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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지면기사

    심정지후 심폐소생술까지시간은 얼마나 걸렸는지…뇌기능 회복 위해선5분을 넘기면 안된다더욱 중요한건 심정지이전에 심혈관질환 예방이다이건희 삼성회장이 2014년 5월10일 밤에 발생한 심장마비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지 6개월이 됐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워낙 비중이 있는 분이어서 심장전문의 간에 치료 결과와 과정을 두고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심장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주치의들이 이건희 회장의 상태를 모를 리 없었을 텐데 심정지가 올 정도로 심각한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나 역시 사석에서 딱 한번 심장전문의로서 소견을 피력한 것이 이후 소위 '찌라시'성 보도로 카톡에서 공개되는 바람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심장마비와 뇌손상에 대해 의견을 적어본다.심장마비가 발생하면 전신으로 혈류가 가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사망을 초래하지만 현대의학에서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도 전신으로 혈류를 보내는 기술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심폐소생술로 보내는 혈류는 충분치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체외순환보조장치(에크모) 또는 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하게 되며 본인의 심장이 다시 회복이 되면 이러한 장치는 제거하게 된다.심장이 멎으면 혈류가 없어지므로 우리 몸의 여러 장기의 손상을 가져오는데 가장 허혈에 민감한 장기가 뇌다. 간혹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강에 추락한 차에서 한시간만에 구출된 아이가 심폐소생술 후 회복됐다는 보도가 있기는 하지만 매우 드문 경우고 대부분의 뇌는 실온에서 5분 이상 혈류가 없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심정지 시간이 5분이 넘어 더 길어지면 심장·신장·폐·간장 등 다른 장기에도 손상이 초래되며 시간에 비례해서 장기의 손상은 비가역적이 된다. 즉 심장이나 다른 장기의 기능이 회복된다 해도 심정지 기간이 5분이상 길어지면 뇌기능이 정상으로 회복이 힘들게 되며 더 길어지면 뇌사에 이른다.대부분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협착에 의해 심정지가 발생하는데 심정지상태에서는 심박동의 움직임이 바로 없어

  • 고령화사회 노인의 안전복지

    고령화사회 노인의 안전복지 지면기사

    행정기관의 구호활동은획일적인 특성으로 인해소수자 요구 무시될 수 있어노인등 재해약자 구호위해민간 안전복지서비스의역량이 강화될 필요성 있다 '2014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총 인구의 12.7%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2008년 10%를 넘어선 후 2026년 20%에 접어들 전망이다. 앞으로 12년쯤 후면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다. 한 가지 이상의 만성퇴행성 질환을 갖고 있으며 감각기능과 운동기능의 저하로 노인성 질병과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 각종 재해 상황에서의 취약성은 물론 일상생활이나 이동 중에도 안전이 확보돼야 하므로 안전은 노인복지의 핵심이다.노인들에게 있어 각종 재난과 사고는 건강상태와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파괴한다. 비교적 건강하던 노인들도 사고를 당하면 회복이 지연될뿐 아니라 신체의 퇴행과 노화가 촉진돼 활동과 생활에 불편을 겪게 된다. 또한 자기관리 능력의 변화·고통·의료비용 증가 등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그런데 노인은 어린이와 달리 상황을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교육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대상이다. 노인의 만성질환이 생활양식이나 습관과 관련돼 있듯이 운수사고·추락사고·익사사고·화재사고·중독사고 등 각종 재난·사고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것이 안전한 노후설계를 유도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인 안전복지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안전복지란 인간 고유의 기본 욕구로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다.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하는 예방적 복지며 사회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능동적 복지로서 복지 공동체 실현을 목표로 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노인문제중 정작 심각한 안전에 대한 사회적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노인 안전분야에 대한 국내 수준은 아직 개념정립에서 실천적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 나눔은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나눔은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지면기사

