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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대학을 비판해야 대학이 산다 지면기사
기업화 된 대학 비용절감 위해서슴없이 강좌 줄이고 강사 해고교육도 인간도 비용으로 환산한국 고등교육 담당하는 실체지금 우리 대학에서 그 무엇보다절실한 것은 비판하는 정신이다스승의 날 아침, 문자 한 통. "선생님,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지요?" 라고 묻는 말에, 목이 콱 막힌다. 학생들 걱정 않도록,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하는 것이 내 임무다. 나는 강단을 잃어버린 해직 강사이기 때문이다. 나는 2015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메일로 45명의 다른 동료 강사들과 함께 해고를 통보 받고 11학기 동안 강의했던 대학에서 해고되었다. 많은 학생들이 탄원서를 쓰고, 작년 스승의 날에는 교내에서 인문정신의 죽음을 애도하는 행사까지 하며 선생님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내가 일했던 경희대학교에서는 2012년 총강의수 8천243개에서 2014년 7천497개로 강의수가 746개나 줄어들었다. 강의수가 줄었다는 것은 그 강의를 담당하던 누군가가 자리를 잃었다는 뜻이다. 경희대에서 강사 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 동안 무려 197명이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는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대학 기업화의 결과다. 강좌 축소, 강사 해고는 모두 '효율적인' 비용 절감의 방법이다. 영리형 대학에서는 교육도, 인간도, 모두 비용으로 환원된다. 일반 상품에서도 원가 절감은 품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교육은 어떻겠는가. 학생 수는 그대로인데 강좌 수는 줄어드니 학기 초마다 '수강신청대란'이 일어나고, 학생들이 강의를 사고 파는 일까지 벌어진다. 세계 최고 수준의 등록금을 내는 대학에서 듣고 싶은 강의, 들어야 하는 강의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100명 200명씩 수강하는 대형 강의실에서는 출석을 부를 시간도 모자라 전자출결시스템을 이용하고 대리출석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출석인증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이 이야기를 전해 준 학생은 매 시간 사진에 찍힐 때마다 마치 범죄용의자인 것처럼 채증을 당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했다. 이런 강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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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지면기사
5천만 국민들이 새로운 꿈 꾸며희망 가질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개헌통한 새 공화국 출범시켜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 마련 기대국민대통합·통일 정치적 슬로건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오늘 우리나라는 열아홉 번째 대통령을 새로 맞이하는 날이다. 지난 정부에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비리와 사익 추구로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몰아갔던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재판이 채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불과 두 달여의 선거기간을 통해 새 대통령을 뽑은 셈이다. 선거기간 내내 국민들은 후보자들이 내놓은 선거공약과 정책들을 미처 살펴보기도 전에 투표장에 가야했었고, 전에 없이 혼탁한 후보자들 간의 자질검증과 거짓공방으로 여섯 차례의 토론회는 유권자들에게 많은 실망과 분노를 주었을 뿐이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지지후보를 중심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민심과 주장들은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또 한 번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보일 것 같아 자못 걱정스럽다. 하기야 민주국가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놓고 대립과 갈등을 하면서 의견을 하나로 수렴시켜 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 틀림없지만, 이 과정에서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안녕보다는 당리당략과 정치적 이해타산에 매몰된 광경을 너무나 많이 보아온 국민들로서는 이번의 대선 이후 정국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를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선거기간 내내 보여 온 각 당의 행태나 후보들의 자질 검증에서 나타난 국정수행능력과 공약이행에 대한 믿음에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새 정부가 또 한 번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에 물들어 나라를 만신창이로 만드는 어리석음을 보여서는 안 된다. 새로 시작되는 정치판에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대선 결과로 말해주었다. 이제 나라의 운명은 새 대통령과 기존의 정치권이 얼마나 슬기롭게 나라를 끌고 가는가에 달려있다. 국민들은 새 대통령이 내걸었던 공약이나 정책들이 나라를 발전시키거나 민생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5천만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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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가정의 달을 맞이하며 지면기사
