에 사자성어(四字成語)도 풍성하다.그 원인이 뭘까. 간단하다. 너무나 힘겨웠던 지난해 즉, 묵은해를 빨리 잊고 새해를 맞고 싶은 심정이 배어 있다. 새해의 희망이란 말이 더욱 절실한 곳은 인천이다. 경인년은 악몽의 연속이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북의 포탄공격까지 받은 한해였으니 말이다.그렇다면 토끼는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인식돼 왔는가. 대개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구전소설인 '토끼전'에 나오는 영리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에 등장한 토끼로 교만과 어리석음의 상징이다. 우린 당연히 토끼전에 나오는 영리한 토끼같은 한해를 기원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 척척 해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운도 좀 따라주는 한해가 되길 바라서다.사자성어로 본 신년 화두도 토끼에 거는 기대치 만큼이나 요란하다. 청와대는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낸다'는 뜻으로 일기가성(一氣呵成)를 내놨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미루지 말고 과업을 이뤄내자는 의지로 해석된다. 2009년에는 부위정경(扶危定傾·위기를 맞아 잘못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 지난해에는 일로영일(一勞永逸·지금의 노고를 통해 이후로 오랫동안 안락을 누린다)이라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임기가 막바지에 가까워 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자칫 속도전이 다시금 등장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기업인들이 신년에 내건 사자성어도 각양각색이다. 그중엔 최태원 SK그룹회장의 붕정만리(鵬程萬里·붕새를 타고 만리를 난다)가 눈길을 끈다. 10년내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국내 유력 대기업이지만 그간 이렇다할만한 국제 경쟁력을 가진 상품을 내놓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 듯하다. 얼마전 인천경영포럼에서 만난 기업인들도 하나같이 신묘년에 거

  • 신년 약속

    신년 약속 지면기사

    [경인일보=]신묘년(辛卯年) 태양도 어김없이 대지를 비추며 새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 여명의 빛이 구름을 뚫고 고개를 내밀면 희망가를 부르고 덕담을 나누며, 개인의 경우 작심 3일이 될지언정 한가지씩 자신과 약속을 굳건히 하고 해낼 것을 다짐한다.지도층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반성을 시작으로 국민의 복된 삶과 국가의 번성을 위해 위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신년사에서도 새해 맞이 각오들이 비상하다. 한결같이 그 안에는 국민이 있다. 매년 그 해 약속한 내용들을 추려 나열하면 국민, 특히 서민들의 삶은 풍요 그 자체다. 빈부의 격차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 서있는 위치에서의 충분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공수표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정치권이 신년사중 국민에게 약속한 말들을 나열해 보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민생의 한가운데에서 서민과 함께 생활정치를 해 나가겠다'는 올해 정치 포부를 밝혔다. '서민경제 살리기에 전심전력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으며, 서민과 중산층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말의 차이가 있을 뿐 의지만은 다르지 않다. '새해에 국민 속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 국민과 함께 새로운 나라를 준비하겠다'며 새틀을 말한다. '서민들이 허리를 펴고 차별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준비하는 새해', '중산층이 활개를 펴고 국민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하는 역동적인 사회를 준비하자'고 호소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통해 희망을 품고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당의 역량을 강화해 노동자·농민·서민에게 희망의 정치'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전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평화에서 행복한 삶을 찾았다.국민을 강조한 이면에는 기득권의 선점과 대권이 있다. 물론 당의 존재이유에는 대권을 손에 넣고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국민과 국가를 반석위에

