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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음악가와 이데올로기 지면기사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하면서 바그너란 이름이 또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바그너그룹'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음악가 '바그너'가 왜 용병 조직의 이름이 됐는지 의아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바그너를 특히 좋아하는 클래식애호가를 '바그네리안'이라고 부르는데, 바그너그룹 공동창업자인 드미트리 웃킨이 바로 바그네리안이다. 그의 호출부호마저 '바그너'일 정도였다. 그가 조직 이름을 짓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그리 심오할 것 없는 작명 배경이다.문제는 웃킨이 히틀러를 숭배하는 '네오나치'라는 점이다. 히틀러 또한 바그너의 '광팬'으로, '발퀴레의 비행' 등 바그너 음악을 선전 선동의 도구로 쓰곤 했다. 바그너가 반 유대주의적 성향의 소유자이긴 했지만 자신의 음악이 이런 식으로 악용되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이런 연유로 유대인들에게 바그너 음악은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음악이다. 바그너 음악이 금기시 된 이스라엘에서 그의 음악이 한 대목 연주된 적이 있는데 국회에서 지휘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일기도 했다.이처럼 음악가가 이데올로기에 휘둘린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천재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다. 1967년 7월 중앙정보부가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북괴대남적화공작단'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는데 연루자 명단에 윤이상이 포함됐다.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중앙정보부가 만들어낸 최대 규모의 간첩조작사건이었다. '정치와 음악'의 저자 김은경씨는 "박정희는 동백림사건을 이용해 3선 개헌을 통한 장기집권의 중요한 분기점이었던 1967년 6·8선거에 대한 학생과 야당의 규탄운동을 침묵시킴으로써 장기집권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했다.최근 광주광역시가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키로 하면서 때 아닌 이념 논쟁이 불붙고 있다.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은 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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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지면기사
40세 싱글 국회의원이 보유한 60억원 대 비공개 코인 자산. 5월 5일 터진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의혹이 일으킨 정치적 파장은 심각했다. 김 의원은 코인 거래와 코인 자산 비공개가 불법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불법은 아닌 게 맞았다. '참성단'(5월 7일자 '코인 부자 김남국')은 코인시장에 발을 디딘 김 의원을 책망하면서도, 암호화폐 재산공개에 앞장설 것을 조언하는 선에서 비판 수위를 정리했다.하지만 이후 여론과 언론의 추적으로 밝혀진 김 의원의 코인 행각은 충격적이었다. 코인 전문가들이 김 의원의 코인 지갑을 찾아내고 거래내역을 탈탈 털었다. 하루 평균 10~50회 실시간 매매를 할 정도로 코인 거래에 열중한 사실도 드러났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잡 코인에 수억, 수십억원을 '몰빵'한 이상 거래도 밝혀냈다.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이모(姨母)' 발언 때도 코인 거래에 열중했다. 국회의원 김남국은 사라지고 전업 코인 투자자 김남국만 남았다.김 의원이 22일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산 시민을 위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가 김 의원 제명안을 표결하기 직전이었다. 민주당 소위 위원들이 요청해 표결은 연기됐다. 국민의힘은 총선불출마 선언이 국회의원직 유지를 위한 꼼수라 비판한다. 민주당은 김 의원을 감싸는 친명계와 제명을 주장하는 반명계로 갈렸다.김 의원을 동정하는 국회의원들은 "불법은 없었다"고 감싼다. 암호화폐거래소는 관련법이 없다. 맞다. 무법이니 불법도 없다. 카지노는 입장객들의 도박자금만으로 운영된다. 한 사람이 터트린 잭팟은 수 천명이 잃은 잔돈이거나 목돈이다. 딴 돈과 잃은 돈이 0에 수렴하는 제로섬 게임장이다. 암호화폐거래소는 철저히 카지노 경제규칙을 따른다. 김 의원은 의정활동 대신 카지노에서 도박에 몰두한 셈이나 같다.그가 취득한 코인 수익은 600만 코인 국민의 피눈물이다. 정부도 600만 국민이 얽혀있으니 함부로 규제 못하고 방치하고 있을 뿐이다. 국회의원 김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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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오펜하이머 지면기사
