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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태양광 예산 도둑들 지면기사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한달 여만인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한다. 전해 12월 영화 '판도라'를 보고 밝혔던 관람평이 6개월 여만에 대통령의 '탈핵선언'으로 현실이 됐다. 영화가 국가 정책이 되는 초현실에 국가 에너지 정책이 뒤집어졌다.원전은 찬밥이 됐다. 신한울원전 3, 4호기는 건설이 중단됐다. 6천억원을 들여 수명을 연장시킨 월성1호기는 청와대의 독촉에 산업자원부가 폐쇄시켰다. 대신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개를 달았다. 특히 태양광의 도약이 눈부셨다. 2030년까지 110조원을 투입해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의 20%를 생산하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2017)',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56.6%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2021)'의 주역도 태양광발전이었다.문재인 정부가 태양광 찬가로 시종일관하면서 태양광 패널이 국토를 뒤덮었다. 정부 목표를 실현하려면 서울시 면적의 10배를 패널로 덮어야 한다. 정부는 아낌없이 예산을 풀었다. 논밭과 염전, 저수지, 해상을 뒤덮고 땅이 모자라면 산을 깎았다. 전국에 돈 잔치가 벌어졌다. 눈 먼 돈 먼저 챙기려 예산 도둑들이 암시장을 형성했다. 민주화운동가는 업체를 차려 서울시 돈을 빼먹고, 한 대학교수는 태양광 사업권을 중국에 팔려다 적발됐다.그 정도인 줄 알았다. 최근 감사원이 국가 공무원, 자치단체장 등이 연루된 태양광 사업 비리를 밝혔다. 산자부 과장 2명은 사무관을 시켜 유권해석을 허위로 작성해 민간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허가해주고, 이 회사와 자회사의 대표와 전무로 취직했다. 그 시절 산자부는 한편에서 경제성을 조작해 원전을 폐쇄하고, 또 한편에선 태양광으로 노후를 챙기는 직원들로 분주했던 셈이다. 감사원이 수사요청을 검토중인 한국전력 비위 추정자가 250여명이라니 기가 막힌다. 고교 동문 기업에 태양광 사업 특혜를 줬다는 군산시장의 비리는 애교에 가깝다.전 정권이 박해하고 산업의 씨를 말렸던 원전이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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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어천지구' 맹꽁이 지면기사
국토부는 지난 2019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110 일원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공공임대아파트 2천500세대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 건설계획은 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에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서식지란 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이듬해 법원은 주민 536명이 국토부를 상대로 낸 공공주택지구 지정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환경영향평가에 충분한 근거가 없는데도 지구를 지정했다고 본 것이다. 맹꽁이는 장마철 물웅덩이 등에만 나타나는데, 국토부는 세 차례 현지조사 중 한 번만 우기에 조사했고 그나마도 비가 오지 않은 시간대에 평가했다. 맹꽁이는 5마리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주민 자체 조사에서 하루에만 125마리가 확인되면서 부실조사 논란이 불거졌다.소송 와중에 맹꽁이의 사체와 훼손된 알들이 잇따라 목격되면서 주민들 분노가 커졌다. 탐사에 나선 주민들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물을 남겼다. 농가 습지에서 독성 약품이 들어있는 용기가 다수 발견됐다. 한 주민은 '우리 동네 맹꽁이들을 보호해주세요'란 게시물에서 개발로 인해 이득을 보는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1심과 달리 상급 법원은 국토부 손을 들어줬으나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화성시 매송면 '어천 공공주택지구' 주민들이 최근 습지 지역을 개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사가 강행되면 맹꽁이가 대량 희생될 것이란 우려를 한다. 지구에 포함된 8만2천㎡ 미나리꽝 습지엔 맹꽁이들이 집단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시행청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난감하단 표정이다. 환경단체는 "맹꽁이는 땅속에 살기에 산채로 포획해 대체 서식지로 옮기는 게 불가능하다"며 LH의 대체 서식지 조성 계획에 반대한다. 멸종위기 2종인 맹꽁이들이 지구개발의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개발과 환경은 늘 대척점에 선다. 2000년대 초 사패산 터널은 도롱뇽을 살려내겠다는 한 스님의 단식투쟁에 막혀 수년을 공전했다. 막상 터널이 뚫리자 도롱뇽 숫자가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천지구 74만3천여㎡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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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AI 웹툰 논란 지면기사