  • 대어(大魚) 빠진 후의 그물 손질

    대어(大魚) 빠진 후의 그물 손질 지면기사

    [경인일보=]'내부자거래'와 '내부거래'란 용어가 있다. 얼핏 보면 같은 말처럼 보이나 의미가 전혀 다르다. '내부자거래'란 상장기업의 임직원 및 주요 주주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회사정보를 입수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행위로 자칫 부당이득을 얻을 수 있어 증권거래법에서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반면에 '내부거래'란 특정 기업집단의 계열사들간에 서로 물건을 사고팔거나 인력 등을 지원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바 내부거래가 이뤄질 경우 생산비 저하 및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등 국민경제적으로 순기능이 많다.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수직적 계열화에 나서는 이유이다.그러나 내부거래에도 문제가 많은데 대표적인 사례가 계열사들간의 가공(架空)거래로 그룹의 외형을 부풀릴 뿐만 아니라 거래물량 허위산정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 등이다. 이런 거래를 '부당내부거래'라 칭하는데 현재는 규제와 감시가 심해 이런 유형의 내부거래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새로운 형태의 부당내부거래가 확인되곤 하는데 이는 그룹의 전 계열사들이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이다. 그 와중에서 회사이익 편취 내지는 재벌들의 고질적인 몸집 불리기와 세금 없는 경영권의 상속 등이 자행된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비자금 조성도 가능하다.대표적인 사례가 현대기아차그룹이다. 지난 2001년 3월에 정몽구 회장과 장남 정의선이 각각 10억원, 15억원씩 투자해서 설립한 현대글로비스에 현대기아차그룹은 자동차와 부품, 철강운송 등의 물류업무를 통째로 몰아주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운송비는 떨어졌으나 글로비스에는 반대로 운임을 올려주기도 했다. 자본금 25억원의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글로비스의 외형 및 수익은 불과 10년 만에 눈덩이처럼 커져 현재는 시가총액 6조3천억원의 국내최대의 물류기업으로 부상했다. 그 사이 글로비스는 주요계열사들의 주식까지 사들여 현대기아차그룹의 지배권까지 확보했다. 정의선은 상속세 한 푼 내지 않고 재계순위 2위의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한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 모두가 끝났다고 하는 곳에 희망이 있다

    모두가 끝났다고 하는 곳에 희망이 있다 지면기사

    [경인일보=]자전거. 누구에게나 한 가지쯤의 추억을 만들어 주는 친근한 삶의 수단이다. 세발 자전거로 시작하여, 휠체어로 인생을 끝낼 때까지 자전거 바퀴는 우리와 함께 한다. 자전거는 한국 근대화과정에서 기계조립산업의 대표였다. 1980년대 중반에는 연간 150만대를 수출하여 북미시장의 15%를 점유하였다는 기록도 있다.그러나 중국과 대만에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사양산업으로 낙인찍혔다. 그 후 신발과 섬유와 마찬가지로 공장과 기술자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통째 이전하였다. 부품산업과 제조업 영역에서 명단이 사라져 버린 사이 중국과 대만이 자전거 산업의 강자로 등장했다.MB 정부는 녹색성장의 대표적 산업으로 자전거를 내세웠다. 자전거도로 건설과 자전거 타기와 같은 1회성 혹은 낭비적 사업들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 한국자전거종합연구센터도 개소하였다. 하지만 자전거 산업의 부흥을 꿈꾸며 출범한 남동공단의 (주)미추홀아리랑바이크는 현재 자본잠식상태다. 천정부지로 올랐던 자전거 주식은 정책의 실패를 예감하듯이 폭락했다. 그리고 자전거 시장은 천덕꾸러기 공짜 자전거와 고급브랜드의 외제 자전거로 더 양분되고 있다.만약 일본과 대만의 자전거산업을 조금이라도 면밀히 검토했다면 그런 실패는 되풀이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일본의 자전거 수요는 연간 1천만대이며 그 가운데 600만대를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자전거 완성품보다 부품시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 결과 '시마노', '나카노'와 같은 세계 초일류의 자전거 부품 전문회사를 갖고 있다. 일본이 기업단위로 성공한 사례라면 대만은 정부정책으로 성공한 사례다. 대만은 중국에 밀려 자전거 산업이 고사위기에 처하자 기업을 클러스터화시켰다. 이를 통해 기술과 품질에서 승부수를 걸었다. 대만은 세계 2위의 자전거 수출국이자, '자이언트'는 자전거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최근 일본의 (주)나카노철공소(中野鐵工所)로부터 기술이전과 관련한 제안이 들어왔다. 나는 나카노의 성공담에 눈길이 갔다. 모두가 끝났다고 하는 포기한 사업에서 어떻게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