종전을 앞당긴 천재 물리학자인가, 대량 살상 무기 개발의 서막을 연 죽음의 사신인가. 조국을 배신한 공산당원인가, 누명을 쓴 학자인가. 크리스토퍼 놀런(1970~) 감독의 열두 번째 영화 '오펜하이머' 개봉을 계기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덩달아 영화의 원작으로 알려진 오펜하이머에 대한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도 주목받고 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란 별칭을 지닌 오펜하이머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1945년 세계 최초로 핵폭탄을 개발했다. 그는 부유한 독일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거쳐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대학 시절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교수들도 그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바람에 결국 그는 괴팅겐 대학으로 학적을 옮기고 이곳에서 양자물리학을 공부하여 1927년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는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나 나치의 유대인 탄압과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다 앞길이 막힌 동생을 보면서 정치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1936년 캘리포니아 공산당 활동에 잠깐 참여했는데, 그의 아내 캐서린 퓨닝 해리슨은 공산당원으로 학생 운동에 가담한 실천가였다.그는 1942년 이른바 '맨해튼 계획'이라는 원자탄 개발을 총괄하여 마침내 원자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원폭 투하 이후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다 1945년 10월 연구소 소장에서 사임했으나 1946년 대통령 직속 기구인 '원자력 자문위원회' 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1953년 11월 오펜하이머가 소련의 스파이라고 고발하는 편지가 FBI에 접수됐고, 이를 계기로 청문회가 열렸다. 놀런의 영화는 크게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억 삼부작으로 분류되는 '인셉션', '메멘토', '인썸니아', 둘째는 우주를 다룬 '인터스텔라', 셋째는 물리학을 소재로 한 '테넷', '오펜하이머', 넷째는 '다크 나이트'를 포함한 배트맨 시리즈다. '오펜하이머'는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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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로켓 제트스키 지면기사
자전거나 마차 등 사람이나 동물을 동력원으로 하는 탈것을 제외하고, 이동수단을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은 연료다. 따라서 자동차, 비행기 할 것 없이 연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이동수단의 기능을 최적화하는 관건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연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차량에 연료를 가득 채우지 말 것을 권한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그만큼 차량이 무거워져 연료 소비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승객의 몸무게를 측정키로 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인천국제공항에서 승객을 대상으로 휴대용 수하물과 함께 몸무게를 측정한다. 항공기의 경우, 운항에 필요한 연료보다 1% 정도 더 많은 연료를 싣고 비행하는데 승객의 무게와 관련한 데이터가 정확할수록 추가로 싣는 연료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기술적으로 연료의 효율적 사용과 관련해 정점을 찍는 이동수단은 로켓이 아닐까 싶다. 로켓이 추력을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연료가 필요하다. 당연히 로켓 몸체 대부분을 연료와 연료탱크가 차지할 수밖에 없다. 로켓의 구조가 1단, 2단, 3단 식으로 나뉘어진 것은 연료를 다 쓴 추진체를 분리해 로켓의 무게를 줄이기 위함이다.이러한 로켓의 원리를 제트스키에 적용해 중국과 한국 사이 서해바다를 횡단한 중국인이 있다. 인천해양경찰서가 최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한 30대 남성 A씨다. A씨는 지난 16일 중국 산둥지역에서 구명조끼와 망원경, 나침반, 헬멧 등을 챙긴 뒤 1천800㏄ 제트스키를 타고 인천을 향해 출발했다. 기름 70ℓ가 가득 채워진 그의 제트스키에는 마치 보조로켓처럼 25ℓ 기름통 5개가 장착돼 있었다. 그는 연료가 떨어지면 기름통의 연료로 보충하고 빈 통은 바다에 버리는 식으로 제트스키를 몰며 인천에 왔다.