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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생회복이 관건인데

    민생회복이 관건인데 지면기사

    정치권이 매우 혼란스럽다. 한나라당은 갈수록 파열음이 커지고 있어 자칫 창당 15년만에 간판을 내릴 수도 있어 보인다. 야권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다. 합종연횡의 격랑속에서 민주당 또한 뿌리부터 흔들리는 양상이니 말이다. 임기 4년의 국회의원 선거와 5년 단임의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20년 주기의 대시(大市) 개장이 임박한 때문이다. 중심에는 영향력이 가늠되지 않는 안철수 신드롬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대군이 도사리고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향배도 부담이다.문제는 민생경제인데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그늘이 매우 짙어 보인다는 점이다. 구조고도화에다 생산거점의 해외이전 지속에 따라 좋은 일자리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기반이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목되는 것은 백화점 매출액이 33개월만에 감소한 터에 11월 자동차 내수판매대수는 전년 동월보다 무려 13% 가까이 축소됐다. 매출 부진을 못견딘 르노삼성은 이달 중에 10일간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2000년 설립 이래 최장기간의 운휴다.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판매는 중산층의 주머니사정을 체크할 수 있는 대표적 아이템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기간의 내수부진이 중산층에까지 확대되는 탓이다. 세모(歲暮)를 앞둔 연말경기도 썰렁한 느낌이다.베이비붐 세대의 본격 퇴진은 또 다른 복병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1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의 직장인 4명중 3명은 퇴직과 함께 곧바로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자리 축소→ 유효수요 부족→ 내수부진→ 일자리 축소'의 순환고리가 강화되는 와중에 내년에는 국내외적으로 성장유인도 신통치 못해 청년실업률은 더 커지고 고용불안도 심화될 개연성이 크다.더 큰 고민은 고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의 5.3%를 정점으로 이후 점차 둔화돼 10월에는 전년 동월대비 3.9%로 안정돼 가는 듯 했었는데 11월에 다시 4.2%로 반등한 것이다. 이것도 정부가 지난 11월에 새로 물가지수

  • 역마차의 교훈과 갈등관리

    역마차의 교훈과 갈등관리 지면기사

    사회적 과제들이 점차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정부로, 지역 커뮤니티의 책임으로 이관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로 되고 있다. 행정 역시 국민정부로부터 지방커뮤니티로 광범위하게 분산된다. 한국사회에서 1980년대 이후의 과제가 민주화였다면, 90년대 이후의 정치와 행정의 중요한 어젠다는 지방화라 할 수 있다. 지방분권화와 관련된 이슈들이 2012년의 총선거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도 다양하게 제기될 것이다. 지방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각종 갈등이 분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 또한 증폭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방 행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의 의견 불일치와 대립으로 인하여 발생한 갈등은 업무수행을 지연시키거나 극단적인 경우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이 점에서 본다면 지방 자치의 핵심적 역할 중의 하나는 갈등의 관리조정능력이라 할 수 있다. 당분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정부 및 의회, 시민 사회와 언론은 지역의 갈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역량의 상당부분을 갈등관리에 쏟을 수밖에 없다. 과거의 정권은 사회적 갈등과 인식의 차이를 주로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해 왔다. 모든 변화와 개혁은 시민적 동의를 필요로 하며 동시에 갈등의 해결도 갈등집단의 동의 또는 승복을 받아내어 사회적 협력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갈등(conflict)은 심리학적으로는 양립하기 힘든 정신과 행동에 나타나는 반응이다. 갈등의 주체가 조직이나 계층으로 확장되면 사회적 갈등이 된다. 일반적으로 갈등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갈등을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간주하고 그 원인과 치료를 강구하는 이론과, 갈등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해결을 사회적 발전의 계기로 사고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갈등을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갈등 해소에 급급하여 권위주의적 방식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갈등을 사회발전의 필연적 산물로 보는 관점은 해결방식에서도 협의와 공론을 통한 갈등의 조정을 강조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무갈등 상태의 사회는 존재하지 않