만화는 우리 일상 생활문화다. 신문·스마트폰·TV·영화·컴퓨터·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는 만화를 즐기고 있다. 출판만화, 그래픽 노블 등을 제외하고 요즘 만화의 대세는 웹툰이다. 웹툰은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과 웹(web)의 합성어로 주요 포털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일본 만화를 재패니메이션이라 하듯 한국의 웹툰을 가리켜 케이툰(K-toon)이라 한다. 케이툰의 약진이 두드러져 국외 독자들에게도 호평받고 있으며, 영화·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중심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만화(漫畵)란 말은 한중일 삼국이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영어권에서는 카툰 또는 코믹스(comics)라 한다. 중국은 만화의 전통이 강하여 불교의 교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변상도(變相圖) 같은 종교화를 비롯하여 문학과 회화가 결합된 연속되는 이야기인 연환화(連環畵) 등이 만화의 먼 조상격이라 할 수 있다.신문만화를 지칭하는 카툰은 이탈리아어 카르토네(cartone)에서 나왔는데, 이 말은 원래 커다란 종이 한 장이라는 뜻이다. 영국의 윌리엄 호가트(1697~1764)는 만화 형식의 판화를 선보여 유럽 근대만화의 창시자로 통하며, 일본에서는 당대 최고의 우키요에(浮世畵)의 대가였던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9)가 일본 망가(まんが)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래도 오늘날과 같은 근대만화의 형식을 완성한 이는 스위스의 루돌프 토페르(1799~1846)다. 그의 '페스튀 박사의 여행과 모험'은 큰 인기를 끌며 유럽 전역에 퍼졌고, 독일이 낳은 대문호 괴테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을 정도다. 만화가 대중화한 것은 미국의 신문만화인데, 1896년 2월 뉴욕의 일간신문 '뉴욕 월드'에 연재되기 시작한 '옐로 키드'를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 웹툰이란 말은 2000년 8월 16일자 '한겨레신문'에 처음 등장했는데, 어느새 한국대중문화의 중심이 됐다.요즘 웹툰이 AI로 인해 논란이 한창이다. AI로 제작하는 웹툰이 플랫폼 기업의 입장에서 지금 당장은 경제적이고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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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이재명·싱하이밍 회동 지면기사
한동훈 장관의 '빨간 책'으로 화제가 됐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기원전 5세기 그리스 패권전쟁을 투키디데스가 현장에서 기록한 역사서다. 지중해의 전통 강국 스파르타와 신흥 강국 아테네의 패권 전쟁은 '투키디데스의 함정', 냉전의 역사적 전형으로 회자된다. 미·소 냉전 때는 물론 지금 미·중 신냉전 시대의 지도자들이 열독하는 이유다.책에 등장하는 '멜로스의 대화'는 아테네가 스파르타 동맹국인 멜로스에게 무조건 항복을 강요하는 외교협상 장면을 기록한 에피소드다. 멜로스 대표는 정교하고 합리적인 논리로 설득한다. 하지만 아테네 대표는 이리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항복만이 살 길이라고 을러댔다. 협상은 결렬됐고, 멜로스는 정복당해 해체됐다. 역사의, 특히 냉전시대의 정의(正義)는 강대국이 정의(定義)한다.외교 전랑(戰狼)은 신냉전 시대에 중국의 선봉이다. 반미동맹 구축과 미국의 고립을 목적으로 이리 같은 전투력을 발휘한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도 전형적인 전랑이다. 문재인 정권 때 감췄던 이빨을 지난 대선 때 드러냈다. 윤석열 후보가 한미 동맹을 강조하자, 국내 일간지에 공식 반론을 기고했다. 주재국 대선에 플레이어로 참여하는 안하무인이 반중 감정을 키웠다.싱 대사가 지난 6일 작정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했다. 현재 한중 관계의 어려움은 중국 책임이 아니란다. 중국 경제성장의 보너스를 계속 챙기려면 중국과 협력하란다. "미국 승리와 중국 패배에 베팅을 한다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말은 살벌했다. 꾸짖고, 회유하고, 협박하는 시대착오적 외교 수준이 19세기 제국주의를 넘어 기원전 아테네 시절에 닿았다.대한민국 제1야당이 판을 깔아줬다. 국장급 싱 대사의 대사관 면담 초청에 이재명 대표가 응했고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명분은 일본 방사능 처리수 방류에 대한 공동대응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신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물어뜯는 싱 대사의 연설을 조신하게 경청하는 처지가 됐다. 대변인들은 받아쓰느라 머리를 박았다.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를 당 대표 경선 돈봉투 사건이, 이를 김남국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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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애플의 '비전 프로' 지면기사
