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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일즈맨의 죽음보다 더 아프다

    세일즈맨의 죽음보다 더 아프다 지면기사

    기초생활수급보장제 허점에생활고 못견뎌 잇단 자살하는안타까운 현실사회 기득권층들 국민에 대한책임감과 도덕성으로사회정의 실천 앞장서야필자가 연출했던 아서 밀러의 희곡 '전무송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현대연극에 있어 최고의 비극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힘의 양극화와 논리의 모순 그리고 대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힘든 삶을 보편적 가치로 잘 그려낸 작품이기 때문이다.내용을 들여다보면 1940년대 미국의 경제 대공황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일을 좋아하고 아들에게 존경받고 싶어 하는 영업사원인 주인공 윌리로만이 나이 들어 업무성과를 못 내고 결국에는 젊은 사장에게 모욕을 당하며 해고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거기에 약간의 치매 증세를 보이기도 하며 변변한 일없이 놀고 있는 두 아들 비프와 해피와의 심각한 갈등까지 겪어내며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이상증세를 보이기도 한다.파국으로 치닫던 그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고의로 자동차 사고를 내어 죽음으로 아들에게 보험금을 타도록 하는 것이었다. 부인 린다가 남편의 영정을 부여잡고 중얼 거린다. "여보 오늘 집 대출을 다 갚았어요. 그런데 집에는 아무도 없네요." 이 비극을 연출하면서 작업 내내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들 이야기나 별 차이가 없기에 그랬다. 가족을 위하여, 먹고살기 위하여 죽음으로 결말을 맺는 이 이야기 아니 이보다 훨씬 슬픈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2010년 어느 가난한 노동자가 자기 아들을 기초생활수급자로 만들기 위하여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은 세일즈맨의 죽음보다 더 많이 아프게 다가온다. 지난달 26일에는 송파구 세 모녀 자살이라는 너무나 안타깝고 그들에게는 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들은 생활고로 목숨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집주인에게 폐를 끼칠 것을 염려하며 미안해했고 그들에게는 엄청난 돈이었을 70만원을 봉투에 넣어 마지막 월세를 감당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찌 설명이 되어야하는 건지 가슴이 먹먹해지고 잘 모르겠다. 국민행복시대라는 우리 하늘

  • 얼굴을 보자

    얼굴을 보자 지면기사

    얼굴 바라보는 것은말 걸기전 적극적인 배려상처받은 마음 드러나는 것주위에 소외된 이웃그냥 지나치지 말고관심 있게 봐주는게 최선타인의 얼굴을 일분만 봐 줘도 평소 못 보던 것을 볼 수 있다. 보통 우리는 대화를 하면서도 남의 얼굴을 시늉만 하거나 물건 보듯 대충 본다. 잘났다 못났다는 식의 이분화, 피부가 좋다 나쁘다는 식의 물질화, 얼굴보기가 그저 단순하고 피상적이며 도구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얼굴을 진정으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상대의 힘들고 어려운 점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일로 고통을 받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지난달 경기도의 공무원 직무연수 특강에서 이 얼굴보기 실험을 잠시 한 적이 있다. 연수 중 어느 정도 말을 튼 옆 동료의 얼굴을 잠시 보는 활동이었다. 처음엔 서로 어색해했지만 이내 진지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말을 하지 않고 따뜻한 느낌만으로 동료를 바라보기로 했다. 마주보는 사람에게 혹 힘든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넓고 푸근하게 다가가기로 했다.몇몇 짝들이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배가 고픈 듯하다, 피곤해 보인다, 눈이 참 맑아 보인다,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착해 보인다는 식의 소감이 나왔다. 이 얼굴보기 탐색 결과가 비록 사소해 보일지라도 수강생들에게는 의미있는 사건인 듯했다. 실제 얼굴보기는 마술과 같다. 아마 제대로 동료의 얼굴을 깊게 자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인간관계는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강의가 끝나고 한 수강생이 복도까지 따라나와 말을 건다. 가족들 하고의 불편한 상황을 진지하게 묻는다. 가족들로부터 소외된 느낌, 아이도 자기 말을 잘 듣지 않고 아내도 자신을 무시한다고 한다.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양심이나 동정심을 발동시키려고 힘들게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내 주위 사람들의 얼굴을 볼 줄 아는 태도와 어느 정도의 시간만 내면 된다. 동정심이나 양심은 의도적으로 만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다. 냉정하게 얼굴만 돌리지 않으면 된다. 경청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보다 긴급한 일은