  • 연평도 또 때리면 어쩔 건가

    연평도 또 때리면 어쩔 건가 지면기사

    꼭 1년 전 오늘. 정확히 말하면,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34분 연평도는 북의 공격을 받아 불에 타고 있었다. 면사무소 주변은 물론이고, 군부대·민가 등 섬 곳곳이 초토화된 모습,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광경이 1년 전 연평도에서 벌어졌다. 당시를 생각하면 충격과 분노가 또 치민다. 고요한 섬마을을 대낮에 때린 북의 만행은 아직도 그 흔적이 생생하다.현장에 가 있는 기자들의 말을 빌리면 '연평도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한다. 민가를 향해 무력 도발을 감행한 북한은 더욱 호전적이다. 바로 지척의 북진지는 요즘 요새화하는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고 한다. 연평도와 마주보고 있는 황해도 개머리 해안의 진지 추가구축공사가 한창이라는 것은 군당국도 확인했다. 우리 군도 바삐 움직이긴 마찬가지다. 겉은 평화로운 섬인데, 긴장감은 1년 전보다 훨씬 고조된 느낌이라는 것이 현장에서 전하는 소식이다.'언제 또 쏴 댈까'. 연평도 사람들은 요즘도 이런 공포감을 가슴에 달고 산다. 얼마 전 인천의 한 병원이 한 달 넘게 현지에서 무료진료를 하면서 확인한 결과를 보면 검진대상자 절반에 가까운 44%가 1년 전 포격때의 충격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한다. 또 '트라우마'에 따른 위장질환, 간·담도질환 의심자가 많고, 상당수는 굴착기 소리에 놀랄 정도로 여전히 불안감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젊은 장병과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섬 주민들은 가산이 불타 98%가 섬을 떠나서 찜질방·친척집·빌라 등에서 보냈던 것이 수개월. 이제 겨우 돌아와 생활하고 있다지만, 어찌 그 불안감을 하루아침에 떨쳐버릴 수 있겠는가.그렇다면 1년 전과 1년 후 우린 뭐가 달라졌는가. 우리 사회는 이미 연평도 피격사건을 기억속의 옛 일처럼 여기고 있다. 그들이 겪는 고통과 두려움은 남의 일이 됐다. 몇몇 단체만이 관심을 갖고 그들을 보듬고 있을 뿐이다. 연평도에선 관광객이란 단어가 사라진 지 오래다. 요즘 한창 낚시철이지만 '꾼들'은 얼씬도 안 한다고 한다. 왜 그들만이 이런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가. 뭍에 사는 한

  • 같이 가야하는 길

    같이 가야하는 길 지면기사

    초지장(草紙張)도 맞들면 낫다. 쉬운 일이라도 협력해 하면 훨씬 쉽다는 우리말 속담이다. 큰 싸움도 작은 것부터 시작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반보 뒷걸음질 쳐 생각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잠시 들여다보면 해결될 일들이 태반이다. 부부싸움이 이혼까지 가는 극단의 선택도 따지고 보면 알량한 자존심이 걸린 사소한 다툼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정치는 말할 나위없다. 자당이 더 크게 보이고 이로운 집단임을, 자당의 당론이 국민과 국가, 지역과 주민을 위한 최적의 선택임을 극구 강조한다. 같이 가야 더 큰 힘을 발휘, 더 큰 이익을 내 모두에게 이롭게 할 수 있는 길을 사양하고 막무가내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다.같은 사안을 놓고도 내가 먼저 네가 먼저를 따진다. 당론을 관철시키고 선후가 중요한 것은 당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할 수 있지만, 싸움으로 이어져 깊은 상처를 남긴다면 오히려 퇴보, 국민과 주민들에게 극도의 피로감을 주게 된다. 누구의 주장도 먹혀들지 않는, 그래서 딴 곳으로 눈을 돌리게 한다. 국민들로 부터 외면받는, 정당정치의 이반현상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시시비비(是是非非)는 시비지심(是非之心),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사리(事理)를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만이 해야 한다. 능력자를 상실한 마당이라면 그 판정은 결국 국민이 하게 된다. 표로써 혹독한 심판을 받고 난 후에도 변화를 거부하는, 내 주장만이 옳다고 해야 하는 만연된 편향성 집단 이기주의적 정치사회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 덩달아 정치권도 변화를 기획하지만 믿는 국민은 많지 않아 보인다.경기도의회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최근의 일이다. '2만원 받고, 1만원 더, OK?' 포커놀음을 옮긴듯한 이 문구는 차액보육료의 여야 다툼을 풍자한 글귀다. 내년도 민간 어린이집 만 5세 아동에 대한 차액보육료 지원을 놓고 도의회 여·야가 내가 먼저를 외치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는 8일 경기도 관계자, 관련 단체와 함께 내년도 차액보육료 지원 규모와 관련한 조정

