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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과유불급, 운동강박 벗어나 여가생활 균형 찾기 지면기사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응답자 비율이 2013년에 45.5%였는데 2022년에 61.2%로 증가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연령대별 운동 참여율이 크게 달라졌다. 2013년에는 50대 이상 중장년의 운동 참여율이 청년보다 더 높았는데, 최근에는 20대부터 40대의 운동 참여율이 중장년보다 더 높아졌다. 청년의 활발한 운동 참여는 '근육질 몸매 사진(바디 프로필, body profile)'이나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의 줄임말)'이라는 유행어를 낳으면서 청년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중장년의 운동 참여는 건강 위험신호를 받고 '건강관리'를 위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면, 최근 청년의 운동 참여는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서 '자기개발'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2021년에 발표한 'MZ세대가 자기개발이라고 생각하는 활동'을 보면 '공부나 학습'(77%), '신체 건강관리'(72%), '취미 배우기'(68%), '스트레스 및 정신 건강관리'(59%), '외모관리'(56%), '인간관계 관리'(49%)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이나 취미 같은 여가활동도 자기개발로 여기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인 취미활동 자기개발 연계과몰입 '중독' 신체·정신적 폐해 미국 철학자 조안 시울라가 말한 것처럼 20세기 말 신자유주의가 등장하면서 경쟁과 시장 우위 논리가 가속화되고 노동 유연화로 안정된 직장이 감소하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기개발하여 성과를 내야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노동하게 되었다. 더구나 자기개발은 노동시간뿐만 아니라 여가시간까지 확장되어 이루어지면서 현대인은 운동이나 취미활동까지 자기개발로 여기고 열심히 한다. 하지만 운동을 지나치게 열심히 하면 자칫 '운동 중독'에 빠질 수도 있다. 국내 스포츠과학자 강신욱은 '운동 중독(exercise addiction)'을 '운동에 과도하게 몰두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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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망설임의 윤리학 지면기사
유아교육과에는 팀 작업이 많다. 팀 작업은 학생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서로 낼 수 있는 시간이 다르고, 각기 가지고 있는 능력과 기대도 다르고, 무엇보다 지향과 의견이 다르다. 갈등은 피할 수가 없다.팀 과제를 안내할 때마다 학생에게 설명하는 팀 활동의 의미와 방향에 대한 지침이 있다. 팀 활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팀원과의 관계를 통해 교사로서, 혹은 누군가의 동료로서 자신의 경계를 확인하는 일이다. 동료의 어디까지를 견딜 수 있고 어느 지점에서 견딜 수 없는가, 상대에게 필연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게 될 자기확신은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가, 동료와의 협업에 대해 어느 정도의 책임과 성실함을 가지고 있는가 등 팀 작업은 여러 경험과 감정 속에서 자신을 성찰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 유보통합 앞두고 유치원·어린이집국공립·사립뿐 아니라 교권 침해 이러한 의미는 구체적 지침과 연결된다. 팀에 참여하는 학생이 서로 처한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역할을 분배토록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학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갖고 태어나기도 했고 누군가는 학업과 돈벌이를 병행해야 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평안한 마음으로 과제에 집중할 수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관계의 어려움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성실하게 참여하기 어려운 동료의 경우에는 그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과제를 주는 것, 해내지 못해도 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과제를 부여토록 역할을 지속적으로 조율하는 것이다. 세상은 n분의 1로 몫이 정확하게 나뉘지도 않고 내가 늘 그 몫을 제대로 해내는 입장에만 서는 것도 아니라는 것, 그러니 n분의 1을 해내지 못해 가장 괴로울 그 이를 애써 금 밖으로 밀어내지 않도록 연습해 보는 것이다.