    나눔은 상생의 비결여유가 있어야 가능한게 아냐나누고 싶은 마음이 중요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믿음만 있다면누구나 실행할 수 있어늦가을 날씨가 겨울을 재촉하는 듯 제법 쌀쌀합니다. 힘든 겨울을 앞둔 이웃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 이들이 많으면 더욱 좋은 절기입니다. 열 마디의 말보다 배고픈 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건넨 따뜻한 우유 한 잔이 그 어떤 수단보다 큰 힘을 발휘합니다.적십자사가 도내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미래드림'이라는 이름으로 책상 및 의자를 지원해 줍니다. 초등학생을 비롯해 중·고등학생이 해당됩니다. 이들 학생의 가정은 대부분 주거공간이 협소합니다. 책걸상을 놓을 공간도 없는 가정도 많습니다. 기초생활수급권 가정, 차상위계층 가정, 다문화 가정, 조손 가정, 장애인 가정, 북한이주민 가정, 소년소녀가장 가정 등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스탠드를 포함한 칸막이 책상입니다. 칸막이가 있어 자신만의 공간확보가 가능합니다. 학생들의 학습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듯싶습니다.3년 전부터 시작된 적십자 사업입니다.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지원자가 결정됩니다. 2012년 100명, 2013년 91명, 올해는 131명에게 지원됩니다. 재원은 1m1원 자선걷기와 희망나눔 페스티벌에서 조성된 기부금입니다.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는 책걸상이 단순한 책걸상이 아닙니다. 희망을 주는 곳입니다.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은 '나만의 책상'을 갖는 게 소망입니다. 의학책에 쓰여 있지 않은 치료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꿈을 이뤄주는 것입니다. 미래의 아름다운 꿈을 키우는 공간이 바로 책상입니다.초등학교 재학중인 한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와 33㎡도 안 되는 임대주택에서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을 일삼아 온 남편과 헤어진 어머니는 간병인으로 생계를 겨우 꾸려갑니다. 하루 중 대부분을 병원에서 지냅니다. 초등학생은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고 복지관에서 눈치를 보면서 저녁식사를 마치면 9시쯤 되어서 혼자 귀가합니다. 담임교사가 가정방문을 통해 그 학생의 집에 변변찮은 책상과 의자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학교측에서 추천돼

  • 둘 다 내 인생이다

    둘 다 내 인생이다 지면기사

    남이 못 견디는걸 견디고못 참는걸 참아내고못 버리는걸 버리면결국 남이 못 하는걸 하게돼성공도 실패도 내 삶이니견디며 모두 사랑하시길…지난 금요일 밤에 삼척MBC 잔디광장에서 MBC 특집 '청춘, 나를 찾아 떠나는 강연여행' 주제의 강연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특별한 콘서트였습니다.30세를 앞두고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 현실적 고민에 빠진 29세의 무명 뮤지컬 배우 현준, 그림이 자신의 꿈이자 재능이란 걸 알지만 입시에 실패한 20세 혜리, 대학전공을 현실적으로 선택했지만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서 다른 진로를 택한 배우 혜민. 이들 3인 청춘의 고민은 20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의 공통된 아픔이기도 합니다.이들을 대상으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는 피아노 연주로, 가수 박완규는 열정 넘치는 노래로, 그리고 저는 강연으로 격려도 하고 위로도 했습니다. 이희아씨는 손가락이 네개 밖에 없지만 공연장에 있던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고, 우리 중에 누구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힘든 삶을 살아낸 박완규씨는 앞으로 어지간한 좌절과 고통으로는 그에게 조그만 상처도 주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의미있는 콘서트였습니다.사람들은 3가지의 영역에서 직업을 갖고 살게 됩니다.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잘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직업입니다. 가장 불행한 직업은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못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 가장 행복한 직업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사는 것, 그리고 가장 행복하고 윤택한 직업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잘하는 것입니다.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잘할 수는 없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견디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려면 오랜 시간을 견뎌내야 합니다. 스스로 견뎌내면서 깨고 나와야 합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이 일은 이미 그 분야에서는 나보다 먼저 시작해서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기 때문입니다.고통스럽지만 버티고 견뎌내야 합니다. 무엇인가를 성취

  • 21세기 한국인은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21세기 한국인은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지면기사

