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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성의 역사문화와 개발에 대한 단상

    당성의 역사문화와 개발에 대한 단상 지면기사

    인간은 땅을 중심으로 생활하기에 지역과 국가는 물을 경계로 나뉜 경우가 많다. 물에는 크고 많은 위험과 어려움이 있지만 사람들은 왕래하고자 한다. 바다의 경우는 안전한 항로를 찾고, 튼튼하고 빠른 배를 건조하고, 바다로 출입하기 편리한 지역을 택하여 시설을 갖추면서, 한편으로는 항해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안녕을 추구하는 신앙심을 발현하였다.서해 당은포 물류·무역 요충지中 당나라~신라 사신 교류 길패권 타툼 끝에 진흥왕때 복속해로 기착지 한반도 입국 관문고대 해상 실크로드 역사 간직사신 길 복원 등 정비계획 앞둬신라는 황해를 건너 중국 당나라와 교류에 노력하였다. 당의 도움을 받아 삼국을 통합하는 과정에서는 물론, 이후에도 신라의 국제적 위상과 국내 정치와 사회·경제 및 사상·예술 등에서 당과 관계는 중요했다. 당 또한 신라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에 양국간에는 잦은 사신과 상인, 승려 등 많은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다.한반도의 서해안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다. 이런 까닭에 신라와 당 사람들은 대부분 서해안 항구를 이용하였다. 신라에서 당으로 가는 사신은 왕경 경주를 출발해 육로로 서해안에 이르고, 배를 타고 황해를 건너 중국 동해 연안에 도착한 뒤, 육로로 당 장안에 갔다. 반대로 당에서 신라로 오는 사신은 장안을 출발하여 바닷가에 이른 뒤, 황해를 건너 신라 서해안에 도착하고, 육로로 경주에 들어갔다.신라시대 서해안의 항구로는 화성 남양만의 당은포, 당진의 대진, 옥구 임피면 금강 하구의 진포, 부안 변산반도 남단인 희안현 연안, 나주 영산강 하구의 회진 등이 있는데, 이 중 당은포가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었다. 당은포는 '당성' 또는 '당항성'이라고 불렸다.백제 영역이었으나, 고구려에 점령되어 '당성군'이 되었다가, 진흥왕 때에 신라에 복속되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이곳을 빼앗긴 백제는 642년 고구려와 함께 공격해 신라가 당과 통하는 것을 막고자 했고, 신라 선덕여왕은 사신을 보내 당에 이것을 알렸다.이처럼 당과 교통요충지로서 신라가 삼국통일을

  • 안철수 현상은 미래진행형인가

    안철수 현상은 미래진행형인가 지면기사

    18대 대선도 네거티브와 흠집내기, 지역정서에 호소하는 선거전략 등 역대 대선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몇 가지 차이가 있다.시민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정당 제대로 표출시키지 못해무당파·중도층에게 나타난새로운 메시아 안철수새정치·쇄신의 아이콘으로서대선 이후 모습이 궁금하다우선 여야의 정책동조화 현상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일자리 창출, 정치쇄신 등이 주요 어젠다들이다. 16대 선거때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선거판세 전체를 흔들었고, 17대 대선이 이명박 후보에게 쏟아진 비리와 의혹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경제살리기 어젠다가 대선정국을 관통했던 것과는 큰 차이다.둘째, 민주화 이후 선거때마다 예외없이 등장했던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탈당 요구나 스스로 탈당했던 정치적 데자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는 일단 정당정치의 책임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다. 더 중요한 관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살아있는 권력'과의 적절한 수위에서의 관계 조절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셋째, 이전 대선과의 가장 큰 차이이자, 한국정치가 고민할 지점을 제공한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 국면에서 후보직을 일방적으로 사퇴한 이후, 오히려 안철수에 대한 여야의 쏠림 현상은 절실해지고 있는 국면을 맞고 있다.부동층의 향배가 다시 대선 정국의 핵심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그를 지지했던 무당파와 중도층이 다시 부동층으로 돌아선 결과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로 선뜻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층이 늘어난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가 박 후보에게 돌아선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안철수는 기존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정치판에는 혜성처럼 나타난 정치신인이다. 아직도 '정치'라는 단어를 그에게 붙이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대선 이후에 정치를 업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엄연한 정치인이다.이 부분이 역설적으로 현재진

