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논단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 지면기사

    이제 우리의 관심과 화두는경제에서 행복으로 바꿔야한다행복할 수 있는 길을 어려서부터제대로 된 교육으로 학습하고인성을 찾는 노력에 사회가 뜻과힘을 모으고 투자해야 한다길고도 길었던 장마도 결국은 물러가고 염천의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굽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여름도 가고 어느덧 가을이 올 것입니다. 세월이란 덧없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다툼도 욕심도 다 부질없어 보입니다. 이제 저의 1년에 걸친 월요논단을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서툰 글 솜씨로 풀다가 보니 거친 점도 미숙한 점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너른 이해를 바랍니다.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첫째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 그 자체의 관리입니다. 삶과 희망과 행복의 바탕이 바로 공동체입니다.마치 고기에게 물과 같은 것이지요. 우리의 공동체는 건강한가요? 최근의 '묻지마 차량돌진 살인'을 기억합니다. 충격적이게도 그 이유는 '웃는 사람 보면 죽이고 싶었다'라고 합니다. 이 묻지마 증오범죄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면 우리는 막장에 서있는 것입니다. 죽고 다친 사람이 나와 무관한 사람임을 안도하고 있다면 우리의 공동체는 무너진 것입니다.우리는 결코 혼자만이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불행이 내 차례가 될 때까지는 아직도 여유가 있다고 자만하고 있는 것일까요. 탐욕, 불만족, 오만함, 무례함, 염치없음, 적개심, 분노 이런 것들은 가슴속에서 자라서 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마치 오염된 공기 속에서는 누구도 건강을 지킬 수 없듯이 병든 사회에서는 아무도 행복할 수도 안전할 수도 없게 됩니다.어떻게 해야 할까요.그동안 우리 사회의 관심이 너무 오래 경제에만 함몰되어 왔습니다. 배고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실한 염원은 우리를 뭉치게 하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자식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게 하는 참으로 순수한 열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세계 10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 문화재, 국가 표준 복제품 제작의 필요성

    문화재, 국가 표준 복제품 제작의 필요성 지면기사

    원본 하나만 존재하기에문화재로서 가치 높지만불의의 사고라도 발생하면영원히 없어지는 위험 있어미리미리 대비해야 하고가짜가 남발돼서는 안된다지난달에 유럽에 나간 김에 프랑스 파리의 몇몇 유명한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보았다. 그 중에서도 역사학을 전공하는 필자는 루브르 박물관과 기메 박물관의 전시유물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실상 이곳의 전시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프랑스 자국의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유산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한 것이다. 기메 박물관에는 한국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으며, 김홍도의 8폭 병풍, 금동 불상 여러 점, 조만영 초상화, 심지어 삼국시대 신라금관도 전시되어 있었다. 어쩌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이곳에 전시되고 있는가? 이것들은 분명 우리가 대여한 것이 아니라 도난당했거나 무단 반출된 것들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우리가 지키지 못해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었던 것을 대신 잘 보존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올해 초부터 우리의 중요한 문화재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을 오는 10월 29일부터 미국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개최할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에 전시하기 위해 국외 반출을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격앙된 논쟁을 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에 이 반가사유상을 포함하여 국보와 보물급 국가지정 문화재를 빌려주기로 하고 문화재청에 국외 반출을 요청하였다.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인 메트로폴리탄에서 전시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의 대량 반출은 위험하면서, 특히 반가사유상은 이미 여러 차례나 국외에 반출되어 전시되면서 벌써부터 훼손의 우려가 제기되어 온 지라 반대의 입장을 완고히 하였다. 이에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장은 '핵심 유물의 제외로 대단히 실망한다'면서 '전시 진행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결국 8월 9일 문화재청은 반가사유상을 국외 반출하여 전시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

