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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민통선 초병과 오토바이족 지면기사
고성 통일전망대는 민간인이 접근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북단 관광지다. 관광객들은 군의 허가를 받고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통과해야 갈 수 있다. 까다로운 출입절차로 새삼 분단국의 현실을 깨닫지만, 일단 전망대에 오르면 선계(仙界)의 비경에 넋을 잃는다. 외금강과 명사십리의 전경이 푸른바다와 펼쳐진 압도적 풍경은, 북한 금강산 관광 때도 볼 수 없는 장관이다.지난 25일 고성 제진 검문소 초병들이 통일전망대를 방문하려던 오토바이족 3명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초병들은 공포탄까지 발사했다. 상황은 오토바이족들의 경찰 신고로 알려진 모양이다. 초병들의 공포탄 발사를 과잉대응이라고 문제 삼은 것이다. 방송 인터뷰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반전이 일어났다. 초병들을 두둔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제 꾀에 제가 넘어간 형국이다.오토바이족들이 초병과 벌인 시비 자체가 말이 안 됐다. 이들은 정상적인 통일전망대 출입 절차를 밟지 않았다. 검문소로 오토바이를 몰고 가 무조건 통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오토바이 진입금지라는 경고문도 무시했다. 현장 동영상에는 초병들에게 욕설하며 저항한 정황도 나온다. 공포탄을 쏘자 총기에 손을 댄 장면은 어처구니 없다. 경계근무 중인 군인에게 저잣거리의 생떼와 시비를 벌인 것이다.군형법은 초병에 대한 폭행과 협박, 초소 침범을 엄하게 처벌한다. 경계에 실패한 군인, 군대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시라면 훨씬 가혹한 장면이 발생할 수도 있다. 군형법이 아니더라도 군사작전지역 검문소 초병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상식이다. 상식 이하의 행동을 저지른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하고 방송 인터뷰에 등장해 억울하다 호소하는 적반하장에 여론이 등을 돌렸다.독재정권 시절 각인된 제복 트라우마 때문인가, 민주화 이후 수십년 동안 제복의 권위는 추락일로였다. 경찰은 주취자와 시위대에 시달리고,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모욕당한다. 이젠 하다못해 민통선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경계근무 중인 정복 초병에게 욕설하고 시비를 건 것도 모자라 피해자인양 여론전을 펴는 무개념 민간인까지 등장했다. 초병들을 지지하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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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지면기사
인류의 문명사는 문자의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자가 발명되면서 진정한 역사 시대가 열렸고, 문자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고 또 그것들을 비약적으로 발전, 확장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는 3천 종 정도의 언어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중에서 문자를 가진 언어는 10% 남짓이다.문자는 문명의 핵심이며 꽃이다. 문명의 발상지마다 한결같이 문자가 있었다.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 이집트의 상형문자, 중국의 갑골문자, 인도의 그림문자 등이다. 문자는 인간의 소통 능력은 물론 지식과 정보의 교류와 확장과 발전을 주도하거나 촉진했다. 또 문자는 문화와 예술의 바탕이기도 했다. 문학은 문자에 기반한 예술의 대표주자이며, 타이포그래피는 문자 자체를 예술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최근 디지털 시대를 주도하는 AI도 컴퓨터 코드, 코딩이란 새로운 문자이자 기계언어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널리 사용하는 이모티콘이나 픽토그램 그리고 악보 같은 기호체계도 문자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한자·아랍어 등과 함께 가장 영향력이 큰 영어의 알파벳은 페니키아문자의 후손이며, 페니키아문자는 북부 셈문자, 더 거슬러 올라가면 원서부 셈문자에 파생된 것이다. 히브리와 아랍문자는 아람문자에서 갈려 나온 것인데, 아람문자도 셈문자에서 나왔다 한다.동아시아 문명권의 중심에 있는 한자는 창힐이 만들었다 하며, '여씨춘추'·'한비자'·'회남자' 등에 등장한다. 중국 산둥성에서는 창힐이 한자를 발명했다는 비석도 있으나 이는 전설로 봐야 할 것 같고, 한자는 갑골문자와 상형문자에서 발전해 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지만 본래 문자는 소수 권력자들의 것이었다. 군주나 그 주변의 사제·귀족·서기 등 소규모 지배집단이 장악했던 권력의 도구였다. 문자가 개방되고 나서야 지식과 정보의 대중화는 물론 인권의 발전도 가능해졌다.그런 문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29일 인천 송도에서 문을 연다. 