이처럼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14시간 동안 300㎞가 넘는 바다를 건넜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제트스키가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인근 갯벌에 좌초한 것이다. A씨는 갯벌에 갇혀 움직이기 어려워지자 스스로 한국 소방 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 제트스키로 밀입국을 시도한 사례는 이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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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팁(tip)과 인지상정 지면기사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조치가 시행됐다. 이전까진 해외여행을 하려면 국가의 허락을 받아야 했고, 여권은 한 번의 출국만 가능한 단수여권이었다. 억눌렸던 해외여행 열기가 폭발했다. 냉전 종식과 91년 소련 붕괴 및 동구권 자유화, 92년 한·중수교는 해외여행 붐에 날개를 달았다.당시 현지 가이드들은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에게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팁'을 놓아두라고 당부했다. 팁 문화를 몰랐던 한국 관광객들에겐 생소한 경험이었다. 물가가 싼 동남아는 1달러가 공인 팁이었고, 유럽 선진국이라도 5달러면 됐다. 공산품이 귀했던 러시아에선 스타킹이 달러 보다 대접받는다는 소문에 스타킹을 한 묶음 챙겨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분파 한국인들이 팁을 마구 과하게 뿌려대는 코리안 인플레 때문에 다른 나라 여행객들이 짜증냈다는 일화도 이때의 얘기다.팁의 정확한 유래는 불확실하지만, 친절한 봉사에 대한 금전 보상 문화는 동서양 없는 인지상정에 가깝다. 다만 미국과 캐나다에선 서비스업 노동자에게 팁을 주는 것이 관습법으로 정착했다. 미국은 아예 팁을 공식 수입으로 인정해, 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미국의 영향력 때문에 '팁'을 글로벌 관행처럼 착각하지만, 정작 팁을 강제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달부터 앱에 택시기사에게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시범 운영 중이다. 그런데 20일 발표된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 여론조사 결과 소비자 71.7%가 팁 도입에 반대했다. 서빙 직원의 친절에 팁을 부탁한 한 카페가 논란이 되자 실시된 온라인 여론조사(더 폴)에서도 61%가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뿌리 깊은 체면문화 때문에 우리 사회의 팁 문화도 낯설지 않다. 카드가 흔치 않던 시절엔 택시기사에게 남은 잔돈을 안받았고, 각종 노동현장에서 정해진 품삯에 막걸리 값이라도 얹어줘야 인정에 맞았다. 고급음식점에서 식사 시중을 드는 '이모'에게 수고비를 미리 찔러주는 장면도 흔해졌다.국민이 택시기사 팁에 놀란 이유는, 팁이 강제적으로 자리잡을까봐서다. 팁으로 포장된 물가인상도 걱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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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허준 사후 드라마 지면기사
조선시대 명의 허준의 삶은 사극의 단골 소재다. '집념'(1975년), '동의보감'(1991년), '허준'(1999년), '구암 허준'(2013년)은 모두 허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들이다. 그만큼 허준의 삶이 드라마틱했다는 방증이다. 흥미롭게도 허준의 극적인 삶이 그의 사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의 묘를 찾기까지의 과정 또한 한 편의 드라마다.허준의 묘를 찾아낸 주역은 고문서연구가인 이양재씨다. 그는 1981년 우연한 기회에 허준의 이름이 적힌 고문서(편지) 1점을 사게 된다.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문서의 작성자가 허준임을 확신한 그는 허준의 자손들이 해방 전에 모두 황해도 해주군에 살고 있었고, 남쪽에는 자손이 한 명도 없으며, 묘소의 위치도 오리무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그 때부터 그는 드라마 제목처럼 허준의 묘를 찾는데 '집념'을 불태웠다. 양천 허씨 족보에서 허준 묘소가 '장단하포광암동'(長湍下浦廣岩洞)에 있다는 기록을 찾아낸 후 경기도 옛 장단 땅을 이 잡듯 뒤졌다. 그러나 장단 땅이 DMZ(민통선)에 속한지라 어디가 어디인지 도저히 확인할 수 없었다. 해외에서 허준의 후손을 수소문하면 나을까 싶어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후손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귀국 후 토지대장을 비롯 자그마한 단서라도 놓치지 않고 추적을 하던 그는 드디어 1991년 9월27일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에서 묘비가 두 동강이 난 채 방치된 허준의 묘와 맞닥뜨렸다. 과거의 명의와 현재의 고문서연구가가 편지 한 장을 통해 운명적으로 만난 지 10년만이었다. 이씨는 회고글에서 "묘소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벼락을 맞은 듯이 강력한 기(氣)가 통하는 충격을 받아 저절로 '여깁니다. 여기가 맞습니다'라고 소리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허준의 묘는 경기도기념물 128호로 지정됐고, 지난 3월 파주시는 '허준 선생 묘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또 한 편의 드라마가 막을 내린 셈이다. 엄밀하게는 에필로그를 남겨두고 있다. 묘 발견 당시, 현장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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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통령의 부친상 지면기사