    다른 사람들이 사회에서어떻게 하는가를 보고 배우는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한국 지도층 인사들물질주의에 희생되고 있는거대한 검은 흐름 바꾸어야반두라(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이란 것이 있다. 인간의 행동은 보상이나 처벌로 학습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한 결과로서 이뤄진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반두라는 'Bobo인형의 공격성 비디오'를 통한 연구로 이를 증명했는데 4세 아동에게 커다란 인형을 때리고 차는 모델을 보여주고 아동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아동을 3개의 집단으로 분류하고 공격성을 측정했는데 A집단의 아동에게는 공격성이 칭찬을 받는 모델을, B 집단의 아동에게는 공격적 행동을 한 후 처벌을 받는 모델을, C집단의 아동은 중립적인 모델을 보여주고 반응을 살폈다. 영화를 본 후 A 집단의 아이들이 가장 공격적이었으며, B 집단의 아이들은 가장 적은 폭력성을 보여주었다.이러한 대리학습은 평생에 걸쳐 일어나며 무의식적으로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교육이론중에 천성론처럼 태생적으로 악한 유전자를 타고났기 때문에 교육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교육에 의해 사람이 변할 수 있다고 믿는 이론도 있다. 그러나 나는 교육의 중요성을 믿는 사람이다. 사회적 교육은 모범이 되는 선열들과 훌륭한 인물들을 가르치고 배울 때 우리는 자부심을 가지며 "나도 그렇게 되고 싶구나"하고 배우게 된다. 반대로 나쁜 행동을 한 사람이 칭찬받고 벌을 받지 않는 것을 보면 '아 나도 그렇게 해도 되는구나'하고 죄의식을 느끼지 않게 된다.가장 중요한 사회교육은 영어수학처럼 학교나 학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보고 배운다는 것이다. 이것이 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이다. 똑같은 행동도 자신이 바라보는 모델의 위치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진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보다는 지도층 인사들의 행동이 더 영향력이 크고 좋아하는 탤런트의 한마디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현재 살고 있는 사회에서 지도자들의 행동과 말은 청소년들이 처한 사회의 가장 중요한 교육적 모델인 것이

  • 역지사지(易地思之)와 아전인수(我田引水)

    역지사지(易地思之)와 아전인수(我田引水) 지면기사

    가정에선 부모와 자녀 사이기업은 노사·정치권은 여야간이기적인 경우가 많다우리모두 사랑·관심·배려라는역지사지 기본정신이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역지사지(易地思之)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원래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에서 유래됐다. 중국 하(夏)나라의 우(禹)임금과 순(舜)임금 시절 농업을 관장했던 후직(后稷)은 태평성대에 살았으며 공자(孔子)의 제자인 안회(顔回)는 난세에 살았으니 전혀 다른 세상에 살았던 셈이다.공자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어질게 행동한 공통점이 있는데 맹자는 이를 인용해 안회도 태평성대에 살았다면 우임금이나 후직처럼 행동했을 것이며, 우임금과 후직도 난세에 살았다면 안회처럼 행동했을 것(禹稷顔回同道 禹稷顔子易地則皆然)이라며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러했을 것'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 때 우임금은 물에 빠지는 이가 있으면 자기가 치수를 잘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했고 후직은 굶주리는 자가 있으면 자기의 잘못으로 굶주린다고 생각했다 하니 여기에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생각한다'는 뜻의 '인익기익(人溺己溺)' '인기기기(人飢己飢)'라는 말이 나왔는데 오늘날 쓰여지는 역지사지의 의미와 상통한다. 게다가 역지사지와 반대의 대립되는 말이 '무슨 일이든 자기에게 이롭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이니 이제 그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필자는 우리 사회에 역지사지보다 아전인수의 사례가 더 많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가 행하고 겪게 되는 일상의 일들, 그리고 신문과 TV의 뉴스에서 접하게 되는 수많은 일들은 역지사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것 같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 간, 기업에서는 노사 간, 정치권에서는 여당과 야당 간에 오히려 아전인수의 경우가 더 많아 보인다. 인정하기 싫지만 대부분 나와 내 집단의 이기적인 이익을 우선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중요한 우선 '가치'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서로에게 유익한 결론이 어려울 바에는 갈등과 분쟁을 무릅쓰고라도