  • 차별없는 사회를 위하여…

    차별없는 사회를 위하여… 지면기사

    모든 차별은 사회적 갈등과분쟁의 주요 원인이 된다차별과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고차이에서 배울수 있어야 한다몇 년 전부터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종교차별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2008년에 크게 사회문제가 되었던 공직자들의 종교차별 언행으로 인해 생겨난 교육이다. 일부 공직자들이 특정 종교를 비하하거나 무시하기도 했고, 근거 없는 비방과 억측으로 반발을 사는가 하면, 자신이 믿는 종교만을 우대하거나 특혜를 주는 것도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공직자들이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모든 종교를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규정이 공무원 관련 법령에 추가되었다. 종교에서도 차별이 중대한 문제가 된 것이다.종교차별이나 종교편향이 된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특정 종교를 잘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거나 자신이 믿는 종교만을 절대화하는 데 근본적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공직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종교 차별적 언행을 함으로써 사회 문제로 부각되었다. 예컨대 공립학교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특정 종교의식을 강제하거나 공공기관에서 특정 종교에 재정적 혜택을 주는 것, 혹은 공공단체에서 특정 종교인을 우대하여 채용하는 것 등이다. 또한 공직자가 특정 종교를 '사이비 종교'나 '이단'이라고 비방하는 것도 문제가 되었다.모든 차별이 그러하듯이 종교 차별도 차별 당사자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 종교의 자유는 모든 인간의 기본적 권리이며,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종교이든 간에 그의 종교가 절대적 신념체계이자 절대적 가치이다. 종교차별은 바로 그러한 자유의 침해이며 종교인의 가치관과 신념을 훼방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종교차별은 종교인들의 공동체에 위해를 끼치고, 그로 인해 사회적 분쟁으로 치닫는 갈등을 일으키게 되며, 심지어 전쟁도 불사하게 된다. 종교 분쟁의 참담한 비극을 전쟁의 역사가 증언하고 있고, 오늘날에도 세계 도처

  • NLL과 '출구전략'

    NLL과 '출구전략' 지면기사

    NLL 정쟁은 양비론의 전형출구전략을 논한다고 하지만여야의 셈법은 아주 달라당리당략 계산속 회의록 공개가몰고 올 후폭풍에 대한 성찰이끼어들 틈은 애당초 없었다지난 해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문제제기 이후, NLL 논란의 촉발 주체는 새누리당이지만, 민주당도 수저를 슬그머니 얹었다. NLL을 둘러 싼 백해무익한 논쟁 아닌 정쟁이, 여야 자신들이 보기에도 민망했는지 양측이 모두 이른바 출구전략을 얘기한다. 새삼스레 어느 정파의 책임론을 논하는 것은 부질없어 보인다. 사태를 보는 시야를 흐리게 하고, 문제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기에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양비론(兩非論)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NLL을 둘러싼 정쟁은 양비론의 전형이다. 정치권이 출구전략을 논한다고 하지만 여야의 셈법은 판이하다. 국정원에 보관중인 대화록의 녹음 파일은 공개하지만, 회의록 부속자료 열람은 반대한다는 새누리당이나, 정 반대의 주장을 펴는 민주당은 여전히 출구전략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여야의 당리당략의 계산속에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한 성찰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애당초 없었다.대체적인 이념 공방에서 비교적 새누리당이 유리한 구도를 형성해 왔던 과거와는 달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NLL을 포기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는 여론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작년 10월 정문헌 의원이 NLL을 정치의 한 복판으로 끌고 들어온 이후 초지일관 전직 대통령의 대북 인식을 문제삼는다. 일견 보수독점적 카르텔 정당구조에서도, 보수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함으로써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결집을 도모하고 다가오는 각종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지극히 정치적, 당리당략적 사고의 소산인줄 알았다.그러나 NLL논란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여권의 주류는 뼛속 깊숙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북한에 갖다 바치려고 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성사될 것 같지 않지만 여야가 NLL 수호에 대한 공동선언을 함으로써 논란을 종식시키자고도 한다. 뜬금없다. 언제 민주당 등 야당이 NLL을

  • 교육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교육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지면기사