개관을 축하하며 '국립'과 '세계'라는 명칭에 어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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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그리드플레이션' 지면기사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 관련 제품 가격에서 원유가와 수송·운영비 등 부가 비용을 뺀 금액을 말한다.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하는 지표로, 액수가 클수록 좋다. 업계에선 정제마진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2020년 코로나 창궐로 한때 마이너스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정유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러시아-우크라이나전이 구세주가 됐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석유제품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코로나 종식으로 수요가 늘 것이란 예상에 정제마진이 5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8.67달러로, 전년 동기(2.8달러)보다 6배 이상 급등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영국과 미국의 다국적 정유사들이 역대 최고치 실적을 달성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국내 정유업계도 유례없는 흑자 규모로, 2020년 5조 원대 손실이 급반전됐다. 정유업계가 호황을 누리는 사이 소비자들 사이에 비판여론이 비등했다. 전쟁과 팬데믹이란 불안정 심리를 노려 기업들이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다. 정유업체들에 '황제 세'를 거둬 부당한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란 낯선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탐욕을 뜻하는 영어 단어(greed)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라고 한다. 기업이 물가 상승을 명분으로 폭리를 취하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을 과하게 인상하는 것을 뜻한다.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에 떠넘기려 가격을 올린다는 비판적 시각이 담겼다. 국제정세에 민감한 정유 등 에너지, 식량 산업을 겨냥했다는 해석이다.국내에선 라면 업계에 불똥이 튄 양상이다. 정부는 1년 새 13%나 오른 라면값이 과했다고 본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국제 밀 가격이 많이 내렸으니 라면값도 인하하면 좋겠다"고 압박했다. 값을 너무 올렸다는 비판에, 정부가 시장경제에 개입해 시장을 비튼다는 반론이 맞선다.유럽은 밥상물가와 전쟁 중이다. 유통업계의 탐욕이 부른 재앙이란 인식이 깔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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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사라지는 6·25 참전용사 지면기사
어제가 6·25 전쟁 73주년이었다. 민주진영과 공산진영 국가들이 벌인 최초의 국제전이, 독립한 지 5년밖에 안된 한반도에서 발생했다. 하마터면 대한민국이 정부수립 2년만에 지도에서 사라질 뻔 했다. 전세 역전의 발판이 됐던 백선엽의 다부동 전투와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이 6·25 전사(戰史)의 백미로 꼽히는 이유다.전쟁의 서사는 이처럼 위대한 작전과 전투와 영웅들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하지만 이름 모를 장병들과 민중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서사이다. 수많은 전선의 참호들이 장병들의 무덤이 됐다. 군번 없는 학도병, 탄약을 보급했던 지게부대 민간인들의 희생도 헤아릴 수 없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전선에서 유골로 귀환하는 참전용사들로, 6·25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국가가 국가답고, 국민이 국민다우려면 참전용사를 극진하게 예우해야 하다. 6·25 참전용사가 지켜낸 대한민국에서 호사를 누리는 정부와 국민의 당연한 의무이다. 현실은 다르다.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참전용사들에 대한 예우도 무례해졌다. 참전 유공자에게 지급되는 명예수당이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다. 사는 곳에 따라 명예의 금전적 가치를 차별하다니 말이 안된다.그래도 올해 참전용사들에게 큰 선물이 배달됐다. 국가보훈부가 참전용사들을 위해 제작한 '영웅의 제복'이다. 그동안 참전용사들은 6·25참전용사회에서 만든 조끼를 사비로 구입해 착용했다. 명예의 복식으로는 터무니 없는 디자인이었다. 영웅의 제복을 입은 참전용사들의 모습이 근사하다. 제복 하나로 보훈정책이 날개를 달았다.국가보훈부에 등록된 6·25 참전유공자는 4만7천996명이다. 대부분 90대이다. 이들의 한결 같은 소원이 있다. 참전 유공자회 회원 자격을 후손까지 확대해달라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5년 내에서 참전유공자들이 자연 소멸하면서, 나라를 지켜낸 참전의 기억도 사라질까 걱정한다.관련 법이 국회에서 계류된 채 통과될 기미가 없단다. 참전유공자에 대한 보훈 혜택은 유공자 본인에게만 제공하고, 후손들은 참전유공자의 명예를 계속 기릴 수 있도록 한다면 큰 무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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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스타 강사' 지면기사