  • 행복과 불행의 유효기간

    행복과 불행의 유효기간 지면기사

    건강과 가족, 친구와 직장…그것이 있음에 감사 하지만남과 비교해 부족함 느끼면상실감은 불행으로 이어져인생의 고통 덮쳐도 3개월만참으면 행복은 또 옵니다어느 날 50억 원짜리 복권에 당첨됐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완전 대박이죠.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입니다. 50억 원으로 무엇을 살지,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현재 하는 일을 언제 그만둘지 리스트를 작성하느라고 잠도 못 자고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입니다.어느 날 사랑하는 친구의 부고를 받았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엄청난 충격에 빠질 것입니다. 그 친구와의 오랜 인연과 추억들이 생각나서 비통한 마음으로 몇 날 며칠을 술로 밤을 지새울 것입니다.그런데 복권 당첨의 행복한 기분과 친구 죽음의 불행한 기분은 얼마나 유지될까요? 행복과 불행의 유효기간이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유효기간은 있습니다.50억 원이면 평생 행복하고, 친구가 죽었으면 평생 불행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댄 길버트 교수가 제시합니다. 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과 불행의 유효기간은 3개월이라고 합니다. 3개월이 지나면 예전과 마찬가지로 행복하거나 불행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라고 부릅니다. 즉 50억 원의 복권이 당첨돼도 3개월이 지나면 50억 원 때문에 더 이상의 행복은 지속되지 않고, 친구의 죽음이 주는 비통한 슬픔도 3개월이 지나면 다시 웃으면서 일상생활을 한다는 주장입니다.일반적인 상식으로는 50억 원이나 갖고 있는 부자가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서 불행하고 우울하게(예전에 그의 성격이 습관적으로 불행하고 우울했다면) 살아간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지 않을 것입니다.그러나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유형의 자산이 주는 행복의 한계는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엄청난 자산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입증합니다. 엄청난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재벌도, 돈과 인기가 넘치던 연예인도, 심지어 명예의 최고까지 가보았던 전직 대통령조차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입니다.작은 것에도 행복해

  • 인천과 평창은 무엇을 보여줄까?

    인천과 평창은 무엇을 보여줄까? 지면기사

    서해바다 배경 세계로 향하는활기찬 항구도시 인천과강원도의 아름다운 산하IT기술로 표현한 개막식이라면전세계가 '한류 저력' 알게되고한국을 사랑할 것이라고 믿어동계올림픽이 이제 종반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우리 선수단의 성적이 예상보다 못하다고 걱정들을 하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성적도 문제지만, 몇 달 앞으로 닥쳐온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천과 4년 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서는 무엇을 보여줄까가 더 걱정이다.특히 소치의 개막식은 훌륭했고 감동적이었다. 암울했던 러시아의 과거로부터 희망찬 미래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를 고급예술과 하이테크기술로 압축한 종합선물세트를 열어보는 느낌이었다. 어떤 이는 과장된 민족주의라고 혹평했지만, 올림픽 개최국으로 개막식에 자국의 위신을 선양하고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내용을 담는 것은 인지상정이며,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것을 과장된 민족주의라는 식으로만 비판할 수는 없으며, 어느 나라든 완전한 코스모폴리탄이 되어서 올림픽정신만을 표현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개최국의 특수성을 무시하도록 압박한다면 그것은 자신들의 기준을 강요하는 일종의 제국주의가 되어버릴 것이며, 인류문화의 다양성을 상실한 개막식은 생동감을 잃어버린 채 자칫 매스게임의 군무로 전락해버릴 수 있을 것이다.다만 공연에서 표현한 내용이 얼마나 보편성과 예술성을 획득했느냐로, 그 성패를 가늠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편협한 민족주의냐 아니면 인류문화의 다양성이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인류보편의 가치를 담고 있느냐 자민족 중심의 특수한 선민의식에 제한되었느냐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소치 개막식은 예술성과 대중성, 보편성과 특수성이 아주 훌륭하게 융합되었다고 본다. 나는 러시아의 문화적 역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순진한 생각인지는 몰라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인류로서 그들이 보여준 꿈 같은 미래를 행복하게 감상했다. 이 점에서 러시아는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 중세로부터 시작해서 제국의 붕괴와 혁명의 시기를 지나 밝고 희망찬 미래의 꿈을 힘차면서도 몽환적으로