식인상어 '죠스'로 명성을 얻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미래를 보는 예지력이 탁월하다. 1984년 지구에 온 외계인 'E.T'를 비롯해 다수의 SF 영화를 연출·제작했다. 톰 크루즈가 열연한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와 타이 쉐리던 주연의 '레디 플레이어 원(2018년)'도 그의 작품인데, 높은 평점에 흥행에도 성공한 수작으로 평가된다.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배경은 2054년 워싱턴 거리다. 최첨단 치안시스템 '프리크라임'은 범죄가 발생하기 전 먼저 예측해 범죄자를 단죄한다.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인물까지 특정해 내고, 이를 토대로 특수 경찰이 잠재적 범죄자들을 체포한다.영화는 눈부신 과학기술문명으로 무장한 인류의 미래가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극 중 프리크라임 팀장인 톰 크루즈는 손가락 하나로 가상의 모니터를 조작하고, 범죄자의 흔적을 쫓는다. 증강현실이 모니터 화면으로 구현되고, 프로그램 영상을 끌어오거나 크기를 조정하는 등 사용자 의지에 따라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20년 전, 스필버그가 보여준 미래상이 현실로 다가왔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지난 5일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헤드셋을 전격 공개했다. MR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친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애플이 선보인 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는 컴퓨터나 아이폰의 컴퓨팅 기능을 3차원(3D) 공간에서 구현한다. 사용자는 스키 고글 모양의 헤드셋을 착용한 뒤 눈과 손, 음성을 통해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착용형 공간컴퓨터'라며 아이폰 이후의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1천 명 넘는 개발자들이 7년 넘게 개발에 매달린 끝에 비전 프로를 내놨다. 스마트폰 시장이 시들해지자 가상현실 세계로 패러다임을 바꾸려 하는 것이다. 애플은 후속작인 비전 프로를 통해 A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이나 한계도 분명해 보인다. 헤드셋은 장시간 착용이 불편하고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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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이래경·권칠승' 파문 지면기사
"5·18아 배불리 먹고 최소 20년은 권세를 누리거라, 부귀영화에 빠지거라. 5·18 너만 홀로 더욱 빛나거라. 나는 떠난다. 내 5·18속에서 나 혼자 살련다. 나는 운다. 5·18역사왜곡처벌법에 21살의 내 5·18은 뺏기기 싫어."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교수가 2020년 12월 '5·18역사왜곡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발표한 시 '나는 5·18을 왜곡한다'의 끝 대목이다. 이 법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게 됐다. 많은 지식인들이 반자유적 입법이라고 반대했다. 모든 이유를 집약하면 최 교수의 시 한 줄이다. "자유를 위해 싸우다 자유를 가둔 5·18을 저주한다."민주당 주도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5·18역사왜곡처벌법'이란 무시무시한 별명으로 개정될 무렵 국회에는 또 하나의 역사왜곡 처벌법안이 심사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천안함 생존장병지원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상임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가 이랬다. "국가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표현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 법안은 불발됐다.지난 5일 발생한 민주당 혁신위원장 이래경 사퇴 파문이 일파만파다. '천안함은 자폭됐고 미국의 조작이다'. 그는 9시간 만에 사퇴했다. 당 수석대변인 권칠승은 항의하는 전 천안함장 최원일에게 '부하를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냐'고 막말을 했다. 권칠승은 7일 유감을 표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최 함장에 대한 직접 사과엔 함구했다. 당 최고위원 장경태는 사퇴한 이래경에 대해 "잘못된 의견을 제시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허리를 분지른 이래경은 자신을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여긴다. 이재명 대표는 공식 사과가 없다.5·18을 폄하하고 왜곡하는 일점일획도 처벌하는 법을 만든 민주당이다. 법이 없어도 천안함도 같은 기준으로 대해야 했다. 민주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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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기민요 지면기사
