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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5·18 피해자들의 역사적인 화해 지면기사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쿠데타 정권이 폭력적으로 진압하면서 빚어진 현대사의 비극이자 분수령이다. 유혈이 낭자했던 현장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됐다. 전두환 정권의 통제와 감시에도 광주의 비극을 알리는 사진과 동영상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사진과 동영상에서 총검과 진압봉으로 무장한 계엄군은 군사 정권의 분신으로 깊이 각인됐다. 광주 시민들의 자위적 대응에 희생된 군·경은 거대한 분노에 묻혀 잊혔다.지난 17일 국립현충원 특전사 묘역. 5·18 3대 단체인 부상자회·유족회·공로자회 대표들이 특전사동지회 간부들과 함께 광주현장에서 희생된 계엄군과 경찰 묘소를 참배했다. 시민군과 계엄군이 생사의 경계를 넘어 43년 만에 화해하는 자리였다. 5·18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은 '육군 중위 최연안의 묘'를 어루만지며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느냐"며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군인의 숙명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계엄군으로 광주에 동원된 군·경 사망자들을 5·18 희생자로 품어 준 것이다.87민주화 이후 광주를 치유하려는 국가와 국민의 노력이 멈춘 적이 없었다. 국가와 정부는 법으로 5·18 정신을 기렸고 피해 보상에 만전을 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민주와 인권의 시발점으로 5·18을 격상시키는 데 최선을 다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씨는 네 번이나 광주를 찾아 아버지 대신 사죄했고, 5·18 유공자인 박남선씨는 노 전 대통령을 문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시민들과 함께 제창했다. 5·18은 가해자의 사과와 피해자의 용서로 진영을 초월해 국민의 역사로 승화되고 있다.5월 단체들의 계엄군 묘소 참배는 권력의 흉칙한 폭력으로 갈라졌던 국민이 용서와 화해로 다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지만원식 시대착오자들이 헛소리를 해대고, 5·18을 독점하려는 진영의 소유욕도 여전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불행했던 역사 앞에 희생자였던 국민들이 써내려가는 역사적 화해 앞에선 가소로울 뿐이다. 사과 없이 떠난 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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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신의 직장'이 어쩌다 지면기사
대학 교직원은 고연봉에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자리다. 퇴직해서도 두둑한 교원연금이 보장돼 노후 걱정이 덜하다. 2000년대 초 IMF 여파로 극심한 취업난에, 정년 보장 관행이 깨지면서 교직원 자리가 인기 직종으로 급부상했다. 공기업과 함께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취업 경쟁률이 치솟았다.서울대 교직원 공채에 응시하려면 토익점수가 900점은 돼야 했고, 때론 영어회화 면접을 봤다. 전문직종 자격증을 가진 응시자들이 탈락할 정도였다. 대학 조교수가 지방대 교직원 채용에 응시하기도 했다. 지방대를 노크한 명문대 출신들이 많았으나 성적표는 초라했다. 모집 인원이 열 명도 안 되는 데다 모교 출신을 우대한 때문이다.교직원들 위상이 말이 아니게 됐다.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대학들 재정사정이 나빠지면서다. 학령 인구의 감소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늘면서 급여와 복지 등 근무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임금 수준은 수년째 제자리인 데다 장래마저 불투명해지자 자발적인 이직이 늘고 있다고 한다.수도권 대학에서 100명 넘는 교직원을 감축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신안산대'는 지난주 정리해고 사실을 전하며 대상자들에 공문으로 통보했다. 전임교원과 교직원 140여 명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신입생 충원율이 떨어져 재정 상황이 악화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학전형 등록률은 2020년 96.4%에서 2021년 56.6%, 2022년 60.4%로 집계됐다. 2023학년도 현재 60%에 불과하다.신안산대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낙제점을 받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다. 같은 처지인 화성의과학대(구 신경대), 웅지세무대, 김포대, 장안대 등도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방대뿐 아니라 수도권 소재 대학들도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이나 타개책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순서대로 망한다'는 벚꽃 피는 시기가 수도권 대학들 차례까지 왔다. 학령 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율이 낮아지고 있다. 경영난이 심각한 대학들의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직원은 더 이상 '신의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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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AI 중매(仲媒)와 '적과 흑' 지면기사
