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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 방법은 없는가 지면기사
GDP대비 고용창출력 비중 큰금융등 생산자서비스 부문과복지등 사회서비스업 발전시켜일자리 획기적으로 늘리고정부는 관련 규제완화와필요규범 정립위해 적극 나서야교정 한 편에 산수유가 노란 꽃망울을 내밀었다. 무채색의 겨울 풍경을 일거에 바꾸어 놓았다. 봄이 시작되었다. 학창시절은 인생의 봄이다. 그러나 젊은 학생들에게서 봄이 발산하는 생기발랄함은 찾기 힘들다. 학생들에게 물어 보았다. 취직이 안 되어 걱정이 많은가 하고. 아니란다. 무엇이 걱정인가. 그들은 벌써부터 지킬 것이 많다. 그들이 누리는 물질적 풍요와 문명의 편리함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데 그것을 누리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이제 갓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큰 부담인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그들은 벌써부터 경쟁에 지쳐있다.그런데 부모의 그늘을 떠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기나긴 경쟁의 본선이 남아 있다. 두려운 것이다. 불안의 그늘이 깊어서 설레는 희망의 싹이 클 자리가 없다. 70년대, 잃을 것도 없고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있던 그 시절과는 다른 것이다. 그들의 고민은 취직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갈만한 직장을 찾기가 어려운 데 있는 것이다. 좋은 급여와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역설적이게도 잘나가는 기업의 자리는 늘어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그런 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의 단계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생산성은 커지고 고용은 줄어들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생산에 대한 직접 기여는 거의 없어질 수도 있다. 일은 로봇에게 시키고 인간은 누리는 세상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에 앞서 커지는 생산성의 독점을 막을 수 있는 지혜를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은 자의든 아니든 커지는 생산성의 소수독점으로 귀결되게 된다. 커지는 생산성이 독점되게 되면 될수록 경쟁은 심해지고 불만은 커지며 세상은 각박해진다. 일자리는 희망의 근원이다. 희망의 싹이 자라지 못하는 불모의 사회, 불안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진 사회는 가진 자 못가진 자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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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와 콘클라베 지면기사
'자리'가 사람을 만들게해서는 안 된다.과정·절차 중시되는 제도 통해공직자를 선임해야시스템에 의한인사가 필요하다중학생일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수학 시험문제를 잘 풀어 답을 찾았으나 답안지에 잘못 옮기는 실수를 했고, 결국 시험을 망쳤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그 때 이런 망상이 떠올랐다. 만일 시험 문제와 사람의 머리를 함께 집어넣으면 바로 성적을 알려주는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좋은 성적을 받았을 텐데….이런 망상이 다시 떠오른 것은 아마 새 정부의 장차관과 많은 고위직 인사(人事) 때문인 것 같다. 후보로 지명되거나 거론된 사람들의 인사청문회와 각종 하마평을 보면서 편하지 못한 심사가 있어서일게다. 그러한 자리들에서 해야 할 일과 그 일을 할 만한 자격과 인품 등을 입력한 다음 후보자를 넣으면 바로 가부를 알려주는 기계라도 있으면 좋겠다.정치인이든 정부 고위직 관리든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사실상 그 어떤 공복(公僕)도, 특히 고위직은 누구나 맡고 싶은 자리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누구나 자기 자신을 위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한다. 명예와 권력, 부귀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한 것들을 줄 수 있을 만큼 적절한 인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살아온 이력과 성품과 자질에 대한 공정하고 타당한 평가를 통해 그 자리에 맞는 인물이 선택되어야 한다.시험(고시)이나 선거를 통하든 임명권자의 임명에 의하든 간에 최대한의 정당성과 합법성이 담보되는 공직자 임명이 이루어지도록 사회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새 정부의 인사 문제는 그러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을 못하거나 불비한 경우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임명권자의 자의적 천거나 정치적 이해관계 혹은 친소(親疎)와 인맥(人脈) 등 불합리한 요인들이 인사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와 그 운영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다.얼마 전 세계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새로 선출되었다. 무려 266대 교황이다. '콘클라베'(Concl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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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왕의 꿈'과 역사 이해 지면기사