  • 연극속의 말 현실속의 말

    연극속의 말 현실속의 말 지면기사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듯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할 수 있고감동과 생명 담긴 한마디로위대한 가르침 줄 수도 있다말(馬)의 해 말 조심하고조금만 더 심사숙고 하자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가장 공포스럽고 두려운 최고의 고전 맥베드에서 장군 맥베드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녀들을 만나 "장차 왕이 되실 분 맥베드 장군 만세"라는 은밀하고 달콤한 말 한마디를 듣고 신하의 신분에서 반역을 꿈꾸며 파멸의 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왕이 되어서 왕을 이루게 한 마녀들의 말만 믿고 있다가 맥다프에게 죽음을 맞는다. 주변의 말 한마디에 얇은 귀를 열어 일상을 버리고 지옥의 길을 들어선 것이다.그의 또 다른 비극 리어왕에서 리어왕은 세 딸에게 아비를 사랑하는 정도를 말로 표현하라고 시키는 바람에 진실이 감춰지고 비극이 시작된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말로 하지 못한 그러나 가장 리어를 사랑하는 셋째 딸을 추방시키는 우를 범하며 가문의 몰락을 가져오는 것이다. 리어를 별로 사랑하지 않지만 첫째와 둘째 딸은 온갖 단어들을 동원하여 리어를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대고 그들은 재산과 권력의 반씩을 차지한다. 그 후 리어를 내팽개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말보다 내면을 보지 못한 늙은 왕의 결말이다.세 치 혀끝으로 나가는 말 한마디가 인생을 나락으로 보내기도 하고 천국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영화가 되어버린 올드보이에서 주인공(최민식 분)은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르고 십오년 동안 좁은 방에 갇혀서 만두만 먹고 살아야 하는 고통을 당하게 된다. 황당하게도 그가 고통을 당한 이유는 고등학교 때 후배누나의 임신사실을 퍼트렸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는 후배 앞에서 혀를 잘라버린다. 세 치 혀를 잘못 놀린 무서운 결과이다.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작금(昨今)의 현실은 연극이나 영화 속의 말들보다 더 연극처럼 다가오는 일들이 많다는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고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가고 더구나 요즘은 빛의 속도로 지구전체로 퍼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듯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할 수도 있

  •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내자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내자 지면기사