과외를 금지한 전두환 정권은 대안으로 TV 강의에 공을 들였다. EBS 수능방송의 모태다. 이때 국어 과목 서한샘(1944~2019) 강사가 친근한 화법으로 깜짝 스타가 됐다. 수강생들의 몰입도를 올리려 반복하는 '밑줄 쫙, 돼지 꼬리 땡~'은 단박에 유행어가 됐다. 개그맨 최형만이 그를 흉내 낸 '랄랄라 선생님'이란 개그 코너가 인기를 끌면서 유명세를 더했다. 강의기법을 이어받은 유명강사가 여럿이다.1990년대 후반 이름을 알린 '손 사탐' 손주은(62)은 사회탐구영역의 독보적 존재로 추앙받는다. 서울대를 나와 10여 년 고교 국어교사로 재직하다 학원계에 입문했다. 생계유지를 위해 그룹과외를 하다 보습학원을 열면서 강남의 '1타 강사'로 떠올랐다.열정적인 성격과 빼어난 말솜씨, 수능 맞춤형 강좌에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열광했다. 통합 수능 사회탐구 영역 강좌를 개설한 강남 대일학원 일대 도로는 심야시간대에도 차량이 정체됐을 정도란 일화가 전한다. 학원이 소재한 대치동이 대한민국 사교육의 메카가 된 데는 '손 사탐'의 역할이 컸다는 후일담도 있다. 어학 사전에 '손 사탐'을 치면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관련 내용이 뜬다.연봉 수백억대라는 강남 '1타 강사'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킬러 문항'을 강하게 비판하자 이를 반박하면서다. 수학 1타로 알려진 강사는 SNS에 '애들만 불쌍하지,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전했다. 국어 강사는 '수능 비문학을 무력화 하면(중략)… 한국 엘리트들은 국가 경쟁력을 잃고 뒤처지게 된다"고 주장했다.수능 개선에 대한 찬반과 별도로 여론은 스타 강사들에 우호적이지 않다. 킬러 문항이 사교육을 키웠고, 학원가와 강사들이 이에 편승해 거액의 돈을 챙겼다는 시각에서다. 1년 소득세가 100억원을 넘는다는 일부 강사의 '플렉스(flex) 행태'가 소환됐다.선망의 대상인 스타 강사는 사교육 카르텔의 수혜자들이다. 킬러 문항에 청춘이 좌절하고, 사교육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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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청소년 국회 방청 제한 지면기사
예전 국회 출입 시절을 떠올리면, 국회 대정부 질문 때면 늘 한산했던 본회의장 방청석이 만원사례였다. 질문에 나선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지역구 유권자들을 초청했던 것이다. 의원들은 장관을 몰아붙이며 의정활동을 과시하고, 유권자들은 웅장한 국회 본회의장을 내려다보는 호사를 누리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청문화였달까.19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 20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때 본회의장 방청석엔 견학차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있었단다. 그 앞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상대당 대표의 연설을 막말과 야유로 방해하는 추태를 부렸다.이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수사해서 몇명이나 죽였느냐"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분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다음날 작정하고 김 대표의 연설을 시종일관 방해했다. 야당의원들의 "일본 대변인이냐", "오염수나 마셔라", "땅 땅 땅" 등 야유와 이에 반발하는 여당의원들의 고성에 김 대표의 연설이 묻혔다.국회법 153조는 흉기를 지닌 사람, 술기운이 있는 사람, 정신에 이상이 있는 사람 등은 국회 방청을 허가하지 않도록 했다. 또 국회의장은 154조에 따라 회의장 내 질서를 방해하는 방청인은 물론, 방청석이 소란할 때는 방청인 전원을 퇴장시킬 수 있다. 이틀 동안 본회의장을 방청한 초등학생들에겐 여야 국회의원들이 술 취했거나 정신 이상이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을 테다. 회의장 질서는 국회의원들이 무너뜨렸다. 본회의장에서 퇴장당할 사람들은 국회의원들이었다.초등학생들이 경청과 존중이 없는 저질 국회 풍경을 민주주의 정치로 견학하고 수학했을까봐 겁이 난다. 청소년보호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은 청소년 유해매체물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을 금지한다. 청소년 이용불가, 이른바 '청불' 규제다.이번 교섭단체 대표연설 장면은 폭력적, 반사회적, 무자비한 표현방식, 차별과 비하, 증오심 유발과 선동, 저속한 언어 등 청불 기준에 모자람이 없다. 국회 본회의장을 이런 식으로 더럽힐 거면, 청소년의 국회 방청을 제한해야 한다. 보고 배우고 모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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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소금 단상(斷想) 지면기사