김춘추가 왜에 다녀온 이유는 ?백제 침략으로 위기 직면고구려 청병 요구도 거절당한 탓왜 친당 목적과도 맞아 가교역할창작물이라도 대중매체 감안정확한 역사전달위해 보완 필요신라시대 김춘추를 주인공으로 한 '대왕의 꿈'이란 TV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얼마 전에 방영된 것 중, 김춘추는 백제의 침공을 받아 대야성 전투에서 딸 고타소랑과 사위 김품석이 죽음을 당하자 복수하기 위해 고구려를 방문하고, 곧이어 바다 건너 왜국에 다녀온 내용이 있었다.김춘추가 고구려에 가서 연개소문을 만나 청병을 했으나 실패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지만 김춘추의 왜국 방문은 기록이 있음을 대부분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설령 안다고 해도 사실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일본서기'에는 왜의 개신정권은 '임나의 조'를 끝내기 위해 효덕천왕 2년(646) 박사 고향흑마려를 신라에 보내어 인질을 보낼 것을 요구했고, 이듬해(647) 김춘추가 왜에 갔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서기'에만 보이는 임나의 조는 임나일본부가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만 성립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일 양국 고대사 연구자들간에 가장 논쟁이 심한 것이다.임나일본부와 임나의 조가 실재했던 것이라고 하면 김춘추가 왜에 간 사실을 인질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임나의 조가 일본이 만든 허구거나 또는 일방적 명분에 그치는 것이라면 김춘추가 일본에 간 것은 실제 인질이 아닌 것이다. 이런 까닭에 한국의 연구자들 간에는 임나일본부나 임나의 조가 허구이고 김춘추가 일본에 갔다는 기록 자체를 거짓이라고 보는 주장과 임나의 조는 거짓 내지 명분에 불과하지만 김춘추가 일본에 간 것은 사실이라고 보는 주장으로 나뉘어 있다.신라는 642년 대야성 전투에서 패배하고, 김춘추의 고구려 청병이 실패하여 당시 백제의 대대적인 공세에 시달리면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한편 왜국에서는 645년 6월 중대형 황자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친백제의 소아씨 가문을 타도하는 을사정변이 있었고, 효덕천황이 즉위하여 황족 중심의 개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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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 대통령의 민주적 리더십으로 풀어야 지면기사
우리가 처한 대내외적 현실직시하고 위기극복 위해선여야가 정치 복원에 힘쓰고박대통령의 수평적 리더십과거버넌스 리더십도 절실히 필요정부조직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도를 넘고 있다. 여야의 정치력의 복원을 요구하거나 여야 일방에게 양보를 주문하는 것도 덧없어 보인다. 요체는 미래창조과학부로의 SO업무 이관 여부이다. 여야가 타협의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는지 조차 의문이다. 지난 해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 직권상정은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면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여당 원내대표는 이를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면서 여론몰이의 일환으로 제안한 것인지,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던져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을 들고 나오는 것은 더욱 이해가 안간다. 야당도 전후맥락 없이 원내대표가 공영방송 이사 추천 요건의 강화와 언론청문회 개최 요구, MBC 사장의 퇴진 등을 조건으로 SO의 미래부 이관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함으로써 스스로 기존 주장의 당위성을 훼손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 여야 공히 당내 논의 과정없는 무책임한 모습이다. 여당에게 과연 자율성과 협상력은 있는 것인지, 야당은 대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것인지, 무력한 여당과 무능한 야당의 카르텔 조합이 정국을 꼬이게 만들고 있다.여야 지도부의 현실인식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위기가 아닌 적이 언제 있었겠는가라는 논란을 차치하고, 지금의 대내외적 상황은 엄중하다. 대외적으로 북한은 3차핵실험 이후 남북불가침 합의나 정전협정 파기, 전면전 불사 등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고, 단순히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에 대한 반발로 보기에는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대내적으로도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는 잔뜩 높아져 있고, 새정부의 리더십은 시험받고 있다. 야당을 지지했던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는 하시라도 등을 돌릴 태세가 되어 있다. 환율전쟁과 물가상승, 양극화는 언제라도 폭발할 것 같은 휴화산같은 상태다. 여야는 이러한 대내외적 상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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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이끌어 갈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지면기사