  • 아카사키 촌의 화분

    아카사키 촌의 화분 지면기사

    아카사키 촌은 일본에 있는 마을이 아니다. 인천광역시 동구 만석동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시려운 등을 기대고 사는 도시 가운데의 낮은 언덕배기 쪽방촌이다. 성장·팽창에 길들여진 사회더 많아지고 빨라지지 않으면불안에 빠져 증오만 키워이러한 '성장기 갈등' 해결너그러운 사회분위기 조성할진심·역량있는 지도자 그리워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자의 가슴에 아리게 그러나 훈훈하게 남아있는 그 마을은 일본식 이름이 말해주듯이 생겨난 유래부터 아픈 기억을 가진 '붉은 땅(赤琦)' 위에 지어진 일제치하 부두공사장 노동자들의 창고형 집단 합숙소였다. 해방 후 낡은 건물의 내부를 합판으로 얼기설기 칸을 치고 천장을 대어서 허리를 펴고는 들어갈 수 없는 2층짜리 쪽방을 만들어 갈 곳 없는 이들이 들어와 살았다. 아침이면 공동변소 앞에 줄을 서야 했다. 1989년 12월 말 동구청장으로 임명 받은 필자가 취임식에 가기 전 맨 먼저 방문한 곳이 거기였다. 초겨울 한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코끝이 매워서 눈물을 훔치고 말았다. 그러면서 내가 설 곳이 여기로구나, 내가 해야 할 일이 여기 있구나 하며 의지를 다잡았었다. 그러나 정말로 나를 울렸던 것은 그 이듬해 봄이었다. 늘 순찰코스에 넣어 들르던 중에 쇠약한 노인네 두 분이 사는 칸에 갔을 때 집 앞에 나란히 열 지어 선 허름한 화분에서 피어나는 작은 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직업 없는 남편과 초등생 아이들을 힘겹게 키우던 억척 아주머니네도, 막일 가서 아무도 없는 위칸 집에도, 집집마다에 옹기종기 투박한 화분들이 보였고 꽃들은 건강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이들은 화장실만 공동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물도 멀리 공동수도에서 길어다 써야 했었다. 이들은 찢어지게 가난한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고 작으나마 행복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로 고마워서 눈시울이 적셔 왔다. 그 당시 그 희망의 싹은 온 국민의 것이었고 우리의 하나로 된 힘과 면면히 이어져 온 지혜의 각성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쏟아 낸 땀방울은 기적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나라는 발전의

  • 과학과 종교는 다르기 때문에 상보적일 수 있다

    과학과 종교는 다르기 때문에 상보적일 수 있다 지면기사

    아직도 천동설을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달은 지구 주위를,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태양은 은하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아는 과학의 상식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태양이 떠오르고 달이 진다고 말한다. 한 해가 가면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고 말해야 과학적인 발언일 수 있겠지만, 우리의 감각은 지구를 도는 것처럼 보이는 태양에 더 민감하다. 지구가 자전(自轉)하고 공전(公轉)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느끼지 못한다. 분명 우리의 눈에는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 보이고, 석양을 남기며 산 너머로 지고 있는 붉은 해가 보인다. 정월 초하루(설날)의 태양은 새해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바라보며 두 손 모아 소원을 빈다. 몸이 아픈 환자에게과학자로서 의사의 치료와성직자의 기도, 모두 필요해세계와 인간에 대한 다른관점아름다운 조화 이뤄가야사람들이 세계를 보고 인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망원경으로 달의 분화구를 볼 수도 있지만, 계수나무와 방아 찧는 토끼를 볼 수 있는 마음의 눈도 있다. 하늘에 맞닿아 있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고,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분명 다르지만 모두 의미 있는 삶이다.과학과 종교의 갈등은 해묵은 논쟁거리이나 여전히 뜨거운 관심거리가 되곤 한다. 특히 진화론과 창조론의 대립은 우리 사회에서조차 '교과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계속 재연되고 있다. 진화론에서는 모든 생명이 진화의 과정을 밟으며 인간도 진화의 산물로 본다. 창조론은 신이 인간도 생명도 세계도 모두 창조했다고 주장한다. 물론 두 이론에 모두 다양하고 복잡한 견해들이 있고 더 많은 입장들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두 주장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화론은 과학의 관점이고 창조론은 특정 종교의 관점이다. 진화론에 대한 논의는 과학적 탐구의 과정이고, 창조론의 수용은 믿음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 시간에는 과학적 이론인 진화론을 가르쳐야 한다. 종교적 설교