소금이란 염화나트륨을 100분의 40 이상 함유한 결정체를 말한다. 소금은 채취 혹은 제조 방법에 따라 천일염·암염·기계염·재제염·가공염 등으로 구분된다. 바닷물을 증발시켜 제조한 것을 천일염, 지층이나 바위 등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을 채취한 것을 암염, 해수를 전기로 투석하여 제조한 것을 정제염 또는 기계염이라고 한다. 소금은 신경전달·근육수축·혈압 유지 등을 위하여 반드시 섭취해야 하며, 음식을 조리할 때 꼭 필요하다.우리의 경우에는 염도가 높은 간수를 끓여서 소금을 만드는 전오제염법(煎熬製鹽法)이 대세였으나 1907년 일본으로부터 천일염 제조방식이 도입됐다. 인천의 주안염전은 한국 천일염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천일염은 그동안 광물로 분류되었다가 2008년에 이르러 식품으로서 법적 지위를 얻게 됐다. 천일염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프랑스 게랑드(Guerande) 산으로 미네랄 등이 풍부하여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우리 국산 천일염도 게랑드 소금에 못지않을 만큼 우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을 포함하여 칼슘·칼륨·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소금은 옛날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 로마에서는 병사들에게 월급으로 지급했으며, 지금 봉급쟁이를 뜻하는 샐러리맨(salaryman)이란 말도 소금(salt)에서 파생된 말이다. 소금 상인들은 대대로 부자들과 유명인들이 많은데, '삼국지'의 영웅 관우도 중국 최대의 소금 산지인 해주가 낳은 인물이고 장개석도 소금 상인 집안 출신이다.요즘 난데없이 소금 대란사태가 벌어져 걱정이다. 동네 슈퍼에 가면 들어오기가 무섭게 소금이 팔려나가고, 대형마트에서도 소금 사기가 쉽지 않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처리수) 방류 계획과 우리 정부의 모호한 태도 그리고 일부 정치인들과 유력 인사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자꾸 대중적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적인 반대나 공포심도 문제지만, 방류에 앞서 일본 측과 우리 정부의 보다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 방사성물질은 아무리 잘 처리한다 해도 완전무결할 수 없으니 조금 더 치밀한 과학적 검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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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국가대표 손준호 지면기사
2022년 중국프로축구 슈퍼리그(CSL)는 18개 팀이 팀당 34게임을 소화하는 일정이었다. 시즌 초반 2부리그에서 승격한 우한 '싼전'이 독주했으나 중반 이후 외국인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하면서 부진에 빠졌다. 이 틈을 파고든 산둥 '타이산'이 연승하면서 두 팀 간 치열한 선두 경쟁이 볼만했다. 최종전을 마치고도 승점(78점)이 같았다. 골 득실차에 따라 우한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두 팀 간 경기는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서로가 승패를 주고받아 번갈아가며 승점을 챙겼다. 다른 팀들과 게임에서도 양상이 묘했다. 한 팀이 지면 다른 팀도 지고, 이기면 같이 이기는 식이다. 산둥은 우한에 리그 우승컵은 내줬으나 FA컵을 들어올렸다. 이 대회 8강에서 산둥을 만난 우한은 두 경기 모두 무기력한 졸전을 해 0-2(1-3, 0-3)로 완패했다.시즌이 종료되자 "서로가 작당해 산둥은 정규리그 우승컵을, 우한은 FA컵을 나눠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한 축구협회장과 산둥 소속 손준호 선수의 에이전트가 두 팀 사이의 거래에 관련되어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마침 산둥 소속 우싱한(吳興涵) 선수가 "중국 프로리그는 모두 승부조작이며 한 경기에 40만 위안(약 7천6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승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중국 공안은 우한 축구협회장과 선수 에이전트를 체포한데 이어 소환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손준호는 지난 5월 귀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에이전트를 통해 200만 위안(약 3억6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다.손준호는 A매치 20게임에 출전한 국가대표 주전 미드필더다.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다 지난 2021년 시즌 산둥과 3년 계약을 맺고 중국리그에 진출했다. 연봉은 43억원으로, 리그 전체 6위에 올라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최대 5년형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상황이 좋지 않다.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구금에서 구속 상태로 전환됐다고 한다. 현지 반응도 우호적이지 않다. 본인은 무죄를 주장하나 사회주의 국가에, 변호마저 변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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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과학'과 '공포'의 대결 지면기사