가끔 터지는 아동·노인학대 사건인간의 잔인함에 회의감 들 정도그러나 주변엔 자신처지 어려움속선의 베푸는 훈훈한 미담 더 많아오늘 하루 자녀들에게 고맙다고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해보자울긋불긋 탐스런 꽃들과 하루가 다르게 녹음이 짙어가는 나무들을 보면 왜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지 알 것 같다. 5월이 좋은 것은 날씨나 환경이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쉬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달은 1일 근로자의 날,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 9일 대통령 선거 날까지 공휴일이 많기도 하고 징검다리 휴일이라서 가족끼리 함께 할 시간이 다른 5월보다 더 많다. 이미 산으로 들로 아님 해외로 놀러 가신 분들도 많겠지만 연휴를 즐기기는커녕 공휴일에도 출근해서 일해야 할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 중소규모의 제조업체들은 대기업의 빡빡한 요구에 맞춰 제품 납기일을 채우느라 휴일도 정작 쉴 수가 없고, 맞벌이 부모들은 재량휴일이라 학교를 가지 않는 아이들이 집에 혼자남아 있는 걱정을 해야 할 지경이다.몇 해 전부터 잊을만하면 보도되는 아동 학대 사건들은 과연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다. 지금은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령이 많이 정비되어 있고,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문제는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되도록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려고 하지 않는 우리의 오랜 습관이 결합되어 나아지지 않았었다. 잘 드러나지 않는 방임이나 정서학대 및 성 학대부터, 외관상 표시가 나는 신체학대까지 아동학대의 모습은 다양하다. 아동학대처벌에관한특례법에서는 아동복지시설의 종사자나, 아동복지전담공무원, 유치원 원장, 교직원, 학원의 운영자, 의료원, 구급대원 등 아동학대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는 영역의 거의 모든 종사자들에게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의무화 해놓았지만 아직도 여전히 신고율이 낮은 편이다. 2년 전 평택의 한 친부와 계모가 7세 된 아들에게 락스를 뿌리거나 굶기고, 때리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여 사망한 '원영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사건을 계기로 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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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19대 대선 TV 토론에 대한 소회 지면기사
5명이 18분내 상대 후보에 질문자기방어·정책 설명 하다보니충분한 논의없어 유권자 혼란자신의 강점 내세우기 보다는상대 약점 공격 네거티브로 변질발언 팩트 확인 검증시스템 절실19대 대선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상 최초로 봄에 치러져 장미 대선이라 불리는 이번 선거에 유권자들은 대선 주자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TV토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지난 23일 TV토론회 시청률이 40%에 육박했다고 하니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도 후보자에 대한 지도자 자질이나 정책에 대한 검증은 실종된 채 상호 비방만 난무한 토론회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선에서 후보자 TV토론이 본격화된 것은 1997년 제15대 대선부터이다. 1997년 11월 개정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서는 공영방송사인 KBS와 MBC 공동으로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를 설치해 후보자 중에서 1인 또는 여러 명을 초청하여 3회 이상 대담·토론회를 의무적으로 개최하도록 규정한 바 있다. 이 법에 따라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한시적으로 구성된 대통령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토론회를 주관해, 일정한 초청요건을 충족시킨 대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총 3회, 나머지 후보들을 대상으로 1회의 토론회를 개최했고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도 총 4회의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방송사가 주관한 대통령선거후보자토론의 중립성 문제, 획일적인 진행방식 등이 논란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했고, 2004년 3월 12일 법 개정을 통해 선거방송토론위원회를 상설화해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16개 시·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 181개의 구·시·군 선거방송토론위원회를 설립한 바 있다.이번 19대 TV토론의 경우 중앙선관위가 주관하는 토론회는 총 3회 실시되는 데, 1차 토론회가 지난 23일 정치 분야를 주제로 '외교안보 및 대북정책', '권력기관 및 정치개혁 방안'에 대해 진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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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증오하는 힘 지면기사