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팀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애써 그 시간을 협업의 지향이 가르치는 방향으로 묵묵히 걸어 성취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애써도 갈등으로 끝이 나 힘들고 어려운 감정에 직면하기도 한다.그런데 실은 나도 그렇다. 나와 다른 이들은 도처에 존재하고 이해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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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껍데기만 남은 행진곡 지면기사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로 시작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대 이후 운동권의 애창곡이다. 이제는 정부 공식행사에서도 불린다. 한동안 이 노래가 좌우를 구분하는 기준인 적도 있었다. 한편에서는 애국가처럼 엄숙하게 불렀다. 다른 한편에서는 힘찬 손짓과 함께 투쟁 의지를 상기하며 노래했다. 이 노래는 특히 386세대와 소위 '진보' 진영에 큰 영향을 주었다.군부독재시절의 민주주의 운동은 탄압받았다. 운동가는 개인의 영달을 포기하고 대의(大義)를 추구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사랑, 명예, 이름 따위를 버리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돈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때문일까. 주먹 쥐고 노래 부르던 사람들은 돈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돈은 땀 흘려 벌고, 아껴 모은다. 그러나 그들의 방식은 다르다. 단위도 예사롭지 않다. "사랑·명예·이름도 남김없이…"민주주의 정신 노래 부르던 이들 국회의원 김남국의 투자 방식은 무척 흥미롭다(투자라고 하기에도 민망하다. 투기가 적절하다). 그는 코인 투기의 귀재다. 매도 타이밍을 기막히게 포착했다. 수익률도 상상 초월이다. 보통사람은 감탄할 뿐이다. 그는 국회 회의 시간에 코인을 거래한 의심도 받고 있다. 회사원도 근무시간에 주식 거래하면 퇴직 사유가 될 수 있다.일제 강제징용배상금 중 20%를 달라고 피해자지원시민단체는 요구하고 있다. 사전에 피해자와 약정이 이루어졌다. 돈을 받지 말라고 종용했지만, 배상금이 나오자 분배를 요구한 것이다. 석연치 않다. 그들은 분배금이 단체의 활동에 쓰인다고 주장한다. 당사자 외에 다른 사람이 배상금을 수령한다? 브로커의 느낌이다. 변호사의 성공보수와 무엇이 다른가.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진 국회의원 윤미향의 후원금 횡령사건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은 거액을 기부했고, 서민들은 소액 후원금을 보냈다. 법원은 일부 금액의 횡령을 인정했다. 유죄로 판결이 났지만 그들은 당당하다. 대의를 위한 활동에 소소한 금전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 단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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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노작 홍사용 문학을 온전하게 담아낸 정본의 탄생 지면기사
노작(露雀) 홍사용(洪思容, 1900~1947)은 한국 근대문학의 주춧돌을 놓은 문학사적 거장이다. 경기 화성 출신으로서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시인으로 유명하고, 동인지 '백조(白潮)'의 리더로도 문학사에 뚜렷하게 남은 인물이다. 이번에 노작홍사용문학관이 그의 전작을 담아낸 '정본 전집' 전 2권을 펴냈다. 무려 700쪽이 넘는 1권은 그의 전작을 모은 결실로서 시, 소설, 산문, 희곡, 평론 등이 가지런하고 충실한 주해를 달고 재현되었다. 해설, 연구 목록, 추모의 글, 생애 연보, 작품 연보에 이르기까지 현재 확인되는 노작 관련 중요 자료들도 일일이 집성하였다. 특별히 권말에 수록한 육필 시조집 '청구가곡(靑邱歌曲)' 번역본은 노작의 면모를 전체적으로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2권은 '노작과 '백조' 문학 연구'라는 제목이 붙은 것처럼, 홍사용과 그의 시대를 연구한 논구들을 모은 결과이다. 정본 전집에서는 가독성과 대중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현행 맞춤법 규정에 따라 당시의 작품들을 고쳐 표기하였다. 다만 노작의 문체적 특성이 드러나는 경우는 현대어 문법과 비록 상치된다 하더라도 노작 특유의 말맛을 일일이 살려 최초 발표지면 표기를 준용하였다. 이러한 방대하고 혁혁한 결실은 우리 문학 연구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나침반이자 인식의 지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이 책은 노작연구를 위한 자료와 레퍼런스를 온전하게 갖춘 정본으로 탄생한 셈이다. 박종화는 "노작은 의지가 강했다괴로워도 남에게 說窮안해" 회고 자연스럽게 노작은 '백조'와 함께 떠오른다. '백조'는 1922년 벽두에 창간되어 1923년 9월 3호까지 나왔는데 동인은 홍사용, 박종화, 노자영, 나도향, 박영희, 이상화, 현진건 등이었다. '백조' 세 권에는 3·1운동 이후 암울했던 시대적 분위기가 반영되어 있으며, 낭만주의와 유미주의의 경향이 동시에 담겼다. 편집과 발행을 주도한 이는 노작이었다. 홍사용은 줄곧 향토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소재를 낭만적 정조에 실어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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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싸움이 치유의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지면기사