    교육현장 뒤흔드는 각종 부패와성적에만 치중하는 시스템 문제선행학습 없애는 분위기 조성 등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지덕체 균형잡힌 커리큘럼 통해위기에 처한 공교육 바로세워야스승이기를 포기한 일부 교사들의 일탈이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제자 성폭행으로부터 시작하여 가르치는 자세나 그 내용에 이르기까지 여기까지 왔나싶은 생각에 우리 사회의 바탕과 우리의 미래가 흔들리는 느낌을 어찌할 수 없다. 어찌 교사뿐이랴. 일부 악덕 학부모의 행태와 교육당국의 부패, 그리고 교육현장에 파고든 정치도 우리를 분노하게 하고 있다. 교육의 위기, 이제 국가 존립의 차원에서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정부는 단호하게 나서야 할 때가 되었다.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현대인은 거의 모든 것이 학교 교육에서 만들어진다. 유아시절부터 생활에 바쁜 부모를 떠나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 대학원 등으로 이어지는 외부교육에서 인성, 가치관, 지식 등이 형성되어간다. 옳지 않은 것이나 잘못된 것이 주입되어도 그렇게 알고 살 수밖에 없다. 특히 처음 채워진 것은 인식의 주도력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이 우리 미래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교육의 중요성, 선생님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 누구도 범죄형 인간을 원하지 않는다. 부모형제를 사랑하고 이웃과 잘 지내는 자녀를 원한다. 그러나 그렇게 길러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부모는 적다. 학교에 맡겨 놓고 챙기는 것은 오로지 시험성적이다. 정부에서도 '교육'이나 '선생님'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보다는 입시제도와 성적순위가 교육행정과 인재양성의 목표인양 하고 있다.어디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할 것인가?당연히 공교육을 정상화 시키는 일로부터 모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공교육 정상화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해야 할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다. 먼저 제대로 된 선생님을 찾든지 양성하든지 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의 목표와 내용을 바

  • '쉼'과 '비움'의 앙상블

    '쉼'과 '비움'의 앙상블 지면기사

    프랑스어 '바캉스'는본래 '비움'이란 의미이다몸도 마음도 가장 평안한상태가 될 수 있어야 한다휴가후 일의 의욕이 생기도록철저히 비우는 휴식을 보내야장마철이다. 무더운 나날이다. 일을 하든지 공부를 하든지 힘들고 짜증나기 마련이다. 그래도 하루하루를 견딜 수 있는 것은 머잖아 방학과 휴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은 이미 방학에 들어갔고, 초·중·고등학교도 곧 방학이 시작된다. 직장인들도 휴가 계획을 세울 것이고, 집집마다 어디로 얼마동안 휴가를 갈지 설왕설래할 때다. 유명한 산과 바다에는 사람들로 넘칠 것이고, 관광지마다 사람들이 산과 바다를 이룰 것(人山人海)이 분명하다.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는 마음껏 놀아보라는 광고말도 귀에 솔깃하다. 공부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픈 생각이 없는 학생들이 있겠는가. 그렇다. 쉴 때는 쉬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아닌가. 학생들의 공부시간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는 아닌지. 그렇다고 우리의 노동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다. 이제 일도 공부도 양보다 질을 중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도 쉼은 필수적이다. 쉬어야 열심히 일할 수 있고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어떻게 쉴 것인가?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갈까, 오지의 섬으로 갈까 외국으로 여행할까, 고민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러다보면 쉬기도 되게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쉬면서 다이어트 하고, 쉬면서 운동도 하고, 쉬면서 책도 읽고, 쉬면서 여행도 하고, 쉬면서 집안일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등등 쉬면서도 하고픈 '일들'이 많이 떠오른다. 그러다 보면 쉬는 것이 미처 하지 못한 일과 공부를 하는 시간이 되기 마련이다.미국으로 유학을 간 한 고등학생의 아버지로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학생이 방학이 되어 일시 귀국을 했다. 나름 보람된 방학을 보내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여 부족한 영어 공부도 하고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과목도