스탕달의 '적과 흑'(1830)은 격동의 프랑스 왕정복고기 야심찬 청년 줄리앙 소렐의 사랑과 야망과 좌절을 다룬 작품이다. 고전적 명작으로 우리식으로 환산하면 조선의 23대왕 순조의 재위기간(1800~1834)에 발표된 소설이다. 소설은 본명이 앙리 베일(Henry Beyle)인 스탕달 자신의 정치적 이념 즉 나폴레옹 숭배와 혁명적 열정을 다룬 작품이다. 이는 나폴레옹을 우상으로 여기며 계급적 한계를 넘어 출세와 입신양명을 꿈꾸는 인물인 주인공 줄리앙 소렐의 모습을 통해서 표출된다. '적과 흑'을 발표하기 이전인 1816~1818년 사이 스탕달은 이미 '나폴레옹의 생애'를 집필하고 있었다. 그의 나폴레옹 전기는 스탕달의 사후에 출판된다.'적과 흑'은 1827년 실제로 벌어진 치정사건을 신문에서 보고 이를 소설화한 것인데, 이 작품은 1830년 7월 혁명의 와중에 발표되었다. 작품은 신분제 사회의 질곡을 뚫고 자아실현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사랑마저 이용하는 평민(그는 제재소 목수의 아들이다) 청년의 실패가 예정된 도전을 다룬다는 점에서 비극적이다. 자신이 가정교사로 있던 레날 시장의 부인과 불륜을 저지르고, 다시 라 몰 후작의 비서로 일하다 그의 딸 마틸드와 정을 통하고 임신을 시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줄리앙은 마틸드의 환심을 사고 질투심을 일으키기 위해 페르바크 원수의 부인에게 거짓 편지를 보내는 등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는데 여기서 묘사된 심리묘사나 연애의 전술과 책략이 실로 압권이다. 연애의 지침, 정석으로 삼아도 될 정도다.그런데 이제 이런 연애 교과서와 소설이 더 이상 필요하지도 읽히지도 않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날이 갈수록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AI 기술 때문이다. 올해는 한층 더 발전된 딥 러닝 AI모델(GPT4)이 출시될 것이라 한다. 1조개가 넘는 신경망 회로로 신의 경지에 이르는 특이점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의 한 중소도시에서 AI를 통해 중매를 했는데 그 효과가 매우 좋아 5년간 845쌍의 결혼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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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고물가 시대의 설 대목 풍경 지면기사
조선시대 민담 한토막이다. 미복잠행에 나선 임금이 한 고을을 지나던 중 제사상 앞에서 상주가 노래하고 여승은 춤추며 노인이 탄식하는(喪歌僧舞老人嘆) 기괴한 광경을 목격했다. 임금이 노인에게 연유를 물었다. 노인이 답하길 오늘이 죽은 아내 제삿날인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 며느리가 머리카락을 팔아 제수를 마련해 면목없어 탄식하니, 아들이 노래하고 며느리가 춤을 추며 자신을 위로하는 중이라 했다.임금이 크게 감동해 아들에게 곧 치러질 과거시험 응시를 권했다. 아들이 과거에 응시했는데 시제(試題)가 '상가승무노인탄', 즉 자기 집 제삿날 풍경이었다. 당연히 장원으로 급제했고 높은 벼슬에 올라 잘 살았다고 한다.제사를 통치 수단으로 삼은 유교의 나라 조선의 전형적인 효행설화인데, 옛날 옛적 이야기다. 제수 마련을 위해 머리카락 자를 며느리가 있을 리 없고, 있어도 이상한 시대이다.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던 여성들도 구세대가 됐다. 2017년 청와대 홈페이지엔 제사를 법으로 폐지하자는 국민청원이 올랐다. 무엇보다 제사를 전승하려는 세대간의 의지에 격차가 크다. MZ세대의 2, 3세 시대에는 제사가 돈 주고 체험하는 전통행사가 될지도 모른다.베이비붐 세대까지는 제사 문화에 진중한 편이지만, 형식의 파괴는 과감하다. 4대 제사가 3대 제사로 간소화되고, 아들이 없는 집에선 딸이 제주(祭主)를 맡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추석 때 성균관이 파격적인 '차례상 표준안'을 공표한 것도, 제사 문화를 전승하려 격식을 포기하는 고육지책으로 보였다.그래도 축적된 문화의 저력은 여전하다. 오는 주말 설 연휴를 앞두고 제수와 명절 선물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의 발길로 전통시장과 쇼핑몰이 붐빈다. 추석과 설 명절엔 차례를 지내지 않아도 모처럼 모이는 가족들의 상차림을 위해 전 국민이 지갑을 연다. 일 년에 두 번 전 국민이 물가 체험을 통해 살 만한 시절인지 판단한다. 정부가 명절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런데 현장에서 곡소리가 난다. 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 탓이다.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 25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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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점심시간 문 닫는 은행 지면기사