영화를 즐기는 현대인이라면 저마다 '인생 영화' 몇 편쯤은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도 그런 영화들이 있는데 노무사로서 인상 깊었던 영화를 꼽자면 단연 다르덴 형제의 '내일을 위한 시간'을 들고 싶다.영화는 주인공 산드라가 '내 일'을 할 수 있는 '내일'을 사수하기 위해 이틀 동안 다른 직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그린다. 산드라는 깊은 우울증 때문에 휴직했는데, 사장이 직원들에게 산드라의 복직과 보너스 1천유로(약 145만원) 중 선택하라고 투표에 부친 탓이다. 당연하게도 직원 다수는 산드라를 해고하는 대신 보너스를 선택했다. 재투표를 앞두고 산드라는 자신의 복직을 지지해 달라고 동료들을 찾아가 설득한다. 산드라의 병은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이다. 타인의 거절과 외면이 그에겐 몇 배로 더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우울증 환자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닌가?' 영화를 보면서 어쩔 수 없이 들었던 생각이다. 실제로 산드라는 매몰찬 동료들의 거절, 또 그들이 보너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지켜보면서 몇 번이고 좌절하고 포기를 고민한다. 하지만 포기했다가도 맞벌이를 해야 하는 형편과 배우자의 북돋움 때문에 다시 동료들의 집을 찾아 나선다. 어떤 대목에서는 계속하라고 타이르는 배우자가 야속하게 보일 만큼 산드라는 힘겨워한다. 포기 말고 가치 저버리지 않으면설사 지더라도 '극복 가능' 메시지 노무사로 일하면서 마음의 병이 생긴 노동자들을 자주 만났다. 산드라처럼 병 때문에 회사로부터 공격을 받아 고통이 더 심해지는 사람도 있고, 회사나 상사와의 갈등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일과 사람, 회사와 병은 복잡한 인과관계로 얽혀있다. 이토록 아픈 사람들이 노무사를 찾아왔다는 건 어떻게든 싸우기로 했다는 뜻이다. 싸움을 포기하고 주저앉은 사람들은 산드라처럼 동료를 설득하거나 전문가와 상담하는 시도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의뢰인이 싸움을 결심했으니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잘 싸우는 것, 가능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전문가의 업이다. 하지만 가끔은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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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바디 프로필 열풍으로 스포츠계 성평등을 이끌자 지면기사
최근 MZ세대(20~40대)를 중심으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바디 프로필(Body Profile)'을 올리는 것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바디 프로필은 고강도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보기 좋은 몸매를 만든 후에 전문 사진관에서 신체를 위주로 촬영한 사진을 가리킨다. 예전에는 전문 모델이나 운동선수가 바디 프로필을 찍었는데 이제 보통 사람도 자기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검색데이터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에 의하면 2020년에 '바디 프로필'의 검색량은 33만3천300건이었는데 2021년에 55만3천300건, 2022년에 43만2천100건으로 나타나 바디 프로필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바디 프로필 열풍이 사람의 신체활동 수준을 높이고 있을까? 이것을 간단히 운동 참여 수준으로 알아보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에 참여하는 응답자 비율이 2016년에 59.5%였고, 2022년 61.2%로 다소 증가하였다. 운동 참여율을 성별로 살펴보면 2020년부터 여성의 운동 참여율(60.2%)이 남성(59.9%)보다 높아지기 시작해서 2021년에 여성(62%)과 남성(60.3%)의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여성의 운동 참여율이 남성보다 높아지는 현상은 여성의 비만율이 남성보다 더 낮은 것과 관계가 있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통계'에 의하면 2021년 여성의 비만율(26.9%)이 남성(46.3%)보다 훨씬 낮았다. 남성보다 여성 비만율이 낮고 여성 운동 참여율이 높은 것은 한국 사회에서 외모와 몸매에 관한 평가와 압박감이 여성에게 더 심하게 작동하는 것을 방증한다. 여성 신체이미지 성적 대상 아니라운동으로 자아존중감·자율성 표현 그렇다고 바디 프로필 열풍이 여성의 외모와 신체에 대한 압박감만 주는 것은 아니다. 의상학 연구자인 채정화와 조경숙에 의하면 바디 프로필에 나타난 여성의 신체 이미지는 성적 대상의 모습이 아니라 운동으로 건강해진 신체를 가지고 높은 자아존중감과 자율성을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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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유아교육이 서비스가 될 때 발생하는 비극 지면기사