  • 송도웰카운티 5단지 분양참패 어떻게 볼것인가

    송도웰카운티 5단지 분양참패 어떻게 볼것인가 지면기사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한 '송도웰카운티5단지' 아파트 분양의 초라한 성적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반공급 1천56가구 모집에 1~3순위 청약자가 56명에 그쳐 청약률 0.05%에 그쳤기 때문이다. 분양 실패의 수준을 넘어 청약률 제로에 가까운 결과에 부동산 업계와 송도국제도시에서 올 하반기 분양을 준비해 왔던 다른 건설사 등이 큰 충격을 받았다. 불과 몇개월 전에 포스코건설이 분양한 '더샵 그린스퀘어'가 11월 현재 계약률 70%에 이를 정도인데 웰카운티의 분양 참패는 도대체 무엇인가? 불과 5개월만에 부동산 경기가 더 안좋아져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의미인가? 인천도개공이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하면 인천시민 누구나 잘 되기를 바란다. 시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공기업이어서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도 어떻게 해서든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특히 도개공의 아파트 브랜드인 '웰카운티'가 인천 곳곳에서 선전하면 다른 민간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심정도 있다. 그동안 송도·청라·논현 등지에서 청약불패의 신화를 이어가던 '웰카운티'가 이번에 처음으로 매우 쓴맛을 보게 됐다.궁금한 게 있다. 도개공은 도대체 어떤 생각과 전략을 갖고 이번 아파트 분양에 나섰을까하는 점이다.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좋지않다는 건 누구나 알고있는 일이다. 더구나 연세대복합단지, 삼성 바이오단지, 국제학교, 동아제약 유치, 롯데쇼핑몰 가시화 등의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송도국제도시가 예전과는 달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나, 중대형 미분양 물량이 2천여채나 쌓여있는 등 대형 건설사 브랜드도 고전을 하고 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들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웰카운티'가 분양에 나섰을 때는 뭔가 특별한 게 있을 줄 알았다.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인가.이번에 '웰카운티'의 분양 실패에는 총체적인 문제가 함축돼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도개공은 시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지 않고 분양에 나서는 등 전략을 세우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무주택자들이 청약

  • 머리로 정치했으니…

    머리로 정치했으니… 지면기사

    몇년 전 우연한 기회에 한 정치 신인의 후원회에 갔는데 평소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하던 유명 정치인이 축사를 했다. 요지는 정치가의 자질론으로 "남보다 좀 더 근면성실해야 함은 물론 공부도 더 잘해야 한다. 정의감과 애국심, 정직성 측면에서도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어려운 사람들을 혜량하는 자비심"이라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씀이나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정치 정서와 괴리가 큰 것 같아 실소(失笑)를 금치 못했다.정치인들의 나라사랑타령은 여전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 표현은 강도를 더하는 중이다. 그러나 서민들이 체감하는 정치 효용도는 더 악화되는 인상이다. 단적인 사례가 저임금과 고용 불안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600만명인데 전체 임금근로자의 34%를 상회한다. 또한 비정규직 3명중 1명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란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실제 비정규직수는 이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이다. 사내 하도급과 자영업체 근로자를 포함하면 800만명이 넘는단다.자영업자수의 증가도 간과할 수 없다.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이 계속되는 터에 불공정 거래가 심화되는 등 갈수록 경영 환경이 열악해짐에도 소상공인수가 작년보다 5만여명이 증가했다니 말이다. 오죽 고단했으면 레드오션임을 뻔히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겠는가. 중소기업들의 처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또한 정규직이라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물가는 천정부지인데 월급은 게걸음이어서 갈수록 생활이 팍팍해지니 말이다. 연소득 2천만원 미만 저소득층 가계의 생계용 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카드·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권의 고금리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설상가상이어서 가계대출 부실문제가 언제 불거질지 불안하다.소득분배 불평등을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1997년 0.264에서 지난해에는 0.310으로 급속히 악화된 것이 방증한다. 최하위계층의 평균 소득은 1998년 38만2천원에서 지난해 59만9천원으로 56.8% 증가한 반면에 최상위계층은 165만8천원에서 328만9천원으로 98.