2020년 상반기,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영업시간을 조정했다.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단축됐다. 코로나 19 여파로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자 대면 접촉 기회를 줄이는 사회 분위기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해제된 지 수개월이 지났어도 영업시간은 복원되지 않는다. 불편함을 참다못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은행 노사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단축 여부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다.원성이 높아지자 금융위원장이 나섰다. 지난 5일 "방역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마당에 영업시간도 정상 복원하는 게 은행권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장은 "은행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 불편에 공감한다"면서도 "코로나 극복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불편·불만은 알겠으나 당장은 어렵다는 게다. 금융 노사는 TF를 구성해 정상화 여부와 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나 진통이 예상된다.고객들 불만지수를 높일 악재가 또 터졌다. KB국민은행이 점심시간에 1시간 동안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군부대와 행정기관 출장소 등 일부 점포에 한정된 고육책이라고 하나 역풍이 만만치 않다. 직원이 달랑 두 명인 점포의 교대근무가 어렵다는 해명엔 고객 불편은 안중에도 없느냐고 한다.지난해 국내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을 실현했다. 고금리 행진과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반사다. 직원들에게 평균 300% 넘는 성과급이 주어졌고, 희망 퇴직자에 수억 원씩 위로금이 지급되면서 자발적인 퇴직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유례없는 물가 상승에 고금리로 경제가 가라앉고 서민들 고통이 커지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진풍경이다.점심에 짬을 내 은행을 찾았던 직장인들은 연차를 내야 할 처지가 됐다고 푸념을 한다. 점포를 줄여 대기 줄이 길어진 마당에 단축된 영업시간은 그대로 두고, 점심에도 문을 잠그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고연봉을 받는 '신의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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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임계점 넘은 중국 전랑외교 지면기사
1980년대 중국은 서방의 자본과 기술에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다. 자존심을 감추고 실력을 기르던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시대이다. 도광양회의 수모는 찰나에 불과했다. 2000년대 들어 세계의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은 미국의 세기를 종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국으로 등극했다.중국이 21세기 외교전략을 전랑외교(戰狼外交)로 전환한 배경이다. 중화제일주의 외교다. 중국과 척을 지면 호전적인 늑대로 돌변해 물고 뜯고 할퀸다. 홍콩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돈으로 서남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원과 사회간접자본을 약탈해 일대일로로 연결 중이다. 대만 무력통일 의사를 감추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 비밀경찰서를 설치하고 운영한다.국수적 중화주의에 고무된 중국인들도 전랑의 대열에 합류했다.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전 세계 청년들에게 중국 유학생들이 떼로 덤볐다. 석탄분쟁으로 사이가 벌어진 호주에선 중국 유학생들이 대학 캠퍼스를 장악하고 현지 학생들을 폭행했다. 국내 대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이자 중국 유학생들이 철거하는 일도 있었다.그래도 세계가 중국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깨닫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중국이 '우한 폐렴'을 은폐하는 동안 바이러스는 세계로 퍼졌다. 6억7천만명이 감염됐고 670만명이 사망했다. 세계의 비난에 중국은 시치미를 뗐고, 세계가 백신 방역에 전념하는 동안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으로 나라 문을 닫았다. 당시 중국에 체류하던 한국인과 중국 방문자들이 겪었던 인권유린은 상상을 초월한다.중국이 지난해 말 인민 봉기에 백기를 들고 하루아침에 봉쇄를 풀고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세계 각국 공항에 보복 관광에 나선 중국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중국발 제2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것이다. 방역에 성공한 세계를 향한 2차 바이러스 테러에 가깝다.많은 나라가 중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우리도 중국인의 단기입국을 불허했다. 당연한 자위권 발동이다. 적반하장, 중국이 한국인 단기 비자 발행 중단으로 맞불을 놓았다. 중국은 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은 안 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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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노자안지(老者安之)와 연금 인상 지면기사