  • 한국 성씨의 진실과 거짓

    한국 성씨의 진실과 거짓 지면기사

    최근에 성씨의 출자와 조상 찾기가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오늘날 다문화사회가 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혈연적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현상으로 보겠다. 물론 그것이 긍정적 기능을 하지만 때로는 역기능도 한다. 조상과의 연계와 혈연의식을 표현하는 대표적 방법이 각 개인의 성씨와 이름을 통해서라 하겠다.한국인은 누구나 성명이 있으며, 성명에서 성과 본관은 소속 가문을, 이름은 흔히 가문에서의 세대수를 나타내는 항렬자와 각 개인을 구별하는 글자로 되어있다. 그러므로 한국인의 성명은 개인의 구별뿐만 아니라 가문의 세대까지 드러내주는,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한국인의 성씨에서 가장 큰 특징은 본관제도이다. 본관은 조상의 출신지 또는 씨족의 거주지를 성 앞에 붙여서 사용하게 된 것으로, 대개 고려초 이후 성이 일반화되는 과정에서 혈족계통을 달리하는 같은 성이 많이 생겨남에 다른 혈족의 성과 구별하기 위해 쓰이게 되었다.조선후기 신분 해방전까지인구 절반은 성씨 없이 지내격동의 시대에 위조족보 판쳐혈족 아니어도 동성동본 오인성씨에 대한 배타적 현창 보다사실 여부 검증 먼저해야성이 같아도 본관이 다르면 다른 혈족이다. 반드시 성과 본관이 같아야만 동족이 된다. 하지만 이것도 원칙론이지 실제는 예외가 많아 대단히 복잡하다. 씨족의 뿌리를 같이하면서도 성 또는 본관을 달리하는 성씨가 있고, 반대로 다른 혈족이면서도 성과 본관을 동일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니 실제 동일 직계는 물론 친족도 아니면서 동성동본으로 오인된 경우가 있다. 그 연유는 후대에 여러 이유로 고치고 바꾼데 있지만, 그 중에는 처음 고려 태조가 사성과 사관하면서부터 그렇게 유래된 것도 더러 있다.태조의 사성은 특정한 세력가 개인에게 준 경우도 있었지만, 때로는 그의 친족 구성원과 집단에 포함된 일정지역의 모든 양민에게 주어졌을 것이다. 후삼국을 통일한 뒤 공신들과 고위관료 및 협조한 세력가들에게 출신지를 본관으로 하는 성씨를 내렸다. 그리고 전국 군현을 개편하여 명칭을 변경함과 더불어 각 지역의 토착 유력층에게 토성을 분정하고

  • '스윙 보터'의 선거

    '스윙 보터'의 선거 지면기사

    어느 선거나 부동층의 향배가 승패를 가른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어느 선거보다 부동층이 줄어들고, 대신 '스윙 보터'라고 불리는 유동층이 선거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이들은 현재 10%내외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 변동은 그래서 거의 한 달째 고착화된 상태이다. 통념적 분석은 각 후보의 공약이 결정적 차별성을 드러내지 않고, 정수장학회와 NLL 공방, 야권후보 단일화, 여성대통령론, 투표시간 연장 관련 등 정치공학적 접근이 유난히도 대선 정국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지지율의 고착화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6대, 17대 대선때의 수도 이전이나 대운하와 같이 대선의 명운을 가를 대형 공약이 없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한국정치 관통 '진영논리'보수 vs 비보수 구도 양분후보3인 지지율 고착화정책·공약도 큰영향 못미쳐10%내외 변덕스런 유동층승패 좌우할 키 가져그러나 유심히 들여다 보면 한국정치를 관통하는 진영논리가 주범이다. 한국정치의 기본 지형은 보수와 진보의 양립 구도가 아니라, 보수 대 비보수의 구도이다. 현재의 정당체계로 보면 새누리 대 비새누리의 얼개로 짜여져 있는 형국이다. 진보가 집권했던 15대 선거는 DJP 연합으로 진보 진영이 승리할 수 있었다. 이는 보수의 분열로 인한 보수 진영의 패배로 보는 것이 야권의 단일화로 보는 것보다 설득력이 있다.보편적 분석과 전망에 의하면 결국 이번 대선의 표심은 40대와 50대 초반이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대학시절에 민주 대 반민주의 정치구도를 타파하는 대열에 섰던 나이든 386이 현재의 40대 중후반과 50대 초중반이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을 꼽는다.그러나 이는 어찌보면 도식적 분석이다. 부산도 대선의 향배를 가를 지역이라고 하고, 충청은 영원한 캐스팅 보트다. 호남은 또 어떤가. 야권 지지의 정치적 상징이지만 지난 총선때 새누리당의 약진도 돋보였던 지역이다. 제주와 강원은 유권자의 비율은 적지만 어차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어느 지역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러한 분석은 대선의 핵심을 관통하