대통령의 가족은 권력의 자기장에 갇힌다. 최고권력이 의심하지 않는 최측근이라서다. 막후권력에 예민한 정상배들이 꼬이는 이유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는 정권의 비선실세로 아버지의 권력을 대행했다 옥고를 치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형제도 옥고를 치르거나 구설에 올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작은 형 건평씨 때문에 속이 썩었고, 동생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자 중진 의원이었던 이상득은 '만사형통(萬事兄通)'의 주인공이 됐다.신기한 건 대통령을 욕보인 자식과 형제는 있어도 부모는 없다는 사실이다. 장삼이사의 부모이든 대통령의 부모이든, 세상에 자식에게 해를 끼치는 부모는 없는 법이다. 역대 대통령 부모들이 자식의 영광을 보기 전에 작고하기도 했지만, 생존했어도 자식의 권력이 자식을 해할까 노심초사했을 테다. 김홍조옹은 평생 멸치를 잡아 아들 김영삼의 정치인생을 지원해 대통령직에 올렸지만, 대통령의 아버지라 나서 본 적이 없다.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재임 중 대통령 부모상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모친상에 이어 두 번째다. 고인은 대통령 아버지 이전에 대한민국 통계학의 거목으로 우뚝 선 학자로, 학계가 극진한 장례로 모셔야 할 경제석학이다. 대충 쓴 논문으로 딸 수 있던 박사를 걷어찬 석사 석학으로 학계의 존경을 받았다 한다. 아들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자, 아버지는 자신의 업적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자의 부친으로 대중 앞에 소환됐다. 아들이 아버지를 '제1의 멘토'라 하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말년에 조용히 추억할 부자관계가, 야당 대선후보의 가족 일화로 만천하에 공개됐다. 평생 학자였던 고인에게 대통령 아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궁금하다.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유언이 의미심장하다. 잘 자라준 아들이 대통령직도 잘 해주길 바라는 염려가 느껴진다.대통령 부친상에 여야가 험악한 정쟁을 잠시 멈췄다. 대통령은 오늘 발인이 끝나자마자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한다. 문 전 대통령은 모친상을 치른 뒤 문상에 대한 답례로 여야대표를 초청해 비공개 만찬회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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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군산상고 VS 인천여상 지면기사
이름만으로 위압감을 주는 팀들이 있다. 물론 극히 개인적인 견해다. 기자에게는 축구의 경우, '바이에른 뮌헨'이 그런 팀이다. 흑백TV 시절, '서독프로축구'라는 이름으로 분데스리가 경기를 녹화 중계해주던 공중파 방송이 있었다. 밤 늦게까지 TV를 시청하며 '박스컵'( 박정희대통령컵 쟁탈 국제축구대회)과는 다른 경이로운 세계를 접했던 기억 때문인 듯싶다. 야구에서는 '뉴욕 양키스'의 이미지가 강렬하다.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 어쩌다 메이저리그 소식을 접할 때 얘기다. 이름에서 풍기는 어감만으로도, 타자들이 무지 '잘 때릴 것' 같았다.고교야구가 인기를 끌던 학창시절, 비슷한 느낌을 주는 학교가 있었다. 지금도 그 학교 이름을 들으면 무조건 야구부터 떠오른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다. 학창시절 강 건너에 있던 이 학교는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학교 운동장에 값비싼 설비와 장비를 갖추고 야구를 한다는 것은 당시 딴 세상 이야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에이스 조계현이 대통령배 우승을 이끌 때, 기자의 모교에서는 야구는커녕, 공이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며 축구를 해야 했다.군산상고가 14일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인천고를 꺾고 우승했다. 인천시민의 입장에서는 쓰라린 결과지만, 모처럼 소환된 학창시절의 추억으로 속을 달래본다.그런데 '포스' 넘치던 그 시절의 학교 이름이 아니다. 선수들의 유니폼에 적힌 글씨는 '군산상고'가 아닌 '군산상일'이다. 올 3월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교명을 '군산상일고'로 바꿨다고 한다. 나름 친근해진 이름인데 아쉽다.사실 지금 전국 각 지역에서 상고나 여상이란 교명은 멸종되다시피 했다. 군산상일고의 한자표기 상 또한 '商'이 아닌 '象'이다. 일반계로 전환한 학교는 어쩔 수 없다 쳐도, 특성화고를 유지하는 상당수 학교가 '인터넷고', '정보고'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반면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학교도 있다. 인천여상의 경우, 모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교명이 바뀔 일은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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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8·15가 각별한 시국 지면기사