불의 저지른 자 그 힘 두려워하며그것 해체하려고 온갖 수단 강구오늘날 정당한 증오 파편화 하고무력화 시키는 것은 웃음과 기쁨증오 못해 용서·관용 베푸는 동안부활해야 할 생명 돌아오지 못해봄은 잔인한 계절이다. 모순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메마른 땅을 적시는 봄비는 농부에겐 반갑지만,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원망스럽다. 꽃들은 피어나고 나무는 춤을 추지만 오늘도 광화문 광장 광고탑 위에는 여섯 명의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외치며 곡기를 끊고 서있다. 만물을 소생시키는 신의 시간 속에서 인간의 고통은 피어나는 꽃과도 싸워야 한다. 내가 사는 강원도 산골의 접경지역도 꽃무덤에 뒤덮인 골짜기마다 숨겨진 죽음들이 황홀경에 감춰져 있다. 향락의 시간이 된 봄은 죽음 앞에 선 인간을 외면하며 아름다움은 망각의 힘도 동시에 발휘한다. 살아남은 이들은 온 힘을 다해 기억의 투쟁을 해야 한다. 4·3, 4·16, 5·18… 아직도 끝나지 않은 6월의 전쟁까지, 숨 막히게 돌아오는 이 땅의 봄은 그렇게 화해할 수 없는 자연의 시간과 인간의 역사가 뒤엉켜 있다. 생명이 부활하는 봄이 죽음을 뒤덮으며 올 때 나는 휴머니즘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종종 휴머니스트들은 치유와 위로를 통해 고통을 중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망각은 인간을 고통에서 구원하지 못한다.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은 오직 그 고통의 사회적 원인과 의미가 드러나고 역사화될 때에만 가능하다. 휴머니즘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싸우는 곳에서 시작된다.중학교 때 도시에서 온 영어 선생님은 영어에는 새가 운다는 표현이 없다고 했다. "버드(bird)는 크라잉(crying)하지 않아. '싱어송(sing a song)'이라고." 그랬던 것 같다. "얼마나 좋아? 응? 좀 밝게 밝게 살자. 응!" 하지만 나는 늘 '새가 운다'고 말했던 어머니와 할머니들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것 같아 싫었고, '밝게 살라'는 말이 거북했다.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 들었던 새의 울음은 아름답고 처연했다. 새는 곳곳에서 들은 슬픈 사연들을 전하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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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주택정책의 오류와 함정 지면기사
우리나라 주택문제 가장 큰 원인'1가구 1소유 정책' 50년 넘게 고수30여년간 신규 분양에만 의존기존 주택시장 고사상태 빠뜨려집값 내려가면 되레 사는사람 없고안 지으면 모자라 가격상승 '악순환'봄이 되면 이사철을 맞아 연례행사처럼 집값이 들썩이고 전세와 월세가 제철을 만난 듯이 올라가곤 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집이 있는 사람들은 집값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는 것이 나쁠 게 없겠지만 집 없이 남의 집살이를 하는 입장에서는 이사철을 맞는 기분이 아주 죽을 맛이지 않나 싶다. 얼마 전 경실련에서 발표한 지난 50년 동안의 우리나라 토지가격 상승이 6천704배가 되었다는 보도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토지와 주택관련 정책이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 경제가 제대로 지탱될 수 있으며, 무주택 서민들이 안정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을지 자못 걱정스럽다.1962년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주택정책은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약 35만호를 건설해 2015년 기준으로 총 주택 수 1천636만호에 주택보급률 102%라는 경이로운 실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남의 집에 사는 가구가 수도권의 경우 45%에 이르고 있으며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만 가고 있다. 주택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문제도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북유럽의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나라도 국가에서 제공한 공공임대주택 약 18%를 포함해 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36%나 되는 것을 보면 주택문제는 유토피아에서도 해결될 수 없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의 서민들은 언제까지 세입자의 서러움에 시달려야 할지 알 길이 없다. 우리나라 주택문제의 가장 주된 원인은 지구상에서 어느 나라도 실현하지 못한 1가구 1소유 주택 정책을 50년 넘게 고수해오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때문에 우리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정책적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1가구 다주택에 대한 징벌적 과세라 하겠다. 현재 정부의 공공임대주택이 5%에도 미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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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부부간의 사랑은 신뢰와 배려 지면기사