지난해 9월 '워킹맘은 죄인'이란 메시지를 남긴 30대 노동자가 스스로 죽었고, 그해 11월 생후 7개월 된 아기는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재우려던 원장에 의해 죽임 당했다. 두 사건은 출생률 0.78명 대한민국이 어떻게 탄생했는가를 보여주는 단편적 사건이었다. 어린이집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2시간이 기본보육이다. 부모가 원하면 밤 12시까지 야간연장보육이 가능하고, 저녁 7시30분부터 익일 오전 7시30분까지 12시간, 오전 7시30분부터 익일 오전 7시30분까지 24시간 보육도 가능하다. 일 8시간, 주 40시간으로 노동 시간을 제한하고 초중고 0교시를 폐지하고 야간자율학습을 제한하는 시대에 어린이집 영유아는 교사가 퇴근하며 돌보는 교사가 바뀌어도, 12시간 보육이 끝나 가정으로 귀가하는 또래 친구를 보면서도 부모가 원하면 얼마든지 늦은 밤까지 기관에 맡겨질 수 있다. 국가가 노동과 자본에 기꺼이 서비스해 가장 연약한 존재를 희생한 기이한 결과다. 육아기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일·가정 양립을 위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법으로 보장되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1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자는 여성 26.3명, 남성 3.0명에 불과하다. 복직 노동자에 대한 임금, 승진, 부서이동 등 불이익이 주요 원인이다. 산휴 3개월 이후 부모는 개인 상황에 따라 2개월, 3개월 된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긴 채 복귀를 선택당하고, 출산과 육아가 업무에 지장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더 이른 시간에 더 늦은 시간까지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긴다. '워킹맘은 죄인'이란 메시지 뒤에는 육아를 인정하지 않고 죄악시하는 기막힌 노동 현실이 있다. 유보통합 영유아 건강성장 최우선2세까지는 가정양육지원 강화하고저녁 6시이후엔 부모돌봄 받게해야 그렇게 보내지는 어린이집은 유아의 안전한 성장과 발달을 최우선하는 학교인 유치원과 달리, 노동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기업과 자본에 대한 서비스가 우선이다. 자본을 창출하는 노동을 위해서라면 영유아가 어떤 감정이고 무엇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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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방송통신위원의 자격 지면기사
총선을 일 년 앞두고 방송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석이 된 방송통신위원 후보로 최민희 전 의원을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부적격 인물이라고 반발한다. 대통령은 임명을 보류하고 있다. 방송은 전파를 이용한다. 전국이 단일 시청권으로 동시에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시청각에 소구하기 때문에 인쇄매체에 비해 영향력이 크다. 방송은 뉴스와 논평을 통해 여론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콘텐츠도 함께 제공한다. 방송은 일상화되어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예전만 못하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권력자들은 방송을 통제하고 싶어한다. 방송이 특정 정파의 이해를 반영하면 매우 위험하다. 정치적으로 독립된 방송규제 기관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탄생했다. 방통위는 다섯 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합의제 행정기구는 독단을 방지하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제고하는 장점이 있다. 쟁점이 생기면 토론과 숙의도 가능하여 여론을 환기할 수도 있다, 이상은 그렇지만 현실은 다르다. 방통위원의 구성방식은 정치적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게 되어 있다. 방통위원 중 3명은 여당과 대통령이, 2명은 야당에서 추천한다. 최종적으로 3대 2의 여야구조가 만들어진다. 그 결과, 국회 상임위원회와 다를 바가 없다. 정파의 이익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한다. 민감한 사안은 야당 추천위원이 퇴장한 후에 결정된다. 시도교육감처럼 국민들이 직접 방통위원을 선출하면 정당의 영향을 배제할 수 있겠지만 실효성이 의심된다. 이런 기이한 현실에서도 방통위는 정치적 독립을 강조한다. 