햇살이 밝아지고 바람결에 온기가 실렸다. 봄이 오고 있다. 지난 겨울은 길고도 추웠다. 그러나 시대는 온난화의 시대, 금세기 연 평균기온은 꾸준히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슬처럼 이어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일진대 그렇다면 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워야 상승하는 평균에 맞추어질까 그리고 그 격한 더위는 얼마나 드센 태풍과 홍수와 가뭄을 불러올 것인지 걱정이다.기후가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거대한 흐름은 이미 우리의 현실이 되어 있다. 기후변화가 무서운 것은 온유하고 아름다운 자연이 삽시간에 노도와 같은 위력을 앞세운 무서운 재앙으로 변한다는 데 있다. 그때는 이미 우리가 자랑하는 문명의 힘은 태양 앞의 반딧불이 같이 하잘 것 없는 것일 뿐이다. 정작 진짜 위기의 상황에서는 크게 소용이 되지 못하는 문명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하고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을 더럽혀서 자연을 격노하게 하는 데는 너무나도 큰 위력을 발휘한다. 화석연료 중심의 문명은 짧은 시간동안에 복원력을 넘어서는 오염의 일상화를 가져왔고 개발을 위한 과학과 장비의 발전은 지구가 감당해낼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수만년에 걸쳐 형성되어 온 열대우림이 단 몇 년 만에 초토화된다. 이제 그 가공할 장비의 위력은 그렇지 않아도 오염으로 위협받고 있는 바다 속마저 뒤집어 나갈 태세이다. 생명의 근원이 파헤쳐지고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 인구와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급격하게 작아진 지구, 그러나 그 지구는 인류와 지구생명체의 근원이자 터전이다.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문명은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문명이 원천적으로 자원 과소비형이자 오염 유발형이라는 데 있다. 게다가 지나치게 물질적인 것에 길들여진 가치관이 참담한 과소비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지금 이 급격한 지구의 위기를 깨닫기를 거부하고 말하기를 꺼려한다. 개발의 단물을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 수가 없게 되어있다. 듣지도 않는다. 알면서도 한 걸음 한 걸음 공멸을 향해서 가고 있다.어떻게 해야 할까?문명의 새로운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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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이 없는 끝은 끝이 아니다 지면기사
대학생들 취업 보장되는졸업 될수 있도록 해야하고퇴직자에겐 새 일자리 찾게끔기회와 준비시간 갖도록 배려를새로운 시작 불가능한 상황서끝만 강요는 절망으로 내모는것바야흐로 졸업 시즌이다.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졸업식이 한창이다. 학업의 한 단계를 마감하고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관행이다. 나라마다 그 시기와 기간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학업의 전 과정을 몇 단계로 나누어 입학과 졸업을 반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제도이다. 마치 줄을 타고 위로 올라갈 때 줄의 중간 중간에 매듭을 만들어 놓으면 더 효과적으로 오를 수 있는 것과 같이, 학업의 긴 과정에 졸업과 입학이라는 의식을 거행함으로써 더 능률적인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우리는 그래서 졸업과 입학을 축하한다. 하나의 과정을 잘 마쳤기에 축하하고,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정에 들어섰기에 기뻐한다. 새로운 과정으로 입학할 수 있기에 졸업이 축하를 받을 만한 일이 되고, 졸업을 하였기에 입학도 새로울 수 있다. 졸업 시즌은 곧바로 입학 시즌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졸업과 입학이란 사회제도를 무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졸업이 졸업 같지 않고 입학을 해도 새로울 것이 없어지고 있다. 선행학습이나 조기교육이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졸업하기도 전에 다음 단계 입학 이후 공부를 하도록 강요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중학교 선행학습을 하도록 부추긴다. 중학교 2학년만 돼도 고등학교 공부를 미리 해야 한다고 다그친다. 그러니 졸업을 해도 졸업한 것 같지 않고 입학을 해도 새롭게 배우는 것이 없다. 끝도 없이 계속되는 지루한 공부의 연속이다. 이는 매듭도 없는 줄을 타고 계속 올라가도록 재촉하는 것과 같다.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서 밤늦도록 학교와 학원을 오가야 한다. 낮에 학교에 가서는 틈나는 대로 잠자고 밤에 학원에 가서는 쉬는 시간도 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 방학이 돼도 별 변화가 없고, 졸업 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여유조차 없다.한편,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는 유치원 졸업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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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른본 '삼국유사' 공개와 한국학 자료찾기 지면기사