  • 위험사회에서 사는 법

    위험사회에서 사는 법 지면기사

    지난 9월 27일 경북 구미시 소재 화학제품 생산업체에서 불소산(플루오린화 수소산)이 유출되어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2천여명이 치료받았으며 광범위한 지역이 오염의 불안에 휩싸였다. 급기야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었다. 원인은 관 연결이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밸브를 연 어이없는 인재였다. 편리한 문명생활 이면 곳곳에대형사고 가능성 산재국가는 위험요소 체계적 관리국민의 안전보장 책임져야사회구성원 개개인도위험요소 제거 적극 대응 필요우리는 이런 위험물질을 제조, 저장, 운반, 사용하는 과정에서 시시각각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어디 맹독성 화학물질뿐이랴. 폭발성 있는 가스, 핵연료를 포함한 방사성 동위원소 등 우리의 문명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양면의 얼굴을 가진 위험요소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인류는 이런 극도의 위험성을 성공적으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고 그에 따라 우리의 생활에 들여와 유용하게 쓰고 있다. 그러면 위험한 상황은 언제 발생하는가. 위험을 제어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그 즉시 발생한다.그 실패는 이런 극도의 위험은 단지 '제어'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 발생한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인간은 위험환경에도 쉽사리 적응해서 일상화된 위험은 더 이상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 개인의 안전의식에만 의지하는 위험관리는 위험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그러나 시스템은 믿을만한 것일까? 위험관리 시스템에서 최상위에 있는 것이 국가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위험이 닥쳤을 때 국가는 너무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위험이 발생하는 것은 시스템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복잡다기한 현대 문명사회에서 완벽한 시스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왕왕 제 목숨도 달려 있는데 오죽 잘 관리할까 하고 믿어 버리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다. 자기 목숨이 달려 있는데도 그러니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 고공 놀이시설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하고 번지점프 시설의 줄이 끊어지는 일이 생긴다. 우리는 자기의 목숨이 달린 안전의 문제를 손쉽게 남의 손

  • 축제에 다녀오셨습니까

    축제에 다녀오셨습니까 지면기사

    가을에는 그 어느 계절보다 축제가 많다. 방방곡곡에서 온갖 축제가 넘쳐난다. 수원의 화성문화제, 이천의 쌀문화축제, 가평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부평의 풍물대축제, 소래의 포구축제 등 10월에만 수십 개의 축제가 경기·인천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한 해에 무려 750여 개의 축제가 있다고 한다. 마음껏 먹고 신나게 놀면서 즐기는 축제가 많다고 나쁠 것은 없겠지만, 왜 그렇게 많은 축제들이 열리고, 왜 우리가 축제에 참여하는지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단순한 행사·장사 의미 아닌남녀노소·빈부귀천 없이평등해지는 '놀이의 시공'마음껏 즐기고 난 후이전과 다른, 보다 멋지고의미있는 삶 추구할 수 있어야축제(festival)는 말 그대로 축하의 제사이다. 제례나 연회 혹은 축일로 번역되기도 하는 축제는 종교적 의례의 하나로 시작되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들을 찬양하면서 함께 먹고 마시면서 즐기는 의례가 축제였다. 다른 종교의례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적인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간과 공간(곧 성스러운 시공) 속에서 일상과는 전혀 다른 규범과 사회적 질서를 창출하여 완전히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의례가 축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축제이든 간에 일하고 공부하고 잠자는 일상생활을 벗어나는 것에서 축제가 시작되고, 축제의 시공 속에서는 일상을 모두 잊어버린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며, 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오면서 축제는 끝나는 것이다.평소에는 보잘 것 없이 먹어도 축제에서는 산해진미가 넘쳐난다. 술 먹고 일할 수는 없지만 술 없는 축제는 거의 없다. 가면이나 탈을 쓰면 잘생긴 사람도 못생긴 사람도 다 똑같다. 축제 중에는 사회적 신분도 우등생과 열등생의 구별도 없어진다. 모두가 더불어 춤추고 노래하며 함께 놀다보면 귀천도 빈부도 무색해진다. 때론 남녀의 구별도 나이에 따른 서열도 무시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축제를 즐기면서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삶을 향유하게 된다.축제가 끝나면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온다.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간에 다시 이전에 생활하던대로 살아가야