초고령 사회라 해도 90세, 100세는 드물다. 초고령인 91세를 망백(望百), 99세를 백수(白壽)라 한다. 한자 일백 백(百)에서 한 획을 뺀 흰 백(白)자를 써서 백수라 한 것이다. 100세는 하늘이 내려준 나이라고 해서 상수(上壽)라 불렀다. 조선시대와 1900년까지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고작 35세였고, 최고의 케어를 받는 왕들조차 평균수명이 46세였다. 아무리 장수를 한다고 해도 돌아보면 지나온 세월은 순식간이고, 인생의 시간은 너무 짧다. 그러하기에 생일을 귀하게 여기고 환갑에 고희연과 팔순 잔치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령사회가 되다 보니 요즘에는 환갑잔치가 사문화(死文化) 돼가고 있다.조선시대에는 50세가 넘으면 노인으로 간주하고 궁궐 조성이나 성역(城役) 같은 부역에 동원하지 않았다. 60세가 되면 모든 국역(國役)에서 완전히 면제되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관리가 60세가 넘으면 지방관으로 보내거나 변방으로 배치하지 않았다. 그리고 70세가 넘으면 자녀들을 공역에서 면제해 주고, 정2품 이상의 관리들은 나라에서 기로연(耆老宴)을 베풀어주었다. 심지어 80세가 넘으면 양인과 천인을 막론하고 관계(官階)를 부여해 주었다고 한다. 공자가 말한 효와 노인 우대 정책, 이른바 노인을 편하게 모시는 노자안지(老者安之)를 실천한 것이다.'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왕이 고령자들에게 하사품을 내리고 양로연을 베풀었다는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인망이 두터운 70세 이상의 고위 관료들은 기로소(耆老所)라고 해서 국가 공인 경로당에 들어가 여러 가지 혜택을 누렸던 것이다. 또 70세 이상의 퇴직한 관리들에게는 나라에서 궤장(궤杖)이라고 해서 자리에 앉아 팔뚝을 기대는 일종의 안석(案席)인 받침상 곧 궤(궤)와 함께 지팡이(杖)를 내려주었고, 궤장을 받은 관리의 자녀들은 시험 없이 관리로 특채될 수 있었다.이번 달부터 물가인상분 등을 반영하여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등을 5.1% 인상해 지급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노령연금을 받는 523만명이 수혜를 받는다. 65세 이상 노인들 가운데 생계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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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인천의 건축자산 지면기사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경성 중심가에 백화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포목과 잡화를 팔던 오복점(吳服店)이 대형 쇼핑점으로 변신한 것이다. 미쓰코시(三越), 조지야(丁子屋), 미나카이(三中井), 히라타(平田) 백화점이 각축을 벌였는데, 죄다 일본 자본이었다. 그중 미쓰이(三井) 재벌의 미쓰코시는 일본 동경 긴자거리에 본점을 둔 출장소로, 일본인과 조선인 상류층만 드나드는 명품점이었다. 신세계 백화점의 전신이다.미쓰코시는 1930년대 후반 인천에도 진출했다. 2층 건물인 야마모토 포목점을 확장한 것으로, 국내 출장소는 인천이 유일했다. 위치는 인천항 개항 이후 일본인이 밀집해 살던 지역의 중심상가 사거리였다. 경성 상류층이 백화점을 드나들며 부(富)를 과시했던 것처럼, 인천에서도 일본인과 내국인 상류층의 소비 해방구가 됐을 터이다. 해방 후 서울 미쓰코시가 동화백화점으로 바뀌면서 인천출장소도 동화백화점이 됐다. 현주소는 중구 중앙동 3가 2-2로, 마트와 통닭집이 입점해 있다.인천시가 미쓰코시 백화점 등 중·동구에 산재한 근대 건축물 4개소를 기록화한다. 오랜 역사를 품은 건축자산의 가치와 의미를 기록화하고 소멸을 막아 후세에 보전하자는 취지에서다. 건축자산이란 문화재는 아니나 사회·경제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을 말한다. '가와바타 창고', '이십세기 약방', 해안성당 교육관이 함께 선정됐다.시는 건축물의 재료와 구조, 설계를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상세조사는 오는 6월께 마무리된다. 3D 스캔 기법을 활용한 아카이브 작업을 통해 건축자산에 담긴 이야기와 가치를 기록으로 남기게 된다. 원형을 살리되, 카페나 개인미술관 등으로 활용하도록 도와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보전 노력을 유인한다는 구상이다.인천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 도시다. 열강에 처음 문을 연 인천항은 수탈과 교역이 맞물리는 영욕의 산증인이다. 붉은 벽돌로 무장한 가와바타 창고는 철물점 용도로, 중구청 앞 적산가옥 거리의 대표 건축물이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마름모 창문 등 독특한 양식으로 눈길을 끈다. 차이나타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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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만약 지금 DJ라면?' 지면기사