  • 중소기업 성공스토리 발굴해야 한다

    중소기업 성공스토리 발굴해야 한다 지면기사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연고팀 덕분에 인천의 가을은 다시 축제마당이었다. 비록 한국시리즈를 제패하지는 못했지만, 인천시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기회로는 충분했다. 야구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국야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해 있어 볼만한 게임이 연출된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지금 내로라하는 투수들의 구질을 보면 놀라운 수준이다. 이들이 이런 수준의 실력을 갖추기까지는 선배들인 박찬호와 선동렬 등이 메이저리그와 일본리그에서 보여준 성공스토리가 큰 밑천이 되었음이 분명하다.세계무대에서의 성공스토리가 늘어나면서 많은 청소년들이 메이저리그 선수로서의 희망을 품었으며, 이에 따라 선수들의 기량은 한층 커졌다.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또 그들의 엄청난 기량을 관찰하면서, 선동렬·박찬호·서재응·추신수 선수들이 만들어준 성공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했나를 다시 실감한다. 현재 한국야구의 수준은 그동안 초·중·고 야구선수들이 박찬호 키즈 또는 선동렬 키즈로서 메이저리그 수준의 기량을 연마한 결과인 것이다.기업 현장에서도 이런 성공스토리의 존재가 절실하다. 한 기업이 창업하면서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할 때, 그 기업을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의 숨겨진 챔피언 기업들을 발굴해 온 독일의 헤르만 지몬 박사에 의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이렇게 사업탄생 시점부터 글로벌 경쟁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결국 세계시장의 강자가 된다고 한다. 이들이 세계시장을 호령하는 이유는 일찍부터 글로벌 수준의 기량이 없다면 세계무대에 나설 수 없다는 절박감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국내시장에서의 작은 경쟁에 만족하지 않았고 글로벌 강자를 꿈꾸며 지속적으로 기술을 연마한 결과인 것이다.한국 중소기업들이 하루속히 글로벌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한국경제의 큰 희망임에 분명하다. 특히 인천과 같이 중소기업의 메카로서는 너무도 중요한 비전이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이, 또 예비창업자들이 글로벌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통했던 성공스토리이다. 그 스토리에

  • '착함'과 '통큼'의 문화론

    '착함'과 '통큼'의 문화론 지면기사

    '착하다'는 말의 용례가 확장되고 있다. '착한 가격', '착한 가게'처럼 물건 값이나 영업 서비스에 대한 관용적 표현을 넘어 일반적인 가치척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본래 '착하다'는 말은 '착한 아이'의 용례에서 보듯, 사람의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는 의미로 쓰여왔다. 물건 값이 착하다거나 가게가 착하다고 하면 문장론으로는 오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중(言衆)들은 언제부턴가 일상의 일과 사물에 이 형용사를 붙여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약방의 감초처럼 쓰이지 않는 데가 없다. '착한 기술', '착한 결혼', '착한 대출'도 있으며 '착한 몸매'라는 표현이 있는 걸 보면 이 말은 모든 일과 사물의 평가 지표로, 심지어 심미적 기준으로까지 격상된 셈이다.그런데 '착하다'는 표현은 본래 자신이 직접 다녀온 음식점의 음식 맛과 가격, 서비스가 만족스러울 경우 이를 뭉뚱그려 평가하는 말이었는데, 인터넷에서 블로거들이 맛집을 소개하는 글을 통해 확산되어 관용적 표현으로 자리잡게 된 것으로 보인다. '착하다'는 말의 의미를 확장시킨 전파자들은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도 맛깔스런 음식을 내놓는 먹거리를 찾는 보통사람들이다. 이들은 명품이나 신상품 구매에 열을 올리는 소비지향적 계층과 구별되는 알뜰파 서민들이다. 이들은 몸소 '착한' 가게를 찾아내서 그 정보를 취향이 비슷한 이웃과 자발적으로 공유하려 한다는 점에서 소박한 소비자 운동가들이라 할만하다.최근 몇몇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시민들의 취향을 반영하여 '착한 가게'를 지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지자체는 '착한 가게'를 '업소 가운데 최저가이면서 평균 가격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업소로 자율적인 가격할인 참여를 통해 서민 생활물가 안정에 이바지하는 업소'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종래의 '모범업소'를 가격 중심으로 재명명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또 '착한'이라는 형용사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여 상업적으로 성공한 제품도 적지 않다. 대기업들도 최근 경쟁적 제품판매 전략보다는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인천이 '쓰레기통' 인가