민요는 민족문화의 원형이요, 이 땅에서 살아온 서민과 민중이 부르던 노래다. 일을 하거나 연희나 의식을 치르면서 또는 삶의 애환을 담아 부르던 생활문화인 것이다. 정인보·신채호·박은식·안확 등의 국학파(國學派) 이후, 한국문학연구 1세대라 할 수 있는 조윤제·김태준·김재철·고정옥 등 경성제국대학 조선어문학과 출신 연구자들에 의해 비로소 근대적 학문 체계 내에서 한국문학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 중에서 도남 조윤제에 의해 시가(詩歌) 연구가, 고정옥에 의해 한국민요가 연구되었다. 고정옥의 경성제대 학부 졸업논문이 '조선민요에 대하여'였고, 이것이 후일 한국민요연구의 신기원을 연 '조선민요연구'(1949)의 바탕이 됐다.민요는 민중의 노래지만, 전문적인 가객(歌客)이 부르던 민요도 있다. 토속민요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면, 통속민요는 전문적인 소리꾼들이 부르는 매우 세련되고 완성도가 높은 노래라 할 수 있다.한국민요는 이렇게 토속민요와 통속민요로 분류되지만, 지역에 따라 나눠지기도 한다. 국악계에서는 민요를 경기민요·서도민요·남도민요·동부민요로 대별하며, 이 같이 우리 민요는 각 지역마다 고유한 지역적 특성을 가진 상태에서 발전하고 전승돼 왔다.경기민요는 경기도 지방을 중심으로 한 민요들을 통칭하는 말인데, 창부타령(倡夫打令)·방아타령·양산도·군밤타령 등과 유산가·적벽가·소춘향가·집장가 등 12잡가가 있다. 경기민요는 묵계월·안비취·이은주 등 초대 경기민요 보유자들에 의해 지금에 이르렀으나 문화재청에서 경기민요 보유자로 특정 명창 제자들만 인정하여 경기민요가 위기에 봉착(6월 5일자 7면 보도)했다고 한다.민요는 행정 편의주의에 따라 재단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민요는 이 땅에서 살았던 우리 조상들이 부르던, 또 앞으로도 불러야 할 노래다. 유튜브, K-팝 등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문화와 대중음악에 밀려 전통음악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승보유자 지정에 차별을 둬서 얻을 실익이 무엇인가. 고유의 전통문화를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 정체성은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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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피의자 신상공개 지면기사
최근 과외앱을 이용해 또래 여성을 엽기적으로 살인하고 유기한 정유정의 신상공개가 결정됐지만, 포토라인에 선 범인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렸다. 공개된 증명사진으로는 "살인해보고 싶었다"는 사이코패스를 짐작하기 힘들었다.특정강력범죄 처벌 특례법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범죄의 증거가 충분할 때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대개 피의자의 증명사진이 공개된다. 한나 아렌트의 통찰이 아니더라도, 악당의 얼굴이 따로 있을 리 없다. 하나같이 평범한 이웃의 표정이다. 피의자 신상공개 목적은 재범방지와 범죄예방이다. 형기를 마친 범죄자의 재범을 막고, 범죄자 정보로 시민들은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잔혹한 성범죄자들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등록시켜 공개하는 이유와 같다. 그런데 피의자 신상공개 기준이 너무 엄격해 제도의 효용이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다. 포토라인에서 얼굴을 가리는 피의자들의 증명사진 대신 머그샷을 공개하라는 요구도 빗발친다.유튜버 '카라큘라 탐정사무소'가 지난 2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뜨겁다. 가해자는 생면부지의 여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중상을 입혔다. 검찰이 20년을 구형한 1심에서 12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다. 그런데 폭행 후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돼 2심 공소장이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미수'로 변경됐다. 검찰은 징역 35년형을 구형했다.피해 여성은 처음부터 신상공개를 원했다. 가해자를 아는 자신에겐 무의미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다 했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로 넘어갔다며, 검찰은 재판중이라며 거부했다. 유튜버는 "신상정보 공개로 피해자의 고통과 두려움을 분담해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법적 처벌을 감수하고 신상공개를 감행한 이유를 설명했다.법치국가에서 사적 제재는 금지돼야 한다. 하지만 30세의 가해자는 전과 18범이다. 폭력 전과가 대부분이다. 18번의 사법처리과정에서 신상공개가 결정됐다면, 재범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었고, 피해자의 악몽은 없었을지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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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야구대표 술 파문 지면기사