공개된 1책은 삼국유사의'왕력'·'기이' 권1·권2에 해당고대사 연구 가장 중요한 자료왕력은 고대왕들의 정보를재위 순서대로 기술한 연대력잘못된 사실 수정·보충 기대조상의 삶과 얼이 서린 흔적과 유무형의 유산을 찾아 보존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을 연구하여 역사를 복원하고, 또 오늘날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찾아 정립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며, 한편으로는 나아갈 바를 미리 짐작해 볼 수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런 까닭에 정치와 경제가 발전할수록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높아지는 것이다.얼마 전에 파른 손보기 교수의 유족은 소장하고 있던 새로운 삼국유사 1책 목판 인쇄본을 공개하고, 연세대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기증된 1책은 삼국유사의 '왕력'과 '기이' 권1과 권2에 해당한다.고려시대 승려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와 더불어 우리 고대사 연구에 가장 중요한 기본자료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삼국유사 판본은 몇 종이 있다. 그럼에도 저자 일연 스님에 의한 초간본의 간행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뒤에 제자 무극이 삼국유사를 간행하였다.조선 초기에도 삼국유사의 간행이 있었지만 정확하게 언제, 누가, 어디에서 찍었는지를 알려주는 자료가 거의 없다. 오직 중종 7년(1512) 경주에서 간행되어 흔히 '중종임신본' 또는 '정덕본'이라 일컫는 것이 완전한 형태로 전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이 판본의 끝부분에는 중간 경위를 밝힌 발문이 붙어 있으며, 당시 경주부에는 옛 책판이 보관되어 있었지만, 한 줄에 겨우 네 다섯 자를 읽을 수 있을 만큼 마멸이 심하여, 완전한 인본을 구해서 책판을 개간하였다. 이 '중종임신본'의 간행본 몇 종이 현재 전한다.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어쩌면 고려 말이나, 늦어도 조선 초기에 찍었을 것으로 보이는 판본이 발견되었다. 그렇지만 이것도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알려졌을 따름이다. 이번에 공개한 파른본은 삼국유사 1책이 빠진 것이 없이 완전한 상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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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론 지면기사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다시 총리 인선이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새정부의 총리에 대해서는 유독 책임총리 수행 여부가 관심이다.책임총리는 학문적 용어도 법률 용어도 아니다. 총리가 헌법에 명시된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을 책임총리라는 용어로 표현하는 데 사회통념적인 합의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책임총리가 헌법 정신에 부합한다고 하는 것이 대체적으로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의 보편적 합의이다.대통령제 총리위상 역할 제한적통합과 공동체 지향 가치에 대한사회적 합의도출과 효과 위해선국민적 정당성 확보가 우선존경과 신망 받는 인사 등용될때국민 통합의 기초 이룰 수 있어우리나라의 국무총리제도는 대통령제와 내각제적 요소가 혼재되어 있는 헌법정신의 연장선상에 있다.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하고, 국무위원의 인사제청권을 행사한다는 것이 헌법에 명기되어 있는 책임총리의 근거 조항이다. 총리가 내각을 통할하여 민생과 내치를 책임지고, 대통령은 외교나 국방 등의 외치를 맡는다는 권력 분산의 정신이다.그러나 경제부총리가 경제부처를 장악하고, 유관한 업무 조정 능력을 갖게 되며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과 기술부문을 총괄한다는 새정부의 조직개편은 원천적으로 책임총리라는 개념과는 상치되는 개념이다. 단순히 내각의 인사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책임'이라는 한정적 의미를 붙인다면 이해가 안가는 바는 아니다.총리의 인사제청권 행사는 대통령제하에서 원천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직접 선출에 의해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통령 권력과 비록 국회의 임명동의를 거친다고 하지만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의중과 부합하지 않는 인사를 추천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총리가 각 부처의 상충되는 정책을 조율하고 부처이기주의를 조정하는 것도 총리실의 주요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총리실에 국무조정실을 부활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이러한 '책임총리론'의 함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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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과 리더십 지면기사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우리 한반도와 주변국들의 지도자가 바뀌어 새 기운의 정체가 가시화 되는 첫 해가 된다. 