    인천이 '쓰레기통' 인가 지면기사

    인천 사람들이 착하기는 참 착한 모양이다. '쓰레기통' 발언, '수도권매립지 영구화' 소릴 듣고도 좀처럼 흥분하질 않는다. 시민단체나 일부 정치권에서만 몇마디 하곤 또 조용하다. 연일 악취로 잠 못 이루고, 집값은 떨어지고, 애들은 아토피에 고통을 겪어도 속앓이만 하는 모습이다. 인천이 '쓰레기 도시'가 계속돼도 정말 좋단 말인가. 정작 가해자인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시민을 향해 한방 때리곤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너무나 태연하다. 지역 언론에서 아무리 지적해도 꿈적 않는다. 오히려 더 당당하다. 매립지의 영구화는 그들의 사명이란다. 시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 수도권매립지는 또 무법천지다. 법도 없다. 허가도 받지 않고 마구 건물을 짓고는 관청 핑계만 댄다. 허가신청을 했는데 안 해줘서 부득이 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곳은 허가 안해주면 막 지어도 되는 '치외법권지역'인가.그 중심에 정치인 출신 조춘구 사장이 있다. 정부의 기관평가에서 D등급을 받고도 그는 불사조처럼 재선임됐다. 다른 공사의 사장들이 이 정도 평가를 받았다면 아마 벌써 집에 갔어야 했지만 그는 예외다. 여권에서 조차도 의아해 한다. 그는 재선임된 뒤 목소리가 더 커졌다. 얼마 전엔 인천의 한 대학에서 강연을 하면서 인천시민 및 정치권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는 "나를 쓰레기통에 박아 둔 것은 영구매립지를 만들라는 사명으로 알고, 두들겨 맞더라도 매립지를 영구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해선 "주민들 표를 먹어보겠다고 정치세력이 그냥 다 덤벼들고 있다"고 톤을 높였다. 결국 그는 이말 때문에 국감장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겪긴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힘있는 국회의원들'에게만 사과를 했지, '힘없는 인천시민'에겐 아직까지 말 한마디 없다. 정말 인천 사람들을 '쓰레기통 시민'쯤으로 여기는 모양이다.사실 수도권매립지는 인천으로선 암적 존재다. 1992년 2월10일 쓰레기가 반입되기 시작한 이래 꼭 20년동안 1억t 이상의 쓰레기가 매립되면서 연간 민원이 6천건을 넘을 정도로 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반입량 비율로 보면 서울 4

  • 아름다운 문자

    아름다운 문자 지면기사

    한글, 훈민정음은 세계의 문자 중 가장 신비로운 문자로 일컫고 있다. 세계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반포일, 글자를 만든 원리가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만든 이유가 서문(序文)에 자세히 적혀 있는 것도 희귀한 사건일 테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를 서로 사맛디 아니할쎄 이런 전차로 어린백성이 니르고저 할빼이셔도 마참내 제 뜻을 능히펴지 못할놈이 하니라. 내이를 어여삐 녀겨 새로 스물여덟자를 맹가노니 사람마다 수비니겨 날로쓰매 편아케 하고저 할 따라미니라.'한글에는 창제 이후 500여년 서민정신, 일반 국민인 백성들의 정서가 온전하게 담겨 있다. 대한민국 정신의 뿌리가 한글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말은 변한다'. 언어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정지된 시대가 없듯이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 새로운 말이 생겨나고 오랜 시간을 두고 있던 말도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고 기존 틀이 변형돼 전혀 다른 말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말의 변화를 주도하는 매개체는 단연 인터넷을 꼽는다. 새롭게 만들어지고 확산속도가 빠른 말이 은어·비속어·신조어지만 우리말 찾기 운동으로 사장될 위기의 아름다운 말들을 다시 살려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인터넷이다. 순기능을 살리고 역기능을 자제케 하는 노력으로 말의 순화(純化)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일상 생활에서 역기능의 대표주자는 욕이다.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기능도 있지만, 자주 뜻을 알고 사용하는 성장중인 학생에게는 정신세계와 행동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코이케 류노스케는 '생각버리기'에서 '푸념이나 험담을 하면 일순간 쾌감을 느끼는 것 같지만, 사실 부정적인 말에는 분노라는 독소가 포함돼 있어 결국 말하는 사람 스스로 불쾌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부정적인 말은 입에 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과격한 영화나 드라마, 게임을 하고 난 후 행동을 살피면 영상이 뇌에서 지워지지 않은 또렷한 상태에서 연장선상의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직 설익은 어린 학생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