  • 감동적인 이야기 만드는 사람

    감동적인 이야기 만드는 사람 지면기사

    남에게 베푼 나눔과 사랑은행복으로 돌아오게 마련내가 충만할때 누군가는울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더 많이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상처 더 깊이 품어야 한다10월 첫날, 황홀한 붉은 빛 단풍 소식이 들려오는 형관(荊冠)의 계절 가을이 농익어갑니다. 얼마 전, 한 심포지엄에 참석해서 주제발제자가 한 말입니다. "미래 사회의 주역은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둡고 그늘진 곳으로 내몰려 영혼이 피폐해진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최근에 불거진 군대안에서의 폭력도 그렇습니다. 청년이 연세 지긋한 노인한테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붓는 일, 재산을 노려 부모를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 멱살 잡으며 막말하는 국회의원들을 우리 일상에서 아무런 느낌 없이 받아들이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이들이 청소년 시절에 아름다운 동화를 읽고 이웃을 생각하는 활동을 하면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면 결코 그런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동화가 도덕 교과서는 아닙니다. 시나 소설이 교훈적인 인생지침서도 아닙니다. 하지만 예술작품은 감동을 통해 인간성을 순화시켜줍니다. 모순과 불합리로 병든 우리 사회를 바람직한 방법으로 변화시키는 힘을 발휘합니다. 모든 예술은 우리의 삶을 표현하되,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그것의 가능성을 형상화합니다. 예술은 인간의 창의적 과정의 산물이자 정신활동의 최고 결정체이기 때문입니다.유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한비야씨의 말입니다. 쌍욕을 들어가면서도 구호활동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입니다. 내 피를 끓게 하기 때문입니다. 재난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친구 역할을 기꺼이 하는 내가 마음에 들기 때문입니다." 이것으로 답이 충분한 것 아닐까요. 속이 부글부글 끓어도 말입니다.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고통·슬픔·아픔·시련들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이 세상입니다. 이런 과정을 견뎌내야만 영혼이 성장해 품격을 쌓을 수 있습니다. 덕망도 쌓고 행복할 수 있습

  • 술잔은 7부만 채워라(계영배)

    술잔은 7부만 채워라(계영배) 지면기사

    돈도 명예도 사랑도그릇에 적당히 채우고그 이상은 절제하거나양보하는 삶의 태도바로 거기에 참된 행복과진정한 성공이 있는게 아닌가제 연구실에 있는 책장 몇 칸은 책이 아닌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국내외 강의를 다니면서 모은 소품들과 선물로 받은 소품들입니다. 그 중에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소품 중 하나가 도자기로 만든 계영배(戒盈杯)라는 술잔입니다. 예전에 사업 실패로 생사를 넘나들던 때 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계영배는 제나라 환공이 곁에 두고 보면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사용했던 잔이라고 합니다. 가득 참을 경계하라는 잔으로, 잔의 7부까지만 채워야 합니다. 그 이상 채우면 채운 술까지 잔 밑으로 사라져 버리는 잔입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지나침을 경계하라는 잔이 바로 계영배입니다. 공자는 계영배를 보고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교만하면 손해를 보고 겸손하면 이익을 본다. 이것이 하늘의 도다." 조선 후기의 김상옥은 계영배를 늘 곁에 두고 과욕을 경계, 조선역사상 전무후무한 거상이 됐다고 전해집니다.계영배는 넘치지 않고 적절한 7부가 가장 아름답다고 얘기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7부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현인들의 지혜를 빌리면 대략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첫째, 절제. 인간이 가장 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절제인 듯 합니다. 역사에서 나름의 업적을 남겼던 수많은 사람들이 가을 바람에 추락하는 낙엽처럼 한 순간에 사라지는 이유는 자신의 능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칼을 휘둘렀기 때문입니다. 칼은 상대를 베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벨 수도 있습니다. 절제는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만큼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평온과 주변의 행복을 돕는 명약입니다.제가 만난 성공한 사람들은 사석에서 그런 얘기를 자주합니다. "나는 절제했어야 했습니다. 쓰는 것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버는 것을 절제했어야 했어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하루 세끼 먹고, 잠은 하나의 침대에서 자며, 그 많은 돈이 자식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 시진핑 (習近平) 주석께 드리는 글