이주민들의 나라 미국은 건국 신화가 없다. 원주민인 인디언의 신화는 있지만 다인종 다문화 이주민이 수용할 리 없다. 대신 미국을 세계 최초의 민주주의 국가로 독립시킨 13개 주 대표 147명을 '건국의 아버지들'로 기린다. 조지 워싱턴, 존 애덤스, 토머스 제퍼슨 등 독립전쟁에 참여하고 헌법 제정에 참여한 인물들이다. 미국인들은 건국의 아버지들을 반신(半神)의 반열에 올려놓고 추앙하며, 국가적 위기 때마다 소환해 미합중국의 초심을 되새긴다.우리 현대사에도 국민의 뇌리에 박제돼 늘 현실로 소환되는 정치인들이 있다. 박정희, 김대중이 으뜸이다. 정치적 적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한 시대의 두 상징으로 현대사를 완성한 역사적 커플이자 콤비였다. 박정희는 오천년 빈곤을 타파한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다. 김대중은 인동초의 세월을 인내하며 민주주의의 마침표를 찍은 민주화의 표상이다.두 사람을 바라보는 진영과 지역의 시선의 차이는 여전하다. 박정희는 보수의 연인이고 김대중은 진보의 애인이다. 그래도 산업화와 민주화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두 영웅의 역사적 업적은 진영을 초월한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는 2013년 '달빛동맹'을 맺고 두 상징의 화해를 선언했다. 두 도시를 잇는 내륙철도 건설에 힘을 모은다. 역사는 이렇게 긴 호흡으로 시대를 통합한다.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7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만약 지금 DJ라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초청강연에서 "지금 DJ(김대중)가 있었다면 '이재명을 중심으로 뭉쳐서 싸워라'고 했을 이야기가 저는 들리는데 여러분 귀에는 안 들리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5일 출연한 한 유튜브에선 "이재명이 김대중보다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송에선 '김대중의 고초와 이재명의 고초를 동급'으로 설명했다.반응이 싸늘하다. 광주 시민들은 '김대중 격하'이자 'DJ 모독'이라고 격분한다. 이재명만을 위한 박지원의 DJ 소환은 패착이다. 목숨 걸고 민주화를 완성한 김대중의 고난과 다양한 개인 비리 및 범죄 의혹으로 궁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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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지면기사
LA 다저스 간판 투수 클래이턴 커쇼(34)는 경이로운 궤적의 커브볼을 구사한다. 칼날 제구력으로 상하좌우 구석을 찌른다. 폭포수 같은 낙차와 빼어난 컨트롤에, 타자들은 알면서도 당한다.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로, 2011~2014년 4년 연속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세 차례 사이영상과 월드시리즈 우승, 리그 최우수선수상(MVP) 등 이미 전설이 됐다.LA 에인절스 투수이자 타자인 오타니 쇼헤이(28)는 투·타 겸업이란 불가능을 넘어선 초인(超人)이다. 선발 투수 겸 지명타자, 외야수로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정상을 모두 밟았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지난해 베이브루스 이후 104년 만의 10승-10홈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15승-30홈런 및 규정 이닝+규정 타석 동시 달성 등 진기록을 달성했다.오는 3월 개막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에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커쇼와 일본 대표팀 오타니가 나란히 출전할 전망이다. 벌써 야구팬 가슴을 뛰게 하는 충분하고 당연한 이유다. 미·일이 예선을 거쳐 4강에 오르면 인간계를 넘어선 두 거인(巨人)의 투타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WBC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팀 선수 명단이 발표됐다. 최지만(피츠버그), 김하성(샌디에이고) 등 현역 메이저리거 3명이 포함됐다. 2루 부문 골든글로브 수상자인 한국계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도 합류해 내야의 안정감을 더했다. 재활 중인 류현진(토론토)이 빠져 아쉽지만, 메이저리거 김광현(SSG)과 마무리 고우석(LG) 등 최강 전력을 선발했다는 평이다.2007년 출범한 WBC는 최강 미국과 일본이 최정예가 아닌 유망주 위주로 대표단을 꾸리면서 김빠진 축제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각국이 최상 전력으로 출전하게 돼 야구 월드컵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다. 20개국이 예선리그에 참가하는데, 미·일 외에도 쿠바, 베네수엘라, 캐나다 등 전통의 강호들이 총출동한다.한국은 첫 대회 4강에 올랐으나 지난 대회 예선 탈락했다. 전력도 예전만 못하다고 하나, 이강철 감독은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