  • 여성의 사회 참여와 최송설당의 육영사업

    여성의 사회 참여와 최송설당의 육영사업 지면기사

    김천고보 설립 사회참여 실천여성과 불우한 집안출신이란시대적 장벽 넘어 전재산 투자처지와 한계를 극복하고민족 인재양성에 열정 쏟아한국 근대여성사에 족적 남겨한국도 여성이 인구 절반의 시대가 되었다. 남성중심사회가 남녀균등사회로 바뀌었다. 더불어 여성의 사회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대한민국을 이끌다'는 주제로 2013년 여성주간 기념 특별기획전이 지난 3일 개막해 10월까지 서울 동작구의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역사 속 여성들이 각 지역에서 다양한 분야의 사회참여로 오늘날 대한민국을 이루었음을 알린다는 취지에서 각 지역별 대표 여성을 선정하여 관련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15명의 자료가 전시되었는데, 잘 알려진 신사임당 같은 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분도 있다.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종전에 그만큼 여성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음에 있다. 전시된 여성에 최송설당이란 분이 있다.최송설당은 홍경래 난으로 멸문당한 집안 후손으로 1855년 김천에서 태어나 어렵게 생활하다가, 동학란을 피해 상경했다. 1897년 엄상궁이 영친왕을 낳자 덕수궁으로 입궐해 영친왕의 보모가 되었다. 그러나 1907년 9월 고종황제가 퇴위하고, 일제의 강요로 영친왕은 12월 5일 이토 히로부미에 이끌려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로써 송설당은 '영친왕 보모'라는 직책이 없어졌다. 궁에서 나온 뒤 1912년 서울 무교동에 '송설당'이라는 큰 집을 짓고 거주하면서, 곳곳에 많은 의연금을 내놓았다.최송설당은 일찍부터 많은 재산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희사했다. 1926년 신문에는 '송설당이 평소 소작인들에게 너그러웠고, 그래서 친부모와 다름없이 칭송을 받았으며', '남자도 아닌 여자'가 72세 고령에, 또 "재산 전부를 사회적 사업에 투입하기로 결심하고 고아원 혹은 유치원을 설립하여 부모 없고 가엾은 아이들을 교양하기 위해 늙은 몸을 바치고 가진 물질을 희생한다"는 계획을 담은 기사가 있다.최송설당은 1930년 2월 당시 엄청난 거금

  • 국정조사와 단상(斷想)들

    국정조사와 단상(斷想)들 지면기사

    정치권과 한국사회를뜨겁게 달구고 있는몇가지 의제는한국사회의 성숙함과지적능력·건강성을시험하는 시금석들이다여야가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합의했다. 그러나 국정원의 댓글 의혹과 수사개입 의혹에 방점을 찍는 민주당과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과 민주당의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에 무게를 두는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부터 이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조사 범위와 의제(議題)도 최종 합의를 본 상태가 아니라서 순조롭게 진행될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3월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할 때의 대상은 대선때의 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사건과 경찰 수사에 개입했느냐의 여부, 경찰의 작년 12월 16일 댓글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축소·은폐에 의한 것이었느냐의 여부였다. 현재 이는 검찰의 불구속 기소에 따라 사법적 판단을 기다려봐야 한다. 그리고 6월24일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 대화록 전문을 공개한 이후 국정원 사건과 NLL 대화록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진퇴를 거듭하면서 한 편의 반전(反轉)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그러나 국정원 사건과 NLL 관련 공방에서 국민과 정치권이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태의 핵심과 본질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본질은 첫째,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느냐의 여부다. 이는 절차적 정당성의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문제다. 야당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야당 일각과 일부 진보 시민단체에 의해 이미 정통성에 대한 시비는 제기된 바 있다. 둘째, 국정원의 대화록 전문 공개의 적법성 여부다. 남재준 국정원장이 청와대와 교감없이 자신의 판단에 의해 공개했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다. 어떤 형태로든 교감이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는 것은 단지 상식의 차원이며,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대화록을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보느냐, 공공기록물로 보느냐에 따른 해석의 차이다. 이러한 본질적 쟁점을 덮고, 지난 대선때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이 제기한 이후 대선 기간을 관통하면서 블랙홀처럼 여타의 정책 의제를 압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