    시진핑 (習近平) 주석께 드리는 글 지면기사

    공무원 사무실 반으로 줄이고관공서 담장 헐고고급음식점·술집·노래방 등출입도 크게 줄어…중국발전 가장 큰 문제점인부정부패 줄었다는 사실 체감지난 5월 중국 옌볜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지린성 옌볜대학은 주로 심장병환자 수술을 위해 매년 한두번 씩 들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훈춘에 있는 인민병원과 자매결연을 맺기 위해서였습니다.옌볜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중국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외화보유액수로나 수출입 금액 등 경제적 지표로만 보면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선진국이지만 과연 우리가 피부로 체감하는 선진국인가 하는 점에서는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음 한구석에는 중국은 한국에 비해 아직 멀었구나 하는 우월감이 있었다고나 할까요.몇해전 옌지시를 방문했을 때 느낌입니다. 무표정한 사람들이 지나가는 초 겨울거리는 먼지바람이 불었고 포장이 덜돼 비가 오면 빗물이 길가는 사람에게 튀기기도 하고 쌓아둔 석탄가루가 바람에 날려 빨래는 물론 옷깃을 시커멓게 만들기 일쑤였습니다. 갈때마다 썩 기분좋은 여행이 아니었지요. 담배와 술로 분위기를 만드는 회식문화, 푸짐하게 차려야 대접받는 느낌이 드는 음식문화, 인맥과 관계중심의 사회를 접하고 감당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고속도로에는 이따금 달구지가 다니기도 하고 사람들도 횡단보도처럼 길을 건너는 습관때문에 고속도로인지 농로인지 구별이 힘들 정도였지요.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이 됐다 해도 우리나라 같이 전국민의료보험은 꿈도 못꾸고 있었고 관료들의 부패는 또 얼마나 언론에 회자됐습니까? 상하이나 베이징은 서울 못지않게 발달했다고 호들갑을 떨어도 중국이 변하기는 힘들다고 믿었습니다. 옌볜지역만 보기는 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중국은 인구만 많고 땅만 넓었지 선진국은 아니야 하고 자만을 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을 것입니다.그런 중국이 달라졌더군요. 제가 방문했던 옌볜대학병원 앞 비포장도로는 깨끗한 아스팔트로 포장이 됐고, 주도로 옆에 서비스도로까지 만들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병원앞 헐리기 직전의 허름한 건물들도 깨끗한 아파트로 단장됐고 화장실들도

  • 재미는 사람을 부른다

    재미는 사람을 부른다 지면기사

    사회 곳곳엔 도움의 손길이절실한 사람들이 많다.루게릭병 환자 돕는흥미롭고 눈길 끄는얼음물 뒤집어쓰기 처럼재미있는 일 이어졌으면…쉽게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가장 풍요롭게 산다. 재미의 즐거운 비밀은 '탁월함'이라는 낱말에 담겨 있다. 누구나 살면서 많은 벽에 부딪힌다. 하지만 벽은 우릴 멈추게 하려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일깨워 주려고 있는 것이다. 힘든 일에 부딪혔을 때 가장 현명하고 간단한 답은 웃음이다. "나는 항상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한다. 그렇게 하면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피카소의 말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와 손을 잡는 것이다. 잡은 손의 온기(溫氣)를 잊지 않는 것이다. 남에게 줄 수 있는 선물 가운데 가장 훌륭한 선물은 무얼까. 재미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요즘 루게릭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유행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운동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해 열풍처럼 번져가고 있다. 참여자가 얼음물 샤워를 하거나 100달러를 기부하고 다시 세명을 지목한다. 가장 전파력이 강한 기부캠페인이다. 페이스북에 올린 인증샷을 보노라면 그 표정에 절로 웃음이 난다. 영상·네트워크 시대에 기발한 착상이다. 빌 게이츠·메시 등 세계적인 인물도 나서서 얼음물을 뒤집어 쓴 영상이 재미를 더 한다. 우리나라도 연예인·운동선수·정치인 등 다양한 인사들이 나섰다. 요즘처럼 재미없는 세상에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흥미를 불러일으킨다.재미는 사람을 부른다. 루게릭병을 모르던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 병은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돼 근육이 힘을 잃어가며 생기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우리나라에도 1천500여 명이 앓고 있다. 희귀병인 만큼 병을 세상에 알리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블랙홀과 양자우주론 등 혁명적 이론을 정립한 스티븐 호킹 박사도 40년전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루 게릭(Lou Gehrig)은 미국 양키스 프로야구단의 전성기를 이끌던 전설의 4번 타자다. 그가 38세 때, 근육이 말을 듣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