    교육하기전 대상을 꼼꼼하게살펴보고 설문조사나개별 또는 집단상담 가져야교육후엔 반드시 점검도 필요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어떻게 만들것인가가 중요지난 1월 학교 입학사정관실의 위탁을 받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2박 3일에 걸쳐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퇴계의 성학십도를 통한 집중력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옛 유학자들의 정신을 본받아 자신과 타인에 대한 집중의 경(敬)사상이 성실과 배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인성교육은 세 가지 요소를 반드시 명확히 해야 한다. 이는 의도한 교육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첫째, 어떤 이론을 가져올 것인가 하는 방법의 명확성이다. 둘째, 누가 교육을 받는가 하는 교육 대상자의 명확성이다. 셋째, 자신의 인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해결의 명확성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 요소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구조화해야 한다. 나는 이를 3+C, 또는 TOS+C로 이름을 붙여 보았다. 즉 이론(Theory), 대상(Object), 해결(Solution)이 구조화(Construction)된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것이다.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위 요건들을 갖추고 있는가를 잘 살펴야 한다. 지금의 많은 인성교육에서 가장 심각한 결격 사항은 프로그램의 이론 부재라 할 수 있다. 이론이 없게 되면 좋다는 덕목을 모두 끌어모으게 되고 결국에는 정체불명의 인성교육이 되어 의도한 만큼의 교육 효과를 검증할 길이 없어진다. 교육은 했는데 무엇이 잘 되고 못되었는지 그 근거나 기준을 제시할 수가 없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진다. 이렇게 되면 인성교육이 즉흥적이 되거나 계몽적이게 되어 교육자의 상식이나 주관에 편승할 위험이 커진다.프로그램의 대상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유아, 초등, 중고등학생들을 어느 정도 구분하고 있지만 경험적으로 보면 교육여건이 잘 되어 있는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차이가 나타나고, 농촌과 수도권의 차이도 일부 나타난다. 비행청소년집단이나 교도소 재소자들처럼 특정 집단의 경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카르페 디엠(Carpe Diem)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면기사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치열하게 살아내면내일이란 선물이 있지만그렇지 못하면 어느새 과거가돼버린 현재에 매달리게 되고그런 사람의 오늘은 이미 죽은것중세의 수도승들은 만나면 서로 나누는 인사말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였다고 합니다. 메멘토 모리의 뜻은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입니다.사람은 한번은 죽습니다.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살지만 내일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이,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순간일 수 있습니다. 시간은 삼 단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입니다. 과거는 내가 살았던 시간이지만 바꿀 수 없습니다. 인간이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인간은 신이 되었을 것입니다. 미래는 오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오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오로지 현재만이 인간이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삶에 치열한 몰입을 가져다 줍니다. 우리가 가진 소유가 아닌, 죽는다는 유한 존재임을 기억한다면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또한 우리의 삶이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상의 잡다한 일들, 번잡한 일들의 성가심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내일을 기대하고 희망을 품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나 단순한 희망만으로 오늘을 소일하는 것은 내 인생에 대한 지능적인 자기기만입니다.주변에서 평소에 아무 준비도 안하고 있다가 은퇴하는 사람들을 보면 당황스런 말을 합니다."난, 은퇴하지 않을 줄 알았어. 은퇴는 남의 얘기일 줄 알았지. 난 다음 인사에서도 살아남을 줄 알았지."천천히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스스로를 천천히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 이런 착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바로 '메멘토 모리'입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니 오늘에

  • 중국의 윷놀이 무형문화재 지정 유감

    중국의 윷놀이 무형문화재 지정 유감 지면기사

    윷놀이는 고유의 전통문화그럼에도중국이 먼저 그 가치를알아보았다는 점에서오히려 우리의 무감각을반면교사로 삼아야며칠전 한 인터넷 언론매체에서는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조선족 윷놀이'를 성급(省級)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하며, 중국 국가무형문화재로도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7월에 공고된 내용이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이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파악도 못하고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아리랑이나 태권도처럼 중국이 또 우리의 문화유산을 가져간다고 비난하면서 그간 우리는 무엇을 했느냐는 자성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필자는 10여년전부터 우리의 윷문화에 대해 연구를 해왔고, 이를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활동도 해왔던 터라서 이번 발표를 보면서 여러 감회가 들었다. 작년 10월 본 칼럼란에도 이미 윷판 암각화의 중요성이 울진반구대 암각화보다 뒤지지않다는 사실과 함께, 방치되어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윷판 바위그림이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채 파괴되고 있다는 점을 고발하면서 당국의 관심과 대책을 촉구한 바 있다.중국에서 행해지는 조선족 윷놀이는 우리의 윷문화에 비교해 보면 너무나 단순하다. 우리 윷놀이에 대해 자세히 분석을 해보면, 콩윷 밤윷 쪽윷 손윷 장작윷 등의 재료가 다르고, 가락윷 종지윷으로 방식의 구별이 있으며, 자세윷 태극윷 등의 별종의 놀이가 있다. 또 건궁윷 맹인윷의 특수한 윷놀이도 있고, 이외에도 승경도 성불도 팔도유람도 등의 변형이 있다. 또 현재도 윷판을 바꾸거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서 노는 변형들이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베링해를 건너간 우리의 고대 윷놀이는 알래스카에서 북미 남미까지 전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들에 의해서 파치시나 파톨리 등으로 불리는 변형된 윷놀이의 형태로 전승되고 있다. 심지어 파라과이와 볼리비아는 우리 윷과 같을 뿐만 아니라 이름조차 '윷'이라고 한다. 놀라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이번 보도에서도 "고대 부여의 관직명에서 유래한 윷놀이는 1천500년