내일이 광복 78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5주년이다.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는 표현은 상투적이지만 진실이다. 세계사 대전환의 끄트머리에 매달려 온 광복, 1945년 8월 15일 한민족은 해방을 긴가민가 의심했다. 광복의 희열과 분단의 비극이 동시에 왔다. 미국과 소련은 해방 직전에 한반도 분할 점령선으로 38선을 그었다. 해방공간의 좌우대립을 극복하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서야 나라의 꼴을 갖추었다.해방 이후 대한민국 현대사는 기적에 기적이 이어진 역사다. 소련 탱크로 중무장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6·25 침공으로 지도에서 지워질 뻔 했던 나라가 국명도 생소한 16개국의 군사지원으로 겨우 살아남았다. 산업화 세대와 정권이 한강의 기적을 일구더니, 민주화 세대와 정부가 민주화의 기적을 완결했다. 광복, 단독정부 수립, 6·25 전쟁, 새마을운동, 87민주화를 관통하는 동안 대한민국은 해방둥이들의 대한민국과 완전히 다른 국가가 됐다.역사의 기적도 총량의 법칙을 따르는가. 대한민국 곳곳에서 위기경보가 요란하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민주는 극성인데, 공화는 피폐하다. 모두가 자기 권리를 주장하며 공화의 가치를 훼손한다. 재계와 노조는 서로를 해충 취급한 지 오래다. 광복된 지 1세기에 가까워 가는데 과거의 일제와 현재의 일본이 우리 사회를 가른다. 급기야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분리돼 학교가 망가졌다. 중앙권력, 지방권력, 공기업권력, 시민단체 권력이 국민 등골 빼먹기 경쟁에 악착같다. 온라인을 타고 퍼지는 가짜뉴스와 선동에 사회는 조각난 파편으로 흩어진다.산업화와 민주화 시절 허리띠를 졸라매고 어깨를 걸었던 국민연대의 기억이 희미해졌다. 기적의 후예를 자처하는 정치 리더들은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해 국가를 정권 아래에 놓고 국민을 권력투쟁의 도구로 소모한다. 국가는 진로를 잃고 국민 대다수가 불행하다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아이를 잉태하지 못하는 국가가 됐다.압축성장의 기적이 가능했다면 압축쇠퇴의 재앙도 가능하다. 김대중 대통령은 IMF 구제금융 위기로 나라가 절단 날 위기에,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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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대조기(大潮期) 기현상 지면기사
'칠월 백중사리에 오리 다리 부러진다.' 백중(百中)은 음력 7월15일, '대조기'(大潮期)의 우리말인 '사리'는 달의 인력이 강해져 밀물과 썰물의 차가 최대가 되는 시기를 말한다. 대조기에는 평소보다 물이 높게 차올라 해안 지역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대조기 중에서도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시기가 백중사리다. 백중사리에 접어들면 바닷물의 흐름도 빠르고 거세진다. 오리의 '골절상'을 빗댄 속담이 생겨난 이유다. 가장 최근의 대조기인 8월 2~5일에도 인천의 섬 해안가에서는 어김없이 물이 차오르는 대조기 현상이 발생했다. 그런데 예년과 사뭇 양상이 달랐다고 한다. 어촌계 회원 등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주민들은 이를 '기현상'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무엇이 주민들을 이처럼 당혹스럽게 했을까. 옹진군 영흥도 해안가에서는 예년에는 물에 잠기지 않던 지역이 침수됐다고 한다. 영흥도 내리에서는 영암어촌계 사무실로 쓰는 컨테이너 주변까지 바닷물이 밀려들어왔다. 바닷물이 사무실 인근까지 차오른 것은 처음이라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북도면 장봉도에서도 평소보다 30~40㎝나 높게 바닷물이 차올라 여객선이 접안하는 선착장 경사로가 모두 물에 잠겼다고 한다.주민들은 이런 현상이 해수면 상승에 따른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조기에 벌어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해수면 상승이 원인이라면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의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방송인이자 환경운동가인 타일러 라쉬가 '두번째 지구는 없다'에서 소개한 '키리바시공화국'의 사례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키리바시는 태평양 중부 길버트 제도와 라인 제도, 피닉스 제도의 33개 환초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국토를 구성하는 섬들이 잇따라 바다에 잠기자 이 나라 정부는 지난 2014년 피지의 한 섬을 88억원에 사들였다. 살 곳을 잃은 국민들을 이주시켜야 했기 때문이다.다만 이번 대조기 기현상에 대해 한 전문가는 "저기압이나 바람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물이 많이 차오른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