  • 오클라호마의 돌개바람

    오클라호마의 돌개바람 지면기사

    우리나라 산지 많은탓에돌개바람을 키울순 없지만홍수·가뭄등 기후재난에 취약올해도 어김없이 이상기후 징후더 늦기전에 '재난·안전관리'정치 중심으로 떠올라야끝없이 펼쳐지는 대평원과 그 위 파란하늘에 피어오른 흰 뭉게구름. 오클라호마 지역의 평화스러운 5월 모습이다. 그러나 이 구름색깔이 검게 변하고 지평선과 맞닿으면서 깔때기 모양으로 변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시속 500여킬로미터의 믿을 수 없는 속도의 돌개바람은 광란의 재앙이 되어 단숨에 모든 것을 쓸어간다. 토네이도라는 것이다. 오클라호마에서는 올해 5월에만 두 차례의 토네이도로 6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여러 개의 마을이 초토화 되었다. 히로시마 원폭의 600여배가 되는 위력이었다고 한다. 가슴 아픈 비극이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기술의 진보에 오만해져 있는 우리 인간에게 보여주는 자연의 위력이다.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피해를 일으킨 토네이도가 없었다. 산지가 많은 탓에 돌개바람을 키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지가 많은 것이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종심이 짧은 반도의 형태라서 홍수와 가뭄 등 기후재난에 대단히 취약하다. 특히 여름철에 집중된 강우는 일시에 많은 양의 물이 급경사를 따라 쏟아져 내려와서 홍수와 산사태를 일으키고, 비가 적은 계절에는 물이 부족하다. 농경시대에 치산치수를 왕도의 중심으로 삼았던 이유다.올해도 어김없이 이상기후의 징후는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기후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겪은 겨울철의 혹한은 여름철의 혹서를 예고하고 있다. 태풍, 호우 등 기후재난은 절대적으로 기온과 바닷물 온도의 변화에 좌우된다. 특히 태풍은 높은 해수온도에서 급속하게 성장한다. 이론적으로 해수면 온도 1℃ 상승시 태풍의 최대풍속은 5%가 증가된다고 한다. 지난 30년간 평균 해수면 온도가 0.5℃ 가량 상승했으며 이에 따른 최대풍속 증가는 3% 정도이고 태풍의 잠재강도는 대략 10% 증가되었다고 한다. 태풍 1개가 원자폭탄 1만개에 해당하는 위력이라고 할 때 10% 증가는 100개의

  • 추모(追慕)와 위령(慰靈)의 문화를 다시 생각한다

    추모(追慕)와 위령(慰靈)의 문화를 다시 생각한다 지면기사

    국가위해 목숨바친 영혼들을추모 하는건 국민의 도리이고국가에 의해 희생당한 사람들위령 하는건 국가의 의무이다추모 문화보다 평화의 문화를위령 문화보다 사랑과 자비를오뉴월은 전 국민적으로 죽은 자를 기억하는 시기이다. 살아있는 우리가 그 삶과 모습을 생생히 기억할 수 있는 우리의 가족과 이웃과 국민이 유난히 많이 저 세상으로 간 때가 그 즈음이다. 무엇보다 5·18과 6·25는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는 생생한 기억으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뇌리에 새겨져 있다. 그래서 숫자로만 읽히지 않는다. 그 숫자 속에는 우리 국민들의 삶과 기억 속에 뼈저린 아픔과 지워지지 않는 상흔으로 남아 있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서려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과 죽임을 그 숫자는 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언제나 그러했듯이 올해도 그 숫자를 생생한 역사로 만든 무덤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그 앞에 꽃을 놓거나 심기도 했고, 술과 음식을 진설하기도 했으며, 절을 하며 울기도 했을 것이다. 안타깝고 서러운 심정에 선뜻 돌아서지 못한 채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던 부모와 형제자매, 일가친척들, 그들이 모두 우리의 국민이다.국가적으로도 그 무덤의 주인들을 추모하고 위령하고 있다. 그런데 그 주인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죽은 '국가유공자'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민주화 유공자' 등 희생자들이다. 전자는 '국립 OO현충원' 혹은 '국립 OO호국원'에 안장되어 있고, 당사자나 가족이 관련 법률에 따라 예우와 지원을 받는다. 후자는 '국립 OO민주묘지'에 안장되어 있고, 당사자와 가족이 예우와 명예회복, 보상을 받는다.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국가와 국민이 예우하고 그 가족을 지원하는 일은 마땅하다. 국민 모두가 그 은혜와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희생정신을 높이 현양하고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국가의 모든 의식에서 '애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행하고, 도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