  • 2014 조용한 아침의 나라

    2014 조용한 아침의 나라 지면기사

    외형으론 '동방의 등불' 이나…OECD 국가 중 행복지수 32위사회통합·자유 등 사실상 꼴찌이념 무장한 정치권 다툼 멈추고언론, 올바른 보도 고민할때국민도 '정의'로 무장해야'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될지니…'. 이 시는 인도의 시성으로 불리며 시집 기탄잘리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시인 그리고 교육자였던 타고르가 1929년 일본을 방문할 당시 한국의 한 언론인이 한국으로의 방문을 요청하였으나 그럴 수 없는 상황의 아쉬움을 담아 같은 식민지 국가의 국민으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써준 시이다.'마음에 두려움 없이 머리를 높이 치켜들 수 있는 곳, 지식이 자유로울 수 있는 곳, 작은 칸으로 세계가 나누어지지 않은 곳, 말씀이 진리의 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곳, 피곤을 모르는 노력이 완성을 향하여 팔 뻗는 곳, 이상의 맑은 흐름이 무의미한 관습의 메마른 사막에 꺼져들지 않는 곳, 님의 인도로 마음과 생각과 행위가 더욱 발전하는 곳, 그런 자유의 천국으로 나의 조국이 눈뜨게 하소서, 나의 님이시어…'. 이상적인 국가의 보편적 가치를 강력하게 소망하는 이 시 역시 타고르의 시로 자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쓴 시이지만 동방의 등불 뒤에 언젠가부터 따라붙어 하나의 시처럼 되어 버렸다.하필 이 시기에 이 시를 꺼내든 것은 그것도 일제강점기를 겪고 있는 조선의 국민들에게 독립을 염원하는 심정으로 선사한 시이기에 현재의 상황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등불 따위의 소리를 들으며 자란 필자가 아득해진 그 기억들을 꺼내어 도무지 조용해지지 않을 것 같은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운 대한민국에 2014년에는 진정으로 조용히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을 담아보려 함이다.분명 대한민국은 참담한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을 겪은 후에 불과 짧은 세월에 타고르의 말대로 아시아에서 등불이 되어도 될 만큼 밝아지긴 했다. 엄청난 경제적 성장과 눈부신 문

  • 노숙인을 위한 '이웃의 인문학'

    노숙인을 위한 '이웃의 인문학' 지면기사

    노숙인 자활에 도움될 수 있는맞춤식 강좌 마련하고중장기 인문교양교육 상설 운영대학 정규 교양과목 무료 청강인성교육이나 상담 프로그램지원하는것 반드시 필요지난해 9월에 시작하여 12월까지 노숙인을 위한 '경기도형 탈노숙 Total-Care 사업 인문교양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에는 경기도지사도 참석하여 수료식까지 끝냈다. 이 사업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이 되어 경기대 인문과학연구소가 수원시다시서기센터의 도움을 받아 실시하였다. 교육에는 다섯 명의 교수들이 글쓰기, 철학, 예술, 체육, 명상 등을 각각 맡고 박물관 투어와 도서관 참관도 함께 진행했다. 인문학의 핵심 수업내용을 통해 노숙인들의 자활의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이 되고자 했다.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행복사회와 인문도시로서의 발전을 실질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게 하려면 '인문학의 대중화'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문학 대중화는 대학과 지자체와의 긴밀한 연계에 의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노숙인 인문교양교육 사업은 시민인문학의 정신을 고양시키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이 사업을 통해 경기도와 수원시 그리고 대학이 인문학 대중화에 관심을 갖고 서로 협력하면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나갈 수 있게 된 것은 큰 성과라 하겠다.대학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는 대학 본연의 교육과 연구와 더불어 중요한 역할로 자리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지적 자산인 인문학을 지역사회와 나눌 수 있는 학문적 분위기와 교육 정책은 대단히 중요하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인문학의 기본 정신은 행복한 시민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있다. 인문학 대중화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지만 그것의 분명한 목적은 시민들로 하여금 인문정신이 지니고 있는 자율성과 주체성을 얻어내게 하는 데 있다. 인문학의 또 다른 목적 하나는 소외된 이웃의 얼굴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쌀 수 있도록 배려 능력을 증진하는 데 있다. 인문학의 힘은 항상 개인의 자율과 더불어 타인에 대한 관심과 염려를 고양시키는 데 있어 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