배우자 믿는다면 감정소비 없고믿어줄 한명만 있어도 외롭지 않아사랑한다면 배려 안할 수 없어일방적 희생 결코 오래가지 못해결혼생활 행복하게 유지하려면서로 믿고 배려하려고 노력해야변호사로 출발한 20년 전만 해도 여성변호사가 그렇게 많지 않을 때였다. 여성분들은 자기 이야기를 공감해줄 것 같은 여성이라며 찾아오고, 남성분들은 여성의 심리를 잘 말해줄 것 같다며 상담을 청하였다. 비교적 순탄한 코스를 걸어온 나로서는 간접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고, 내가 조금이라도 성장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그분들의 덕이다. "행복한 가정은 다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다 저마다 이유가 있다." 톨스토이 소설 안나카레니나에 나오는 첫 문장처럼 각 가정마다 불화의 이유가 다르고, 같은 일에 대한 고통의 강도나 반응도 다 다르다. 좋을 때는 하루라도 못 보면 죽을 것 같던 사람들이 싸울 때는 하루라도 같이 있으면 죽을 것 같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선글라스를 낀 채 사무실 안으로 들어온 중년부인은 과거에는 참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눈 밑의 멍을 보여준다. 반백의 칠순이 넘으신 어르신은 45년간 결혼생활을 하면서 배우지 못했다고 무시당하거나 폭행도 참고 지내왔는데 이제 좀 살만하자 은퇴한 남편이 50대 여자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였다며 황혼이혼을 하겠다고 하신다. 여태 괄시당하고 사셨을 때는 이혼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는데 왜 새삼스럽게 지금이냐고 조심스럽게 여쭙자 "영감이 바람피우는 꼴은 절대 못 봐"라며. 담담한 얼굴로 오신 어떤 부인은 남편의 외도가 여러 번 있었는데 이번 여자는 돈을 달라고 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며 물어보신다. 옆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남편의 표정이 애처롭다. 이 분에게는 남편의 외도는 별거 아니고, 돈이 가장 중요하리라.변호사 초년생일 때는 남편의 외도나 시댁 욕을 하느라 몇 시간씩 상담을 하신 분이 소장을 접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찾아오면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부부 사이의 오묘함을 알기에 당황하지 않고 충분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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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가짜 뉴스(Fake News)와 사실 확인(Fact Checking) 지면기사
언론이 올바르게 식별해 낸다면위상 인정받는 계기 되겠지만제대로 검증조차 못한다면거짓양산 집단 전락할 수밖에지금이야말로 신뢰·객관성 바탕사실 확인 만전 기해야 할 시기최근 언론에 가짜 뉴스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와 기고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19대 대선일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짜 뉴스에 대한 주의가 한층 요구된다. 가짜 뉴스에 대한 논란은 지난 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는데, 당시 가짜뉴스가 보여준 파급력은 대단했다. 페이스북에 가장 많이 공유된 기사 5개 중 4개가 가짜 뉴스였고, '프란체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1위)거나 '힐러리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무기를 팔았다'(3위) 등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졌다. 이처럼 가짜 뉴스는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유통되기 좋은 환경이어서 삽시간에 퍼져 진실을 왜곡하고 사회에 커다란 혼란을 줄 수 있기에 한국 대선에서도 얼마든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본다.우리나라의 경우 유력 대선 후보로 꼽혔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가짜 뉴스의 피해자로 볼 수 있겠다. 대선 출마 선언 직전 '반기문, 한국 대통령 출마는 유엔법 위반'이란 가짜 뉴스가 터져 나왔고, 유력 정치인들도 감쪽같이 속아 이 가짜 뉴스를 인용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인격살해와 가짜 뉴스로 정치교체 명분이 실종됐다"는 말을 남기고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가짜 뉴스를 어떻게 식별할 것인가?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정보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지만, 가짜 뉴스의 개념 정립과 함께 생산자에 대한 처벌강화 그리고 포털과 SNS 운영자들에게 가짜 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일정한 책임을 부여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우선 금년 하반기 총선을 앞두고 있는 독일의 경우 가짜 뉴스나 증오 표현을 방치하는 SNS 기업에 최대 5천만 유로(약 609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4월 대선을 앞둔 프랑스에서도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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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정의'와 '이익', 헌재의 판결은 무엇을 지켰나 지면기사