체육부 기자는 낮보다 밤, 평일보다 주말·휴일이 더 바쁘다. 근무시간이 경기일정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야구, 축구를 좋아하는 것과 경기장에서 취재·보도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열성 팬이라도 전담 기자 3년이면 진저리를 내고 만다. 사회부와 더불어 3D 부서로 꼽히는 이유다.체육기자들은 술자리가 두렵다. 출입처 상대방의 엄청난 주량(酒量) 때문이다. 씨름이 아니더라도 신장이 큰 농구, 배구계엔 상식을 깨는 폭주파(暴酒派)가 많다. 아이스하키 선수들도 주량만큼은 밀리지 않는다. 이런 종목 전담기자는 출입처 저녁 회식이 있는 다음날엔 오후에 출근하는 게 관례일 정도다.술 하면 프로야구를 빼놓을 수 없다. 수년 전, 동갑내기인 홈런왕 이대호와 돌부처 오승환이 방송에 나와 술에 얽힌 일화를 전했다. 사회자가 "비시즌 때 서로가 지지 않으려고 소주 40병을 마신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물었다. 이대호는 "그러면 죽는다"면서도 "둘이서 10병 정도는 마신다"고 했다. 오승환은 "각자 5병씩 마시는데, 금방 없어진다"고 주량을 은근 과시했다. 함께 출연한 정준하는 "나도 연예계 주당인데 이대호와 마시면서 필름이 두 번 정도 끊겼다"고 털어놨다.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대회기간 음주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한 유튜브 채널은 최근 "WBC에 출전한 일부 선수들이 일본 도쿄에서 호주전 전날과 일본전 전날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연 3일 술집에 왔다는 관계자 증언도 있다. 대표팀은 호주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7-8, 일본전도 4-13으로 패해 짐을 쌌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수 3명이 음주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기 전날 여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해당자들은 술은 마셨으나 경기 전날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KBO는 국가대표 운영규정을 살펴 상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프로스포츠 선수는 알아서 몸 관리를 한다. 경기력이 돈이기 때문이다. 술자리를 즐기는 선수가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자제해야 한다. 기량이 뛰어나도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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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경계경보 오발령 지면기사
2차세계대전 중 독일은 1940년 9월 7일부터 이듬해 5월 10일까지 런던을 무자비하게 공습했다. 런던 대공습이다. 영국 국민은 강인하게 버텼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일제히 대피했다가, 폭격이 끝나면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했다. 직장인들은 지하철역에서 숙식하며 출퇴근을 했고, 우유배달부는 배달을 빼먹지 않았다. 런던 시민들은 전시 표어인 'Keep calm and carry on'대로 동요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행동했다.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대도시에도 수시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알리는 공습경보가 울린다. 하지만 일상을 유지하려 애쓴다. 지난해엔 전쟁통에 새 시즌을 시작한 프로축구 경기가 공습경보로 네 번이나 중단된 끝에 4시간 27분만에 경기를 마쳤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그칠 날 없는 공습 사이렌으로 전 국민이 노이로제에 시달려도, 일상의 유지로 항전의 의지와 승전의 희망을 이어간 나라들은 승전국이 됐다. 전쟁 중에도 일상을 유지하려면 국민이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 국민이 정부를 불신하면 전쟁을 수행할 동력이 흩어진다. 강대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고전하는 이유다.어제 오전 6시 29분께 북한이 대한민국 서해 쪽으로 우주 발사체를 발사했다. 정찰위성을 탑재했다는 발사체 일부가 한중 중간해역에 낙하했고, 북한은 실패를 자인했다. 대한민국 정부도 경계 발령에 실패했다. 행정안전부는 발사 직후 백령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서울시도 6시41분 문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그런데 행안부는 7시3분 서울시 경계경보가 오발령이라는 공지 문자를 발송했다.서울시가 혼란에 빠졌다. 새벽을 강타한 사이렌과 문자 경계경보에 놀라 TV를 켰지만 아무 정보도 없었고, 네이버는 트래픽 폭주로 먹통이었다. 서울시 경계경보는 발사 시점에서 한참 늦었고, 무작정 대피만 강조했지 아무 정보가 없었는데, 그마저 오발령이었다. 일본은 발사 1분 뒤 '북한 미사일 발사'와 '지하 대피'가 명시된 경계경보를 오키나와현에 발령했다.실제 상황에서 늑장 발령과 오발령은 국민 안전에 치명적이다. 경계경보는 전시 중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