경제, 남북관계, 영토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은 보인다. 그것은 '변화'의 움직임이다.시대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이미 변화는 시작 되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화두일지는 몰라도 키워드는 아니다. 2013년의 키워드는 '리더십'이다. 이 오랫동안 축적되어 온 변화의 동력을 기회로 활용하느냐 변화의 분출에 함몰하느냐를 결정짓는 것은 리더십이기 때문이다.한반도와 주변국 지도자 바뀐해국가별 축적돼 온 변화 욕구 커새 리더들 도약 기회로 만들어야가장 중요한 역할은 위기 관리국제관계·국가안전등 미리 대처진정성 바탕으로 발상 전환해야특히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국내외적 환경은 쉽지 않다. 국내적으로는 갈등문제, 경제문제, 남북문제가 그렇고 국제적으로는 한중일간의 영토, 과거사 등을 매개로 한 국가간 갈등과 국민적 감정문제가 표면화 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한·중·일·북한의 국가 리더십이 일제히 교체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빈의 어려움을 극복하던 시절의 최고 권력을 경험한 바 있는 박근혜 리더십이 국민통합을 앞세우며 발진을 준비하고 있고, 북한에서는 다른 체제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20대의 김정은 통치가 시험대에 올라 있으며, 중국에서는 능력으로써 권력의 후계자가 된 시진핑 체제가 시작되고, 일본에서는 침체탈출을 기치로 권토중래한 아베 내각이 출범하고 있다. 변화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그러면 이 시대가 축적해 온 변화의 욕구는 무엇인가. 국내적으로는 '갈등'이다. 선진경제에서 선진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필수적인 과정에 와있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적, 이념적, 지역적 갈등이 치유를 기다리면서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다행스러운 것은 파국이 아니라 치유를 기다리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치유와 파국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남북한 간에는 첨예한 '대치'이다. 시대는 그 길었던 대치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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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의 쌍곡선 지면기사
잊고 싶은 것은 계속 기억되고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누군가에게서 심한 모욕을 당한 일이나 기억하기조차 싫은 불행한 사건들은 시시때때로 생각이 나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어린 시절 학대받은 일이나 성적 폭력을 당한 사건은 평생동안 상흔으로 남아 어른이 되어서도 심신을 괴롭히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잊어야할 것과 기억해야 할 것스스로 정리하는 시점이 '새해'마치 쭉정이와 검불은 날리고알곡만 모으는 키질처럼…새로운 한해를 보내기위한지혜이자 문화로 형성된 것반면, 밤새워 공부했던 것도 시험지를 받는 순간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시험을 망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고 그냥 지나쳤다가 부부싸움을 하기도 하고, 아주 중요한 약속도 까맣게 잊어버려 낭패를 보기도 한다. 잊을 것은 모두 잊어버리고 기억해야 할 것만 영원히 기억하면 얼마나 좋을까!새해는 지난 한해의 삶에서 잊어야 할 것을 잊어버리는 좋은 기회이다. 새해의 풍습이 바로 그 방편이 된다. 나라마다 문화에 따라 그 주기와 기간은 다소 다르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새해가 다시 시작한다고 여기고 갖가지 새해맞이 행사를 한다. 새로 옷을 지어 입기도 하고 새로 만든 특별한 음식을 먹기도 한다.고향을 찾아온 사람들이 노래와 춤, 산해진미와 온갖 술로 축제를 열기도 한다. 남녀노소와 귀천빈부도 구별하지 않고 모두 즐겁게 놀면서 먹고 마시면서 즐긴다. 일상의 생활을 떠나, 공부와 일에서 해방되어 마음껏 놀다보면 지난날들의 아픔과 슬픔을 잊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과거를 묻지 않을 수 있도록 잊을 것을 잊어버리는 시간이 새해이며, 그래야 새해다운 새해가 된다.새해에는, 그러나 그냥 먹고 놀지만은 않는다. 조상들에게 제사도 올리고 새로운 다짐을 하기도 한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고픈 소원을 빈다. 지난날의 잘못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새해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다시 환기하는 절기이다.꼭 기억해야 할 것을 마음 속 깊이 되새기는 때이다. 조상들이 가르쳐준 유훈을 회상하고, 신이 지키라고