  • 황제적 위상을 가진 신라의 국왕

    황제적 위상을 가진 신라의 국왕 지면기사

    최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역사 드라마가 제법 자주 방영되는 추세이다. 그만큼 대중들의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현상이라 고무적이라 하겠다. 특히 고대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여러 편 방영되었는데, 얼마 전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의 국왕을 모두 황제폐하라고 호칭하고 있다. 우리의 고대에는 국왕이 직접 황제를 칭한 왕은 보이지 않고 대왕을 칭하고 폐하라고 불렀다. 그러므로 황제폐하가 아니라 대왕폐하라 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대왕·황후·태제' 호칭과독자적 연호의 사용황룡사9층탑 등에서는중국과 별개의 세계관 표현드라마서 정확한 용어사용잘못된 지식 전달 막아야왕조국가에서는 최고통치자인 군주의 지위에 따라 권력구조가 황제국의 틀을 취하거나 제후국의 틀을 취하여 그 형식을 달리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국가의 대외적 지위가 달라지고 그것이 국가의 위력을 표현하고 있었다. 전통시대 동아시아에 있어서 중국에 가장 근접한 외국은 중국에 향해서는 주변 번국의, 국내에 대해서는 독립의 이중 체제를 취하였다. 이는 중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체면상으로 양보하지 않으면 공격을 받거나 외교상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었고, 아울러 국내에 대해서는 한 나라의 군주는 절대 존엄하지 않으면 그 지위가 보존되지 않았던 것에 이유가 있다. 실제로 중국의 주변국들은 황제국에 예속되었던 왕국에 만족하지 않고 비록 정도는 달랐지만 각각 나름대로 자기중심의 독자적인 국제질서를 상정하고 있었다. 한국 역사상의 왕조들도 그러하였다. 독립성의 정도는 고려 중기 이전에는 이후에 비하면 훨씬 높았다. 고려 중기, 즉 원나라의 간섭을 받기 이전까지는 제도적으로 황제국의 체제였다. 지금도 중국 당나라의 힘을 빌려 삼국을 통일한 신라를 당의 제후국 정도로 보려는 시각이 있다. 신라는 대외적으로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속하였고, 내부적으로도 여러 면에서 제후국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라가 단순히 중국 왕조, 특히 당나라의 제후국에 불과하였던 것은 아니었다. 고구려와 백제는 물론 신라도 '대왕' 칭호와 독자적 연호의 사용을 통해

  • 경제민주화와 시대정신

    경제민주화와 시대정신 지면기사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한 마디로 정의에 대한 갈구다.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나날의 삶이 불공정하다는 정서적 공감이 결코 쉽지 않는 개념인 '공정'과 '정의'라는 인문학의 바다로 사람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샌델은 공동체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학자다.표심 잡기 나선 대선 후보들사회정치적 철학 없는무분별한 영입·민생행보담합과 줄서기를국민통합으로 둔갑시켜유권자의 정확한 통찰력 필요그의 정의와 공정의 개념은 사회와의 유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고유한 문화 및 전통의 배경에서 형성된 공동체 의식이 사회의 상대적 형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정의관과 맞닿아 있다. 이것이 공동체의 붕괴를 막고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사회정치 철학의 기저이다. 18대 대선을 가르는 시대정신은 경제민주화와 통합이다. 새누리당이 19대 총선에서 경제민주화라는 일견 야권과 진보 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어젠다를 선점하여 과반 의석을 확보하였으나, 경제민주화는 여야, 보수와 진보 모두가 추구해야 할 덕목이자, 지향해야 할 가치이다. 통합은 경제민주화와 별개의 의제가 아니다. 일반적 개념으로 '민주화'란 소극적 의미로는 절차적 정당성을 뜻하는 최소한의 민주주의이지만,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사회구성원의 실질적 평등권 보장을 의미하는 실질적 민주주의의 제도화를 의미한다. 전자의 절차적 측면을 의미하는 민주주의의 최소한은 민주화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후자의 실질적 평등권과 복지의 충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강자의 배려가 수반될때 비로소 형식과 내용에서 민주주의는 명실상부한 이름값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민주화는 바로 실질적 민주주의의 착근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반영된 것이다. 즉 경제민주화란 경제적 민주주의의 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경제민주화를 향한 공동체의 노력과 제도적 확립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전제될 때 밑그림이 완성될 수 있다. 급식과 교육, 보육의 무상시리즈나 선심성 복지 공약, 그 자체가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될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