정당의 당원은 방통위원이 될 수 없다고 법에 규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기간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서 임명 직전에 탈당하면 결격사유가 해지된다.野 추천 최민희 '선당후사' SNS 글당·사익 공직수행 선언한 셈 '논란''화합 기여… 갈등 조장 금지' 규정 현재 논란이 되는 최민희 전 의원은 강성 민주당원이다. 각종 토론회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민주당의 당리당략을 포장해왔다. 그 공로로 차관급인 방통위원을 차지했다는 비판이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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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노익장의 문학 지면기사
한국문학은 오랫동안 '청년문학'으로 전개되었다. 저 20세기 벽두에 최남선이 간행한 잡지 이름이 '소년'과 '청춘'이었을 때 이미 한국문학은 '순정한 소년'들이 '청춘'을 바치는 제단으로서의 운명을 지니고 있었다. 뒤를 이은 '창조', '폐허', '백조', '장미촌' 등의 동인지들도 모두 20세 안팎의 젊은이들이 만들어낸 성과물이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대표작도 그 시절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광수가 '무정'을 연재했을 때 나이는 우리 셈으로 스물여섯이었다. 그 젊은 나이에 한국문학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것이다. 하기야 그는 10대 때부터 소설을 썼던 조숙한 천재이기는 했다. 그 뒤를 이은 이들도 비교적 젊었을 때 중요한 성과를 냈다. 김소월이 시집 '진달래꽃'을 냈을 때가 스물넷이었고, 백석도 시집 '사슴'을 스물다섯에 출간했다. 해방 후에도 우리는 최인훈의 '광장'이 스물다섯에,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스물넷에 발표된 사실을 알고 있다. 결국 한국문학의 많은 대표작들이 시인 작가들의 20대에 쓰여졌고, 그들의 수명이 짧아서였건 젊을 때 역량이 소진한 탓이건, 한국문학은 진정한 의미의 '노대가(老大家)'를 가지지 못했다.오랫동안 '청년' 이었던 한국문학그 면모 부추긴건 단연 시인들 요절반면 '노대가' 모습 보인이들 여럿 이렇게 한국문학의 '청년문학'으로서의 면모를 부추긴 것은 단연 시인 작가들의 요절이었다. 천재는 요절한다더니 한국문학의 구성원들이 꼭 그 꼴이었다. 나도향, 이상, 김유정, 윤동주, 기형도 등은 서른을 채우지 못했고 김소월, 박용철, 이효석, 오장환, 김환태, 박인환, 신동엽 등도 한창때인 30대에 세상을 등졌다. 비교적 완결성 있는 문학 생애를 남긴 김동인, 현진건, 정지용, 김영랑, 채만식, 임화, 김남천, 이육사, 김기림, 조지훈, 김수영, 김현, 김남주, 고정희 등도 지천명에 이르지 못했다. 또 북을 택하여 존재론적 연속성으로서의 문학적 말년을 가지지 못했던 이태준, 박태원, 백석, 이용악도 있다. 어쨌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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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아이를 낳아줘, 힘 안 들이고 저렴하게 지면기사
이런 결심을 한 적이 있다. 사회 인프라와 정부 정책에 힘입어 '부부 두 명'이 일과 가사, 육아를 온전히 해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이를 낳지 않겠다. 그토록 아이 울음소리를 바라면서도 아이의 출생과 성장을 위해 푼돈 외에는 일개 가정, 엄밀히 말하면 여성 개인에게 부담 지우는 국가에서 '그들'이 바라는 대로 아이를 낳아야 할까? 라는, 일종의 반항심이었다. 이제는 진짜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되자 이 과업은 내 커리어를 포기하거나 주름진 어미의 손등에 주름을 더하거나 양자택일의 문제가 맞다는 확신이 든다. 절망적이다.여성이 직업과 양육을 병행하기 힘든 현실에서 아이를 낳으면 그 부담은 '가까운 다른 여성'에게로 옮겨진다. 마땅히 부담을 함께 책임져야 할 가족 내 다른 남성이나 사회, 기업은 고의적으로, 아니면 짐짓 모른 척하며 뒷짐을 진 사이 여성들은 발을 동동 구른다. 익히 아는 현실이지만 신뢰를 위해 통계를 덧붙인다. 2021년 육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한 엄마의 28.6%만이 따로 양육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고 했으며 취업한 엄마의 양육 지원자 중 54.9%가 외조부모, 28.1%가 친조부모였다. 조부모 중 어느 쪽이 주 양육자인지도 중요한 데이터이지만 따로 조사되지는 않았다. 조모라는 것이 너무 당연해서일까? 이것이 '희생'인 이유는 당연하다. 노동의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모가 엄마의 양육을 지원하는 이유는 믿을 만한 혈연관계라는 이유도 있지만, 가사근로자에게 정식으로 일을 맡겼을 때 들여야 하는 '제값'을 아끼기 위한 목적도 분명히 있다. 양육은 정확한 지식과 섬세한 기술, 집중력, 뼈가 굽는 노력이 들어가는 가치로운 노동이지만 조모에게는 임금 대신 월 100만원 남짓의 '용돈'으로 퉁쳐진다. 국가의 취급은 더 심하다. 서울시가 올해 8월부터 지급하는 조부모 돌봄수당은 고작 월 30만원이다. 그조차 수도에 거주하는 선택받은 조부모에게만 주어질 뿐이다.양육대책, 출산女·외국인 돌봄노동어떻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