미국 사회학자 배리 글래스너는 저서 '공포의 문화(THE CULTURE OF FEAR)'에서 공포를 이용해 대중을 조종하는 개인이나 조직을 공포행상인으로 명명했다. 언론, 정치인, 압력단체, 광고회사 등인데 "시청률, 표심, 기금, 이익을 얻기 위해 위험들을 계속 부풀리고 퍼뜨린다"고 했다.책에 등장한 '우주전쟁' 소동은 조작된 공포의 대표적 사례다. 1938년 CBS라디오가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드라마 '우주전쟁'을 방송했다. 100만여명이 공포에 휩싸이고, 1천여명은 피난하는 대소동이 발생했다. 방송 중에 네 번이나 '허구'임을 알렸는데도 그랬다. 과학자, 교수, 정부관계자 등 연기자들의 연기가 그럴듯해 드라마의 현실감이 생생했던 탓이다.저자는 "공포의 대상이 달라져도 공포를 퍼트리는 전략은 어김없이 똑같다"며 "반복하고 호도하고 개별사고를 모아 사회적 흐름으로 부풀리기 같은 구닥다리 기법으로 공포행상인들은 여전히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개탄한다.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는 광우병 공포 때문이었다. '뇌송송 구멍탁' 공포에 질린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켰다. 진보 진영 정당·시민단체·언론이 거들었고, 집회의 흥을 돋운 가수, 배우들은 '개념 연예인'으로 등극했다. 인간 광우병 가능성을 부정하는 주장과 통계를 막연한 공포가 압도했다. 지금 미국산 쇠고기를 비롯한 수입 쇠고기 아니면 서민들은 미각과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광우병 걸린 한국인은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이번엔 핵수산물이다. 일본이 핵오염물질 처리수를 방류하는 순간 우리 바다 먹거리는 모두 오염된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아예 "핵폐수"라고 단정했다. 방류로 인한 해양 오염은 무의미한 수준이고, 한국도 중국도 삼중수소를 바다에 희석한다는 과학자 설명에 귀를 닫는다.핵수산물 공포를 기정사실로 여기면, 미국산 쇠고기 안 먹으면 그만이었던 광우병 공포 때와는 차원이 다른 피해가 발생한다. 소금, 젓갈, 어패류, 해조류 등 바다 먹거리는 우리 식탁의 알파요 오메가다. 해류가 바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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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소래포구 꽃게 파문 지면기사
일본제국은 소래포구를 이 땅의 자원 수탈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았다. 돈에 눈이 먼 일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1937년 수인선 협궤철도가 놓이면서 포구 갯골을 가로지르는 철교가 만들어졌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일염과 농수산물을 실어나르기 위한 도구가 됐다. 뼈대만 남은 단선철도 침목은 포악했던 수탈의 역사를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포구에선 조석으로 바다 자원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어민과 상인, 주민이 어자원에 기대 살아간다. 서해만을 품은 소래포구는 철마다 새우젓, 꽃게, 밴댕이 파시가 성시를 이뤘다. 1980년대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이 됐다. '새우젓을 사려면 소래로 가야 한다'는 말이 돌았다.옛 소래포구 시장은 불결하고 불편했다. 상인들이 자리를 차지한 어귀 공지는 죄다 국공유지였고, 불법건물이 난립했다. 전선 줄이 뒤엉킨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2010년 이후 수년마다 화재사고가 되풀이됐다. 수백 개 점포가 일순간 사라진 2017년 화재는 기록에 남을 피해를 남겼다. 수십 년 삶의 터전이 잿더미가 돼 상인들의 꿈과 희망을 앗아갔다.절망의 땅에 어시장이 재개장했다. 2021년, 불난 지 4년 만이다. 구청과 상인들은 현대화사업 협약을 맺고 시장을 살려내자고 의기투합했다. 국공유지에 상인들이 건물을 지어 기부채납 했다. 상인은 기부채납액에 상응하는 임대 자격을 얻어 점포를 열었다. 주말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지는 등 시장은 빠르게 활기를 되찾고 있다.지난 14일 소래포구 상인 대표들이 광장에서 "고객을 실망하게 해 죄송하고 사죄한다"며 큰절을 했다. 앞으로는 달라진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겠다는 다짐도 했다. 최근 불거진 '꽃게 사건'으로 여론이 싸늘해지자 자성(自省)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래포구에서 산 꽃게를 구매했는데, 바꿔치기를 했는지 집에 와 보니 다리가 절반 이상 떨어진 죽은 꽃게만 담겨 있었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번듯한 건물에 어시장이 들어섰으나 '바가지 시장'이란 오명이 여전하다. 어시장의 자산은 '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