우리는 잘사는 나라만 바라다정의로운 나라를 잃어버렸다돈보다 '사람' 이윤보다 '생명'우선가치임을 세월호사건 통해반성했지만 이번 헌재 판결은생명보다 돈의 가치를 앞에 놓았다"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결정문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익과 손실이라니, 법의 정신에는 어울리지 않는 회계장부 같은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 문장을 그냥 기술적인 언어표현상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문득 맹자가 양혜왕을 만나는 장면이 생각났다. 왕의 첫 질문은 나라를 이롭게 할 방도가 있는가라는 것이었다. 맹자는 이(利)를 먼저 묻는 왕의 잘못을 지적한다. "왕께서는 하필 이익을 말하십니까. 또한, 인(仁)과 의(義)가 있을 뿐입니다." 정의보다 이익의 논리가 더 설득력을 얻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망국의 징조다. 어째서 법관은 하필 손익을 말하였는가. 결정문을 다운받아 다시 찬찬히 읽어보았다. 재판관들이 가장 공을 들여 탄핵사유로서 입증해낸 부분은 '사인(私人)의 국정개입 허용과 대통령의 권한 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부분이었다. 재판부는 대통령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하여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 것을 가장 중요한 '위헌적 행위'로 보았다. 반면에 가장 중요한 탄핵소추사유라고 생각했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책임, 즉 생명권 보호의무와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의 위반은 탄핵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 형식적으론 재판부 전원일치의 통쾌한 판결로 보였지만, 내용적으로는 기뻐할 수만은 없는 '최소의 판결'이었다. 일반법정과 달리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최종적으로 유권해석 하는 기관이다. 이번 사건에서 생명권 보호의무와 대통령의 성실의무에 대한 헌재의 유권해석은 상식과 정의의 기준에서 모두 벗어났다. 앞으로 법적 절차가 진행되겠지만 적어도 그 부분에 관한한 이미 헌법적 사면을 받은 박 전 대통령에게 하위법정이 어떤 죄를 물을 수 있을까. 김이수, 이진성, 두 재판관이 낸 보충의견을 보면 법리상 거의 반박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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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더 이상 슬픈 국민이 되지 않았으면… 지면기사
우리가 바라는 국가 지도자는달콤한 공약·장밋빛 청사진보다슬픈 민모습 솔직하게 외쳤으면…30년간 변함없는 정치 '되레 퇴보'이제 새 지도자는 더이상 우리를'슬픈 족속' 되지않게 해주길 바라몹시도 추웠던 겨울을 박차고 웅크렸던 몸을 활짝 펴며 따뜻한 봄을 맞아야 할 사람들의 마음이 어쩐지 올해는 여느 해와 다른 것 같아 자못 걱정스럽다. 지난 반년 이상 온 나라가 최순실 국정농단과 탄핵정국으로 고된 몸살을 앓는 동안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중국으로부터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들이 강하게 밀어닥치며, 연임에 성공한 일본의 아베정부는 전에 없이 강경한 태도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탄핵인용으로 우리 정국은 사상 초유의 새 국면을 맞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하루빨리 냉정을 되찾고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새 대통령을 선출하여 나라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박한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은 그 변화를 가늠하기가 어렵고, 북핵 문제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기 짝이 없다.그러나 앞으로 두 달 후면 새 대통령이 선출될 것이고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나라가 조금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대통령이 바뀌고 정부가 새로 들어선다고 모든 것이 한순간에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한바탕 태풍이 지나고 나면 바다는 잠잠해 지지만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오랫동안 그 상처가 남아있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될수록 빨리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를 메우려고 하나 그 상처가 깊으면 깊을수록 시간도 오래 걸리고 또 힘도 많이 든다. 촛불과 태극기 민심의 갈라진 틈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에게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많이 남아 있다. 남과 북, 동과 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금수저와 흙수저, 노동계와 교육계의 고질적 편 가름들이 골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치명적 상처임에 틀림없다.불과 70년 전 참혹한 전쟁에 시달리며 국민소득이 불과 50달러에 지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